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되었다.
돌아오는 주기는 점점 더 짧아지고
극복하기는 더 함들어지고
글의 질은 훨씬 내려간다.
밤하늘 미친듯이 고성방가를 지르고
언 강물 뒤집어 쓰고 춤을 춰봐도
하다못해 세상을 뒤집어 내 손 위에 올려도
침체기는 지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매마른 뇌를 아무리 쥐어짜도
애먼 손가락에 몇번의 챔질을 해봐도
나는 이제 속 빈 풍선 일 뿐.
늘어나 버린 몸은 적당한 공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찢어진 구멍 탓에 공기를 채우지도 못한다.
나는 그저 늘어진 풍선.
날카로운 것에 찢어발겨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풍선
하늘 위로 떠오르지도
땅 속을 파고들지도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쓰레기 풍선.
거지같은 고무 덩어리.
역겨운 매연이 날 감싸
내 몸을 태울 순간을 고대하며.
난 그저
난 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