1 이름없음 2020/02/12 12:00:23 ID : 62Fh9ipapU2 100
지금 22살이고 현재 진행형이야 이야기는 5년전부터 시작이지만 ㅎㅎ.. 아저씨랑은 고1때 만났어 이게 나이 때문에 좀 위험한 이야기라는 것도 알고 욕 먹을만 하다는 이야기라는 것도 알아.. 들을 사람만 들어줘 시간이 5년이나 흐르다 보니까 자꾸 잊기도 하고 메모장에 쓰기도 질려서 ㅎㅎ
베스트 레스 3
이름없음 2020/02/14 15:14:18 ID : nB85XBusi1f 1
아죠씨는 스레주가 가지시고 박동인이라는 사람은 제가 데리고 갈게요ㅎㅎㅎㅎㅎ
이름없음 2020/02/16 15:05:49 ID : 7z87e1xvfO5 1
와 그냥 평생 글 계속 써줘 할아버지 할머니 됐을 때도 오늘은 영감이 홍삼캔디 줬어~ 라고 해도 괜찮으니까 ㅜㅜ 진짜 이 스레 읽은 후로 삶의 질이 향상됨 ㅠㅠㅠㅠㅠㅠ
이름없음 2020/02/16 15:19:36 ID : pgkq6o43Wqm 1
ㄹㅇ 인정 내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을 줬어...ㅋㅋㅋㅋ 어느면에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ㅋㅋㅋ
402 이름없음 2020/02/14 12:03:57 ID : bCjeL89y3Ph 0
ㅜㅠㅜㅠㅠㅜ 슬퍼..
403 ◆cleGnCqlCpa 2020/02/14 12:07:38 ID : 62Fh9ipapU2 0
쌤이 가니까 아저씨는 응급실에서 산소 호흡기 끼고 의식없이 누워있기만 했데. 쌤이 아저씨 엄마한테 전화하려고 전화 목록 보는데 쌤 아니면 나였데. 한참 내려서야 어머니 나와서 그제서야 급하게 전화했데. 아저씨가 지어준 내 별명 있잖아. “얼음바보“. 그거 보자마자 쌤도 나라고 직감했데.
404 이름없음 2020/02/14 12:07:44 ID : Pijg6mE2mq4 0
ㅂㄱㅇㅇ
405 이름없음 2020/02/14 12:22:03 ID : pgkq6o43Wqm 0
보구있엉
406 ◆cleGnCqlCpa 2020/02/14 12:22:22 ID : 62Fh9ipapU2 0
쌤 말 듣자마자 지체할 시간이 없었어. 내 눈으로 직접 봐야 믿겠으니까. 사실 보고 싶기도 했고.. 쌤한테 바로 가보자고 했어. 내가 용인 사니까 청주면 1시간 반만에 갈 수 있었거든. 만약 3시간이 걸린다고 했어도 난 갔을 거야. 자세한 얘기는 차에서 하기로 하고 바로 쌤 차 탔어. 쌤한테 궁금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였거든. 내가 "사모님은 오신데요?" 부터 시작해서 "혼자 청주까진 왜 간거에요?" "언니는 어디로 옮겨진 거에요?" 진짜 1년동안 입 밖으로 못 냈던 질문들 폭풍으로 던졌어. 쌤이 말해주길, 아저씨는 일 때문에 청주로 간 거고 사모님이랑 목사님은 계속 용인에 계신다고 했어. 언니는 아저씨가 데리고 간다고 쌩 고집을 피워서 청주 병원으로 간 거야. 아저씨가 청주로 갈 때 사모님, 목사님이랑 크게 다퉜나봐.. 쌤이 사모님한테 전화했을 때 청주 간 뒤로 연락을 통 안했다고 하시더라고. 사모님이랑 목사님은 필리핀 교회에 가서 봉사 중이셨고 쌤은 자기가 가보면 된다고 안심하고 계시라 했데.
407 ◆cleGnCqlCpa 2020/02/14 12:27:52 ID : 62Fh9ipapU2 0
그렇게 계속 달렸어. 청주 시내쪽에 병원이더라고. 오긴 왔는데 들어가기가 무서운 거야. 쌤이 괜찮다면서 같이 들어가자 해서 겨우 들어갔어. 나 응급실 들어가본 적은 처음이거든? 보호자들은 다 울고 있고 의사 선생님들은 진짜 바쁘게 움직이셨어. 쌤이 의사쌤 잡고 김승우 환자 보호자라니까 얼른 와서 서류 싸인하자고 쌤을 데리고 갔어. 응급실에서 아저씨만 찾아서 헤매고 있는데 보호자 한명도 없이 혼자 외롭게 누워있는 사람이 있었어. 직감적으로 아저씨 같은 거야. 한 발걸음씩 가서 확인하니까 아저씨 얼굴이 맞더라. 아저씨 상태는 완전 가관이였어. 옷은 피로 물들여져있고 얼굴은 다 찢끼고 까져서 소독약 범벅이고 내가 아는 아저씨가 아닌 것 같았어. 쌤이랑 의사 선생님이 급하게 달려와서 아저씨 침대 끌고 어디로 올라갔어. 나도 따라 올라가서 수술실 앞에 말 없이 앉아만 있었지. 쓸데없이 눈물 주륵 나는 난데, 이상하게 눈물이 한 방울도 안 나더라고.
408 이름없음 2020/02/14 12:31:15 ID : Mrs3zQnxBgk 0
헐....ㅠㅠㅠ
409 이름없음 2020/02/14 12:32:05 ID : A3QttgY7apW 0
아.. 진짜 . . ㅠㅠㅠㅠㅠㅠㅍ 너무 슬퍼..
410 ◆cleGnCqlCpa 2020/02/14 12:32:25 ID : 62Fh9ipapU2 0
쌤이 아저씨 휴대폰들고 계속 누구랑 통화했어. 아저씨가 일 하는 곳 책임자인거 같았어. 쌤이 전화 끊고 나한테 "1층 내려가서 승우 짐 좀 받아올래?"라고 부탁했어. 아마도 입원해야 하니까 그런 것 같았어. 얼른 1층으로 내려가서 짐 가방 든 사람을 찾는데 한 눈에 봐도 알겠는 거야. 작업복 입고 안전모도 안 벗고 헐레벌떡 달려오는 사람이 보였어. 내가 가서 "김승우씨 짐 맞죠?" 이러니까 나한테 백팩 하나를 건내주더라. 짐 가져온다고 해서 캐리어 몇 개는 올 줄 알았는데 백팩하나가 다 였어. "이게 다에요?"라고 물으니까 맞다고 하는 거야. 백팩 안고 인사했는데 나 붙잡고 승우 괜찮냐고 물으셨어. 내가 어떻게 된 거냐니까 공사 하다가 4층 높이에서 떨어졌다고 했어.
411 이름없음 2020/02/14 12:43:41 ID : pgkq6o43Wqm 0
헐 ㅠㅠㅠㅠㅠ
412 ◆cleGnCqlCpa 2020/02/14 12:44:56 ID : 62Fh9ipapU2 0
뭐 더 말하시는 거야.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서 내 전화번호 드리고 나도 전화번호 받고 얼른 올라왔어. 그니까 쌤이 나보고 기다리라고 하더라. 쌤은 학교 쌤이니까 보충이나 근무때문에 학교에 전화해서 죄송하다고 그러는데 엄청 곤란해 보였어. 수술실 앞에 혼자 앉아서 있는데 백팩에 내가 줬던 그 이상한 고리가 달랑거리는 거야. 그거 보자마자 웃음이 났어. 그리고 백팩 열었는데 진짜 짐이 없었어. 티 3장이랑 바지 2장 정도? 그리고 지갑이랑 서류 든 종이봉투. 더 이상 뒤져보면 실례니까 다시 차곡차곡 개서 가방안에 넣었어. 가방안고 계속 기다렸는데 나올 생각을 안 하더라. 가방안고 잠깐 잠들었어.
413 이름없음 2020/02/14 12:46:25 ID : fhze1yLfapQ 0
ㅂㄱㅇㅇ ㅠㅠㅠ
414 이름없음 2020/02/14 12:49:46 ID : i3wslu3BbCl 0
ㅂㄱㅇㅇㅠㅠ
415 ◆cleGnCqlCpa 2020/02/14 12:52:35 ID : 62Fh9ipapU2 0
누가 나 급하게 깨우는 거야. 정신차리니까 간호사 언니였어. 나보고 "김승우씨 보호자 되시죠?" 이러면서 수술 끝나서 병실 들어갔으니까 가보라고 했어. 간호사 언니가 설명해주길 아저씨가 간 곳은 6인실인거야. 내가 입원해봐서 아는데 6인실은 진짜 불편하거든 답답하고.. 아저씨 불편할까봐 간호사 언니한테 살짝 1인실이나 2인실 없냐고 물으니까 2인실 있다고 하는 거야. 불현듯이 승혜 언니도 생각나서 김승혜 환자 있는 병실 가까운 곳에 가고 싶다고 했어. 간호사 언니가 관계를 묻길래 언니랑 아저씨는 가족이라고 했지. 나랑 아저씨 관계를 묻길래 당황해서 나도 가족이라고 했어. 간호사 언니가 "김승혜씨 오빠분이 1인실을 원했는데 우리 병원이 1인실이 부족해서 혼자서 2인실 쓰고 있다." 이렇게 말하시는 거야. 근데 언니가 아저씨 입원한거 알면 충격 먹을까봐 옆 방 2인실 돌라고 했어.
416 이름없음 2020/02/14 12:53:49 ID : A3VhxXs8mHz 0
보고있어!!!!
417 ◆cleGnCqlCpa 2020/02/14 12:57:52 ID : 62Fh9ipapU2 0
아저씨 보러 들어가야 되는데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 거야. 겨우 문 열고 들어가서 앞에 앉았는데 사람이 진짜 초라해 보이는 거야. 손 잡고 펑펑 울었다? 아저씨는 눈도 안뜨고 가만히 누워서 숨만 쉬고 있는데 혼자 "살아줘서 고마워요ㅠㅠㅠ"이러면서 울었어. 병원 2인실이 반을 나눠서 왼쪽이 아저씨였고 오른쪽이 다른 분이였는데 커튼 치고 계셔서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단 말이야? 갑자기 커튼 촥 걷더니 어떤 할머니께서 "시끄럽다!! 안 죽었는데 왤케 우냐."면서 화 내셨어. 너무 부끄러워서 죄송하다 하고 얼른 울음 그쳤지. 쌤은 계속 안 들어오셨고 12시가 넘어서 할머니 주무시니까 불을 껏어. 나도 옆에 쇼파에 누워서 아저씨 손 잡고 있었어. 저번에 잡았을 때랑 느낌이 엄청 다르더라. '그때도 트긴 텄지만 이정도는 아니였는데' 생각하고 누워있었지. 그렇게 있는데 쌤이 들어오시더니
418 ◆cleGnCqlCpa 2020/02/14 13:02:24 ID : 62Fh9ipapU2 0
마트 한 봉지랑 유니클로 한 봉지 나한테 건내시는 거야. 뭐지?하고 받긴 받았는데 쌤이 나 밖으로 부르셔서 "학교 일 때문에 못 있을 것 같아. 일주일만 부탁할게." 이러시는 거야. 난 방학이기도 했고 아저씨 옆에 있고 싶어서 알겠다고 했어. 쌤이 3일만 나가서 정리하고 일단 휴직하고 오신다는 거야. 휴직까지 하신다길래 너무 놀랐지만 일단 쌤을 보냈지.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 그때가 벌써 12시가 넘었었거든. 쌤이 카드도 주고 가셨어. 쌤 가시고 들어와서 사다주신 거 먹을 거 냉장고에 넣고 유니클로 봉지 보는데 정말 아무거나 담아 오셨더라고 ..ㅎㅎ 내가 그때 청바지 입고 있어서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고 화장도 지웠어. 그리고 지현이한테 전화해서 자초지종 설명하고 아저씨 좀 보다가 나도 잠이 들었지
419 이름없음 2020/02/14 13:05:55 ID : KZfSNtcnxwq 0
보고있어 ㅠㅠ아 너무 슬프다
420 ◆cleGnCqlCpa 2020/02/14 13:07:24 ID : 62Fh9ipapU2 0
내가 일어나서 시간 보니까 12시더라고. 내가 이때까지 잔 건가 깜짝 놀라서 주위 살피는데 옆 침대 할머니께서 "얼른 세수하고 점심이나 먹어." 이러시는 거야. 너무 부끄러워서 얼른 세수하고 냉장고 열어서 우유하나 마셨어. 할머니가 계속 나 보시더니 "우유 하나 먹고 점심이 되나?" 이러시는 거야. 그냥 웃으면서 고개 끄덕이니까 "지랄하네, 내 냉장고 열어서 밥 먹어. 밥." 이러시는 거야. 욕에 깜짝 놀랐지만 어서 먹으라는 할머니의 눈치에 가서 냉장고 열었지. 할머니 냉장고에 도시락이랑 반찬이랑 먹을 게 되게 많은거야. "난 갈비탕." 이러시길래 "예?" 이랬는데 점심 같이 먹자 하시더라고. 나도 갈비탕 꺼내서 데워서 할머니 침대 식탁에 올려드리고 난 할머니쪽 쇼파에 앉아서 먹었어.
421 이름없음 2020/02/14 13:08:32 ID : eFcts1ipgja 0
할머니 츤데레ㅜㅜ
422 이름없음 2020/02/14 13:09:54 ID : KZfSNtcnxwq 0
그러게 ㅋㅋ
423 이름없음 2020/02/14 13:11:40 ID : NBumk8nWo3S 0
나 진짜 계속 이거 보려고 스레딕 오고있단말이야 진짜 완전 대박이야
424 이름없음 2020/02/14 13:16:20 ID : Mrs3zQnxBgk 0
너무 재밌어ㅠㅜㅜ
425 ◆cleGnCqlCpa 2020/02/14 13:34:53 ID : 62Fh9ipapU2 0
밥 먹는데 할머니께서 “남편이야?” 이러시는 거야. “저 고등학생이에요.” 이러니까 할머니까 그게 뭐?라는 표정으로 보셨어. 정말 편견 없는 분이셔. 내가 아니라고 하니까 “그럼 남자친구?” 이러셔서 “그렇게 보여요?” 이러고 웃고 말았어. 할머니는 묻는 말에 대답 안한다면서 싱겁다고 막 뭐라 하셨고 ㅎㅎㅎ 내가 “할머니 냉장고에 음식이 진짜 많아요. 따님이 해오시는 거에요?” 이렇게 물었는데 할머니가 “아니.”라고 하셨어. 뻘쭘해서 하하 웃었지. 그렇게 밥 먹고 쓰레기 버리고 대충 앞머리라도 감을려고 화장실 들어갔다가 머리 털면서 나왔는데 할머니 가족분들이 와 계시는 거야.
426 이름없음 2020/02/14 13:36:54 ID : Mrs3zQnxBgk 0
할머니너무멋지셔...
427 ◆cleGnCqlCpa 2020/02/14 13:38:03 ID : 62Fh9ipapU2 0
내가 화장실에 나오니까 시선 집중이 된거야. “안녕하세요..” 이러니까 가족분들이 대충 고개 인사했어. 그리고 나는 아저씨 쇼파에 앉아서 물 마시는데 할머니랑 딸?로 보이는 분이 계속 싸우시는 거야. 점점 목소리가 높아져서 나도 불편했어. 무슨일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난 쇼파에 앉아서 유튜브보면서 가만히 있었지. 그러다가 할머니가 “얘.” 이러시는 거야. 뭐지 싶어서 앞에 봤는데 할머니가 나 가리키면서 “재가 내 간병인도 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다 가라고 쫌.” 이렇게 화내셨어. 나는 당황해서 저요? 이러고 있고 가족분들은 한숨쉬면서 나 훑어보고 나가셨어. 가족분들 나가시니까 할머니가 기가 빠졌는지 스르륵 누우시더라
428 이름없음 2020/02/14 13:41:04 ID : Mrs3zQnxBgk 0
어?..밥값 대신 간병..?
429 ◆cleGnCqlCpa 2020/02/14 13:42:00 ID : 62Fh9ipapU2 0
내가 가서 괜찮으시냐고 하니까 할머니가 “이제부터 니가 내 간병도 해.” 하고 돌아 누우셨어. “저는 일주일만 있다 가야되요.” 이러니까 저리가라면서 손으로 날 밀었어. “남편될 사람 간병해주는 김에 나도 해줘. 그냥 밥만 데워주면 되.” 이러시길래 그냥 알겠다고 했어. 하루 종일 언니한테 갔다가 아저씨 봤다가 바쁘긴 했는데 그 누구랑도 얘기할 수 없으니까 정신적으로 힘들었어. 그렇게 쇼파에서 있다가 아저씨 지갑에 사진 넣었던 게 생각나는 거야! 크리스마스 사진 기억나? “설마 버렸겠어..” 하고
430 ◆cleGnCqlCpa 2020/02/14 13:44:05 ID : 62Fh9ipapU2 0
아저씨 지갑을 봤는데 있더라. 사진 빼서 보는데 할머니가 뭐하냐고 자기도 구경해보자는 거야. 내가 말할 상대는 할머니 뿐이었고 나도 할머니가 좋았으니까 쪼르르 달려가서 사진을 보여드렸어. 할머니는 “지랄꼴깝을 떤다.” 이러시면서 돋보기 안경쓰시고 사진을 들고 요리조리 보셨어. 그리고 나보고 “나이 차이 좀 나겠는데.” 이러셔서 내가 “10살요.” 이랬어. 할머니는 고개만 끄덕거리시고 아무 말도 안 하시더라고.
431 ◆cleGnCqlCpa 2020/02/14 13:45:31 ID : 62Fh9ipapU2 0
혼내실 줄 알았는데 “내 남편도 나보다 9살 어려.” 이러시면서 호탕하게 웃으시는 거야. 그래서 나도 따라 웃었지. “남편분은 언제오세요?” 이러니까 웃으면서 “나이도 나보다 9살이나 어린게, 먼저 갔다.” 이러시는 거야. 내가 괜한 질문을 해서 죄송하다니까 그럴 필요 없다고 웃으라고 하시더라.
432 ◆cleGnCqlCpa 2020/02/14 13:48:22 ID : 62Fh9ipapU2 0
그날부터 내가 할머니 밥도 데워 드리고 날씨 좋은 날에는 휠체어 끌고 산책도 나갔어. 하루 종일 할머니랑 같이 있었으니까 할머니한테 아저씨 얘기를 하면서 같이 욕하기도 했어 ㅎㅎ 할머니가 항상 해주셨던 말씀이 “졸업하고 하고 싶은거 다 해라.” 이 말 이였어. 무슨 뜻인지 대충 알고 있었지. 할머니는 나를 손녀처럼 아껴주셨어. 할머니 가족 분들도 그 날 이후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일주일에 한번 씩 도시락 업체에서 도시락을 배달해주던 거였어.
433 이름없음 2020/02/14 13:51:08 ID : fanwsrs5TVc 0
할머니 좋은 분 같다 ㅠㅠ
434 ◆cleGnCqlCpa 2020/02/14 13:51:54 ID : 62Fh9ipapU2 0
4일째였나? 아저씨가 안 일어나니까 걱정이 되는 거야. 간호사 언니한테도 너무 안 일어난다고 하고 애가 타는 거야. 5일째에? 손가락 움직이길래 간호사 언니 부르고 난리 났었어. 간호사 언니가 곧 깨어날꺼니까 걱정하지 말하고 다독여도 난 이틀뒤면 가야하니까 마음이 안 좋았지. 깨어나는 건 보고 가고 싶었거든. 그렇게 계속 밤샜어. 새벽 4시쯤에 안 자려고 세수하고 돌아오는데 아저씨가 일어 난 거야. 할머니 깨실까봐 소리는 못 지르고 달려가서 아저씨 손 잡았거든? 그니까 아저씨가 힘 없이 손 스르륵 놓는거야. 조용히 간호사 언니 부르고 아저씨 다시 눕히고 뜬 눈으로 밤 지새웠어. 아침되니까 할머니 일어나셔서 내가 펄쩍 뛰면서 “아저씨 일어났어요!!” 하고 소리지르니까 시끄럽다 하면서도 고생했다고 나 안아주시더라
435 이름없음 2020/02/14 13:53:52 ID : fanwsrs5TVc 0
ㅠㅠ ㅂㄱㅇㅇ
436 ◆cleGnCqlCpa 2020/02/14 13:56:14 ID : 62Fh9ipapU2 0
아저씨도 10시쯤에 다시 눈 뜨셔서 내가 “아저씨!!!” 하고 부르니까 나 희미하게 쳐다봤어. 힘겹게 입 때서 하는 말이 “니가 여길 왜 왔어.” 이거였어. 흐뭇하게 지켜보시던 할머니도 놀라서 나 쳐다보시고 나도 애써 웃으며 말했어. “쌤이 말해줬어요. 괜찮죠?” 이러니까 아저씨가 한숨 쉬더니 “가.” 이러는 거야. 내가 꿋꿋하게 말했거든? “저 아저씨 결혼 안 했다는 것도 알아요. 왜 그렇게 떠났어요? 떠났으면 행복하게 살지 이건 뭐에요?” 이렇게 눈물 참으면서 말했는데 아저씨가 “나 결혼했어, 그리고 찾아오지마.” 이러는 거야. 얼른 가라고. 헛웃음이 나왔지만 더 이상 우는 모습 보여주기 싫어서 문 박차고 병원 나와서 울었어. 계단에 쭈구려 앉아서 울었지
437 이름없음 2020/02/14 14:00:38 ID : 7z87e1xvfO5 0
보고있어 아 진짜 드라마 시리즈보다 더 흥미진진해 ㅜㅜㅜㅜㅜ
438 ◆cleGnCqlCpa 2020/02/14 14:01:26 ID : 62Fh9ipapU2 0
어차피 다시 들어가야 되는 거고, 이게 아저씨랑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 조금이라도 기대했던 내가 병신이었지. 들어가니까 아저씨는 돌아 누워 있었어. 쌤이 사줬던 옷만 대충 챙겨서 나올려는데 할머니가 나 부르시는 거야. 이대로 가는 건 할머니한테 예의 아니니까. 할머니는 그냥 나 안아주셨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밥 먹고 가면 안되냐면서 물어보셔서 알겠다고 하고 도시락 데워서 할머니랑 밥 먹었어. 내가 우니까 할머니가 커튼 쳐 주셨어.
439 ◆cleGnCqlCpa 2020/02/14 14:05:39 ID : 62Fh9ipapU2 0
밥 다 먹고 내가 할머니한테 꼭 건강하셔서 빨리 퇴원하시라고 했어. 그니까 알겠다면서 계속 안아주셨어. 아저씨한테 마지막으로 가서 내가 1년동안 꼈던 팔찌 책상위에 올려놓고 말했어. “원래 아저씨꺼니까 가져요. 버리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고. 결혼했다는게 진짜라면 이러지말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땅만 보고 말하다가 마지막에 아저씨 얼굴 쳐다봤는데 우는 거야. 결혼했다고 매몰차게 가라해놓고 자기가 울긴 왜 우냐고. 가려는데 발걸음이 안 떨어지는 거야. “제발 다치지 좀 말고요.” 이 말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나왔어. 수납구에 카드 맡기고 언니한테도 작별인사하고. 이젠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고 버스타고 집으로 왔어. 버스타면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쌤이 데리러 온다는 거 극구 사양하고 집으로 왔지.
440 이름없음 2020/02/14 14:07:13 ID : apSGmq3O2oI 0
답답해..답답해..!ㅠㅠㅜㅜ
441 ◆cleGnCqlCpa 2020/02/14 14:08:17 ID : 62Fh9ipapU2 0
5일만에 온 건데 아주 오랫동안 안 왔던 것 처럼 집이 낯설게 느껴졌어. 지현이한테는 웃으면서 아저씨 결혼해서 퇴원하면 잘 살거라고 말했어. 아저씨에게는 더 이상 미련을 두지 않으려 했어. 오랜만에 교회도 나가서 아저씨가 얼른 나아서 좋은 사람이랑 결혼 해서 잘 살길 기도했지.
442 ◆cleGnCqlCpa 2020/02/14 14:10:17 ID : 62Fh9ipapU2 0
3학년 되면 수능때문에 바쁘잖아. 1년 공부 열심히 해서 원하는 대학은 아니지만 괜찮은 대학에 붙었어! 그렇게 나는 졸업이랑 20살 성인을 앞두고 있었쥐 ~.~
443 이름없음 2020/02/14 14:10:45 ID : fTV9h89xPbf 0
아아...둘이 만나줘 제발
444 이름없음 2020/02/14 14:14:51 ID : TWrvxyIMnXt 0
그리고??
445 이름없음 2020/02/14 14:15:10 ID : TWrvxyIMnXt 0
다음!!
446 ◆cleGnCqlCpa 2020/02/14 14:15:26 ID : 62Fh9ipapU2 0
수능끝나고 나면 할 거 진짜 없잖아. 난 치킨집에서 알바했어! 솔직히 남자들도 있었는데 아직까지 누군가를 다시 좋아하기는 어렵더라고. 그래도 나 끝까지 좋아한다고 쫓아다니던 동갑내기 친구가 있었는데 “도대체 뭐 때문에 내가 싫은건데?” 이렇게 물었어. 내가 “다시는 누구 안 좋아할거야.” 이랬지. 그 남자애는 평생 혼자 살라며 욕했지만 ㅋㅋㅋ 진짜 누구도 다시 좋아할 자신이 없었거든!
447 이름없음 2020/02/14 14:15:33 ID : TWrvxyIMnXt 0
다음 알려줘
448 이름없음 2020/02/14 14:15:57 ID : TWrvxyIMnXt 0
헉ㅠㅜ
449 이름없음 2020/02/14 14:17:43 ID : DyZilB9imK6 0
다시는 누구도 안 좋아한다는거 왜이리 슬프지?ㅜㅜ
450 ◆cleGnCqlCpa 2020/02/14 14:18:27 ID : 62Fh9ipapU2 0
1월 1일 되기 전날에 내가 1월 1일에 술 먹으러 가니까 미리 엄빠랑 집에서 떡국먹는데 아빠가 웃으면서 “이제 남자 만나도 뭐라고 안 할게. 성인이니까.” 이러는 거야. 엄마가 “그때 누구였어?” 이러면서 막 물어보고 난 그냥 떡국만 퍼 먹었지. 대답 안하니까 엄마도 “비밀인가 보지 뭐. 묻지 말자.” 이러고
451 ◆cleGnCqlCpa 2020/02/14 14:20:37 ID : 62Fh9ipapU2 0
페북 불펌 XX 혹시나 페북에서 본다면 나한테 말해줘 !
452 이름없음 2020/02/14 14:21:07 ID : CmNy2JO7cNs 0
와 나 지금 롤러장인데 보다가 울었어 ㅠㅠ
453 이름없음 2020/02/14 14:22:54 ID : 7z87e1xvfO5 0
나도 보면서ㅓ 질질짬..ㅋㅋㅋㅋ큐ㅠㅠㅜ
454 이름없음 2020/02/14 14:23:23 ID : DyZilB9imK6 0
웅웅 퍼가면 알려줄게!
455 이름없음 2020/02/14 14:26:11 ID : CmNy2JO7cNs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 병원에서 아저씨가 가라고 할때 너무 슬퍼서 롤러장인데 눈물 찔끔 ㅎㅎ
456 이름없음 2020/02/14 14:27:45 ID : 7z87e1xvfO5 0
난 새벽에 정주행해서 아저씨 결혼한다고 그래서 세상 놀란표정하고 침대에서 이불덮고 질질..ㅎㅎ
457 이름없음 2020/02/14 14:30:35 ID : nB85XBusi1f 0
아니 이렇게 하면 내가 이야기를 끝까지 들을 수 밖에 없지ㅎㅎㅎ
458 이름없음 2020/02/14 14:31:07 ID : pgkq6o43Wqm 0
ㅋㅋㅋㅋㅋㅋㅋㅋ 요기 내 동지들 많네 나도 읽으면서 눈물 쭈르륵... ㅎ
459 이름없음 2020/02/14 14:33:22 ID : nB85XBusi1f 0
아닠ㅋㅋㅋㅋㅋ연애스레가 추천이 33개야ㅋㅋㅋㅋㅋ미쳤넼ㅋㅋㅋㅋㅋ
460 ◆cleGnCqlCpa 2020/02/14 14:35:10 ID : 62Fh9ipapU2 0
1월 1일에는 시내 가서 지현이랑 친구들이랑 미친 듯이 술먹고 2차로 헌팅 포차 갔거든? 친구들 오늘 솔탈 각이라면서 신났는데 같이 마시자면서 온 남자들이 얘기해보니까 수학쌤 갔다던 옆 남고인거야. 하필이면 그 동갑내기라는 애가 있는 무리인거야. 갠 나 보자마자 난 얘. 이러면서 내 옆에 앉고
461 ◆cleGnCqlCpa 2020/02/14 14:36:20 ID : 62Fh9ipapU2 0
세상 우울한 내 고2 시절 ㅠㅠㅠ 같이 울어줘서 너무 고마오 ㅠㅠ
462 이름없음 2020/02/14 14:37:35 ID : nB85XBusi1f 0
헐헐 그래서??!
463 ◆cleGnCqlCpa 2020/02/14 14:42:37 ID : 62Fh9ipapU2 0
그 남자애 이름이 박동인이거든? 그때부터 박동인이랑 같이 다녔어. 개가 나 알바 끝나면 위험하다고 데려다 주고 입맛이랑 취향도 비슷해서 주말에도 영화보거나 맛있는거 먹으러 다니고. 지현이도 박동인정도면 괜찮다고 한번 속아보는 셈치고 만나 보라고 언제까지 아저씨에서 못 헤어나올꺼냐고 한숨 쉬더라고. 내가 생각해도 나 아직까지 아저씨 못 잊었다고 생각해 맞아. 어떻게 잊겠어. 박동인한테 미안한거야. 그래서 내가 “너 나한테 왜 이렇게 잘해줘?” 이랬는데 “항상 기다리는 중.” 이렇게 대답했어. 내심 고맙더라고
464 이름없음 2020/02/14 14:48:05 ID : CmNy2JO7cNs 0
보고이썽 ㅠㅠㅠ
465 ◆cleGnCqlCpa 2020/02/14 14:52:54 ID : 62Fh9ipapU2 0
난 술 먹으러 잘 안 나가는데 지현이는 성인 됐다고 맨날 술 퍼먹고 댕기거든?? 한날 지현이랑 친구들 엄청 취했다고 사장님한테 전화가 온 거야. 좀 데려가라고. (여기 우리가 자주 가기도 하고 알바 면접 보러가서 사장님이랑 잘 알아 ㅎㅎ) 집이랑 얼마 안 멀어서 갔는데 지현이 포함해서 5명이 뻗어 있는 거야. 진짜 수습 불가라서 누구한테 전화하지 하다가 박동인한테 전화해서 와 돌라고 부탁했지. 박동인이 친구랑 술 마시던 중였는지 술 취해서 온 거야. 우리 집으로 억지로 질질 끌어서 다 데려다 놓고 거실에 앉아서시 술 깨라고 물 줬어. “전화할 사람이 니밖에 없더라 미안.” 이러니까 “좋은 뜻이지?” 하고 나 쳐다봤어
466 ◆cleGnCqlCpa 2020/02/14 14:56:19 ID : 62Fh9ipapU2 0
내가 집이나 가라면서 등 떠밀었거든. 다음 날에 알바 마치고 집에 같이 오다가 날씨 좋다면서 공원 벤치에 둘이 앉았어. 이어폰 꼽아서 노래 들었는데 박동인이 “팝송 좋아하나.” 이러는 거야. 그래서 내가 “내가 좋아했던 사람이 팝송 좋아해서.” 이랬지. 박동인이 “과거형이니까 다행이네.” 이러면서 앉아서 노래 들었어. 솔직히 복잡했거든. 아저씨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거 조차 무서워하고 있었으니까
467 이름없음 2020/02/14 15:02:03 ID : 7z87e1xvfO5 0
ㅜㅜㅜ똥차가고 벤츠옴다는데 레주는 똥차는 없네 레주 주변에는 정말 좋은 분들만 있든 것 같아
468 이름없음 2020/02/14 15:05:05 ID : vh9crdU1Bgo 0
유유상종은 과학입니다.....확률적으로 똥차가고 벤츠올 가능성은 있지만 벤츠옆에는 벤츠나 각종 고급차들이 붙는거같아요ㅠㅠㅠ 나부터 벤츠가 되어보자!
469 이름없음 2020/02/14 15:12:43 ID : nB85XBusi1f 0
와 사투리 개발린다
470 이름없음 2020/02/14 15:13:23 ID : bzWmMrupU1v 0
보고이쌍 ㅠㅠ
471 이름없음 2020/02/14 15:14:18 ID : nB85XBusi1f 1
아죠씨는 스레주가 가지시고 박동인이라는 사람은 제가 데리고 갈게요ㅎㅎㅎㅎㅎ
472 이름없음 2020/02/14 15:38:10 ID : MnVe2IE7hvz 0
와 진짜 너무 슬퍼.. 학원에서 울뻔했잖아...
473 이름없음 2020/02/14 15:48:48 ID : Ru2rgnU3O1f 0
ㅠㅠ 보면서 질질짰다 ㅠㅠ
474 이름없음 2020/02/14 15:56:47 ID : beGk7gmNBtj 0
ㅠㅠㄷ보고있어
475 ◆cleGnCqlCpa 2020/02/14 16:03:39 ID : 62Fh9ipapU2 0
나도 이제 깔끔하게 아저씨 잊기로 했어. 상자도 안 열어본지 1년 훌쩍 지났고. 2월 말쯤에 수학쌤이 술 사준다고 지현이랑 나랑 보자는 거야. 아저씨랑 별개로 그 뒤로 쌤을 못 봐서 너무 보고 싶었으니까 단번에 오케이하고 저녁에 지현이랑 둘이 나갔지. 쌤이랑 술 마시는데 일부러 쌤이 남친이나 남자 얘기를 안 꺼내는 것 같았어. 1년 전에 그렇게 병원에서 나오고 사실 쌤이랑 나랑 연락 안 했거든. 아저씨는 퇴원했는지, 언니는 괜찮은지. 물어보고 싶은게 많았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 쌤이랑 나는 아저씨 얘기를 일절 꺼내지 않았어.
476 이름없음 2020/02/14 16:06:05 ID : fhze1yLfapQ 0
ㅂㄱㅇㅇ!
477 이름없음 2020/02/14 16:06:32 ID : MnVe2IE7hvz 0
ㅂㄱㅇㅇ!!!!!
478 이름없음 2020/02/14 16:07:59 ID : beGk7gmNBtj 0
보고있어ㅠ
479 ◆cleGnCqlCpa 2020/02/14 16:08:20 ID : 62Fh9ipapU2 0
술이 진짜 많이 취해서 지현이가 술 주정을 하는 거야. “우리 예슬이 남자 만나야 되는데...” 이러면서. 쌤은 정작 우리 데려다 주신다고 술 안드시고 안주만 드셨거든? 우리만 꽐라가 되서 막 주정 부렸어 ㅎㅎ 지현이가 나 안으면서 “제발 남자 좀 만나 이새끼야..” 이러고 난 계속 고개 흔들었어. 그러다 지현이가 아저씨 얘기를 꺼냈다? 얘기 나오는 순간 쌤이랑 지현이가 나 쳐다봤어. 갑자기 술이 확 깰것 같더라. 아저씨 생각하기 싫어서 앞에 소주 들이 부었어. 머리라도 울렁거려야 아저씨 생각 안 할테니까. 애써 시선 피하고 웃으면서 다른 얘기를 했지. “나 남친 조만간 생길거 같아요! 쌤. 제 남친도 나중에 술 사주세요!” 이런식으로 술 취해서 혀꼬여가면서 말했어. 지현이는 잘 됐다면서 등 때리면서 웃고 쌤도 “당연하지.” 라며 웃었어.
480 이름없음 2020/02/14 16:10:14 ID : MnVe2IE7hvz 0
ㅂㄱㅇㅇ
481 ◆cleGnCqlCpa 2020/02/14 16:11:51 ID : 62Fh9ipapU2 0
그렇게 새벽까지 먹다가 이제 가자면서 쌤이 겨우 말려서 집에 왔거든? 지현이도 우리 집에서 같이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까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더라. 해장국 시켜서 둘이 먹고 지현이는 다시 자고 난 거실에 쭈구려 앉아 있는데 누구한테 전화가 오는 거야. 모르는 번호였는데 그냥 받았어. 술이 덜깼기도 하고 상대방이 말을 안해서 “너 누구냐?” 이랬는데 1년전에 병원에 계시던 그 할머니인 거야! “아침까지 술 쳐먹었냐? 잘 지내지?” 이러시길래 깜짝 놀래서 술이 다 깨더라고 ㅋㅋㅋㅋ 역시 욕은 여전하셨어 너무 반가웠지 ㅠㅠ 사실 잘 지내시나 가보고 싶어도 아저씨랑 마주치기 싫어서 그 병원에는 근처도 안가고 싶었거든
482 이름없음 2020/02/14 16:13:35 ID : QrbBcLdXulf 0
헐 츤데레 할머니 등장했다 할무니 진짜 내 스타일ㅋㅋㅋ
483 ◆cleGnCqlCpa 2020/02/14 16:13:35 ID : 62Fh9ipapU2 0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이러니까 “퇴원할 때 옆에 남자한테 니 번호 가르켜 돌라고 했다.” 이러시는 거야. 옆에 남자라면 아저씨잖아. 너무 황당해서 그냥 웃었는데 일주일 내가 간병해준 덕에 더 일찍 퇴원할 수 있었다고 간병한 값으로 밥 사주신다는 거야. 할머니 청주 사시니까 내가 버스타고 청주 시내로 가기로 했지.
484 이름없음 2020/02/14 16:15:25 ID : MnVe2IE7hvz 0
할머니 짱좋아.. 내 최애..
485 이름없음 2020/02/14 16:16:08 ID : Ru2rgnU3O1f 0
ㅂㄱㅇㅇ!!
486 ◆cleGnCqlCpa 2020/02/14 16:16:27 ID : 62Fh9ipapU2 0
시내에 가서 할머니 만났는데 여전히 카리스마에 병원 복 안입으시고 장미 박힌 자켓 입으셨는데 너무 반갑고 진짜 친 할머니 만난 것 같고 그런 거야 ㅜㅜ 난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 다 안 계셨거든! 가서 와락 안겼는데 너무 좋았어. 근처에 한정식 집에 가서 1년 동안 뭐하고 지냈는지 다 말해드리고 즐거운 시간 보냈어. 밥 먹고 카페도 갔다가 시간이 늦어서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신다고 차를 태워 주셨는데. 가기 전에 아저씨 얘기를 꺼내시는 거야. “니 요즘 만나는 사람 있냐? 니가 차였던 그 남자는 결혼했다더니 그거 다 개뻥이더라.” 이러시길래 “왜요?” 이러니까
487 이름없음 2020/02/14 16:17:23 ID : MnVe2IE7hvz 0
오!!
488 ◆cleGnCqlCpa 2020/02/14 16:19:39 ID : 62Fh9ipapU2 0
할머니가 퇴원하시고 냉장고를 깜빡하고 안 비워서 병실에 다시 가셨는데 아저씨도 퇴원 준비 하는지 병원복을 벗고 짐 싸고 있었다 했어. 그래서 할머니가 “결혼 했다면서? 부인은? 왜 환자가 짐을 싸요?” 이랬는데 “그러게요.”라 대답했다는 거야. 할머니가 “그쪽 깨어나기 전부터 있던 여자는, 여자친구 아니에요?” 이랬는데 아저씨가 “그러게요.” 이랬다는 거야. 할머니 답답한 거 진짜 싫어해서 “개가 그쪽을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돌봐주고 옆에 있어줬는데 다른 여자랑 결혼을 해요?” 라고 화내셨데 ㅎㅎㅎ 역시 할머니야..
489 ◆cleGnCqlCpa 2020/02/14 16:21:46 ID : 62Fh9ipapU2 0
근데 아저씨가 할머니한테 “전 이제 결혼 못 해요. 사랑을 못 주니까.” 이러고 나갔다는 거야. 할머니가 말을 지랄같이 한다면서 노친네 알아듣지도 못한다고 나한테 하소연 하셨어. 어쨌든 아저씨도 회복해서 퇴원했다는 거니까 난 그 소식에 만족했어. 할머니랑 적어도 두 달에 한 번씩은 보기로 하고 난 다시 버스타구 용인으로 왔어.
490 이름없음 2020/02/14 16:23:47 ID : ty0k61xB9jv 0
후 떨레 내가 다 떨리고 설레 떨렌다
491 이름없음 2020/02/14 16:23:54 ID : MnVe2IE7hvz 0
ㅂㄱㅇㅇ
492 이름없음 2020/02/14 16:24:33 ID : Ru2rgnU3O1f 0
ㅂㄱㅇㅇ
493 ◆cleGnCqlCpa 2020/02/14 16:25:45 ID : 62Fh9ipapU2 0
아! 그리고 대학 입학했는데 용인이랑 좀 멀어서 자취하기로 했거든? 원래도 자취 수준으로 살고 있었지만 ㅎㅎ... 지현이는 나 간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어. 적어도 버스타고 1시간은 와야 했거든 ㅜㅜ 짐 정리 하는거 도와준다고 엄마가 잠깐 집에 와서 같이 짐 싸는데 무슨 심통인지 거실 식탁이 너무 가져가고 싶은 거야. 아저씨랑 추억이 있어서 그런가? 엄마는 어차피 외국에 있을꺼고 이 집은 빈 집이니까 나 알아서 하라 했어. 창고에 쓸 만한 거 둘러보다가 엄마가 핑크색 박스 이거 니꺼 아니냐 물어봤어. 아저씨 사진이랑 편지, 비빔이가 들어있던 박슨데 순간 고민했어. 버릴까?
494 이름없음 2020/02/14 16:28:18 ID : MnVe2IE7hvz 0
ㅂㄱㅇㅇ
495 ◆cleGnCqlCpa 2020/02/14 16:28:36 ID : 62Fh9ipapU2 0
차마 버리지는 못 하겠더라고. 그렇게 짐을 대충 챙겨놓고 이사 당일에 지현이랑 안고 울고 불고 ㅠㅠ 이사짐 센터 차에 타서 자취 집으로 갔어. 20년 용인에 살다가 떠날려니까 뭔가 아쉽더라. 이사짐 센터 차가 공원쪽으로 나가는데 추억 쌓인 문제의 벤치도 조용히 눈에 담았지. 박동인한테 전화가 오는 거야. 받았는데 “나 너 멀어진다고 포기 안한다.”라고 하더라고 ㅋㅋㅋㅋㅋ “잘해봐.” 하고 전화를 끊었지. 새로운 자취집에 왔는데
496 이름없음 2020/02/14 16:30:27 ID : beGk7gmNBtj 0
ㅂㄱㅇㅇ
497 이름없음 2020/02/14 16:30:47 ID : beGk7gmNBtj 0
ㅂㄱㅇㅇ!!
498 이름없음 2020/02/14 16:32:18 ID : vh9crdU1Bgo 0
ㅂㄱㅇㅇ!!!!
499 ◆cleGnCqlCpa 2020/02/14 16:33:00 ID : 62Fh9ipapU2 0
집이 넓으면 더 외롭잖아. 일부러 전 집보다 좁은 곳으로 이사왔어! 짐 푸는데 창고방이 없어서 박스를 어디 넣을지 고민이 되더라고. 내가 침대보다 쇼파에 자는 걸 좋아해서 침대도 없고 책장도 하나만 가져와서 책 꼽을 자리도 부족했거든.. 박스 들고 방황하다가 그냥 내 마음을 고쳐 먹었어. 그래도 소중했던 추억인데 하면서. 서랍 위에 액자해서 사진들 주르륵 뒀는데 아저씨랑 찍은 것도 액자에 넣어서 사이에 뒀어. 숨겨두는 것 보다 마음이 훨씬 더 편했어.
500 ◆cleGnCqlCpa 2020/02/14 16:35:30 ID : 62Fh9ipapU2 0
혼자 짜장면 시켜먹고 자려고 누웠는데 할머니한테 들은 말이 계속 생각나는 거야. 아저씨가 사랑을 못 준다고 했던 말. 나도 더 이상 좋아하는 감정은 무섭다고 했잖아. 둘 다 똑같다면서 웃음이 났어. 내가 어렵게 결심해서 아저씨 잊을거라 결심하고, 또 그렇게 잘 살라고 기도해줘도 행복하지도 못 하고.
501 이름없음 2020/02/14 16:36:27 ID : Ru2rgnU3O1f 0
ㅂㄱ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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