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판에 썼다가 여기 오라고 해서 왔다.. 볼사람 있으면 좋구..

그날 또한 평소와 같은 날이었다. 날씨는 꽤나 상쾌했고, 공기는 가벼웠고, 나도 여전했다. 그리고 너는 이상하게도 조금 달랐다. 평소보다 감정적이었으며, 조금은 쓸쓸해 보이기도 했다. 마치 모든 것을 체념한 사람인 것만 같았다. 나는 조금은 의아해했지만, 그저 넘겼다. 그냥 내 착각이겠거니, 생각했다. 지금 다시 그때의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조금 아려온다. 아니, 많이 아려온다, 버거울 정도로.

그리고 그날 새벽, 나는 병원과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았고 가히 충격적인 말들을 들었다. "자살이요...?" "네, 유서도 있던 걸로 봐서.. 정확히는 영원 씨가 깨어나야 알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혹시 한영원 씨와 어떤 관계신가요? 연락처에 그쪽 밖에 없었는데 '세상'이라고만 저장되어 있어서요." "아... 친구..예요."

자살이라니. 대체 무엇이 널 그렇게 힘들게 만든 걸까. 네가 한시라도 빨리 깨어났으면 하는 마음과 불안이 뒤섞여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심장은 끊임없이 뛰었고, 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날은 초여름이었고, 지금은 봄이다. 9개월, 이 긴 시간 동안 넌 깨어나지 못했다. 대뇌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에, 깨어날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나 희박했다. 깨어난다 해도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지능이 어린아이 수준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난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더 잘 해줄걸, 힘든 일이 있냐고 물어봐 줄걸, 자주 만나자고 할걸. 자책은 꼬리를 물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넌 내게 친구 이상이었다. 연인은 아니었다. 너의 마음은 알 수 없었으니. 그저 혼자 타올랐고, 또 혼자 아파했고, 혼자 끝내려고 발버둥 쳤다. 좋아하는 것 그 이상이었다. 사랑이란 단어도 내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

무엇에 대한 것인지 모를 그리움과 애절함, 그리고 간절함, 그런 깊고도 찝찝한 것들이 넝쿨처럼 설켜있었다. 그땐 그런 감정들이 계속해서 차올라 나를 괴롭혔지만, 이젠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 두었다. 하지만, 결코 사라지지는 않는다. 나는 그저 내버려 둔다. 모든 것이 끝날 때를 마냥 기다리면서.

헉 너무 좋다,,내스타일이야

>>7 고마워!ㅜㅜㅜ 열심히 쓸게

난 여전히 교복 입은 모습의 너를 기억한다. 5년 전의 기억은 흐릿하지만, 넌 결코 흐릿해지지 않는다. 간질거렸던 추억은 잔상처럼 남아있다. 넌 항상 앞자리에 앉았었고, 난 네가 잘 보이는 뒷편에서 널 보고 있었다. 그때의 넌 참 조용했고, 차분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말을 붙이기 힘들었다.

2009년의 여름, 장마는 끝날 줄을 몰랐고, 내 우산은 조금 삐걱거렸다. 교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며, 우산을 만지작 거렸지만, 끝내 펼치지 못했다. 다행히 내가 입고 있던 옷엔 모자가 있었고, 난 뛸 준비를 했다. 그때 네가 내 손목을 잡았다. "비 많이 와. 너 집 멀잖아."

넌 그렇게 말하며 날 네 우산 안으로 당겼다. 네 한 손은 우산 손잡이를 잡고 있었고, 한 손은 내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정적 속에서 들리는 숨소리와, 젖은 어깨가 조금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근데 너 우리 집 어딘지 알아..?" "어, 나랑 가깝잖아." "아 정말? 난 왜 몰랐지." 후에 들은 거지만, 집이 가까운 건 거짓말이었다고 했다. 너의 집은 나와 정반대 방향이었는데, 내가 미안해할까 봐 거짓말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대략 40분 정도를 걸으면서, 넌 내 어깨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 때문에 네 손도 젖었지만, 넌 신경 쓰지 않았다. 넌 그렇게 아무 말 없이 날 집에 데려다 주었고, 난 고맙다고 인사했고, 넌 살짝 미소 지었고, 난 얼굴을 붉혔고... 그래 또 너에게 반했던 것 같다.

그날 이후로 우린 점차 친해졌고, 난 네 바로 뒷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난 가끔 네 머리카락을 만졌고, 넌 그게 싫지 않은 듯 보였다.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네가 가끔 손을 잡을 때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설렘을 넘어서는 감정이었다. 너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너도 날 좋아하길 기도했다. 우리가 연인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그렇게 계절이 지나가고, 너와 나 사이의 유대는 점점 깊어갔다. 겉으로 보기에, 그리고 아마 네게도 우리의 관계는 친한 친구 정도쯤이었다..

난 선을 지키려 노력했다. 일방적인 마음은 상대에게 부담이 되기 마련이니까. 이건 비단 우리가 둘 다 여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항상 뒤에서 널 볼 때마다, 껴안고 싶다고 생각했다. 언제는 정말로 껴안아 버린 적도 있다. 그리고선 흐르는 어색한 공기를 나는 참지 못한다. 몇 초의 정적, 그리고 넌 어색하게 웃는다. 난 또 그 모습이 귀여워 얼굴을 붉히지만, 이런 행동은 항상 자책을 동반한다.

너는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독특한 사람이었다. 개인적이라고 해야할까 이기적이라고 해야할까. 아니, 본인에게 조차 무던했으니 무신경하다 해야할까. 난 너의 그런 점이 싫지 않았다, 때론 좋았다. 네 초점없는 눈동자에서 매력을 느꼈다. 너의 감정은 변함이 없었고, 가끔 보인 미소는 내 숨통을 트게 했다.

내가 널 만질 때마다, 살짝 상기되는 두 뺨이 귀여워 깨물고 싶었다. 하지만 넌 금세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난 종종 가위에 눌리곤 한다. 몸은 움직이지 않고, 정신은 미친 것 처럼 또렷하다. 심장 소리는 점점 커지고, 호흡도 거칠어진다. 그리고 들려오는 환청, 짐승의 것인지 사람의 것인지 모를 비명과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한 손가락을 움직여 보려 애쓰지만 이미 내 몸은 통제를 벗어난지 오래다.

넌 내가 이런 것을 알고 가끔 내 옆에서 잠을 청한다. 신기하게도 항상 네가 내 손을 잡으면 가위는 풀린다. 두려움 대신 설렘으로 심장이 두근거린다. 넌 내 이마의 식은땀과 눈물을 닦아준다. 난 네게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한다. 넌 말없이 사랑스러운 손길로 날 만진다. 그리고선 난 네게 안긴다.

네 가슴팍에 내 얼굴이 자리해있다. 두근 두근 내 심장은 이렇게 뛰는데, 네가 등을 쓰다듬는 손길은 퍽 여유롭다. 사랑한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다 걸린다. 난 네게 천만번도 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결코 한 번도 말할 수 없다.

어? 내가 아니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의 말이 튀어 나온 줄 알았더니, 내 목소리가 아니다. 분명 네 목소리다. 그러나 네 말은 날 향한 것이 아니다. 넌 이미 잠든지 오래고, 이건 누구의 것인지 모를 잠꼬대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품는다. 그리고선 네 이마에 입맞춤을 한다.

추행이라 여겨지면 그리 생각해라. 네가 나한테 따지면 그건 어쩔 수 없겠다. 그저 환자가 약을 먹은 것이라고, 몸속이 독으로 가득차서 해독제를 조금 먹은 것 뿐이라고 변명할 수 밖에.

>>24 약을! 것보다 개설렌다..ㅇ3ㅇ

>>25 악 고마워!!! 🧡🧡🧡

>>27 고마워 고마워😽😽

이제 너와 내가 처음 만난지 1년이 되어간다. 우린 설레이고도 피로한 한국의 고3을 지내고 있다

우린 또 펜을 움직인다. 나에겐 익숙하고도 여전한 이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가 너에겐 그렇지 않은 것을 안다.

난 물에서의 너를 참 좋아했다. 땀인지 물인지 모를 액체로 뒤덮힌 너를 동경하고, 또 사랑했다. 넌 너만의 전쟁을 매일 치뤘겠지, 그래 꽤나 힘들었겠지, 근데 왜 넌 결코 내게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걸까.

넌 내게 물을 사랑한다 했었다. 고요하고도 찬란한 그 속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었다. 그러다 생겨난 열정이, 열성이, 집념이, 욕심이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 버렸다고, 다신 되돌아갈 수 없다고 그렇게 씁쓸한 미소를 지었었다.

그러나 그날의 일을 다시 되돌릴 순 없다. 네가 세계를 잃어버린 그날 난 참 많이도 울었었다. 운동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이 부상이라 했던가. 넌 믿지 못했다, 네게 일어난 일을. 끊임없이 부정하며 괜찮다고, 괜찮아 질거라고 외쳤다.

그러나 으스러진 뼈들은 쉽사리 붙지 않았다. 몇 달간의 휠체어. 수영은 커녕 걸을 수 조차도 없는 몸은 너를 낭떠러지로 내몰았을까. 넌 거의 죽은 사람인 것 만 같았다. 물도 밥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어둠에서 빛을 찾아야 할 동공은 수축한지 오래다.

난 네게 애원했다. 아무것도 필요없으니 살아만 달라고, 네가 없으면 나도 없다고. 네가 죽으면, 나 또한 죽을 것이라고. 넌 말없이 흐느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었나?

"난 이미 죽었어. 그러니까 더 이상 내게 살라고 소리치지마." 그리고 이어진 나의 대답은 꽤나 감정적이었다. "넌 내가 죽어도 좋다는 소리야? 제발... 영원아 정신 좀 차려. 난 네가 이럴 때마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저려와. 제발.. 제발..."

그때 넌 사뿐히 나를 끌어안았었지. 평소의 온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마치 시체와 접하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난 매일 같이 널 찾아갔다. 자고 있는 널 보며 혼자 울기도 하고, 밥도 먹지 않는 널 보며 가슴이 쓰라리기도 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넌 이제 조금은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일상생활은 불가능 했다.

넌 생기를 조금 되찾았다. 이제 받아들인 걸까. 어느날 넌 내게 말했다. "영원아, 넌 내가 수영하는 게 좋았어?" "응, 좋았지. 근데 지금 너도 좋아. 네가 수영을 해서 좋은게 아니라, 너니까 네가 하는 모든게 좋았던 거야." "지금 고백한거야?" "....응?" 난 살짝 당황했다. 고백이라니. 근데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널 사랑함에서 비롯된 말들이었으니까. 난 얼굴을 붉혔다. "풉, 농담이야." 넌 꽤나 짓궂게 말했다.

나 스레준데 계속 꾸준히 쓰고 싶었는데 연애가 끝나니 도저히 글이 안써지네... 이거 쓸땐 연애하고 있어서 내가 느끼고, 느꼈던 감정들을 그대로 썼고, 이 글에서의 주인공들도 나랑 그 애 였어서, 글을 계속 쓸려니 너무 마음이 아프네.. tmi였긴한데 그 동안 봤던 레더들있으면 미안해서..

>>40 아냐 괜찮아 스레주가 힘들다면 쓰지않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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