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riter◆fdU0qZcnA7w 2020/03/30 17:20:05 ID : f9a03A7BxQk
- 스레주가 삘받으면 와서 글쓰고 가는 개인스레 - 아주아주 가끔 들어올 것 같음 난입 환영!!🎉🎉🎉

102 writer◆fdU0qZcnA7w 2021/08/03 11:03:29 ID : paoIIJWnPcn
<조각4-종이접기의 미학> 모나게 반듯이 접힌 주름에서 냄새나는 고름이 흘렀다 등허리가 굽어져 앞을 볼 수 없는 얇게 팔랑대던 종이, 아무리 곱게 뭉쳐놓아도 본성이야 변하겠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뒤를 잇는 걸로..

103 writer◆fdU0qZcnA7w 2021/08/04 14:21:51 ID : 86Zba04Hvin
<한여름> 작열하는 태양이 잠자는 우리집에마저 찾아오던 때 나는 울곤 했었다 어머니, 너무 더워요 그러면 당신은 손바닥만한 부채를 들고 나를 살살 달래셨다 사악 삭 사악 삭 바람이 마주하는 소리 어머니는 끈적한 장판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사악 삭 사악 삭 바람을 마주하는 손짓 무엇이 더운 줄은 꿈에도 모르고 열에 잠겨 울던 짠 땀방울을 흘릴 동안 어머니는 어디에 잠기어 계셨을까 괜찮다며 나를 달래던 바람 줄기들 어머니 졸음에 들러붙은 열병같던 어린 여름밤

104 writer◆fdU0qZcnA7w 2021/10/04 13:40:45 ID : hz87bzXwMlx
<조각5-사분의사박자> 강박처럼 새겨진 사랑이여 도장을 찍듯 첫 음을 누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언제나 그곳에 있어야 한다는 내 마음의 강렬한 박자가 나를 또 한 번 누르고, 》사실은 조각도 아니고 스케치 단계지만ㅋㅋ나중에 꼭 다듬어서 완성할거야 생존신고 겸 올려봤어!

105 writer◆fdU0qZcnA7w 2021/10/06 14:27:36 ID : txTPfU0ts4H
>>104 <사분의사박자> 메트로놈은 사박자를 달고 흘러간다 온몸에 강박처럼 새겨진 사랑이여 낙인을 단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언제나 그곳에 있어야 한다는 심장의 강렬한 박자가 삶을 짓누르면 약박은 뒤에 숨어 한탄한다 온몸을 옥죄이는 흑백이여 우두커니 내려다 보고 흐느낀다 온 생을 삼킨 사박자의 사랑이여 》일단 끝까지는 썼는데...그닥 맘에 안드네 나중에 많이 고치게 될 것 같아

106 writer◆fdU0qZcnA7w 2021/11/13 11:34:36 ID : 2si5O8o7usn
<보자기>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결심한다 가장 소중한 것은 보자기에 꼭꼭 담아두자고 가진 것 중 가장 선명한 불꽃은 하늘보다 넓은 보자기로 감싸기로 한다 보자기 위엔 기름이 뚝뚝 흐르는 몸뚱이를 겹친다 그리고 땅에 묻혀 언젠가 내 한 몸이 진실로 순수해졌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 아무런 부끄럼 없는 내가 푸르른 팔뚝과 손을 내어 네게 뻗었을 때 비로소 너는 가시지 않은 선명함을 발견하리라

107 writer◆fdU0qZcnA7w 2022/04/19 12:09:31 ID : f9a03A7BxQk
모래 알갱이는 파도에 젖을지언정 세상을 마르게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사막을 두려워하고...결국 눈을 감은 채 물 속에 뛰어드는 것이다 그의 일생이란 침묵, 따라서 거대한 자살과도 같다 당신은 바다 속의 그가 보이는가 물살에 몸을 맡기면 아기일 적이 떠오른다 이대로 두둥실 흘러만 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그가 생각한다 작은 몸을 쪼개는 소금물도 새삼스럽진 않다 그는 아직도 어디엔가 떠다닌다

108 writer◆fdU0qZcnA7w 2022/04/19 12:24:01 ID : f9a03A7BxQk
>>안뇽안뇽 진짜 오랜만이다 혼자서 사색하고 글 쓸 여유가 없어서 이 스레도 자연스레 방치해놨다가😅오랜만에 생각나서 왔어

109 이름없음 2022/04/19 23:01:40 ID : QmnCmHBeY3z
꺄아앙 오랜만이야 레주!!!!

110 writer◆fdU0qZcnA7w 2022/06/22 21:45:28 ID : SJU3Pcr87hv
<여름의 각성> 여름에는 밤에 축축하고 알싸한 냄새가 난다 터지지 못한 원성들 해소되지 않은 갈증들 여름의 밤은 밀도가 높다 별을 바라보는 건 사실 좋은 일이다 보아야만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별은 위에 있다는 것 올려다보느라 목이 접히면 땀이 흐른다는 것 여름에만 알 수 있다 내가 때로는 숨쉬기 힘들어한다는 것 혹은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면서 결국 또 여름밤을 마신다는 것

111 writer◆fdU0qZcnA7w 2022/06/30 02:08:45 ID : NwHxvjyY65c
<사진> 차가운 자작나무 숲 속 연못이 있다 얕은 연못은 얕고 싶은 건지 얕을 수밖에 없는 건지 그냥, 얕은 연못은 얕은 연못일 뿐인지 나는 문장조차 고르지 못해 쪼그라든 채로 엉엉 울었다 아무리 노력한들 울음이 연못에 닿진 않겠지 수면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얼마나 깊은지도 알 수 없을 거야 그런데도 울고 싶은 건지 울 수밖에 없는 건지 그냥 울음은 울음일 뿐인지

112 writer◆fdU0qZcnA7w 2022/07/05 23:40:40 ID : NwHxvjyY65c
》짧은 메모를 올리는 게 좋을지 아닐지 모르겠네. 예전엔 그냥 올리긴 했는데 지금은 좀 고민된다....

113 writer◆fdU0qZcnA7w 2022/07/08 15:59:27 ID : f9a03A7BxQk
너무 오두방정 떠는 것 같아서 지움

114 writer◆fdU0qZcnA7w 2022/10/25 22:49:38 ID : NwHxvjyY65c
잠들기 싫은 밤 베개맡에 불안과 분노를 자랑처럼 늘어놓고 오늘밤엔 무엇을 이빨로 짓이길까 고민한다 슬픔의 비스킷은 축축하다 나는 씹지도 삼키지도 않고 자랑하는듯이 우물거린다 이불이 온통 더러운 한밤중 방 안에는 침 냄새만 가득하다

115 writer◆fdU0qZcnA7w 2022/11/07 01:04:37 ID : NwHxvjyY65c
-사람 되기 흐르는 냇물이 되고 싶다 몸 속 더러운 핏물이야 빈 페트병에 따라내기만 한다면 그 뒤로는 쉬울 것이라고 내 오염된 혈관을 갈라 조약돌로 투명하게 닦아낸다 나뭇가지에 걸어 햇빛에 말린다 구름실로 꼼꼼하게 봉한다 관 입구로 냇물을 흘려넣는다 그러면 항상 투명하고 맑게 반짝이는 손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눈에서 흐르는 것이 눈물인지 냇물인지도 모르는

116 writer◆fdU0qZcnA7w 2022/11/10 16:57:00 ID : oHCmLhs9y6p
갓 태어난 심장을 송곳으로 쓰다듬듯이 뜨거운 핏덩이에 눈가루를 뿌리듯이 사지가 떨린다 그들과 영원히 화해할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들은 대체 누구인가

117 writer◆fdU0qZcnA7w 2022/11/12 15:49:08 ID : f9a03A7BxQk
어느날 바닥을 내려다 보다가 이상하단 걸 깨달았다 발이 이렇게 아픈데 왜 발자국이 없지? 황야를 둘러보았으나 거기엔 바람밖에 없었다 하지만 땅이 있잖아 내게는 다리가 발이 있잖아 몸속에 피가 돌잖아. 고개를 드니 눈이 시렸다 발을 옮겨야 했다 발이 없으면 무릎으로 무릎이 없으면 손으로 손이 없으면 모가지로 옮겨야 했다 황야는 너무 넓었고 바람만 가득차 있었다 눈이 시려도 감을 수가 없었다 발자국을 봐야만 했기 때문이다 발자국이 없으면 무릎자국을 무릎자국이 없으면 손자국을 그마저도 없어면 머리카락이 쓸린 흔적이라도 남겨야만 했다 그 모든 바람을 비집고 그래야만 했다 >>어휴...참 나도 갈 길이 멀었다 써야 할 글이라서 쓰긴 했는데 너무 누덕누덕 기운 것 같네

118 writer◆fdU0qZcnA7w 2022/11/15 23:42:46 ID : NwHxvjyY65c
-뮤즈의 죽음 하루에도 몇 번씩 뮤즈의 죽음을 생각한다 자줏빛 날개를 펼치고 날았었지 깃털을 추억하며 말한다 그는 이제 태양으로 날아가버렸다 내게는 날개가 없었기에 눈살만 찌푸렸다 마주잡은 손깍지 틈새로 떨어지던 의심과 뜨거움 서로를 붙잡고 우린 함께야 속삭이던 미성숙한 사고들 이건 사랑이야 되뇌이던 날개에 가리운 뜨거움 뮤즈를 생각한다 죽었다고 생각하는 나를 알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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