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줄곧 이런 상상을 하곤 했다. 아니, 어쩌면 생각 뿐만이 아니라 365일 내내 턱 끝까지 숨이 막혀오는 이 문턱을 넘나들며 오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 무서웠고,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해졌던 그런 것들로 내 모든 사고를 뒤덮었을 때 나는 골목길에 혼자 주저 앉아 눈에서 흐르는 물을 옷에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질 때까지 냅두었다. 사소한 일들에 나는 그런 생각이 많아질수록 불안은 더욱 더 커지기 시작했고, 결국 불안은 파도처럼 힘차게 쓸려와 내 온몸을 뒤덮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