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레주가 삘받으면 와서 글쓰고 가는 개인스레 - 산문, 운문, 그냥 한두 문장 등등 다양한 종류로 쓸듯 - 아주아주 가끔 들어올 것 같음 난입 환영!!🎉🎉🎉 >>57

하고픈 말은 많다 하지만 남이 지루할까 두려워 줄이고 줄이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은 없게 될 때가 있다 나는 시와도 닮아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으로도 표현될 수 없다 그러니까 결국에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예전에 썼던 시 백업(?)

>>2 이 시는 제목을 못 정했어. 근데 그냥 공백인 채로 둬도 괜찮겠더라.

G는 언제나처럼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담한 크기의 운동장에 눈이 얇게 깔려 있었고 펑펑 내리는 눈 사이로, 마치 창 안을 엿보듯이, 그가 보였다. 모든 게 빛났다. 그가 쥐고 있는 공마저 평소보다 활기차 보였다. 그는 손이 시려운 듯 연신 손을 쥐었다 폈다. 꼭 말려들어간 손이 둥근 것이 보기에 좋았다. G는 그에게 말을 건네는 비밀스러운 상상을 한다. 그 순간 그가 고개를 G쪽으로 돌렸고 G는 급하게 시선을 피했다. 하얀 눈에 반사된 빛이 쏟아져 들어오자 가슴이 몹시 뛰기 시작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주로 그런 종류였다. 어느 가게가 어디에 있고, 누구와 어떤 얘기를 했었는지, 그건 누구였는지를 마음에 남기는 것보다 중요했다. 예를 들면, 빠르게 사라지는 하루의 감상. 그날의 달은 어떻게 빛났는지, 해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떨어진 벚꽃이 어떻게 날았는지, 그리고 이런 것들을 기억하다가 들려오는 참새와 비둘기의 울음소리는 어땠는지.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지 않거나 고개를 치켜들어야 살필 수 있는 저 너머 무언가가 나의 중요한 것들이었다.

시작은 빨간 가위였습니다. 죽은 것은 우리 이모였습니다. 우리 어린 이모는 항상 어딘가로 날아가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이모 방에 들어가면 널린 종이와 잉크가 있었고 언제나 담배 타는 냄새가 났습니다. 이모는 어느 때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이다가도 순간 돌변해 무덤을 빠져나오려는 망령 처럼 되기도 했습니다. 그 깊은 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것이 우리 이모의 삶이자 죽음이었습니다. 어느 날 새벽에, 해가 막 올라오는 시간에, 이모는 강변에 누워 있었습니다. 웅성거리는 군중떼 사이로 겨우 보이는 이모는 빨간 가위를 쥐고 있었습니다. 물 속에 누워 있는 모습이 저 멀리서 쓰인 어느 소설 같기도 했지만 이모 옆에 있는 건 알록달록한 꽃이 아니라 시퍼렇고 축축한 이끼였습니다. 축축한 이끼도, 끝이 보이지 않는 물도, 시끄러운 동네 사람들도, 심지어는 눈을 뜨고서 죽은 이모도 모두 칙칙한 무채색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빨갛게 젖은 가위만은 선명해서 그 가위는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들어있습니다. 빨간 가위는 이미 죽었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살기 위해 어찌나 발버둥치던지요. 나는 그 동력으로 지금까지 지내 왔습니다.

<사진> 나뭇가지 끝을 홀린 듯이 따라가다 이내 고개를 꺾어 하늘을 바라다 보았다 물감 같은 별이 콕 찍혀 있는 하늘엔 연륜의 쪽빛이 높은 줄도 모르고 솟아오르고 있었다 머리 위로 무겁게 쏟아지는 남색 비단에 나는 돌연 숨을 멈추었다가, 외로운 하나의 붓질, 그 옆을 스치는 비행기에 비로소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태양은 땅끝으로 숨고 홀로 남은 별이 울고 다시 버적버적 걸음을 옮기는 발끝엔 여전히 퍼런 하늘이 걸려 있는 늦은 저녁놀.

-완도 밤바다 구름이 만연한 검은색 밤 하늘과 바다가 온통 새카매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빛마저 사라질 듯 띄엄띄엄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밤 악착같이 하늘에 물었다 내 길은 어디인가! 그러나 밤하늘은 별 하나 내어주지 않았고 공기는 축축한 절규로 가득 찼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어둠을 바라본다 절박한 풀벌레 울음 그것마저 보이지는 않고 미지 속으로 녹아드는 검은색 밤

스레주 표현이나 단어 선택이 너무 예뻐.. 시적이라고 해야 하나, 아름답다? 어떻게 말해야하지., 처음 적은 제목을 정하지 않은 시가 가장 좋다..

>>10 헉 이제야 봤네ㅠㅜ고마워!! 누군가가 내 시를 좋아해준다니 너무 기분 좋다😄😄

-죄송하지만...법적 보호자이신 분만 서명하실 수 있습니다. 나는 멍청하게 눈을 끔뻑이다가 얼빠진 소리로 대답했다. 아,네,그렇죠. 잠시 침묵. 그리고 나는 이내 뒤돌아 나선다. 앉을 곳을 찾지만 오늘따라 빈 자리가 없다. 쫓기는 듯한 기분으로 자판기를 찾아간다. 비척비척, 거의 뜀박질에 가깝게 걸으면서 절박하게 네 말을 되뇌고... -이건 꿈이야. 환상이야. 꿈이야? 정말로? -정말이야. 우리 둘만 현실이고 나머진 모두 꿈인거야. 그러니까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 슬퍼할 필요도 없고 화낼 것도 없어. 차가운 캔을 쥐고 반대편 거울 속 얼굴을 본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이 뻥 뚫려 있다. 이건 꿈이지. 눈구멍 두 개 속으로 심연이 보인다. 그것은 점점 커진다. 환상이야. 꿈이야. 점차 얼굴의 주인도 알아볼 수 없게 된다. 슬플 필요 없지. 네가 다시 일어난다면 없어질 꿈이니까. 얼굴이 있던 자리엔 까만 소용돌이만 남았다. 나는 의연한 모습으로 다시 걷는다. 표정은 알 수 없다. 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환상에 뒤섞인다.

<규칙> 겁에 질려 몸을 뒤튼다 규칙은 단 하나 절대 눈을 뜨지 말 것 나의 바람은 언제나 통제 가능한 어둠에 빠지는 것이다 다시 되뇌인다 규칙은 단 하나, 절대 눈을 뜨지 말 것 스스로 어둠을 찾으며 가만히 가라앉는다 서서히 몸이 제자리를 찾고 겁이 많은 인간 하나가 코마 상태에 빠져든다

<우울> 한 폭의 참담한 그림- 뿔탑 위에 시펄건 십자가가 매달려 있다. 길고양이가 꼬리를 세우고 돌아다닌다. 나는 벤치에 앉아 울고 있다… 멍든 하늘 아래 누런니 같은 가로등 한 편의 영화를 찍었다 세 마리 고양이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나온다 어느새 나는 정장을 입고 여든여덟을 지휘한다 아름다운 하모니와 끊이지 않는 박수갈채 지휘봉을 놓고 뒤를 돌아본다 관중께 힘차게 인사하고 그 길로 점차 몸이 무너진다 바닥은 끝을 모르고 가까워만 진다 나는 여전히 기쁜 마음으로 어째서 흐르는지 모를 눈물을 감추고 인사한다. 힘차게 추락한다 벌레를 쫓으며 고개를 들면 다시 십자가가 보인다. 나는 여전히 깨질 듯한 머리를 안고서 울고 있다.

<꽃은 차라리 시들라> 눈물을 잡아먹어야만 피어나는 결실이라면 그 꽃은 차라리 시들라 새순도 돋지 않은 씨앗을 붙들고 이른다 욕심많은 두 손에 흙이 잡힌다 그리고 눈물 한 방울

요즘 너무 시만 쓰는듯..긴 호흡의 글도 써야 할텐데

우리 옆집에 사는 언니는 항상 똑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다. 두꺼운 안경에 머리를 하나로 동여매고, 통 넓은 옷 속에서 수그리고 다녔다. 뒤로 매는 가방엔 두툼한 책이 가득 들어있었다. 착하고 똑똑하고 정의로운 그 언니는 마을 사람들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에겐 단 한 가지, 나만이 아는 특별한 점이 있었는데 바로 집에 돌아오기 전에 항상 뒷산을 들린다는 것이었다. 늦은 저녁에 몰래 대문을 빠져나가 돌아오는 그를 만나 인사하는 것이 내 어릴적 일과였다. 언니는 항상 나를 바래다줬다. 가로등을 지나며 하루는 물었다. '언닌 맨날 어딜 갔다가 와?' 그가 답했다. '학교 가고, 그 담엔 독서실서 공부하고. 그러고 나서 집에 오는거지.' '공부를 그렇게나 해?' '그럼. 그래야 내가 하고 싶은걸 할 수 있게 되는거야.'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공부 말고 하는 게 하나 더 있어.' 가로등 바로 아래서 빛을 받으며 나는 그를 바라봤다. 흡사 무언가에 홀린 듯, 물어보지 않고선 배길 수가 없었다. '뭔데?' '공부를 다 하고 나면, 저기 뒷산 있지, 거기에 잠깐 갔다가 온단다.' '뒷산에 뭔가 있어?' '음. 이건 비밀인데 지킬 수 있겠어?' 언니가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추며 내게 물었다. '지킬 수 있어.' 우리는 서로 묵직하게 시선을 교환했다. 그리고 나서 새끼손가락을 꼭 걸고 약속했다. '뒷산에 큰 소나무가 하나 있거든. 온통 구부러져서는 뿌리도 땅 위로 막 나와있는 소나무야. 그 뒷쪽에 작은 연못이 있어. 네 키만큼 길어. ' '응.' '가끔 너무 슬프거나 화날 때 있지. 도무지 그 마음을 견딜 수 없으면 그것만 떼어내서 연못에 버리는 거야. 그런 것들은 아주 잘 가라앉거든.' 언니는 연신 속삭이듯이 말했다. 낮은 톤으로 뱉어내듯 빠르게 말했기 때문에 나는 정말로 집중해서 들어야 했다. '마음 뿐만이 아니야. 싫은 기억, 싫은 상상, 싫은 물건 모두 가라앉힐 수 있어. 그 연못은. 그러고 나면, 기분이 아주 좋아진단다.' 그가 말을 마칠 때쯤, 우리는 집 앞에 도착했다. 그는 빨간 칠이 되어있는 철문을 열고 들어갔다. 나는 초록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17 퇴고도 안한 상태로 그냥 올린다...역시 긴글은 어려워 저건 큰 뼈대랑 결말도 정해져 있지만 이어서 쓸 엄두가 안난다..찔끔찔끔씩이라도 써야겠다..

<카니발> 팔은 안으로만 굽어 몸뚱이를 감싸는가 하면 내 얼굴을 때린다 창밖도 볼 새 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한다 회색깔 짙은 이불에 누우면 온 몸이 멍투성이다 눈을 감았다 뜨면 다시 시작되는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절망의 카니발 승패는 결코 알 수 없다 밤이 깊다 축제는 무르익어간다 별들도 나를 보고 운다

>>19 쓰고나서 생각해보니까 '별들도 나를 보고 운다' 이 문장 너무 익숙해...어디 다른 작품에서 쓰였었나??

어쨌거나, 너무 많은 것은 텅 빈 것과 같다는 소리다. 나의 이 복잡한 마음을 지상에 붙잡아 두었다가는 색깔이 온통 뒤엉켜 검게 변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늘로 날려보낸다면 그 또한 뒤섞여 흰 빛이 될 것이다. 흑과 백. 선와 악. 모두 상관없다. 결국에는 텅 빈- 산소조차, 심지어는 진공조차 무의미한 그런 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어떤 방법으로도 느낄 수 없다. 볼 수 없고 부를 수 없다. 무(無)보다 지독한 … 딱 하나만 덜어내자. 나는 생각했다. 이 마음이란 내가 보기에 소중해서 아직 사라지게 할 수 없었다.

스레주한테 글 과외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22 과찬이야...ㅎㅎ괜히 부끄럽다ㅎ 몸둘바를 모르겠어..고마워!!😘😘

- 이젠 정말 그 방법밖에 없어. 다소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B는 가만히 허공을 응시했다. 완벽하게자신의 말을 무시당한 A는 무안할 법도 했지만, 의외로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B를 격려하고픈 심정이었다. - 너도 알잖아. 어쩔 수 없어. - 하지만... - 그렇게 이상한 짓도 아니야. 게다가, 생각해봐, 네 전화는 이미 배터리가 나갔고 나는 아예 두고 왔잖아. 도움을 요청할 수단이 하나도 없다고. B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최후의 설득이라는 듯이. - 하지만 전 그런 거 못해요. 해본 적이 없어서... - 그럼 내가 할게. 난 해본 적 있거든. A가 재빨리 말했다. B는 아까보다 더 심란해보이는 표정으로 '그것'을 넘겼다. 벽 너머로 좋았어,라는 혼잣말이 들리고, A는 작업을 시작했다. 무언가가 마찰되는 소리만 퍼져나가는 와중에 B가 나즈막히 말했다. - 저기요, 근데...꼭 저 데리러 와야 해요? 알았죠? 잠시 정적이 흐르고 이내 A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한다. - 당연하지. 내가 이..휴지심 휴지로 볼일 보고 나면, 너도, 응? 진짜 휴지를 들고 올 테니까. 걱정 마. 다시 정적. 마치 출구를 모르는 동굴 속처럼 휴지심 비비는 소리가 둥글게울린다. 몇 번 메아리친다. +) B는 생각했다: 휴지심으로 만든 휴지가 휴지심 휴지라면, 휴지심 휴지로 만든 휴지심은 휴지심 휴지 휴지심인가? 아니면 휴지심 휴지심인가? ++) 화장실에서 생각났음. 대체 뭔 정신으로 쓴거람

>>2 >>15 이거 두개 다 너무 내 취향이야 진짜 시 너무 예쁘게 쓴다 가끔씩 들러서 보고 갈게ㅎㅎ

>>25 헉 고마워!! 자주 들러!!😍😍 사실 네가 좋다는 시들..나도 아끼는 애들이야..ㅎㅎ

<눈과 꽃> 눈밭 한가운데- 꽃이 추위에 저문다 누구도 알아볼 일 없는 꽃잎은 외로움에 떨다가 내려앉는다 하얀 눈은 차라리 따뜻하다 꽃이 저문다 무어라 외치는 형상이 나타나지만 들리지 않는다 무슨 빛깔의 이파리가 휘날리다가 휘날리다가… 온전히 드러나는 따스한 흰 세상은 순진한 무지의 차가움.

<수국꽃 피었네> 수국꽃 피었네 이른 여름비에 구름 낀 하늘 밝히는 머리 위 담장 있던 때 꽃 흔들리던 오솔길 생각은 젊은 학도의 마음으로 고이 묻어둔다 수국꽃 피었네 무릎 언저리 살랑거리는

나는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었다. 세상이 더이상 재미없어지면, 그때야말로 죽어버리겠다는 언니의 말 때문이었다. 평소에 언니가 이것저것 불평하던 게 떠올라 미칠 지경이었다. 어제만 해도 옆반 남자애가 너무 못되게 군다고 하고, 그제는 또, 요즘 지내는 재미가 없다며 입을 쭉 내빼고. 그런 일이 하여간 계속 떠올랐다. 나는 어떻게든 언니를 이 땅에 붙잡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째서 그래야 하는지는 몰랐지만 그게 좋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언니가 사라진다면 나는 평생 눈물을 그치지 못할 게 뻔했다.

<까마귀의 노래> 언젠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장이 펼쳐질 때 그곳을 온갖 아름다운 것들로 채우리라 어둠보다는 차라리 반짝이는 외로움을 택하겠다 마치 태양과도 같은 절망의 가사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나는 분명 아름다울 테다 누구도 차마 쳐다보지 못하는

<프리즘> 투명한 수정 무지개 잃은 프리즘으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다 놀이공원은 금세 가득 찼고 이상하게도 나는 모든 일에 초연하다 태양빛을 모른대도 그것은 프리즘인가 기묘하게 맑은 하늘에 물어본다 길을 걸어가다 더이상 슬프지 않게 되었을 때 한 번쯤 뒤돌아 보고 싶을지 모른다 울렁이는 수정 궁전이 있는 놀이공원 앞에 서서 언젠가를 바라본다 저편이 보이는 수정 무지개는 못 비추는 프리즘으로 손 안을 가득 채운다 황야에서 바람을 쐬는 어린 마음 이불을 뒤척이며 밤은 깊어간다

문득 궁금해진 건데, 내 글은 어떤 느낌이야? 그리고 내 시가 너네한테 어떻게 해석돼? 내가 쓰는 시가 그다지 알기 쉽고 친절한 느낌은 아닌거 같아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하네...

동시 같은 말로 현실적인 내용을 쓴다는 느낌? 해석이 직관적으로 나오지 않아서 더 좋아. 추상적이라고 해야 하나?

>>33 오오오 그렇구나..!! 신기하다🤔🤔 답변 고마워!!

>>7 >>30 나 또 왔는데 레주 글은 여전히 예쁘구나 >>32 그 약간 몽글몽글한 주제인데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글

>>35 헉 또 왔다니 반갑다!!😃😃 감상 고마워!!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라니 뭔가 뿌듯하다ㅎㅎ

<청춘> 지는 낙엽에도 아파 눈을 가리던 네 얼굴엔 늘 향 냄새가 서리어 있다 자욱한 안개를 헤치고 그 손을 잡으며 드디어 부른 이름에 주인은 어디로 갔나 가을 바람 불어 흩날리는 이파리, 네 대신 나는 운다

은영은 지우개로 종이를 박박 닦았다. 새롭게 눌러 쓰는 글씨엔 불안함만 가득이다. 바깥엔 장대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리붓는 빗줄기 소리가 생소할 정도로 오랜만이었다. 베란다에 내놓은 산세베리아도 여름밤 장마를 보고 있었다. 검은색 짙은 연필로 은영은 무언가를 천천히 써내려갔다. 하도 지웠다가 다시 쓴 탓에 주변엔 지우개 가루가 수북했다. 은영은 다짐했다. '절대로 시시한 사람은 되지 않을 테야.'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윽고 두꺼운 네임펜을 꺼내 종이 맨 위에다 '시시한 사람이 되지 말자' 라고 적었다. 그러고는 다시 마치 석판에 말씀을 새기듯이 글을 쓰다가, 한 순간 연필을 내려놓았다. 끝부분이 더러워진 지우개를 왼손으로 쥔 채였다. 긴장감 도는 시간이 흐른다. 빗소리에 쫒기듯 초침이 돌아가는 어두컴컴한 방 안에는 노르스름한 스탠드 불빛만 남아 있었다. 은영은 종이에 써진 말을 읽어나가다가 지우개를 오른손으로 바꿔 들었다. 무어라 빼곡하게 적힌 글씨 중 맨 첫 글자에 지우개를 가져다 댄 그 순간, 어째선지 은영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한 번 방울이 떨어지니 그 후로는 멈출 줄을 몰랐다. 결국 그는 흐느끼며 글씨를 지웠다. 종이가 얼룩덜룩해졌다. 정말 이상한 날이었다. 은영은 멈출 줄 모르고 울었고, 찢어질 듯한 종이도 울었고, 심지어는 세상도 울었다. 은영의 마음으로 울었다. 산세베리아는 여전히 밤하늘을 지켜본다. 메마른 아스팔트 땅에 아프도록 물줄기가 내린다. 달이 떠 있는 높은 곳으로부터 오는 빗방울 한 개 두 개, 별의 눈물이다. 하늘의 모든 별이 눈물을 떨궜을 즈음엔 아스팔트가 깨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리고 그 깨어진 틈에서 풀꽃 하나가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 2020.10.23 1차수정

<발자국> 눈이 내리는 밤 너는 벌써 저만치 걸어가는데 멀리서 머리통만 보고 발자국에 발만 맞춰보는 나를 너는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뒤꿈치부터 내려본다 은밀하게 체중을 싣는다 차라리 네가 미워했으면 좋겠다 발자국이 조금 더 오래 남는다면

<별똥별의 여행> 떨어진 별똥별은 어디로 가니 네가 물었다 글쎄. 소원을 품고 구름은 제치고 바다 위를 지나다 바다 속도 지나다 나무 끝 가지 끝 나뭇잎 가장자리에 머물다가 사슴과 인사하고 그리고 하늘보다 높고 물보다 깊은 자기 집 찾아가겠지. 별똥별은 정말 집으로 가니 네가 다시 물었다 그렇지. 너는 무어가 슬퍼서 우니 내가 물었다 내 별똥별이 달아난 게 슬퍼서 운다 그 애 집은 정말 거기에 있대니 혹시 내 옆은 아니래니 그 애는 여행을 떠난거니 아니면 여행을 마친 거니 네가 물었다 나는 가만히 있었다 별똥별은 우리 게 아니야

우와 수채화같아 완전 이쁘다

>>41 우왕 수채화 같다니...나 수채화 좋아해!!고마워😘😘😘

>>13 통제 가능한 어둠이라는 거 좋다

>>40 이거 뭔가 스레주의 감정이 느꺼지는 것 같아. 마음에 들어

>>43 >>44 으아 감상 고마워!!!😍😍😍기분 너무 좋다🌈🌈

반딧불이가 사는 영이의 마을엔 묘지가 많았다. 뒷산을 헤치고 들어가면 금세 찾을 수 있는 볼록 솟은 망자의 찌꺼기들. 언젠가 영이는 엄마에게 물었다. 우리 마을엔 묘가 왜 많지? 응, 영아. 전에 나쁜 일이 있었거든. 나쁜 일? 그래 아주아주 나쁜 일.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는 그 세 글자는 몇 바퀴고 마을 가장자리를 돌다가 이따금 메아리처럼 귀에 찾아와 박히기도 한다. 그럴 때면 영이는 홀린 듯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뒷산으로 가는 것이다. ▷뭔가를 쓰고싶긴 한데 너무 바쁘다...아니 사실 들어올 시간은 나름 있는데 이 스레의 존재를 자꾸 까먹어서ㅋㅋ

<연못> 담은 것이 없어 내줄 것도 없다 껍데기만 남은 연못은 어디로 가는가 차라리 물이 고여 썩었다면 돌아보고 눈이라도 찌푸릴까 벌레가 버둥대는 밑바닥은 사슴을 떨어져 죽게 할 뿐이다 은밀히 암흑에 담가 사랑으로 괴롭게 한다 뜨거운 여름 정오 작은 사슴 또 하나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48 으아 고마워!!!😘😘😘😘

<선풍기> 나는 과연 수많은 세월 동안 같은 자리를 뱅뱅 돌며 누군가의 행복이 된 적 있었나 바람을 가로지르며 생각한다 선풍기를 조용히 꺼트린다 전기만 먹고 사는 생물 또다시 돌아다닐 시간이다

<초승달> 이따금 그의 자취를 생각한다 침대 아래 웅크려서 닦아내던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는 고개를 숙였다가, 돌연 들었다가 초승달을 한 번 움켜쥐어 본 다음 다시 머리통을 수그리고 울었다 그의 오른손에는 굳은살 밖에 없었으므로 아무리 문질러, 눈알을 짓뭉개도 슬픔까지 지워낼 순 없었던 것이다 오늘처럼 달이 기운 날에는 침대 밑으로 내려가 그를 더듬어 본다 그리고 양 팔을 마주잡아 때묻은 소매를 가린다

호수에도 물결은 일고 들판에도 바람은 부는데 나의 마음은 잔잔하기만 합니다. 어깨가 뻐근하도록 하늘만 보고 걷는 것은 눈으로 봐야지만 느낄 수 있다는 신념을 따르기 위함입니다. 두 발이 서 있는 땅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추억과도 같은 메아리가 저편에서 들려옵니다. ▷일단 생각나는 것만...! 요즘 책과 글을 너무 멀리한 것 같아. 반성한다..

첨탑 위 시뻘건 십자가는 밤마다 빛났다. 어린 양을 축복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간악한 뱀을 저주하기 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십자가는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나중에 이어서 쓸래....이건 작디작은 조각이야

<안경알> 가끔 아무리 닦아도 안경알이 깨끗해지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침대 한 구석에 몸을 또아리 틀고 누워 안경알에 입김을 호호 분다 김이 서리고 물방울이 맺힐 때까지 그런 날이면 아무래도 머리가 아파 빨리 자야만 한다 몸을 더 웅크리고 안경다리를 꽈악 쥔 채로 안경알에선 여전히 눈물이 흐르는 채로

<조각 1> 돌아보면 나의 마음은 장미넝쿨로 가득 찼구나 구긴 신발을 신고 가다가 깨닫는다 웃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메아리조차 없는 동굴 속에서

십칠 층 짜리 아파트에서 금애의 집은 십삼 층이었다. 엘레베이터는 두 대 있었다. 한 층에 여덟 세대가 사는 바람에 늘 붐비는 엘레베이터 앞에서 금애는 가만히 서 있었다. 은색 엘레베이터는 언제나 비슷한 온도로, 차갑게 거기 있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걸어다니는 엘레베이터라니.' 금애는 실없이 웃으며 뜨끈한 팔을 은색 문에 가져다 댔다. 바깥엔 여름이 절정에 달해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고 금애는 막 아스팔트 바닥을 오랫동안 걸어온 참이었으므로 적당히 차가운 엘레베이터가 기분 좋게 느껴졌다. ▷도입...부..??? 아니 필사를 하든 뭘 하든 해야할까봐..왜 이렇게 번역체같지 요즘 너무 번역된 것만 읽기는 했어..

너무 많은 찌꺼기에 한때 순수했던 마음은 얼룩지고 말았다. 그러니 이 자리에 서서 먼지 낀 마음과 똑바로 마주하자. 심사숙고 한 후에 한 줄, 더러운 먼지를 떼어내 버리는 것이다. 한 손으로 그것을 굳세게 받친 채 또 한 줄 떼어내 보자. 뒤편의 무지개가 비쳐 보이는 투명한 마음이 나타날 것이다. 펜을 붙잡고 쓰는 글씨로 한 개, 두 개 그리고 더 여러 개 먼지를 지워낼 때 내 마음은 보다 가벼워지고 사랑이 넘치던 태고적 그때로 돌아간다. 언젠가 내게서 모든 더러운 것이 글로써 지워지기를. 투명한 영혼을 안고 구름 위를 쏘다니기를. 검은 잉크로 또 한 자 글을 쓴다. ▷나름..내가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이유야. 스레 제목이 왜 저건지 설명하는 글이기도 하고.

허리가 곧은 어머니 주름 없는 아버지 동생 아직 울고 바깥에 눈이 내려 가족은 안방으로 오손도손 모인다 문 없이 블라인드만 걸린 방 안에서 어깨를 끌어안고 따뜻한 바닥을 찾는다 창밖에 비행기 날아가고 딸랑이는 성탄 종소리 최초로 내 얼굴을 비쳐 보인 유리창에는 방울이 군데군데 진 내 볼에 흐르는 <시간여행>

<새벽 어둠> 시골의 구석진 한 귀퉁이에까지 숨어든 어둠은 곧이어 빛에 내몰릴 운명이었다. 그는 오늘도 가장 깊은 풀밭의 끄트머리에 몸을 말아 뉘이고 자신의 여명을 기다린다. 이따금 고개를 번쩍 쳐들기도 한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빛이 들어오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빛은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제 생각한다. 우리가 온전히 같이 있을 수 없다면 파도가 밀려오듯 너도 내게로 스며라. 나의 죽음이 너의 생이라면-여명,여명,여명! 그것이야말로 내 운명이리라. 그가 눈을 뜬다. 최후의 어둠이 반짝이고… …가로등은 불을 꺼뜨린다.

<심해, 성운> 가장 아픈 것은 검고 깊은 바다 속에 잠겨 있다 마음을 헤집어 꺼내면 군데군데 끼인 이끼에서 짠 바다 조각이 떨어지는 나의 별똥별 무리 그래서인가 보다 눈물이 나는 것은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가끔 전에 썼던 것들 수정하고 있어! 근데 진짜 건들지도 못할 정도로 못쓴 글이 몇 개 보이네...삭제하고 싶다..쥐구멍에 숨고 싶어.......

<조각2> 석양을 등지고 시꺼멓게 빛나는 시시포스가 바위를 굴려 올린다 그의 등 뒤로 무력감이 줄줄이 흐른다 산등성이 어딘가에서 들풀이 묻는다 그대의 삶이란 그저 땀을 흘릴 뿐인가… 그는 여전히 걸으며 답했다 ▷원래 제목은 '어떤 일과'야. 근데 저 마지막 행 다음을 도저히 못 쓰겠어...그래서 일단 조각인 걸로. 난 시를 쓸 때 순간의 감상을 가지고 빠르게 써내려가는 편인데, 저 글에선 실패했어. 저걸 써야겠다고 다짐했을 때의 절박함이 지금 잘 느껴지지 않거든. 뭐 솔직히 그때 정도로 농도가 짙은 감정의 물결이 자주 오진 않으니까.

어둠 속에 고고히 빛나는 일등성. 너는 스스로를 볼 수 없다. ▷그 애의 독백에 써먹을 대사.

하얀 눈밭을 푹푹 밟아 언젠간 신발 밑창도 닳을 것임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세상은 연한 숯검댕이처럼 비치고 도로를 치우는 삽마저 언젠가 떨어질 것임을 나에게는 온전히 순백으로만 날아와 앉기를 바라는 저 싸락눈들

두 별 사이 가까워 보이지만 멀고, 사이에 수많은 것들이 지나다닌다. 마치, 우리 둘 처럼.

>>65 어...난입 반가워....???

>>67 레스주야!! 이 스레에 관심 가져주는 거 정말 고마운데ㅜㅜ혹시 자기 창작물 올릴 때엔 다른 스레 사용해줄 수 있을까??😭

>>68 응응 알았어! 다른 사람들도 올리는 것 같길래 써본건데 미안해ㅠ

>>69 앗 이 스레는 내 개인 스레로 쓰려고 세운 거였거든ㅠㅜ 내가 1레스에 제대로 명시하지 않아서 헷갈렸을 수도 있겠다...미안해

>>70 아냐아냐! 필력 짱이던데 건필해~~

>>63 앗 이거 너무 내취향인걸 ㅠㅠ

>>72 오오옹!!!!취향에 맞았다니 기쁘네😘😘

<영하 2도, 밤, 서울> 1. 새까만 종이가 조금 찢겼다 틈으로 바깥 빛이 들어왔다 뒤편에선 개구리가 울었다 그 개구리는 조만간 죽을 것이다 2. 도시의 밤은 밝다 사람들은 바람처럼 나를 스쳤다 그 사이에는 아무런 온기도 없다 -그것이 도시의 규칙이다. 어디에서는 말하기도 한다 제 빵은 데우지 마세요 과정이란 결과에 비치는 그림자일 뿐이다 ▷계속 이어 쓸 계획. 이어서..쓰겠지...??힘내라 미래의 나

<낙하> 나뭇가지는 언제나 하늘을 향해 뻗는다 그러나, 뻔하지 않은가 끝에 걸리는 것은 기껏해야 누군가의 옷자락이다 어느 누구도 탓할 필요는 없다, 그저 모두가 메여 있는 탓이다 나무는 울지도 못하고 낙엽만 떨구었다 어떻게든 살아 보고자 밑바닥까지 내려온 나무도 이상하게 가지 끝만은 고고하게 치켜들고 있다 하지만 그곳에는 생명이 없다 낙하한 젊음이 여러 개 걷기 위해서 발밑은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세상이란 이상하게 추해져야만 살아갈 수 있었다 나의 손끝은 과연 말라 있나 저 바닥에 흩어진 머리칼은 누구의 것이던가 …… 빗방울 섞인 바람이 불어왔다 가로등이 환한 곳 바로 곁에 속살이 샅샅이 보이는 나무는 그림자로 드리워져 있다

<큰> 우리 아버지는 항상 큰 곳으로만 다녀라, 하셨다 너는 눈도 귀도 손발도 모두 작으니 마음만은 크게 크게 알았지. 항상 큰 길로만 활짝 열린 문으로만. 알았지, 얘야. 그래서 나는 항상 그렇게 했다. 가로등이 밝고 넓은 길에 문을 널찍하게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거울. 거울은 마음을 비추지 못하며 인간은 눈으로 보이는 것만을 믿는 습성이 있다 나는 그 이후로 어떤 길도 어떤 문도 다니지 않는다

<잔해들> 한동안 쿵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오늘은 먼지구름을 뚫고 본래엔 건물이었을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온통 회색빛에, 그것은 내 주먹만큼이나 할까 사이 어딘가엔 초록색도 끼어 있었다 유심히 들여다본 들풀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었다 나의 사명이란 차가운 초록빛 곁에 살아 숨쉬는 들풀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물을 주는 것 귓가를 에이는 바람이 나의 건물마저 무너뜨리지 않기를 두 손 모아 바라는 것 그것은 정가운데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치우친 꽤 큰 콘크리트 덩어리 옆에 있었다 그 딱딱한 잎새마저 바람에는 흔들린다 서로 시린 손을 맞잡고 이 겨울이 지나가기만을 빌며 웅크린 나와 잔해들 ▷이거 맘에 안들어 솔직히....어느날 이거 사라져 있을수도 있어ㅋㅋㅋ

<모래의 형상> 아직은 너무나 작은 모래 알갱이 아름다운 것에 후회는 없어 꽃도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바다를 돌아다닌다 꽃은 지고 피고 지고 피고 너는 또 한번 치고 받고 그러다가 언젠가 진주 되어 내게 돌아와 박힐 것을 안다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조각3 가끔씩은 손가락이 굽어만 지는 게 너무 슬퍼 조금 울고 그 눈물은 또다시 주먹 쥔 손으로 닦이고 네 손끝이 어디를 보는지는 외면하고

<촛불> 일렁이는 촛불 따라 내 마음도 일렁일렁 촛농을 방울처럼 매단 썰매를 타고 저 아래로 달려가면 우리 할망 주름이 보인다 썰매는 그대로 달려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말고 어느 언덕도 넘지 말고 촛불이 흔들리는 방향으로 내리 가거라 저무는 촛불 따라 이 마음도 무사히 저물 것인가 고개를 숙여 촛대를 살핀다 촛불을 넘어 할망이 다가온다

유리인형이 말했다. "누군가에게 부서질 바에야 내가 스스로 조각나겠어." 유리인형은 몸을 기울였고, 땅과 맞닿은 가슴께에서부터 유리 파편이 깨어져 나왔다. 허허벌판에서의 일이었다. ▷나중에 좀 더 길게 쓰고싶음

- 너는 그냥 흘러가듯이 살아. 흘러가는 배처럼 살아. 나뭇잎에 좀먹힌 하늘도 보고, 퍼지는 물살도 보고. 그렇게만 살란 말이야. 정아, 그 속에 어떻게 네 이파리가 한개도 없을 수 있겠니? 네게로 흘러오는 물살이 하나도 없을 수 있겠어? 정이는 입을 가만히 다물고 있었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땅만 바라보는 얼굴에는 아직도 그림자가 한가득 씌여 있다. - 정아……아무것도 조바심 낼 필요 없어. 조금만 기다리면 너에게도……. - 이모가 그걸 어떻게 알아? ▷너무나~~~~잠이 온다아~~~~~이유는 모르겠는데 쓸땐 말줄임표가 제대로 중간에 찍힌단 말이야 근데 레스 등록만 하면 마침표처럼 다 아래에 찍혀서 나와 어?째?서?

>>74 위험해...내가 내 시 해석을 못하고 있어ㅋㅋㅋㅋ진짜로 까먹어버렸을 때를 대비해서 써놔야겠어 찢긴 틈=달 바깥 빛=달빛 개구리가 등장한 건 '우물 안 개구리' 속담 때문☞현재 내 세계는 우물과 마찬가지 개구리가 곧 죽는 이유= 겨울이니까..!

눈이 무거우니 더이상 널 볼 순 없겠구나 싶었다. 보이든 말든 내가 죽겠는데 어쩌니. 너는 부디 이런 나를 용서하고…나는 잠깐 너를 떠나겠어. 나라고 덤덤하진 않아. 손을 맞잡고 건너던 개울이 아직도 멀쩡히 흐르는데 우리만 멀어지는 게 괜찮을 리가 있겠어. 다만 나는 이후를 기다리는 거다. 눈이 번쩍 뜨여 언젠가 네 둥근 모습이 빠짐없이 내게로 올 때를. ▷이게 무슨 소리냐면.....요즘 너무 피곤해서 글을 쓸 머리가 도저히 안 돌아간다는 얘기야.......한동안 바이바이...아 그래도 간간히 예전글 수정은 할거야

▷ 안녕안녕!! 스탑걸고 쓴다 생각보다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어서 고민이다....글 쓰는 감을 잃은 것 같아..그래서 좀 씁쓸하길래 들렀어ㅋㅋㅋ현생의 급한 일이 끝나면 일단 많이 읽고 많이 쓸 생각이야. 진득하게 책상에 앉아서.

>>85 올라올 때 마다 보고 있어 스레주...나 당신을 사랑해 나도 스탑걸고 쓴다 오랜만이야 나는 스레주의 감성이 좋아.. 필력이 좋든 나쁘든 나는 스레주의 글을 사랑하니까.. 💕 💕 기다릴게 천천히 와 현생 잘 마무리 하고..

>>86 ༼;´༎ຶ ۝ ༎ຶ༽༼;´༎ຶ ۝ ༎ຶ༽꺄아아아아아악ㅠㅠㅜㅜㅜ나도 사랑해....고마워 레스주...

<별과 어머니> 따뜻한 어머니 품에 가득 안기어 아아 저만치 높게 뜬 별을 좇는다 저는요 구름은 될래요, 북극성의 그 부드런 솜털 곁에 한 품 꼭 맞게 날겠어요 밤 고요한 그 장막에서 간지러운 별빛 받으며 날겠어요 그러자 어머니 이불로 나를 덮으시었다 이윽고 그 속은 밤하늘로 되었다

<지렁이> 숨쉬기 위해 죽는 삶이란 무엇인가 검붉은 또아리가 이상하게 낯설지 않아 그 꼬라지를 가만 앉아서 보고만 있었다 땅 속에서 기어다니며 살지 축축한 흙을 지나 그렇게만 살지 기어이 차가운 빗방울 맞겠다고 대가리만 꺾여서는 말라버렸니 너는 요컨대 비 온 후 햇빛이란 도저히 맞지 않는 것이었다 꼬리도 너는 짧다 땅 속에서나 살지 기어이 풀잎 위를 기겠다고 말라버렸니 바람이 시원하게 흐르는 녹음이란 요컨대 그런 것이란 도저히 우리와는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걸 깨달았을 때 햇빛은 이미 네 머리 위에 올랐을 것이고 아아, 나의 빗방울은 이제야 내리는가보다

<청소부의 시> 달라지는 게 없어 달라지는 게 항상 읊조리시었다 옆에 가만 붙어 경청하곤 했었다 달라지는 게 없어 -저 이파리는요? 이파리란 나무의 옷일 뿐야 봐라 낙엽도 새순도 그저 그뿐이다 그러나, 너는 나무의 몸통 속을 보아라 태양이 사그라지다 다시 타오르는 것을 보아라 진정 무엇이 생(生)이며 무엇이, 응어리졌는지. 죽을 정도로 살고 싶게 만드는 네 눈물의 샘을 보아라 가을 벤치는 벌써 조금 차가웠다. 항상 읊조리시었다, 빗자루를 왼편에 들고 달라지는 게 없어…… -모든 것이요. 나는 일어났다. 낙엽을 밟고 빗자루를 사이에 둔 채 잠에 든 시인을 떠나왔다

<식사의 계절> 밥을 먹다가도 사람이 두려워 그늘 아래서 몇 번이고 몸을 웅크리는 나날 이것은 모든 하루의 조악한 비유이며 또한 진실일 수 있다 그러나 전 생애의 행간에서 찾아낸 단 하나의 비밀은 사실 내가 그토록 도망다니던 괴물은 놈들이 아니라 스스로였다는 것 드디어 한 개 우주의 비밀을 깨달으면서도 목을 옥죄는 늘어붙은 공포는 치울 수가 없었다 오히려 생각한다……홀로만 견뎌내는 겨울, 뜨끈한 핏빛 봄이 오기 전에는 목도리라야 있어서 나쁠 게 없다

>>92 뭔가 마무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물고기> 온종일 바다에서 헤엄만 치고 싶어라 비늘은 딸랑이는 햇빛을 비추고 지느러미에는 기둥없는 음표를 매단 채 온종일 물살만 맞고 싶어라 내 삶의 그물에는 산호초와 동무들과 나의 천적이 걸려 있어 등을 넘나드는 파도마저 어지럽곤 하지만 그렇대두 반짝이는 헤엄질이야 포기할 테냐 애써 바깥으로, 고개를 비집어 내밀고 새파랗게 물의 바람을 맞는다 더 넓은 더 깊은 곳에는 어떤 물결이 일을 것인가 그곳에서 지느러미는 어떤 소리로 울 것인가 나는 다시 주둥이를 집어넣는다 헤엄만 치고 싶어라 어지러운 파도 아래서 고한다 온종일 헤엄만 치고 싶어라 ▷뭔가 묘하게....구려

아악 이런~~~~~스탑걸어버렸다 원래 사담 쓰려다가 시 쓴거라 스탑 취소하는걸 잊었네

난 개인적으로 레주글 피천득님 생각남ㅋㅋㅋㅋ 이 글을 이제서야 봤다니 ㅠㅠㅠ

>>96 오옹 피천득님! 뭔가 의외다ㅋㅋ사실 개인적으로 기형도 시인을 좋아하는데, 시를 쓸 때에도 너무 영향을 받는 것 같더라고. 그래서 그게 티날까 봐 좀 걱정이었는데...마냥 그렇진 않은가보네😁

>>97 오오 기형도님 맞아! 그런 분위기도 있어ㅎ 되게 문체가 어떤때는 동화같이 몽글몽글 부드럽다가도 어떤때는 피폐적이고 다크하고 아.. 내 어휘력 쓰레기임... 여튼여튼 레주 글 완전 좋아 난!!

>>98 ㅋㅋ맞아 기분이 크게 반영되서 그런지 쓸때마다 막 분위기가 휙휙 바뀌더라고😅 좋아해줘서 고마워💕💕

<어떤 풍경> 1. 붉은 꽃은 담장 위에 위태롭게 흔들리다 가로등 아래로 내렸다 작열하는 태양의 젊음이 한 잎 낙하한 곳은 무성한 쓰레기 봉투 위 쓰다 버린 혹은 쓰여지지 못한 별이 될 뻔한 수백수천개의 우주에도 꽃은 내리나 2. 꽃잎에 발을 디뎌 나는 찢어지게 웃었다 길이야, 쓰레기 아래 비단 깔린 혹시나, 혹시나 그렇다면 나도 내 길도 태양이 비추려나 길이려나, 비단에 미끄러져 떨어진대도 좋으니 길이려나 팔을 휘적이고 다리를 한껏 치들고 코를 찌르는 냄새도 무시하고 빙글 돌고돌아 축복도 언제나 있으라 그러나 연극을 끝낸 곳에는 낮은 집 담장만 남아 있었다 누군가의 목소리로 장막 걷으라 그런 울림이, 있던 것도 같고. 있을 것도 같고. 나는 뒤를 한번 돌아보고서 삐걱대는 담장 낮은 집 대문을 열었다

<나비> 나비가 바람에 따르는 것은 오로지 그리움이었다 두 발이 부유하는 익숙함은 꿈결같이 바람에 실려왔다 흰 날개가 속절없이 흔들리면 나비는 가만 누워 그대로 우는 것이다 울음 소리는 마치 깃발이 나부끼는 소리 같았다 흙먼지로 뒤덮인 땅 위에 얼룩진 백기를 흔드는 아, 미천한 생물 살아서도 펄럭일 날개 없는 채로 울어볼 생각도 이유도 없이 곱절은 큰 발로 처량한 회상을 지나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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