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부터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해서, 꿈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야.
그중 몇몇개만 써보려고.
이름없음2021/12/27 22:07:39ID : u9vyE9s3zSL
내가 꾸는 꿈은 대부분 옛날을 배경으로 하거나 누군가의 죽음을 끝으로 해
이름없음2021/12/27 22:11:02ID : u9vyE9s3zSL
1년 전 내가 처음 꾼 이상한 꿈은 전염병이 도는 꿈이었어. 뭔가 느낌도 이상하고 그 꿈을 꾼 날 하루종일 속이 더부룩해서 작은 노트에다 기록해두었던 기억이 나.
첫 꿈은 내 죽음을 끝으로 했어. 나는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었지. 여기까지는 아주 평화로웠지. 하늘도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했고, 해도 따듯했고. 놀기엔 딱인 날씨였어.
이름없음2021/12/27 22:18:07ID : u9vyE9s3zSL
신나게 친구들과 놀다가, 갑자기 옆에서 크고 질퍽한 무엇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어. 철퍽, 하면서 쿵 소리도 함께. 지금 와서도 그 상황을 굳이 다시 떠올리고 싶지는 않아. 떨어진 물체는 사람의 시체였어. 그것도 아주 피에 떡이 된 시체. 아무리 꿈이었다지만 난 당시 상황이 정말 생생하게 기억이 나.
이름없음2021/12/27 22:20:24ID : u9vyE9s3zSL
지금 와 생각해 보니 그게 정말 전염병이었는지조차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시체를 본 꿈 속의 나는 냅다 달리기 시작했어. 본능적으로 느꼈나 봐. 도망쳐야겠다고, 더 이상 여기 있으면 안 되겠다고. 그 와중에 정말 이상했던 건 친구들이 도망치는 날 정말 무표정한 얼굴로 쳐다봤다는 거지. 보통 그 상황이면 같이 도망치지 않나?
이름없음2021/12/27 22:26:07ID : u9vyE9s3zSL
꿈 속에서 나는 그런 건 신경쓰지 않고 도망쳤어. 그리고 도망치는 내내 사방에서 시체가 떨어졌지. 그냥 말 그대로야. 피떡이 된 시체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졌어. 무슨 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염되면 자살하는 병이었나 보지. 그 양이 어마어마했어. 길거리가 온통 피로 물들었다고 표현하면 대충 감이 오려나.
이름없음2021/12/27 22:28:09ID : u9vyE9s3zSL
그 떨어지던 시체 중 나와 눈이 마주쳤던 시체가 하나 있었어. 그래서 더더욱 안 잊혀져. 그 초점 잃은 눈이랑 마주쳤을 땐 정말 말 그대로 공포였거든. 꿈 속에서 학교와 우리 집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았나 봐. 정말 금방 도착했었거든. 내가 도착했을 땐 이미 아파트 정문에 군인이 쫙 깔려 있었어. 이유는 몰라. 군인이 있었어.
이름없음2021/12/27 22:29:48ID : u9vyE9s3zSL
달려 들어가는 날 붙잡고 한 군인이 팩 같은 걸 줬어. 자그마한 핫팩같이 생긴 모양이었는데 조금 더 물컹물컹한 느낌이었던 것 같아. 그걸 주면서 '꼭 가지고 있어라.'고 했는데 아마 뭐 감염되지 않게 막아주는 물건이었나 보지. 지금은 그렇게 추측하고 있어.
이름없음2021/12/27 22:34:31ID : u9vyE9s3zSL
아직 시험이 안 끝나서. 시간 날 때마다 적으러 올게. 보고 있는 사람이 없어도 적으려고. 어디 말할 곳이 없어서.
이름없음2022/01/09 14:34:12ID : i8o1vdDs79d
궁금해ㅠㅠㅠ
이름없음2022/03/06 17:44:29ID : u9vyE9s3zSL
안녕 진짜 오랜만이다 까먹고 있다가 생각나서 들렀어. 무튼 군인에게서 받은 그 팩을 가지고 집에 갔는데, 아무도 없었어. 우리집 가족 구성원이 엄마 아빠 나 언니 동생이거든. 근데 정말 아무도 없었어. 엄마, 하고 불러도 아무런 대답도 없고. 밖은 난리났는데 집만 고요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