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0/30 01:43:36 ID : k2lcslA0re1 0
예전부터 스레딕에 괴담썰이나 꿈썰같은... 막 재밌는 썰들 올라오면 나도 신기한 일이나 인상깊었던 꿈 꾼썰 꼭 풀어보고 싶었거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난 신기한 경험을 한다거나 남들이 봐도 소름돋을만한 꿈같은거 꾸질 않더라ㅠㅠㅠ 그래도 오늘 레딕 가입한 기념으로 내가 꿨던 꿈중에 그나마 제일 재밌었던 꿈 썰 풀어보려고.. 당시엔 진짜 소름돋아서 노트에 적어뒀던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그래서ㅋㅋ 써도 누가 봐줄진 모르겟당
2 이름없음 2020/10/30 01:47:27 ID : yHvjAqnSE7c 0
내가 봐줌 ㄱㄱ
3 이름없음 2020/10/30 01:50:27 ID : k2lcslA0re1 0
오 그러면 씻고 누워서 썰 좀 풀어야겠다.. 한명이라도 봐준다면 기쁠거같아 꼭 봐줭!!!
4 이름없음 2020/10/30 01:56:20 ID : k2lcslA0re1 0
누웠다.. 일단 썰 풀기전에 내 꿈은 해봤자 C급 정도라는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들이 푸는 썰들이랑은 차원이 다르게 질이 떨어진다는 뜻이야 ㅋㅋ 누가 기대 하겠냐만은. 머 잡담은 각설하고 노트 참고하면서 썰 풀어볼겡
5 이름없음 2020/10/30 02:04:16 ID : k2lcslA0re1 0
일단 꿈 배경 설명부터 하자면.. 꿈 속 세계는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들이 인간처럼 문명을 이루고 살아가는 곳이였어. 약간 주토피아 비슷한 느낌? ㅋㅋㅋ 근데 주토피아랑은 다르게 좀 분위기가 다크했다고 해야하나.. 그게 동물들은 여러 종류가 있잖아? 토끼나 쥐나 고양이같이. 꿈속에선 주토피아처럼 여러 종류의 동물이 섞여 사는게 아니라, 쥐들은 쥐들끼리 토끼는 토끼끼리 나라를 세우고 살았어. 꿈 속에서 나는 쥐였고. 쥐 나라에서 살았지
6 이름없음 2020/10/30 02:17:31 ID : k2lcslA0re1 0
쥐 나라는 당시에 고양이 나라랑 전쟁중이였어서 많이 빈곤했던걸로 기억해. 부모 잃은 어린 쥐들은 길거리에서 울고, 굶어 죽는 쥐들도 좀 있었지. 나는 여자라서 꿈 속에서도 여자 쥐였는데 군인이었다. 전쟁통이었는데 군인들은 그래도 밥은 잘 먹었어. 마을 주변에 텐트를 치고 거기서 생활하면서 가끔씩 쳐들어오는 고양이들 죽이고 하는게 우리 일이고. 사실 문명이 발달했으니까 총같은 무기 들고 싸웠는데도 덩치 차 때문에 우리가 많이 밀리는 추세였음. ㅋㅋ 전쟁은 우리가 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는데.. 내가 진짜 너무 뛰어난 에이스여가지고 잘 해보면 비빌만한 싸움 정도는 됐다. 근데 고양이 새키들이 우리 막사 쪽으로 갑자기 기습을 해온거야!!
7 이름없음 2020/10/30 02:25:23 ID : k2lcslA0re1 0
나 텐트에서 혼자 밥먹고있었는데ㅠㅠ 내 텐트로 고양이 한마리가 들어오더라. 근데 잘 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인거야. 꿈 속에서 내가 진짜 너무 미련한 생쥐였어서.. 어찌저찌 제압해서 고양이 머리에 총구까진 들이밀었는데 쏘질 못했음. 아차 하는 짧은 순간에 고양이가 그 큰 덩치로 순식간에 제압해가지고 내가 죽어버렸다. ㅋㅋ 사랑때문에 나라도 못 지키고 죽는 신세라고 스스로 질책하면서 죽어가고 있는데.. 동료 생쥐가 들어와서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도 쏴죽였다. 내 복수라고 하면서.. 그래서 고양이랑 나랑 같이 죽었어.
8 이름없음 2020/10/30 02:34:51 ID : k2lcslA0re1 0
아 쓰던거 날아갓다;; 꿈 속 세계에는 인간들이 없다고 했잖아? 그런데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건 아니고.. 약간 신화처럼 존재해. 서로 다르게 생겼어도 종족을 구분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으며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종족이라고. 인간들이 들으면 오잉? 할 얘기지만 아무튼 꿈 속에서는 그랬어. 동물들은 하나의 종교처럼 이 이야기를 믿었고. 그래서 꿈 속에서는 나도 죽으면 인간세계에 가서 인간이 되어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근데 아니더라..
9 이름없음 2020/10/30 02:48:56 ID : k2lcslA0re1 0
죽어도 환생같은거 없고. 그냥 죽어서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채로 떠돌아다니는거야. 추위나 더움도 아픔도 전부 느껴. 물론 유령이니 현실 사람들이나 물건들이랑 접촉 가능한건 아니고.. 죽은 사람들끼리만 접촉이 돼. 그래서 나랑 고양이는 죽어서도 계속 싸웠다? 물론 물건에는 접촉하지 못하니까.. 오로지 몸으로만 싸웠지. 근데 생각해봐!! 고양이랑 쥐랑 덩치 차이가 얼만데. 몸으로만 싸워서 쥐가 이길 수 있겠냐고.. 못 이기잖아. 그래서 일방적으로 내가 계속 밀렸어. 상처가 나도 죽진 않고 얼마 있으면 원래대로 돌아오니까.. 배가 뚫린다고 해도 배가 뚫린 그 고통만 느끼는거야. 상처가 나면 느껴지는 고통들이 너무 괴로운 나머지 나는 계속 고양이를 피해서 숨어다녔어. 좀 잔인하지만 들킬때면 발톱에 배가 뚫리거나 이빨에 머리가 잘리거나 그랬다. 몇달동안 계속 그렇게 지냈어. 고양이를 죽인 동료가 내 이름을 대며 복수라고 한 말 때문에.. 고양이가 자기는 나 때문에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 나를 진짜 혐오했거든. 그래서 진짜 몇달이고 지치지도 않고 계속 나만 쫓아다녔다.
10 이름없음 2020/10/30 02:56:30 ID : k2lcslA0re1 0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크리스마스가 됐어. 크리스마스라고 해도 몇달 넘게 계속된 전쟁 때문에 기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 다 무너진 집들 사이 골목에서 우는 어린아이들만 더 늘었을 뿐이었다. 전쟁이 지속되자 정부에서는 남자 여자 가릴 것 없이 어른이면 죄다 끌어다가 전쟁에 동원했거든. 엄마 아빠가 전부 전쟁에 나가자 마을에는 죄다 어린 생쥐들밖에 안남았어.
11 이름없음 2020/10/30 03:01:46 ID : k2lcslA0re1 0
그렇게 우울한 크리스마스가 거의 다 지나 밤이 되고.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서는 다짜고짜 나랑 고양이한테 기회를 주겠다고 하더라. 오늘이 가기 전까지 착한 일을 12가지 하면 인간 세계에서 인간으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나는 말 할 것도 없고, 고양이도 몇달째 나만 쫓아다니느라 지쳤는지 그렇게 하겠다고 했음.
12 이름없음 2020/10/31 09:55:42 ID : fhvu8nO9y4Z 0
헐 모야 꿈 먼가 귀여우면서도 진지하다
13 이름없음 2020/11/01 00:04:11 ID : k2lcslA0re1 0
그래서 나랑 고양이는 착한일을 하기 시작했어. 우리는 죽어서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도 않고, 물건을 건드릴 수도 없었지만.. 천사가 12시가 지나기 전까지는 차안에 간섭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거든. 그래서 나도 사소하게 착한 일들을 몇가지 했다. 뭘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대충 11가지를 끝내고 나니까 자정까지 몇분밖에 남지 않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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