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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05/23 07:18:34 ID : Fdu4E1bhhtg
**소설식 서술이지만 100% 오늘 꾼 꿈 내용입니다** 수중에 돈 한 푼 없어 그 먼 길을 어찌 돌아가야 할 지 앞길이 캄캄하던 순간이었다. “이거 타도 되는 거야?” “진짜 무료라니까. 그러지 말고 가 보자.” 저만치서 같은 반 학생 두 명이 나누는 대화에 무심코 귀를 기울이다가,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세찬 바람이 불어오고 나서야 주변을 살폈다. 언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지척에 있는 지하철을 눈에 담다 사람들이 지하철 문으로 들어가는 것에 조급함을 견디지 못하고 성큼 발걸음을 내디뎠다. [문이 닫힙니다.] 지하철 내부는 노인, 어린이, 직장인 할 것 없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직후 사선 방향에 자리 잡은 동급생 두 명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위험한 곳이 아님에 크게 안도하며 남은 좌석에 앉았다. 막무가내로 따라 들어온 셈이니 동급생 두 명이 내릴 때 저도 하차할 요량이었다. [다음 역은 ㅁㅁ. ㅁㅁ 역입니다.] 고작해야 몇 분이었는데. 자못 빠른 속도와 역의 생소한 명칭에 위화감을 느낄 새도 없이 동급생들이 지하철을 나서는 모습에 저 또한 황급히 짐을 챙겨 내려야만 했다. 분명 저가 사는 아파트 단지 끝자락이었다. 다만 초입에 들어서면 곧바로 집이었기에 한 번도 걸음 한 적 없는 곳이었다. 어둑한 거리에는 인적조차 드물어 제법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으나 어찌 됐든 그 짧은 순간에 여기까지 도달했다는 점에 속으로 작게 탄성을 내뱉었다. “근데 여기가 맞아?” “맞다니까. 바로 다음 역에서 내리고, 아파트 맞은편의 4층 건물 창문에 불이 켜진 곳으로 가면 된다고 했어.” “…그냥 집으로 가면 어떻게 돼?” “그렇게 돌아가 봤자 자기 집이 아닐 거라던데.” 불길한 예감이 전신에 퍼져간다. 공포를 떨쳐내려는 듯 시시콜콜한 내용을 읊는 사람처럼 가벼운 음성이었으나 의미가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알아낸 것은 그저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사실뿐이었다. 멀어져 가는 두 명의 학생들을 허망한 눈빛으로 바라보다 끝내 같은 건물로 향했다. 서서히 몸을 잠식하는 불안을 애써 무시한 채 발걸음을 재촉하자 이윽고 허름한 건물 앞이었다. 때마침 환하게 불이 들어온 창문을 학생들이 가리켰다. “저기야. 들어가 보자.” “잠, 잠깐만.” “아, 왜.” “저게 뭐야…?” 저를 보며 크게 떠지는 한 학생의 눈동자에 서린 것은 명백한 당혹감과 공포였다. ―아니, 보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모골이 송연해지고 소름이 등줄기를 따라 흘렀다. 점차 맥박이 빨라지던 찰나, 앞을 향한 채 눈만 데구르르 굴려 시야 끄트머리에 걸린 무언가를 직시했다. 등줄기가 저절로 곤두서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검은 안개처럼 흐릿한 손이 뒤에서 뻗어 나와 허공을 배회한다. 흡사 손에 쥘 것을 찾는 모양새였다. 잡을 것을 찾는 듯했다. 사람을? 찬물을 들이부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에 본능적으로 튀어나가자 저와 같은 생각을 한 것인지 덩달아 학생들도 뛰기 시작했다. 헉, 헉―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걸음을 늦추거나 뒤를 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었다. 저가 가장 뒤처진 상태에 줄곧 척척한 감각이 온몸의 피부를 기어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저 착각이라고 믿고 싶어도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목덜미가 서늘해져 그러한 객기조차 사라진 와중에 제 앞을 달리던 학생들이 막다른 길에 다다라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아무도 없어요?!” 비명처럼 내지르는 외침에 아무런 답도 없이 거리에 침묵만이 내려앉았다. 저를 비껴간 눈빛에 좌절감이 드리우는 것을 목격했음에도 다리를 멈추지 않았다. 멈춰서는 안 됐다. 이윽고 그 두 명마저 제치고 벽에 부딪히기 직전, “아아아아악――!!!!!” “아니, 아니야… 난 아무것도, 아악!!!” 처절한 비명과 무언가를 씹는 것처럼 으적대는 소리가 뒤엉키다가 이내 고요함만이 남았다.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뒤를 살피자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검은 형체도, 학생들도 없는 깨끗한 길이었다. 아. 입안에서 잔뜩 뭉개져 아무런 형태조차 없는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이곳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불이 켜진 창문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살아남는 사람이 이기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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