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가 차갑게 내려앉은 이른 아침이었다.
가로등의 불빛 아래, 하얀 입김이 공허한 한숨을 딛고 비산하고 있었다. 곧 차가운 눈이 내리려나, 어딘가 어색한 웃음을 피워내는 소년이 그렇게 중얼거렸다.
십 수년을 보다보면 알고 싶지 않더라도 아는 이야기지만, 겨울의 아침은 참 잠이 많은 아이였다. 밤이 활달한 시기였다. 차가운 계절이었고, 마음이 공허해지는 시기였다. 그럴 때면 항상 나는 눈을 기다리곤 했다. 무언가 웅장하거나, 아름다운 음악이 귓가를 맴돌만도 한데, 그저 고요히 내려오고, 이내 쌓여오는 눈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즐겼다.
눈에게서 들려오는 선율은 분명 눈과 마음의 이중주, 혹은 눈을 향해 바치는 마음의 노래. 눈은 대답하지 않는다. 자신의 몸을 중력에 따라 맡길 뿐이었다.
이름없음2021/08/15 20:35:06ID : Xs3xBbveJXB
와 미쳤다 완전 내 스타일... 읽기도 편하고 표현이 너무 좋다
스크랩해둘게 자주 와줘ㅠㅠㅠ
이름없음2021/08/16 08:03:50ID : mK6mIJRxCqq
오랜만에 스레딕 들어오니까 세상에나 칭찬이 달려있다ㅠㅠ 지금 기분 좋아서 침대치면서 굴러다니는 중..조울증마냥 감성이 휙휙 바뀌는 스타일이라 저 때 감각ㅣㅇ 잘 기억안나기는 하지만 노력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