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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3 19:53:46 ID : Qk4E5Pdu62G
댕- 댕- 댕- 오전 7시. 기상을 알리는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이상하게 정신이 맑았다. 손을 휘저어 알람을 끄려는데 여러 번 터치를 해도 지겨운 종소리가 멈추질 않았다. 짜증을 내며 몸을 일으켰을 때, 나는 비명을 질렀다.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누군가가 쓰러져있었다. 그 누군가는 바로 나였다. 나는 너무 놀라 그대로 멈춰있었다. 눈에선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나는 미동도 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에게로 다가갔다. 비릿한 피 냄새 같은 악취가 났다. 그것을 인지하고 나니 더 심하게 풍겼다. 한 손으로 코를 틀어막고 나머지 한 손을 뻗었다. 시체의 머리카락을 걷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내 손이, 내 손이 불투명했다. 나는 깜짝 놀라 손을 다시 거뒀다. 내가, 착각한 거야. 눈물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여서 그런 거야. 눈을 꽉 감았다가 떴다. 그리고 조심스레 손바닥을 펼쳤다. 내가 착각한 게 아니었다. 손이, 팔이, 온몸이 약간의 빛을 내며 위태롭게 흔들렸다. 손을 휘저을 때마다 잔상이 남았다. 나는 후다닥 시체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고개가 틀어져있는 시체의 반대편에 앉아 얼굴을 확인했다. 내가 맞았다. 나였다. 나는 죽었다. 눈도 감지 못하고 죽었다. 상체를 일으켜 고개를 돌렸다. 전신 거울이 보였다. 거울 속에는 목이 돌아간 시체가 있었다. 나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와 눈을 마주치려 노력했다. 하지만 '나'는 없었다. 거울 속에 나는 비치지 않았다. 댕- 댕- 댕- 종소리가 계속 울렸다. 꺼지지 않는 종소리와 역겨운 피 냄새. 내가 없는 거울에 반사되는 햇살. 여느 때와 다름없는 월요일 아침이었다. 그리고 모든 게 기억났다. 지난밤, 나는- -강도의 칼에 찔려 죽었다. -자살했다. - 다이스
2022/03/13 20:20:02 ID : TPctvu66nVf
애인에게 칼로 찔림
2022/03/13 20:22:40 ID : HCi67vDvCqk
dice(1,3) value : 1
2022/03/13 21:22:12 ID : Qk4E5Pdu62G
지난밤, 나는- 강도의 칼에 찔려 죽었다. 새벽에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가 강도와 눈이 마주쳤고, 그다음에...... 강도, 칼. 그리고 내가 추락한다. 이 모든 장면이 아주 천천히 흘러갔다. 토할 것만 같았다. 근데 귀신도 토를 할 수 있나?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었다. 나는 심각하게 가벼운 몸을 이끌고 구석으로 가 쪼그려 앉았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근데 귀신도 생각을 할 수가 있나?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이대로 지박령이 될 순 없다. 나는 뭐라도 하기로 했다. 뭐 무당을 만나든, 아니면 학생답게 학교를 가든!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집 안을 좀 더 살펴본다. -학교에 간다. -무작정 밖에 나가 걷는다. 다이스
2022/03/13 21:25:11 ID : UY9utvDAqkn
dice(1,3) value : 2
2022/03/13 22:31:21 ID : Qk4E5Pdu62G
나는 학교에 가기로 했다. 비록 점심시간에 더 가까운 시간이 됐지만 말이다. 나는 내 몸을 바라봤다. 거울에 비치진 않지만, 내 눈엔 보였다. 불투명하고 반짝거릴지라도 나는 보았다. 토끼 당근 잠옷을 입고 있는 나와 시체를...... 교복을 집어 봤지만 가뿐히 통과될 뿐 잡히지 않았다. 이 상태로는 가방은 당연히 못 메겠네. 내 신세가 처량했다. 다시 눈물이 차오르려는 것을 억누르고 문고리를 잡았다. 당연히 안 잡혔다. 혹시......? 나는 그대로 문에 머리를 박았다. 통과했다. 내가, 내가 문을 통과했어! 이것도 되나? 나는 살짝 점프를 했다. 몸이 떠올랐다. 난 공중에서 앞구르기를 하며 '진짜' 유령 같은 짓을 몇 번 한 후 다시 땅에 착지했다. 죽어서 재밌는 점이 하나는 있다고 생각하며 나는 그대로 건물 벽을 통과해 학교로 날았다. 와, 이거 끝내준다! 내가 학교에 가기로 한 이유는 단순했다. 무당이라고 하니까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다. 물론 진짜 무당은 아니지만 그에 근접한 사람을 하나 알고 있다. 이름은 . 같은 반 남자애다. 그리고 걔는...... 새 학기 첫날부터 자기가 귀신을 본다고 떠들어댔다. 실제로 걔가 무당 아들이라는 소문도 돌았고 말이다. 젠장, 나도 안다. 허무맹랑한 말이라는 거. 근데 지금 나는 그런 지푸라기라도 잡을 만큼 간절하다. 평소엔 시끄럽고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단 생각만 들었었는데...... 사람 인생 참 아이러니하다.
2022/03/13 22:35:11 ID : 4440sqlA2Lb
고화동 무당 느낌 나게 짓고 싶었는데 좀 촌스럽니.. 미안... 맘에 안 들면 재앵커 해도 돼 사랑해!!!!
2022/03/13 23:33:48 ID : Qk4E5Pdu62G
아냐 엄청 맘에 들어! 짱이라고 생각했어!
2022/03/13 23:55:18 ID : Qk4E5Pdu62G
고화동. 1학년 4반 1번 고화동. 귀신 보는 고화동. 별명은 고길동...... 아, 아무튼 고화동을 찾아야 한다. 나는 지금 급식실로 향하는 학교 복도를 걷고 있다. 누군가 내 표정을 본다면 깜짝 놀라 다시 뒤를 돌아볼 만큼 각오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굳은 표정으로 토끼잠옷을 입고 복도를 거닐어도 그 누구도 내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사실 아까 어떤 애가 내 몸을 그대로 통과해 지나갔다. 조금 씁쓸했다. 이대로 아무도 나를 모르고 내가 잊힐까 봐. 갈색 곱슬머리가 보였다. 걔가 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고화동의 뒷자리였다. 그 말은 즉슨, 내가 고화동의 뒤통수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걘 나보다 키도 컸다. cm. 덕분에 칠판이 잘 안 보여서 고생 좀 했었다. 이젠 다 지난 일이지만. 고화동은 정확히 급식실 앞에서 멈춰 섰다. 어휴, 하마터면 고화동의 등에 얼굴을 박을 뻔했다. 고화동이 뒤를 돌았다. 서로의 시선이 얽혔다. 나는 분명히 보았다. 그 애의 눈동자엔, 내가 있었다. 고화동이 입을 열었다. "?" 고화동의 키 '나'의 이름 고화동의 외모 묘사(갈색 곱슬머리는 고정)
2022/03/14 00:00:20 ID : gqi8qp9fSHz
175
2022/03/14 00:02:09 ID : 66nO79iqlzO
너 왜 토끼 잠옷을...?
2022/03/14 13:48:33 ID : Qk4E5Pdu62G
그그 대사가 아니라 이름쓰는 앵커야! 재앵커 달게ㅜㅠ '나'의 이름 고화동의 외모 묘사(갈색 곱슬머리는 고정)
2022/03/14 13:54:23 ID : aoFeMrs7866
김도훈
2022/03/14 13:57:35 ID : zU581cpU5dS
앗 레스 겹쳤다 나대신 한테 토스!
2022/03/14 14:38:51 ID : 7zglu2mlck5
할머니 할아버지의 복덩이 손자처럼 생긴
2022/03/14 15:25:59 ID : Qk4E5Pdu62G
"김도훈?" 김도훈. 내 이름이었다. 1학년 4반 2번 김도훈. 그냥 김도훈. 평범한 김도훈...... 고화동은 내 얼굴을 한 번 보고 시선을 내렸다. 그의 두 눈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뻔했다. 내 토끼...... 고화동의 눈이 서서히 커졌다가 어느 순간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특유의 웃음을 띠고 내게 말을 걸었다. "도훈아, 점심 먹었어? 아니, 난 생각 없어서 그냥 돌아다니고 있었거든. 괜찮으면 같이 먹을래......? 꼭 급식 아니어도 좋고. 너 커피우유 좋아하는 것 같던데, 매점은 어때? 그러니까 내 말은......" 그러고 보니 늘 고화동과 같이 다니던 그의 친구들이 안보였다. 고화동은 성격이 좋았고 늘 그의 주위엔 친구가 많았다. 보통 매체에서 다루는 무당의 자식이나 귀신 보는 애는 항상 왕따거나 음침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고화동은 엄청난 인싸였다. 첫날 자기는 귀신을 본다고 고백한 당당한 태도와 학교 축제 때 점을 봐준다며 이상한 구슬을 갖고 온 사건은 그냥 관종으로 취급되는 듯했다. 그땐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말이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나는 고화동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고화동의 눈동자를. 그 속에서 나는 여전히 불투명했다. 사실 아까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다. 수상하게 계속 횡설수설하는 고화동의 태도로 보아 그는 현실도피를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우린 그다지 친한 사이도 아니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복덩이 손자처럼 생긴 고화동의 흰 얼굴을 보고 있자니 어쩐지 조금 미안해졌다. 나는 뭐라 말을 꺼내야 할까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 -너 내가 보여? -나, 죽었어. - 다이스
2022/03/14 17:13:47 ID : Mjba7bvbbbe
내 토끼 잠옷 귀엽지?
2022/03/14 17:17:37 ID : JUZfVfdSJTU
dice(1,3) value : 3
2022/03/14 17:18:04 ID : JUZfVfdSJTU
엌ㅋㅋㅋㅋ 토끼잠옷귀엽지 당첨이야?
2022/03/14 18:45:36 ID : jcpXBummspd
으핰ㅋㅋㅋㅋㅋ 🐇
2022/03/14 22:26:34 ID : Qk4E5Pdu62G
"내 토끼 잠옷 귀엽지?" "그래! 내가 다 사줄... 뭐, 뭐?" 고화동이 황당하는 얼굴로 날 쳐다봤다. 근데 문제는 나도 황당하다는 거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기엔 좀 어색하기도 하고 어디까지 얘기할지를 아직 못 정해서 분위기를 풀 말을 고른 건데 배를 잡고 웃는 고화동을 보니 어째 잘못 고른 것 같다. 젠장, 김도훈. 무슨 할 말이 없어서 이딴 말을 꺼내냐? 나 귀엽지가 뭐야 귀엽지가...... 참고로 난 생전 귀엽다는 말을 엄마 말고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내가 손에 잡히지도 않는 머리를 쥐어뜯는 사이 고화동이 눈에 고인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어, 어. 맞아. 귀여워. 엄청 귀여워. 토끼와 당근 패턴이 적절하게 이루어져 있고 밑 바탕색이 분홍인 것도 마음에 들어. 그 토끼 너랑 닮았어. 예쁘다. 어디서 샀어? 잘 어울려." "아 이거 인터넷에서 50% 세일하길래......" "우와 정말 잘 샀다!" 영혼 없이 고개까지 끄덕이며 박수를 치는 고화동을 바라보던 나는 한숨을 쉬었다. 뭐 어쨌든 분위기는 제대로 바꾼 것 같긴 했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좀 걸을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우린 결국 벤치에 앉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운동장에서 혼잣말하며 걷는 고화동을 보고 그의 친구들이 누구랑 얘기하냐, 옆에 귀신이라도 있냐며 놀려댔기 때문이다. 확인사살을 당해서 마음이 무거워진 것도 있고, 고화동의 멘탈이 걱정된 탓도 있었다. 나는 내 옆에서 바나나맛 우유를 쪼옥 빨고 있는 고화동을 보았다. 정작 본인은 멀쩡해 보인다만...... 나는 괜히 쓸데없이 나선 것은 아닌가 하고 머리를 긁적이려다 말았다. 나는 고화동이 바나나맛 우유를 다 마실 때까지 기다리며 생각을 정리했다. 스쿼트 자세로. 난 아마 의자에도 못 앉을 것이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었다. 그런데 나만 서서 얘기하자면 그림이 좀 이상할 것 같아서 어릴 때 많이 한 투명의자를 흉내 냈는데 고화동이 암말 안 하는 걸 보니 그럴싸한가 보다. 당연하지만, 고통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자 편안하기까지 했다. 나는 슬슬 본론을 꺼내기로 결심했다. 내가 어디까지 말할지도 정했다. 나는 어느새 한 통을 다 먹고 새 바나나우유에 빨대를 꽂고 있는 고화동을 향해 입을 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한다. -내가 죽었다는 사실만 알린다. - 다이스
2022/03/14 22:54:19 ID : xRBdPfXy3Xs
집주소를 물어본다.
2022/03/14 23:43:56 ID : wINtheY2oLh
dice(1,3) value : 3
2022/03/15 01:22:17 ID : 9y7BzcE5Wqo
앗 갑자기?? ㅋㅋㅋㅋㅋ
2022/03/15 01:51:44 ID : k078643Pdvd
다이스 짓궂네ㅋㅋㅋ
2022/03/16 00:04:59 ID : Qk4E5Pdu62G
"너 집주소 좀 알려줘." 고화동이 빨대를 든 채로 멈췄다. 어벙한 얼굴이 웃겼다. "...... 갑자기?" 아, 고화동 입장에선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겠다. 나는 내 무해함을 표력할 의지로 양손을 막 흔들었다. "어...... 그러니까! 내가 할 얘기가 좀 많거든! 근데 점심시간도 거의 끝나가니까 나가서 얘기하자는 말이었는데...... 하하." "아하...... 그래." "어?" "학교 끝나고 같이 가자." "어, 어딜?" "우리 집." 그렇게 말하며 고화동이 벌떡 일어섰다. 한 손에는 새로운 바나나 우유를 든 채였다. 나는 걸음이 빠른 고화동을 쫓아가다가 더 이상 걸을 필요가 없음을 깨닫고 사뿐히 날아 고화동 앞에 섰다. "구우욷이 같이 갈 필요는? 그냥 집주소만 알려줘도 되는데." "너 XX아파트 어딘지 알아?" "아니? 근데 요즘은 핸드폰 지도 앱 켜서 찾으면......" 그때, 돌연 고화동이 나에게 바나나 우유를 건넸다. 한 입도 먹지 않은 새 우유였다. 나는 반사적으로 감사인사를 하고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고화동이 손가락을 펼쳤다. 중력을 이기지 못한 바나나 우유가 바닥으로 하강했다. 툭. 뎅그르르. 바나나 우유는 정확히 내 손등을 뚫고 바닥에 떨어졌다. 단지가 굴렀고, 아까운 우유가 다 쏟아졌다. "으음, 네 몸 상태론 핸드폰 못 할 것 같은데." 고화동이 비뚜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어이가 없어져서 그를 홱 쳐다보았다. 얘 왜 갑자기 싸가지가 없어졌어? "난 생각할 게 있어서 조금만 걷다가 올라갈 거야. 이따 교문 앞에서 보자. 기다릴게. 참고로 우리 집 부적 붙어 있어서 너 혼자선 못 들어가. 꼭 나랑 같이 가야 해." 아닌가? 이게 원래 성격인가? 평소에 뭐 말을 해봤어야 알지.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서 지 할 말만 하고 가는 고화동의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아 근데." 앗 깜짝이야. 고화동이 발길을 틀어 다시 나에게로 다가왔다. "도훈이 넌 역시 죽은 거지?" 뭐? 이미 할 말 다 해놓고, 그걸 왜 이제 물어? "당연하지. 딱 보면 몰라?" 나는 일부러 고화동의 눈에 내 얼굴을 갖다 대며 말했다. 그의 눈에 비치는 나는 여전히 물에 비친 사람처럼 일렁거렸기에 비꼬아한 말이었다. 그런데 고화동이 갑자기 헛기침을 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딱 보고는 잘 모르겠는데.'라고 중얼거린 것도 같았다. "네가 나한테 뭘 말할진 잘 모르겠는데, 조언 하나 해줄게. 귀신의 일은 같은 귀신이 더 잘 알아. 누가 뭐래도 난 귀신 보는 '사람'일뿐이니까." 이 말을 하며 고화동은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 갔다. 아마 그 생각정리란 걸 하러 가는 모양이다. 기분이 팍 상한 나는 뭐래. 네 조언 따위 필요 없거든!이라고 소리치려다 말았다. 나는 그 누구보다 고화동의 조언이 절실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나는 멀어지는 고화동의 뒤통수를 보며 그의 조언은 곱씹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럼 그때까지 난 뭐하지? -고화동의 뒤를 따라가 본다. -교실로 올라간다. 다이스
2022/03/16 00:23:40 ID : xRBdPfXy3Xs
귀신의 일은 같은 귀신이 더 잘알아. 학교에 귀신이 있을 법한 곳이 어딜까...... 과학실로 간다.
2022/03/16 00:26:29 ID : q4ZeLcJTRBb
dice(1,3) value : 1
2022/03/16 01:00:06 ID : k078643Pdvd
그나저나 도훈이 너무 불쌍함ㅜㅡㅜ.... 너무 창창한 나이야...근데 도훈이 지옥가니...?
2022/03/16 07:33:27 ID : Qk4E5Pdu62G
^^호호
2022/03/17 21:10:22 ID : Qk4E5Pdu62G
안녕... 얘들아 쓰던 게 날라가서 미안 내일 올게ㅜㅜ
2022/03/18 23:49:48 ID : Qk4E5Pdu62G
아임 컴백. 암 쏘 쒀리 벗 알라뷰.
2022/03/18 23:49:53 ID : Qk4E5Pdu62G
난 짧은 고민 끝에 고화동의 뒤를 따라가 보기로 결정했다. 고화동이 말한 '생각정리'라는 게 뭔지 궁금하기도 하고 갑자기 태도가 변한 게 수상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고화동은 바나나우유가 떨어진 지점에서부터 한참을 걸어가더니 이내 학교 근처 숲 깊숙이 들어왔다. 나는 이 나무 저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니며 비밀요원처럼 고화동의 뒤를 쫓다가 생각했다. '헉헉... 벌써 5교시 시작했겠다. 그나저나 얜 대체 어디까지 가는 거야? 쌤들이 숲엔 들어가지 말래서 나도 한 번도 안 가본 곳인데... 얜 대체 이런 곳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아니, 길은 제대로 아는 거야? 이쯤이면 그냥 길 잃은 거 아냐?' 고화동이 사실은 길치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나의 의심은 고화동이 웬 의자 하나가 덜렁 있는 텅 빈 공간에 도착하자 깨졌다. 나는 고화동과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것을 잊지 않은 채 적당한 나무 뒤에 숨어 그가 뭘 하는지 가만히 지켜보았다. 고화동은 떡 하니 있는 그 의자에 앉더니... 1.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2. 숲이 떠나가라 목놓아 울었다. 3. 흐느끼며 울다 지쳐 잠들었다. 다이스
2022/03/19 00:34:25 ID : k078643Pdvd
34에서 다이스를 굴리라는 말인가 ☉。☉ dice(1,3) value : 2
2022/03/19 00:35:11 ID : k078643Pdvd
아 왜우냐고ㅋㅋㅋㅋㅋㅋ좋아했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3/19 01:37:41 ID : ur9he588kmn
러브라인인가(팝그작)
2022/03/19 08:18:20 ID : Qk4E5Pdu62G
정답!
2022/03/19 20:07:21 ID : Qk4E5Pdu62G
흐어우어우 쓰던 거 날라가서 또 다시 썼다... 눙물
2022/03/19 20:07:26 ID : Qk4E5Pdu62G
고화동은 떡 하니 있는 그 의자에 앉더니... 숲이 떠나가라 목놓아 울었다. 뭐, 뭐야 왜 저래? 고화동은 아예 자기 다리를 끌어모으더니 무릎에 고갤 처박고 울기 시작했다. "흐어으어으엉 어, 어떡해 도, 도훈아 흐윽, 흑" 나는 복잡한 마음으로 나무에 기댔다. 그러다 나무가 한 몸이 될 뻔하고 그냥 공중에 떠 나무 뒤에 숨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내 이름에 조금 착잡해졌다. 갑자기 태도가 변한 건 내가 죽은 걸 알고 슬퍼져서인 건가? 근데 내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건 첫눈에 알았을 텐데? 으음...... "내, 내가 미안해 내, 내가... 흐으윽 으으..." 나는 조금 당황스러워졌다. 아니 지가 죽인 것도 아닌데 왜 자꾸 미안하대? 조금 냉정한 말이지만, 나는 고화동이 죽었다고 해도 저렇게까지 울진 않을 것 같다. 애초에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설마, 쟤 나 좋아했나? 그런 거라면 저렇게 서럽게 우는 게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나는 우는 고화동을 좀 더 지켜보다가 그만 가기로 했다. 왠지 내가 이 모습을 봤다는 걸 들키면 안 될 것 같아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숲을 빠져나왔다. 사실 중반쯤에 길을 잃어서 그냥 하늘 높이 날아서 학교를 찾아갔다. 길치는 고화동이 아니라 나였다. 젠장...... 어느새 5교시가 끝나 있었다. 지금이 몇 교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복도에 아이들이 많은 걸 보니 쉬는 시간인 것 같았다. 나는 새삼스러운 마음으로 웃고 떠드는 아이들을 바라봤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나도 저 애들 중 한 명이었을 텐데...... 정말 사람일은 아무도 모르는가 보다. 나는 울적해진 기분으로 복도를 걷다 아는 얼굴을 발견했다. 어? 쟤는...... 앗, 반장이다! 반장의 외모
2022/03/19 21:16:43 ID : JUZfVfdSJTU
키크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학생. 단정한 서타일
2022/03/19 21:17:09 ID : JUZfVfdSJTU
혹시 고화동이 도훈이 죽을거 알고 있었는데 말을 안/못해줬나?
2022/03/20 00:16:23 ID : Qk4E5Pdu62G
큰 키와 예쁘장한 얼굴을 보니 반장이 맞다. 저 단정한 서타일은 반장만이 소화할 수 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반장에게로 콩콩콩 뛰어갔다. 근데 어째 비주얼이 여고괴담 귀신같아서 그냥 평범하게 날아갔다. 반장은 담임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둘의 말소리를 더 잘 들으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런데 갑자기 반장이 고개를 휙 돌렸다. 까, 깜짝이야. 눈 마주친 줄 알았네..... 고화동과는 다르게 반장의 눈동자에는 내가 없었다. 반장은 주위를 살펴보더니 다시 선생님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요...... 선생님, 김도훈 왜 학교 안 왔는지 아세요?" 그 말을 들으니 나도 궁금해졌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학교에 안온 이유를 뭐라고 알고 있을까? 당연히 무단으로 처리됐겠지? "아, 그건......"
2022/03/20 00:17:11 ID : Qk4E5Pdu62G
~본격적인 진행 전 잠깐 쉬어가는 타임~ 여러분은 주인공의 성별을 뭐라고 알고 계시나요?!!
2022/03/20 01:19:47 ID : k078643Pdvd
도훈이니까 남자 아닐까요
2022/03/26 18:55:25 ID : JUZfVfdSJTU
돌...아....와.....요........
2022/03/27 23:29:21 ID : Qk4E5Pdu62G
땡 쥔공은 처음 설정했을때부터 여자였습니다요... 이름이 좀 남성적인 것 같아서 걱정을 했다만... 도훈이란 이름이 잘 어울려서 만족합니다 결론 도훈이는 십칠세여고생입니다 여러분~~ 죄.... 송... 해... 요... 왔어엽
2022/03/27 23:29:28 ID : Qk4E5Pdu62G
"아, 그건......" "야." 내가 숨죽이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그 바람에 담임선생님이 뭐라고 하시는지 못 들었다. 아, 뭐야. 내가 짜증을 내며 몸을 돌리려는 그때, 생각 하나가 머릿속을 강타했다. 근데...... 나 귀신이지 않나? 나조차도 내 몸을 못 만지는데 얘는 어떻게 내 어깨를 만졌지? 아니, 지금 내 뒤에 있는 존재가 인간이긴 한가? 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너 내가 우습냐? 왜 대답을 안 해?" 모른 척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과는 달리 그것은 내 어깨를 틀어잡아 내 몸이 자기를 향하게 틀었다. "뭐야? 너...... '첫 번째'구나?" 나는 비명이 나오려는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았다. 얘도 귀신이었다. 영화에나 나올법한 진짜 귀신. 머리카락은 실타래처럼 다 엉켰고 피부는 마른 진흙처럼 버석버석했다. 그리고 두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 와중에 우리 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것까지 정말 호러였다. 귀신의 일은 귀신이 더 잘 안다는 고화동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은 무슨 의미였을까. 자기 같은 평범한 인간 말고 같은 귀신에게 도움 요청 하라는 뜻이었던 것 같은데...... "맞지? 와, 나 '처음'인 애는 너무 오랜만이야!" 나는 아예 내 몸을 흔들며 자기 혼자 떠드는 이 진흙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장난하나? 이런 애한테 무슨 도움을 요청해? 말도 못 걸게 생겼구먼. 내가 기겁하는 와중에도 진흙 친구는 떠벌떠벌 말을 이었다. "...... 아무튼 그래서 너한테 딱히 유감은 없다고. 알아들어? 자, 그럼 잘 먹겠습니다." 알아듣긴 뭘 알아들어 난 네 말을 하나도 안 듣... 뭐, 뭐? 누, 누굴 먹어? 설마 날? 잡념은 하마처럼 입을 벌린 채로 나에게 다가오는 진흙 덩어리를 보자 싹 사라졌다. 그것의 입은 뭉툭한 이빨로 가득 차 있었는데, 기괴하게도 입 안에 입, 또 입 안에 입이 있었다. "아아아악!" 나는 급한 마음에 -그것의 턱에 주먹을 날렸다. -정강이를 깠다. - 다이스!
2022/03/28 02:52:34 ID : k078643Pdvd
아니 귀신시러어어어ㅋㅋㅋㅋ 도훈이도 근데 그럼 피흘리고있나?
2022/03/28 13:12:51 ID : 5fcNzalcq79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그 입에 키스를 한다.
2022/03/28 14:23:31 ID : JUZfVfdSJTU
아니 다이스돌리기 무섭네ㅋㅋㅋㅋㅋ dice(1,3) value : 3
2022/03/28 14:23:38 ID : JUZfVfdSJTU
으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럴줄알앗어
2022/03/28 14:39:17 ID : Qk4E5Pdu62G
아 진짜 미쳣냐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 앵커판 n년 이런 진행 처음이야 다이스 무섭구나
2022/03/28 15:22:13 ID : Qk4E5Pdu62G
나는 급한 마음에 그 입에 키스를 했...... 아니 하려고 했다. 왜, 영화 같은 데서 나오는 뜬금없는 키스 장면에선 항상 키스를 당한 상대방이 놀라게 되어있다. 눈을 똥그랗게 뜨면서 말이지. 하지만 얜 눈이 없으니 눈을 동그랗게 뜨진 못할 테지만 그래도 주춤하진 않을까? 나는 바로 그때 튈 생각이었다. 나와 진흙 사이를 막은 손이 없었다면 말이다. "워워, 자살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야. 신입생." 입술에 굳은 진흙이 아닌 말랑한 살이 닿았다. 괴상한 소리를 지르며 몸을 뒤로 뺏더니 그제야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를 위협하던 진흙이는 머리가 터져 바닥에서 흘러내리고 있었고 내 주위엔 교복을 입은 구경꾼들이 가득했다. 물론 하나같이 이목구비가 없거나 팔다리가 기괴하거나 한 형태였다. 보기 드물게 인간 같은 이들도 있었는데 내 본능적인 직감이 그들 역시 생김새만 인간 같을 뿐 이곳에 모인 모두가 인간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유일하게 교복을 입지 않은 두 남자가 있었는데 하나는 큰 키에 판타지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로브를 뒤집어쓰고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소라색에 가까운 연보라색 머리카락에 귀가 엘프처럼 뾰족했다. 어두운 피부색을 가진 걸로 보아 이쪽이 아까 손을 내밀어 나를 구해준 장본인 같았다. 감사인사라도 하려 몸을 일으키려는데 내 앞에 놓인 두 개의 손이 보였다. 이게 뭐지, 하고 고개를 드니 얼굴이 보이지 않는 로브를 쓴 남자와 생글생글 웃고 있는 은인이 둘 다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왜 이런 로맨스 소설 같은 상황이 내가 죽고야 나서야 일어나는 건지 한탄하는 대신 빠르게 머리를 굴려 내 행동에 대한 결정을 내렸다. 나는.... -로브를 쓴 남자의 손을 잡는다. -연보라색 머리의 손을 잡는다. -혼자 일어난다. -둘 다 잡는다. 다이스
2022/03/28 15:22:29 ID : Qk4E5Pdu62G
☆신 캐 등 장☆
2022/03/28 16:18:43 ID : JUZfVfdSJTU
둘다 잡고싶은데 어째서 다이스,,,,,
2022/03/28 16:21:15 ID : WrvxzQpTU4Y
dice(1,4) value : 1
2022/03/29 22:59:15 ID : Qk4E5Pdu62G
나는 로브를 쓴 남자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보라 머리의 은인이 입술을 댓 발 내민 게 삐친 것도 같았지만, 나는 다른 곳에 신경 쓰느라 알아차리지 못했다. 설마설마했지만 정말로 손이 잡혔다. 통과되는 느낌이 아닌 사람의 손을 잡는 듯한 느낌이 새롭고도 익숙했다. 나는 핑 눈물이 돌았다. 그러다 손을 너무 오래 잡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빼내려 했다. 어휴, 하마터면 남의 손은 주물럭댈 뻔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감사인사를 하려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남자는 로브에 달려 있던 후드를 벗은 상태였다. 나는 깜짝 놀랐다. 얼굴이 드러난 남자가...... 너무 잘생겨서. 남자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로브를 쓴.... 아니 이젠 벗은 남자의 외모 묘사(조금 구체적으로 써줘)
2022/03/29 23:36:28 ID : JUZfVfdSJTU
죽고싶어서 환장했나? 이미 죽었는데요 흑흑
2022/03/30 02:05:21 ID : k078643Pdvd
짙은 녹색의 기다란 로브를 입고 있다. 안에는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있음 흑발의 뻗친 머리스타일. 날카로운 눈매에 만사 귀찮은듯한 표정
2022/04/03 00:48:45 ID : Qk4E5Pdu62G
남자는 짙은 녹색의 기다란 로브를 입고 있었다. 언뜻 보이는 로브 안에는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넥타이가 매여져 있었다. 흑발의 뻗친 머리스타일의 그는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 만사 귀찮은듯한 표정을 지은 남자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예? 이미 죽은 사람한테 죽고 싶냐는 건... 무슨 심보지? 눈을 반항적으로 뜨고 있는데 은인이 내 심정을 대변하듯 말했다. "이미 죽은 애한테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니. 말이 너무 심한 게 아닐까? 흐음, 신입은 어쩔 수 없나? 역시 넌 이쪽 세계에 무지-" 그리고 말을 다 끝마치지 못한 채 벽에 처박혔다. 남자가 은인의 멱살을 잡고 던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은인을 던져버린 남자보다 뭐가 그리 웃기는지 바닥에 쓰러져 깔깔깔 웃고 있는 은인이 더 무서웠다. 남자는 나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내 손은 아직도 그에게 잡힌 채였다. 나는 쫄아있는 상태로 그가 뭘 하는지 유심히 지켜보았다. 그는 내 손목을 번쩍 위로 들었다. 그리고 어디서 난 지 모를 낫을 들었다. 그는 그의 키만큼 큰 낫으로 내 손목을 잘랐다. 툭 하고 잘린 손목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손목이 잘렸다. 아깐 바나나우유가 내 손목을 통과했는데. 오늘을 손목 수난시대라고 이름 붙여도 좋을 것 같았다. 아악! 미친! 불에 타는듯한 고통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죽고 나서 처음 겪는 고통이었다. 나는 반대 손으로 잘린 손목의 근처 허공을 더듬었다. 너무 놀랐다. 절단면을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내 몸은 흐릿하고, 피 같은 건 나지 않았으나 그래도. 내 목에선 끄어- 끄어어 같은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눈물이 차올랐다. 볼을 타고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을 멀쩡한 손으로 닦았다. 축축한 느낌이 나지 않았다. 나는 울고 있지만 울고 있지 않았다. "봐라." 남자가 내 턱을 쥐고 고개를 돌렸다. 나는 맥없이 끌려갔다. 그가 보여준 광경은 잘려 바닥에 나뒹굴던 내 손목이었다. 그런데 그게 좀 이상했다. 반투명한 손목이 가루가 되어 날아가고 있었다. "소멸이다." 어느새 내 뒤에 선 남자가 말했다. 언제 움직인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몸을 틀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직도 녹아내리고 있는 진흙 괴물-이었던 것-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것의 이빨에 닿으면 네 껍데기는 잘린 네 손목처럼 소멸되었을 것이다. 저것은 네 영혼을 먹고 더욱 커졌겠지. 그런데도 넌 네 스스로 저것을 향해 돌진했다." 나는 억울했다. 닿으면 소멸? 된다는 것도 몰랐을뿐더러 솔직히 돌진까진 아니었다. 그가 날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덧붙였다. "넌 죄인이다. 그 사실을 잊지 말라. 너는 벌을 받아야 한다. 네게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방금 같은 짓거리로 책임을 회피하지 마라."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죄인? 내가 죄인? 내가 무슨 죄를 지었지? 받아야 할 벌이라는 건 또 뭐야? 나는 멍한 표정으로 남잘 바라보았으나 그는 내게 시선도 주지 않고 뒤돌아 걸었다. 남자는 복도를 걸었다. 그가 점점 작아졌다. 그러다 사라졌다. 나는 그 모습을 아주 오랫동안 지켜보느라 녹아내리던 진흙 괴물이 사라진 것도, 잘렸던 내 손목이 다시 돌아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2022/04/03 00:49:09 ID : Qk4E5Pdu62G
"이제 우리도 슬슬 일어날까?" 은인이 내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나를 일으키며 말했다. 나는 순순히 일어섰다. 그리고 되살아난 손목을 만지작거리다가 은인을 쳐다봤다. 내 눈빛을 뭐라고 해석했는지 은인은 한숨을 쉬곤 입을 열었다. "묻고 싶은 게 많은 표정인데, 그래. 이해해. 당황스럽겠지. 딱 한 개만 물어봐. 그게 뭐든, 사실대로 말해줄게." 은인이 웃음기를 지우고 내 양팔을 잡고 말했다. 처음으로 가까이 마주해 본 그의 눈동자는 짙은 남색이었다. 그의 어두운 피부색과 대비되는 색깔이었다. 나는 아직도 혼란스러웠다. 사실 이 모든 것이 꿈같았다. 오늘 아침에 내가 죽은 것부터 시작해서, 벽을 통과하고, 고화동을 만나고... 그냥 이 모든 게. 하지만 실감이 안 난다기엔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현실이었다. 나는 일렁이지만 멀쩡한 내 두 손을 봤다가 시선을 올려 은인의 목에서 흘러내린 반짝이는 목걸이를 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은인과 눈을 마주치고 말했다. 자유 63~66 고민후 67이 질문.
2022/04/03 00:49:49 ID : Qk4E5Pdu62G
짱길죠? 분량조절 실패함ㅎㅎ 캐릭터 프로필은 주요 인물들이 다 나오면! 그때 정리하도록 할게용~
2022/04/03 01:56:17 ID : k078643Pdvd
머에요 왜 하나만 대답해줌ㅋㅋㅋㅋㅋ 제가 왜 죄인이죠?! (억울)
2022/04/03 12:07:44 ID : xRBdPfXy3Xs
은인 맞나... 그냥 도망치고 싶다.. 여기에 있는 이유를 물어보는건 어때
2022/04/07 02:05:33 ID : k078643Pdvd
아니면 로브남과 은인남의 정체를 물어볼까
2022/04/07 14:12:53 ID : JUZfVfdSJTU
이 골라줘어어 >_<
2022/04/11 12:14:34 ID : eLhwFfWrwK1
다시 살아나는 방법
2022/04/14 00:06:16 ID : Qk4E5Pdu62G
짙은 남색의 푸르름을 마주하며 물었다. 그의 눈동자에도 내가 있었다. 그 사실이 어쩐지 안심이 되었다. "다시, 살아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단어 하나하나에 힘을 주며 말했다. 더 이상 눈물은 나지 않았다.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말아쥔 은인이 싱긋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나의 손목을 끌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은인이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가야 해. 시간이 얼마 없거든." 은인의 시선을 따라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진흙 괴물을 구경하던 것들이 아까보다 가까이 있었다. 심지어 우리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뭐, 뭐야? 오지 마.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나려는데 은인이 또다시 내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나를 번쩍 들더니 제 앞에 세웠다. 이게 뭐지, 하고 멀뚱멀뚱 서있는데 짜악! 하는 시원한 소리와 함께 등판이 얼얼해졌다. "엥." 지금... 내 등짝을 때린 거야? 등을 살살 쓸며 뒤를 돌았다. 아픔은 금방 가셨지만 원망을 담은 눈초리로 말했다. "뭐예요?" 내가 입을 삐죽이자, 아직도 생글생글 웃고 있는 은인이 대답했다. "내가 언제든 널 찾아갈 수 있는 장치." 말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자 은인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가. 가서 너를 도와줄 수 있는 이를 찾아봐. 이상한 괴물이나 우리 같은 자들 말고 인간처럼 생긴 것을 찾아야 해." 그리곤, 잠시 머뭇거리다 덧붙였다. "또 보자." 그 말을 끝으로 온몸에 힘이 빠지더니 튕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눈을 떴을 땐 학교 밖이었다. 쫓겨난 건지, 보내준 건지. 참 알 수 없는 사람... 아니 귀신?이었다. 은인의 말대로 날 도와줄 누군가를 찾으러 나섰다.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했다. 학교에는 엑스를 치고 나니 막상 생각나는 곳이 딱히 없... 아! 몇 군데 있다! 살아생전 와, 여기는 진짜 귀신 나올 것 같다. 하던 곳! -학원이 끝나고 집에 가기 위해선 꼭 거쳐야 했던 골목길 - - 다이스
2022/04/14 00:06:54 ID : Qk4E5Pdu62G
이 짤을 써야하나 고민했는데 레더들이 앵커를 전부 채워주었어!! 땡큐!
2022/04/14 00:21:12 ID : k078643Pdvd
인적 드문 지하주차장 아 짤 뭐임ㅋㅋㅋㅋㅋㅋ
2022/04/16 06:24:38 ID : k078643Pdvd
학교 근처 공사장
2022/04/17 21:34:05 ID : JUZfVfdSJTU
dice(1,3) value : 3
2022/04/19 22:55:09 ID : Qk4E5Pdu62G
나는 그 길로 학교 근처 공사장을 향했다. 사실 진짜 귀신이 있을지는 몰랐다. 그저 애들 사이에서 암암리 도는 괴담에 등장하는 장소였으며 살아생전 지나갈 때마다 좀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는 것 빼고는. 거리가 가까워서 금방 도착했다. 반신반의하며 왔지만, 정말로 귀신이 셋이나 있었다. 허름한 옷을 입은 꾀죄죄한 노인, 한복을 입은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자와 . 은인의 말대로 인간같이 생긴 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 인간은 없다는 걸 나는 이제 너무나도 잘 안다. 여기까지 왔는데 주저하긴 늦었다. 나는 셋 중 한 명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결심했다. -허름한 옷을 입은 꾀죄죄한 노인. -한복을 입은 20대 여성 - 옷차림이랑 나이 성별 적어주면 돼! 다이스
2022/04/19 23:38:14 ID : JUZfVfdSJTU
교복입은 남학생
2022/04/20 15:56:01 ID : g6mINBxVbzP
dice(1,3) value : 1
2022/04/20 23:19:57 ID : Qk4E5Pdu62G
나는 허름한 옷을 입은 꾀죄죄한 노인에게로 다가가기로 결정했다. 한복을 입은 여자는 처녀 귀신-비녀를 꽂은 걸 보아 아니겠지만- 같아서 무서웠고, 교복을 입은 남학생은 아까의 이목구비가 없는 괴물들이 연상되어 꺼려졌다. 나는 살금살금 노인에게로 다가갔다. 멀리 있을 땐 몰랐는데 그는 계속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머뭇거리다 한국인답게 우선 인사를 건넸다. "저, 안녕하세요......?" 그러자 노인이 말을 뚝 멈췄다. 사방이 고요해지자 소름이 돋았다. 그냥 다시 되돌아갈까, 생각할 때쯤 노인이 누런 이가 보이도록 씨익 웃으며 말했다. "지옥에 온 걸 환영하네 젊은이." 1부...?까지 거창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1부 끝!!! 2부는 스레주가 시험이 끝나면 시작됩니다... 그때까지 안녕~
2022/04/20 23:55:22 ID : k078643Pdvd
스레주 시험 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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