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1/22 16:03:59 ID : a5Xs8p83DxV 2
일기에 적는 것은 날것 그대로가 되어야 하지만 생고기를 씹어먹는 그 고통을 견디기 힘들었다.
2 이름없음 2022/01/22 16:04:39 ID : a5Xs8p83DxV 0
나는 좋다. 멀쩡하다. 근데 집에는 안좋은 사람들이 좀 많다. 어쩌면 나도 그나마 나은 정도일지도 몰라.
3 이름없음 2022/01/22 16:07:02 ID : a5Xs8p83DxV 0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짓을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십몇년간 반복해오다보니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집에는 아직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치부할 여유가 없는 여린 사람이 둘이나 있기에 걱정 비슷한 짜증이 든다.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둘에 대한 짜증이.
4 이름없음 2022/01/22 16:13:47 ID : a5Xs8p83DxV 0
몇달만 있으면 군대로 가있으면서 잠시 외면할 수 있겠지만,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돌아오면 더 씹창난 개같은 상황이 눈앞에 떨어질까 두렵다. 사랑이라고는 진작에 다 떨어진 사람들끼리 서로에게 얻을 수 있었던 유일한 것인 '가족'이라는 타이틀마저 사라져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냥 타인이 되는거다. 서로에 대한 책임도, 의무도 저버린채.
5 이름없음 2022/01/22 16:23:58 ID : a5Xs8p83DxV 0
빌어먹을 의무감과 도덕이라는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보루에 발목을 붙들린 나는 입으로는 씨발소리를 해도 어쩔 수가 없다. 양쪽 전부에 애써 꼬리를 흔들며 딸랑거릴 뿐이다.
6 이름없음 2022/01/22 16:26:48 ID : a5Xs8p83DxV 0
좋아하던 것을 좋아할 수 없고, 웃을 수 있던 상황에 경련, 혹은 경직에 가까운 입술의 꿈틀거림만 흘릴 수 있게 된 것은 누구도 나에게 무엇도 빼앗아 간 적이 없지만, 그 모두가 나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간 것 같은 감각이다.
7 이름없음 2022/01/22 16:30:28 ID : a5Xs8p83DxV 0
매일 짬을 내서라도 읽던 책들은 펼쳐보지 않은지 한달을 넘겼고, 마음을 단련한다는 느낌으로 붙잡던 운동기구들은 다 분해되어서 방 한구석에 뒹군다. 어디선가 읽은 '소설가가 되기 딱 좋은 불행'에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8 이름없음 2022/01/24 17:13:51 ID : la9Ao44Zhf8 0
11시에 나가 6시 넘어 들어오고, 밥먹고 2시간 음악듣고 2시간 폰하다 자는 일상. 일상은 이상을 따라가지 못하고 세상과 네 스스로의 눈에 비친 상황을 애써 외면하는 다섯 가족의 연탄곡. 서로를 외면하지만 결국은 무저갱으로 가는 합을 맞추며 나아가고 있다.
9 이름없음 2022/01/24 17:16:09 ID : 2FfVhs5Xurd 0
5갈래로 묶인 쇠사슬을 끊어내려 끊임없이 돌로 내려치고, 부숴져 튀는 돌조각은 사슬에 묶인 모두의 발목을 파고든다.
10 이름없음 2022/01/24 17:20:43 ID : 2FfVhs5Xurd 0
동그랗게 서서 서로의 목줄을 쥐고 강하게 당긴다. 쌓인 원망만큼.
11 이름없음 2022/01/27 11:35:18 ID : g7vyKY781jx 0
서로가 서로의 목을 졸라맨다. 그 좆같은 짓거리좀 하지마. 네. 그 좆같은 짓거리를 멈추고 화장실에서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운 물로 샤워를 했다. 너 지금 반항하냐?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누가 이 찬 겨울에 찬물로 샤워를 해. 안차가워요.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마. 제가 안차갑다는데 왜 그러시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너 병원가면 결국 그것도 다 돈이야 새끼야. 네가 낼거야? 안가면 되죠? 천식에 걸리든 메르스에 걸리든 코로나에 걸리든 조용히 방안에서 말라갈테니까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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