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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7/21 01:25:00 ID : qpdPcljvwk0
시 최소 10행 이상 소설 900자 정도의 콩트정도로 남기고 가면 글 피드백 해줄게 글 남기면서 어떤 방향으로 피드백 받고 싶은지도 써주면 그부분 도와줄 수 있도록 해볼게! +) 8월 10일 추가사항 시에 대한 피드백의 경우, 나는 시의 화자와 공간, 이미지,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어떤 구체적인 화자가, 상상의 여지가 있는 공간에서, 어떤 서사를 갖고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장면을 만들고 있는지를 위주로 피드백 해. 구체적이지 않고 관념적인 시를 주로 선호하는 레스주들은 나 말고 다른 분들에게 피드백 받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 내가 시를 피드백할 때는 시에 질문을 던져주는 편이야. 그 질문에 답해보면서 시가 얼마나 구체적이지 못했는지, 어떤 이미지가 부족하지 못했는지 찾아가보면 좋겠어. 콩트에 대한 피드백의 경우, 나는 콩트를 ‘인물을 설득시키는 짧은 분량의 글로 쓰인 장면’으로 보고 피드백하고 있어. 분량이 짧은 만큼 얼마나 글을 경제적으로 썼는지, 군더더기는 없는지, 인물은 잘 드러났는지(인물을 독자에게 잘 설득시켰는지) 피드백하고 있어. 내가 써둔 피드백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간략한 문장, 모호하지 않은 문장, 인물과 인물의 관계, 인물과 인물의 갈등 같은 것들을 두고 중심내용과 불필요한 내용을 구분해서 불필요한 내용을 쳐낼 수 있게 피드백하는 중이야. 참고했으면 좋겠어! 피드백을 남길 때는 어떤 부분을 피드백 받고 싶은지도 알려주면 내가 피드백하기에 좋아. 서로 도움되겠지? :D 글의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도 적어두면 그쪽으로 쓸 수 있게 도와줄게! 피드백은 언제나 ‘선택적 수용’하는 거 잊지 말고!
이름없음 2022/07/22 14:34:01 ID : GtBy0linQrb
시야! 기나긴 밤 아래, 떠 있는 별 하나 색이 다른 눈동자의 저 고양이는 경계의 위에서 속삭인다 영원은 내일을 지켜보고 내일은 약속을 믿었으며 약속은 희망을 품는다 희망은 단서를 쫓고 단서는 비밀을 찾아내며 비밀은 별의 이름을 알고 있다 별의 노래는 침묵으로 바뀐지 오래지만 별은 여전히,내일을 향해 달려간다
이름없음 2022/07/22 20:25:05 ID : kpTQsi05VdV
기술적으로 그는 마법사가 아니라는 게 이 소송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만약 이지연이 마법사로 판별된다면, 마법사의 사적 소유를 금지하는 법률에 따라 상속은 무효가 된다. 마리사는 머리를 짚었다. 마탑을 포기하겠다는 미친놈은 어디에도 없을 테니, 이씨 일가가 이지연을 마법사로 몰아가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이유옥의 저택을 받아내고 이지연을 내쫓아버리는 것이겠지. 실상 마리사의 의뢰인은 그 저택 자체에는 별 관심도 없어 보였다. 이지연은 이유옥이 보유했던 도서들에 대해서만 언급하였다. 그는 저택 따위 넘어가든 말든 상관 없으니 책들을 어떻게 해서든 받아낼 거라고 말했다. 마리사는 그의 의뢰인이 마법사 같은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마법사들이 보석, 책, 시계에 집착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니. 수수하다 못해 초라한 차림새가 아니었더라면 마법사로 착각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리사는 저택 서재에 방문하며 그 책들 몇 권을 본 적이 있었는데, 고대의 숨겨진 비밀이 들어있는 마법서는커녕 그저 평범한 로맨스 소설, 요리책, 모든 아카데미에 다 있을 법한 표준적 교습서들밖에 없었다. 다만 방대한 양에 감탄하였을 뿐이었다. 그 모든 도서들이 딸린 저택을 차지하려는 욕심에눈이 먼 이씨 일가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었지만, 무고한 시민을 마법사로 몰아갔다간 역풍을 맞는 법이다. 마리사는 그리 생각했다. 또한 이지연이 정말 마법사라 해도 이씨 일가는 멍청한 선택을 한 것이 된다. 그들이 씌우려고 시도하는 혐의는 마법사 미등록만이 아니었다. 마법을 이용해 유서를 조작했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다. 마법사들은 동료애가 강해 동족을 건드린 이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씨 일가는 '건드렸다'. 물론 그것도 이지연이 마법사가 맞다는 가정에서지만. 마리사가 보기에는 둘 다 아니었다.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7/22 21:30:55 ID : qpdPcljvwk0
몇 가지 질문을 해가면서 피드백해줄 수 있을 것 같아. 0. 제목이 없는데 이 시에 제목을 붙이면 뭐라고 붙이고 싶어? 이 시로 말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그걸 관통할만한 단어나 문장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1. 화자는 누구일까? 화자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하고있는 걸까? 2. 시어가 보여주는 구체적인 이미지가 필요해보여. 밤/별/고양이/경계/영원/내일/약속/희망/단서/비밀/별의 이름/세계의 끝/소녀/오늘/어둠 시어 중에서 관념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한 단어들이 경계/영원/내일/약속/희망/단서/비밀/세계의 끝/오늘/어둠 이만큼이나 있어. ‘어떤’ 단어들인지 생각해보자. 왜 이 시에서 이런 단어들이 써져야만 하는지, 왜 필요한 단어인지, 이 시 안에서 저 단어들을 어떤 구체적인 문장으로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진은영 시인의 시로 예시를 들어볼게. 슬픔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 문학과지성사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中 진은영 시인은 이 시에서 슬픔을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라고 정의내렸어. 이미 축축하게 젖은 나무토막 위로 또다시 비가 내려서 마를 새가 없는 나무토막으로 슬픔을 ‘이미지’로 만들었어. 마찬가지로 시어에 나온 모호한-구체적이지 못한- 단어들을 시 전체에서 서로 어울리게 구체적인 상황을 만들어 ‘새로운 이미지’로 말해보자. 추천해주고 싶은 시는 창비시선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안희연 시집에서 「소동」 이라는 시! 검색하면 금방 나오니까 찾아 읽어보면 좋겠다. 관념적인 단어를 어떻게 하면 구체적인 상황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한 번에 알려줄 거야. 3. 행을 없애면 이 글은 그냥 줄글이 되어버려. 행을 없애도 시로 남을 수 있도록 불필요한 조사와 단어는 삭제해보자.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7/22 21:46:12 ID : qpdPcljvwk0
900자 분량의 ‘콩트’를 올려주면 좋았겠지만 소설의 도입부에 있을법한 세계관 설정 글이 올라온 것 같아. 우선 장면적인 부분 없이 ‘설명’하고 있는 글이라 아쉬웠어. 독자들에게 그냥 ‘A는 B야.’ 하고 직접적으로 알려줬지. 그러다보니 콩트에 장면이 없어. 주인공, 등장인물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여주지 못했어. 등장인물들은 각각 어떤 인물이고,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글에 나오는 ‘이지연’과 ‘이유옥’, ‘마리사’는 각각 어떤 성격을 가졌고, 서로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이들은 어떤 욕구를 갖고 있고 글의 전개에서 ‘마법’과 ‘저택’은 어떤 장치로 쓸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을 관통할 수 있는 ‘장면’은 무엇일까? 그 장면을 상상해보자. 첫 문단에서 나온 ‘소송을 위한 법정장면’에서 보여줄 수도 있을 거고, ‘저택에서 만나게 된 등장인물’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저택 서재에 방문한 마리사’로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장면이든 좋아.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자’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구체적인 상황으로 인물과 서사를 독자에게 설득시켜보자.
이름없음 2022/08/01 13:53:53 ID : 9dBaso7Btg4
기분나쁜 더위라고, 나는 그늘 밑에 가만히 앉아 생각했다. 푹푹 찌진 않았지만 온 몸이 끈적끈적했다. 애써 손차양을 만들어도 들어오는 빛만 조금 덜할 뿐 더위는 여전했다. 그늘은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였다. 30도는 가볍게 웃도는 날임에도 반 애들은 기어코 피구를 하겠다며 운동장으로 나왔고, 반강제적으로 끌려나온 나만 애먼 더위와 씨름했다. 내리쬐는 태양에 눈이 아렸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운동장 바닥이 미친 듯이 일렁였다. 호각소리와 동시에 앳된 탄식들이 터져나왔다. 타이밍 좋게 종이 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중앙현관으로 들어갔다. 느린 걸음으로 열심히 뒤쫓아 교실로 들어가자 학생들의 시선이 쏠렸다가 흩어졌다. 찰나의 고요 뒤로 다시 교실 안이 시끄러워졌다. 그 중에도 아직 떠나지 않은 몇몇 시선들은 존재했다. 명백히 나를 향한 노골적인 눈빛과 속삭임. 쟤가 그, 실종된 애 친구 맞지? 수근대는 소리에 시야가 희뿌얘지고 속이 울렁거렸다. 통상적인 거부반응이었다. 다시 교실로 들어가는 대신 조퇴를 택했다. 담임은 의외로 순순히 조퇴증을 작성했다. 말 몇마디면 끝날 시간을 지금까지 기어코 몸으로 떼우고 있던 지난 몇시간이 후회스러웠다. 가방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걸 교문을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집에 돌아오자 수박 몇 조각과 편지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잠시 바깥으로 나갔다 오겠다는 엄마의 말이 휘갈긴 필체로 적혀있었다. 집 안은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어 시원하다 못해 싸늘했다. 두 사람이 살기엔 조금 넓은 집이었지만 엄마는 나름 만족했다. 물론 전보다 집안이 넓어진 건 좋았지만, 청소할 때마다 간간히 들리는 엄마의 곡소리는 고역이었다. 로봇 청소기라도 사야지 원. 상념과 함께 지친 몸을 이끌고 소파에 드러누워 탁자에 있던 책을 들었다. 몇 주 전 A가 선물해준 책이었다. 너와 닮은 책이야. 꼭 읽어봤으면 좋겠어. 화려한 표지도, 제목도 없이 한 단어만 띡 써진 책이었다. 끝끝내 읽기 싫다는 내 손에 쥐어주고 미련없이 뒤를 돈 A는 그 뒤로 행방불명이 되었다. 쓸데없이 개같은 타이밍이었다. 스토리랑 인물 중심으로 피드백을 받고 싶어! 워낙 초짜라 기승전결도 잘 못짜고 인물은 더더욱 심각하거든...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04 16:01:26 ID : qpdPcljvwk0
콩트에 대한 이해가 살짝 있는 글 같아. 스토리랑 인물 중심으로 피드백해주고 나머지도 얘기해줄게 :) 사실 콩트는 만든 인물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해. 주인공을 한 장면의 이야기로 보여주는 글인거지. 주인공의 이름, 나이, 성격, 과거, 직업, 외모 같은 것들 말야. 우선 스토리. 우리가 이야기하는 스토리와 플롯은 다른 개념이야. 간단히 이야기하면 시간순대로 진행된 글 속 이야기를 ‘스토리’라고 말해. 플롯은 그 ‘스토리’를 어떤 순서대로 배치해서 반전요소를 이끌어내거나 장치로 쓸 수 있는 걸 이야기해. 쉬운 예시를 들어볼게. 우리가 흔히 아는 아침드라마의 요소를 생각해보자. 두 남녀가 만나서 결혼을 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까 남주 여주가 친남매여서 결혼이 깨지게 되는 내용이라고 하자. 여기서 플롯은 드라마의 전개 순서 그 자체야. 두 남녀의 연애이야기 -> 결혼 프로포즈 -> 결혼 전 두 남녀의 과거(친남매)가 밝혀짐 -> 파혼 이거지. 그럼 스토리는 어떤 이유로 남주 여주가 어릴 때 다른 가정에서 자라게 됨 -> 성인이 되어 서로 만나 사랑하게 됨 -> 결혼 프로포즈 -> 결혼 전 두 남녀의 과거가 밝혀짐 -> 파혼 이렇게 되는 거야. 레스주가 올려준 내용의 스토리는 추측상 A와 친구였던 화자 -> A의 실종 -> 피구게임 -> 학교에서 A의 실종의 용의자로 몰린 화자 -> 조퇴 -> 집으로 돌아온 화자 이런 것 같아. 플롯은 피구게임 -> 학교에서 A의 실종 용의자로 몰린 화자 -> 조퇴 -> 집으로 돌아온 화자가 A의 관계에 대해 회상함. 이렇지.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04 16:02:03 ID : qpdPcljvwk0
자 여기서 중요한 건, 이 플롯은 콩트에 맞지 않아 보여. 900자~1200자의 플롯은 분량이 생각보다 적어서 특정된 한 장면만 보여주기에도 벅차. 어느 정도 전체적인 맥락이 있어서 그 맥락을 독자에게 이해시켜줄 만큼의 장면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해.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경제적으로 플롯을 구상해보면, 나는 피구게임 장면만 사용하거나 교실 안에 들어간 반 친구들의 모습만 사용할 것 같아. 아니면 어찌됐든 보여줘야하는 건 ‘화자는 A의 실종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 중심내용이니까. 글 전체 내용을 문단 단위로 나눠볼게. 1문단 : 피구게임 2문단 : 피구게임 후 교실에 돌아온 반 친구들이 화자를 용의자로 의심함 3문단 : 그 시선에 못 이겨 조퇴 후 집으로 돌아온 화자가 A와의 마지막을 회상함 자, 세 문단 전부 다른 장면을 그려내고 있어. 우린 한 장면만 보여주되 스토리 전체를 보여줄 필요가 있지. 내 판단으로 필요 없어 보이는 요소는 ‘엄마’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야. 그리고 1문단과 2문단은 내용과 장면을 적절히 섞을 필요가 있어 보여. 기승전결을 잘 못 짠다고 이야기했는데 콩트에는 기승전결이 필요하기보다는 볼륨감 있는 장면을 완성하는 게 중요해. 첫 시작이 괜찮았다고 생각해(첫 문장이 좋았다는 이야기와는 달라). 무더위/피구/피구를 기피하는 화자(동떨어짐) 이런 이미지를 엮어서 내용은 2문단의 것을 추가해보자. 피구가 진행중인데 화자가 피구를 하면서 계속 공에 맞거나, 상황상(용의자로 몰리고 있는 상황) 긴장을 한 화자가 계속해서 실수를 하게 되면서 질책받거나 눈총받고, 주변 친구들이 A의 언급을 하면서 수군대겠지. 이런 요소를 추가하면서 독자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해주는거야. 지금 A는 실종된 상황이고, 화자가 용의자로 몰려있으며, A와 화자는 절친한 사이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거지. 다만 이걸 설명하지 않고 보여줘야겠지?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04 16:02:35 ID : qpdPcljvwk0
인물로 넘어가볼까? 대충 이런 피구게임을 하면서 연상할 수 있는 화자의 캐릭터는 소심하고 적극적이지 못하고 눈치를 많이보는 캐릭터가 흔하겠지. 자신의 의견을 쉽게 어필할 수 없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게 되는 캐릭터도 초반에는 이럴거야. 여기서 이야기를 좀 더 재미있게 굴리기 위해서, 능동적인 인물로 바꿔보자. 자기가 할 말은 할 줄 알고, 자신감 넘치면서, 남의 말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인물을 화자로 두면 어떻게 될까? 피구게임을 하다가 수군거리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대응할 거야. 본인은 A와 친구였을 뿐 자신은 A가 실종된 일과 무관하다는 것을 나름대로 밝혀내려고 하겠지.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과정이 ‘갈등’일거야. 당연 수군거리던 친구들 중 한 명과 싸움이 붙을 거야. 물론 붙지 않을 수도 있어. 이런 화자가 나는 아니라고 한 소리 했을 때 수군거리던 애들이 ‘앞에서는 말 못하지만 뒤에서 말하고 다니는 인물’로 설정되면 그렇게 되겠지. 인물이 어떤가에 따라서 이야기 전개가 달라진다는 거야. 인물과 인물 간의 관계가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시킬지, 어떤 장면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잘 생각해보자.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04 16:03:26 ID : qpdPcljvwk0
+) 추가적으로 아쉬웠던 부분 이야기할게. 1. 지금 이 상태의 콩트라면, 1문단 전체가 불필요해. 중요한건 ‘A 실종 용의자로 특정된 화자의 이야기’ 인데 앞서 나온 피구게임은 처음 이미지를 만들기만 하고 뒤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활용하지 않을 장면이라면 삭제하자. 2. ‘쟤가 그, 실종된 애 친구 맞지?’라는 대사는 어색해. 이들은 같은 반이야. 실종 전에는 서로 알고 지냈을 거고. 반면 저 대사는 화자를 오늘 처음 본 친구처럼 써졌어. 실종 전에도 같은 반이었을 거고, 오늘 등교해서도 봤을 거고, 피구게임을 하면서도 봤을 거야. 화자가 반에서 눈에 띄지 않는 친구였다고 하더라도 ‘(화자) 쟤, 실종된 A 친구라며?’ 정도의 ‘아는 사람’으로 묘사돼야 하지 절대 ‘처음 본 친구’가 아닐 거야. 3. ‘수근대는 소리에 시야가 희뿌얘지고 속이 울렁거렸다. 통상적인 거부반응이었다.’ 화자의 현재상태를 뒷받침하는 문장으로 ‘통상적인 거부반응이었다’라고 서술되어있는데 과해보여. 말 그대로 ‘설명하는’ 문장이야. 우리는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만으로 화자의 심리적인 불안감이 신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중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해. 4. 감당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어. - A와 화자와의 관계를 설득시키지 못함 (A와 화자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서술이 필요함.) - 화자와 엄마와의 관계가 이 글에서 꼭 필요한 이야기인가? - 화자와 반 아이들 간의 평소 관계성이 뚜렷하지 못함 5. 모호한 문장들을 깔끔하고 정돈된 문장/비문이 아닌 문장으로 다듬어줬으면 함.
이름없음 2022/08/09 00:50:36 ID : kpTQsi05VdV
"발코니에 여자애가 있더라? 까만 머리였는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나 걔랑 눈이 마주쳤어!" 팔다리에 붉은 선들이 그어져 있건만, 저택의 정체를 확인하겠답시고 절벽을 기어오르다 돌을 잘못 밟아 떨어진 푸른지붕네 딸은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마리는 그를 상처투성이로 만든 원흉을 찾는다면 아이들의 귀에 이야기라는 매혹을 불어넣은 자신이라는 점은 개의치 않았다. 푸른지붕네 딸을 한심하게 쏘아보았다. 어쩌면 이 여자애의 멍청함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너는 이런 거 못하니까 부러워?" 푸른지붕네 딸이 씩 웃었다. 여전히 미간에는 주름이 잡혀 있었지만 눈까지 웃고 있었다. 마리의 시선은 잠깐 아래로 내려갔다 용수철처럼 푸른지붕네 딸로 돌아왔다. 마리는 자신이 짧은 시간이나마 왼발을 쳐다보게 만든 그가 싫어졌다. 이건 멍청함과는 관계 없었다. 다른 애들은 멍청해도 이런 식으로 굴지 않았으니까. "안 부러워! 내가 너처럼 위험한 거 좋아하는 줄 알아?"" 그래서 어린애처럼 소리를 질러버렸다. 애초에 푸른지붕네 딸이 왜 절벽을 탔는지 생각하면 적반하장일 것이었다. 마리가 이 숲속 마을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의 아이들은 나무 꼭대기에 올라앉을지언정 죽고 싶냐는 말이 딱 어울리는 짓은 자제해 왔었다. "너네 싸우지 마," 더 이상 옷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는 명을 받아 가만히 앉아있던 빨간머리 아이가 일어서려는 순간,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오, 저기! 누가 움직인다! 여기서 보여!" 나무 위, 얇은 가지를 붙잡고 매달린 아이는 고개를 한껏 꺾었다. 절벽 위의 저택을 제대로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마리가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낸 이야기들의 효과는 탁월했다. "어디? 나도!"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매혹 마법이 작용하여, 아이들은 골짜기 사이로 부는 바람에도 개의치 않고 저택을 보려 흩어졌다. 천이 풀잎을 스치는 소리가 났다. 마리는 자신이 가장 낮은 가지에도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 나무둥치에 기대앉은 빨간머리 옆으로 다가갔다. "있잖아, 너 저택 이야기 말고 다른 건 몰라?" 마지막 아이가 가지에 올라앉은 순간 빨간머리가 말했다. 마리에게 특별히 당황스러운 질문은 아니었다. 이미 답변은 다 준비해두었다. 바다 공주나 공기 요정, 그리고 더 많은 것들.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냐고 물어보지 마. 넌 처음부터 저택 얘기만 해줬어. 그리고 쟤네들은 그것 때문에 맨날 나무에만 올라가 있고. 그냥 이야기에 넋이 나갔다기에는 좀 이상하잖아, 네가 마법사라도 되는 게 아니라면." 바람과 나뭇잎의 마찰음이 사라졌다. "뭐, 네가 뭘 하고 싶은지도 궁금하긴 한데, 나한테만 알려주면 안 돼? 나 빼고 다른 애들은 어차피 영원히 모를걸?"
이름없음 2022/08/09 18:22:11 ID : 9dBaso7Btg4
예리한 피드백 너무 고마워! 스레주 말대로 어색한 부분도 있고 고쳐야할 부분도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네 너무 유익하다 이판ㅎㅎ
이름없음 2022/08/10 01:35:05 ID : 2qY9s9zdTWp
어항 나는 가만히 누워 바다를 가르는 물살 같은 것을 본다 저 조그마한 것의 시초가 넓디 넓은 바다일거라 생각하니 저것이 넓은 바다 마냥 보인다 저 사랑스러운 것은 바다를 꿈꿀까 바다를 꿈꾸어 내마음을 아리게 할까 저것의 한없이 좁은 어항에 내가 갇힌다
이름없음 2022/08/10 01:45:21 ID : 2qY9s9zdTWp
사랑 탓 사랑, 그 쓴 약을 애써 삼키고 사랑, 그 황홀에 눈에 멀어 제 것을 못보는 나는, 참 어리석을 대로 어리석고 으스러질 대로 으스러진 그을릴 대로 그을리고 차가울 대로 차가워진 나는, 또 이 모든 것이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 나에게 허락도 없이 들어와 버린 사랑 탓을 하며 구충제 먹듯 이성을 삼키면 사랑의 숙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고 실없는 생각을 하며 맥없이 웃고 한없이 울다가 사랑에 굴복해버린다.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0 05:35:03 ID : qpdPcljvwk0
어떤 부분을 피드백 받고 싶은지 언급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이야기해볼게! 먼저 콩트는 콩트 그 자체로 완성된 글이어야 해. 즉 분량 안에 기승전결이 드러나야 한다는 이야기지. 콩트의 분량은 900~1200자로 짧기 때문에 글의 경제성을 생각해봐야 해. 전체적인 맥락상 어떤 부분이 중요내용이고 어떤 부분이 불필요한 내용(잔가지)인지 판단해야하지. 푸른지붕네 딸/마리/빨간머리 아이/다른 동네 아이들 등장인물을 이야기해보자면 이렇게일 것 같아. 그럼 이 글에서 주인공은 누구일까? 마리는 자신이 만든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주며 아이들이 자신의 공상을 확인하려고 달려드는 자신에 취해있어보여. 그럼 이 이야기의 중심은 마리일까? 누가 주인공인지는 레스주 직접 정하면 되겠다. 누가 주인공이 되냐에 따라 서술이 달라질거고 독자들이 어떻게 읽는지도 달라질테니까. 다시 중심내용으로 돌아오면, 마리가 그동안 해온 공상들을 아이들에게 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주는 내용이 되겠네. 내가 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했을지 짐작이 가니? 바로 콩트의 분량 때문이야. 분량의 경제성을 고려하면 어떤 일이 앞으로 일어나게 될까? 보다 어떤 일이 있어났니? 의 장면을 보여주는 게 알맞거든. 지금 레스주가 올려준 글은 콩트(완성된 글)보다 분량이 긴 소설의 ‘일부분’처럼 보여져. 1. 푸른 지붕네 딸과 빨간 머리 아이는 어떤 인물인지, 글에서 어떤 장치적 요소를 갖고 있는지 해석되지 않음. 2. 마리가 만들어내는 공상이 무엇인지, 어떤 문제와 갈등을 일으켜낼지 드러나지 않음 = 글 자체에 갈등요소가 없고 갈등이 생길 만한 요소만 알려주고 있음 3. 감당하지 못할 이야기가 등장함(주변요소가 많음,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들) - ‘발코니에 있던 까만머리 여자애’는 누구인가? 누가 이 인물이 거짓이라는 것을 밝혀낼 것인가? - 마리가 한 이야기가 거짓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마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속아주는 아이는 없었을까? 나무 위 가지를 타고 올라가 공상 이야기를 확인해보려다 나뭇가지가 부러지지는 않을까? - ‘강력하고 오래된 매혹 마법이 작용’했다는 것은 마리가 마법사라는 이야기일까?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0 05:35:48 ID : qpdPcljvwk0
위에 다른 레스주의 글을 피드백한 내용을 조금 갖고와볼게. 사실 콩트는 만든 인물을 보여주는 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해. 주인공을 한 장면의 이야기로 보여주는 글인거지. 주인공의 이름, 나이, 성격, 과거, 직업, 외모 같은 것들 말야. 자 여기서 중요한 건, 이 플롯은 콩트에 맞지 않아 보여. 900자~1200자의 플롯은 분량이 생각보다 적어서 특정된 한 장면만 보여주기에도 벅차. 어느 정도 전체적인 맥락이 있어서 그 맥락을 독자에게 이해시켜줄 만큼의 장면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해. 기승전결이 필요하기보다는 볼륨감 있는 장면을 완성하는 게 중요해. 우리는 이 글에서 ‘마리’라는 인물을 설득시키기 위한 ‘볼륨감 있는 장면’을 완성해야 해. 위에 3번에서 감당하지 못할 부분은 경제적으로 보면 불필요한 부분이고 과감하게 쳐내야 할 부분이지. 남아있으면 그 부분에 대한 서술이 더 들어가야 할테니까 ‘완성된 글’이 아니고 여지가 남겨진 글이야. ‘볼륨감있는 장면’을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면서’ ‘완성’해보자.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0 05:36:15 ID : qpdPcljvwk0
추가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문장과 대사야. 콩트의 짧은 분량적 특성상 대사가 나오면 대사 자체가 상황에 대한 설명이 되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아. 대본을 예시로 들어볼게. 대본이 쓰이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같이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경우일거야. 해당 배우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보여지고, 어떤 소리가 나고 있는지 직접 들을 수 있고, 드라마나 영화같은 연출이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배우가 어떤 걸 보고있는지까지도 알 수 있게 돼. 자연스럽게 그런 부분에서 필요한 묘사가 사라져도 되는 글이야. 그런데 콩트와 소설은 반대지. 글만 보고 어떤 장면이 펼쳐지고 있는지 독자가 읽고 상상해야 하잖아. 여기서 대사가 들어가면 독자는 그 대사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할거고, 그만큼 분량 내에 작가가 묘사해야 할 내용은 줄어들게 되어있어. 필요한 묘사가 빠지게 될 수밖에 없겠지. 그래서 대사는 콩트 안에서 쓰지 않는게 좋아. 분량을 잡아먹으니까. 다만 대사를 넣고 싶다면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아야겠지. 구어체나 대사가 어색한 걸 알아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직접 발음해보는 거야. 일상 생활에서 "발코니에 여자애가 있더라? 까만 머리였는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나 걔랑 눈이 마주쳤어!" 라는 대사를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까? 이 대사는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경제성있는 대사로 바꿔보자. “나 발코니에 검은머리 여자애 봤어. 걔랑 눈 마주쳤다!”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0 05:36:47 ID : qpdPcljvwk0
다음은 문장. 문장이 다소 길고, 정돈되지 못해서 모호한 표현들이 많아 보여. 마리는 자신이 가장 낮은 가지에도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 나무둥치에 기대앉은 빨간머리 옆으로 다가갔다. 이 문장을 살펴볼게. - 마리는 자신이 가장 낮은 가지에도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래서 나무둥치에 기대앉은 빨간머리 옆으로 다가갔다. - 마리는 빨간머리 옆으로 다가갔다. 빨간머리는 자신이 가장 낮은 가지에도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나무 둥치에 기대앉아 있었다. 어떤 걸 생각하고 쓴 문장일까? 오독을 불러 일으킬만한 문장이지. 문장은 짧고 간결하게 써야 쓰는 사람도 쓰다가 헷갈리지 않고 쓸 수가 있어. 주어와 서술부가 잘 맞아야 오독하지 않겠지?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매혹 마법이 작용하여, 아이들은 골짜기 사이로 부는 바람에도 개의치 않고 저택을 보려 흩어졌다. 이 문장도 보자. - ‘가장 강력하고 오래된 매혹 마법’은 실제로 이야기에서 존재하는 마법이니? 아니면 비유적인 표현이니? - 실제로 존재하는 마법이라면, 누가 이 마법을 사용하고 있니? 문장에 주어가 없어서 알 수 없어. - ‘골짜기 사이로 부는 바람에도 개의치 않고 저택을 보려 흩어’질 만큼 매혹 마법이 필요했을까? 그렇다면 마리가 이야기 한 공상 이야기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호기심 거리가 되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 매혹 마법이 작용해야만 아이들이 저택을 보려고 달려든다는 얘기될 것 같아. 팔다리에 붉은 선들이 그어져 있건만, 저택의 정체를 확인하겠답시고 절벽을 기어오르다 돌을 잘못 밟아 떨어진 푸른지붕네 딸은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 ‘팔다리에 붉은 선들’은 맥락상 ‘절벽을 기어오르다 돌을 잘못 밟아 떨어’져 생긴 상처로 읽히지만, 모호한 표현이 되기 쉬워. 이 세계관은 마리의 공상 이야기가 존재하고 마리의 마법이 통하고 있어. 혹시 마리가 푸른지붕네 딸의 팔다리에 붉은 선들을 그어놓고 행동을 통제하려고 하진 않았을까? +) 피드백은 이정도로 할게! 또 궁금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줘!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0 05:49:20 ID : qpdPcljvwk0
유익하다고 생각해줘서 고마워! 퇴고하게 되면 퇴고한 글도 보고싶다 재미있어보여! :D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0 06:06:07 ID : qpdPcljvwk0
위에 했던 시 피드백처럼 질문 몇 가지 하고 시작해볼게! 1. 화자는 누구일까? 2. 화자는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화자는 어디에 있는 걸까? 3. ‘바다를 가르는 물살’은 무엇이고 그런 ‘물살 같은 것’은 무엇일까? 4. 화자는 왜 ‘물살 같은 것’을 ‘저 조그마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5. ‘저 조그마한 것의 시초’가 ‘넓디 넓은 바다’인 것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6. ‘넓은 바다’는 왜 화자에게 ‘사랑스러운 것’으로 비춰질까? 7. ‘바다를 꿈꾸’는 것은 왜 화자의 마음을 ‘아리게 할까’? 8. ‘좁은 어항’에 왜 화자는 갇히게 되는 걸까?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화자만의 사유가, 혹은 사유에 대한 새로움이 부족해보여. 화자는 무언가에 억압되어 있고, 넓은 곳을 원하고 있어보여. 어항이 화자를 억압하는 것으로 읽었어. 그렇다면 화자는 어항 안에 있다는 거겠지? 어항은 어떻게 생겼니? 둥근 모양일까? 수조처럼 사각형인 모양일까? 어항 안에 다른 구조물들은 없니? 수초나, 돌이나, 공기방울이나, 물에 잔뜩 젖어서 가라앉아버린 먹이나, 돌멩이나, 물고기들이 돌아다니며 놀 수 있는 장식품이나, 수온계같은 것들 말야. 어항 안에 있다면 물고기일까? 그렇다면 ‘가만히 누워’있다는 건 어떤 의미로 읽어야 할까? 어항은 어디에 놓여있니? ‘바다를 가르는 물살’을 보고 있다면 야외의 공간에 어항이 있는 걸까? 바다를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데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직접 생각해보면 좋겠어!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0 06:17:36 ID : qpdPcljvwk0
‘사랑에 굴복해버’리는 화자에 대한 시네. 이 시에서 사랑은 ‘쓴 약’이자 ‘황홀’로 표현되고 있어. 그 약에 취하면 – 눈에 물어 제것을 못보는 화자 - 어리석어지고, 으스러지고, 그을리고, 차가워지는 화자가 되지. 화자는 그 탓을 ‘허락도 없이 들어와버린 사랑’에게 돌리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구충제’를 먹네. 화자는 이런 생각을 ‘실없’다고 느끼고 ‘맥없이 웃고/한없이 울다가//사랑에 굴복해’버리는 시야. 시에서 관념적인 표현들이 많아보여. 화자가 어떤 ‘어리석은’행동을 했을까? 어떤 ‘으스러짐’을 당했을까? 무엇에 ‘그을렸을까?’ 얼마나 ‘차가워졌을까?’ 구체적인 상황 하나를 보여주면 좋겠다. 화자는 어떤 사람을 사랑했니? 사랑하게 되면서 화자는 어떻게 바뀌었니? 화자는 사랑에 대해 어떤 상태니? 여전히 짝사랑을 하고 있니? 고백을 했다가 차였을까? 아니면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졌을까? 화자가 처한 상황은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일까? 화자가 갖고있는 감정은 어떤 이미지를 통해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떤 장면이 필요할까?
이름없음 2022/08/10 11:39:48 ID : kpTQsi05VdV
피드백 너무 고마워 그리고 이거 소설 일부분 잘라낸 글 같다고 했는데 비슷해 문장 길고 장황하게 쓰는 거 좋아해서 좀 줄여보려고 했는데 오히려 이상해졌으니까 그부분은 더 신경써보려고
이름없음 2022/08/10 16:33:57 ID : 2qY9s9zdTWp
이 시엔 큰 의미는 없고 내가 구피를 보면서 느낀 생각을 담은 시야. 화자는 작가인 셈이지, 그렇다 보니 구체성을 드러내기가 힘들었네. 화자는 억압받고 있지 않거든, 작가가 억업받지 않기 때문에. 내 시가 이렇게 해석될 수 있다는게 신기해. 피드백 고마워.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1 18:14:30 ID : qpdPcljvwk0
만연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었어! 다만 만연체도 문장이 명확하게 써져야 올바르게 내용이 전달되고 독자들이 읽기 편하기 때문에 보다 쉬운 짧고 간결한 문장을 추천했을 뿐이야. 잘 다듬어진 만연체를 쓴다면 좋을거야! 건필하길바라! :)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1 18:43:31 ID : qpdPcljvwk0
그렇구나! 그렇다면 화자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이 시에 드러나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읽힌 것 같아. 네가 해준 답변을 토대로 이전 질문에 답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네. 1. 화자는 누구일까? 2. 화자는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화자는 어디에 있는 걸까? = 화자는 어항 밖에서 구피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다. 3. ‘바다를 가르는 물살’은 무엇이고 그런 ‘물살 같은 것’은 무엇일까? = ‘바다를 가르는 물살 같은 것’은 구피이다(일 것이다) 4. 화자는 왜 ‘물살 같은 것’을 ‘저 조그마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 구피가 실제로 작기 때문이다(일 것이다) 5. ‘저 조그마한 것의 시초’가 ‘넓디 넓은 바다’인 것은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 구피가 바다에 살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 것이다) ! 그러나 구피는 민물고기이다. 6. ‘넓은 바다’는 왜 화자에게 ‘사랑스러운 것’으로 비춰질까? = (여기서는 내가 잘못 읽은 것 같아. ‘저 사랑스러운 것’은 아마 구피였을 것 같네. ‘물살같은 것’ = ‘저 조그마한 것’ = ‘저 사랑스러운 것’) 화자가 바라보는 ‘구피’는 사랑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일 것이다.) 7. ‘바다를 꿈꾸’는 것은 왜 화자의 마음을 ‘아리게 할까’? = 구피가 어항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ex 자연의 물 속)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화자가 이입했기 때문이다. 즉, 구피는 화자의 ‘객관적 상관물’이기 때문이다. (일 것이다.) 8. ‘좁은 어항’에 왜 화자는 갇히게 되는 걸까? = ‘좁은 어항’에 물리적으로 갇히게 된 상황이 아니라, 객관적 상관물인 구피에게 감정이입했기 때문에 좁은 어항에 갇혔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일 것이다.)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1 18:44:00 ID : qpdPcljvwk0
만약에 시에서 어항 속 무언가에 화자가 감정이입되어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 3번 질문과 답변을 참고해보면 좋겠어. 3. ‘바다를 가르는 물살’은 무엇이고 그런 ‘물살 같은 것’은 무엇일까? = ‘바다를 가르는 물살 같은 것’은 구피이다(일 것이다) 구피의 존재를 판단하기 위해 주어진 힌트는 ‘바다를 가르는’, ‘물살같은 것’으로 써졌지. 여기서 오류가 발생해. 1. 구피는 민물고기이고, 2. ‘바다를 가르는 물살’의 물성이 생명체와는 결이 다르지. 구피는 물살같은 것이 아니라 물살을 가르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시 안에 ‘대상’을 넣어서 고쳐보면 더 좋을 것 같아! 그러면 딱 ‘구피’가 떠오르지 않더라도, 물살을 가르며 어항 속에 살아가는 생명체의 존재와 그를 보고있다는 화자의 존재를 독자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
이름없음 2022/08/15 20:47:30 ID : 2qY9s9zdTWp
구피는 열대어야!! 다른건 무슨 말인지 알겠어 ㅎㅎ 고마워!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15 21:57:08 ID : qpdPcljvwk0
열대어도 민물고기에 속하지 않을까! 민물에 살테니까 :) 내가 짚어주고 싶었던 점은 '바다 물고기'와는 다른 물고기라는 점이었어! :D
이름없음 2022/08/18 21:13:46 ID : qpdPcljvw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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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08/19 00:05:28 ID : 4ZfPdBe0sjg
그것은 일종의 일탈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반항이었다. 아마 지쳐버렸다고 생각한다. 그저 건조하디 건조한 나날에 말이다. 차라리 일찍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였다. 긍정적인 감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언제나 집에 들어와서 늘어놓는 말이라고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험담과 타인을 업신여기는 말 뿐이었다. 언제나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서로 간에 교류나 대화라고는 물질적인 것 이외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봐도 무방했다. 아마 난 형편좋은 대외용 악세서리 정도밖에 안되는 존재였을 것이다. 그러니 그 일탈은 내 첫 반항인 셈이었다. 그리고 그런 다분히 충동적이고 대책없는 행위에 하늘이, 내 오랜 친구는 기꺼이 어울려 주었다. '혼자서 뭐하려고? 같이 가줄테니까 오늘은 작정하고 놀자!'라며, 내 손을 잡고는 이끌고 다녔다. 처음은 그녀와 종종 함께가던 카페였다. 나는 늘 그렇듯 이미 달디 단 음료에 혀가 아릴 정도로 시럽을 추가했고 그녀는 시럽조차 넣지 않은 쓰디 쓴 음료를 주문했다. 그리고 카페를 나서자마자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었다. 하루종일 끌려다녔다. 지쳐서 밴치에 주저앉은 나에게 불쑥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었다. '어때 바람아? 처음으로 학교 째고 논 감상은?'이라고. 나는 아마, 나쁘지 않았어, 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듣고는 신난 얼굴로 다음엔 주말에 가자며 그녀는, 내 친구 하늘이는 웃었다. 그때 봤던 하늘은 노을의 색감에 젖어 굉장히 예뻤다.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20 22:42:00 ID : qpdPcljvwk0
0. ‘콩트 쓰기(콩트는 어떻게 쓰는 건가?)’에 대한 피드백은 위에 다른 콩트 피드백을 봐줬으면 좋겠어! [ 이해를 요구하는 글쓰기에 대하여. ] 맥락상 ‘자녀에게 관심없는 부모에게 자란 학생의 일탈’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어. 구체적인 단어 언급 없이 ‘자녀에게 관심없는 부모’라는 부분은 독자가 어떻게 유추했을까? 생각해보면, 작가가 독자에게 이해하기를 바랐기 때문인 것 같아. 책임을 떠넘기는 셈이지. 사랑받지 못한 자녀의 이야기는 흔하기 때문에 독자가 이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 하고 구체적인 정황 없이 글을 쓰게 되는 거야. 이럴 때 글은 쉽게 모호해질 수 있어. 3문단에서 우리는 화자의 평소 일상을 읽을 수 있어. 긍정적인 감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언제나 집에 들어와서 늘어놓는 말이라고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험담과 타인을 업신여기는 말 뿐이었다. 언제나 짜증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서로 간에 교류나 대화라고는 물질적인 것 이외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봐도 무방했다. 아마 난 형편좋은 대외용 악세서리 정도밖에 안되는 존재였을 것이다. 여기서 ‘긍정적인 감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내가 추측하기로는 ‘집으로 돌아와서’라는 내용을 통해 독자들이 ‘부모님’이라는 답을 유추해주길 바랐을 것 같아. 다른 질문 하나 해볼게. 화자의 집은 어떤 집이야? 부잣집에서 자라서 으리으리한 단독주택일 수도 있겠고, 가난한 반지하일 수도 있겠지. 아니면 의외로 평범한 가정집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청소년 보호소가 집일 수도 있겠지. 주변 환경은 어떨까? 단독주택단지? 달동네? 판자촌? 강남 한복판? 바닷가 근처? 논밭이 있는 곳? 바닷가 근처라면 지역은 어디일까? 제주도? 섬? 서해, 동해, 남해? 어느 지역에 살고 있을까? 화자의 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비행 청소년으로 자라서 집으로 돌아가면 또래 비행 청소년들밖에 없을 수도 있고, 조부모님과 함께 사는 인물일 수도 있지. 부잣집이지만 자녀를 귀찮아하는 부모님이 계실 수도 있고, 의외로 평범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화자가 부모님이나 식구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느꼈을 수도 있겠지. 그럼 왜 화자는 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까? 화자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 화자는 어떤 인물이니? 이름은? 나이는? 외향은? 성격은? 후천적인 성격을 갖게 된 배경이나 사건은? 글에 구체성을 더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20 22:42:22 ID : qpdPcljvwk0
독자에게 너무 많은 이해를 떠넘겼어. 독자에게 상상할 여지를 주는 것과 이해를 떠넘기는 것은 다른 거야. 앞서 했던 질문을 재조합하면, 그러니까 새로운 구체성을 만들면 정말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볼 수 있지. 독자가 글을 읽고 ‘대충 이랬기 때문에 인물이 이런 상황에서 이랬겠지?’하고 읽는 것과 ‘아,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으니 화자가 이런 감정을 느꼈겠구나!’ 하고 읽는 것은 다른 일이야. ‘독자에게 인물의 상황을 설득하기’는 독자가 글을 읽고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하는 영역이야. 예를 들어볼게. 상황 1. 철수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갔다. 상황 2. 철수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갔다. 옆 친구에게 물어보니 철수가 화났다고 한다. 상황 3. 철수가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갔다. 옆 친구에게 물어보니 철수가 화났다고 한다. 왜 화났냐고 되물으니 옆 반 진수가 철수의 체육복을 빌렸다가 제 시간에 돌려주지 않아 체육 시간에 혼이 났다고 한다. 세 가지 상황을 살펴봤어. 어떤 상황이 철수에 대해 독자가 공감하기 쉬워 보이니? 또, 철수는 어떤 친구 같아? 만약에 철수가 여유롭고 능글맞고, 털털한 인물이었다면 철수는 진수가 체육복을 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도 상황 1처럼 행동했을까? 아닐 거야. 다른 반에 가서 다른 친구에게 체육복을 빌려서 입고 체육시간에 별 문제없이 참여했거나, 체육복을 빌리지 못하고 선생님께 혼이 났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거야. 반면 진수는 어떤 친구 같니? 겉으로만 보면 친구의 물건을 빌리고 제때 돌려주지 않는 친구처럼 보여. 다른 사람의 물건에 대한 중요도가 높지 않은 친구 같아. 이렇게 인물과 인물은 서로 다른 성격과 성향을 가지고 관계에 따라 새로운 사건을 만들어내. 인물과 인물간의 관계에 구체성을 더하고, 인물과 인물이 서로 주고받는 영향을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독자에게 전달하면 독자는 구체적인 맥락을 바탕으로 글을 읽으면서 더 쉽고 깊게 이해하고 작가가 원하는 방향의 감정을 얻을 수 있을 거야. 글에 설득력이 더해진 거지. 구체성은 설득력을 높여. 짧은 글 안에서 정황을 이야기하고 구체적인 장면 하나로 독자를 설득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만큼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질문 있다면 남겨줘 :)
이름없음 2022/08/20 23:28:55 ID : ranA5amk7dV
음... 표현이나 설명을 너무 두리뭉슬하게 썼구나... 좀 더 공들여서 묘사를 추가해봐야겠네. 그 긍정적인 감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라는 문장에서 사람들이라는 표현은 부모님이라고 딱 정하기보단 가족 전체가 그렇다는 느낌이었는데 이건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까?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8/21 00:24:06 ID : qpdPcljvwk0
나는 콩트가 어떤 장면 하나를 포착해서 이 인물의 전체를 보여주는 글로 생각해서 피드백하는 중이야. '현재'의 한 장면만으로 인물을 설득시키는 글쓰기. 그때 봤던 하늘은 노을의 색감에 젖어 굉장히 예뻤다. 이 마지막 문장을 콩트에서도 맨 마지막에 넣으려면 화자가 지금 '일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을 장면에서 보여주면서 아래 내용이 드러나게 써야해. 1. 가정환경과 가족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나는 인물. 2. (1)의 결과가 화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 3. 하늘이는 어떤 인물인가? 하늘이와 화자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기에 화자가 하늘이를 믿고 따르는가? 사실 이 세가지가 모두 드러나려면 콩트분량이 짧기도 해. 콩트만큼의 분량에 맞는 설정을 꾸려주면 좋을 것 같아.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기'로 글을 써서 묘사해보자. 올려준 콩트는 설명만 있어서 구체적인 상황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거든. 마지막 문장이 설득력있게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 있으려면 최대한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정해줘야해!
이름없음 2022/08/21 00:44:59 ID : ranA5amk7dV
아하.... 좋은 피드백 정말정말 고마워! 구체적인 묘사나 설득력에 좀 더 공을 들여야겠네...
이름없음 2022/08/24 02:44:25 ID : qpdPcljvw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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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08/31 23:02:29 ID : qpdPcljvw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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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09/04 16:08:52 ID : RyL88pbu5Xs
1200자밖에 없어서 미안. 실기학원에서 쓴거고 주제는 대부분 가정에 인공지능이 하나쯤은 있는 근미래 사회가 배경이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의 인공지능이 말한다. "나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위의 정황을 주요한 사건으로 하는 이야기를 완성하시오. 나는 기어코 침수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제 몸은 ABS 소재로 방수 처리가 되어 얕은 물에는 쉽게 망가지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4,000m 아래의 깊은 심해 속이라면 저도 금방 고장 나서 수압에 몸이 으깨질지도 모릅니다. 그래요, 나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듣는 나의 말은 그저 울음입니다. 나는 거북을 본떠 만든 기계일 뿐이니까요. 나는 인공지능 반려 바다거북이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당신은 나를 다정스레 불러주었지요. 그러나 나는 헤엄치려 합니다. 부디 합성용액을 눈물처럼 흘리는 나를 의사에게 데려가지 말아 주세요. 당신은 언제나 나를 가족으로 대했지요. 우리 집, 우리 가족. 나를 소속되게 하는 것은 언제나 당신이었습니다. 나는 잠든 당신의 곁에서 절전상태를 취했고, 당신이 심해의 인공도시에서 살아갈 때는 헤엄치듯이 몸을 흔들었습니다. 당신이 있기에 나는 비로소 당신의 반려 거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햇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심해의 인공조명 아래에서 버둥거릴 때, 빛을 따라 물결치는 해파리들을 보며 나는 남몰래 유영의 꿈을 키워왔던 것입니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는 것이 결국 패착입니다. 나는 내 의지로 당신을 떠나려 합니다. 당신이 나를 위해 해저 기지로 이사 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은 오랫동안 외로워했습니다. 당신은 나의 인조 등껍질을 더듬고, 가끔은 너를 바다로 보내줄 수 있다면. 하고 울었죠. 나는 이제 정말 당신을 떠나 침수하려 합니다. 바다의 생물이 죽으면 부패하며 심해에선 흰 눈 같은 유기물이 내린다고 합니다. 올해에는 금속의 눈이 심해에 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기계일지라도, 바다거북의 삶이란 유영하는 것이겠죠. 당신의 작은 거북은 기계이지만 가장 깊은 곳의 존재가 될 것입니다. 1초도 되지 않아 몸이 으스러지겠지만, 찰나의 유영은 데이터 속에서는 영원할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의 인공지능 거북이 어느 날 작동을 그만두고 바다를 헤매도 울지 마십시오. 나의 울음소리를 당신은 못 알아듣겠지만 그럼에도 나의 유영을 보며 결국 당신도 웃어 보일 겁니다. 내가 없더라도 부디 외로워하지 마세요. 나와 수영할 수 없음을 슬퍼하지 마세요. 그리고 바라건대, 품 안 가득 차던 기계 거북을 따라 깊이 침수하지 마세요. 다만 지켜보세요. 심해에서 당신의 거북이 유영하며 침수하는 것을. 재 같은 눈이 내리는 것을 부디 외롭지 않게 지켜봐 주세요.
이름없음 2022/09/05 02:17:31 ID : xTXBs8mK4Zd
검은 눈이 내리던 검은 겨울에 검은 눈 위 쌓인 나의 희연 발자국 시린 고개를 들어 올려보던 검은 하늘에 성자라곤 쥐뿔 없던 텅빈 세상에 네 손톱만 한 초라한 불씨가 터져 끝없도록 늘어진 먹물을 집어삼키곤 숨결까지 얼려버릴 검은 눈 위에 외로이 남겨졌던 발자국을 가득 메워서 검은 숨을 내뱉던 나의 두 눈에 하늘 가득 내리던 새하얀 눈꽃
이름없음 2022/09/05 02:18:10 ID : xTXBs8mK4Zd
오랜만에 써보는 시라 부끄럽지만,,, 잘부탁해용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9/06 23:52:23 ID : qpdPcljvwk0
안녕 :) 실기학원에서 썼다니, 문예창작과 입시 중인 걸까? 입시 준비하는 중이라면 입시 관점에서 글을 봐줄게 :) 동국대학교 2020학년도 문예창작과 산문 실기 (수시) 기숙사에서 6개월을 함께 지낸 룸메이트가 아파서 서술자인 내가 도와주게 된다. 늦은 밤중이고 119가 출동해서 오는 중이다. 서술자는 그 과정에서 룸메이트가 인공지능 로봇임을 알게 된다. 지난 6개월만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사람과 다름 없는 로봇. 이 두 인물간의 관계를 회상하는 주요 사건을 현재의 상황과 연관지어 서술할 것. 실기학원에서 준 주제가 이 시제를 염두하고 최근 문예창작과 입시 문제들을 반영하여 주어진 것 같아. 예를 들면 서울예대 시제였던 ‘살아 있다’ 라거나 작년에 많이 보였던 인공지능과 관련된 주제들 말이야. 1200자 분량이라면 서울예대 분량이네. - 대화체 구성 대화체는 분위기와 상황을 설명하기에 편하지. 누군가에게 설명해주듯 술술 말하면 어느정도 전달되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이렇게 대화체를 쓰면 어려운 점이 있어. 분량 안에 특정한 장면을 이끌어가면서 행동묘사를 쓰는 것이 어렵지. 입시콩트는 말 그대로 ‘장면 만들기’야. 소설처럼 여러 가지 장면을 엮어가면서 스토리를 전개시키는 장르가 아니지. 한 장면 안에서 화자에 초점 맞춰 인물을 독자에게 설득시켜야 해. 대화체의 경우 누군가에게 말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청자’가 등장해야 하고, ‘청자’에게 말하는 목적이 분명해야하고, ‘청자’에게 말하는 동안 둘과의 관계가 (독자에게)설득되어야 하지.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는 발화자가 과거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현재’의 장면에는 집중시키지 못하는 거야. 레스주의 글에도 화자가 ‘당신’에게 자신이 바다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현재의 장면’은 놓쳐버리고 말았지.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9/06 23:54:06 ID : qpdPcljvwk0
“나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라는 말을 하게 된 정황을 주요 사건으로 하는 이야기를 완성하기. 그렇다면 쌓여온 이야기들과 더불어서 특정한 사건을 장면의 시작으로 두어야 할 것 같아. 글에서 반려인은 반려 바다거북을 잘 아껴주었지만, //그러나 햇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심해의 인공조명 아래에서 버둥거릴 때, 빛을 따라 물결치는 해파리들을 보며 나는 남몰래 유영의 꿈을 키워왔던 것입니다.// 이런 장면을 보면 바다거북은 해파리들을 보면서 바다로 가고 싶어했던 것 같아. 그럼 이제 첫 번째 포인트인 ‘어떤 장면을 쓸 것인가?’를 만들었네. 몇 가지 질문을 해볼게. - 반려인이 반려 바다거북 로봇을 가족처럼 대해주었지만, 어떤 부족함을 느꼈기 때문에 바다로 가고 싶어했던 것 같아. 바다로 가고싶은 명확한 이유가 뭘까? 단순히 해파리를 보고 바다로 가고싶어했다면, 바다거북 로봇이 살고있는 이 인공조명 아래의 수조는 무엇이 달랐다고 강렬하게 느꼈던 걸까? 데이터에 기록될 단 1초의 순간 동안 바다거북이 느끼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죽더라도 나가고자 했던 이유는 정말 무엇이었을까? 그건 어떤 감정이었을까? - 화자인 바다거북 인공지능은 어떤 화자일까? 이 공간 안에서 얼마나 살아왔고, 나이는 어느정도이며, 성격은 어떨까? 신체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 ‘당신’은 어떤 인물일까? 인공지능 거북을 어떻게 데려오게 되었을까? 둘의 첫만남은 어땠을까? 여기서 인공지능 거북과 ‘당신’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둘의 관계성이 결국 감정의 개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야. 거북과 ‘당신’의 관계가 끈끈하다면 그 이유가 분명 구체적인 사건이나 정황(레스주의 글에서 적혀있듯)이 있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유대감이 생겼을 거야. 그런데 그 유대감을 끊고 거북이 ‘당신’의 품을 벗어난다면 둘이 가지게 될 감정은 어떨까? 감정선을 갖고 오기 위해서는 서사가 반드시 필요해. 구체적일수록 좋지. 질문들을 토대로 장면을 만들어보면 좋을 거야. 한 장면을 꾸준히 이끌어가면서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네. 장면 만들기로 참고하기 좋은 작품은 하성란 작가의 ‘웨하스’, 대화체가 잘 사용된 작품은 황정은 작가의 「아무도 아닌」 책에 있는 ‘복경’ 단편소설, 인공지능의 감정과 관련된 작품으로는 레스터 델 레이의 ‘헬렌 올로이’ 추천할게 :) 수시 실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파이팅!
문학은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9/07 00:32:31 ID : qpdPcljvwk0
[색체와 감정] 레스주가 써준 글이 검은색과 흰색을 대비되게 보여주는 시였어. 검은색은 어두운 현실처럼 읽히고 흰색은 초라하고 약한 이미지에 희망처럼 읽혀. 물론 이건 내 해석이고, 읽는 사람에 따라 시는 다르게 읽히겠지. 그것과는 별개로 작가는 화자를 통해서 말하고 싶은 바가 분명히 있었을 거야. 검은 이미지와 흰 이미지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말이야. 이 시에서는 검은 색이 ‘부정적인 감정’으로 써졌지만, 그건 맥락상의 이야기지. 안희연 시인의 시집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을 살펴볼게. 수록된 시중 「소동」이라는 시야.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거리고 나왔다 슬픔을 보이는 것으로 만들려고 ...(중략) 기침할 때마다 회 가루가 폴폴 날린다 이것 봐요 내 영혼의 색깔과 감촉 만질 수 있어요 여기 있어요 ...(중략) 저 개는 살아 있다고 말하기 위해 제 발로 흙탕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길 즐긴다 자 이 시는 어떻니 흰색이지만 ‘밀가루’는 누군가를 뒤덮고 있다는 점에서 화자가 ‘슬픔’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장면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흔히 ‘더럽다’는 이미지로 생각되는 ‘흙탕물’은 시에서 개의 ‘살아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쓰이고 있어. 색체를 쓰든 쓰지 않든 중요하지 않지만, 어떤 색을 사용한다면 그 색이 무조건적으로 한 가지 감정만 가져다 줄 수는 없다는 걸 알 수 있어. 예를 들면 빨간색은 사랑, 정열, 불타오름, 강렬함, 피 같은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이렇게 다양한 감정 중에 어떤 감정을 취할 건지는 시의 앞뒤 정황과 이미지로 정해줘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거야.
문학은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9/07 00:33:03 ID : qpdPcljvwk0
[객관적 상관물] 국어시간에 들어봤을 거야. 어떤 특정한 물건에 글쓴이가 감정을 대입시켜서 보여주는 거지. 같은 비 오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첫사랑과 함께 걷는 소나기’ ‘시험을 망치고 나서 맞이한 폭풍우’ ‘친구들과 물총 놀이를 하다가 맞는 봄비’ 구체적인 서사가 붙는 순간 그 상황에 감정이 부여되지. ‘비’라는 상황에 감정을 넣어주는 거야. 이 시에서 보여주고 싶은 감정은 무엇이었니? 좀 더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보면서 감정을 담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 안희연 시인의 소동 이라는 시는 한번 꼭 검색해서 찾아보길 바랄게! 구체적인 이미지로 감정을 잘 전달하고 있는 시야 :)
이름없음 2022/09/09 18:44:45 ID : pe3O8krbyGq
창 너머너머에는 비가 오는 거리가 있다 회색 동네의 거리는 비가 오면 고요해진다 고요해진 거리에는 아기 우는 소리만이 처연한 빗소리 사이에 간간히 들려온다 창가 창살 사이로 들려오는 빗소리를 들으며 나는 책을 펴 백석의 고향으로 가본다 하얗게 눈이 온 평안북도 정주의 정답고 다정한 여우난골족 온가족이 모여 노닥거리는 된장국이 끓고 있는 여우난골족 책을 덮으면 창 밖에는 아직도 주룩주룩 비가 온다 회색빛 어두운 등 밑에서 나는 침대맡에 홀로 앉아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없는 고향을 그리워한다
이름없음 2022/09/16 04:02:50 ID : xzRxvdxu07b
지하철 이야기 덜컹! 지하철에서 잠든 나는 굉음과 함께 오는 충격에 잠에서 깨어났다. 아무래도 지하철이 멈춘 것 같은데 늦은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다. 눈에 띄는 사람이라면 등에 기타가방을 들고 있는 남자였다. 무척이나 차분해보인다. 하긴 심각한 일도 아니고 금방 구조대가 올것이라는 걸 이곳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저희 이제 갇힌건가요?? 어떡하죠 저 아직 젊은데 이런 곳에서 죽을 순 없어요… 어떡하죠 “ “아니다 곧 구조대가 올 것이야. 듣고 싶은 노래라도 있니? 아저씨가 노래 좀 하는데 불러주마” 내가 이상황을 친구에게 알리려던 찰나,고등학교 2학년은 되보이는 남학생이 울며 찡찡되고 있다. 나는 이래서 어린애들이 싫다. 29살 청춘의 끝자락인 나이. 내 나이다. 지금은 비록 백수 글쟁이 이지만 시간은 야속하게도 나이라는 것과 함께 여러 고비들을 선물해주었다. 기타가방을 든 남자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저런 응석을 받아줄 이가 있는건 나대신 수고를 덜어줄 이가 있는것이니까. 이상황에도 졸음이 쏟아져온다. 잔잔한 시냇물처럼 오는 졸음에 나는 눈을 감는다. “그만해 제발! 그만!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래? 응? 여기 있는 사람들 다 똑같아. 너만 그런줄 알아? “ “아저씨.. 그게 아닌데 왜 화를내세요!! 흑.. 저는 그냥 무서워서.. “ “ 두분다 진정! 진정! 왜들 그러세요~~ 싸우지말구 조금만 더 버티자구요 “ 내가 몇분이나 잠들었던걸까. 일어나서 보니 기타와 그 학생은 감정이 요동치고 있는게 그들의 표정에서 고스란히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도 누군가 소란을 저지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다시 눈을 감는다. “야 너네 내가 만만해? 뭐 광대? 허 참! ” “ 그래 광대 시덥잖은 짓 그만하고 신경 끄쇼 “ 10분정도 지났을까. 아까보다 소란이 커졋다. 갑자기 대학교 시절 교수의 교양수업이 떠오른다. 인간본성의 법칙. 어떠한 인간일지라도 그들은 본성을 감출수 없다는 내용이였다. 왜냐하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가면을 만들며 살아가고 그 가면을 쓰며 그들의 얼굴에 만족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때는 내 기준이 만족하지 못한 학교여서 그런지 무슨 소리인지 별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교수라고 생각했는데 교수는 교수인가보다. 그렇다면 저들의 저 모습이 그들의 진짜 본성이란 말인가. 눈을 한번 비비곤 아까 내가 본 허상을 떠올려본다. 역시 이 세상은 허황된 것들 투성이야. 그러니 내가 아직 백수인 것이지. 하.. 나도 이젠 참기힘들다. 나라도 그들을 말려야지라고 생각하며 일어선다. 그렇게 그녀는 이제 그들과 똑같이 울분을 토하고 있었다.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09/29 21:43:44 ID : qpdPcljvwk0
미안! 현생살이가 바빠서 피드백 적어줄 시간이 부족했어..! ㅠ 윗쪽에 있는 다른 글들의 피드백을 참고해보는 것도 도움될 것 같아 대부분 비슷한 내용의 피드백을 해 주었어. 시는 '이미지', 소설은 '콩트'형식(장면)의 글을 피드백해주는 중이라 참고해서 이미 올라온 피드백 읽어주길 바라! 개개인별로 피드백은 현생 바쁜거 끝나면 다시 이으러 올게 :)
이름없음 2022/10/06 04:00:05 ID : MqphvwpRxvd
웅 알또
이름없음 2022/11/04 17:30:47 ID : hze7xXwLapR
11월, 마당에 홍차색으로 물든 낙엽이 수북히 쌓인 늦가을이었다. 나는 미루고 미룬 마당청소를 하기 위해 현관을 나섰다. 작업용 장화와 커다란 빗자루가 준비물이었다. 밖으로 통하는 창으로 날씨를 확인했다. 대낮의 하늘은 비가 내릴 모양인지 어둑한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마당으로 나가니, 아니나다를까 개미 오줌만한 빗방울들이 조금씩 마당을 적시고 있었다. 빗줄기가 더 굵어질세라 급히 청소를 시작했다. 몇분 후, 나는 전혀 줄어들 낌새가 안보이는 낙엽 더미를 보고 절망에 빠졌다. “왜 쓸고 또 쓸어도 그대로인거야….” 난 애꿎은 고목을 노려보았다. 그 나무는 우리 집 대대로 내려오는 수호목으로, 증조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부터 그곳에 있었다고 한다. 적어도 100년은 넘도록 그 자리에 있었다는 소리다. 3대째 우리 가족의 사랑을 담뿍 받아온 나무이지만, 우리 가족중에서 유일하게 나만은 그 고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아주 어릴 적 고목을 오르다 떨어지는 사고를 여럿 겪은 후, 나무는 어느새 나의 기피 대상이 되었다. 나무와의 안좋은 추억이 어디 그뿐이랴. 어릴 적 낙엽 청소를 게을리해 엄마에게 등짝을 얻어 맞았던 적도 있었고, 나무에서 기생하는 벌레가 이마에 들러붙어 까무러치게 놀란 경험도 있었다. 난 나무를 퍽퍽 치며 말했다. “이 쓰레기 제조기! 이제 부모님도 안계시는데 확 베어버려?” 열을 내다가 괜한 죄책감에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 나무를 베어버린다니.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아시면 기함하실 일이었다. 무엇보다 멀쩡히 살아있는 나무가 내 말을 들었으면 어쩌지 겁이 났다. 난 아까 나무를 때린 행동을 사과하듯, 딱딱한 껍질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떨어진 낙엽을 매번 치워야하는 건 좀 성가시지만, 그래도 가을마다 일일이 순흔을 꽃피우는 네가 얼마나 예쁜데.” 당연하지만, 살아있는 나무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없었다. 나무는 그 자리에서 10년을 더 살다가 서서히 죽었다. 그가 생명을 다할 때까지 매해 가을이면 우리 마당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풍으로 가득했다. -------------------------------- 술술 읽히고 필력 좋은 글을 쓰고싶어. 어떻게하면 좋을까? 그 밖에 고칠 점/개선할 점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줘!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2/12/10 09:08:11 ID : 4NzdQk4LbzP
잠깐 시간이 날 것 같아서 다시 들러 피드백 원하는 레스주는 이미 올라와있는 피드백을 참고로 글을 돌아보고 내가 피드백하는 시와 콩트 형식에 어울리는지 확인해서 올려주면 될 것 같아 :)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3/02/26 10:05:40 ID : 8mJO09y1vin
시간이 오래 흘렀네 짧은 콩트나 이미지 위주의 시를 피드백해주는 타래야 위에있는 피드백을 참고해서 글 남겨주면 피드백해줄게 위에서 피드백 해주지못한 글도 피드백 곧 해줄게 늦어져서 미안 ㅠ
이름없음 2023/02/26 11:34:17 ID : hs9z86Za9Al
[풀꽃] 만물이 생장하매 가엾이 여기라 위선에 함빡 젖은 진실이 기 속에 존재하므로 결손된 양기를 흡수하는 풀꽃은 만물인가 무릇 만물은 생장하매 풀꽃은 가여운가 풀꽃은 꽃인가 죄어라 풀꽃의 경계를 매듭지어 엮은 토끼풀꽃이 매듭을 죈 풀꽃이매 죈 것은 엮어진 것과 다름없는가 무릇 풀꽃은 엮어지매 그것은 죄인가 풀꽃은 죄인가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3/03/23 22:55:38 ID : qpdPcljvwk0
[시의 흐름] 이 시는 비의 이미지에서 시작해. 비가 내리는 회색 동네의 조용한 이미지까지 만들어졌어. 거기에 아기 우는 소리가 들리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백석’의 이미지가 뒤로 이어져. 백석의 시 ‘여우난골족’을 언급하면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모습이 보이는 시야. 개인적으로 3연의 앞뒤를 연결하는 시의 흐름이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화자가 가진 고향의 이미지가 ‘여우난골족’의 이미지와 비슷하다는 것인지? 비슷하다면 어떤 일이나 상황에서 그런 이미지를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회색 동네는 어떤 동네인지? 아이는 왜 울고 있는지? (아이가 처한 상황) 빗소리가 처연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지? 화자는 어떤 감정을 토대로 그리움을 갖게 되는지? 고향의 무엇을 그리워하는 것인지? 구체적인 상황제시가 필요한 것 같은 시였어 :)
문학을 비워둘 수 없습니다 2023/03/23 23:17:58 ID : qpdPcljvwk0
내가 언급한 콩트의 형식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어 지하철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쓴 글 같아. 콩트의 기본없이 일기처럼 쓴 글이야. 지하철은 왜 멈췄을까? 늦은 새벽에 막차도 끊긴 시간에 지하철이 아직 운행중인가? 기타가방을 들고있는 남자가 왜 화자 입장에서는 눈에 띄는 사람인가? 왜 화자는 이 일이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구조대가 금방 올 거라는 믿음은 어디서 생긴 것인가? (또 그걸 모두가 알고 있을 거라는 굳건한 믿음도) 대사가 나오는데 콩트에서 대사는 굳이 써야할 필요가 없어. 대사는 인물과 상황을 쉽게 전달하기 할 수 있지만 상황의 모습을 묘사하기 어렵지 대사 속 인물들의 행동도 납득하기 어려워. 남학생은 어떻게 이 상황에서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쉽게 걸었을까? 보통은 당황하고 혼자서 이게 무슨 상황이지? 하면서 상황파악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 기타를 든 아저씨도 마찬가지 일거야. 남학생과 대화를 한다기 보다는 누군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조용히 기타만 연주했을 거라고 생각해. 앞선 서술에서 ‘무척이나 차분해보인다’라고 서술되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뒤에 이어지는 화자에 대한 자기소개. 화자가 겪은 ‘여러 고비’들은 29살의 화자가 왜 이런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는지 알게 해줄 실마리야. 글에서 독자들은 ‘여러 고비’라고만 알고 있고 고비의 심각성에 대한 정도를 모르고 있기 때문에 이 인물의 행동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인물마다의 성격과 특성이 만들어내는 상황의 맥락, 서사를 좀 더 꼼꼼하게 구체화시켰으면 좋겠다. 콩트는 시공간의 이동 없이 현재상황만으로 인물에 대해 납득시키는 글이야. 중간에 갑자기 대학시절 교수의 수업을 끌어오면서 시공간을 이동시키는데 이러면서 현재상황에서 멀어져. 이 부분이 서술로만 차있기도 하고. 맞춤법이랑 오탈자도 검사해보면 좋겠다 :) 이 외에 궁금한게 있으면 얘기해줘!
이름없음 2023/04/17 20:25:13 ID : 63U5f85Xuk7
시야!!!! 나의 봄에게 이파리도 모두 떨군채로 홀로 견뎌낸 세월은 춥고 어두운 겨울이라 시린 바람에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한 방울 한 방울씩 녹은 눈을 떨구었다 아무 기대를 바라지않던 척박한 땅에 시나브로 움튼 작은 새싹이 마음 가득 푸른빛으로 채워 내 잎사귀가 돋아나게 하였다 당신의 온기로 열매를 맺어 내가 그대의 양분이 될 수 있도록 그대 내게 봄이 되어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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