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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생각했었다. 남들이 나보다 힘드니까,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 자기만의 문제와 싸우며 살아가고 있으니까. 난 이 정도면 힘든게 아니다, 난 이거 하나로 힘들어하면 안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약 18년을 살았고 고3 가을, 난 우울증에 걸렸다.
열아홉, 아마 수능을 보고 설레는 스물을 향해 뛰어가야 할 나이. 아마 이것도 고정관념이겠지만 그때 내 머릿속 스물은 그러했다.
그러던 중 어느날 밤, 수시로 붙은 대학교 합격증을 보며 잠들었다. 그리고 그날 밤이 나에겐 최악의 밤이었다.
머릿속에서 울리던 그 말들이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꿈을 찾아 달리던 너가 이제 어딘가에 도착했으니 앞으론 무얼 할래?”
“지금까지 너가 살아왔던 이유는 대학교였는데 이제 뭘 위해 살아갈거야?”
“이제 끝이네, 끝.”
모두에게 새로운 희망이었던 대학생이란 타이틀이 나에겐 크나 큰 짐이며 온점이었던 것 같다. 내 10대의 온점을 찍어야 할 순간에 난 내 인생의 온점을 고려하고 있었던 것 이었다.
쉼표란게 그렇게나 어렵더라. 잠시 쉬었다 가자 라는 생각이 날 더 억눌렀기에 매순간 난 나 자신에게 부담 주고 있었다.
이불을 차내고 창문을 열어 재낀 후 침대에 앉아 밖을 한참동안이나 쳐다봤다. 정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은건지, 아니면 너무 많은 생각에 내 머리가 드디어 막을 내린건지. 그 순간의 기억들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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