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내내 밤마다 쳐울면서 생각해보니까 내 망상허언증만이 문제가 아닌 것 같음

방금까지도 좀 훌쩍거리면서 생각해봤는데... 걔들이 내가 하는 말이 다 허풍이라는 걸 의심하고 내 거짓말들이 거짓말이라는 증거를 수집하러 다니기 시작한게 월요일이고 그걸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나한테 너 이것도 거짓말이지 이것도 거짓말이지 이러면서 꼬치꼬치 캐물은게 일요일이거든.

3일만에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는거 보면 음... 근데 허언은 스레주 스스로도 제어가 안되는 그런 허언증이야?

근데 내가 망상허언증으로 거짓말 한 것 중에 유명인이랑 대화해봤다던가 뭐... 유명인은 아니더라도 어느 분야의 누구랑 아는 사이라던가그런 거짓말도 있었거든. 생각하고 나온 거짓말은 아니지만... 걔네가 그 어느 분야의 누구랑 그 유명인들한테 전부 찾아가서 나를 아느냐고, 이런 애랑 아는 사이였냐고 대화해봤냐고 물어봤다는 거야.

>>3 약간의 연극성이 있는 망상 허언증이야. 집 안에 있다가 집 밖을 나가 사람을 만날때 조금 다른 인격을 가진 내가 돼. 타인이 보기에 아주 밝고 착하고 구김살없는, 모든 사람한테 친절하고 사랑 받는, 그런 유쾌한 친구로. 그때 말하는 건 전부 얄팍한 사실 위에 두껍게 얹은 거짓말이야. 근데 거짓말을 생각하고 내뱉지 않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때에는 거짓말을 한다는 자각이 없어. 자각이 없으니 그 때에는 죄책감도 없지. 그리고 집에 가 잠자리에 들기 직전(예를 들면 지금이라던가)에 죄책감을 몰아서 느끼는 거야. 그냥 그런 병이야.

하여간 그래서... 그런 조사 과정을 월~토 동안 친구들이 거쳤다는 거야. 내가 했던 아주 사소한 거짓말도 이리저리 다니면서 진실인지 아닌지 증거자료랑 증인을 전부 가져와서 일요일에 나한테 그걸 하나씩 내밀면서 네 말은 이게 거짓말이고 이것도 거짓말이고 저것도 거짓말이다. 나랑은 그 조사 기간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고 놀러다니고 하면서...

치료 받아볼 생각은 없어? 근데 나같아도 한두번이 아니고 습관적으로 계속 그러는거면 확실하게 확인해볼 것 같아.. 친구들 이상한지 모르겠음..

넌 다 거짓말이고 우리들은 증거가 있으니 우리와 계속 다니고 싶으면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보라면서. 넌 우리한테 미안하지도 않냐면서. 세 명이서 돌아가면서 나를 쥐어짜는데 나는 말을 못하겠는 거야. 왜냐하면 허언증이라는 게 얄팍한 사실 위에 거짓말을 두껍게 얹는다고 했잖아. 그런 거거든... 분명 거짓말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인 이야기들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병.

근데 이미 신뢰가 박살이 났으니 내가 하는 말을 뭔들 믿어줬겠어? 뭐든 말해보라면서 내가 말하는 모든 걸 이미 안 믿어주더라고... 거기까진 사실이야. 근데 여기부턴 거짓말이야. 이렇게 말하면 본인들이 그걸 어떻게 믿냐고 우리처럼 증거를 가져오라고 하더라고. 사실... 사실이 사실이지 증거가 어디 있어... 그리고 너네도 일주일이 걸린 증거찾기를 여기서 어떻게 해내냐고. 결국 아침에 붙잡혀서 밤까지 거짓말도 거짓말이고 진실인 것도 거짓이라고 거짓말하고서야 풀려났어.

>>7 계속 치료받고 있어. 걱정이라면 고마워... 다만 정신병이라는 게 치료되는 시간이 개인마다 다르잖아. 나는 좀 긴가봐.

걔가 그러더라. 나는 너보다 똑똑하다. 너보다 머리가 좋다. 그러니 지금 거짓말을 하면 다 들키는 거다. 잘 생각하고 말해라. 우리는 증거가 다 있다. 이 말이 너무 선명하게 기억나서 상담사분께 말씀드렸는데 상담사분이 그러시더라 일주일동안 유명인에게까지 가서 물어보고 증거를 꼼꼼하게 수집하고 왔다는 건 이미 너와 관계를 회복할 마음이 없었고 나와 만나는 모임 자체를 좋아서 만난 게 아닐 거라고. 집단 생활 중에 자신의 친구가 하는 말이 전부 사실인지 찾아나서는 사람은 엄청 드문 케이스래.

쓸모없이 눈물만 나오는 거야. 그래서 그럼 걔는 저를 싫어했을까요? 제가 미웠을까요? 제 거짓말 때문에? 그럼 제 잘못이 맞죠. 제가 거짓말만 안 했어도 이런 일이 없었을 테니까요. 질질 짜면서 물어보니까.

이건 내 병적인 거짓말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래. 친구가 잘못을 했을때 왜 그랬는지 뭐가 문제였는지 물어볼 생각도 안 하고 일방적으로 잘못을 했으니 쪽을 줘야겠다는 생각만 하는 친구가 어떻게 친구냐는 거야. 그리고 상담 시간 다 돼서 울면서 나갔어. 내 병의 문제도 있었지만 애초에 날 존중할 생각 없던 사람이래. 그냥 객관적인 사실만 보고 참인지 거짓인지만 중요했던 사람. 그 말은 나를 삼일 내내 울리기에 너무 좋았던 거야. 이거 쓰면서까지 쳐울고 있네. 아오..

맞아 내 병의 문제가 참 커.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 사실 청소년기에 치료를 받았어야 했는데 부모님들 때문에 때를 놓쳐서 다 커서 이러고 있는 것도 힘들어... 그냥 다 버겁다. 걔네는 내가 걔네를 사랑한 만큼의 반의 반이라도 나를 괜찮게 봐줬을까? 그냥 친구들한테 좋게 비치고 싶었을 뿐인데...모두에게 좋아보이고 싶은 마음을 버리라는데 놓기가 너무 어려워. 모두에게 좋아보이려면 다방면으로 무언가 잘난 척 할 수밖에 없어지고 그건 거짓말로 이어져서 끊임없이 나를 갉아먹어. 그렇다고 모든 관계를 끊기엔 너무 외로워. 난 외로운 걸 견딜 수가 없어. 친구들과의 대화 중에 생기는 침묵을 견기디 어려워 했던 것처럼.

누군들 이렇게 살고 싶어서 살까. 그렇게 살거면 그냥 죽어버리라는 말도 들어봤어. 근데 어쩌겠어... 나는 살고싶어. 빌어먹을 거짓말 좀 안 하고싶어. 침묵을 불편해하기 싫어. 사실만 이야기하는 대화를 하고 싶어. 나도 허언이랑 현실을 구별하고 싶어. 어느게 거짓말이고 현실인지 구분하느라 좋아하는 새벽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내가 생각하는 내 성적도 거짓말일까봐 대학 고를 때 내 성적표를 수시로 들여다보면서 썼어.

상담사님은 가정의 문제래. 가정에 알리래. 선생님, 제가 집에 알릴 수 있었으면 얼마 없는 지갑을 쥐고 혼자 여길 왔을까요? 집에 알리면 돌아오는 결과야 뻔하지. 엄마가 그래도 너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네가 그러면 안 되지. 저는 '그러면 안 되는' 사람이거든요. 선생님.

사실 집 밖에 나가기가 조금씩 무서워져. 어제는 쓰레기 버리러 나가기가 그렇게 싫었어. 평소라면 군말없이 버렸을텐데. 걔네랑 마주칠까봐. 걔네 앞에 나가서 또 거짓말을 할까봐. 상담사님은 내가 선해서 그렇대. 선한 사람이라 거짓말을 하는 인격이랑 아닌 인격이 나뉘어서 싸우는 거라고. 선한 내가 계속해서 거짓말을 괴로워 한다고.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거짓말을 안 할 수 있는 방법이 뭐야? 이거 상담 효과가 있긴 한건가? 나 진짜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하나?

모르겠어. 지금은 그냥 걔네가 너무 미워. 헤어질 거라면 더 나은 방식으로 헤어질 수는 없었던 걸까. 나를 닥달하는 거 말고 한 번이라도 내 의견을 물어보는 방법으로... 모르겠다. 걔네도 이딴 내가 얼마나 싫을지 싶고.

걔네는 계속 걔네 말만 하고... 나는 계속 얘들아 들어봐. 아니 얘들아 들어봐... 그럼 걔네는 또 걔네 말만 하고... 결국 내가 병이 있다는 말도 못했다. 아무리 통보식이라도 그걸 말했으면 조금은 나은 헤어짐이었을 텐데. 너희도 그걸 아는 편이 납득하기 괜찮았을 텐데.

차라리 내가 선한 면도 없는 개새끼였으면 좋겠어. 그랬다면 이런 초라한 대학의 초라한 학생 말고 거짓말에 죄책감 느끼지 않고 남 등쳐먹는 사기꾼이라도 됐겠지. 그럼 돈이라도 많았을 거 아냐. 없는 돈 있는 돈 다 긁어모아서 1회에 4만원인 상담을 꾸역꾸역 다니는 거지새끼 말고.

>>15 이거... 진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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