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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01/10 05:23:10 ID : 5bDwFharbyE
왜 하필 5년이냐면 이미 5년 전에 자살시도를 했고 실패했기 때문. 그때 날 말렸던 친구놈이 지금 죽는 건 너무 성급하지 않냐면서 딱 10년만 더 살아보고 결정하라고 어거지로 약속을 해버려서다. 그 뒤로 5년이 지났고 어떻게든 취업도 결정됐다. 히키코모리로 7년을 쳐박혀 살다가 처음 나가는 사회다. 흔하다는 알바도 해보지 못한데다 고졸인 히키코모리가 갈 수 있는 직장이란 결국 밑바닥 인생이라 벌써부터 자살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져서 일기장이라도 만들어 보려 한다. 집안 자체가 남의 물건 뒤져보는 편이니 글은 힘들고 핸드폰에 적어둔다 해도 언제 들킬지 모르니까 고민하던 참에 스레딕이 떠올라서 왔어 판 이용은 뒷담판이 다른 이름이던 시절부터 했지만(혼숨이 유행하던 그 시절 말이지...) 판을 세워보는 건 처음이네. 과연 5년동안 적어갈 수 있을지 그 전에 마지막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여기에 감정 쓰레기통이라도 만들어 둔다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이름없음 2022/01/10 05:28:22 ID : 5bDwFharbyE
벌써부터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살과 살자를 반복한다... 첫 출근일까지 남은 시간이 폭탄 카운트다운 같아. 부모님도 친구도 모두 기뻐하는 가운데 나만 불안해서 미칠 것 같으니 어디에 말할 곳도 없네 주 5일 직장이라니 배부른 소리지 주 6일을 내가 버틸 수 있을까. 있을까가 아니라 버텨야지가 맞단 건 알지만 내 세계는 작은 방 안이 전부였는걸 다짜고짜 뛰어나가라니 죽고싶기만 하다. 오늘도 죽고싶다. 출근까지 일주일도 안 남았어
이름없음 2022/01/11 21:17:55 ID : 5bDwFharbyE
어느 직장이든 감정노동은 필수라지만 유독 악명 높은 직종이라 걱정이 안 되는건 아니네. 감정적으로 시달려본 경험이 많다는 게 다행인지 불운인지. 매일 요동치는 마음은 내가 변하고 있다는 증거겠지만 늘 고여있는 심해같던 상태가 그리워질 때가 있어. 이미 죽어있는거나 다름 없어서 무슨 말을 들어도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았던 몇 년간을 기억하니까. 소위 말하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렇게 괴롭다면 차라리 무뎌지고 싶을 정도야. 감정 따라서 요동치는 몸이 정말 싫다. 어제는 죽고싶다 말한 주제에 오늘은 살고싶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러다 내일쯤에는 또 죽고싶어지겠지. 몸이 정신에 크게 구애받는 타입이라는 건 무리해서 억지로 움직일수도 있단 거지만 멘탈 터지면 패닉과 복통부터 온다는 소리니까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것 같아...
이름없음 2022/01/12 08:55:38 ID : 5bDwFharbyE
하소연판 특유의 분위기가 좋다. 어느 곳이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건 누군가가 본다는 의미인데 왠지 반응을 해줘야만 할 것 같은 SNS와 달리 스레는 스쳐지나가든 대화를 나누든 자유니까.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내 답도 없는 우울한 이야기로 부담을 주고 싶진 않아. 매일 똑같은 고민을 이야기하다 보면 친구란 친구도 다 사라져버리겠지. 적당히 털어버릴 수 있으면서 아무도 의무감을 느끼지 않는다는게 좋아. 이 스레를 굳이 눌러서 들어와본 익명의 누군가도 어제의 나처럼 썩 괜찮은 하루가 되기를 바랄게.
이름없음 2022/01/12 09:25:45 ID : 0rdRyGq582l
스레주도 괜찮은 하루 보내길 바라
이름없음 2022/01/12 12:56:58 ID : cFck640tBwG
나쁘지 않은 하루 보냈음 좋겠다!
이름없음 2022/01/12 13:07:02 ID : hhs1eE1dDAq
위 말처럼 좋지는 않아도 나쁘지만 않게 보내면 좋겠어!
이름없음 2022/01/13 05:18:30 ID : 5bDwFharbyE
고마워! 남에게 듣는 격려란 아무리 사소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네... 오늘은 방 밖으로 나갈 일이 생겼어. 겁먹지 말기 헛소리 하지 말기 패닉하지 말기 이 세상에는 나보다 더한 진상들도 멀쩡히 인생 산다는거 기억하기 생각보다 타인은 날 신경 안쓴다는거 명심하기 어설프게 대화 주제 꺼내지 말고 웃으며 침착하기...
이름없음 2022/01/13 05:25:19 ID : 5bDwFharbyE
히키코모리 인생으로 생긴 공백을 어떻게든 변명하려 들때마다 스스로가 무가치해진 기분이 든다. 주변에서는 밖으로 나온게 대단한거다 넌 변했다 라고 좋은 말만 해주지만 글쎄... 사회에서는 죽을 각오로 방문 박차고 나온 전 히키보다 그럭저럭 대학을 졸업해서 평범한 삶을 살아온 인간을 훨씬 필요로 한단 말이지. 모두가 히키보고 방 밖으로 나오라고 노력하라고 말하지만 사실 죽어있는 시간이 길수록 어디에도 가지 못한다는 걸 알잖아. 나와봤자 죽기 직전만큼 아니면 죽을만큼 상처받을 미래도 뻔한 걸. 상처가 너무 아프고 무서우니까 방구석으로 도망친거잖아. 그런데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건 상처를 마주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거니까.
이름없음 2022/01/13 05:31:13 ID : 5bDwFharbyE
오늘 나가야 한다는 사실과 곧 정말 사회에 발을 들인다고 생각하니 좀 제정신이 아니네. 어쩌면 나같은 인간들은 애초에 잘못 만들어진 건지도 몰라. 약하고 무르고 섬세하고... 하나같이 인생에 요만큼도 도움이 안 되는걸. 친절하다기에는 공감능력과 사회력은 지능과 경험이란 말이야. 없다는 뜻이지. 기왕 불량품이라면 셧다운이라도 쉽게 해주지 그랬어.
이름없음 2022/01/15 05:33:52 ID : 5bDwFharbyE
10년간 히키로 살다 취직한 사람의 기사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 고용주 입장에서 그 사람을 보고 쓴 글이 아니라 본인의 목소리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대체 얼마나 큰 용기로 방 밖을 나갔을까, 얼마나 절박했으면 그렇게 필사적으로 살 힘을 낼 수 있었을까. 여러 행운이 겹치더라도 그걸 붙잡은 건 본인의 노력이라는 걸까. 근성론은 싫어하지만 어떻게 그 정도로 강한 마음을 굳혔는지가 궁금해. 이틀동안 긴장으로 소화도 잘 못하고 끼니다운 끼니도 못 먹어서 당 음료로 억지로 움직이는 상태지만 막상 다녀오고 나면 괜찮을지도 몰라... 매도 맞기 전까지가 가장 무서운 법이니까 나라도 날 응원하자, 화이팅.
이름없음 2022/01/15 05:37:19 ID : 5bDwFharbyE
사실 중간에 일기판으로 가야 하나 고민되기도 했는데... 그곳은 너무 밝아 (우는 이모티콘) 나가기 싫다 인생 싫다 내가 싫다 열심히 징징거릴 예정이니 하소연판이 맞는거겠지... 힘들다
이름없음 2022/01/15 08:28:41 ID : fPii4Grgi79
익명이라도 응원하는사람 한명쯤은 있다는걸 알아두길바라
이름없음 2022/01/17 06:05:02 ID : 5bDwFharbyE
친절하구나... 고마워. 긴장 때문인지 밤에 잠을 못 자서 괴롭다. 할 수 있을 것 같아. 힘들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요동치는 나를 버티는게 가장 어렵다. 울고싶은데 눈물이 안 나오네 힘들다
이름없음 2022/01/17 14:08:14 ID : hhs1eE1dDAq
같이 오늘도 살아보자,화이팅.
이름없음 2022/01/17 16:52:43 ID : ak5RB9cnB87
너도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고 내일도 같이 살아보길 바라. 응원할게 신입이란... 실수투성이의 존재... 하지만 수습할 수 있는 범위의 실수야 괜찮아..
이름없음 2022/01/18 06:29:05 ID : 5bDwFharbyE
다들 이렇게 살고 버티는 걸까? 힘들다 죽고싶다를 연발하면서 집 와서 지쳐 쓰러지고 다음 날 다시 일하러 나가고 들어와서는 쓰러지고 난 사회경험이 없어, 인정해. 하루아침에 전혀 다른 세상에 내동댕이쳐진 느낌이야 24시간 중 잠 자는 시간을 빼고 하루의 대부분을 고통을 버티는데 쓰고는 집에 돌아와서 쓰러지는 삶 다들 이렇게 사는 거야? 그래서 연애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외로운 마음을 말하고 위로받을 곳이 필요하니까 그런 거겠지. 마음이 허하네. 얘기해줄 수 있는 레더가 있다면 너희들이 사회를 어떻게 무슨 마음으로 버텼는지 듣고 싶다
이름없음 2022/01/18 08:25:07 ID : hhs1eE1dDAq
음..글쎄 나는 무슨 망상같은 걸 믿고 버티고 있어..
이름없음 2022/01/18 15:06:06 ID : hdPeFeJTSII
망상? 혹시 자세히 들려줄 수 있을까?
이름없음 2022/01/18 15:12:53 ID : hhs1eE1dDAq
별거 없어.. 여기에는 내 모든 걸 사랑해줄 운명의 사람이 없다고 믿고 그 운명의 사람을 찾으면 전부 해결된다는 이유로 살고 있어. 나 그렇게라도 살고 싶었나 봐.
이름없음 2022/01/19 19:37:09 ID : 5bDwFharbyE
그렇구나... 뭐가 됐든 그게 너를 살게하는 이유라면 멋진거라 생각해. 그 운명의 사람이 언젠가 널 찾아왔으면 좋겠다. 20말을 들으니 나도 미래라는 걸 생각한 적이 있다는게 떠올랐어. 정말 좋아하는 친구와 반농담 반진담으로 자취하자는 이야기를 했었거든... 일년 이년이 아니더라도 하루는 더 힘내 볼게. 고마워.
이름없음 2022/01/19 21:15:06 ID : hhs1eE1dDAq
오늘 하루도 내일도 힘내!
이름없음 2022/01/23 03:31:42 ID : 5bDwFharbyE
짧게 남기고 감 힘들다. 진짜. 울고싶은데 눈물도 안 나와. 매일 밤이 울려다가 잠드는 날의 반복인걸 그래도 일주일 뒤면 설이야... 여긴 대부분 학생같지만 직장인들 다들 조금만 더 버티자
이름없음 2022/01/25 11:30:35 ID : tAlA3SMjctv
사회에서 소외되고 불행 속에 빠져있다가 구덩이를 탈출한 사람의 이야기가 참 많아. 세상을 둘러보면 그런 이야기가 어떤 미담이라는 듯 돌아다니고 있어.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다들 죽어라 노력했다는 거야. 소위 말하는 극한직업을 버티면서 말이야.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몸과 정신을 갈아버리는 일은 어째서 가장 약하고 무르고 힘든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걸까? 치료를 받고 격려받아도 모자를 지경에 다다른 사람들만이 정신을 믹서기에 갈아버리는 일을 맡게 돼. 성공한 사람들은 돈과 여유를 갖지만 밑바닥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결국 밑바닥이야. 개중 사회적 정상의 궤도까지 삶을 끌어올리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결의는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다들 도망치고 또 그 자리를 비슷하게 절박한 사람이 채우지. 이러니까 자살률이 낮아지질 않는 거야. 오늘도 너무 힘들어서 중얼거려 봤어.
이름없음 2022/01/28 00:48:56 ID : 5bDwFharbyE
나아져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 뭐든지 잘 하고싶고 잘 해내고 싶어. 어떤 일을 받건 능숙해지고 싶고 나아지고 싶어. 그런데 내 재능은 당연하지만 강박을 따라가지 못하고 설령 잘 하게 됐다 한들 거기서 느껴지는 감정은 성취감이 아니더라. 안도감이야. 내가 사람 구실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 그리고 실수 한번에 다시 나락으로 쳐박히지. 일을 잘 하게 됐다 한들 안도감 뒤에 찾아오는 감정은 허무함이었어. 뭘 해도 무슨 말을 들어도 텅 빈 기분이야. 괴로워서 버틸 수가 없어. 나를 미친듯이 자학하고 채찍질을 해서 움직이고 해내고 집에 오면 지쳐 쓰러져서는 죽고싶다는 생각 뿐이야. 그냥 검은 바탕에 흰 글자가 떠오르듯 죽을까 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아. 처음부터 삶이라는게 맞지 않는 고장난 사람이었을지도 몰라. 나도 행복해보고 싶다. 죽으면 모든 생각도 괴로움도 멈추고 편해질텐데 내일도 출근은 해야지. 모든 고통과 아픔에서 도망쳐서 웅크린 채 고여서 죽어만 가고 싶다.
이름없음 2022/01/28 01:57:40 ID : yJTPh9inXzb
레스 읽으니까 되게 책 읽는 기분이라 좋당... 스레주 글도 잘 쓸 것 같아 이제 금요일인데다가 연휴까지 껴서 오래 쉴 수 있어!! 스레주 오늘 하루도 파이팅!!🥳🥳
이름없음 2022/01/29 08:01:53 ID : DwLdTRCjctz
아니... 이렇게 나의 정체를 들켜버리다니... 전공은 그림이 '었' 지만 취미로 글도 쓰긴 해. 요즘에는 너무 힘든 탓인지 문장이고 인체고 다 무너져서 안 한지 꽤 됐지만서도. 티가 났나? 감정 쓰레기통 같은 글에 좋다는 레스를 받을 줄이야, 고마워. 좀비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지 라는 노래를 출근곡으로 듣고 있어. 정작 만화가 밝은 분위기라 아쉬웠는데 가사는 좋더라. 어쩌겠어... 해야지 다들 명절날 푹 쉬길 바라.
이름없음 2022/02/03 11:38:54 ID : tAlA3SMjctv
제발 좀 쉬게 해 줘
이름없음 2022/02/03 11:39:27 ID : tAlA3SMjctv
이 또한 적응되면 괜찮아지겠지
이름없음 2022/02/04 15:05:22 ID : tAlA3SMjctv
처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출근을 했어. 괜찮은 걸까? 너무 오래 죽어있었기에 사는 게 힘들어. 힘들고 힘들어서 엉엉 울어버리고 싶고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괴로운데 점점 적응해 가는 스스로가 낯설어. 사실 가장 괴로운 건 침대에서 몸부림치면서 익숙한 자살충동에 시달리는거야. 예전에는 그게 편안했는데 이제는 그만두고 싶어. 그게 낯설고 처음 겪는 기분이라 더 무서운 건지도 몰라. 익숙하고 안락한데 동시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죽어있었기 때문에 사는 게 낯설어. 그러면 살다보면 살아있기에 죽음이 낯설어질까? 죽음은 언제나 내게 최후의 탈출구였어. 이것만 선택하면 편해질거야. 그런데 그 탈출구를 잃는다니 뭐라 형용하기 힘든 막막함이 느껴져. 아무리 힘들고 괴롭고 포기하고 싶더라도 죽음을 선택하기 어려워진다는 걸 믿고 싶지 않아. 그런 기분이야.
이름없음 2022/02/04 16:20:22 ID : mGk3AZeKY79
.
이름없음 2022/02/07 07:50:46 ID : 5bDwFharbyE
진심으로 죽고싶다
이름없음 2022/02/07 07:51:04 ID : 5bDwFharbyE
출근길에 차에 치여 죽는 상상을 해
이름없음 2022/02/15 15:29:09 ID : tAlA3SMjctv
진짜 개 그지같다 왜 일을 귀찮게 만드는건 위쪽이고 그거에 개고생하고 욕 얻어먹는건 우리지? 하지 말자니까 입으로는 이거 하지 말아야겠다 이러시면서 돈되니까 계속 하시는거봐 ㅋㅋㅋㅋ 점심시간 못 쉬는게 당신 혼자가 아니잖아요 님이 그걸 한다고 해서 일이 늘어난건데 또 돈이 한 두푼이 아니니까 계속 하지 그럼 우리는 뭔 죄로 점심시간에 쉬지도 못하고 콜센터 일하는 거처럼 쉬는 시간에 욕 얻어 쳐먹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이럴거면 콜센터 수준으로 월급 달라고 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22/02/15 16:15:51 ID : hhs1eE1dDAq
...그저 힘내라..억울해서 내일도 살아야지..
이름없음 2022/02/15 17:14:26 ID : tAlA3SMjctv
고마워... ㅠㅠ 사회일이라는게 다 그런 거겠지? 억울해서라도 맛있는 거 먹고 살아야지 맞아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까
이름없음 2022/02/22 11:33:05 ID : tAlA3SMjctv
일을 하면서 점점 사람이 미워진다
이름없음 2022/02/22 11:53:42 ID : tAlA3SMjctv
원래도 사람은 싫어했지만 싫다와 밉다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잖아
이름없음 2022/03/09 04:12:50 ID : 5bDwFharbyE
사람이 밉고 짜증나더라도 분노는 금새 휘발되는 감정이라고 하더라 계속 화가 난다면 그건 화를 곱씹고 있는 나 자신의 감정이라고 모든 부분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회사에서 거지같았던 기분을 집까지 가져올 필요는 없지. 회사 문을 나서면 다 두고 집에 와서는 하고 싶은 걸 하면 되니까. 감정을 분리하지 못하는 때가 온다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 정말로 어떻게든. 감정 죽이기를 오래 해 온 탓에 스스로의 상처에도 무디다는 단점이 장점이 될 줄은 몰랐어
이름없음 2022/03/09 04:20:55 ID : 5bDwFharbyE
고작 한달 전의 나는 살고 싶어지는 걸 두려워했구나. 어쩐지 헛웃음이 나왔어.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고 방 밖으로 나간 첫 걸음에 흥분해서 낯선 감정을 생존욕구로 착각한 걸테지. 예전처럼 내 살을 긋고 침대에 쳐박히고 싶은 때는 매 순간 찾아오고 옥상 난간에 기대 보내던 시간이 버스 차창에 기대어 교통사고를 상상하는 시간으로 바뀌었을 뿐이야. 여러가지 사회적인 이유로 자해는 참고 있지만 가끔은 편안함이 그립기도 해. 어쩌면 꽤 자주. 죽음이 찾아와도 후회하지 않는다 호언장담을 하고 다녔지만 한달 전의 내가 그러했듯 기분에 휩쓸린 자만인지도 몰라. 일단 오늘 그리고 지금의 나는 죽고 싶다. 내일 또 내일 모레도 매번 다른 내가 있겠지.
이름없음 2022/03/10 19:51:53 ID : 5bDwFharbyE
오늘은 아주 오랜만에 내 감정의 심해에 틀어박힐 수 있을 것 같다. 다들 잘 자.
이름없음 2022/03/25 13:23:15 ID : lCmFfXy6jcs
내 탓도 아닌데 문제를 감당해야 하는 건 나지 그냥 다 나가 뒤져버렸으면 좋겠다 이것도 저것도 나도 모두 전부 나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이 몰아치네 많은 걸 포기한 기분으로 있으면 조금이라도 덜 아플텐데 왜 자꾸 뭘 얻으려 들까 그냥 전부 놓아버리고 흐름에 몸을 맡기자...
이름없음 2022/04/12 13:21:10 ID : ksqi4JWnVdX
아주 오랜만에 왔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최근이었네. 가장 힘들 때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계속 되새겼어. 정말로 지나가긴 했지만 닥쳐오는 일을 쳐내는데에 급급해서 드러나지 못했던 단점들이 하나하나 튀어나와서 사소하게 힘들다. 그러게, 아직 힘든 것 같아. 유능해질 필요가 없는데 왜 자꾸 더 잘 하고 싶을까? 이곳에서 칭찬을 듣고 남의 평가를 받아봐야 급여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호구가 될 뿐이잖아. 할 만큼만 하자. 적당히 노력하고 불태우지는 말자. 날이 많이 풀렸어. 다들 오늘 하루는 밤 벚꽃이라도 보는 게 어떨까. 꽃이 예쁘더라.
이름없음 2022/04/29 20:20:01 ID : SLaty2GlfWm
버스정류장 중간 건널목은 참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속도 줄이려는 차는 하나도 없고 도로 중간에 있어서 버스든 트럭이든 고작 몇 걸음 차이로 스쳐지나가는데다 난간도 턱도 없잖아 거기 설 때마다 뛰어들고 싶단 생각을 하지만 오늘은 정말로 그러고 싶었어. 아파트 맨 꼭대기 층에 살면서도 베란다를 넘지 못하는 이유랑 같겠지. 겁쟁이라서 그런가 봐
이름없음 2022/04/29 20:28:48 ID : SLaty2GlfWm
나이가 두자릿수가 될 때부터 아마 제정신은 아니었을 거야. 앞자리가 바뀌는 나이가 되서도 여전하지. 이게 나아지긴 하는 걸까? 내가 병이 든 게 아니라 그냥 이런 사람으로 변해버린게 아닐까. 나무를 굽혀 놓으면 그대로 자라잖아. 딱히 아프지도 벌레먹지도 않았는데 그냥 가지가 비틀리고 휜 채로 너무 오래 있어서 구부러진 나무로 자란 거지. 이제 날 괴롭히는 건 없는데도 혼자서 제멋대로 몸통을 휘고 가지 무게에 기울어져서 부러진 기분이야. 다 내 잘못이고 내가 불량품인데 정신과를 간다고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고. 공장 기계도 실수를 하는데 수십억이나 있는 인간이야 오죽하겠어. 난 삶에 적합하지 못하게 만들어진 인간 같아. 누군가 결함품 낙인을 찍고 폐기해줬으면 좋겠다. 인간을 폐차하는 고물상은 어디에 있을까.
이름없음 2022/06/27 12:01:46 ID : tAlA3SMjctv
하소연이 고민상담으로 통합됐더라. 딱히 누구에게도 쏟아붓지 못할 우울을 버리고 가는 용도로 쓰던 스레라 고민상담이라는 말은 오용처럼 들리는 기분이야. 하소연 판 시절부터 썼던 스레니까, 그냥 쓰던 대로 써도 되려나 모르겠네.
이름없음 2022/06/27 12:08:18 ID : tAlA3SMjctv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자기는 칠순잔치때 지금 친구들 다 부르는게 소원이라고 몇번을 말했어. 내 죽음과 전혀 상관없는 주제로 나온 이야기였지만 차마 그 앞에서 나는 없을거란 소리를 못 하겠더라. 믿을 만한 사람부터 조금씩 죽음을 티내고 있어.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기보다 나를 위해서겠지. 마음정리라고 생각해. 여전히 힘들지만 어떤 때는 지독하게 마음이 평안하다. 머릿속에 그리는 죽음이 점점 구체적으로 고정되어가니 오히려 무섭지 않아. 삶이 익숙해져갈수록 죽음에 대한 공포는 옅어지고 확신이 떠오르곤 해. 끝이 있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현재가 아무리 힘들어도 버틸 이유가 된다는 거네. 앞으로 4년 6개월이야.
이름없음 2022/06/27 14:35:43 ID : 5hunzXwFhcE
조심해라 망상에 의존하면 조현병 초기증상 찾아올 수도 있으니깐
이름없음 2022/06/29 00:07:50 ID : qkmnu4NzdO2
월급은 받았고? 첫 월급 받고 뭐 했는지 썰 좀 풀어줘봐 해보고 싶고 갖고 싶고 먹고 싶었던 것들이 있지 않았어? 스스로 벌이를 하면서 채워가고 있니?
이름없음 2022/06/29 12:48:59 ID : tAlA3SMjctv
물론이지! 기껏해야 최저지만 방 밖으로 나가 일을 하는 게 어디야. 첫 월급으로는 컴퓨터를 싹 갈아엎었지. 두달치를 모아서 좋아하던 게임의 대형 확장팩을 패치 맞춰서 풀옵션으로 돌렸다구 정작 시간 모자르고 피곤해서 게임을 잠시 쉬고 있는 게 아이러니야. 해보고 싶고 갖고 싶고 먹고 싶었던 건 조금씩 해나가고 있어. 아직 몇 년이나 남았는 걸. 목록이 채워질 때마다 즐겁긴 해도 글쎄... 만약 그런 바람을 삶의 의욕으로 삼으라는 조언이라면 내겐 적절하지 못한 거 같아
이름없음 2022/06/29 14:46:08 ID : qkmnu4NzdO2
하지도 않은 얘기로 왜 앞서 가나 싶은데 주변에서 그런 얘기들 많이 들었나 보다 아님 너무 똑똑해서 탈인 거 아니냐 ㅎㅎ 그냥 너의 그런 얘기가 듣고 싶었어 간간히 일기처럼 올려줘 그래도 죽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22/07/05 10:06:16 ID : tAlA3SMjctv
하소연이 고민상담으로 통합되고 판 분위기가 많이 달라져서 아쉽다. 감정 흘려보내고 투덜대던 곳이 무언가 답을 해줘야만 되는 분위기가 돼서 섭섭하네. 하소연 판부터 있던 스레들은 거의 가라앉았고. 하소연하고 고민상담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좀 휑하네.
이름없음 2022/08/13 01:44:56 ID : 5bDwFharbyE
계속 계속 계획을 세우고 고민하고 망설이고 방법을 고르고 상상하고 각오하고. 그걸 5년 동안 계속한다면 충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사실 5년도 아니지. 중 고등학교 시절까지 포함한다면 10년도 넘을 거야. 그렇다면 아주 오래 신중하게 내린 결정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름없음 2022/08/13 01:48:00 ID : 5bDwFharbyE
아무튼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고 내일은 또 출근이야.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던데 머리에 나사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기계였다면 분명 풀린 나사가 열댓개는 있을 테고 그것만 조인다면 남들처럼 멀쩡하게 살 수 있을 텐데.
이름없음 2022/08/17 10:52:32 ID : tAlA3SMjctv
예전에는 잘하던 일을 굉장히 못하게 됐어. 정신적 문제라서 할 말은 없다. 전부 내 탓이지. 손이 떨리고 아무것도 감이 안 와. 죽고싶다. 왜 나는 발전이 없을까? 사실은 알고 있어, 노력을 안 해서니까. 머릿속 구석구석 낑긴 생각 따위는 물에 잠겨서 녹아버렸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22/08/17 14:30:34 ID : tAlA3SMjctv
죽고 싶어. 죽을 수 있을 것 같아 라던가, 잘 마련된 계획 하나 따위의 차선책을 품고 사는 건 어떤 의미에서의 도피라고 생각해. 아무리 현실이 힘들고 어려워도 노력을 포기해버리게 되거든. 어차피 죽으면 돼, 죽으면 모두 끝나니까, 벗어날 수 있으니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심플한 결론이잖아? 살아보려는 도전이 아니라 죽기 위한 핑계만 잔뜩 쌓아놓고 스스로를 비관하며 털푸덕 누워있는 거야. 오늘도 이유를 몇개 더 쌓았어. 4년 뒤에는 이 탑이 얼마나 높아져 있을까.
이름없음 2022/08/17 15:05:06 ID : qkrapO6Y4Mo
안녕! 나는 1시간마다 죽고싶어하는 생각이랑 같이 살아! 현타도 많고 엄청 쉽게 우울해진다! 그래서 반강제로 본인 세뇌하는 중! 아! 즐겁다! 이러고 쌍욕은 입에 안 담은지 4년이 넘었어! 존나< 이런것도 안 써 이제와서 쓰니까 아주 어색하군 별 건 아니고 이게 만성이 되어도 의외로 살아가진다는 말이야 진짜 손하나 까딱할 수 없고 머리아프고 눈물나고 진심 죽고싶은데 그날 밤 되면 의외로 괜찮아지기도 하고 그러니까? 그리고 죽는 것도 의외로 능동적이고 아무것도 안 한다고 있으면 혼날 거 생각하니까 점점 해야 하는 일만 하거든. 그것도 나쁘진 않아 그러다 여유 생기면 의외로 좋아
이름없음 2022/08/19 15:45:33 ID : tAlA3SMjctv
별 거 아닌데 공감되고 위로도 되네... 언젠가 자살충동과 현재에서 벗어나 방 안에서 커터칼을 치워두지 않아도 되는 날이 와야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그렇게 사는 방식도 있구나. 그러게 ㅋㅋㅋㅋ 하루에 몇번씩 충동을 느끼면서도 출근해서 일은 다 하더라. 오히려 일하다보면 우울함 떠올릴 새도 없기도 하고... 사실 그게 취직의 가장 큰 순기능이었던 것같아. 그러다 실수 한번 하면 원상복귀지만. 그래도 꽤 마음이 편해졌다. 고마워.
이름없음 2022/08/19 15:46:35 ID : tAlA3SMjctv
언젠가 아무튼 살기로 했습니다! 라는 결론으로 1000이 채워졌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22/09/30 16:31:03 ID : tAlA3SMjctv
이랬다 저랬다 살고 싶어졌다가 죽고 싶어졌다가 인간관계 중독된 기분이 들었다가도 다 싫어서 던져버리고 틀어박히고 싶고 충동으로 가챠 게임에 백 단위를 쓰고도 후련해지긴 커녕 허무하기만 하다. 살고 싶다는 이야기는 죽고 싶을 때 보면 전부 지워버리는 편이 나아 보일 만큼 바보처럼 느껴져. 애초에 내가 얼마나 변할까 궁금해서 기록하려 세운 스레니까 지우지는 않겠지만...
이름없음 2022/12/08 13:46:52 ID : tAlA3SMjctv
놀랍게도 아직 살아있어. 별로 놀랍지 않게도 여전히 죽고 싶어.
이름없음 2022/12/08 13:48:05 ID : tAlA3SMjctv
분노는 3초만 참으면 사라진다던데, 그렇게 감정을 사라지게만 하다 아무것도 화낼 수 없게 되면 어떡하지.
이름없음 2022/12/31 17:02:49 ID : CpglA2Mkk4N
이 스레도 곧 일년이구나. 처음에는 내가 사회에서 1년을 버티다니 히키코모리 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나는 내 막연했던 비관보다 강하고 어떤 면에서는 터무니없이 미숙했다. 다른 친구들이 대학이라는 사회의 체험판에서 얻었을 경험을 실전에서, 그것도 몇 년은 늦게 시작하다보니 아직도 덜 자란 기분이야. 몸은 밖으로 나왔지만 마음은 지금도 방 안에 머물러 있는 탓일까. 잘 해내지는 못해도 5년 중 1년은 살아낸다는 도전과제 달성이야. 자해 버릇은 최근에 다시 도졌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을 개밥으로 아는 직장은 여러 사정으로 좀 더 오래 다니게 되었어. 스트레스성 폭식으로 체중은 5kg가 불었고 우울은 심화되어 가끔은 잠도 빼앗아 간다. 자기혐오는 사소한 실수로도 부풀어서 일하는 내내 머리 뒤편에 붙어 있어. 월급의 대부분은 부모님의 지갑으로 들어간다. 취미를 즐길 체력도 시간도 부족한 탓에 타블렛에 먼지가 쌓였지. 그렇지만 집에서 먹는 밥이 가시방석이 아니게 되었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와 게임에 눈치보지 않고 돈을 쓸 수 있다. 나 자신이 조금쯤 단단해졌다며 억지로라도 칭찬해줄 거리가 생겼다. 한 발짝이라도 성장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겠지. 여전히 나는 몇 년 후의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어. 자살사고는 매력적이야. 그래도 내년을 마저 살아봐야지. 이번 년도의 내가 첫 해를 버텨낸 것처럼 다음 해의 나도 무언가 상상하지 못할 것을 버텨낼지도 모르잖아. 오늘도 늦은 퇴근을 하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딱히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기분으로 마지막 날을 보낸다. 누군가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새해 복 많이 받아. 내년에는 새로운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네.
이름없음 2023/01/01 22:16:41 ID : wHyNtg2IMrt
어 그 방해하는건지 모르겠지만 해피뉴이여.... 나도 비슷해 그을까 말까 술 마실까말까 뛸까 말까 도망갈까 말까 매일 할까 말까 속에 살고 있어 이제는 맘을 편하게 가지고 가볍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술대신 사이다 긋는거 대신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영화보기 가볍게 행복하게 머릴 비우고 살려고 하고있어 우리 행복하자 좋은 일년 아니 적어도 나쁘지 않은 일년 보내~
이름없음 2023/01/09 04:08:02 ID : q7vzVcMnQre
살고 있나!
이름없음 2023/01/09 16:03:44 ID : liry3SGq7BB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름없음 2023/01/20 13:36:58 ID : tAlA3SMjctv
전혀 방해 아니야! 일기장이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장소에 적는다는 건 그런 뜻이니까 행복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살아 있다. 머릿속에 검은 개 한 마리씩 데리고 사는 사람은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사나 보네. 나에게 해줬던 말이 두 배로 돌아와 너희도 괜찮은 일 년이 되길 바라.
이름없음 2023/01/20 13:38:59 ID : tAlA3SMjctv
이번 명절에는 방구석에 숨어 있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래도 명절은 싫다. 용돈 받을 나이는 옛저녁에 지났는데 나가서 무슨 소리를 들으려고. 방에서 자고 싶다. 그래도 출근을 안 하는 건 좋아
이름없음 2023/04/28 19:42:32 ID : 5bDwFharbyE
아직 살아 있어.
이름없음 2023/04/29 15:52:46 ID : i4GoNutwGtz
어떻게든 살아지더라. 달라지지 않아도 강하지 못해도 남들의 몇 배는 상처투성이에 여전히 비관적이어도 눈 뜰 때마다 죽고 싶어도 살고자 하면 살아지더라.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아도 어제가 아닌 몇 년 전의 나를 보면 변해있더라. 여전히 실수도 잦고 단점투성이에 나를 사랑하지도 못하는 나라도 취직해서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 사회인이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야무지지도 못해서 일머리 없다는 소리를 듣지만 그런 날에는 새벽에 흉터를 늘리면서도 다음 날에는 출근을 했다. 솔직히 죽는 날을 정해놓고 그날까지만 힘내 보자 라는 의욕으로 살아가는 내가 하기에는 이상한 말일지도 모르는데, 당장 내일 변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언젠가 이불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할 때가 올테니까. 그게 타의든 자의든 언젠가는 상상하던 것보다 몇 배는 두렵고 차갑고 고통스러운 세상으로 떠밀리는 날이 온다. 아마 끝나지 않을 거다. 계속 힘들걸. 그래도 그만큼 절망적이지는 않더라. 일단 자기혐오의 가장 큰 축 하나가 사라지게 되니까... 꼭 취직이 아니라도 무엇이든 열중할 수 있는 걸 찾아내면 거기서부터 내디디면 된다. 평생 자기부정과 자기긍정을 반복하겠지만 약속했던 5년은 끝나지 않았으니 오늘도 좋아하는 음식을 사먹어 보려해. 평소에는 스탑 걸고 적는 일기장이지만 부쩍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늘어 보여서 이번에는 그냥 적고 간다. 저런 놈도 사는데 내가 못 살게 뭐냐 하는 반면교사로 삼아준다면 기쁘겠다. 이 긴 글 읽어주는 모두가 각자의 주말을 잘 보내길.
이름없음 2023/04/29 21:30:49 ID : k3A6o5fffcL
오랜만이다 살아있다니 다행이다
이름없음 2023/07/08 19:08:37 ID : i3Clwq2HCqr
일에는 집중을 못하고 뭘 해도 재밌거나 기쁘지가 않다. 감정이 통제가 되질 않아서 수십 번 뒤바뀐다. 두 발이 붕 뜨고 콘크리트를 밟고 서 있어도 침대에 누워있는 기분이다. 차도에 뛰어들어서 치인다면 살아있다는 실감이 들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예전처럼 커터칼을 꺼내들지 않는 건 성장인 걸까. 내가 '나'를 더 이상 확신하지 못하겠다. 늘 화가 나 있고, 사람과 대화하며 그들을 웃기고 싶어서 필사적인 것 같다. 스스로의 대화와 성격에 전혀 매력을 찾질 못하니 타인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가식처럼 느껴진다. 애초에 나의 성격이란 뭘까? 열심히 한다는 건 뭘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잘했어요 도장을 받을 수는 없겠지. 뭘 해도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내가 부족한 걸까 아니면 노력이 부족한 걸까. 부족하고 모자른 놈. 어리버리한 놈. 덜렁대고 실수만 하는 폐급. 자살은 용서받지 못할 죄라고 부르면서 다들 회사나 현실에서 부족한 사람을 만나면 욕부터 하고 볼 거잖아. 나라도 그렇지, 그걸 비난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부족한 사람을 혐오하는 사회라면 그냥 죽여버리면 될 텐데. 성인이 되는 순간 1급 2급 가치를 매기고 5급 이하는 죽여버리면 될 텐데. 넌 소중해, 넌 가치가 있어. 그 말을 믿으며 살아보려 발버둥을 쳐도 우울증은 나아지질 않고 직장에서 '어차피 그런 사람이니까'라는 시선을 받으면서 노력해야 할 만큼 생명과 삶은 가치가 있는 걸까? 게임과 창작물에서는 늘 부족함과 치열함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지만, 그 가치를 증명하는 '주인공'들이 누구보다 뛰어난 영웅이라는 점은 늘 간과된다. 난 영웅이 아닌 걸. 내 삶을 봐도 아름다운 점은 없는 걸. 면접 때 공백기간이 기네요, 라는 소리나 듣게 만드는 자격미달 꼬리표에 불과하다. 스스로의 감정도 통제하지 못해 사소한 일로 침대에 틀어박히는 히키코모리. 침대 밖으로 기어나와봤자 모두가 알아보는 걸. 모두가 저 사람은 어딘가 부족하고 이상하다, 우리와 다르다는 걸 알아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다르니까. 4년 남았다.
이름없음 2023/07/08 19:11:58 ID : i3Clwq2HCqr
누군가 이 스레를 정주행한다면 꽤 우스울 거라 생각한다. 몇 레스를 두고 말투며 사회관이며, 살고 싶다 죽고 싶다 동전 뒤집듯 말을 바꿔가며 난리를 치고 있으니까. 그게 정신병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아니면 필사적인 발버둥이거나.
이름없음 2023/07/08 19:23:49 ID : i3Clwq2HCqr
다 같이 그림을 그려 올리는 채팅방이 있다. 꽤 오래된 친구들이다. 그중 한 명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커미션 넣은 그림을 많이 올리기 시작했다. 원래부터도 가장 잘 그리던 친구지만, 준 프로급의 거금 커미션을 연달아 그림 채널에 올린다. 평소에는 칭찬도 드물던 녀석이 요즘 들어 말이 많다. 준 프로급 그림들 사이에 끼어있는 내 그림은 뭐랄까, 취미로 삼기로 결심하기는 했지만 역시 전문가들을 따라잡을수는 없어서, 퍽 못나 보인다. 솔직한 녀석이라 나쁜 의도가 있지는 않을 거라고 알면서도 자격지심이 울컥 솟아올랐다. 내 그림에 저 녀석이 저만큼 기뻐했던 적이 있었나? 아니었던 것 같다. 어차피 그림으로 최저시급 노동자인 나보다도 많은 돈을 버는 프리랜서 녀석이니 눈에 차지 못할 거라는 사실쯤은 알았다. 그래도 다 같이 캐릭터를 만들고 즐기는 곳이니까. 그렇지만 내가 그림 그릴 필요가 있어? 직장생활에 운동에 남는 시간 쪼개서 그려봤자 아마추어. 결국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나는 취미에서조차 직장과 같은 취급인 것 같다. 모자른 녀석, 어리버리한 녀석, 일을 아주 못하지는 않는데 부족한 놈. 자기혐오가 오늘따라 버겁다.
이름없음 2023/07/08 19:33:16 ID : i3Clwq2HCqr
오랜만이야! 너도 살아있다면 좋겠네. 감기가 유행이던데 건강 조심해.
이름없음 2023/07/10 12:25:37 ID : RxCi060rhup
부쩍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어졌다. 돌부리에 걸려서 구른다면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 바닥이 포근하고 편안하고 휴식이 기뻐서 그대로 잠들고 싶다.
이름없음 2023/07/17 11:23:01 ID : RxCi060rhup
죽어버릴까. 죽자. 하면서도 진짜 죽지는 않겠지. 하지만 죽어버리면 좋겠어.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져. 누군가가 나를 죽여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23/08/03 03:46:59 ID : V87arasnPcq
그저감정만 분출하는 거기를 바래. 사실은 너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이기를 바라.
이름없음 2023/11/25 19:22:05 ID : 5bDwFharbyE
벌써 연말이네. 미리 크리스마스. 현재 다니는 직장은 겨우 퇴사 날짜를 잡았다. 기어이 붙잡으려 드는 걸 며칠은 설득했다. 단순히 힘들어서라면 나를 채찍질해서라도 다녔겠지만, 계약서 한 장 없이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멍청한 일인지 요 몇 주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실장도 월급 밀린 적 없고(그렇기는 하다. 말해야 넣어주지만.) 여지껏 한 명도 계약서 쓴 적 없다 하는 말에 적당히 넘어갔었지. 정작 그 실장은 내 퇴사발언을 계기로 본인도 얼마나 떼어먹히고 있는지 깨달아 한 달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본질이 놀 생각뿐인 사람인지라 너는 퇴사해서 계속 놀 테니 네가 가기 전에 이 주는 휴가를 내야겠다고 벌써 비행기까지 잡는 사람이다.(이 사람이 없으면 그 업무는 내가 전부 대신해야한다.) 살은 야식으로 더 불어났고, 오랜만에 해본 자해는 이전처럼 감정을 해소하지 못했다. 더 깊게 그어야 하나? 더 피를 빼야 하나? 심지어 지금까지 그은 것 중에서 제일 깊은데 효과가 없으니 탈출구 하나가 막힌 기분이다. 퇴사를 하면 매일 긴 산책을 다녀보려 한다. 날씨가 미쳐서 그런가 그다지 춥지가 않더라.
이름없음 2023/11/25 19:24:56 ID : 5bDwFharbyE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이 구질구질한 일기장을 구태여 읽어보는 친절한 레주들은 연말과 크리스마스의 싱숭생숭한 분위기 속에서 내년을 기대하는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23/11/25 22:20:52 ID : 7s79eHxzSHC
미리 크리스마스 몸조심해
이름없음 2023/12/30 15:40:42 ID : wGoMlu6Y2oJ
퇴사했다. 다음 직장을 구하기 전까지 쉴 수 있어. 퇴사 생각보다 별 게 아니라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 어쩌면 구멍을 메우는 방법을 찾아 헤매지 말고 구멍과 같이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름없음 2024/01/08 08:27:49 ID : 5bDwFharbyE
오랜만에 들어와보니 하소연판이 다시 생겨있네? 이거, 원래 하소연판에 세웠던 스레인데, 고민상담판으로 통합되면서 강제로 옮겨졌었거든. 그런데 하소연판이 다시 생겨버리니 왠지 판이탈처럼 보여서 걱정된다. 애초에 다시 분리할거면 왜 합쳤던걸까...
이름없음 2024/04/17 08:18:17 ID : LasnTPeK3Rx
1번레스를 수정하면 옮길 수 있구나!!! 하소연으로 다시 돌아왔어!!!
이름없음 2024/04/17 08:22:13 ID : LasnTPeK3Rx
근황: 재취직 했어.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방 안에만 쳐박혀있고 싶었는데 지갑 가벼운 게 제일 무섭더라. 재취직 하자마자 찾아온게 이 스레라니 좀 웃기네.
이름없음 2024/04/19 07:04:23 ID : 5bDwFharbyE
출근하기 싫다. 출근이 무섭다. 삶이 두렵다. 살아 숨쉬는, 이 방 바깥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가 공포다. 그저 제자리에 고여서 끝없이 썩고 삭아가고만 싶다. 침대에 누워서 저절로 죽어버리면 좋을 텐데, 죽어버리면 좋을 텐데. 죽으면 좋을 텐데. 죽고 싶다. 매일매일 칼로 목이나 배를 찌르는 상상을 한다. 차갑고 긴 칼날이 조금씩 파고들어서는 그렇게 내가 끝난다. 생을 받고 숨을 쉬며 진정으로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 죽고 싶지 않다 느꼈던 적은 모든 불안으로부터 도망쳤을 때다. 방 바깥의 현실과 죽고 싶다는 감정에서까지 도망쳐서 전부를 외면하고 틀어박혀있었을 때, 나는 유일하게 아침이 괴롭지 않았다. 죽고 싶다. 오늘도 하루가 시작된다.
이름없음 2024/04/24 06:30:33 ID : 5bDwFharbyE
팔을 열고 힘줄과 동맥을 끄집어내서 잘라버리고 싶다. 괴롭다. 괴로워. 무능력하고 바보같은, 사회성 조각조차 없는 내가 가장 싫다. 수십 번 씩 자해충동이 들고 수백 번 씩 송곳을 박는 상상을 한다. 정작 식칼로 허벅지를 그었을 때는 시리고 차갑고 아프고, 불타는 듯한 고통이 느껴져서 깊게 긋지도 못했다. 죽고 싶다면서 흉터 하나 못 남기는 겁쟁이 새끼. 이도저도 못 하는 꼬라지가 꼭 내 인생같다. 진짜 죽고 싶었으면 찔렀어야지. 1cm도 열지 못하는 주제에 팔 가운데에 파묻힌 동맥은 어떻게 자르려 그래. 결국 아픈 게 무섭다. 마취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24/04/24 06:35:47 ID : 5bDwFharbyE
자살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슬퍼진다. 나는 전부 실패했는데 그들은 얼마나 슬프고 또 슬퍼서 죽을 수 있었을까. 살도 자르다 말았고, 뛰어내리지도 못했고, 수건으로 목을 조르다가도 떨어졌는데. 일산화탄소 중독은 생존했을때의 후유증이 두려워서 시도하지 못했다. 그냥 뛰어내리면 되었을 텐데, 뛰어내릴 곳 천지잖아. 이 와중에 쌀포대라도 뒤집어쓰고 뛰어내려야 뇌수가 덜 퍼지려나? 같은 생각이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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