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있었던 거야. 좀 존댓말을 쓰기엔 내 꿈 이야기라 그게 더 이상할 것 같아서... 반말로 설명할게.
별 생각 없이 잠이 안 와서 멍 때리고 있다가 (내가 동생이랑 같이 자거든) 동생이 비염 때문에 숨 쉬는 걸 불편해 하길래 도와주고 있었는데, 가만히 코만 잡아주고 있으면 되는 거라 계속 집어주고 있으면 잠이 온단 말이야. 그래서 그렇게 잡고 있어주다가 멍도 때리고, 딴생각도 하고, 그랬는데 갑자기 잠이 오는 거 있지. 반 쯤 자고, 반 쯤 깨어있는 상태로 꿈을 꿨어.
새하얀 백화점? 같은 데였는데 공간은 텅 비어 있었어. 그러니까, 사람들도 있고, 무빙워크도 있는데 상점만 없는? 내가 기억하는 시점의 공간에 우리 가족 외에는 없었어. 단 한 명도.
대화를 하면서 걷는데, 동생이랑 손을 잡고 걷고 있었거든? 갑자기 몸이 붕 뜨는 거 같은 거야. 동생은 몰랐지만. 자세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반 쯤 잠에 든 상태라 아, 이게 꿈이구나 하는 자각은 있었어.
어쨌든, 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갑자기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본 거야. 그때 갑자기 몸이 붕 뜨더니, 나랑 내 동생을 사람들이 있는, 가족들을 벗어나 사람들이 있는 무빙워크 너머로 데려가려는 거야. 나는 강하게 저항했고, 나랑 내 동생이 다시 땅에 내려왔어.
엄청 멀리 움직인 거 같았는데, 고작 세 발자국? 정도 떨어져 있었더라고. 이상해서 동생의 손을 놓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내 몸만 붕 떠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엄청 빨리 움직이는 거 있지. 가면서 엄청 저항을 했는데, 주변이 엄청 빨리 바뀌면 흐려지잖아? 갑자기 앞이 흐려지더니 검은 머리를 가진 여자가 날 보고 있더라고. 얼굴은 안 보였는데, 나는 웃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
어쨌든 이게 가위인지, 꿈인지 이젠 분간이 안 되는 상태라 내가 엄청 발버둥쳤어. 뭐 누가 가위에 눌렸을 때 욕을 엄청하니까 갑자기 풀렸다, 손가락만 움직이면 된다, 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던 거 같아. 중지... 도 내밀고, 욕도 하고, 손가락도 움직여 보고. 근데 안 움직이는 거 있지?
오히려 발버둥치면 발버둥칠수록 더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그 뭐야. 다리만 침대 밖으로 나간 것 같은 느낌? (종아리 쪽에 침대가 닿는 느낌이 사라지고, 아무것도 없어진 듯한 느낌이랄까. 딱 종아리 부분만)이 들어서 더 깜짝 놀라서 발버둥치니까 깼어.
나는 사실 이걸 쓰고있는 와중에도 이게 가위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말하는 와일드로 루시드 드림에 진입하는 방식인지 구분이 안 가. 그래서 내가 겪은 걸 그대로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고.
이게 루시드 드림 진입하는 게 맞겠지...? 찾아보니까 막 가위 비슷하게 귀신을 보는 사람도 있다던데, 제발 내가 그쪽 부류였으면 좋겠다... 가위면 나 진짜 이제 내 방에서 못 자 ㅠㅠ 안 그래도 최근에 내 방에서 누가 날 쳐다보는 기분이 든단 말이야 ㅠ
좀 긴 것 같은데 미안해 ㅠㅠ 이해해 줘 ㅠㅠㅠ
이름없음2022/11/17 10:07:18ID : 1dDy6mMoY4G
원래 자각몽을 진입할 때 수면마비(가위눌림) 현상이 있는데 내가 보기엔 자각몽에 가지 못했기도하고 중간에 꿈을 꾸기도 한 것 보니 그냥 단순한 수면마비인 것 같아
가위눌림이라는 게 귀신이 하는 게 아니고 자연스러운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자면 될 듯. 수면마비 증상이 올때 두려운 느낌 때문에 귀신의 형상을 상상하게 되서 꿈으로 나타나는 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