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보다 발췌가 많음 - 괄호() 안 숫자는 해당 문구의 페이지, 제목은 스레주에게 문의 요망 *우리 짧은 날도 우주에 붙는 각주에 불과하고 우연은 뺑소니처럼 삶을 완성하지만 *대부분은 잡담 *난입 괜찮음 ! 1) Ibid. 2) 왜 그렇게 젖어 있는가, 너와 내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는 -이현호, 「라이터 좀 빌립시다」中 3) "난 다 잊어버렸어." / 웃음기를 거둔 동걸은 나에게 동조하는 대신 짧고 낮게 뇌까렸다. 녀석의 눈은 더 이상 빛나지 않았다. -한강, 「야간열차」 4) 잇몸, 「등껍질 속 가족」 마지막 문장. 김애란 작가의 「서른」에서 차용했음을 밝힘.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124)

시간이 정말 주어진다면 다르게 살겠다고 망치로 머리를 맞은 짐승처럼 죽지 않도록 다음번엔 두려워하지 않을 준비를 하겠다고 내 안에 있는 가장 뜨겁고 진실하고 명징한 것, 그것만 꺼내놓겠다고 무섭도록 무정한 세계 언제든지 나를 버릴 수 있는 삶을 향해서

>>3 생각날 때마다 외고 있고 내일은 수행평가인데 여기서 이러면 어쩌자는건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고 모의고사는 망했고 기말이 >19<일 남았다는 사실에 그냥 웃음만 나옴

다 울었으면 이제 수행하러 가야겠다

잠을 참고 기다리고 있어요 어디론가 데려가 줘요 나날이 저무는 나의 거리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그대가 흐르는 밤을

(이천오년 오월 삼십일, 제주의 봄바다는 햇빛이 반. 물고기 비늘 같은 바람은 소금기를 힘차게 내 몸에 끼얹으며, 이제부터 네 삶은 덤이라고) 어린 새가 날아가는 걸 보았다 아직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그의 죽음과 내 출생 사이에 그어진 9개월여의 시간을 다만 가끔 생각한다 (...) 죽음과 생명 사이, 벌어진 틈 같은 2월이 버티고 버텨 마침내 아물어갈 무렵 반 녹아 더 차가운 흙 속 그의 손이 아직 썩지 않았을 때 (16-18)

왜냐하면,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나를 버릴 테니까. 내가 가장 약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돌이킬 수 없이 서늘하게 등을 돌릴 테니까. 그걸 나는 투명하게 알고 있으니까. 그걸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으니까. (99)

그 여름 운주사 앞 벌판에서 구림이 지나가는 걸 우린 봤지. 평평한 바위의 표면에 음각으로 새겨진 부처를 바라보며 웅크려 앉아 있었을 때였지. 거대한 흰 구름과 검은 구름 그림자가 빠른 속력으로 먼 하늘과 땅에서 나란히, 함께 흘러 나아갔어. (94)

하루의 절반 나머지 절반

아주 조금의 거리가 필요했다고 생각해. 임계점을 넘어가기 위한 질량이, 정말 조금이라도 좋으니 그 사이에 있어야 했어. 우리는 관계를 재정의하기 위해 물살에 깎여나가는 조약돌처럼 몸을 문지를 줄은 알았지만, 정작 한 걸음의 물러섬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으니.

그러니 결국 남은 건 애잔함이다.

문득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몸을 미약하게 떨면서 걷고 싶다는 충동이 들어도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다는 생각을 하며 버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머리가 징징 울리기 때문에 실은 멍하니 늘어져 있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인데 아마 누가 찾아오더라도 다를 일 없었을 것이다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머리맡에 만발하는 아지랑이 꽃 그 향기에 흠뻑 취해 잃어버린 길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말자고 무엇보다 쉬이 붉어지지 말자고

생각해 보면 나는 끝을 이미 짐작할 수 있었다. 너는 호모포비아였고 나는 호모인데 그게 어떻게 뒤집힐 수 있는지 도통 상상할 수 없었으니까.

버스에 외투를 벗어두고 종점에서 내린 적이 있다 다른 나라 더운 도시의 공항이었다 맨발로 비행기에 올라 더 멀리 나는 갔었다 (64)

아무도 살지 않던 땅으로 간 사람이 있었다 살 수 없는 장소에서도 살 수 있게 된 사람이 있었다 집을 짓고 창을 내고 비둘기를 키우던 사람이 있었다 그 창문으로 나는 지금 바깥을 내다본다 이토록 난해한 지형을 가장 쉽게 이해한 사람이 가장 오래 서 있었을 자리에 서서 우주 어딘가 사람이 살 수 없는 별에서 시를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축을 도살하고 고기를 굽는 생활처럼 태연하게 잘 지냅니까,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할 줄 아는 말이 거의 없는 낯선 땅에서 내가 느낄 수 있는 건 잠깐의 반가움과 오랜 두려움뿐이다 두려움에 집중하다 보면 지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었던 사람이 실은 자신의 피폐를 통역하려 했다는 것을 파리처럼 기웃거리는 낙관을 내쫓으면서 나는 알게 된다 아파요, 살고 싶어요, 감기약이 필요해요, 살고 싶어서 더러워진 사람이 나는 되기로 한다 더러워진 채로 잠드는 발과 더러워진 채로 악수를 하는 손만을 돌보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했던 사람이 불구가 되어간 곳을 유적지라 부른다 커다란 석상에 표정을 새기던 노예들은 무언가를 알아도 안다고 말하진 않았다 그 누구도 조롱하지 않는 사람으로 지내기로 한다 위험해, 조심해, 괜찮아, 하루에 한 가지씩만 다독이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아무도 살아남지 않은 땅에서 사는 사람이 있다 살 수 없는 장소에서도 살 수 있게 된 사람이 있다 집을 짓고 창을 내고 청포도를 키우는 사람이 있다 -김소연, 「여행자」

어느 날 어느 날이 와서 그 어느 날에 네가 온다면 그날에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내가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 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 올 수만 있다면 살얼음 흐른 내 뺨에 너 좋아하던 강물 소리, 들려주겠네 (1557-1558)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포 시선집을··· 읽어야 하는데··· 번역된 어미가 너무 좆같아서 중간고사 이후로 덮어놓고 안 읽었는데··· 책 사놓고 스트레스받는다니 새삼 바보같아 정말

에우로파, 너는 목성의 달 내 삶을 끝까지 살아낸다 해도 결코 만질 수 없는 차가움

>>22 차라리 콜바넴 원서를 읽는 게 좀 더... 기분좋고 빠른 일일 듯

생각해 보면 그런 밤이 많았는데. 찌르르한 감정이 심야전류를 타고 흐르는 것처럼 이상하게 기분이 좋고 흥성거리곤 했는데, 그런 밤에는.

이천오년 오월 삼십일, 제주의 봄바다는 햇빛이 반. 물고기 비늘 같은 바람은 소금기를 힘차게 내 몸에 끼얹으며, 이제부터 네 삶은 덤이라고

어떻게 이런 제목을 짓지? 도대체 뭘 보고 어떤 생각을 해야 이런 글이 나오지?

제주의 봄바다는 햇빛이 반.

난입해도 되니...? 1번 주석이 왜 ibid인지 궁금하네

>>30 원래 형식상 맨 앞에 쓰면 안 되지만.... 문학적 허용으로 보고 그 위에 있는 소개말들로 '나는'을 부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너를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난 내 손에 모았던 이 작은 꿈들이 손가락 사이로 갈려나갈 때

예전에 우린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갖고 있었지. 그게 유린지 뭔지 확인도 안해본, 단단하고 투명한 진짜였지. 그러니까 우린, 부서지면서 우리가 영혼을 갖고 있었단 걸 보여준 거지. 진짜 유리로 만들어진 인간이었단 걸 증명한 거야. (130)

이건 읽을 때마다 심장이 아파

나는 살아 있구나. 이를 악물었다.

나는 살아 있었고 이를 악물었고 비로소 내 안의 여린 부분이 흔적도 없이 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대체 무엇일까, 이 차갑고 적대적인 것은? 동시에 연약한 것, 사라지는 것,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이것은? (63)

많은 것들이 거짓이다1)

그들이 아주 오랫동안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건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1) 어른이 되는 건 이상하다고 중얼거리던 날들은 지났다. 이제 아주 가끔씩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생동하고 때로 끓어오르던 마음이 여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신기하게 여기면서 가슴께를 문지른다. 1) 기형도, 「질투는 나의 힘」

버스에 외투를 벗어두고 종점에서 내린 적이 있다. 다른 나라 더운 도시의 공항이었다. 맨발로 비행기에 올라 더 멀리 나는 갔었다.

시간이 정말 주어진다면 다르게 살겠다고

그대는 내게 눈을 주었다 어디에나 있었다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나를 버릴 테니까. >>27 아직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3) 우린 잊히기도 전에 까맣게 사라질 것이다 이 세상은 누군가의 꿈속일 뿐이니까 6) 우리 짧은 날도 우주에 붙는 각주에 불과하고 우연은 뺑소니처럼 삶을 완성하지만 (37)

우연은 뺑소니처럼 삶을 완성한다는 문장의 모든 것이 좋다. 짧은 생이 비록 우주에 붙는 각주에 불과해도 우연을 통해 획일되지 않은 무언가가 된다고 생각하면 지나치게 낭만적이야

너도 멸종하지 않게 조심해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나를 버릴 테니까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 (102-103)

넌 나에게 말했지. 병실의 벤젠 냄새 속에서 성장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 거라고. 아름다움은 오직 강렬한 것, 생생한 힘이어야 한다고. 삶이란 게, 결코 견디는 일이 되어선 안 된다고. 여기가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꾸는 건 죄악이라고. 그러니까, 너에게 아름다운 건 붐비는 거리였지. 햇빛이 끓어 넘치는 트램 정류장이었지. 세차게 뛰는 심장, 부풀어오르는 허파, 아직 따뜻한 입술, 그 입술을 누군가의 입술에 세차게 문지르는 거였지. (122-123)

화해할 수 없었다.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환한 봄날, 공원 벤치에 겹겹이 덮인 신문지 아래 발견된 노숙자의 시체 속에. 늦은 밤의 지하철, 끈끈한 땀에 젖은 어깨들을 겹치고 각기 다른 곳을 보는 사람들의 흐릿한 눈 속에. 폭우가 퍼붓는 간선도로, 끝없이 붉은 미등을 켠 차들의 행렬 속에. 수천 개의 스케이트 날들로 할퀴어진 하루하루 속에. 그토록 쉽게 부스러지는 육체들 속에. 그 모든 걸 잊기 위해 주고받는, 뚝뚝 끊어지는 어리석은 농담들 속에. 그 어떤 것도 잊지 않기 위해 꾹꾹 눌러적는 말들, 그 속에서 어느새 부풀어오른 거품들의 악취 속에. 어느 이른 새벽이거나 늦은 밤, 혼자 오래 있거나 몸이 아픈 뒤에, 믿을 수 없을 만큼 깨끗하고 고요한 말이 문득 방언처럼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그것이 화해의 증거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166)

제주의 봄바다는 햇빛이 반.

삶¹(오르는, 떠오르는, 떠올라-오르는), 삶²(환형의 웃자라는 빛을 물고 떨어진다), 삶³(등 돌리지 않는 것, 영속하는 것, 욕설, 사라지지 않는 것)

최근에 건진 문장 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 문장은 아니지만서도..

삶은 괴로움이었고 그걸 너무 오랫동안 무시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어른이 되는 거 이상해

심장이 자맥질을 해도 되는 걸까. 아니면 심장이니까 자맥질하는 걸까.

화해할 수 없는 것들이 모든 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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