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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백룸과도 같은 공간에 갇혀서 매일같이 꿈 속을 헤매는 중이야
이런 꿈을 꾸게된지는 조금 오래됬어. 아마 작년 6월달이 시작이였던것 같아. 나는 학업에 그다지 집중하는 학생이 아니였고 공부보다는 유튜브를 사랑하는 사람이였지. 그날도 해야할 숙제는 뒤로하고 방에 누워 유튜브를 보고 있었는데 우연히 백룸이란 존재에 대해 알게되었어. 처음에는 백룸에 관한 모든게 신기했어. 그렇게 조금씩 백룸에 대해 알아보다보니 결국 그것에 푹 빠지게 되었지. 백룸에 관한 영상이라면 가리지 않고 봤고 인터넷에 존재하는 관련 사이트로 그곳에 존재하는 엔티티와 각종 층에 대한 정보 등에 관해서도 자세히 알아보고 분석했어.
백룸에 너무 푹 빠졌기 때문이였을까? 나는 어느순간을 기점으로 꿈 속에서 백룸과 같은 무한히 반복되는 공간을 헤매이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그 공간이 퍽 마음에 들었지. 백룸과 비슷한 느낌을 줬거든 무언가 소름끼치고 오싹한 기분 말이야. 나는 꿈을 꿀 때마다 그곳에 관한 정보를 정리했어. 온통 회색의 콘크리트로 되어진 백룸에 비하자면 훨씬 거대하고 넓은 공감각을 주는 그런 장소였지. 고래를 30마리 정도 욱여넣을 수 있는 거대한 콘크리트 큐브와 같은 공간이라고 해야될려나? 천장을 바라보면 시야각이 아득하게 멀어지는 탓에 어지러움 마져 느껴졌지.
그곳은 미로와 같은 공간은 아니였고 넓은 평지에 가까웠어 하지만 결코 완전한 평지는 아니였지. 그 넓직한 공간의 구석구석 아주 작은 건축물과 지형들이 존재하는게 보였어. 크기와 생김새는 제각각 이였지만 색감 하나 만큼은 큰 차이가 없는 콘크리트 건물이였지. 나는 그것들을 그레이 스퀘어 (gray square)라고 이름 붙였어. 온통 회색인 사각형 공감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였지. 그 수많은 건축물들 중에 나는 가장 큰 것을 목표로 지정하고 그 건물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어. 하지만 곧 난관에 봉착했지. 아무리 걸어도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거야. 그래서 결국에는 목표를 수정해 가장 가까워보이는 건물로 가보기로 했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있던 건물은 콘크리트로 지어진 오두막 모양의 집이였지. 아니 집 보단 조형물에 가깝다고 해야될려나? 도착한 그 집의 내부에는 작은 생명체들이 존재하고 있었어. 우리가 흔히 아는 소라개와 비슷한 모습이였지만 껍데기에서 뚫린 구멍으로 나온 촉수를 이용해 바닥을 기어다니며 콘크리트 부스러기를 집어먹고 있었지. 다행히 크기도 작고 나에게 적대적이지도 않은 것 같았어. 다만 만지지는 못했는데 놈들의 껍질에서 콘크리트를 녹이는 부식성 용액이 분비되고 있기 때문이였어. 아마 그걸로 콘크리트를 녹이고 섭취하는 식으로 생존을 하는것 같았지.
껍데기의 색은 산화된 구리와 같은 색을 하고 있었으나 실제로 그런것은 아니고 발로 밟으니 쉽게 부서지는 것을 보아 일반 조개껍데기와 같은 것으로 보였지. 콘크리트 오두막 앞에는 벤치 하나와 가로등과 같은 것이 있었는데 벤치는 콘크리트인 반면 가로등의 전등만은 유독 빛나는 유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길래 콘크리트 조각을 하나 던져 그것을 깨뜨려보았지. 강렬한 파열음과 함께 산산조각난 전등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 안에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물건이 들어있었어. 작은 돌맹이였는데 한 쪽 면이 반듯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상형문자, 룬어와 비슷한 모습을 한 어떤 기호가 표시되어 있었지.
그런데 내가 그 돌을 손에 쥔 순간 아주 약간이지만 확실하게 처음에는 다가가지 못했던 큰 건물이 나에게로 가까워지는 것이 느껴졌어. 그 뒤부터 나는 가까운 건물들을 옮겨다니며 그 돌을 모으기 시작했지. 다양한 생명체도 만날 수 있었는데 두더지와 같이 강한 앞다리와 부식성 용액을 내뿜는 분비샘을 이용해 바닥이나 벽에 구멍을 뚫으며 생활하는 생명체, 내장이 전부 보일 정도로 투명하며 상하좌우로 벌어지는 입과 옅은 하늘색의 날개를 가진 생명체가 있었어. 다행히 그 어떤것도 나에게 적대적이진 않았고 덕분에 나는 안전하게 돌들을 모을 수 있었어. 돌을 얻을 수 있는 보라색 유리는 가로등 뿐만이 아니라 지하실, 가구등도 있었기에 찾는데에는 애를 먹었지만 말이야..
그렇게 돌을 전부 모으니 드디어 가장 큰 건물로 들어갈 수 있었지. 그건 건물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완전한 직육면체의 모습을 하고 있었어. 그 앞에 다가가니 모아왔던 돌들이 전부 사라지고 거대한 철문이 자동으로 열리기 시작했지. 문이 전부 열린 후에야 나는 그것이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 철문뒤로 나타난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심연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켜져있는 손전등 하나 그리고 그 앞에 놓은 쪽지 하나였지. 쪽지에는 붉은색으로 쓰여있었어. "너의 뒤를 보라 그리하면 깨닳게될지어다. 다가오는 거대한 흐름을!! 그것으로부터 결코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휘갈겨 쓴 그 글씨에는 어딘지 모르게 광기마저 느껴지는듯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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