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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서 꿈을 많이 꾸기 시작했다. 바라는게 많아서 그런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꿈 한 조각 한 조각 빠짐없이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대부분 꿈을 꾸고 깬 직후에 쓰는지라 두서 없이 막 쓸 때가 많을 것 같다. 인코는 그 여자아이 이름.

오늘... 아니 어젯밤에 잠들었다가 꿈을 연달아 꾸는 바람에 이 새벽에 깼다. 첫 번째 꿈은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 드문드문 기억나는 건 빨간색 종이가 여기저기 날아다녔다는 것. 수도꼭지가 고장났다는 것. 펜을 딸깍이는 소리가 거슬려서 소리치자 누군가 펜을 집어던졌다는 것. 문 고리에 걸려있던 문구: 건드리지 마시오. 밝은 주황색의 글씨였고, 악필체를 가진 사람이 아무렇게나 날려쓴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늘의 구름이 걷혔는데 해가 보이지 않아 회색빛이었다는 것.

두 번째 꿈은 적어도 첫 번째보단 더 기억이 잘 난다. 현실의 여느 때와 같이 노래를 들으며 책상에 앉아 과제를 하고 있었는데, 어떤 어린 여자아이가 와서 사과를 먹지 않겠냐고 물어봤고, 나는 거절했었다. 그런데 여자 아이의 손에는 사과 같은 건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지만 꿈 속에서는 자각을 하지 못했다. 여자 아이는 나를 멀뚱히 바라보더니 내 이어폰을 낚아채고는 도망갔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마 웃었던 것 같다. 그러고는 갑자기 낡은 건물 앞에 서있었고, 매미 소리와 과제를 하며 듣던 노래 소리가 섞여서 들려왔다. 건물 위에서 누군가가 소리쳤고, 나는 높은 건물에서 무언가 떨어지는걸 보고 손을 뻗었지만, 그 순간 장면이 바뀌었다. 나는 달리고 있었고, 누군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쫓아오고 있었다. 무서운 마음에 돌아보지도 않고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문득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아 뒤를 돌아보니 등 뒤에서 내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눈물을 흘렸던 것 같기도 하다. 무서워서인지 그리워서인지 두 쪽 다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후 나는 탁자 위에 앉아있었고, 반으로 가른 사과를 베어무는 중이었다. 그제야 뭔가 이상한 느낌에 사과를 내려놓고 어느새 앞에 앉아있는 어떤 남자아이에게 무언가 물어보니 아이가 처음에 본 여자아이를 끌고 오더니 해맑게 웃으며 아니.라고 답을 했고, 그 순간 섬뜩한 기분에 바로 눈을 떴다. 어째 오늘은 전체적으로 선뜩한 꿈들 뿐이다. 내가 무얼 물어본걸까. 아무리 기억해보려고 해도 그 부분만 깔끔하게 삭제된것 처럼 기억이 나지 않아서 더 찝찝한 느낌. 깨어나니 옷이 땀에 절어있었고 숨도 미세하게 떨렸다.

또 꿈을 꿨다. 그림자 하나 없는 하얀색 방 안의 하얀색 탁자 위에는 총, 칼, 그리고 포크가 ​놓여있었다. 총은 클래식 타입의 은색 권총이었고, 칼은 평범한 식칼이지만 날이 날카로워 보였고, 포크는 은색이었고 아무 무늬도 없이 심플했다. 그러곤 총을 들어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거워서 놀라는 사이에 장면이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총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내 눈 앞에 나타난건 불타고 있는 집. 언제부터 꽃혀있었는지 모를 이어폰을 귀에서 빼내어 내동댕이 치고 불길을 향해 총을 쏘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희미한 음악 소리 뿐. 바닥을 내려다보니 이어폰은 온데간데 없었다. 아니...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귀에 다시 꽃혀있었다. 하지만 총성까지 못 들을 정도로 노래를 틀어놓았던것도 아닌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점점 거세지는 불길이 전하는 열기에 갑자기 겁을 먹어 달아났다. 그리고 이 후로 기억나는건 고양이, 강아지, 햄스터가 하얀 책상 위에 있었고, 갑자기 교회 종소리가 울리더니 물컵을 깨뜨렸다. 거의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듯한 느낌의 꿈이어서 그런지 종 소리가 생각보다 섬뜩하게 들렸다. 하지만 어느새 난 친구들과 웃고 있었고 자주 가는 공원에서 김밥과 떡꼬치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그러는 와중에도 종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었고, 그걸 인지하는 순간 놀라서 잠에서 깨었다. 아깝다...(?) 전혀 이어지지 않는 기억 때문에 좀 답답하다... 모르겠다..;

정신 차려보니 눈 앞은 흐릿했는데, 어두운것 같지는 않았다. 눈을 두세번 깜빡이니 조금 더 선명하게 보였다. 하지만 눈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건 그대로였다. 그리고, 발소리가 들렸다. 순간 본능적인것인지 식은땀이 나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더 빠르게 깜빡이며 더 선명하게 보려고 애썼고, 한 3분은 지나서야 드디어 눈 앞이 선명해졌다. 그 사이에 발소리는 한 명이 아닌 다수가 되어버렸다. 눈 앞에 보이는건 검은색 실들. 머리카락인줄 알았으나 팽팽하게 묶여져 있는 매듭들을 보고 실인걸 알아차렸다. 그 중 빨간색 실 하나가 눈에 띄었다. 아주 얇았지만 피보다도 붉은 색이라는 생각을 하며 손을 뻗었다.

누군가가 이름을 불렀다. 손바닥을 쳐다보니 붉은 실이 손가락 사이사이에 엉켜 있었다. 눈을 들어 정면을 바라보니 내 이름을 부른듯한 얼굴 없는 사람이 달려오고 있었지만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다. 계속 내 이름을 불리는게 거슬려 그만하라고 소리를 냅다 질렀지만 그는 듣지 못한듯 계속 내 이름만을 불러댔다. 몇분이 지났을까. 이때는 전 장면과는 다르게 시간감각이 둔해진것 같았다.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소리 지르는걸 멈추고 느리게 쓰러져 우는 남자가 갑자기 안쓰럽고 가슴이 아파 그에게 다가간다. 순식간에 간격이 좁혀지고, 그제야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

기억이 잘 나지 않아 흐릿하기는 하지만, 꽤나 잘생긴 얼굴이었던것 같다. 가까이 와서 보니 키도 큰 것 같았고, 훤칠하게 생긴것 같았지만 눈물과 모래 투성이가 되어서 얼굴이 얼룩덜룩했다. (이때 자각은 하지 못했지만 어느새 사막같은 곳에 있었다). 남자가 눈물로 푹 젖은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더니 내 손목을 잡고 알아 듣지 못할 말들을 내뱉었다. 영어도 한국어도 스페인어도 아닌... 이 세상 언어가 아닌것 같기도 한, 내가 전혀 모르는 언어로 간절하게 빌듯 말하던 남자는 내 손에 엉킨 붉은 실을 보고 흠칫 놀랐다. 문득 두려움에 가득 찬 얼굴로 날 올려다보더니 원망하듯이 무언가 반복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단어 하나 알아듣지 못했지만 왜 그랬냐고 하는 듯한 느낌..? 생각이 들었다. 아무렇지도 않을줄 알았던 그 비명소리는 생각보다 듣기가 아팠다. 나도 모르는새에 눈물을 줄줄 흘리며 미안하다고 소리 쳤다. 어느새 강하게 부는 모래 바람에 묻혀 들리지 않을까봐 다급히 목이 찢어져라 소리 쳐보았지만 남자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그쯤돼서 내가 과연 '내'가 맞을까 머리 한 구석에서 의문을 품었지만, 나는 울며 땅속을 파기 바빴다. 이미 모래사막이 아닌 숲 같은 곳에 와있었고, 사막에서 느낀 감정이 그대로 남아 숲에서도 눈물을 미친듯이 흘리며 흙을 팠다. 무언가 찾는것 같았는데 뒤에서 누군가 험악하게 내 이름을 소리치듯 부르는 소리가 들려 황급히 도망가야 했지만. 그 남자가 내 이름을 불렀던것과는 참 다른 느낌이구나, 생각하고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그 뒤로는 모든게 흐릿해져버려 결국 잠에서 깨었다. 이번에도 참... 찝찝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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