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12/30 23:50:55 ID : kq3TO067wE2 58
내가 불과 3년전에 겪었던 일을 정리해서 써보려고 한다. 3년전 일임에도 마치 어제 겪은 것처럼 생생히 기억이 난다.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고, 조금의 각색을 첨가해봤으니 내가 겪은 이 기이한 일을 재밌게 즐겼으면 한다. --------- 스레주는 원래 건강이 좋지 않았다. 병원을 학교가듯이 들락거렸고, 살면서 여러번 생명의 고비를 넘었던 적이 있다. 호흡기와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나. 천식과 관상동맥의 기형... 이외에도 몇가지 질환들을 달고 태어났다. 달리 일상생활을 하는데 의외로 큰 지장은 없었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훅 정신을 잃곤 했다.
202 이름없음 2021/01/10 13:33:22 ID : e40mr9g1u5Q 0
재밌다 레주야
203 이름없음 2021/01/10 15:03:34 ID : kq3TO067wE2 0
레나는 엄청난 준족이었다. 내가 좀 오래 걸어서 온 곳을 한달음에 빠져나와 병동까지 들어왔으니 말이다. 레나의 말에 따르면, 병동은 일종의 특수한 구역이었다. 귀신이 외부에서 유입되기 어려운 구조라나. 그때문에 병동은 안전구역 정도로 인식되었다. 나는 레나의 도움을 받아 병원 로비의 의자에 앉아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레나는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자판기로 가서는 음료수를 뽑아 내게 건넸다. 레나는 태연히 말했다. "그래, 바깥체험 해본 소감이 어떠냐." "지옥도에요. 한 무리의 귀신들이 제 바로 뒤에서 손을 뻗어대니까... 미치는 줄 알았어요." "아직도 나가고 싶어? 내 말은, 여기도 지내다보면 그렇게 나쁘진 않아. 햇빛을 못보는건 좀 뼈아프지만 뭐 어때? 너는 원래 햇빛을 바라는 그런 성격도 아닌 것 같은데."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나는 음료수 캔을 따 마셨다. 레나는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답했다. "여기 떨어진 사람치고는 밝은 사람도 없었지."
204 이름없음 2021/01/10 15:09:30 ID : kq3TO067wE2 0
레나의 말은 의외였다. 나 말고 여기에서 다른 사람을 본건가? 하지만, 어딘가 이상하다. 레나는 여기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둥 시덥잖은 소리를 했다. 그렇다면 두 가지 사실이, 하나는 이곳에 레나와 나 외에도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지금 레나는 조금 수상하다는 것. 나는 레나를 자극하기보단 맞장구를 치길 택했다. 내게 있어서 저 사람은 괴수니까. 얼굴도 모르는 기이한 사람. "전 원래 몸이 약해서 집에만 있었죠. 음지를 바라는 타입이었어요." "그렇겠지." "알고 계셨군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 레나는 내가 저벅저벅 다가왔다. 그리고는 쪼그려앉아 나와 눈을 맞추었다. 가면 너머로, 반짝이는 눈동자가 보였다. "이런 허수아비 같은 몰골로 병원복이나 입고 다니니, 썩 건강한 사람은 아니겠거니 했어."
205 이름없음 2021/01/10 15:18:34 ID : kq3TO067wE2 0
레나의 눈치가 어딘지 모르게 싸늘했다. 불안했다. 레나는 계속해서 의심스러운 말을 하며 나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난 말이야, 여기서 많은 사람을 만났어. 너까지 포함해서 한 열 하나 정도? 그 쯤. 하나같이 패닉에 빠져서는 여기서 나가겠다며 온갖 난리를 쳐댔지. 너를 제외하면, 나랑 가장 마지막까지 있던 아이도 결국 나갔다가 다신 돌아오지 않고 있어." "혹시 여기서 탈출한 건 아닐까요?" 레나는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럴리가." 레나가 내 옆에 걸터앉아 어깨에 팔을 둘렀다. 살결이 차가웠다. 아, 귀신은 또 다시 어디론가 향하겠군. "난 여기에서부터 공항이 있는 인유도까지 가봤어. (지명은 가칭.) 여기서 30km 넘게 떨어졌어. 그 이상으론 갈 수가 없었어." "어째서죠?" "막혀있었으니까."
206 이름없음 2021/01/10 15:21:05 ID : bvg2NwE9tg7 0
진짜 너무 재밌다 ..
207 이름없음 2021/01/10 15:22:49 ID : kq3TO067wE2 0
레나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공항이 있는 인유도, 그곳으로 걸어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인유대교'는 꽝꽝 얼어붙은 시체와 괴상한 변이체들의 사체가 엉겨붙어 길을 막고 있었다. 병동으로 반경 30km 이상은 나아갈 수 없었다. 웬만한 시외버스도 그것보단 멀리 나갈텐데. 그리고 또 하나, 병동에서 멀어질 수록 사람이 약해진다. "보통 병원에서 멀어진다는 뜻은 건강하다는 의미잖아? 여기선 이 병원에서 멀어지면 점점 힘을 잃어. 나도 여기서 나가고 싶어서 별 난리를 다 쳐봤지만, 그저 운이 좋았지. 나도 어쩌면 이미 그들처럼 사라져야했을지도 몰라."
208 이름없음 2021/01/10 15:35:04 ID : kq3TO067wE2 0
레나는 내게 겁을 주고 있었다. 왜? 굳이? 나는 이 우울하고 두려운 곳을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은데. 하지만 레나의 경우를 보면, 그녀는 아주 오래 여기 갇혀있었던게 틀림없다. 정말로 여기서 나갈 방법이 없는걸까? 체념해야하는걸까? 내 표정이 썩어들어가자, 레나는 갑자기 끄윽끄윽 웃어대기 시작했다. "왜 웃는거에요?" "지금 네 표정을 네가 봐야하는데!" 레나는 한참이나 박장대소하고 나서야 내게 다시 말을 건넸다. "정말로 나가고 싶어?" "나가고 싶어요. 저희 어머니가 절 기다릴거에요." "누구라도 나가고 싶어하지. 그게 우리의 존재 이유야. 잘 새겨들어.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는 여기에 적응하는게 아니야. 여기서 탈출해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거라고. 여긴 절대로 익숙해질 수 없는 곳이야. 네가 겪은건 새발의 피도 못되는 수준이야. 정말 나가고 싶어? 내말은, 나갈 수 있겠어? 네 의지를 나한테 보여."
209 이름없음 2021/01/10 15:39:55 ID : kq3TO067wE2 0
레나는 내게 나가고자 하는 목표와 의지가 필요하다 말했다. 그저 이곳이 답답하고 소름끼쳐서 나가고자 하는 거라면, 절대로 나갈 수 없을거라고. 나가기는 커녕 이 병동 밖에 나서지도 못할거라 말했다. 내가 나가고 싶은 이유? 글쎄, 이런 나락에 빠졌는데 안 나갈 이유도 없잖은가. 달궈진 프라이팬에 빠진다면 설령 한낱 미물에 불과한 벌레들도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하지만 그건 레나에게 충분한 답변이 아니었다. 레나는 뒤이어 내게 말했다. "잊었나본데, 우리가 여기에 있는건 엄연히 '우리' 때문이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우리의 탓이지."
210 이름없음 2021/01/10 15:42:21 ID : kq3TO067wE2 0
최대한 생동감이 느껴지게 쓰고 싶어서... ㅎㅎ 몰입감이 있다니 다행이다. 이런 칭찬에 레주는 몸둘바를 모르지요 ㅋㅋㅋ 고마워. 기습적으로 3시에 와봤는데 보는 사람이 있었구나? 신기하당.. 동접 ㅎㅎ 오늘은 3시에 한번 와봤어. 딱히 이유는 없고 그냥 어제 올리려다가 못 올린거 올리려고... ㅎㅎ 오늘은 평소보다 좀 일찍 올 것 같아. 자꾸 늦게자니까 염증이 심해지는 것 같아서.
211 이름없음 2021/01/10 15:53:00 ID : 0so3VargmK3 0
레주야 !! 급하게 올리지 말구 천천히 몸 관리하면서 올려줘 !! 기다릴게 !! 진짜 재밌어
212 이름없음 2021/01/10 15:53:21 ID : zUZg3TU1woL 0
레주 아프지마ㅠㅠㅠ무리하지말구..
213 이름없음 2021/01/10 21:04:37 ID : DBxWi8nU7xO 0
재밌다..
214 이름없음 2021/01/10 21:08:46 ID : kq3TO067wE2 0
레나는 말했다. 이곳에 떨어지는 모두는 어떤 선택을 한다고. 레나는 동생의 목숨을 살리는 대신,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선택을 했다. 나는? "너는 어떤 선택을 해서 여기에 떨어진거지?" 레나의 말에 섣불리 답하지 못했다. 나? 나는... 외로워서. 고립감 탓에, 얼굴도 모르는 아빠를 만나보고 싶어서. 목숨바쳐 나를 사랑해준 사람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하여. 레나의 숭고함과는 사뭇 다른 이유였다. "어서 말해봐." "저는... 아빠를 만나려고...."
215 이름없음 2021/01/10 21:09:41 ID : 9dBhzdPg4Zi 0
왕....진짜 너무 재밋게 쓴다... 잘 보구있오!
216 이름없음 2021/01/10 21:11:29 ID : kq3TO067wE2 0
"그래? 그 선택을 마지막으로 여기에 떨어지게 된거지? 스레주." 레나가 내 이름을 말했다. 젠장, 난 알려준 기억이 없는데. 아까부터 계속 의미심장한 암시를 해댄다. 그러고보니, 레나는 나에 대해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간만에 나타난 사람이라면 이것저것 호기심이 들어서라도 캐물을텐데. 순간 여러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나는 나에게 바짝 다가선 레나에게 말했다. "이름을 말해준 기억이 없어요."
217 이름없음 2021/01/10 21:15:04 ID : kq3TO067wE2 0
"이름? 네 이름은 스레주잖아." "맞아요. 근데 당신한테 알려준 적이 없어요." "맞아. 그랬지. 생각해보니 우린 만난지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고." "말해줘요. 어떻게 제 이름을 알고 있죠? 그리고 내가 거기에 있다는건 어떻게 알고 구하러 온거죠? 말해주세요." 레나는 나를 뚤어져라 쳐다보며 숨을 내쉬었다. 차가웠다. "날 의심하는거냐?" "의심스러워요. 절 구해주신건 너무 고맙지만... 의심스럽다고요. 아까부터 이상한 말을 하시고." "거기까지 해." 레나는 짧은 바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보였다.
218 이름없음 2021/01/10 21:17:59 ID : kq3TO067wE2 0
무기를 꺼내는걸로 착각한 나는 레나를 밀치고 일어났다. 레나가 바닥으로 넘어졌다. "뭐하냐!" 레나는 열쇠를 꺼냈다. 내가 오인한 것이다. 레나는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나랑 싸우려고?"
219 이름없음 2021/01/10 21:19:08 ID : y2IFbbjvxu1 0
미쳐따미쳐따 너무 재밌어
220 이름없음 2021/01/10 21:23:34 ID : kq3TO067wE2 0
"따라와. 다 설명해줄테니까." 레나가 앞장서서 병원 내에 있는 보안실로 향했다. 뭐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걸까. 열쇠로 보안실의 문을 연 레나는 나에게 따라들어오라 손짓했다. 나는 긴장한 채로 따라들어갔다. 그 안에는 수많은 컴퓨터가 있었다. 마치 기업의 서버실처럼, 병원 내의 시스템을 총괄하는 곳 정도로 보였다. 그 중에서 미로같은 컴퓨터 벽을 지나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서재였다. "이게 다 뭐죠?" "책들이야." "그건 아는데... 왜 이런곳에 책이?" "여긴 내 서고야. 여기 앉아. 앉아서 내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 그럼 너도 이해가 갈테니까." 레나가 의자를 끌어와 놓았다. 딱딱한 나무 의자였다.
221 이름없음 2021/01/10 21:29:30 ID : kq3TO067wE2 0
"나는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했어.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동생의 자란 모습을 보고 싶었어." 레나가 책을 뒤적이며 말했다. "여긴 100권이 안 되는 양의 책이 있어. 내가 모아온 건 70권 정도... 나머지는... 아, 여깄다." 레나는 책 한 권을 꺼내보였다. 검은 표지, 하드커버... 붉은 금빛의 테두리... <powhoaenam>이라는 제목이 새겨진 책이었다.
222 이름없음 2021/01/10 21:34:57 ID : kq3TO067wE2 0
~212 너레더 말대로 요즘 힘에 부쳐서 조금씩 조금씩 올리고 있다. 어깨 좀 나아지면 날잡게 쭉 길게 가보려고. 재밌게 봐줘서 고맙다 동접 ㅎㅇ! 잘 보고 있다니 기쁘다. 오 그정도야? ㅋㅋㅋ 재밌다니 고마워. 200레스가 넘었다. 추천도 23개나 받아서 레전드 게시판에 올라갔어. 좀 더 분발해서 1000레스 꽉 채우고 마무리까지 지을 수 있도록 해볼게.
223 이름없음 2021/01/10 21:49:40 ID : ijjy2NtinPh 0
개재미잇다진짜...이런 고퀄스레 오랜만ㅠ 추천박고간다.
224 이름없음 2021/01/10 21:58:42 ID : fdXxVdVcE3C 0
와 진짜재밌어 레주 필력 진짜좋다
225 이름없음 2021/01/10 23:07:28 ID : 5aoNwJPh9g2 0
ㅂㄱㅇ⍤⃝!!
226 이름없음 2021/01/11 00:15:57 ID : 9dBhzdPg4Zi 0
허구ㅜㅜㅜ 동접이였다니ㅜㅜㅜㅜ 나동접 처음이야 영광ㅠㅠㅠㅠㅠㅠ
227 이름없음 2021/01/11 02:02:51 ID : gY9vDAkmljy 0
와 레주 진짜 필력 진짜 장난 없다..빨리와ㅠㅠ 완전 재밌어!!
228 이름없음 2021/01/11 13:49:59 ID : 0so3VargmK3 0
헐랭 와 짱 재밌어 레주 오늘도 기다릴게 !! 그래도 몸 관리하면서 해줘 ㅠㅠ 걱정된다..
229 이름없음 2021/01/11 15:08:24 ID : ClxzPeNunxy 0
ㅂㄱㅇㅇ
230 이름없음 2021/01/11 20:12:02 ID : 2k5WkoFbfXs 0
보고있어!!! 넘 재밌다ㅜㅜ
231 이름없음 2021/01/11 20:12:21 ID : grzak79eE5U 0
.
232 이름없음 2021/01/11 23:43:50 ID : kq3TO067wE2 0
스레주 왔다. 기다리는 사람이 엄청 많네 ㄷㄷ... 추천도 30개 넘어서 제목이 볼드체로 바뀌었고, 곧 250레스, 300레스 채울 것 같네.
233 이름없음 2021/01/11 23:46:13 ID : kq3TO067wE2 0
고퀄스레... 최고의 칭찬이다. 고마워 아직 모자라지만. 더 열심히 해볼게 어떻게 한거야 너레더? 첫 동접 축하해(?) 나도 동접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글쓰다 외롭지 않아서 좋아. 필력... 아직 부족한데 ㅎㅎ 다들 좋게 봐주니 고마워
234 이름없음 2021/01/11 23:47:31 ID : kq3TO067wE2 0
다행히 염증은 많이 나아졌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옙! 오늘도 봐주십쇼. 과찬이야. ㅎㅎㅋㅋ
235 이름없음 2021/01/11 23:49:32 ID : kq3TO067wE2 0
시작하기 앞서, 혹시 레스주들은 "스웨디시 랩소디"라고 알아? 뭐, 괴담판 레스주들이면 거의 대부분이 알겠지. 원곡은 그냥 듣기 좋은 협주곡인데, 난수방송에서 그 노래를 섬뜩하게 변형한걸 사용하는 바람에 무서운 노래의 대명사로 알려졌지. 오늘은 그걸 들으면서 글을 써보려고. 그런 외부적인 요인이 내가 글쓰는데 영향을 미칠까 궁금해서. 잡설은 이쯤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볼까.
236 이름없음 2021/01/11 23:51:51 ID : ctBz83Dthhs 0
동접이다!! 보고있어!! 반가워!!!
237 이름없음 2021/01/11 23:52:04 ID : gksmK2Le6o5 0
동접!! 보고있어!
238 이름없음 2021/01/11 23:52:46 ID : fdXxVdVcE3C 0
보고있어!! 동접이다!
239 이름없음 2021/01/11 23:53:00 ID : kq3TO067wE2 0
powhoaenam, 그건 나를 여기로 끌고 온 계기. 떨리는 손으로 책을 받았다. 이런, 손을 떨어대다 책을 떨어트렸다. 책은 바닥에 떨어져 펼쳐졌다. 65페이지. "말도 안 돼...." "이건 내가 여기 처음 왔을 때부터 있었던 책이야. 여기에 딱 두 권만 있었는데, 이거랑 다른 하나는... 그건 나도 기억이 잘 안 나네. 그건 누가 가져갔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혹시 이게 전에 레나...님이 말했던...."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 가만, 내가 더 나이가 많은건가? 너, 여기에 들어올때 몇 년도였어?" "2017년이요." 2017년... 레나는 나를 멍하니 쳐다봤다. "2017년이면...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애랑 7년 차인데...."
240 이름없음 2021/01/11 23:57:38 ID : kq3TO067wE2 0
~238 동접이 되게 많다??? 덕분에 외롭지는 않겠군! --------------------- 나는 생선마냥 눈을 꿈뻑거렸다. 레나는 2003년에 여길 들어왔다고 했고, 당시 나이가 16살이었다. ...가장 최근에 들어온 나는 2017년에 들어왔고, 당시 내 나이는... 마찬가지로 16살이었다. 그렇다면 레나는 이미 서른... 레나는 새삼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이런 미친... 이딴 데에서 썩은지가 벌써 14년이라고...?"
241 이름없음 2021/01/11 23:59:42 ID : kq3TO067wE2 0
레나는 헛웃음을 짓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여긴 말야, 오래 있을수록 둔감해져. 내가 늙어가는지도, 죽어가는지도 모른다니까?" 가면 너머로 새어나오는 레나의 목소리를 떨리고 있었다. 충격이겠지. 14년이라는 긴 시간을, 여기서 보냈으니까.
242 이름없음 2021/01/12 00:03:20 ID : fdXxVdVcE3C 0
와..... 두근두근
243 이름없음 2021/01/12 00:04:58 ID : gksmK2Le6o5 0
와..
244 이름없음 2021/01/12 00:06:36 ID : kq3TO067wE2 0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게 그리 놀랄일인가 싶었다. 물론, 충분히 까무러칠 일이지만, 본인도 이곳에 지내면서 직감하지 않았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늙어가는데. 레나는 그렇게 잠깐동안 실의에 빠진 듯 보였다. 그런데, 그녀가 입을 열자, 한 순간 레나의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 "정말 모든게 완벽히 맞아 떨어지잖아." "뭐라고요?" "별거 아냐. 그것보다, 나 갑자기 궁금해진게 있어. 너는 대체 이곳에 왜 오게 된거지?"
245 이름없음 2021/01/12 00:10:12 ID : kq3TO067wE2 0
레나의 눈치가 조금 이상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레나에게 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 아까부터 계속 의심스러운 레나의 모습, 저 시커먼 가면 속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르니 마치 벽과 대담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물었다면 대답해주는게 인지상정. 나는 내가 이곳에 오게 된 경위를 레나에게 설명해줬다. "아빠를 만나보고 싶었어요." "아빠?" "네. 저희 아빠는 제가 두 살 때 돌아가셨거든요." "계속해봐."
246 이름없음 2021/01/12 00:15:05 ID : kq3TO067wE2 0
"제가 두 살때, 멋도 모르고 도로에 나갔다가 차에 치일뻔한 적이 있었어요. 사실 기억도 안 나지만... 그때 아빠가 몸을 던져 저를 구해주시고 돌아가셨거든요. 그런데 정작 저는 아빠의 얼굴도 기억 못하고 있죠." "사진 같은거는? 집에 있을거 아냐." "사진은 본 적 없어요. 엄마가 아빠 사진을 보면 마음이 괴롭다면서 다 없앴거든요." 레나는 아무말 않고 내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그때 유튭... 아 이렇게 말하면 모르... 시려나...?" "몰라." "그... 동영상 같은거를 올리는 사이트가 있어요. 거기를 보다가 갑자기 어떤 영상이 뜬 거에요. 그게.. 저기 책에 제목으로 되어있는..." "powhoaenam. 이란 말이지?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어떤건진 알겠다."
247 이름없음 2021/01/12 00:17:15 ID : kq3TO067wE2 0
나는 그 뒤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물론 이곳으로 오기 전까지만. 그 다음 얘기는 불필요한 것이었다. 레나는 내 말을 잠자코 듣더니, 떨어진 책을 주워 탁상에 올려놨다. 65페이지. "너, powhoaenam이 무슨 뜻인지 알아?" "모르겠어요." "태평양의 통가라는 섬, 그 섬 원주민의 언어로 '재회'라는 뜻이지."
248 이름없음 2021/01/12 00:19:18 ID : kq3TO067wE2 0
"이 책에는 별 내용이 없어. 한 번 읽어볼래?" 레나가 책을 내게 밀었다. 65페이지. 계속해서 65페이지가.... 아. 이거였나. 나는 급히 핸드폰을 꺼냈다. <powhoaenam, 65p> 이런 뜻이었나...
249 이름없음 2021/01/12 00:21:18 ID : kq3TO067wE2 0
나는 65페이지를 미친듯이 탐독했다. 코를 책무덤에 쳐박고, 어두운 방 안에서 레나가 켜주는 불빛에 의존하며, 글자 한 자 한 자를 읽어내려갔다. 레나는 그런 나를 의문스런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뭐하는거야?" "제 핸드폰으로 온 문자에 이 책 65페이지를 읽으라고 되어있었어요!" 내용은 정말로 별게 없었다. 작자 미상의 시 한 편과, 그 밑으로 그 시를 설명하는 내용. 아 그런데, 문단 마지막 줄에서 두 번째 줄. T로 시작하는 문단이-
250 이름없음 2021/01/12 00:23:29 ID : kq3TO067wE2 0
"...! 레나, 이걸 봐주세요. 이 문단, 뜬금없이 T가 시작에 들어가있어요." "오타겠거니 했는데." "아니야... 이 문단은..." 나는 문단을 읽어나갔다. <T powhoaenam은 재회라는 뜻이다. 재회란 다시 만남이란 뜻이다. 수바의 사파이어에 마음을 바치면 가장 그리워하는 사람과의 재회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이 섬 원주민의 전승으로 내려온다.>
251 이름없음 2021/01/12 00:26:09 ID : kq3TO067wE2 0
이 문단이 무슨 의미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위에 있는 시의 내용과도 맞지 않는 내용이고, 이 문단만 별다른 소리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그래." "모르겠어요...." "...당황스럽다 얘."
252 이름없음 2021/01/12 00:27:09 ID : kq3TO067wE2 0
일단 지금은 이쯤만 할까. 이따 와도 되니까... 오늘은 낮에 중요한 일이 있으니 짧게 끊고 갈게. 안뇽!
253 이름없음 2021/01/12 00:28:11 ID : fdXxVdVcE3C 0
아ㅜㅜ 알았어 잘가! 끊는거 장난아니다
254 이름없음 2021/01/12 00:44:20 ID : 9dBhzdPg4Zi 0
레주..너무 짧게 끈ㅎ고 갔는데..??물론 그럴수는 있지만 너무 재밌어ㅜㅠㅠㅠㅠ현기증나ㅜㅜㅜㅜㅜㅜ기다리고있을기ㅜㅜㅜ
255 이름없음 2021/01/12 00:50:29 ID : Ve6o3U2Fg6q 0
재밌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봤네..
256 이름없음 2021/01/12 14:00:31 ID : 5aoNwJPh9g2 0
나 225인데 저거 텍스트대치한거양!!
257 이름없음 2021/01/13 04:07:23 ID : gY9vDAkmljy 0
레주.. 넘재밌어ㅠㅠ
258 이름없음 2021/01/13 14:17:55 ID : ClxzPeNunxy 0
ㅂㄱㅇㅇ
259 이름없음 2021/01/13 18:38:55 ID : ClxzPeNunxy 0
레주 오늘은 왜 안와? 다음내용 궁금한데ㅠ
260 이름없음 2021/01/13 20:26:17 ID : DBxWi8nU7xO 0
뿌엥유ㅠㅠ 재밌어!!
261 이름없음 2021/01/13 21:02:37 ID : g0r9coHCmLe 0
>뭐야 레주 언제와?? 이거 개존잼인데..? 진짜 어디 소설로 내놔도 될 정도의 큐ㅓㄹ리티다.. 아 미안 손가락이 올어서 오타가 많이나네
262 이름없음 2021/01/14 00:26:52 ID : fdXxVdVcE3C 0
레주 오늘도 안오는거야??ㅜㅜ
263 이름없음 2021/01/14 02:14:57 ID : gY9vDAkmljy 0
레주 언제와ㅠㅠ 넘재밌어
264 이름없음 2021/01/14 12:19:49 ID : eK2JV9g7ur8 0
몰입감 장난 아니다... 레주 기다릴게 돌아와줘 ㅜㅜ!
265 이름없음 2021/01/14 12:47:12 ID : bvfSHxBaq5e 0
레즈 언제와?
266 이름없음 2021/01/14 20:03:38 ID : g0r9coHCmLe 0
레주? 12일 이후에 소식 끊겼는데 몸 안좋아진거야? 그럼 푹 쉬다가 와..난 여기서 기다릴께! 언제나 ㅂㄱㅇㅇ!
267 이름없음 2021/01/14 23:31:21 ID : BgmGrbzSJSM 0
나두나두 기다릴겡
268 이름없음 2021/01/15 03:06:42 ID : WknzO5WlyKZ 0
뭐야 벌써 다 읽었다... 기다릴껭!!
269 이름없음 2021/01/15 15:57:11 ID : ClxzPeNunxy 0
3일이나 부재라니.. 무슨 일 있는건가?
270 이름없음 2021/01/15 19:52:07 ID : WknzO5WlyKZ 0
레주야 보고파ㅠㅠㅠㅠ
271 이름없음 2021/01/16 04:34:41 ID : gY9vDAkmljy 0
례주 언제와..ㅠㅠ 보구밍
272 이름없음 2021/01/16 08:18:08 ID : ClxzPeNunxy 0
레주야 이거 스레 세워놓고 잊어버린거 아니지..?
273 이름없음 2021/01/16 09:52:52 ID : Qslwsjbirvy 0
헐...레주 건강 악화된 건 아니겠지..
274 이름없음 2021/01/16 14:54:15 ID : IILgoY9unu7 0
레주 언제왕 ㅜㅜㅜㅜ
275 이름없음 2021/01/16 20:27:32 ID : woFeKZiry5g 0
레주 돌아와줘ㅠㅠ
276 이름없음 2021/01/16 22:52:51 ID : fdO61Ci782t 0
이거 실제 경험이야..??
277 이름없음 2021/01/17 14:24:41 ID : ClxzPeNunxy 0
ㄱㅅ
278 이름없음 2021/01/18 12:12:13 ID : ClxzPeNunxy 0
ㄱㅅ
279 이름없음 2021/01/19 19:32:27 ID : ClxzPeNunxy 0
ㄱㅅ
280 이름없음 2021/01/20 20:58:10 ID : ClxzPeNunxy 0
ㄱㅅ
281 이름없음 2021/01/21 08:59:38 ID : ClxzPeNunxy 0
ㄱㅅ
282 이름없음 2021/01/22 07:57:00 ID : ClxzPeNunxy 0
ㄱㅅ
283 이름없음 2021/01/22 09:03:58 ID : mMmFg3WjeJO 0
레주야 ㅠㅠ 나 이거 읽고 비슷한 꿈도 꿨어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ㅠㅠ??ㅠ
284 이름없음 2021/01/22 23:29:29 ID : gY9vDAkmljy 0
레쥬 도라와ㅠㅠ
285 이름없음 2021/01/23 08:31:42 ID : ClxzPeNunxy 0
ㄱㅅ
286 이름없음 2021/01/23 16:47:50 ID : WktBzbxwpWk 0
레주 언제오냐... 보고싶다
287 이름없음 2021/01/24 09:14:16 ID : ClxzPeNunxy 0
ㄱㅅ
288 이름없음 2021/01/25 08:51:29 ID : wK0k6ZdyJPd 0
ㄱㅅ
289 이름없음 2021/01/26 20:30:17 ID : ClxzPeNunxy 0
ㄱㅅ
290 이름없음 2021/01/26 20:34:58 ID : g0r9coHCmLe 0
레주 어디간거야..돌아올꺼지??
291 이름없음 2021/01/27 08:13:11 ID : ClxzPeNunxy 0
ㄱㅅ
292 이름없음 2021/01/28 12:53:48 ID : fdXxVdVcE3C 0
레주 왜 안와..?ㅜ 무슨일 있어....??
293 이름없음 2021/01/30 11:45:20 ID : ClxzPeNunxy 0
ㄱㅅ
294 이름없음 2021/01/31 17:13:14 ID : mMmFg3WjeJO 0
레주 돌아와 ㅜ ㅠㅠㅠㅠ ㅜ
295 이름없음 2021/01/31 20:02:32 ID : JPba2r860sj 0
악마한태 잡혀갔누 ㄷㄷ
296 이름없음 2021/01/31 22:44:12 ID : 02rdPirvDwH 0
ㄱㅅ
297 이름없음 2021/02/02 09:48:37 ID : 02rdPirvDwH 0
ㄱㅅ
298 이름없음 2021/02/03 07:17:54 ID : e41woLe1Crs 0
ㄱㅅ
299 이름없음 2021/02/04 21:28:31 ID : yJU1CqmNs08 0
스레주!!어디갓숴....ㅜㅠㅜㅜ 돌아와조!
300 이름없음 2021/02/05 09:54:38 ID : tbeMqpaoK5d 0
ㄱㅅ
301 이름없음 2021/02/07 01:33:30 ID : GsrxWi4HDAk 0
어디갔어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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