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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나는 남자고, 배경은 중세시대쯤? 완전 서양틱하진 않아. 자각몽이긴 한데 내가 뭘 맘대로 창조하거나 할수는 없어. 여기는 이종족도 있고 마법도 있다. 나는 노란기 없는 검은머리를 허리근처까지 기르고 있는데 나이는 정확하게는 모르겠고 12살 전후쯤이야. 꿈속 나에 대한 정보가 있으면 좋겠는데 나를 아는사람도 없고 내 이름도 모르겠다. 다만 나는 엄청 길다란 검 한자루를 가지고 있는데 좀 고급져보이는 검이고 이게 나에게 엄청 소중하다는것만 느끼고 있어. 들고 휘두르려고 해봤는데 내가 괴력의 꼬마검사는 아니더라. 엄청 무거워. 친구에게 여기까지 얘기했을때 룬의아이들의 보리스 진네만이 생각난다고 하더라.

내가 처음 눈을 떴을때는 비가 오고 있었고 숲속 나무기둥에 기대서 칼을 안고 자고 있더라. 여기저기 긁힌상처같은게 있고 손에는 피얼룩같은게 묻은 더러워진 흰 천이 손바닥에 감겨있었어. 손을 보니까 칼에 베인것같은 상처가 있더라. 푸른빛이 도는 검은색의 망토를 두르고 있었는데 화려한 장식같은건 없는데 좀 고급져보이긴 했어. 옷도 그렇고. 주변엔 빛을 내는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반딧불이 비슷한데 반딧불이는 내가 본적이 있어서 아닌거같고 비슷한 다른벌레야. 여기서 등장하는 모든 곤충이나 식물, 동물들이 다 이렇더라. 그냥 비슷하게 생긴걸로 비유해서 얘기할게.

비가 살짝 그치는것같길래 일단 여기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내가 기대있던 나무에서 정면으로 정처없이 걸었어. 걷다보니까 멀리 타는 냄새가 나더라고. 좀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나무뒤에 숨어서 천천히 진행해서 다가갔지. 마을인데 거의 깡그리 불타고 여기저기 시체들이 널려있고 가까이 가니까 사람 살타는 냄새가 나서 토했다. 살아있는건 철창안에 있던 토끼같은거정도고 사람이나 탈것처럼 생긴건 다 죽어있었어. 좀 지나니까 진정이 되서 시체들 사이에서 한뼘길이의 과도칼같이 생긴 칼이랑 두뼘정도 되보이는 잭나이프같은걸 찾았고 돈같은걸로 추정되는 코인도 몇개 찾았어.(철주화 같은건데 백원짜리 동전보다 좀 큰게 똑같은 모양이 많아서 돈이라고 추정했음. 이거 돈 맞더라.) 망토 안에 주머니같은것도 있고 끈같은걸 연결할수 있게 되있길래 거기다 일단 넣었지. 조잡하지만 칼같은걸 꼽을수있게 된 부분도 있었어

울타리? 목책같은게 다 무너져있긴 했는데 타다남은 흔적들 보고 길을 찾았다. 그리고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는데 길 중앙으로 간건 아니고 숲 사이에 난 길이라 숲을 헤치고 길 옆쪽으로 다녔어. 한 3일쯤 걷기만 했나봐. 검은 무겁고 비가 부슬부슬 계속 와서 온몸이 두들겨맞은거마냥 몸살기가 돌더라고. 망토도 다 젖어서 무겁고... 바닥이 마른 나무 밑에 기대서 졸고있었는데 말밥굽소리같은게 들려서 수풀사이로 보니까 말마차같은걸 왠 할아버지가 끌고 지나가더라고. 일단 그냥 앞으로 나가서 세웠어.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어디든 마을까지 데려다 달라 하니까 흔쾨히 뒷쪽 짐칸에 태워주시더라.

물한모금 얻어마셨는데 물이 그렇게 단지 처음 느꼈다. 그러고 허기가 한번에 몰려오더라. 짐칸에는 나 말고 두명이 더 타있었는데 좀 깔끔한 차림의 여자애가 다리모으고 구석에 쪼그려앉아있고(처음에 못봤다. 하도 구석에 있어서.) 갈색머리 남자애 하나가 더 있었어. 마차가 심하게 덜컹거릴때마다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니까 한참을 조용히 있더니 남자애가 막 웃더라. 그럼서 가방에서 쿠키같은걸 꺼내서 내미는데 막 먹어치웠다. 그걸 계기로 말을 터게 됐는데 걔는 자기가 맥이고 여행중이라고 했어. 나이는 나보다 좀 많았다. 19살이랬나 18살이랬나. 나보고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나도 그냥 발길 닿는대로 여행중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같이 다니지 않을래? 그러더라. 난 여기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니까 오케이 했지.

작은 마을에 잠깐 들러서 마차할아버지가 짐내리고 돈받는걸 보고 거기서 내가 주운게 돈인걸 인지했다. 철주화 말고 은화도 있고 동화도 있더라. 그럼 금화도 있겠지? 마을을 몇개 지나치면서 야생동물같은게 습격하기도 했었어. 맥은 좀 애매한 길이의 검을 쓰는 검사더라. 팔길이정도? 장검이라기엔 좀 짧지? 좀 든든했어. 막 나 챙겨주기도 했다. 짐칸 구석에 숨어있으라고 챙겨주고 망토도 여며주고 열심히 싸우는데 멋있더라. 거기서 여자애랑도 말을 트게됐다. 집이 가난해서 큰 도시의 신전에 딸로 입양된다고 했어. 이거 약간 수녀 개념인거같아.

거의 한달가까이 마차를 타고 다녔는데 맥이 내가 먹는거나 잠자리까지 다 챙겨주길래 주워놨던 동전들을 내밀었더니 막 웃으면서 너 사고싶은거 있으면 사 이러고 등 팡팡 두들겼음. 착하더라. 아, 여자애는 이름이 이상했는데 분명 한국어가 아닌데 알아듣고 소통은 됐거든. 글은 단어는 알겠는데 잘 못읽겠더라. 근데 좀 번역기 돌린거마냥? 매끄럽지가 않게 인지가 됐는데 여자애 이름이 네딸이(네번째딸) 이런거였어;;;; 그러고 도시에 입성했는데 여긴 좀 중세판타지스러웠음. 마차할아버지랑 빠빠이 하고 여자애랑도 신전앞에서 빠빠이 했다. 맥이 오지랖이 넓더라고.

맥도 촌놈이고 여행 시작한지 얼마 안됐다고 했어. 말동무가 생겨서 기쁘다고 하더라. 우리는 도시에서 꽤 여러날 구경을 다녔는데 하루는 광장에서 요정들을 데리고 묘기같은걸 부리고 있더라고. 진짜 단순하게 요정들이 날아다니면서 구경하던 사람 모자를 벗긴다거나 손바닥 만한 범위에 물방울을 뿌리는건데 막 신기하다고 박수침. 나도 요정은 처음 보니까 맥이랑 같이 박수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사람들 모자나 옷자락 잡아당기던 요정이 나한테 오더니 막 부비적부비적 거리는데 시원하고 기분 좋길래 나도 같이 부비적거려줬다. 공연이 끝나고 맥이랑 다른곳으로 가려는데 공연하던 사람이 갑자기 날 붙잡더라고.

나보고 요정들이 보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지. 원래 안보이는건가봐. 묘기꾼이 막 표정이 자기혼자 기뻐했다가 심각했다가 중얼중얼 혼자 머라고 하더니 쪽지를 주면서 여기로 와달래. 아씨 나 글씨 못읽는데 ㅡㅡ 다행히 맥이 보고 안내해줬다. 글씨 못읽는건 흠이 아니라고 맥이 달래줘서 좀 덜 서글퍼졌어.ㅋㅋ

찾아간 곳은 약간 구석에 있는 호프집 느낌의 건물이었는데 들어갔더니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 묘기부리던 사람이랑 두명이 더 앉아있더라. 이름이 뭐냐고 묻길래 없다고 그랬지(그러고보니 맥은 한번도 내 이름을 안물어봤다. 그냥 꼬맹이~ 이런식으로 불렀다.) 여기선 이름 없는게 흔한가봐. 그냥 수긍하더라고. 아니면 쟤네도 나처럼 번역기마냥 소통이 되는거라서 이름이 '없다' 라고 인지된건지도 모르겠어. 그러고 나보고 언제부터 요정을 봤냐는거야. 아니 본적이 있어야지 ㅡㅡ 나는 그 묘기꾼이 보여준게 처음본건데. 그래서 잘 모르겠다고 하니까 지금 여기서 몇녀석이나 보이냐고 묻더라고. 주변이 어두웠어서 몰랐는데 잘 보니까 묘기꾼이 데리고있던 파란? 요정이랑 흰색 요정이랑 프리즘같이 빛나는 애랑 인형인줄 알았는데 책상위에 있던 검푸른 애랑 넷 보인다 했어. 그게 내 정령 친화력 같은거래. 계약 안했는데 보이는거.

내가 바람 물 빛 어둠쪽에 친화력이 있고(보통 판타지에서는 빛이랑 어둠을 상극으로 치던데 여기는 빛과 어둠은 같이 다니는거라 흔하다고 했어.)이 세계에서 정령술사는 흔하지 않다고 했다. 내 손을 막 잡으면서 정령술사계의 신성이다 막 오바떨었음. 그러면서 협회에 들어오라고 막 그러는데 아저씨들 일단 놓고요.... 암튼 그 아저씨들 덕분에 계약을 하게 됐는데 난 파란애가 예쁘길래 일단 물정령이랑 계약하는걸 도움받았다. 일단 내가 숲속에서 헤메고다닐때 빗물받아먹던게 생각나서 그랬어 ㅜㅜ 감질나고 짜증나고 ㅜㅜ 마실 물같은거 정도는 만들수 있대서 고민도 안했다. 그러고 기절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거 기운 소모가 엄청 크대. 자연스러운거랜다.

정령 넷이랑 계약하는데 보름이 넘게 걸렸다. 내가 어려서 더 힘들었다고 그러는데 보통 계약한번 하고나면 하루정도는 앓아눕거나 잠만 잔대. 판타지 먼치킨들은 겁나 큰것도 소환하고 슥슥 계약하던데 현실은... 시궁창이네. 그리고 생각보다 정령술은 쓰레기였다 ㅋㅋ 빛의정령은 밤에 불밝히는정도가 다고 이거 빛이 후레쉬보다 약해 ㅋㅋ 발밑이나 정면에 있는 사람 알아볼정도야 반딧불이처럼 여러개 밝힐수는 있다. 근데 그럼 기운이 금방 빠지고... 어둠의정령은 솔직히 뭐하는애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귀엽고 내 머리색이랑 비슷해서 어깨에 태우고다녔다. 술사가 아는 행동을 전달하면 노력하던데 아직까지도 얘 활용법을 잘 모르겠어. 물의정령은 물을 조금 만들수 있어. 근데 찬물이고 한번에 양은 대략 500미리정도?밖에 못만들어 ㅋㅋ 바람의정령이 생각보다 더 쓸만했는데, 다른 애들은 손바닥 크기정도였거든. 근데 얘는 계약하고 보니까 거의 내 상체보다 컸던것같아. 친화력때매 그렇대. 나 도와준 아저씨들 다 놀랐어. 묘기부리던 아저씨의 바람정령은 바람을 살짝 일으키는 정도고 모자나 날려보낼 수준인데 내꺼는 큰만큼 영향력이 크대. 대신 나도 빨리 지친다. 바람으로 칼날 날리는거 해봤는데 얘는 되더라! 이리저리 해보다가 내가 덜지치고 많이 날릴수 있게 개선시켰다 ㅎㅎ 좀 공기총같은 느낌이야. 나도 무기가 생겼다는 느낌에 안도감도 들고 맥한테 신세지지만은 않아도 된다는 느낌에 기뻤다. 그리고 정령술사들끼리는 같은 계열에 한해서 그 정령이랑 본적이 있으면 소통이 된다했다.

아 근데 정령은 말을 못해. 반려동물이랑 감정 공유하는 느낌이랄까. 표정보고 읽거나. 혹은 문자를 자기네 나름대로 전달할수는 있는데 나는 글을 못읽으니 무용지물이었다. 맥은 내가 기절할때마다 돌봐주고 형처럼 자상하게 해줬는데 정령들 능력을 보여주니까 엄청 기뻐해줬다. 많이 컸구나 꼬맹이. 이러면서 내 머리를 막 쓰다듬어줬다. 실제로 키도 컸다. 성장기 12살쯤이니까 ㅋㅋ

아, 이거 꿈이라고 했잖아. 보통 한번 꾸면 짧게는 3일정도 길게는 두달정도 있는데 현실시간으로는 두달동안 살았을때도 8시간을 넘지 않았어. 정신을 잃으면 현실로 돌아온다. 꿈얘기를 하는거니까 현실의 경계를 적는 경우는 많이 없을거야. 다만 꿈때문에 현실에 영향을 끼치긴 하더라.

맥이랑 나는 진짜 별거없이 거의 1년 가까이 이마을 저마을 돌아다녔다. 자잘한 사건사고는 많았는데 사냥꾼 덫에 걸려서 매달리거나 소나기 맞고 둘이 감기걸려서 작은마을에서 같이 끙끙 앓던가 동물 사냥해서 마을에서 팔아서 돈을 마련했는데 사냥하다 다치고 뭐 이런거야. 도시는 처음 맥을 만나서 갔던곳 말고는 잘 다니지 않았다. 우리가 사냥하거나 채집한걸 좋은값에 쳐주지도 않았고 물가도 비쌌거든.

그러던 어느날 맥이랑 사냥 나갔다가 맥의 검이 부러졌다. 멧돼지같은걸 잡고 있었는데 내 공기총에 맞은 멧돼지가 화가나서 맥이 휘두르던 칼을 엄니같은걸로 쳐버렸는데 허무할정도로 쉽게 부러졌다. 맥은 손에 익은 칼이 좋다며 수리하러 도시로 가자고 했다. 그리고 도시로 가서 칼을 맡겼는데 무기상이 내 장검에 관심을 보였어. 받아든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검신을 확인하더니 눈이 커지는게 보였다. 한참 보더니 대뜸 팔으라고 하는데 솔직히 나는 그 검이 내 키보다 크니까 거치적거리기도 하고 무거워서 팔고 싶었는데 머리속에서 팔면 안된다. 소중한거다. 막 외치더라고. 그래서 안판다 못판다 그랬지. 무기상은 아쉬워하더니 순순히 검을 돌려줬어.

그러고나서 그날 숙소에서 자고있는데 갑자기 맥이 날 깨우더라.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고 했다. 맥은 감이 좋은편이었어. 이상한 기분이 든다며 나를 조용히 시키고 몰래 빠져나가서 비어있던 옆방에 숨었어. 그러고 좀 지나니까 우리 방쪽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헤집는 소리가 창문을 통해서 들리더라. 그리고는 웅성웅성 하는 소리가 났어. 검 없다 쥐새끼 거짓말 뭐 이런 단어가 들렸었지. 내 검을 훔치러 왔었나봐.

나는 검을 안챙겼는데? 하고 맥을 보니까 맥이 씩 웃으면서 등에 맨 내 검을 보여주더라. 나중에 들으니까 그 무기상 눈빛이 감이 안좋다고 알려주더래. 우리방이 조용해지고 한참 더 있다가 방이 비어있는걸 확인하고 우리는 짐을 대충 챙겨서 도시를 떠났다. 내가 맥의 칼은 어쩌냐고 물어봤는데 막 웃으면서 그깟 이빠진 칼 새로 사면 된다고 했다. 평소에 엄청 애지중지 했던걸 알아서 수리한다고 했을때도 군말없이 따라나선거였고 맥 표정에 아쉬운 기색이 역력해서 미안했다. 결국 내 검때매 맥이 소중한 검을 포기한거니까...

안전한곳으로 벗어나고나서 나는 맥에게 내 검을 내밀었다. 그때는 주지 말라거나 안된다고 머릿속 신호가 안울렸었어. 처음에는 막 맥이 너한테 소중한거 아니냐고 절대 받을수없다 막 그랬어. 일년정도 붙어다니면서 나에대해 말해줬거든. 내가 이 세계에 대한 아무 기억이 없다는것, 일어났을때 이 검을 품고 있던거나 이것저것. 맥이 그 얘기를 할때도 이 검이 내 기억을 찾거나 내가 누군지 알수있을만한 증거가 될지도 모른다고 소중히 하라고 했었어. 그래서 내가 지금 당장 쓸 무기도 없고 나때문에 맥이 자기 검을 포기했기때문에 빌려주는거니까 쓰고 돌려달라했다. 그러니까 그제야 받더라고. 근데 내 검은 평소 맥이 쓰던것보다 두배넘게 커서 처음에 엄청 어색해하더라. 맥이 덩치가 크진 않아도 키도 좀 있고 검사라 그런가 근육이 좀 있었는데도 무겁다고 할 정도기도 했어 ㅋㅋ

맥은 한동안 내 검을 사용해서 마을을 돌아다녔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손잡이에 천을 감아서 다녔다. 솔직히 그 검이 검집만 보면 그렇게 고급스러워보이진 않았거든. 아귀도 딱 들어맞진 않았던걸로 봐서 원래 검집이 아닌거같아. 맥이 검 자체는 정말 좋은 칼이라고 무기상이 탐낼만 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다 한 마을에 한동안 정착하게 되었다. 농사를 주로 하는 마을이었는데 농작물을 망치던 야생동물을 우리가 잡아주었고, 토끼나 새사냥정도가 전부이던 마을에 커다란 육고기 짐승을 잡아다주곤 했더니 비싼값에 사주고 대우가 좋았거든. 본보기로 밭 망치던 녀석을 몇놈 잡았더니 마을쪽으로 더이상 안내려오기도 했어서 그런지 엄청 잘해줬었어. 맥을 좋아하는 여자애도 생겼다. 썸같은걸 타고 있던거같아.

어느날 맥이랑 썸타던 여자애가 사라졌다. 맥이랑 만나기로 약속했었는데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았대. 위에도 얘기했다시피 맥은 감이 좋다. 그리고 그 감은 사냥감 찾을때도 유용했거든. 맥이 이쪽으로 가면 왠지 있을것같다고 가면 진짜로 사냥감이 나오곤 했어. 해가 지도록 나타나질 않아서 나랑 같이 맥이 그 여자애를 찾아 나섰다. 무작정 산길을 알고가는것처럼 가던 맥이 곧 여자애를 발견했어. 이미 그녀는 마을 근처 동굴 앞에 피투성이가 되서 죽어있었다. 그녀의 옷은 다 찢겨있었고 성폭행의 흔적이 있었어. 얼굴은 맞아서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악을 지르면서 울던 맥은 그녀를 안아서 마을로 돌아왔어. 걱정이 되서 잠못들고 있던 그녀의 부모님은 시신을 보고는 목놓아 울었다. 네가 그런거냐며 맥을 때리고 나도 맞았다. 근데 맥이 굳은 얼굴로 어느집 문을 두드리더라. 너 아까 나 봤지. 문을 열고 나온 젊은 남자가 당황하는데 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둘러서 그 남자를 죽여버렸다.

난 소설같은 꿈꾸면 대부분 스릴러나 추리더라 원래 좋아해서 그런가? 암튼 이런거 꾸면 일어났을때 세이브 해놓고 소설로 써ㅋㅋㅋ 진짜 엄청 끔찍하고 잔인해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인기 많겠다 싶은 내용이 많거든ㅋㅋ

술약속이 생겼어서 이제야 돌아왔다. >>24 나도 그래서 적어놔서 약간 소설틱한 문체같을수도 있을것같아.인간은 망각의 동물이잖아? 근데 한번 꿈꾸면 길게는 몇달도 꾼다고 했잖아? 좀 가물가물할때도 있어... 푸른빛의 검신에 피가 닿자 갑자기 검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옆에있던 내게 진동소리가 들리고 검신이 떨리는게 보일정도였어. 갑자기 맥이 괴로운듯이 한쪽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나는 얼른 맥의 상태를 살피려고 다가갔는데 맥이 나를 거칠게 밀어냈다. 나는 현관앞에 나뒹굴어서 맥을 쳐다봤지. 맥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있었고 눈알이랑 그 주변에 실핏줄이 터지기 시작했어. 검의 떨림은 점점 심해져서 주변에 모여들었던 사람들은 그 진동에 멍하니 굳어있었고 나도 머리가 울리고 속이 거북해지더라. 맥은 한참을 괴로운듯 웅크리고 있더니 갑자기 천천히 일어났다. 진동소리를 뚫고 웃는소리같은게 들렸어. 흐흐흐흐흐 크크크크큭 크크큭 흐흐흣 이렇게 낮게 웃는소리.... 맥이 웃고 있었다. 나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걸 인지했어. 그렇지만 이미 그때는 내가 말릴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렇게 맥의 학살이 시작됐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어. 몇번 말리려고 해봤지만 맥은 내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듯이 매달리는 나를 신경도 쓰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내게 검을 휘두르진 않았어. 마지막 맥의 의지였을까?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고 욕을 하기도 하고 덤비기도 했지만 농사나 짓던 사람들이 매일같이 칼을 쓰던 검사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지.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를 불까지 붙고 마을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동안 패닉에 빠져있었던 나는 저 검이 문제라고 생각해서 빼앗으려고 해보기도 했는데 검에 손이 닿는순간 처음 이 세상의 꿈을 꾸기 시작했을때 다친 오른손 손바닥의 흉터가 미친듯이 쓰라려왔어. 그 통증은 팔을 타고 머리까지 찌릿하게 울려오더니 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잃으면 꿈에서 깨게 되는데 나는 다시 잠들려고 해봤지만 잠에 들어도 다시 그 꿈으로 돌아갈수가 없었어. 핏줄이 다 터져서 새빨간 눈으로 미쳐 날뛰는 맥의 모습이랑 불타는 마을 마을사람들의 비명 모조리 다 생생하고 마음이 다급했다. 이때 주변 친구들에게 꿈 이야기도 해보면서 조언을 구했지만 하나같이 소설책 작작 보라던가 소설을 써보라는 비웃음 섞인 핀잔만 들었다.

거의 한달동안 그 꿈에 들어갈수가 없었던것같아. 거의 매일이다시피 잠들면 그 꿈으로 연결되는게 일상처럼 생각이 됐었는데 미치겠더라. 수면장애까지 올 정도였어. 수면제도 신경안정제도 소용이 없었다. 일상으로 돌아갔다 싶을때쯤 다시 그 꿈에 들어갈수가 있었다. 평소에는 꿈에서 깨고나서 다시 진입할때까지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진 않았었는데 한달넘게 꿈에서 벗어나있다가 가본 마을은 참혹했어. 나는 불탄 잿가루더미에 파묻혀있었다. 미친듯이 기침을 하면서 옷이랑 망토에 묻은 잿가루를 털어내고 마을을 둘러본 나는 어이가 없어서 미친사람처럼 웃었다. 처음 꿈에서 발견한 마을... 그 마을이랑 똑같은 꼴이 되어있었어.

내가 대체 맥에게 뭘 준건가 하고 후회가 밀려와서 한참을 엉엉 울었다. 감정을 추스르고 우리가 생활하던 공간에 들러서 불타고 남은 사이에서 챙길만한걸 챙기고 맥을 찾아 나섰다. 시간이 꽤나 지난건지 흔적을 찾기란 쉽지가 않았어. 나중에는 그냥 그 방향으로 정처없이 걸었던것 같다. 그러다 탈진하기에 이르렀고 아이러니하게도 처음 꿈을 시작할때랑 똑같이 마차를 얻어타게 되었다. 그때는 짐칸에 사람같은건 없었어. 나는 마부석에 같이 앉아서 갔는데 마차주인이 내게 말을 걸더라. 요새 이 부근에 나쁜 소문이 도는데 어찌 어린 소년이 혼자 다니냐고 그러더라고. 나는 소문에 대해서 물어봤지. 그건 마지막에 내가 본 맥의 이야기였다. 갑자기 슬퍼져서 나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어... 마차주인은 작은 마을에 나를 내려주고 떠났고 나는 그 마을에 머무르면서 기력회복을 하고 상처를 치료하며 맥에 대해 고민했다.

소문때문에 그런지 나는 마을에서 환영받지 못했어. 며칠 머무르니까 민박집 주인장 눈빛이 별로 좋지 못하더라. 그래서 몇가지 정보만 주워듣고 마을을 떠났다. 솔직히 생각해놓은건 없었어. 그냥 마지막에 본 맥의 모습이 생각나고 어떻게든 막아야한다는 막연한 책임감같은게 있었나봐. 그렇게 소문을 따라서 이마을 저마을 돌아다니고 맥이 만들어놓은 흔적을 발견하기도 하고... 맥이 만들어놓은 다른 흔적을 발견했을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있었는지 국가소속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마을을 수습하고 있었는데 수배령이 내려진 모양이더라. 나랑 맥이 지냈던 첫번째 마을은 좀 오진곳에 있었는데 거기는 아직 얘기가 들어가진 않은것같고 내가 처음 본 불탄 마을의 범인도 맥으로 단정짓고 있는것 같더라. 그래서 그들은 내가 처음 본 마을-수습중인 두번째 마을의 경로로 조사하고 있었고, 나는 맥과 지냈던 마을-수습중인 마을의 경로로 이동했다.

시간을 좀 벌었던 덕분인지 나는 몇날며칠을 헤메고 다닌 후에야 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맥은 인간이 아니었어. 짐승처럼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냈고 눈에는 초점이 없이 때때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막상 발견하고나니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근처에 마을은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뒤쫒기만 하고 있었어. 바람의정령이랑 나무위로 이동하면서 맥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쫒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가 내 등뒤에서 접근해 내 입을 막았다. 진짜 심장이 떨어지는줄 알았다. 녹청색 머리에 비슷한 색 눈을 가진 맥 또래 남자였다. 옷 색도 비슷한걸 입고있어서 나무사이에 숨어있던걸 발견하지 못한것 같다. (TMI를 하나 말하자면 여기는 파란머리가 흔하다. 눈동자 색도 파란색이 가장 흔하다. 멜라닌색소가 파란 느낌? 피부도 좀 대체로 창백해보이는 편이야 그래서 푸른계열의 머리색이 많아. 나도 같은 맥락이라더라. 내가 블루블랙의 머리카락에 진한 파란색의 눈을 가지고 있다.)

남자는 날 조용히 시키더니 입을 막은 손을 떼주곤 물었어. 네가 아는 사람이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맥이 있는쪽을 한번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어. 저건 이미 인간이 아니야. 그 얘기를 들으니 서글퍼졌다. 눈물이 날것 같았어. 내 표정을 보더니 그가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다. 그...그치만 방법이 있겠지!! 검을 그에게서 떼놓으면 될거야. 내가 눈가에 고인 눈물을 눈을 감고 참아내면서 얘기했지. 남자는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어. 피비린내랑 기분나쁜 기운이 온 숲을 덮을정도로 진해서 역겨울정도라 그냥 지나칠수가 없기에 따라와보니 내가 보이더라고 했다. 이름은 조나스. 요정족과 혼혈이라고 했다. 그래서 피냄새나 나쁜기운같은거에 예민하다고 했다. 날 발견한것도 나를 본게 아니라 내 정령을 본거였다. 근데 나는 솔직히 귀 모양이 살짝 뾰족한거 말고는 잘 모르겠어. 조나스도 바람의 정령을 다루는 정령술사였다. 그리고 숲의 정령도 다룰수 있다고 했다.

조나스랑 나는 계획을 짰어. 조나스가 숲의정령을 이용해서 맥의 움직임을 막을테니 내가 뒤로 접근해서 맥을 기절시키고 손에서 검을 떼놓는 단순한 작전. 그리고 계획을 실행시켰는데 맥이 기절하지는 않았다. 다만 진짜 어이없게도 간단하게 검을 손에서 놔버렸어. 맥은 검을 손에서 놓더니 기절한것처럼 축 쳐졌고 짐승처럼 그르렁거리지도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조나스는 맥을 풀어주고 뉘어주웠고 나는 검을 살펴봤다. 손잡이에 감아놨던 천은 피를 먹어서 붉다못해 검게 보였고 검신은 이상하리만치 깨끗하게 빛나고 있었어. 나는 검에 손을 댔다가 기절한 기억이 생각나서 조나스를 불렀지. 근데 조나스는 자기는 이런 기운이 감도는건 못만지겠다고 했다. 그래서 눈 딱 감고 내가 잡아들었고 조나스가 살짝 기겁하면서 뒷걸음질 쳤는데 아무일도 없었다. 나는 챙겨놨던 검집에 검을 집어넣고 맥을 살폈어. 살이 많이 빠지고 여기저기 잔상처가 많더라. 전신은 피범벅이었어. 한참을 울었고 조나스는 내 눈치를 보더니 다행이라고 말하곤 자리를 피해주었다.

물의정령을 이용해서 맥에게 물을 좀 먹이고 몸을 조금 닦아주니 얼마 안지나서 맥이 눈을 떴다. 눈은 여전히 빨갰지만 초점이 돌아와있었다. 맥은 날 가만히 쳐다보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 많이 컸구나. 꼬맹이. 계속 울었던것 같은데 또 눈물이 나더라. 완전 갈라진 목소리로 피골이 상접해서 눈뜨자마자 하는 말이 그딴거야 ㅋㅋㅠㅠ 맥은 그때 여자애를 보고 오열하는데 수풀속으로 조용히 사라지던 사람을 봤대. 눈이 마주쳤다고 했다. 보라빛의 머리를 가진 사람이었는데 마을에 보라색머리는 한집밖에 없었고 그게 맥이 처음에 죽인 그 놈이었어. 그리고 검이 진동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머릿속에 말이 들리더란다. 화난다. 슬프다. 다 죽여버리고싶어. 살 가치가 없는 놈들이잖아. 이게 뭔가 싶어서 머리를 감쌌는데 계속 그런 말이 반복되서 들렸고 화가 나있던 맥이 다 죽여버리고싶은건 맞아. 라고 생각하자마자 기억이 끊겼다고 했다.

나는 사정을 다 전해듣고 이유를 알게되었다. 맥은 한참 대화를 나누다 잠이 온다며 눈을 감았고 다시는 눈을 뜨지 않았다. 이미 많이 지쳐보였긴 했지만 나는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꽤 시간이 지나고 돌아온 조나스가 맥의 시신을 묻는걸 도와주었어... 꿈속이지만 가족이 죽은것마냥 슬펐다. 이 꿈이 시작할 무렵부터 형제나 부모마냥 나를 대해줬던 맥이었는데... 무려 3년이 넘는 시간이었어. 맥의 얼굴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조나스는 내게 앞으로 어떡할건지 물었다. 나는 검의 정체를 밝히기로 했어. 그럼 꿈속 나에대한 정보도 알수있지 않을까 싶었다. 조나스는 자기가 아는 믿을만한 연금술을 쓰는 사람이 있다며 안내해주기로 해서 동행하게 되었다.

조나스가 안내한 곳은 맥이랑 처음 갔던 도시였다. 맥과 함께 도시를 구경하던 추억이 생각나서 다시 좀 우울해졌어. 조나스가 안내하는 길은 무척이나 익숙했다. 그리고 나는 내게 정령술을 가르쳐 준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어. (묘기부리던 사람은 다른도시로 떠났다고 했고 호리호리하고 키가 큰 남자랑 여자처럼 작고 나이가 좀 있는 할저씨?만 있었다.) 그들은 나와 조나스의 조우를 전해듣곤 놀람과 위로의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사정을 들은 둘은 내 검을 풀어서 유심히 관찰하더니 갸우뚱 하더라. 아무래도 거기로 가봐야할것같다고 얘기하더니 나랑 조나스를 따라오라고 했다. 건물 뒤 쪽문으로 나가서 한참을 걸으니 빈 공터에 집 하나만 덜렁 있더라. 키 큰 남자가 가서 문을 두들겼다. 그러자 곧 한사람이 문을 열고 나왔는데 분명 젊은 사람이었는데 완벽한 백발의 여자였다. 나나 조나스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듯이 할저씨랑 키큰남자랑 셋이 손을 잡고 한참 뭔가 수다를 떨더니 둘이 좀 난감한 기색으로 나를 보자 그제야 그녀도 나를 봤다.

뭐야? 이 어두침침한 꼬맹이는. 검은망토에 검은머리라 어두워서 미안하다. 한참 나를 대놓고 위아래로 홅어보던 그녀는 어디서 이런 거지를 주워왔냐며 일단 들어오라고 했다. 그녀는 내 검보다 망토에 관심을 가졌는데 인첸트같은게 잘 된 마법망토라고 헸다. 그래봤자 보온이나 내구성 튼튼하게 해주는게 다였어. 어쩐지 안찢어지고 따뜻하더라. 잘 쓰고 있었다. 이 세계에서 연금술을 쓰는 사람은 정령술사만큼 희귀한데 그들이 이런 작업도 하기때문에 나름 귀한거래. 막 인첸트에 대한 TMI를 늘어놓으면서 다른길로 빠지길래 나는 등에 맨 검을 내려놓고 좀 봐달라고 얘기했다. 뭔가 처음으로 돌아온것 같아서 씁쓸했어. 그녀는 검신을 확인하더니 얼굴이 굳어서는 황급히 손잡이에 감긴 천을 풀어내고 전체적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한참을 살피다 갸우뚱하던 그녀는 검에 대고 자기 손바닥을 그었다. 갑작스런 행동에 피가 뚝뚝 떨어지니까 다들 놀랐는데 그녀는 아프지도 않은지 검을 들어보더니 씨익 웃었다. 그리고 피가 나는 손바닥을 검신에 대고 문질렀어. 그러자 본적이 있는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웅웅거리는 진동소리.... 그녀가 검신에 대고 문지른 피가 검으로 흡수되고 있었다.

나는 당황해서 검을 뺏으려고 했는데 그녀가 손을 들어서 나를 막더니 말했어. 이새끼 존나 시끄럽네. 아무도 말을 안하고 있었기에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떠올랐는데 내 표정을 보더니 그녀가 검을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눈 깜짝할새에 내 손가락을 검에 대고 살짝 그었어. 그리고 내 손에 검을 쥐어줬다. 더줘!!!더달란말이야!!피~인간의 피를 원한다. 머릿속에 울리듯이 전달되는 강한 외침에 나는 놀라서 검을 떨어뜨렸는데 그러니까 그녀가 막 웃었다. 이거 마검인데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기운을 엄청 잘 숨겨놨네. 피를 먹이기 전에는 그냥 잘드는 검이란다. 그것도 사람피에만 반응하는... 악마가 깃들어있단다. 사람이 만든건 아닐거라고 했다. 그리고 나에게 검의 출처에 대해 물었는데 내가 알리가 있나. 그녀는 검을 달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지. 다시 내가 이 세계에 왔을적의 얘기를 했다. 맥이 폭주하고 죽은 이야기도 했어. 나는 이 검으로 내 존재에 대한 해답을 찾을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그녀는 고개를 저었어. 검 손잡이에 써있는건 다 마계언어래. 자기도 읽지는 못한다고 했다. 약간 실망감이 들었다.

맥도 죽어버렸고 살던 마을은 불에 탔고 내 정체를 밝혀줄거라 믿었던 유일한 물건도 해답을 못찾은 나는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서 기운이 빠졌어. 그녀는 언제든 생각이 바뀌면 여기로 찾아오라고 했고 나는 갑자기 피로가 몰려와서 할저씨가 마련해 준 곳에서 잠들었다. (TMI 또 얘기하자면 나는 이 세계에서는 잠을 안잔다. 정신을 잃으면 현실세계로 돌아가니까 튕김 방지같은 느낌으로 잠을 안자나봐. 게임캐릭터같은 기분이다. 남들이 잘때는 자는척 누워서 잡생각을 하거나 정령들이랑 놀거나 산책을 하곤 했었다. 그러다 현실세계 돌아갈 시기쯤 다가오면 졸음이 몰려오곤 했어서 아 꿈에서 깨겠구나 하는 자각이 들곤 했었다)

이상하다. 나 스레주인데 요새는 이 꿈을 안꾸고 있거든. 적어놨다가 올리는건데 엊그제부터 다시 여기 진입하고 있다. 그것도 초반에 마차타고 가던 그 구도에서 시작됐다.... 일단 이것부터 어찌된 일인지 알아봐야겠다. 꿈속에서 자꾸 일이주씩 있다보니 여기를 까먹게 된다. 조금만 이해해줘

돌아왔다. 현실시간으로 3일인데 꿈속에는 거의 몇개월을 있던것같다... 아직도 멍한 느낌이야... 아래는 위쪽 얘기랑 이어지는거지 지금 얘기가 아니란걸 알려주고 시작할게. 내가 다시 꿈에 진입했을때 백발의 연금술사가 나를 찾아왔다. 그녀는 다짜고짜 나를 진이라고 이름붙여서 불렀는데 자세한건 설명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고 그냥 내 머리색때문이라고 했어. 어차피 이름이 없었으니 그냥 그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녀 덕분에 이 세계의 대략적인 지도를 볼수있게 되었는데 엄청 조잡하게 정말 두루뭉술하게 그려놨다. 소설이랑 현실?은 정말 다른게 많다. 저 지도도 평민들은 구경하기 힘들다 했다. 나랑 그녀가 있는 도시는 지도의 오른쪽에 있는 나라의 꽤나 큰 도시였는데 왼쪽 끝으로 가면 인간이 개척하지 않은 땅이 있고 종종 마물이 출현한다고 했다. 그 마물때문에 경계에 닿아있는 두개의 나라에서 국가측면으로 토벌대를 구성하곤 한다고 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마계랑 연결이 되어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그 근방엔 정체를 숨긴 마족이 있다는 이야기까지 떠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검에 적힌 몇개의 마계언어를 보고 가기엔 너무 먼 여행이었지만 어차피 내겐 그것말고는 목표가 없었다.

조나스가 지금 있는 나라의 경계선까지 안내해주는 역할을 맡았고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걸 도와주었어. 한개의 나라를 지날때는 원래 있던 나라의 허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한개의 나라를 더 넘어가야 했는데 그건 내가 알아서 해야한다고 했다. 경계선 관문에서 조나스랑 인사를 하고 헤어졌고 그때부터는 나 혼자 길을 가게 되었다. 넘어오게 된 나라는 중앙국 같은 곳이었는데 이 국가를 중심으로 다섯개의 나라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 내가 알아듣는 국가명도 중앙국이었다. 이곳은 중앙에 위치한 나라답게 온갖 종족이 다 모여있었는데 내가 말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마차를 끌던 짐승은 말이랑 정말 흡사하게 생겼었는데 여기 도시에서는 공룡 비슷한걸 말 대신 쓰고있었다. 이게 더 빠르대. 공룡같은건 좀 고급진 사모님 마차같은걸 주로 끄는걸로 봐서 말은 좀 서민용인거 같았어. 이런식으로 처음보는 생물들이 많아서 신기하게 구경다녔던것같다.

여기는 주로 마법사나 기사같은 인물들이 많았고 그런 특수 교육기관이 수도쪽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거기서 능력을 인정받으면 국가소속으로 들어갈 수 있고 타국으로 갈수있는 허가증도 손쉽게 발급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게 이 나라의 국력이었다. 지도상으로 봤을때도 가장 큰 나라였어. 다른 나라들의 4배정도의 국토를 차지하고 있었거든. 아무튼 나는 정령술 하나 믿고 국가소속 정령사가 되어서 허가증을 따내는게 목표였다. (약간 국가공인 자격증 같은 느낌이야. 타국에서도 먹힌다.) 맥이랑 생활하면서 배운 검술도 나 나름은 쓸만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근데 제일 중요한 문제를 잊고 있었는데 난 돈이 없었다...진짜 현실은 시궁창이야..... (판타지소설 먼치킨에 갑부주인공 다 엿먹어라 ㅠㅠ) 맥이랑 생활할때 번 돈은 정말 푼돈이었고 그 돈은 도시까지 이동하면서,그리고 국가 넘어오면서 경비로 거의 다 써버렸고 수중에는 간단한 식량 며칠치정도를 살만한 동전밖에 남지 않았었어... 거기다 중앙국 도시의 호텔비용은 상당히 비싸서 엄두도 못내겠더라... 나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광장으로 가서 예전에 내가 봤던것처럼 정령들을 데리고 묘기를 선보였다. 바람의 정령을 이용해서 공중부양을 하는것처럼 보이게 하기도 하고 물의정령이랑 빛의 정령으로 무지개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사람들은 박수치며 동전을 던져줬는데 그래도 얼마 모이진 않았다. 한숨쉬면서 동전을 줍고 있었는데 고개를 드니까 왠 내또래 아가씨가 화려한 차림으로 내 앞에 서 있었어. 뒤에는 보디가드 같은 기사 한명이랑... 뭐지? 하고 옆으로 비켜가려는데 그 아가씨가 내 망토자락을 잡아당겼다. 그거 한번만 더 보여줄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어떤거? 하고 물어보니까 비의 신의 축복이라고 말하더라. 아 무지개? 하고 좀 피곤했지만 작은 무지개를 만들어서 보여줬어. 진짜 반짝반짝 하는 눈으로 한참을 박수치면서 보더니 손으로 만지려고도 해보고 엄청 신기해 했다. 나에게 비의 신의 사자냐고 묻는데 그냥 웃기더라 ㅋㅋ 여기는 그런 지식같은건 없나봐.

그리고 난 그녀에게 초대되었다. 속으로 진짜 쾌재를 불렀는데 아무렇지도 않은척 했다. 하마터면 도시 골목길에서 노숙할뻔했다.... 진한 물빛머리의 그녀는 귀족 상인의 딸이었는데 옷감류를 주로 취급하는 상인 집안이라 나는 좋은 옷도 한벌 선물받고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대신 그녀의 부모님 앞에서도 피곤해 죽겠는데 무지개를 보여줘야했다. 나중에 들으니까 무지개는 상인들에게 축복의 증표라고 했어. 무지개를 보면 무역길에 사건사고 없이 끝난다는 미신같은게 있더라. 정령사가 드물기도 하지만 원리를 몰라서 보여주는 정령사가 없던 모양이다. 그리고 난 그녀의 가족들과 식사자리를 함께 하면서 중요한 정보 하나를 들었다. 그녀가 수도에 있는 교육기관에 시험을 치르러 간다는 거였다. 나도 마침 목적이 동일하다 이야기했더니 내 손을 꼭 잡으면서 우리 딸을 잘 부탁한다며 강제동행을 부탁받았다. 그녀의 이름은 에일(에읠이랑 에윌 사이같은 발음이었는데 그냥 에일이라고 불렀다. 별 차이 없던것같아.) 에일 페카드였나 페카더였나 그럴거야. 난 그녀의 능력을 보고 소름이 좀 돋았는데... 끝에 닻 같은 칼날이 달린 쇠사슬을 휘두르는게 그녀의 무기였다.... 어쩐지 소매가 넓은 긴팔 옷을 늘 고집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얘 통뼈야...근육도 장난 아니야.....

며칠동안 대접을 받고 축복을 준 감사의 표시라며 여행경비도 지원받았다. 이때 금화를 처음 봤어. 철주화가 10개면 동주화 하나고 동주화가 100개면 은주화 하나고 은주화가 1000개면 금주화 하나고 금주화가 1만개가 있으면 녹색빛 도는 금속동전이랑 같은 값을 가지게 된다. 엄청 큰돈이라 너무 햄복했다 ㅠㅠ 보답으로 떠나기 전에 무지개쇼 보여줬어.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보던 검이 있길래 살펴봤더니 검도 쓸줄 아냐며 주겠다고 선물받았는데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그건 맥의 검이었다. 그렇게 애매한 길이의 검이 흔하지는 않을거거든... 처음엔 그건 좋은 검은 아니라고 다른 검을 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이걸 고집했다. 맥이 함께하는 느낌이라 정감가고 든든했어.... 그새 키나 덩치가 많이 커서 전보다는 작아진듯한 느낌이었지만 쓰기엔 편했다. 내가 처음 잡아본 진검이기도 했고. 그리고 에일에게는 호위가 두명이 따라붙었다. 여행 내내 말을 거의 하지 않아서 이름도 몰라. 수염이 덥수룩한 털보같은 아저씨랑(푸른 수염이랑 머리칼을 가지고 있어서 파란수염같았음.) 키 크고 인상을 찌뿌리고 있는거같은 건장한 아저씨가 동행하게 되었어. 근데 이 아저씨들이 활약할 기회는 많지가 않았다. 여행 내내 산적이나 도적이벤트 같은건 없었고 딱 한번 몬스터 습격이 있었는데 나는 칼을 뽑아보지도 못하고 끝났다. 야생동물이랑 차이점은 몬스터로 정의하는 것들은 거의 두발로 걷는대. 아닌것도 종종 있다. 키메라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편할듯. 땅덩이가 넓다보니 수도까지는 한달이 넘게 걸린것 같다. 걸어온것도 아니고 공룡 타고 와서 말보다 두배이상 빨리 다녔는데도 어마무시하게 넓더라...

수도엔 진짜 엄청 높은 궁전이 멀리서도 보일정도로 크게 지어져있고 성벽이 둘러쳐져 있었는데 성벽 바깥쪽 좀 떨어진 곳에 우리의 목적지가 있었다. 교육기관 역시 궁전이라 할만한 커다란 성같이 지어져 있었어. 교육기관의 수장은 거의 왕권에 필적할 권력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그때문에 이리 도시를 분리시켰다고 한다. 우리는 일단 수도로 들어가서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아저씨들은 아카데미에 들어갈수 없다고 했다. 아카데미 시험날까지는 기간이 어느정도 남아서 에일은 수도 구경을 다녔고 나는 이것저것 해볼게 있어서 물건을 구하러 돌아다녔다. 바로 정령의 힘을 가두는 아티팩트같은걸 만드는 방법이었는데 백발의 연금술사에게서 얻어온 인챈트랑 연금술 기본 교과서 같은걸 여행 내내 읽으며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었던 상태였다. 어차피 정령술이 그렇게 위력이 좋지 않은건 알아서 내가 만들려고 한 물건은 정령식 전구-이건 성공했어. 오래가진 않는다. 그리고 공기총을 더 쉽게 쓰기위한 간이 총같은것. 공기를 응축시키는 힘이랑 그걸 빠르게 쏘아보내는 힘이 둘다 내 체력에서 소모가 되니까 무작정 크게 내리꽂는 윈드커터같은거보단 소모가 낮다한들 그래도 꽤나 빨리 지쳤거든. 그러나 이건 실패했다. 내가 총을 분해를 해봤어야지. 현실로 돌아왔을때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상세하게 나오는곳이 없더라.

그걸로 골머리 썩고 있다가 시험날이 되었는데 나는 꽤 판타지소설같은 이벤트를 기대했건만 그렇지만도 않았다. 그냥 분야 물어보고 체력테스트... 장기자랑같은 코너...? 나는 내가 정말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중상위권이더라.... 이 세계 마법이 있긴한데 정말....뭐랄까.....하하...ㅠㅠ 할많하않.... 마법을 쓸줄 아는 애도 많이 없었어. 거의 체술하는 애들 위주더라. 가망이 없어보이는 애들만 돌려보내고 나머지는 등급을 받고 돌아갈건지 아카데미에서 가르침을 받을건지 선택하도록 하더라고. 아카데미 소속으로 들어가서 무사히 졸업하면 최소등급은 보장되어 있대. 그러나 나는 등급보다 다른데 관심이 있었다. 도서관. 나는 글씨를 못 읽었어. 연금술사가 준 기초교과서는 거의 그림위주라서 보는게 가능했고 이 세계에서 몇년간 지내다보니 간단한 단어정도만 읽을줄 알았지. 입학을 선택했고 글을 배웠다. 아직도 헷갈리는데 얘네 문자는 난이도가 차원이 다르다. ㄱ같이 생긴 문자가 있다치면 '그것'을 지칭하게 되는데 ㄱ위에 점을 찍으면 '그사람'이 된다. 고유명사도 더럽게 많다. 어순은 영어랑 비슷. 그래서 번역기 돌리듯이 들렸었나보다. 이건 아직도 그래. <나 가능하다. 가르침. 너> 이렇게 들린다고 하면 이해가 빠르지? <너 보여주다. 나. 축복. 비의신> 대화 엄청 힘들다 정말 ㅠㅠ 그러다보니 입학하고도 나는 사람들이랑 어울리지 않았어.

책을 보면 글을 더 빨리 배울까 싶어서 도서관에 처박혀 살았다. 이곳에서 제공하는 숙소도 어차피 개인실이었어서 신경쓰일 일도 없었어. 당시 정령사 입학생은 나뿐이라 개인교습을 받았는데 정령술이라는거는 어차피 친화력으로 다 해먹는 기술이라 사용법에 대한 토론위주고 선생이 그닥 도움되진 않았다. 그러다보니 더 사람이랑 어울릴 일이 없었지 . 그나마 안되겠다고 생각한 정령선생이 원리는 같은거라며 마법을 배우게끔 해줘서 마법부로 이동하고 조금 어울렸는데 번역기 말투 스트레스 받는단 말이야..... 게다가 에일이 매일같이 일과가 끝나고는 와서 쫑알거려대곤 했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에일이 나를 좋아했던거같은데 내가 꿈속에서는 남자지만 실제는 여자야.... 레즈비언도 아니고... 아무 감정이 안느껴지더라. 그리고 에일이 그렇게 예쁜건 아니었다 ㅋㅋ 키도 나보다 컸는데 통뼈에 근육질이야... 좀 무섭다.

마법을 배우고서 아티팩트 만들기에 조금 진전이 있었다. 전에는 정령에게 이야기하면 정령들이 알아서 해줬는데 마법을 배우니까 기운 다루는 방법도 알게되고 덕분에 공기총 만드는걸 성공했다. 이것때문에 수도의 대장장이들을 엄청 괴롭혔지 ㅋㅋ 검때문에 들거나 맬수가 없어서 너무 크면 안되니까 총신만 살짝 길게 만들었다. 여기는 시스템이 좋은게 언제든 등급을 받고 나갈수가 있었어. 정령선생이랑 한동안 배우면서 친해졌어가지고 그 선생에게 이야기했다. 나정도면 어느정도의 등급이고 통행증을 발급받을수 있는지, 국가자격증이 나오는지의 여부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했다. 좀 모자르단다 ㅠㅠ 그래서 공기총을 완성하고 바로 보여줬다. 놀라더라.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마법을 배우면서 정령들의 활용법에도 발전이 있었고 어느순간 보니까 애들이 조금씩 커져있었다. 그리고 난 더이상 아카데미에 볼일이 없어졌어. 고위귀족을 데려다놓고 시험을 치렀고 나는 꽤 높은 등급을 받았다. (등급 명칭이 다 있는데 설명하기 귀찮으니까 A급 정도라고 할게.) 등급 문자가 찍힌 자격증 패랑 통행증도 쉽게 발급받을수 있었다.

아카데미에 1년정도 있었던것같아. 여기는 지역별로 기후가 다르고 계절개념은 한국처럼 뚜렷하지 않아서 솔직히 잘 모르겠다. 여기 오기까지 눈을 본적도 없어. 나름 수도에서 이것저것 구입하고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에일을 달래준 다음 길을 떠났어.(에일이 진짜 보석같은걸 내밀면서 같이 살자고 했다가 고용하겠다고 했다가 횡설수설하며 울었다. 덕분에 여행경비로 몇개 슬쩍했다.) 에일이 나랑 방향이 같은 상단을 소개시켜줘서 한동안은 동행하며 편하게 이동했다. 문제는 상단이랑 헤어진지 얼마 안되서 일어났다. 머리 둘 달린 오거의 습격을 받은것이었어. 국경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저런 몬스터가 나올리가 없는데 하고 당황하다가 크게 다치고 말았다. 자연치유를 기대하기엔 큰 상처였는데 도시까지는 꽤 떨어진 곳이었고 작은 마을에 치료사가 있을리 없었다... 응급처치를 했지만 가까운 마을에 도착해서는 앓아누웠다. 꿈에서 튕기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튕기진 않고 진짜 아파서 끙끙대기만 했다. 정령사 아저씨들이랑 정령으로 연락을 취해봤지만 타국에 있어서 도움을 받을수도 없었다. 나는 맥에게서 배운 약초라도 찾아보려고 시장이랑 마을 주변을 뒤졌다. 그러다가 새살돋게 한다는 약초를 발견했는데 어디서 많이 본것같은 익숙한 머리카락이랑 마주하게 되었다 . 네번째딸 기억하련지 모르겠다. 이쪽 세계에서 금발이 흔한게 아니라 나는 딱 알아봤다. 나처럼 어두운 머리칼도 흔한게 아니라 처음엔 그녀가 나를 못알아보는듯 하더니 금새 기억해내곤 반가워했다.

진짜 천사를 만난것같았다. 그녀는 신성력은 없었지만 신전에서 치료술을 꽤나 많이 배운 모양이었다. 상처를 꿰메고 약초를 어떻게 써야 효능이 더 좋아지는지 전문가수준으로 알고있었어. 그녀는 무일푼이었는데 나는 그녀가 먹을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하는 댓가로 치료를 받았다. 그러면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신전의 사제로 입양되어(신전에 아이를 갖다 버리는걸 입양이라고 하더라. 씁쓸했다) 지내고 있었는데 새로 온 신전 관리인(고위사제)가 색을 밝히는 인간이었던 거다. 자기와 한번 자고 기도하면 신성력을 얻을수 있다며 신성력이 없는 일반사제들 위주로 건드리고 다닌 모양이었다. 여러번 거부하고 피해다녔더니 화가 난 관리인이 그녀를 마녀로 낙인찍어 죽이려고 했다는거였다. 그녀는 도망쳤고 방랑생활을 하다가 여행자나 상단의 짐꾼역할을 하며 여기까지 왔다고 펑펑 울면서 얘기했다. 발육 상태가 오우 세상에....할정도로 뛰어났어서 그 변태 관리인놈이 집착했지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에일에게서 얻은 보석중 하나를 내밀었다. 치료비라며 떠넘기듯 주었더니 거절하던 그녀는 이내 소중하게 양손으로 받아 품에 넣었다. 그러곤 눈치를 심하게 보는것이 그녀가 여지껏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만도 했다.

오랜만에 돌아왔어. 사정도 여러가지 있었고 핸드폰으로 쓰고 있었는데 고장나서 수리받고는 여기 로그인 비번을 까먹었었다. ㅠㅠ 이야기 기억이나 해줄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은 계속 써볼게. 나는 네딸이를 신세지던 마을에 소개시켜줬는데 치료사는 그런 작은 마을에서는 귀중한 존재라 환영받았다. 그녀는 나를 좀 경계하고 있었는데 그 이후론 경계를 푼것 같았어. 상처가 완전히 회복될때까지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치료를 받았어. 그녀는 동화에도 지식이 풍부했는데 자기전에 구전동화같은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나름 재미있었다. 용이라는 존재는 있는데 본 사람은 없고 그냥 전설처럼 내려오는데 그녀의 구전동화에서 자주 등장했어. 약간 산신령같은 이미지가 강하더라. 간간히 맥의 검으로 검술 연습을 하기도 하면서 어느정도 체력을 회복하고는 나는 몇개월만에 홀로 국경을 넘었다. 이쪽 나라는 숲을 헤치고 나가야 마을이나 도시가 나오는데 중반부터 눈이 내리더니 숲이 끝날 무렵엔 눈보라까지 휘몰아치더라. 망토덕분에 얼어죽는건 면할수 있었다.

이쪽 나라는 춥기때문에 작은 마을이 많지는 않았고 대부분이 성처럼 구성되어있었는데 추운곳에서 노숙에다가 음식이 입에 맞질 않아서 한참 고생을 하며 수도쪽까지 왔다. 짜고 맵고 태운것들이었어... 비린내도 심하다. 진짜 삐쩍 말라서 뼈랑 가죽만 남았었다 ㅠㅠ 수도는 음식이 좀 나았어서 식당겸 주점같은 곳에서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한무리의 남자들이 말을 걸어왔다. 좀 험악하게 생겨서 시비거는줄 알았는데 시비가 맞았어. 누가봐도 내가 타지인 같으니까 괜한 텃새를 부리려는거더라고. 여기 음식은 너같이 추위라고는 모르는 멍청한놈 뱃속에 쌓아넣으려고 만든게 아니라그랬나? 내 마검을 보고 샌님이 이런거 휘두를줄이나 아냐고 툭툭 치고 아무튼 좀 따뜻한 지방사람 비하하는 말들을 막 내뱉는데 간만에 식사다운 식사하는고만 기분이 확 나빴다. 먹을땐 개도 안건드린댔다. ㅡㅡ 사람을 죽일수는 없으니까 바람정령 도움을 받아서 빠르게 검집으로 그놈들을 두들겨 패놨다. 아카데미에서 배운 기술들에 치료받으면서 이리저리 연구한 성과긴 한데 좀 먼치킨 반열에 오르게 된거같아서 나름 뿌듯했어 ㅋㅋ 그러고 나머지 식사를 마저 하고 있는데 앞쪽 테이블에 있던 키 크고 갑옷입은 남자가 내 맞은편에 지멋대로 앉더라. 나는 또 시비인가 싶어서 검집을 잡으려고 했는데 그남자가 은주화 하나를 내밀면서 좋은 구경을 하게 해줘서 식사값을 내주고 싶다며 대신 자기 이야기 좀 들어줄수 있냐고 먼저 선수를 쳤어. 그 남자 이야기는 마침 내가 기다리던 토벌대 이야기였다. 팀단위로 움직이면 어려운 마물도 토벌이 가능해서 보수도 짭짤하다고 했다. 정작 목표는 돈보단 사람들이었지만 돈에 관심있는척 연기를 했지. 난 생각보다 쉽게 토벌대에 합류하게 됐다.

한달정도의 정비와 토벌대 배치및 훈련을 거치고 몇개의 팀으로 나뉘어져 토벌이 시작됐다. 나는 망토덕을 톡톡히 봤지만 생각보다 더 추위가 토벌에 걸림돌이 됐다. 토벌장소가 설산같은 곳이다보니 추락이나 눈사태로 사망하는 사람도 꽤나 나왔다. 토벌은 몇주나 지속되었는데 이전 토벌대들이 만들어놓은 오두막에서 눈보라를 피해 모닥불을 쬐고있을때였다. 우리팀은 세개의 용병단과 한개의 영주기사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어느용병단과 기사단이 싸우기 시작했다. 약해빠진 용병나부랭이들이랑 행동하려니 피해를 본다는 식으로 도발하니까 니네 검은 여자들 치마조각을 벨때나 쓰는거아니었냐라고 맞받아치더라. 칼까지 뽑아들고 서로 노려보고 있는데 망보던 사람 하나가 가슴에 화살이 꼽혀서 피범벅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설인... 하고 쓰러져 죽었다. 바깥은 이미 난장판이었고 지쳐있던 토벌대는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당하고 있었다. (여기 설인은 고릴라같이 생긴 고지능의 몬스터가 인간마을을 습격하고 여자들을 강간해서 태어난 반인반수같은 사람들인데 사람들은 이들을 인정하지 않고 산으로 쫒아내더니 토벌대상에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정에 반대하거나 그들의 가족이나 상관관계가 있는 일반 인간들도 이들과 함께 움직이며 설인이라고 통하고 있다고 한다.) 눈보라까지 몰아쳐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마당에 작정하고 공격해오는 설인들을 당해낼 재간이 없던 토벌대는 전멸의 위기에 놓여있었다. 나는 바람정령을 이용해 시야를 확보하면서 싸우고 있었는데 시야를 확보하랴, 공기총을 쏘랴 기운 소모가 극심한데 비해 설인들 숫자가 너무 많았고 토벌대는 이미 지친 마당에 숫자가 많이 줄어있던 상태라 생각보다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졸음이 몰려오는걸 느꼈다. 아 망했다.

다시 꿈에 진입했을때 나는 어두컴컴한 동굴같은곳에 묶여있었다. 죽지는 않았나보다 하고 의아함 반 다행스런 맘 반으로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길 기다렸다가 주변을 살펴봤는데 꽤 넓은 공터가 있는 종유석동굴같은 곳이었고 군데군데 물이 고여있었고 위쪽 높은곳에 사람 머리통정도 크기의 구멍이 나있었다. 밤중인듯 싶었다. 소리가 꽤 깊은곳까지 울리는걸로보아 동굴의 깊은곳에 갇혀있구나 추정만 할 뿐이었다. 의미없는 시간만 흐르고 강제로라도 꿈에서 깨야하나 생각하고 있을때쯤 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한 남자가 횃불을 들고 내가 묶인곳에 나타났다. 그는 내 장비들을 놔둔곳에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 뒤적거리고 보더니 내 마검을 들고 이리저리 뜯어봤다. 그리고 검집을 빼서 던져버리더니 한손엔 마검을 들고 다른손엔 횃불을 들고는 내 앞으로 와서 횃불을 내 얼굴에 가까이 비추고는 또 요리조리 뜯어보더라. 한참을 그렇게 보더니 씨익 웃고는 한마디 했다. 니가 그아이구나. 그러곤 마검으로 내 오른손 손바닥을 관통시켰다. 타는듯한 고통에 비명을 질렀는데 그는 콧노래를 불렀다. 그러면서 또 내 짐들 사이에서 맥의 검을 들고 오더니 이번엔 왼손 손바닥을 관통시켰다. 기절할거같이 아팠는데 꿈에 진입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건지 뭔지 기절은 안하더라. 머리까지 지끈거렸지만 나는 바람의 정령을 소환해서 그 남자를 밀어버리고는 왼손에 꼽힌 맥의 칼을 뽑도록 시켰다. 오른손의 마검도 뽑으려했는데 간만에 피를 맛본 마검은 순순히 뽑혀주질 않았다. 묶인 손목을 풀어내고 피가 철철 흐르는 손으로 마검을 뽑아내고 나니 마검은 즐겁다는듯이 이상한 웃음소리로 웃고있었다.

그리고 그에 맞춰서 밀려난 남자도 낮게 웃으면서 넘어졌던 몸을 일으켰다. 기분나쁘게 한참을 웃더니 나를 향해 손바닥을 펼쳐서 뻗으면서 얘기했다. 너, 이름이 뭐냐. 나는 정령을 앞세우고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남자를 보고있다가 생각지도 않은 질문에 당황해서 대답을 해버렸다. 내 이름은 진이라고... 그랬더니 또 그 남자가 막 웃기 시작했다. 크흐흐흐핰핰으흐흐끼헤헥끄힉힉 뭐 이딴식으로 점점 크게 거의 숨이 넘어갈듯이 웃어제꼈다. 진!!!진이라고!!!!이미 자신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나! 나는 양 손의 감각이 둔해지는걸 느끼며 어지럼증에 머리를 짚었다. 또라이다. 차라리 죽일거면 죽이지 이게 무슨짓인가. 나는 왜 또 꿈에서 튕기질 않는가. 짜증이 나서 저 남자를 얼른 처리해버려야겠다 싶었다. 공기총은 가지러가기엔 멀리있기에 이제는 사람만해진 바람의정령을 이용해서 칼날을 날리려고 했다. 그남자는 계속 웃고 있었는데 나는 실수하지 않으려고 칼날을 그물모양처럼 만들어 날렸고 곧 그 남자의 몸은 깍두기처럼 썰렸다. 생각보다 잔인한 광경에 속이 울렁거렸다. 두통이랑 어지럼증이 긴장이 풀리면서 훅 하고 몰려왔다. 나는 급한대로 바닥에 털썩 앉아서 발까지 동원해가며 응급 지혈을 시작했다. 이미 혈액손실이 꽤 컸다. 갈증이 몰려와서 바닥에 고인 물 중 깨끗해보이는데 입을 대고 급한대로 목을 축였다.

그때 귀에 대고 속삭이듯 말을 거는 소리가 들렸다. 호~ 꽤 아픈걸. 소름이 끼쳤다. 내가 좀 전에 죽인 그 남자의 목소리였거든. 뒤를 돌아보니 내가 썰어버리기 전 상태의 남자가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남자의 손에는 내가 내팽개쳐둔 마검이 들려있었다.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게 느껴졌다. 차라리 꿈에서 튕겼으면. 죽음의 공포라는게 이런건가 싶었다. 공포로 몸이 굳어서 멍한 상태가 몇시간처럼 느껴졌다. 바닥에 나뒹굴던 횃불은 동굴바닥 전체를 적시고있는 물기때문에 꺼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리고 횃불이 꺼지자마자 다시 남자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 다 알아. 나는 쉽게 보내주지 않을거야. 그리곤 내 한쪽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이미 양손의 상처가 너무 아파서 더 큰 고통을 못느낄거라 생각했는데 내 의지와는 다르게 비명이 나오고 있었다. 마비되서 잘 움직이지도 않는 손으로 더듬어서 잘린 단면 위쪽을 눌렀다. 끔찍했다. 왜 깨지 않는건가 눈물이 나왔다. 이건 꿈이다. 실제가 아니야. 깰수 있을거야. ㅆㅂ 왜 이렇게 아픈게 생생한거지? 사실 원래 세상의 내가 꿈이고 이게 현실인가? 짧은 순간에 오만가지 생각이 다 스쳤다. 그리고나서 도달한 결론은 포기였다. 이렇게 아플바에야 빨리 죽여줬으면 하는 심정이었고 꿈이든 현실이든 상관없다 생각해버렸다. 그래서 난 눈을 감았다. 정신이 아득해지는것같더니 통증이 사라졌다. 아 꿈에서 깼구나. 그리고 다시 눈을 떴는데 그 남자가 싱글거리고 웃고 있었다. 손의 상처도 사라졌고 잘렸던 다리도 멀쩡했다. 그 남자는 활활 타고있는 횃불을 들고 마검을 들고는 말했다. 쉽게 보내주지 않을거라고 했잖아.

남자의 고문은 끝이 없었고 내가 악을 쓰면서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냐고 묻기도 했었는데 재밌잖아라며 미친듯이 웃어댈뿐 해답을 주지는 않았다. 눈을 뽑기도 하고 손가락 발가락을 하나씩 잘라내기도 했는데 마검이랑 그남자가 웃는 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려서 나는 점점 미쳐갔다. 한계에 다다른거같아서 다 놔버리면 다시 원상복구.... 미치지 않는게 이상하지. 생각보다 정신력이 강한건지 나한테 무슨짓을 한건지 정신을 잃은적은 한번도 없어서 내 몸에서 살점이 잘려나가고 피가 튀는걸 계속 보고있어야했다. 정신을 잃을수가 없으니 꿈에서 깰수도 없었어. 그남자는 혼자서 중얼거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는 깊게 생각을 못했던것같다. 나중에 꿈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생각해보고 깨달은게 몇가지 있는데 진이라는 사람이 실존하고 꿈속의 나랑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 마검은 진이 내게 준 것. 그 남자는 내가 누군지 기억해내길 바라고 있다. 그 남자는 진을 싫어함(혐오함) 그때문에 나를 괴롭히는것같다. 생각보다 별거 없네. 반 미쳐있었어서 제대로 기억이 안나는 이유도 있다. 아무튼 나도 왜 거기서 벗어나게 된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고문 당하던 도중에 갑자기 확하고 깨어나게 됐다. 실제 깨어나고 나서도 내 몸이 괜찮은지 내가 나인지 확인부터 했고 저릿저릿한 느낌이 남아있는거같고 후유증이 오래갔다. 나는 그 기간동안 실제 시간으론 3일가량을 잠들어있었고 부재중 통화 88건, 문자 30가량, 카톡 250개를 확인하고 놀랐었다. 당연히 회사에서도 난리가 났었어. 다행히 헤프닝으로 넘어가고 잘리진 않았지만 나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했다. 정신과 의사도 안믿어서 중간에 그만뒀지만... 그리고 그 이후로 그 꿈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었다. 죽어서 튕긴건가 싶다.

그리고 난 꿈이 끝난줄 알았다. 몇년동안 거기 다시 간적이 없으니까. 많이 줄였지만 꿈속 세상에서 거의 7년정도 살았던걸로 기억하고 이게 현실시간과 갭이 있다고 해도 꽤 긴 시간이었어. 다른세상에서 살다온 느낌이라 후유증은 꽤 오래갔다. 그래도 현실자각을 하고 이제 슬슬 여기에 익숙해질때가 되갔어. 가끔 잠결에 화장실에서 더듬거리면서 남자의 그것을 찾거나 하는정도...? 몇년정도가 지난건지 모르겠는데 처음 꿈 기록 노트를 어디다 뒀었는지 잊을정도였다. 그리고 어느순간 나는 꿈속에서 나무에 기대서 칼을 안고 자고있었다. 12살즈음의 그때 그 모습으로....

불탄마을, 시체타는 냄새까지도 똑같았고 두번째라 그런지 토하진 않았다. 여기 어디쯤이었는데 하고 기다렸다가 마차를 타는것도 성공했다. 내 머리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나봐. 앳된 맥의 얼굴을 보자마자 울것 같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어김없이 같은 수순... 맥이 쿠키를 내밀면서 말을 걸어온다.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대체 왜 여기 다시 오게 되었는가? 이게 무슨 상황이지? 그리고 내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에 겪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맥은 비맞아서 추운거냐며 가지고있던 모포같은걸 덮어주기까지 하고 있었다. 도시까지 이동하는 마차에서 고민을 엄청 했던것같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맥을 다시 볼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도달한 결론은 다시 해보는거였다. 만약 똑같은 진행 수순을 밟고있다면 내가 검만 건네주지 않으면 아무 문제도 없었다. 나는 결정을 하고나서 네딸이와도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현실의 내가 여자다보니 공감대 형성이 되서 친해져버렸다. 그리고 도시에 도착했을때 네딸이는 신전으로 가지 않고 우리와 동행하기를 청했어.

그 이후론 위에 쓴 맥과의 동행기와 비슷하다. 달라진건 네딸이가 있었다는것정도. 어렸지만 요리를 할줄 알았고 꽤나 솜씨도 훌륭해서 풍족하게 지냈다. 나는 이따금씩 네딸이에게 정령술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사이좋게 지냈고 맥과 네딸이는 연인관계로 발전했어. 맥의 칼이 부러졌을때는 나를 제외한 두사람이 성공적으로 수리를 마쳐서 돌아왔었다. 나는 그저 맥의 곁에 평화롭게 있는것만도 행복했다. 모든게 다 계획한대로 풀려가는것같았다. 그리고 네딸이가 옷이 찢어져 능욕당한 시체로 발견됐다. 예전에 겪었던 일이 생각나며 자책했어. 왜 이걸 생각을 못했을까... 상대가 누군가는 중요하지 않고, 맥의 연인이기에 일어나는 일이었던거다... 그리고 이틀뒤에 맥은 목을 달아 죽어버렸어. 나는 미련없이 마을을 떠났다. 범인이 누군지는 알고있었지만 이미 맥을 잃은 지금 복수가 뭐가 필요한가 싶은 생각이었어. 내가 찾아갈 곳은 정해져있었다. 백발의 연금술사... 그리고 그녀에게 향하는 길목에서 조나스를 만났다. 조소가 지어졌다. 나는 결말을 바꿀수 없었어.

나는 백발의 연금술사를 찾아가서 그녀를 똑바로 보며 내 이름은 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리더라. 그리고 그에 대해 아는대로 알려달라고 했어. 그녀도 많은 정보를 알려주진 못했다. 나와같은 블루블랙의 머리칼에 파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는것과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듯한 능력을 가지고 있던것. 그리고 그녀의 오랜 친구였던 바람의 정령술사와 연인관계였다는것정도. 이쯤되면 예상할수 있겠지? 진이 내 아버지, 그 연인인 정령술사가 내 어머니인것같다. 나는 퍼뜩 생각이 났다. 나를 고문하던 그남자. 그남자는 진을 알고 있었어. 니가 그아이구나 하고 가늘게 웃던 그 눈동자가 떠올라 소름끼쳤다. 하지만 해답도 그의 손에 있었어. 끔찍한 기억이라 전신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아카데미를 거쳐 토벌대에 합류하기까지 이전과 비슷한 수순을 거쳤어. 중간에 맥의 검도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쓴웃음밖에 안나오더라. 호기심에 에일과 잠자리도 가져봤다. 지키지 못할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나서는 난 그 남자와 다시 조우하게 되었어.

눈이 마주치는 순간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예전의 기억때문인거같아. 애써 심호흡을 하고 질문을 던졌다. 그남자는 생각보다 순순히 대답해줬어. 진이 누구냐? - 나와 같은 존재. 마족같은거냐? - 비슷하다고 할수 있지. 내가 그의 아들인가? - 그렇다. 나를 고문하는 이유가 뭔가? 이건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냥 재미있잖아 라고 하는데 전에도 느꼈다시피 내가 누군지 기억해낸 후에 죽었으면 싶은 느낌이 있었다. 계속 내 이름을 다시 되물어보고 진에 대해 물었거든. 대답을 하지 못하면 고문의 연속이었다. 그치만 이미 꿈이란걸 자각하고 있었어서 그런지 이전만큼의 고통은 없었어. 이것저것 물어봤지만 그 이후로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내놓고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나는 얻을게 더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숨겨놨던 작은 칼로 자결하고 꿈에서 벗어났다. 이때는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꿈으로 들어갔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흐르진 않았더라.

나는 조금 불안해졌어. 처음의 꿈이 끝나고 공백기가 있었지만 결국 다시 시작하게 됐단 말이지. 그럼 이번에도 공백기를 거쳐서 다시 돌아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예상은 맞았고 이번 공백기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세번째 보는 비오는 숲 속... 세번째 조우하는 마차. 그리고 세번째 초면인 두사람... 나는 그들을 철저히 무시하기로 했어. 나와 엮이지 않으면 저들은 괜찮을거다 하는 막연한 기대감? 그들의 결말에서 도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처음의 꿈에서 네딸이는 힘겨웠지만 죽진 않았잖아.라고 자기위로 했었다. 나는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혼자 무작정 백발의 연금술사가 있는곳으로 갔어. 그리곤 그녀에게 검을 맡기면서 정령계약을 도와달라했다.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않고 내 요청에 따라주었어. 내가 처음에 썼던 공기총을 그려서 보여줬더니 원래것보다 훨씬 좋은 완성품도 만들어주었다. 그리곤 아카데미로 바로 입학해서 몇년을 처박혀있었어. 나중에 에일도 보았지만 당연하게도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어차피 과가 달라서 마주칠일도 잘 없긴했다.

그러다 갑자기 국가단위의 비상이 걸렸다. 아카데미에 오래있던 나도 지원군으로 축출되어 나가게 되었는데 거기서 마검을 들고 그르륵거리는 조나스와 만났다. 조나스의 목을 베어버리고 뒷수습을 한 후 연금술사의 집으로 달려갔지만 집은 물론 도시 자체가 폐허가 되버린 이후였다. 그리고 이번엔 그곳에서 그남자와 만나게 되었다. 호~네가 그 아이구나. 나는 많은걸 바꿀수 있다고 오만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미친사람처럼 웃었다. 그리고 난 그의 손에 너무 쉽게 죽어버렸어.

이 이후로 나는 비가 오는 숲속에서 몇번을 더 깨어나야했다. 마검을 숨겨보기도 하고 연금술사와 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했고, 다시금 맥과 잘 지내보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수록 고통받는 사람도 늘어난다는걸 알게 되었고 급기야 나는 비내리는 숲을 보며 자결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나서는 다시 그 꿈으로 진입하는 일은 없어졌다. 그 후 나는 이 꿈을 잊고지냈어. 한동안은 불안했지만 꽤 긴 시간이 지날동안 비슷한 꿈도 꾼적이 없었고 완벽하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종종 재미로 읽던 판타지 무협지도 죄다 끊었어. 그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있었거든. 그러다 얼마전에 처음 꿈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무렵에 이 꿈 내용을 적은 노트를 발견했어. 기억을 더듬어가며 뒷내용을 채워봤지만 내가 심각한 악필이라 이내 귀찮아졌어. 지난 추억처럼 친구에게 이런꿈을 꾼적도 있었다고 이야기하니 소설로 써보는건 어떠냐는데 그럴 실력까진 못되고 이곳에 적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글을 적기 시작한지 이틀째 밤에 나는 비내리는 숲속에서 내 키보다 큰 장검을 끌어안고 눈을 떴다.

내 이야기를 다 읽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꿈이기에 증명할 방법도 없어서 정신과 의사나 주변 지인들에게 모두 미친사람 취급을 받았거든. 나는 약간 이게 반복되는 부분에서 게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 클리어를 위해서는 공략법이 있기 마련이잖아? 그래서 공략법을 찾아보려고 해.

일단 내가 이전에 꿈에서 겪으면서 알게 된 몇가지 규칙이랄까? 실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몇가지 적어보려고 해. -마검은 내가 가지고 있어야한다. (잠깐 손에서 떼놓는 정도는 문제 없지만 누굴 주거나 버리거나 숨겨도 그걸로 인해 맥처럼 폭주하는 사람이 나왔다.) -폭주하는 사람이 등장하고 그 자리에 있으면 날 고문했던 남자가 찾아온다.(검의 기운이 잘 숨겨져있다고 연금술사가 그랬었지? 근데 맥이 폭주상태일땐 조나스도 검의 기운을 느끼던것처럼 그 남자도 그걸 느끼고 찾아오는듯 하다.)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마력(편하게 이렇게 부를게. 좀 체력 비슷한 느낌이긴 하지만)이 늘어난다. -맥과 에일, 조나스와 연금술사는 만나야하는 사람이다.(맥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어. 마차를 타지않고 안 만나보기도 했는데 나중에 정령배운 도시 말고 다른 도시에서 조우하게 된걸 보면 필요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이건 조나스도 같은 이유. 에일은 금전적으로도 도움이 되서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자금줄 같은 역할이야. 그리고 나름 큰 상단의 딸이라 큰 소문이나 소식같은건 거의 뉴스마냥 전달해주곤 했다. 연금술사는 묻지 않은것엔 대답을 안해주지만 물어본거엔 성실히 대답해준다. 양파같은 여자야. 그리고 이 여자덕에 어둠의 정령 활용법을 몇개 배웠다.) -지금까지 나는 모두 20살 이전에 죽었다.(꿈속 시작이 12세라고 가정했을때) -통행증은 모두 중앙국 경계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내가 처음 있던 나라에서 중앙국으로 이동했다가 추운지방 나라로 이동했었는데 만약 다른 나라를 다시 이동하려면 그 나라에서 다시 중앙국으로 들어왔다가 이동하려는 나라로 이동해야한다.

내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필요한 인물이나 얻어야하는게 있던지, 내가 무얼 해야 클리어가 되는지 정보가 부족하다... 일단 지금 꾸고 있는 꿈의 진행상태는 맥과 만나서 도시에서 정령술을 배우고는 작은 마을들을 돌아다니고 있다. 내 조언으로 도시에서 조금 더 긴 검 한자루를 구입했고 지금 맥은 양손으로 두자루를 다루는 검사야. 원래 이렇게 썼던것마냥 너무 잘 다루고 있다. 이번 꿈을 꾸면서 깨달았는데 맥이 내 머리를 자주 쓰다듬었구나 싶다. 예전 생각이 나서 애틋하기도 하고 마냥 웃을수가 없어서 좀 서글퍼.

그 이상한 남자를 이길순 없는건가? 해피데스데이 같다 신기하다 진은 그 세계에서 살아있어?

내 생각엔 맥이 죽으면 클리어가 안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네가 그 검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다룰 수 있기 전까진 검의 기운을 최대한 숨겨야 되나봐. 일단 파티원을 좀 모아보는 게 어때? 너 혼자서 정보를 모으는 것보단 팀원들이 얻어낸 정보 중에 네가 필요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혹은 특수한 이벤트가 발생할 수도 있는거니까. 동행하는 팀원이 많다면 팀원 중에 맥이 좋아하는 여자가 있더라도 맥의 신변이 조금은 안전해질 수도 있어. 마계에 가기 전까지 일단 중앙국 주변 여러 나라에서 실력도 있지만 각자의 사연도 있는 그런 인재들을 너의 팀으로 영입해봐. 네가 위험에 처하면 구해줄 수도 있는 그런 사람들. 각 나라 별로 한 명씩 영입한다 생각하고 여행해봐. 직업이 다양하면 더 좋고.

>>72 그남자는 죽여도 살아나고 내가 몇번이나 썰어보고 베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내가 저항할수록 좋아하고 그럴수록 더 심한 고문을 해. 진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내가 연금술사에게 진과 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내가 13~14세쯤이었고 그 둘은 15년전에 자취를 감췄다고 했어. >>73 내가 생각해도 맥이 무언가 역할이 있는거같다. 다른인물들보다 더 중심에 있을거라고 생각해. 근데 여성파티원은 꺼려진다. 그리고 우리가 대단한 능력이 있는건 아니야. 위에 적은 맥과 내 여행이 어떤식으로 보였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맥은 시골촌뜨기, 마을에서나 검술 깨나 하던 놈이지 전투를 전문적으로 하는 그룹과는 실력차이가 꽤나 있어. 나역시 공기총이나 좀 쏘아댈줄 알지 솔직히 이거 위력이 그렇게 세진 않다. 내가 그 미친놈을 베어버렸을때야 기운소모 생각 안하고 있는대로 쥐어짜내서 썰어버린거 뿐이지, 그렇게 한번 쓰면 탈진한다고 봐야해. 이런 허접떼기 파티에 어떤사람이 들어올지 모르겠다.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게 된다며. 그리고 당장 실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사람들을 파티에 초대하란 말은 아니야. 잠재력이 높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하며 성장해나가면 되는 거지.

일단 나는 맥과 함께 아카데미로 오게 되었어. 맥은 간신히 나이 커트라인에 걸려서 입학할수 있게 되었다. 나는 처음에 통행증 문제때문에 아카데미를 오자는 생각을 했는데 내 지인들도 파티원을 구해보는건 어떠냐고 해서 여기서 구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에일은 아직 입학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를 만난게 16살쯤인가 그랬을거야. 이 세계가 계절감각이 없어서 나이감각도 희미하다. 대신 주변에 다른 인물들 탐색을 하고 있는데 나는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정령선생과 상의해서 일찌감치 마법부로 편입했고 마법부 애들중 쓸만한 녀석들과 소통하고 있어. 맥은 생각보다 재능이 있는지 체술부에서 꽤나 에이스로 먹히고 있다. 그래서 맥과 친하게 지내는 내게 체술부 애들이 종종 말을 걸기도 해서 탐색하기는 쉬운편이야. 문제는 에일과 조우하려면 이곳에 몇년은 머물러야하는데 왠지 불안하다. 에일을 포기해야하나 싶기도 하다. 아니면 자격패만 얻고 돌다가 다시 와야하나 싶어. 일단 에일이 아카데미 있는 기간에 어디어디를 다니는지는 훤하니까 조우하려면 쉽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연금술사가 지금 중앙국 수도에 머물고있다. 우리가 아카데미 시험을 결정하고나서 갑자기 따라오겠다고 나섰어. 원래 그녀의 집은 조나스가 지키고 있다. 맥이 살아있어야 연금술사가 일행이 되는건가? 하는 의문. 주말마다 나가서 연금술사가 머무르는 곳에서 연금술 수업도 받고있는데 이미 지난 생에 배웠던것들이라 가물가물하긴 해도 대부분 알고있으니 이사람은 나를 천재라고 생각한다 ㅋㅋ 그녀는 아카데미 졸업생이기도 하다. 그녀가 아카데미 출입이 가능하기에 의아해서 물어봤었어. 내 공기총은 운이 좋았던 덕분에 개조를 더 붙여서 약간이지만 마력증폭기능이 붙었고 조준만 잘하면 기존보다 거의 반정도의 마력으로 발사하는게 가능해졌다. 속도도 빨라져서 공기응축 속도만 연습하면 연사도 가능하다. 쌍권총이 멋있을것같아서 똑같은거 두자루 만들었다. 음화화 내가 연금술사를 계속 이름으로 안부르는건 한글로 어떻게 표기해야할지 모르겠는 이름이라서 그렇다. 이름을 모르는건 아니야. 네딸이도 비슷한 케이스인데 그냥 임의로 내가 표기한것뿐 걔도 발음이 묘해서 한글로 표기가 어려워.

마법부에서 탐색하면서 인재를 꼽아보고 있는데 마법부 학생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아서 선택의 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아. 첫번째 눈에 띄는 녀석은 전신에 불이 붙어. 자체발화야. 자기 의지로 조절할수 있는데 이놈이 좀 덤벙대는 스타일이라 자꾸 끄다 마는 부분이 생겨서 화상을 자주 입는다. 옷도 잘 태워먹어. 발화상태로 옷이나 머리칼이 안타는거보면 보호막같은게 있나? 신기하더라. 능력이 전신발화다보니까 눈에 띌수밖에 없다. 파란불꽃까지 나와. 얘는 체술도 같이 배우고 있어. 죄다 태워먹으니까 집에서 쫒겨나서 아카데미에 온것같다. 두번째는 순수 마력은 높은 녀석인데 그걸 활용할줄 모르는 놈이 있어. 마력을 불이나 물같은걸로 변환시키는 방법을 몰라.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를 못하는건지 안된다고만 하니까 마법부선생도 답답해 미치겠나봐. 포기했다. 형태를 잡는것도 서툴러서 실전수업때 매번 그냥 마력 덩어리를 내리꽂는다. 얘때매 실전수업하는곳 복구만 여러번 했어. 이전생에 아카데미에 있을때도 봤는데 이녀석도 꽤 오래 여기 있더라. 몇년 지나도 순수 마력만 운용하는건 똑같아. 세번째는 도서관에서 친해졌던 놈인데 잊고있던 놈이야. 이 세계 진입한지가 오래됐더니 문자가 가물가물해서 도서관 둘러보다가 발견하고 완전 놀랐어. 어두컴컴한데서 책 보고있어서 귀신인줄 알았다. 이녀석은 틀에 박힌 수업이 싫다며 고대마법을 연구하는 녀석인데 수업시간에도 잘 안보이고 도서관이랑 실험장에만 거의 처박혀있어. 이놈은 원칙대로라면 쫒겨나야하는 녀석인데 탑 주인이 고대마법을 좋아해서 편애하는 덕분에 개인면담도 하면서 지멋대로 굴어도 아무도 터치안해. 나는 정령마법을 쓰니까 이녀석이 호기심인지 도서관 동지라 그런지 나한테는 잘대해준다. 이 셋이 그나마 눈에 들어온 녀석들인데 아직 지켜보는 단계야. 체술부쪽은 내가 수업을 본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지금 꿈속에서 뭘 목표로 하고있어?? 자각몽이긴 한데 공략해야 한다니 신기하다

아카데미에서 통행증 받는게 일단 최우선 목표야. 귀찮게시리 국경 넘을때마다 중앙국에 목적이랑 전부 보고해야해 ㅡㅡ 목적없이 이동가능한건 출신국정도야. 이 과정을 생략하려면 에일이 필요하다. 큰 상단 몇개는 상단 대표격만 통행증이 있으면 나머지들은 통과할수 있거든. 근데 에일을 만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내가 찾아가기에는 명분이 없어. 안가본 나라들에 실마리가 있지않을까 싶어서 가보려고 해. 무슨 게임처럼 아이템을 모아야한다던가 동료를 모아서 고문관같은놈 죽이는게 목표일수도 있고.. 이게 진짜 게임처럼 가이드가 있다면 좋겠는데 그런게 없어서 막막하다. 초반에 구실있으면 이동하고 일단 되는대로 해보고 했던게 다 가이드가 없으니 어찌할바를 몰라서 그랬던것도 있다. 내가 얘기하는 꿈 내용이 체계적이라 그런가 반 재미삼아 조언해주는 사람들이 몇명 생겼어.

>>80 조언해주는 사람들은 그 꿈속의 사람들?? 내 생각엔 진을 만나야 결말이 나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불가능해??

꿈 내용을 얘기해주면 조언해주는 사람들은 여기 사람들이야. 진은 어딨는지를 알아야 만나지. 제일 궁금한건 나야.

나 스레주야. 오랜만에 이 게임같기도 하고 판타지소설같기도 한 꿈내용을 적어보려고 왔어. 거의 8개월만인가?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라나 모르겠네. 다시 글을 써도 될런지 모르겠다. 꽤 기간이 지난거라 오래된 스레 괜히 업시키는거 아닌가 싶기도 해.

지난번에 적던 진행상황에서 내가 한가지 간과한게 있었어. 맥이랑 돌아다니던 1년여의 시간이 헛수고였다는거야. 시간이 부족했다. 나는 에일과 만나고 그녀와 친분을 쌓을 시간과 점찍어놨던 세명의 동기들을 설득해서 여행에 동참시키는데만 해도 꽤나 시간이 걸렸어. 그래도 모두 날 믿고 동행해줘서 고마웠다. 그리고 설인들과의 만남인지 고문관 녀석인지를 피하기 위해 토벌대를 구성하는 2개국중 처음에 갔던곳 말고 다른쪽의 국가로 넘어갔었어. 토벌대 참여까지도 수월했었는데..... 며칠간 꿈 진입이 안되더니 비오는 숲속(처음 시작)에서 깨어났다.

아무 수확도 없이 한타임(?)을 날리게되서 그동안 쌓아놨던 진행상황들이 다 무너지는 바람에 한동안 멘붕이었다. 솔직히 왜 죽은지도 모르겠어.... 처음 설인과의 전투에서 고문관녀석이 나타났던건 주변에 인간이 많이 죽어나가니까 마검이 그 기운을 느끼고 폭주했던거같다고 예상하는데 이 상황에선 접전같은것도 없었거든. 이쪽 국가는 설인을 토벌대상에 넣지 않고 외곽지역에 마을을 만들어서 나오지 못하도록 통제만 하고있어. 난 총사같은거니까 피를 뒤집어쓸 일도 거의 없었다.... 지금도 이유는 몰라.

내 경험상 아카데미 입학에 비용같은건 들지 않았다. 아카데미 출신 혹은 소속 마법사나 기사들이 국가의뢰같은걸 해결해주기도 하고 전쟁같은곳에 참여하면서 지원을 받아 운영을 하는 기관이야. 마법 물품이나 포션비슷한것도 제작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험을 볼때 나이조건만 맞으면 우르르 몰려와서 입학신청을 하기도 하는데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하고 교육도 시켜주니 빈민가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대부분 초반 면접에서 탈락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마당에 난 이 부분을 이용해서 네딸이를 아카데미에 데려갈 계획을 세웠어. 일단 마차에서 친분을 쌓으며 네딸이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방법을 잘 모르니 정령술사 무리랑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금술사와도 접촉했고 네딸이를 맡겼어. 연금술사는 내 검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걸 무기로 우리 셋의 숙식과 교육을 책임지게 만들었다. 두번째 진행상황때 네딸이를 보니 손재주가 좀 있었거든. 역시 연금술에 소질이 있었다. 내가 이 부분때문에 아카데미에 대해서 설명한거야.

나는 그 사이에 맥과 상의해서 아카데미 입학 계획을 세웠고 당연하게도 연금술사도 따라나섰어. 그리고 에일과 만났던 광장부근에서 우연하게도 에일과 마주치게 되었다. 이게 올바른 공략이었나봐. 반응은 사뭇 달랐지만 무지개에 관심을 보이는건 똑같았어. 처음과는 반대로 내가 에일에게 아카데미 입학을 추천했는데 너무 어린나이라 부모가 반대를 했다. 근데 이미 에일은 내편이었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 결국 동행하게 되었어. 처음 만났던 에일보다 어릴적이라 그런지 전만큼 무시무시하지는 않았다. 실력도 처음 봤을때보다 많이 떨어졌고. 그래도 어찌저찌 아카데미에 입학하는거엔 성공했어. 네딸이는 분야가 연금술이라서 연구실 수습으로 들어가게되었다. 어쨌든 결과는 윈윈!

그리고 시간이 없었기에 나는 이전에 내가 점찍어놨던 세명을 스카웃하기 시작했다. 이미 이전에 지내던 경험이 있으니 쉬웠어. 근데 마력돼지녀석은 진짜 내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봐도 도저히 개선이 안되더라. 그래도 이녀석들이 어느정도 지식을 쌓고 능력을 높이고 나는 이녀석들과 친분을 쌓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나야 수십번째 생이니 대부분 학습이 되있어서 무리가 없다지만 이녀석들은 졸업을 하고 능력을 인정받아야 쓸모가 있으니까 배우는건 필수일수밖에 없었어.) 그리고 졸업신청서를 내고 나는 처음으로 탑 주인과 면담을 하게 되었다. 원래 좀처럼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고대마법을 하는애(편하게 주드라고 부를게. 얘네 이름들이 다 발음이 힘들어서 최대한 비슷한걸로 적을거야.)가 연구중에 나가겠다고 하니 자주 토론하던 상황에서 호기심이 발동한거같아. 거기에 특이한 애들이 우르르 몰려나가니 (마력운용만 하는애도 특이하고 정령사가 적으니 나도 관심범위 안이었던듯 해.)안나와볼수가 없었겠지. 이전 생에서는 다들 오래 붙어있었으니 질릴때쯤 데리고나가서 별 말이 없었나봐.

내 공기총에 관심을 보이고 좀 의아한 질문들을 몇개 던지고 좀 영양가 없는 대화를 오래했는데 별 의미는 없었으니 생략할게. 그리고 연금술사에 대해 물었는데 나도 아는게 별로 없어서 그리 대답을 잘 하진 못했던거같아. 이 면담으로 우리는 별 탈 없이 졸업증표를 받게 되었어. 그리고 선물로 한가지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했는데 마계언어로 된 책이 있냐고 했더니 고민끝에 한권을 받을수 있었다. 맥(쌍검사)이랑 나(정령총사), 판(불꽃탱커), 세야(마력돼지), 주드(고대마법), 에일(쇠사슬전사) 총 6명의 파티가 만들어졌어. 체술부쪽은 맥이랑 에일이 에이스일정도로 형편없는 실력들이라 배제시켰어. 판은 양쪽 다 구사하는 사기캐릭이라 논외. 여기에 연금술사가 합류하고 레스에서 조언받은대로 모든 나라를 가보기로 했다. 목적은 대외적으로는 경험쌓기. 나는 실마리를 찾기 위함 혹은 빠진 동료?나 있어야하는 물건같은거라도 찾으려는 목적...

처음 시작한 동쪽나라를 제외하고 그 양 옆의 나라들을 돌면서 대외적인 목표인 경험쌓기를 하려고 자잘한 의뢰들을 받아서 처리하고 다녔는데 솔직히 큰 성과는 없었다. 그냥 7인의 용병단이라고 명성이 약간 생겼어. 이 기간동안 나랑 주드는 탑주인에게 받은 마계서적을 연구했는데 뻑휴 마계어 ㅡㅡ 문장이 이상해서 보니까 똑같은 글자가 상황에따라 다르게 쓰이고 정말 거지같더라. 대략 해석은 하긴 했는데 마족 고유능력같은걸 설명해 놓은 책이었어. 인간계에서 제한이 걸리는거라던지 대표적인 활용법같은것도 간략하게 써있었다. 문장 전체는 이해는 못했는데 대략 흐름 보면 어느정도 답이 나오는 느낌? 그리고 문제의 그 고문관녀석의 능력과 비슷한것도 기술되어있었다. 마족도 인간계에서 죽으면 죽는다. 근데 그 녀석은 왜 안죽느냐? 말하자면 나랑 조우했던 녀석은 실체가 아닌거다. 이를테면 꼭두각시나 골렘같은거? 시체에 자기 영혼을 조각내서 넣는거야. 그 조각이 클수록 더 큰 능력을 발휘하고 실체와 가깝게 외형도 바뀐다. 그래서 영혼의 조각이 큰지 판단하려면 술자의 본체 외형과 고유의 색을 비교해야하는데 외형 말고 그게 가장 잘 보이는게 눈동자. 이건 고유의 색을 모르면 소용이 없다. 조각낸 영혼이 소멸해서 다시 채우려면 몇배의 다른 영혼을 먹어야한다. 해석이 완벽하지 않아서 대략 문장 구성으로 추론한게 이 내용인데 저 조각난 영혼이 소멸한다는 내용으로 추정해볼때 죽일수는 있는거다. 아쉽게도 방법은 안나와있었다. 그래도 꽤 큰 수확이라고 볼수 있었지... 이전생들에서 그녀석이 여기저기에서 나랑 마주친걸 생각해보면 여러개를 만들어둔것같아.

망할.... 쓰던거 날렸다..... 우리들은 토벌대를 모집한다는 소문이 들려서 중앙국으로 돌아왔어. 아카데미에 볼일이 있어서 수도에서 머무르게 됐다. 다른 일행들은 휴식시간을 가지고 나랑 주드는 아카데미로 가서 주드는 도서관에서 마계와 관련된 서적을 뒤지기로 했고, 나는 탑주인과의 면담을 신청했다. 기다렸다는듯이 불려갔는데 처음 보자마자 탑주인은 내게 말했다. 그 책이 도움이 좀 되었나? 뭔가 알고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알고있는게 있으면 전부 말해달라고 했는데 그는 왕좌같이 생긴 의자에서 나를 내려다보면서 턱을 궤고는 되물었지. 스스로가 가장 잘 알텐데? 내가 아는거라곤 그대가 완전한 인간은 아니라는것. 그리고 내 등에 맨 마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그런걸 가지고 다니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게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연금술사가 자신보다는 조금 더 알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묻지않은 일에 대해 입을 떼는 경우는 드문 사람이었다. 나는 별 소득없이 대면을 마쳤는데 주드도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마계에 갔다가 살아돌아온 설화는 많은데 명확한 정보도 없고 관련된 문헌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 길로 연금술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진과 그녀의 친구였던 정령술사에 대해서 물었어. 그러나 그녀도 전에 생에서 물어봤던 기본적인 정보밖에 알지 못했는데 곰곰히 생각하는듯 하다가 거의 혼잣말 수준의 작은 목소리로 한마디 더 내뱉더라. 내가 진이랑 마력파동이 똑같은것 같다고. 이게 무슨말이냐면 부모자식간에도 마력파동은 다 다르다. 지문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쌍둥이조차 마력파동은 다르다. 그걸 구별할수 있는 사람이 적을뿐인데 그녀가 그쪽에 민감한 편인건 알고있긴 했다. 뭐야? 그럼 내가 진 본인이라는거야? 더 알수가 없어졌다.... 나는 출발일까지 도서관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연금술사가 나에게 착각했던것같다며 사과를 전하러 왔었다. 하지만 뭔가 표정이 애매모호한게 그 말이 더 진짜같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국경을 넘어 토벌대에 합류를 할때까지 그녀와 난 한마디도 말을 섞지 않았다. 나도 생각이 많아졌었고 그녀는 입을 다물고 눈치보듯 행동했는데 숨기는게 더 있는거같았지만 캐묻진 않았어. 이번엔 지난번처럼 갑자기 자고 일어나니 리셋되는 일은 없었다. 판은 토벌대에서 상당히 활약했는데 강추위의 설산에서 뜨끈뜨끈한 불덩어리라 인기가 좋았다. 그리고 다른 나라들을 돌다가 알게된 세야의 능력은 마력회복이었다. 진짜 그냥 지 마력을 쏟아주는거다. 이 컵에서 다른 컵으로 물을 옮겨담는 느낌. 마력=체력 같은 느낌인데 마법사가 아닌 사람들도 회복이 되는 편이라 기동력도 상당히 좋았다. 덕분에 할당지역 토벌을 일찍 끝내고 정비를 위해 설인의 마을 부근에 들렀다.

원조 설인인 혼혈아의 경우에는 머리색이 갈색계열이었는데 인간의 피가 많이 섞일수록 점점 금발로 바뀐다. 이 마을의 꼬마들은 토벌대에게 구걸을 하러 자주 왔는데 그중에서 밝은갈색머리를 가진 여자아이가 우리 일행에게 자주 찾아왔었다. 다른 토벌대들은 재수없다고 내쫒는데 나는 먹을걸 주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곤 했다. 그리고 이 아이가 설산을 놀이터 삼아 자주 놀러다닌다는걸 알게됐는데 처음에 내가 갇혀있던 동굴로 추정되는 입구를 알고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일행들에게는 그쪽에 마물 본거지가 있을거같다는 식으로 꼬드겼는데 금방 넘어왔다. 연금술사도 내키지는 않는거같지만 다른 일행들이 모두 찬성하니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동의했다.

안내는 그 꼬마가 맡게 되었다. 에일이 자신이 쓰고있던 고급 모피로 만든 모자랑 과자를 내밀면서 도와달라고 하니 아주 간단히 승낙했다. 역시 자본주의..... 생각보다 설인의 마을에서 멀지는 않았는데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물비린내와 지하실처럼 습한 기운이 그곳이 맞다는걸 알게 해줬다. 나는 예전에 고문당하면서 여러번 바닥에 처박혔어서 그 물비린내가 소름끼치게 싫었다... 그래서 순간 굳어서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더니 연금술사가 와서 내게 뭔가를 내밀었다. 말은 안하고 뭐야??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니까 안정하게끔 도와주는 약이라고 하고 에일 뒤로 숨어버렸다. 이쯤에서 높은 확률로 위험할수 있으니 꼬마는 돌려보내고 우리끼리 탐방을 시작했는데 이 동굴 생각보다 갈림길도 많고 엄청 넓더라. 개미집같은 느낌이랄까? 라고 생각하는순간 엄청 큰 개미마물이 나타나서 깜짝 놀랬었어. 숫자가 많아서 좀 고전했지만 다들 그동안 해오던게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나는 현실에서도 사격 만점의 명사수라고!

보고있는 사람 있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까 하는데

내가 괜히 옛날스레 다시 가져왔나보다. 보는사람 없는거같으니 뒷 내용은 내 일기에 보관만 할게. 그럼 즐거웠어. 바이바이

바이바이 소설 읽는 느낌으로 잘 읽었어!!써줘서 고마워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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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8 10:00:32 이름 : ◆Lalck782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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