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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간간이 꾸는 꿈이 있어. 나는 골짜기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상점에서 나비를 파는 상인이고, 그때그때 오는 손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어떤 나비는 죽은 나비고 어떤 나비는 살아있는 나비야. 그리고 골짜기에 찾아오는 사람은 아주 드물어서 상점에 있는 시간의 대부분은 나비가 갖힌 유리상자를 닦고, 가게를 청소해.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12살 무렵이었어. 그때 집안 사업이 기울고 아빠가 아프시면서 자연스레 나는 할머니댁에 맡겨졌어. 난 여러모로 급변한 환경에 불안했지. 8월이었는데 유난히 습하고 어둡던 날, 난 깊은 골짜기에 떨어지는 꿈을 꿨어.

저 멀리 위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차가운 돌바닥에 부딪혔을 땐, 너무 높고 멀어서 다시 올라갈 생각도 않고 그대로 누워서 멍하니 골짜기 사이로 보이는 하늘만 바라봤어. 온몸이 욱신욱신하고 차갑고 관절이 뒤틀리는 느낌.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골짜기 사이로 바람이 지날때마다 들리는 울음소리와 삐죽삐죽하게 자란 풀들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를 계속 들을 뿐이었어.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나는 골짜기 아래를 지나가던 채집가들에게 발견됐어.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잘그락거리는 작은 유리병을 잔뜩 메달고, 사진기를 든 사람도 있었어. 대부분은 커다란 나비채를 쥐고 있었지만. 유난히 피부가 푸르던 채집가들은 나를 보고 저들끼리 수근거렸어. 골짜기 위에서 떨어진 사람인 게 아니냐며.

그러더니 그 중에서 가방에 꽃을 주렁주렁 메달고 있던 사람은 그 커다란 가방을 툭 내려놓더니, 나를 골짜기 위로 데려다주겠다고 했어. 그리곤 자그마한 나를 들어서 업어주더라고. 그 사람의 등은 불쾌하지 않을 만큼 시원했는데, 그런대로 편안했어.

그리고 좁고 가느다란 비탈길을 걸어 올랐어. 골짜기 중간중간에는 어떻게 세웠는지 모를 가게들이 몇개나 있었어. 노란빛 전등이 반짝거리고, 나는 그저 멍하니 눈을 감지도 뜨지도 못한 채 어딘가 텅 빈 골짜기를 바라볼 뿐이었지.

그리고 마침내 다다른 곳이 나비 상점이었어. 간판에 파란 나비가 그려진 상점이었는데, 유리창 사이로 진열된 나비들이 보였지. 진한 체리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벽면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만한 나비장이 있었어. 그리고 카운터 너머에는 비쩍 마른 신사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바로 나비 상점의 주인 진이야.

>>12 오ㅏ 대박.. 신비롭다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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