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아니 나 무서워 (24)
2.얘들아 실시간임 집에 다른 사람있는 거 같아 (80)
3.잠들어있던 3개월, 나는 깨어있었다. (320)
4.방에있는 큰 거울 버리고싶어 (68)
5.이웃들이 뭔가를 숨기고 있어 (939)
6.소름돋는 점집 (3)
7.충북 청주에도 괴담같은 거 있나? (3)
8.자기 동네에서 떠도는 유명한 괴담 한개씩 적고 가기!! (56)
9.어렸을 때부터 봤던 내 또래 아이가 한 명 있음 (27)
10.. (25)
11.오르골 (12)
12.장애인이 귀신이되면 (11)
13.살면서 겪는것들 (+ 베니스 귀신이야기) (24)
14.🐚마법의 다이스 고동님 2탄🐚 (1000)
15.상가 화장실에서, (10)
16.진짜 궁금한데 우리가 죽으면 (6)
17.무속인이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는데 ... (50)
18.색 가사 일그러진 단위 (7)
19.2020년에 큰일이 나기는 나려나봐 (77)
20.꿈에 나온 남자가 자기 이름을 꼭 기억하랬어 (15)
1
이름없음
2020/12/30 23:50:55
ID : kq3TO067wE2
58
내가 불과 3년전에 겪었던 일을 정리해서 써보려고 한다. 3년전 일임에도 마치 어제 겪은 것처럼 생생히 기억이 난다.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고, 조금의 각색을 첨가해봤으니 내가 겪은 이 기이한 일을 재밌게 즐겼으면 한다.
---------
스레주는 원래 건강이 좋지 않았다. 병원을 학교가듯이 들락거렸고, 살면서 여러번 생명의 고비를 넘었던 적이 있다.
호흡기와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나. 천식과 관상동맥의 기형... 이외에도 몇가지 질환들을 달고 태어났다. 달리 일상생활을 하는데 의외로 큰 지장은 없었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훅 정신을 잃곤 했다.
다음 레스 더보기 전체 레스 더보기
2
이름없음
2020/12/30 23:51:20
ID : kq3TO067wE2
0
몸이 약해서 학교에 다니는 건 좀 무리였고, 검정고시로 초, 중, 고를 모두 마쳤다. 당연히 친구같은건 사귈 수 있을리가 없었다.
3
이름없음
2020/12/30 23:51:36
ID : kq3TO067wE2
0
무료하게 살아가던 나는, 유튜브나 웹서핑으로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보냈다. 주로 관심있던 분야는 미스터리. 처음 미스터리에 관한 영상을 보니 그 뒤로 쭉 비슷한 영상만 추천됐기에...
4
이름없음
2020/12/30 23:52:02
ID : kq3TO067wE2
0
그러다 문득, 나에게 동기를 준 유튜브 영상을 보게되었다. 제목은 "Powhoaenam" (실제와는 다름.) 3분 정도 되는 짧은 비디오였다. 썸네일은 그저 검은 바탕에 하얀 색상으로 앞서 말한 "Powhoaenam"이 써져있었을 뿐.
평소에도 비슷한 영상을 보고 있던 나는 별다른 의심없이 그 영상을 클릭했다. 영상 재생 처음 4초간은 아무것도 없이 검은 화면이 계속됐다.
5
이름없음
2020/12/30 23:52:59
ID : kq3TO067wE2
0
성급한 한국인인 나는 흥미를 잃고 영상을 넘기려던 찰나, 요란한 타자기 소리와 함께 검은 바탕에 흰 글씨가 써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죠?> (영어로 나왔었음.)
6
이름없음
2020/12/30 23:54:03
ID : kq3TO067wE2
0
놀랐다. 마치 무당이 내 과거를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입을 꾹 다물고 영상을 지켜보았다. 곧이어 다른 글씨들이 촤르륵 써내려가지기 시작했다.
<무늬 없는 흰 꽃병 하나와 고양이의 털을 준비하세요. 꽃병에 붉은색으로 눈을 그려주세요. 꽃병 안에는 붉은 장미와 고양이의 털을 넣어주세요.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며 꽃병에 숨을 불어넣으세요. 만나게 될 거에요.>
7
이름없음
2020/12/30 23:54:54
ID : kq3TO067wE2
0
그리고는 흰 새가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장면이 대략 2분 넘게 페이드인 됐다. 배경음악은 그냥 지직거리는 소리 뿐. 그 채널엔 다른 영상도 없었다. 오직 그 의문스런 영상만이 게시되어있었다.
8
이름없음
2020/12/30 23:55:57
ID : kq3TO067wE2
0
원래 이런건 시덥지 않게 재미로 보던 나는, 그때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영상의 신비한 분위기는 둘째치고, 그걸 보고 이상하게도 내 마음이 동요하는게 느껴졌다.
사실, 나에겐 내가 두 살때 돌아가신 아빠가 있었다.
9
이름없음
2020/12/30 23:56:13
ID : 8i7bu9zdVat
0
오 ㅂㄱㅇㅇ
10
이름없음
2020/12/30 23:56:43
ID : kq3TO067wE2
0
아기인 내가 멋도 모르고 도로에 나가있었을 때, 몸을 던져서 나를 살리시고 대신 희생하신 아빠.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내겐 무척이나 소중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때 아빠를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도저히 기억나지 않는 그 얼굴에 대고,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상했다. 평소에도 종종 아빠를 만나고 싶은 감정이 들긴 했지만, 그땐 유독 끌림이 있었다.
내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11
이름없음
2020/12/30 23:56:43
ID : MlvfPa4HxDA
0
ㅂㄱㅇㅇ!!
12
이름없음
2020/12/30 23:57:42
ID : kq3TO067wE2
0
동접이다! 반가워
--------
그날은 유독 공부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살짝 어지럽기도 했고, 계속 가슴이 쿵쿵 뛰었다. 하루 종일 그 영상이 머리 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공부할때나, 씻을때나, 자려고 침대에 누웠을때나, 계속 그 타자기 소리가 귀에 맴돌고, 문구가 생각났다. 기분 나쁘게도, 섬짓하고 기이해서 구역질이 날 정도였다.
13
이름없음
2020/12/30 23:58:47
ID : kq3TO067wE2
0
동접이 두 명씩이나 되네. 반갑다 너레더!
-------------
결국 잠을 못이룬 나는, 새벽 2시에 이불을 걷어차고 거실로 나왔다. 흰 꽃병, 고양이의 털. 모두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꽃병은 거실에 여러개가 놓여있었고, 고양이는 키우고 있었으니까.
영상에서 말한걸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14
이름없음
2020/12/31 00:00:35
ID : By1DvA0oK3R
0
ㅂㄱㅇㅇ!!!
15
이름없음
2020/12/31 00:01:00
ID : kq3TO067wE2
0
거실은 조용했다. 그리고 어두웠다. 나는 재빨리 베란다쪽에 있던 화분 중 희고 얇은 화분 하나를 골라 집어들었다. 물이 들어차 있었던 것을 따라보냈다.
그 다음 고양이의 털을 줍고, 흰 병에 넣었다. 그리고 그걸 방 안으로 가져왔다.
16
이름없음
2020/12/31 00:01:38
ID : kq3TO067wE2
0
되게 많이 보고있네. 이거 더 성실하게 써야겠다.
--------------
그렇게 꽃병과 고양이의 털은 간단히 준비됐다. 그런데 장미는? 내겐 붉은 장미가 없었다. 원래는 다른 꽃(뭔지 모름)이 담겨있던 꽃병이었다.
꽃가게에 가서 사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연 곳이 있을리가 없었고, 애초에 가진 돈도 없으니 딱히 사올 수도 없었다.
17
이름없음
2020/12/31 00:02:23
ID : kq3TO067wE2
0
나는 결국 인터넷에서 장미 사진을 찾아 프린트하여 꽃병에 집어넣었다. 어차피 기분이나 좀 나아지자고 한 일이니까, 퀄리티는 별로 상관 없었다.
곧바로 꽃병에 붉은 눈을 그린 나는, 그 안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당연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당장은. 실망스러웠다기보다는 달밤에 그러고 있는 내가 스스로 한심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꽃병을 원래 자리에 가져다두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나에게 엄마가 물었다.
18
이름없음
2020/12/31 00:02:49
ID : kq3TO067wE2
0
"저기 있던 꽃병 네가 치웠니?"
"무슨 소리야 엄마..."
"꽃병말야. 노란색 꽃 담겨있던거. 느이 이모 주려고 사둔건데 도통 안 보여. 혹시 깨먹었어?"
19
이름없음
2020/12/31 00:03:47
ID : kq3TO067wE2
0
엄마는 틀림없이 그 꽃병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확인해보니, 꽃병은 진짜로 자취를 감췄다. 도둑이 든 것도 아니고, 누가 깨먹은 것도 아니었다. 꽃병은 제자리를 지키다 새벽 중에 홀연히 사라졌다.
그럴리가 없다며 온 집안을 샅샅히 뒤져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엄마는 이게 대체 어디를 갔냐며 역정을 냈지만, 나는 손끝과 발끝으로부터 냉기가 치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20
이름없음
2020/12/31 00:04:01
ID : kq3TO067wE2
0
냉기가 목까지 닿자, 그때부터 점점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난데없이 숨이 차기 시작하고,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 눈 앞이 캄캄해졌다. 내가 식은 땀을 흘리며 쓰러지자, 엄마는 곧장 119를 불러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21
이름없음
2020/12/31 00:04:45
ID : kq3TO067wE2
0
병원으로 가는 앰뷸런스 안에서, 나는 눈 앞이 완전히 깜깜해졌다. 몸엔 힘이 들어가지 않았고, 가슴에 망치질을 하는 것 같은 통증이 밀려왔다. 숨이 점점 가빠지고, 급기야 자력으로 숨을 쉴 수도 없게 되었다.
그때 유일하게 생생하게 살아있던 감각은 아마도 귀였을 것이다.
아니, 어떤 의미론 죽었다고 해야할지도 모른다.
22
이름없음
2020/12/31 00:05:58
ID : kq3TO067wE2
0
나는 환청을 듣고 있었다. 모르는 언어로 남녀가 빠르게 대화하는 소리, 시소 움직이는 소리를 빠르게 감아놓은 듯한 소리 등... 이상한 소리를 병원에 가는 내내 듣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듯했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외에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이상한 소리 때문에 점점 섬뜩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런 증상은 병원에 도착해서 병상에 눕자 조금 나아졌다.
23
이름없음
2020/12/31 00:08:08
ID : kq3TO067wE2
0
병원에 도착하자, 나는 응급환자로 분류되어 응급실로 들어갔다. 응급실은 우울하면서도 소란스러운 곳이기에 내가 기피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말은 커녕 입술조차 뗄 수 없었으니!
날 맡은 의사는 내 심장에 후유증이 남아있다며, 장기 입원하고 좀 더 관찰을 해야겠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나는 병상에 누워 손가락하나 꼼짝 못하고 머리만 움직이고 있었다. 엄마는 울고 있었다. 나는 그때 또 다시 생명의 고비를 겪었다.
24
이름없음
2020/12/31 00:09:38
ID : kq3TO067wE2
0
그렇게 나의 입원이 결정됐다. 그날 즉시 입원하고, 간호사분들의 케어 덕분에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 눈도 보였고, 환청도 거의 사라졌다. 그치만 몸을 움직이는건 여전히 버거웠다. 너스콜을 손에 쥐고 겨우 누를 정도였다.
아쉽게도 엄마는 바쁜 분이었기 때문에 날 돌봐줄 수 없었다. 결국 넓은 병실을 혼자 쓰게 된 나는, tv로 영화를 틀어놓고 하루종일을 보냈다.
25
이름없음
2020/12/31 00:11:16
ID : kq3TO067wE2
0
병원에도 밤이 찾아오고, 병동은 벌레 기어다니는 소리 하나 없이 조용해졌다. 낮에 깜빡 잠들었다 깬 나는, 자는 사이에 몸에 의료장비 같은 것을 치렁치렁 달고 있었다. 간호사분들이 달아주고 간 것이다.
엄청난 갈증과 함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26
이름없음
2020/12/31 00:13:06
ID : kq3TO067wE2
0
그런데 문득 소름이 끼쳤다. tv는 뚜- 소리만 내며 검은 화면을 송출했고, 창문엔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닥쳤다. 불길했다. 두려웠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이질감이 몸을 감쌌다. 나밖에 없는 넓은 6인실의 입구로 귀신이 머리를 들이밀것만 같았다.
급기야 코피가 나기 시작하더니, 가슴이 또 다시 쥐어짜지는 것을 느꼈다. 너스콜을 눌렀다.
27
이름없음
2020/12/31 00:14:45
ID : kq3TO067wE2
0
그러자 복도에서 저벅, 저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간호사가 오는 것이었다. 간호사는 복도에서부터 카트를 밀고 나타났다. 홀로 누워있는 6인실에 들어온 간호사는, 이상하게도 웃고 있었다. 아주 이상하게. 위아랫니가 전부 드러나도록.
그 얼굴을 보고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 가뜩이나 약한 심장이었으니, 실제로 멈추기 직전이었다. 간호사는 기이한 표정을 유지한채로 내게 다가왔다. 성큼, 성큼, 사람이 걸을 때 몸이 반동하는데, 그런 것도 없이 내게 다가왔다.
28
이름없음
2020/12/31 00:17:42
ID : kq3TO067wE2
0
"저기... 간호사님, 지금 코피가 나서요...."
간호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 앞에서 멈춰선 그는 몸은 창문쪽을 바라본 채로 얼굴만 나에게 돌린 다음,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때 직감했다. 이건 간호사도 아니요, 사람도 아님을. 싸늘함이 발목을 휘감고 지나갔다. 입술이 떨렸다. 온 몸에 근육통이 시작됐다. 긴장한 탓이었다.
29
이름없음
2020/12/31 00:18:08
ID : kq3TO067wE2
0
무언가 잘못됐음을 깨닫고 너스콜을 계속 연타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고장난 것처럼. 간호사는 내게 '게걸음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금방 목이 막혔다. 두려움에 눈물까지 흘리며 몸을 움직여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간호사는 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녀는 그 섬뜩한 웃는 얼굴로 종이 한 장과 작은 물약 한 통을 보여주었다.
30
이름없음
2020/12/31 00:21:24
ID : kq3TO067wE2
0
간호사의 입술이 계속 움직였지만,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내 귀가 멀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간호사는 무언가를 계속 지껄여대더니, 종이를 내 눈 앞에 디밀었다.
읽을 수 없는 이상한 글씨가 빼곡한 종이를 팔랑거렸다. 그 문자들은 한글같아 보였는데, 일반적인 한글의 쓰는 방식이 아니었다. (나 라는 글자가 있으면 모음과 자음의 위치가 바뀌어있고, 자음이 90도 회전한 상태라던지)
그 괴상한 글자를 강제로 보고 있으니 글자만으로 두려웠다. 글자 자체가 소름끼쳤다.
31
이름없음
2020/12/31 00:23:55
ID : kq3TO067wE2
0
간호사는 그걸 계속 팔랑이더니, 갑자기 또 그걸 치우고, 물약을 내 입속에 떨어트리기 시작했다. 한 방울 한 방울, 그 투명한 물약이 내 목 안으로 흘러들어올 때마다, 근육통이 사라지고 몸이 점점 나른해져갔다.
옆에 달린 기계장치는, 내 심박이 떨어지는걸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심박은 점점 낮아지기 시작했다.
32
이름없음
2020/12/31 00:25:20
ID : kq3TO067wE2
0
점점 눈 앞이 희미해져갔다. 대신 청각이 선명해져갔다. 그때 분명히 들었다. 간호사가 하는 말을.
"멋진 여행이 되길 빌어요. 독수리처럼 날아 올라봐요. 그리고 돌아올지 거기에 머무를지 정해요. 새는 자유롭잖아요."
33
이름없음
2020/12/31 00:28:25
ID : kq3TO067wE2
0
간호사는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멋진 여행이 되길 빌어요. 독수리처럼 날아 올라봐요. 그리고 돌아올지 거기에 머무를지 정해요. 새는 자유롭잖아요."
"멋진 여행이 되길 빌어요. 독수리처럼 날아 올라봐요. 그리고 돌아올지 거기에 머무를지 정해요. 새는 자유롭잖아요."
"멋진 여행이 되길 빌어요. 독수리처럼 날아 올라봐요. 그리고 돌아올지 거기에 머무를지 정해요. 새는 자유롭잖아요."
"멋진 여행이 되길 빌어요. 독수리처럼 날아 올라봐요. 그리고 돌아올지 거기에 머무를지 정해요. 새는 자유롭잖아요."
소름끼쳤다. 귀신인지 모를 기괴한 여자가 내 귀에다 대고 몇십분가량을 계속 저렇게 떠들어댔다. 그러다 간호사는 문득 말하기를 멈추고, 정색하더니 복도로 나가버렸다. 너스콜을 쥐고 있던 내 손에 힘이 빠졌다. 숨이 막혔다. 몸은 불구덩이처럼 열이 올라있었다.
그렇게 몇십분을 앓다가, 한순간에 열이 싹 사라지고, 시야도 선명해졌다.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 건 물론이었다. 그리고 그건, 나의 3개월간의 혼수상태의 시작이었다.
34
이름없음
2020/12/31 00:30:34
ID : kq3TO067wE2
0
나는 그때를 기점으로 3개월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 현실의 나는 몸도 움직일 수도 없었고, 무언가에 반응할 수도 없었다. 마치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마치 시체처럼 병상에 눕혀져 있었을 뿐이었다.
그건 나의 껍데기, 육신의 이야기고, 나의 영혼은 다른 상황을 겪고 있었다. 여지껏 겪어본적 없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상황을.
35
이름없음
2020/12/31 00:31:47
ID : RBcK1wsi8nU
0
와 ㅂㄱㅇㅇ!
36
이름없음
2020/12/31 00:33:39
ID : kq3TO067wE2
0
내 정신은 내 몸이 혼수상태에 빠진 동안 기괴한 세계에 갇혀있었다.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일종의 긴 꿈이라기엔, 그건 꿈이라는 용어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 영혼이 3개월동안 다른 세계에 갇혀있었다고 표현하는게 제일 바람직할 것 같다.
그곳은 영원히 밤이었고, 달은 보이지 않았다. 검은 구름이 하늘에 가득했기 때문이다.
시간을 확인하고자 핸드폰을 켠 나는, 깜짝 놀라 핸드폰을 바닥에 집어던졌다. 누구라도 시간이 72:88 이런 식으로 표시되어있다면 놀랐을 것이다.
37
이름없음
2020/12/31 00:36:56
ID : kq3TO067wE2
0
동접 안녕!
--------------------
나는 몸에 부착된 장치들을 하나둘씩 떼어냈다. 링거를 제외한 모든 장치를 떼어내고,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다.
나는 간호사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고자 복도로 나갔다. 웬 정신나간 싸이코가 나에게 이상한 물약을 먹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호사가 있어야할 곳 그 어디에도 간호사는 없었다. 다른 환자도 말이다. 그저 나를 제외한 병원 전체의 사람들이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38
이름없음
2020/12/31 00:38:08
ID : kq3TO067wE2
0
내가 있던 병실과 몇몇 복도는 불이 꺼져있었고, 어느 곳은 불이 켜져있고 중구난방이었다. 방금까지만해도 사람이 있었던 것처럼 서랍이 열려있거나, 화장실 문이 잠겨있거나 했다.
39
이름없음
2020/12/31 00:40:09
ID : kq3TO067wE2
0
내가 그곳이 기존에 살던 세상과 다른 곳이라는 징후를 처음 발견한 것은, 바로 복도에 걸린 시계였다. 시계를 가만히 지켜봤는데, 거꾸로 흘러가고 있었다.
나는 일단 복도 전체에 불을 켜고 도움을 줄만한 사람을 찾아다녔다.
다른 층 복도로 내려가거나, 혹은 올라가거나. 내가 있는 곳은 3층 입원층이었고, 병동은 내 위로 총 12층까지 있었다.
40
이름없음
2020/12/31 00:42:43
ID : ranCmK3SL9h
0
ㅂㄱㅇㅇ!
41
이름없음
2020/12/31 00:43:09
ID : kq3TO067wE2
0
9층까지 올라갔을때 어렴풋이 깨달았다. 평소라면 감히 오르지 못할 계단을 자유자재로 오르고 있었음을. 그 세계 속에선 격하게 달리지 않는 이상 지치지 않았다. 물론 원래 나에겐 계단 오르기 자체가 격한 활동이었지만...
나는 스스로 그 사실을 깨닫고 가슴에 손을 얹어보았다. 심박이 느껴지지 않았고, 내 몸이 너무 차가웠다.
충격을 받은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이빨을 떨며 부딪히기 시작했다.
42
이름없음
2020/12/31 00:45:15
ID : kq3TO067wE2
0
층계에 주저앉은 나는, 1층부터 12층까지 쭉 나있는 긴 창문을 보고 있었다. 그 창문을 보며 내가 죽어서 저승에 온 건가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승에 관해서는 영상으로 배운 지식이 있었지만, 내가 처한 상황은 그 어떤 영상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설마하니 나만 이곳에 남겨진건가 하고 생각할 무렵, 밑에 층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나는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창문을 슬쩍 봤는데, "그것"도 밑에 층에서 창문을 통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43
이름없음
2020/12/31 00:46:53
ID : kq3TO067wE2
0
오 동접이 또! 오늘 동접이 많네.
오늘은 졸려서 이 정도만 해볼까 한다. 얘기는 그렇게 길지 않고 대충 800레스 쯤 가면 끝날 것 같다. 만약 내용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질문해도 좋다. 잠들기 전까진 핸드폰 붙잡고 있을테니.
44
이름없음
2020/12/31 02:39:47
ID : eK5cNwE04Fc
0
나도 동접이야 레주!! 반갑다 :D
내일 또 다시 올게!
45
이름없음
2020/12/31 13:50:37
ID : unu8pgkoJVe
0
ㅂㄱㅇㅇ
46
이름없음
2020/12/31 17:30:28
ID : 1hffbu2twJT
0
오 ㅂㄱㅇㅇ!!
47
이름없음
2020/12/31 17:52:11
ID : u5PipbxzTRA
0
ㅂㄱㅇㅇ!
48
이름없음
2020/12/31 18:46:36
ID : A5bCmNxSK7x
0
진짜 흡입력 대박이다...
49
이름없음
2020/12/31 19:31:22
ID : kq3TO067wE2
0
-48 안녕 레스주들! 내 글을 봐줘서 정말 고맙다.
오늘이 벌써 연말이라니, 2020년도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스레더 여러분들은 부디 아픈데 없이 신년 맞이했으면 좋겠어.
오늘은 어제 11시쯤에 온 것처럼 오후 11시 쯤에 올 것 같다. 그럼 이따가 봅시다. 안뇽.
50
이름없음
2020/12/31 19:34:33
ID : eK5cNwE04Fc
0
나 44야 바로왔다~ 11시에 보자~!!
51
이름없음
2020/12/31 21:58:57
ID : K2MjdBdTO63
0
안뇽! 11시에 보장!
52
이름없음
2020/12/31 23:10:11
ID : kq3TO067wE2
0
지금은 11시! 가 조금 지났다. 스레주는 돌아왔습니다. 혹시 기다리고 있던 레스주는 칭찬한다.
-51 정말 고맙다. 이런 레스 덕에 글 쓰는 맛 난다.
이제 이야기를 마저 시작해보겠다.
53
이름없음
2020/12/31 23:11:37
ID : kq3TO067wE2
0
창문을 통해서 나와 눈이 마주친 그것은 분명 생명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건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분명 사람같은 외형이지만, 손발을 모두 계단에 착 붙이고 있었고, 가슴은 땅을 향했지만 얼굴은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그것은 나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54
이름없음
2020/12/31 23:12:04
ID : kq3TO067wE2
0
그것과 눈이 마주친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그 기괴한것 역시 미동도하지 않았다. 두려웠다. 두려운 나머지 손을 떨기 시작했다. 무심코 내가 눈을 깜빡인 순간, 그것은 사라지고 없었다.
55
이름없음
2020/12/31 23:12:35
ID : kq3TO067wE2
0
그것의 정체가 뭔지 되새기기도 전에, 층계의 전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벽에 붙은 스위치를 껐다 켰다 반복해보았다.
무의미했다. 전등은 꺼지지도, 켜지지도 않고, 그저 계속 미약한 불빛을 깜빡대기만 했을 뿐.
56
이름없음
2020/12/31 23:13:22
ID : kq3TO067wE2
0
나는 놀란 몸을 일으켜 윗층으로 올라갔다. 내 윗층은 10층, 그리고 11층, 12층이 더 있어야했다.
하지만 내가 층계를 올라가 만난 것은 10층이 아닌, 그저 벽 뿐이었다. 10층 복도로 가는 문이 있어야할 자리는 벽으로 대체되어있었고, 1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끊어져있었다.
57
이름없음
2020/12/31 23:16:18
ID : kq3TO067wE2
0
벽에 손을 짚었다. 그저 차가운 벽이었다. 마치 처음부터 그랬다는 듯. 이전부터 이 병원에 입원을 해온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이곳은 분명 굳건한 철문이 있는 자리였다.
분명 창문도 위쪽으로 더 나있는걸 봐선, 위층이 있는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58
이름없음
2020/12/31 23:17:19
ID : kq3TO067wE2
0
하지만 그 벽은 낯선 것이었다. 낡지도, 오래되지도 않은, 다른 벽들과 마찬가지인 벽.
그런 황당한 현상에 낙심한 나는 계단에 걸터앉아 가슴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다시 일어나 전 층을 돌아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이승과는 다른 세계에 있음을. 꿈이라고도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이렇게 생생한 기분은 꿈일 수 없었다.
아무리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자각몽이라고 해도 이런 생생함은 존재할 수 없었다. 오히려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의 이 생생함이 나로 하여금 계속해서 기분나쁜 감정을 유발하고 있었으니까.
59
이름없음
2020/12/31 23:18:22
ID : kq3TO067wE2
0
시계는 거꾸로 흘러가고, 전자 시계는 존재할 수 없는 시간을 나타내며(나타내는 시각은 각각 달랐다.) 기괴한 무언가가 밑에서 출몰... 거기에 사람은 모두 홀연히 사라져있다. 그들이 활동했던 흔적만 남긴채.
바깥도 마찬가지였다. 도로를 가득히 메우고 있던 차량들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살아있는 모든 것이 종적을 감췄다.
60
이름없음
2020/12/31 23:19:44
ID : kq3TO067wE2
0
마치 악몽을 꾸는 듯한 기분이 계속 들었다. 깰 수 없는 영원한 악몽. 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 기분나쁜 감정을 어떻게 해도 떨쳐낼 수 없었다.
공포심에 숨을 헐떡이던 찰나, 밑에 층에서 전화기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 핸드폰의 알람음이, 건물 내를 가득히 메웠다.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61
이름없음
2020/12/31 23:20:59
ID : kq3TO067wE2
0
바닥에 내팽개쳤던 핸드폰에게로 전화가 온게 틀림없었다. 누구지? 설마 엄마가? 아니면 담당의 선생님이?
내가 고민하는 동안에도 소리는 울렸다.
그 음색이 너무 소름끼쳤다. 두려운 그 음색이 귀를 막아도, 막아도... 계속해서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머릿속을 괴롭혔다. 이런 이상한 상황에 걸려오는 전화도 결코 정상적이진 않을 것이다.
62
이름없음
2020/12/31 23:22:46
ID : eK5cNwE04Fc
0
ㅂㄱㅇㅇ!! :D
63
이름없음
2020/12/31 23:23:06
ID : kq3TO067wE2
0
두려운 나머지 전화가 끊어지기까지 몸을 웅크리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벨소리는 멈췄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곧바로 다리에 힘이 풀리고 주저앉게 되었다. 이건, 전화가 끊어진게 아니었으니까.
누군가 내 핸드폰에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톡하는 소리와 함께 기분나쁜 잡음이 시작됐다.
64
이름없음
2020/12/31 23:23:29
ID : kq3TO067wE2
0
너레더 반갑다. 사실 사람이 안 보여서 끊고 이따 다시올까 하는 참이었거든...
65
이름없음
2020/12/31 23:25:41
ID : kq3TO067wE2
0
누군가 내 전화를 받은게 확실했다. 지직거리는 잡음은 심해져만 갔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누군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전화의 발신자는 계속 무언가 말하고 있었다. 3층에 있는 내 전화기의 통화 소리가 10층의 층계까지도 생생히 들렸다.
66
이름없음
2020/12/31 23:25:42
ID : eK5cNwE04Fc
0
아니야! 보고있더라도 ㅂㄱㅇㅇ 안하는 래더도 많아! 난 잘 읽고있오!! :)
67
이름없음
2020/12/31 23:27:44
ID : kq3TO067wE2
0
"레주를 바꿔주세요." (마땅한 별명이 생각 안 나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수신자는 아무말도 없었다.
나는 입을 틀어막고 주위를 살폈다. 진절머리가 나도록 공허했다. 그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내 담을 서늘하게 했다. 젊은 여자의 목소리지만, 억양이 완전히 이상했다.
굳이 설명하자면, 레-주를- 바--꿔주-세요- 같이, 이상하게 장단을 넣고, 음의 고저도 멋대로 넣어 일반적인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68
이름없음
2020/12/31 23:30:52
ID : kq3TO067wE2
0
아 그렇구나. 앞으론 그냥 와서 쓰면 되겠네
-------------------
"레주를 바꿔주세요. 미나입니다."
여전히 수신자는 아무말도 없었다. 수신자는 누구이며, 내 전화를 어째서 받은걸까? 아니 애초에, 그곳엔 아무도 없었는데. 단지 있을법한 것이라면 내가 만났던, 나보다 아래층에 있었던.
"그것"
69
이름없음
2020/12/31 23:31:52
ID : kq3TO067wE2
0
하지만 "그것"이 전화를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렇다기엔, 그것은 너무 기괴하게 꼬여있었으니까.
70
이름없음
2020/12/31 23:35:12
ID : kq3TO067wE2
0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다. 전화기에선 계속해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화의 발신자는 계속해서 나를 찾는 듯한 말을 남겼다.
"레주를 바꿔주세요. 미나입니다.""레주를 바꿔주세요. 미나입니다.""레주를 바꿔주세요. 미나입니다."
나는 미나라는 여자가 누군지도 모른다. 스레딕에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만난 일이 없다.
그러다, 발신자는 어느 순간 말을 바꾸어 무언가 혼자 얘기하기 시작했다.
71
이름없음
2020/12/31 23:37:03
ID : kq3TO067wE2
0
"도망치고있죠?"
나에게 하는 소린가? 하고 고개를 들었다.
72
이름없음
2020/12/31 23:39:10
ID : kq3TO067wE2
0
"도망치고 있는거잖아요. 레주씨. 갈 수도 없는 10층 계단에 몸을 웅크리고 말이죠."
나한테 하는 소리였다. 그러고는 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깔깔 내뱉었다. 그와 동시에 전화에선 기이한 음악과도 같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두려움에 눈을 꾹 감고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었다.
73
이름없음
2020/12/31 23:40:32
ID : kq3TO067wE2
0
그리고 발신자는 곧장 뒤이어 말했다.
"너도 결국 그들 중 하나야."
그리곤, 한참이나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74
이름없음
2020/12/31 23:41:20
ID : kq3TO067wE2
0
여기서 잠깐 컷트. 물 좀 마시고 허리 좀 피고 그러고 오겠다.
내용 중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자유롭게 물어봐주세요.
75
이름없음
2020/12/31 23:51:09
ID : kq3TO067wE2
0
스레주 물 마시고 왔다. 에비앙 통에 끓인 물 담아서 마신다. 근데 물 마시는데 어디서 사악사악 하는 소리가 나네. 소름돋게... 집에 나뿐인데. 엄마 들어오시면 같이 자자고 해봐야겠다.
----------------
폭풍이 지나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조심스레 고개를 들었다. 아무도 없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생생한 조용함이 날 두렵게 했다.
나는 그때 병원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 계속 있다간 아까 마주쳤던 그것과 다시 만나게 될 수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런 기현상이 일어나는 곳에 계속 있다간 미쳐버릴게 틀림없었다.
밖에 무엇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았다. 여긴 고층이다 보니, 밖에 차량이 싹 빠져있는것 정도나 분간이 될 뿐, 뭐가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76
이름없음
2020/12/31 23:53:09
ID : kq3TO067wE2
0
나는 심호흡을 하고 창문을 살폈다. 아래 층계는 텅 비어있었다.
'좋아...'
나는 조심스럽게 3층에 있는 내 병실로 향했다. 최대한 조용히, 인기척을 죽이고.
77
이름없음
2020/12/31 23:53:53
ID : kq3TO067wE2
0
병실 문은 닫혀있었다. 나올때만해도 열어뒀었는데 말이다. 앞서서 온갖 기현상을 겪었기 때문에, 별로 특별할 건 아니었다.
78
이름없음
2020/12/31 23:55:07
ID : kq3TO067wE2
0
문에 달린 작은 창을 통해 보니, 깜깜했지만 내 병상쪽으로 미약한 불빛이 있었다. 핸드폰의 불빛이었다. 사람은 없었다.
핸드폰을 빠르게 챙기고 병원 밖으로 나가 도움을 청하러 간다는게 내 계획이었다. 충격에 뇌가 돌아버린건지, 아니면 공포에 감각이 무뎌진건지, 잘도 그런 용기가 났다.
밖에 뭐가 있을 줄 알고, 스레주?
79
이름없음
2020/12/31 23:56:29
ID : kq3TO067wE2
0
나는 살포시 문을 열고 들어가 내 병상으로 향했다.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에서 불빛이 나오고 있었다. 당연히 잠금화면이 떠있을거라 생각한 나는 무심코 핸드폰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핸드폰 화면을 본 나는, 함정에 걸렸음을 깨달았다.
80
이름없음
2020/12/31 23:58:42
ID : kq3TO067wE2
0
불빛이 녹색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눈치챘어야 했다.
핸드폰은 처음 전화가 걸렸을때부터 여전히 "통화중"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놀라 입을 틀어막자, 전화가 끊어지고, 내 뒤로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홱 뒤돌아봤다.
81
이름없음
2021/01/01 00:01:37
ID : kq3TO067wE2
0
그것과 정면으로 마주한 순간, 눈물이 흘렀다. 살해당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그 끔찍한 형체에게서 벗어날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그저 머릿속이 공포에 잠식당했다.
82
이름없음
2021/01/01 00:02:15
ID : kq3TO067wE2
0
뒤돌아본 곳엔 어떤 장신의 남자가 서있었다. 190? 200?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의 공포심이 그의 키를 크게 인식한건지? 아니면 진짜로 천장에 닿을락말락 키가 컸던건지.
다만 확실한 것은 그의 눈이 기괴하게 생겼다는 것이다.
83
이름없음
2021/01/01 00:05:40
ID : kq3TO067wE2
0
그의 눈, 주먹만한 눈 크기에 눈동자가 두 개였다. 각 눈에 두 개씩, 총 네 개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 눈동자가 꾸물거리며 나를 훑어보았다.
남자는 차렷자세로 벽에 달라붙어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겁에 질린 나는 핸드폰을 주워 재빨리 달아났다. 그것이 날 쫓아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멀리 벗어나던, 그것은 저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84
이름없음
2021/01/01 00:08:31
ID : kq3TO067wE2
0
스레준데 지금 가족이 신년이라고 서프라이즈를 해주시네.. 스레더들 일단 새해복 많이 받고, 잠깐 자리 좀 비우겠습니다.
85
이름없음
2021/01/01 00:09:20
ID : ctBz83Dthhs
0
와 동접이네! 새해 복 많이 받아!!
86
이름없음
2021/01/01 01:41:46
ID : K2MjdBdTO63
0
너무 재밌ㄸ다ㅠㅜㅜ
87
이름없음
2021/01/01 15:43:54
ID : hammk3BdVfe
0
스레주 해피 뉴이어!
엊그제 보고 중독돼서 지금 이틀째 댓도 못 달고 보고있는 중이야ㅋㅋ
88
이름없음
2021/01/01 16:44:26
ID : kq3TO067wE2
0
스레주다. 오늘 새벽엔 가족이랑 시간을 보내느라 미처 돌아오지 못했네. 오늘은 예정된 시간보다 좀 늦게, 11시 반 쯤에 돌아올 것 같다.
너레더도 새해복 많이 받길.
재밌게 봐준다니 정말 고마워 더 노력해서 써볼게
레스주도 해피 뉴이어! 글 쓰는게 힘든 일인 줄 처음 알았어. 이런 레스 볼때마다 보람차네 ㅎㅎ
89
이름없음
2021/01/01 20:28:29
ID : By1DvA0oK3R
0
헉 무섭다 야... 잘 보고 있어!!
90
이름없음
2021/01/01 21:58:34
ID : lCi3zWkr9dz
0
ㅂㄱㅇㅇ!!!!
91
이름없음
2021/01/01 22:00:41
ID : K2MjdBdTO63
0
기다리고있을게! 천천히왕!
92
이름없음
2021/01/01 23:34:43
ID : kq3TO067wE2
0
약속한 11시 반이 되었다. 기다리고 있던 레스주들에겐 감사하다. 이야기 마저 이어나갈게.
레전드 판 갔던데 재밌게 봐줘서 너무 고맙다.
무섭다면 내가 잘 쓰고 있나보다.
봐줘서 고마워. 덕분에 힘내서 쓰고 있다.
자, 이제 왔다!
93
이름없음
2021/01/01 23:36:13
ID : kq3TO067wE2
0
그것은 계단을 내려가도, 코너를 돌아도, 어둠에 숨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황급히 병동을 빠져나왔다. 병동을 빠져나오자 그것은 더 이상 나를 쫓지 않았다.
94
이름없음
2021/01/01 23:37:02
ID : kq3TO067wE2
0
병동을 빠져나오니 정원이 있었다. 그 앞으로 병원 로비로 가는 통로가 있었는데, 병원 로비를 빠져나가면 완전히 바깥으로 나갈 수 있었다.
95
이름없음
2021/01/01 23:38:12
ID : kq3TO067wE2
0
바깥에 뭐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무턱대고 나간 이유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완전히 자살행위인데, 그때는 몰랐다.
다행히 밖으로 황급이 뛰쳐나가는 나에게 누군가 발을 걸었다.
나는 어둠의 밑바닥으로 넘어졌다.
96
이름없음
2021/01/01 23:39:20
ID : kq3TO067wE2
0
나는 바닥에 철퍼덕 엎어졌다. 고통은 없었다. 넘어지면서 턱을 바닥에 찧었는데, 진동과 이물감은 느껴졌어도 고통은 없었다. 그저 기분나쁜 느낌일 뿐. 상처에서 피도 배어나오지 않았다.
대신 주변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로 가득차있었다. 금방이라도 귀신이 튀어나올법한 그런 분위기.
97
이름없음
2021/01/01 23:40:10
ID : kq3TO067wE2
0
여튼, 나는 넘어진 채로 주위를 돌아보았다. 병원 로비는 온통 껌껌했다. 어둠 저 너머에서 흰색 무언가가 펄럭거리며 내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나는 얼른 일어나 주변에 있던 스위치로 달려갔다.
딸깍, 딸깍, 딸깍,
내가 스위치를 내리면, 다시 스위치가 저절로 올라갔다.
98
이름없음
2021/01/01 23:42:22
ID : kq3TO067wE2
0
"오.. 오.. 오지마!"
소리쳤다. 텅 빈 병원의 로비에 내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하지만 그것은 아랑곳 않고 내게 다가왔다. 그것은 염소 해골을 뒤집어 쓴 흰색 무언가였다. 너무 어두웠던 나머지 잘 식별할 수 없었다.
99
이름없음
2021/01/01 23:44:11
ID : kq3TO067wE2
0
그것은 내 코앞까지 와서는 해골을 벗어던졌다. 그러자 비쩍마른 여자의 창백한 얼굴이 나타났다. 볼은 움푹 들어가있고, 눈은 초점이 없이 흐리멍덩했다.
머리카락은 중간중간 뭉텅이로 빠져있었다. 그리고는 곧이어 입을 쩍 벌렸다.
100
이름없음
2021/01/01 23:45:34
ID : kq3TO067wE2
0
쩍 벌린 입 사이로 이상한 글씨가 뭉게뭉게 튀어나왔다. 이전에 봤던 이상하게 변질된 한글 같은 문자도 있었고, 알파벳이 깨진 것 같은 글자도 있었다. 전혀 생소한, 익숙치 않고 괴괴한 문자들이 자꾸만 튀어나왔다. 정신이 혼미했다. 있을 수 없는 광경을 목도한 심정은 실로 복잡했다.
그것은 계속해서 그런 글씨들을 뱉어냈다.
101
이름없음
2021/01/01 23:48:06
ID : kq3TO067wE2
0
그때, 누군가 그것의 뒤로 나타났다. 은빛 테두리가 있는 검은 가면을 쓴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그것"의 머리통에 어떤 액체를 떨어트렸다. 그러자 그것은 기괴한 소리를 질렀다.
"키야아아아악!!!!"
그것은 고통스러워했다. 살점이 녹아 흘러내리면서 이상한 결정이 생겼는데, 그럼에도 발악하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황급히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그것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너무도 흉측한 장면에 나는 그만 바닥에 구토를 하고 말았다. 먹은 것도 없어서 신물이 올라왔다. 가면을 쓴 사람이 나에게 뚜벅뚜벅 다가왔다.
레스 작성
24레스
아니 나 무서워
673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8
1
80레스
얘들아 실시간임 집에 다른 사람있는 거 같아
1042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8
9
320레스
» 잠들어있던 3개월, 나는 깨어있었다.
8310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7
58
68레스
방에있는 큰 거울 버리고싶어
1269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7
3
939레스
이웃들이 뭔가를 숨기고 있어
39463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7
167
3레스
소름돋는 점집
254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7
0
3레스
충북 청주에도 괴담같은 거 있나?
353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0
56레스
자기 동네에서 떠도는 유명한 괴담 한개씩 적고 가기!!
1954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6
27레스
어렸을 때부터 봤던 내 또래 아이가 한 명 있음
848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11
25레스
.
342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0
12레스
오르골
251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0
11레스
장애인이 귀신이되면
875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0
24레스
살면서 겪는것들 (+ 베니스 귀신이야기)
221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1
1000레스
🐚마법의 다이스 고동님 2탄🐚
1131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6
10
10레스
상가 화장실에서,
247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5
0
6레스
진짜 궁금한데 우리가 죽으면
385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5
0
50레스
무속인이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는데 ...
408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5
0
7레스
색 가사 일그러진 단위
237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5
0
77레스
2020년에 큰일이 나기는 나려나봐
5180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5
0
15레스
꿈에 나온 남자가 자기 이름을 꼭 기억하랬어
895 Hit
괴담
이름없음
21.03.15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