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창작소설판 잡담 스레 2☆☆ (464)
2.청춘은 켜켜이 쌓인 하루하루의 잔상이라고 (27)
3.일상에서 문득 생각난 문구 써보는 스레 (724)
4.If you take these Pieces (487)
5.글 잘 안 쓰는 소재구걸주 (61)
6.이름 남기고 가면 간단한 분위기 대답해주기 (214)
7.ㄱ부터 ㅎ까지 좋아하는 단어 적는 스레 (103)
8.생각난 소설의 개요만 쓰고 가는 스레 (2)
9.나 로판식 제목짓기 잘함 (31)
10.요즘 글 쓰다가 문득 든 생각인데 (1)
11.홀수스레가 단어 세 개를 제시하면 짝수가 글 써보자! (705)
12.✨🌃통합✨ 질문스레(일회성 스레 말고 여기!!!!!!!)🌌 (219)
13.네 홍차에 독을 탔어 (208)
14.내가 작가가 된다면 쓰고 싶은 대사 혹은 문장 (89)
15.요즘 릴레이 소설이 너무 하고 싶은데 (4)
16.제일 쓰기 어려운 게 bl 빙의물인듯 (4)
17.다들 캐릭터 이름 만들때 쓰는 방법있어? (33)
18.:D (64)
19.다치거나 아픈 사람 묘사 (2)
20.소설 써보고싶다 (1)
“아.”
여자가 짧게 탄식했다. 창고에 더이상 식량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이 지하벙커의 식량은 10년은 거뜬히 버틸정도로 많았었다. 언제 그 많던 식량이 다 사라진걸까 생각하던 여자는 자신이 어느순간부터 식량 수량 체크를 멈췄다는것을 깨달았다. 계산도 없이 아무때나 식량을 낭비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삶에 미련은 더이상 없었다. 그러나 아사하는것은 다른 사인보다 곱절은 고통스러웠다. 이미 고통은 숨쉬는 듯 익숙한 여자였지만 그래도 아사는 싫었다.
별수없이 여자는 창고 구석의 상자로 발걸음을 옮겼다. 먼지가 자욱한 상자 뚜껑을 열자 송곳니 단도와 사진이 보였다. 무릇 검은 관리하지 않으면 무뎌지는 법이건만 단도의 예리함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였다. 여자는 그것을 챙기고 사진을 꺼내들었다. 여자가 장송곡을 불러준 이들이 보였다. 색이 바래 얼굴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더이상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더이상 가치가 없는 물건이다. 그럼에도 여자는 한참을 망설이다 사진을 상자에 돌려두고 창고를 빠져나왔다.
새벽의 거실은 조용했다. 굳이 새벽이 아니더라도 항상 정적이던 텅빈 거실이지만, 여자는 한때 이곳을 가득 채우던 사람소리들을 기억했다. 그래서인지 여자는 가끔 이 정적에 위화감을 느끼곤 했다. 누군가는 이곳으로 돌아올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던 시절도 있었다. 적어도 그게 희망보단 망상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그랬다.
여자는 거실에서 짐가방을 챙겨 출구로 향했다. 챙길 식량도 없고 필요한 생필품은 가방에 따로 챙겨두었으니 더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출구의 손잡이를 당기던 여자의 손이 갑작스레 멈췄다.
“…”
여자가 입술을 깨물었다. 이 벙커에 남아있던 추억과 미련이 여자를 붙잡았다. 여자는 떠올렸다. 그들이 이곳을 처음 들어왔던 순간을. 그들이 이곳에서 함께 머물렀던 순간을. 모두 다같이 이곳으로 다시 돌아오기로 약속했던 순간을. 하지만 결국 그녀만 이곳에 홀로 돌아왔던 순간을.
그 순간들을 떠올린 여자는 마음을 다잡았다. 더이상 입술을 깨물지도, 손잡이를 당기는 것도 망설이지도 않았다. 큰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그 날 마녀가 다시 세상으로 나왔다.
피드백 들고왔는데 반영할 건 반영하고 거르고 싶은 건 걸러!
일단 담담한 문체가 좋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문체다. 색이 바래 더 이상 가치 없는 사진을 굳이 남겨두고 오는 여자의 행동을 통해 여자의 미련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행동을 통해 심리를 보여주는 것이 맘에 든다. 간단한 문장으로 상황과 심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적었다. 깔끔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여자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뿐 이입할 수는 없었다. 여자가 동료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그 동료를 내가 직접 본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자가 동료와 어떤 추억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냥 그렇구나 이해만 할 수 있었다. 아직 주인공의 삶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상세한 것은 일부러 뺀 것 같은 느낌이다. 주인공의 상황에 대해 추측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려고 한 것처럼 보인다. 독자는 이것만으로는 주인공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여자가 과거에 함께하던 사람들을 잃었나보다. 그래서 삶에 미련이 없는건가?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어쩌다 동료를 전부 잃었을까? 마녀라는 건 무슨 뜻이지? 지하벙커? 식량이 부족한 상태인걸 보니 아포칼립스 세계관인가? 독자의 궁금증을 건드리고 있다. 좋다. 주인공의 상황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보다 호기심을 심어주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특별히 흥미로운 느낌은 아니다. 이 프롤로그로는 어딘가에서 본 듯한 스토리라인이 유추될 뿐이다. 동료를 전부 잃은 주인공이나, 벙커에 틀어박혀 있다가 식량이 다 떨어져 바깥으로 나가는 것은 흔한 클리셰니까. 주인공이 생존을 해 나가며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 새로운 동료를 만드는 스토리가 아닐까... 아니면 동료를 잃은 과거에 무언가가 있어서 동료를 죽인 무언가에게 복수를 하거나... 뭐 좋다. 그런 이야기가 싫다는 건 아니다. 전개가 훤히 보일 정도로 뻔하게 암시하지만 않으면 된다. 어쩌면 추측에서 완전히 빗나가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아무튼 호기심을 심어줄 거라면 좀 더 강렬한 호기심을 심어줬으면 한다. 이 이야기만이 가진 특별한 점을 프롤로그에서 조금이라도 맛보여주면 독자의 관심을 조금 더 잡아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뒷 내용이 아예 궁금하지 않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이 주인공이 왜 특별한지, 스레주가 만들어낸 세계가 왜 특별한지, 이 이야기의 어떤 점이 독자를 매료시킬지 좀 더 드러내도 좋지 않을까?
프롤로그에 흥미로운 것을 넣지 않을 거라면 본편을 시작하고 나서 빠르게 넣는 게 좋을 것 같다. 독자가 이 글을 계속 읽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초반의 흥미로움이니까. 스레주가 스토리를 책으로 만들어서 곧바로 다음 내용을 읽을 수 있다면 잠깐의 지루함은 넘길 수 있다. 만약 연재라면... 다음 내용을 읽으러 찾아올 만큼 흥미로운 뭔가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아포칼립스물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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