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내가 태어났다
엄마는 경상도 교육자 집안의 외동딸이었고 부유했다 엄마 역시 꿈은 교사였다 하지만 교사는 되지 않았고 그저 금수저라는 걸 즐기며 살고 있을 뿐이었다
아빠는 충청도였고 가난한 집 다섯남매 중 셋째 아들이었고 그것도
아래로 동생 둘은 배 다른 형제였다
엄마와 아빠는 서면 나이트에서 만나 하룻밤의 관계로 나를 가졌고
그렇게 엄마는 나로 인해 충청도 가난한 집 아들에게 시집을 가야했다
내가 희미하게 기억할수 있는 나의 어린시절은 6살때부터다
유치원에서 돌아외 현관문을 열면 엄마와 엄마친구들 또 낯선 아저씨들은
옹기종기 모여 술을 마시고 놀았다 그런 날은 꼭 아빠가 출장을 간 날이고 그 중 한 아저씨는 우리집에서 잠을 자고 갔다
엄마는 술에 취해 나의 끼니를 챙겨주지않는 것은 물론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매를 들었다
나는 배가 고프면 의자를 밟고 올라가 스프를 뺀 라면을 끓였고
그자리에 서서 면만 설탕에 찍어먹었다 다시 말하지만 당시 나이 6살이었다
그후 7살즈음 남동생이 태어났고 엄마는 동네 애들을 모아 과외를 해주며 간간히 돈을 벌었고 능력없는 아빠는 여기저기 빚을 지고 다니며 이미 가난한 우리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외갓집에선 엄마 몰래 아빠에게 돈을 대주다 계속되는 아빠의 요구에 질려버리셨는지 일절 주지않으셨다고 한다 그 돈이 다 어디로 간걸까 새삼 옛날 일에 깊게 고민해본다
그후 8년 후 난 중학교에 입학하고 우리 반엔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김아린이 있었다
김아린은 항상 괴롭힘을 당했다 말그대로 왕따였다
이유없이 뒤에서 귀싸대기를 때리거나 발을 걸거나 가방을 찢어놓고 신발을 버리고 참 지독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꼴을 또 보자니 내 심보가 뒤틀렸다
"야 , 그만 좀 괴롭혀라 **"
처음이었다 난 태어나서부터 14년을 술취한 엄마에게 너같은건 낳지말껄 이라는 말을 들으며 여기서 더 미움받을까 버림받을까 어떻게 해서든 신경을 거스르지않으려 때리면 때리는대로 굶기면 굶기는대로 버림 받지않으려면 숨죽이며 빨래집게같은 그런 딸이어야 했고 그런 성격 덕에 욕은 고사하고 남에게 쓴 소리 한번 해보지 못할 정도로 내성적인 나였다
아,
여기서 미리 말을 해두어야 겠다
앞으로 당신이 읽을 나의 이야기는 결코 밝거나 두근거리거나 설레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얼마만큼의 고통을 겪을수 있는지 어디까지 내몰릴수 있는지
그런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