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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XX55r 2023/05/05 01:01:34 ID : NxQnCnVaq5e
남자들은 모이면 군대 이야기 많이 하지만 저는 좀 꺼리는 편이에요. 사건이 많았던 부대에서 복무했거든요. 근데 한 번쯤 얘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나서 이렇게 찾아왔어요.
22xx55r 2023/05/05 01:06:10 ID : NxQnCnVaq5e
1. 13년 10월 추워지기 시작할 때 입대했던 저는 12월이 돼서 강원도 고성에 자대배치를 받게 됐어요. 논산에서 올라와 도착하니 어둑해졌고, 곧장 사수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저녁 식사를 마치곤 전입신고를 하고 생활관에 들어갔어요.
22xx55r 2023/05/05 01:08:42 ID : NxQnCnVaq5e
다행히 무거운 분위기는 아니었고 좋은 선임들이 많았어요. 웃으며 인사해주고 관물대 정리도 도와줬어요. 물론 제게 팔다리 없이도 이길 것 같은 선임을 골라보라고 하며 장난을 치기도 했지만요.
22xx55r 2023/05/05 01:13:52 ID : NxQnCnVaq5e
그렇게 얼렁뚱땅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행보관과 중대장 등 간부들과 면담을 하고 맞선임에게 선임들 이름을 받아적고 생활을 배우며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게 석식 시간이 다가오고 생활관의 한 선임이 생일이라 간부가 케이크를 챙겨줬다며 다같이 나눠먹었어요.
22xx55r 2023/05/05 01:19:03 ID : NxQnCnVaq5e
모두 축하해주며 선물도 챙겨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그 선임이 나지막이 “마지막 생일이네.“ 하며 홀가분한 느낌으로 작게 후 하고 숨을 내쉬곤 웃으며 케이크를 나눠먹었어요. 아마도 내년에 생일 전에 전역하기에 그런 말을 했을거라 생각했죠.
22xx55r 2023/05/05 01:22:01 ID : NxQnCnVaq5e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내고 당일 생활관TV연등이 있어서 모두 영화 한 편을 골라 시청했어요. 그 선임은 정말 좋은 생일을 보낸 거죠. 영화가 끝난 뒤 ‘편안한 밤 되십시오.’ 하는 밤 인사와 함께 생활관의 불이 꺼지고 잠에 들었어요.
22xx55r 2023/05/05 01:24:47 ID : NxQnCnVaq5e
신병이라 2주 동안은 야간 근무가 없기도 했고, 온종일 몸이 긴장해 있어 그런지 아주 깊은 잠에 빠졌던 것 같아요. 군대에서는 취침 시간이 전투력과 직결되기에 굉장히 중요한 사안인데 새벽이 됐을 무렵 누군가 제 이름을 부르고 흔들며 깨웠어요. “야 OOO 일어나, 얼른!”
22xx55r 2023/05/05 01:32:23 ID : NxQnCnVaq5e
“으으…” 밝은 생활관의 형광등에 눈이 부셨고 신음하며 일어났어요. 제 머리 맡에는 하얀 A4 용지와 모나미 볼펜이 놓여져 있었어요. 옆자리에 있던 맞선임은 제게 “OO아, 정신차려봐. OO선임 자살했어. 진술서 작성해야해.” 라고 말했어요.
22xx55r 2023/05/05 01:34:30 ID : NxQnCnVaq5e
당시 선임들 이름을 못 외웠기에 “누구… 말씀이십니까…?” 하며 되물었고, 생일을 맞이했던 그 선임이란 걸 알게 됐어요. 그 선임이 작게 혼잣말 했던 “마지막 생일이네…”는 정말 생애 마지막을 의미했던 거에요.
이름없음 2023/05/05 01:36:37 ID : fatBAlDy0r9
혈...
22xx55r 2023/05/05 01:37:59 ID : NxQnCnVaq5e
당연히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진술서에 ’엊그제 전입왔으며 아무것도 모릅니다.‘ 라는 짤막한 한 줄을 적어내곤 헌병대가 다녀가고 다시 잠에 들었어요. 제게 군생활은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부대가 사실 엄청 부조리가 심하거나 선임들이 무섭구나.‘하며 지레 겁도 먹었고요.
22xx55r 2023/05/05 01:39:22 ID : NxQnCnVaq5e
알고보니 선임은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수면제와 우울증 약을 처방받았었어요. 그리고 생일에 생을 마감하기 위해 꾸준히 약을 복용하지 않고 모아두고 있었고요. 모두가 잘 시간에 침상에서 관물대에 허리를 기대고 가진 약을 한 번에 입에 털어넣고 자살시도를 했다고 했어요. 입에 거품을 물고 고개를 앞 뒤로 휘청거리고 있는 모습을 불침번이 보고해 응급조치가 취해졌고, 시간이 꽤 지난 뒤 살아나 이후에 의가사 전역을 했다고 들었어요.
22xx55r 2023/05/05 01:48:58 ID : NxQnCnVaq5e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 내일 또 이야기 하나 적어놓을게요. 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22xx55r 2023/05/05 15:29:56 ID : AmIE3yE783A
2. 시간이 지난 후 저는 위병소 근무를 서게 됐어요. 첫 날 13개월 차이나는 황병장과 근무를 서게 됐는데 분명 좌측 초소에 사수가 들어가고 우측 초소에는 부사수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황병장이 저를 부르고 좌측 초소에 함께 들어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속으로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죠.
22xx55r 2023/05/05 15:30:43 ID : AmIE3yE783A
하지만 짬찌인 저는 일단 따라들어간 뒤 멀뚱히 있으니 황병장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요. “야, 너 여기 GOP인데 왜 실탄 안 준지 알아?” 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어요. 황병장은 제게 ”너 저기 부사수 초소 잘 봐봐. 아니면 들어가볼래?“ 라고 하더니 곧장 말을 이어갔어요.
22xx55r 2023/05/05 15:31:28 ID : AmIE3yE783A
”우리도 당연히 GOP라 실탄 지급받았었어. 근데 어느 날 야간 근무 도중 부사수 초소에서 목에 총구를 겨누고 자살했어. 총알이 정수리를 뚫고 나와 즉사했거든. 그래서 지금은 폐쇄한 거야.“ 라며 이야기를 끝냈어요.
22xx55r 2023/05/05 15:32:30 ID : AmIE3yE783A
3. 북한이 코 앞에서 보이던 강원도 고성은 겨울이 아주 길었어요. 5월에도 눈이 올 정도로 날이 추웠거든요. 아마 4월에서 5월 정도 결코 따뜻하진 않았던 그 시기였고 야간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고 있었어요.
22xx55r 2023/05/05 15:34:02 ID : AmIE3yE783A
사수와 함께 총기 안전검사를 하고 있을 때 당직근무를 서던 선임이 내려왔어요. 내려오자마자 선임은 ”아 대체 뭐지, 왜 자꾸…“ 하며 막사 밖의 사이버지식정보방에 들어갔어요. 그 순간 저도 이상함을 느꼈어요.
22xx55r 2023/05/05 15:34:51 ID : AmIE3yE783A
이미 연등시간은 훨씬 지났고 누군가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는데 사지방에서 불이 새어나왔거든요. 선임은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불을 끄고 나오며 이야기했어요.
22xx55r 2023/05/05 15:36:08 ID : AmIE3yE783A
“아까는 순찰 중에 무슨 웅웅 거리는 소리가 들려 사지방까지 내려왔더니 문은 잠겨있고 선풍기가 켜져있었거든? 그래서 다 끄고 문 잠그고 나왔는데… 이번엔 불이 켜져있네.” 순간 총기 안전검사를 해주던 장교와 사수, 저까지 전부 소름이 돋았죠.
22xx55r 2023/05/05 15:37:56 ID : AmIE3yE783A
다음 날 당직 근무를 했던 선임이 추가로 이야기했는데, 근무 중에 갑자기 차량 경적소리가 들렸대요. 막사 안에 있어서 거리가 있다보니 작게 들렸지만 분명 경적소리였다고 해요. 그래서 선임은 또 순찰을 나가게 됐어요.
22xx55r 2023/05/05 15:39:06 ID : CoY67vwlh9f
막사에서 내려와 수송대 연병장으로 경적소리가 울리는 곳을 찾아다녔대요. 그러다 수송대 연병장에 주차된 마이티 차량에서 소리가 나 가까이 다가갔대요. 근데 정말 이상하게도 문이 잠겨있는데 의자가 기울어져 헤드레스트 쪽이 경적을 누르고 있었다고 했어요.
22xx55r 2023/05/05 15:41:51 ID : CoY67vwlh9f
군 차량은 일과시간이 끝나면 열쇠를 수송대 행정반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누구도 열쇠를 건들 수 없었는데 말이에요. 그 이상한 일은 아무도 설명할 수 없었어요.
22xx55r 2023/05/05 15:44:47 ID : CoY67vwlh9f
4.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이병장과 야간 근무를 들어갔어요. 이병장은 평소에 여러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주던 선임이었는데 그 날은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입을 열었어요.
22xx55r 2023/05/05 15:47:01 ID : CoY67vwlh9f
저희 부대는 GOP부대로 주둔지가 총 연대본부, FEBA, GOP 로 나뉘어서 연대본부는 고정, 3개의 대대 중 1개의 대대가 GOP 철책 근무를 9개월 하고 1개의 대대는 연대본부 옆에, 나머지 1개의 대대는 GOP와 연대본부 사이 정도 되는 곳에 주둔했어요. 3개의 대대는 9개월마다 GOP 근무를 돌아가며 경계를 했어요.
22xx55r 2023/05/05 15:49:25 ID : CoY67vwlh9f
그렇기에 아래에 주둔하는 연대본부에서 GOP 초소에 부식(음식 재료 같은 것들)을 전달해야해요. 그래서 어느 비가 많이 내리던 여름날, 사단 보급대대로 부식을 실으러 갔대요. 비가 많이 오다보니 천천히 운전하게 됐고, 늦게 도착하여 부식을 실는 시간이 늦어졌대요.
22xx55r 2023/05/05 15:50:23 ID : CoY67vwlh9f
부식을 실는 게 늦어져 어둑해지기 시작할 때 부식 차량은 GOP 초소로 향했대요. 해가 길 여름이었지만 비가 많이 오기도 하고 구름도 잔뜩 끼어 운전수도 같이 탑승한 선탑자(선임탑승자 : 간부)도 앞을 보기 힘든 그런 날씨였대요.
22xx55r 2023/05/05 15:52:07 ID : CoY67vwlh9f
결국 저녁시간이 넘어서 초소를 향하는 산길을 오르게 됐는데 당시엔 아스팔트가 깔리기 전이라 길도 험했대요. 지붕이 뚫릴 것 같은 빗소리와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고라니를 박으면서 그만 부식 차량은 산길을 이탈하며 고꾸라졌대요.
22xx55r 2023/05/05 15:54:56 ID : CoY67vwlh9f
차량이 굴러 떨어지며 깨진 유리창이 탑승자의 얼굴에 박히고, 찌그러진 문은 몸을 짓누르고 알 순 없지만 어딘가 부러져 고통이 몰려오기까지 찰나의 순간이었을 거에요.
22xx55r 2023/05/05 15:57:11 ID : CoY67vwlh9f
선탑자는 앞 유리창을 뚫고 몇 미터 정도 날아가 얼굴은 바닥에 흙인지 사람인지 모르게 뭉게졌고 흐르는 핏물은 폭우에 빠르게 흘러내려갔대요. 운전병은 고통 속에서 정신을 붙잡고 살아나가야겠다는 일념으로 찌그러진 차량에서 힘겹게 문을 밀어내 떨어져 내려왔고, 선탑 간부에게로 기어나갔대요.
22xx55r 2023/05/05 16:02:32 ID : CoY67vwlh9f
정말 모든 힘을 다해 기어가 멀어져가는 의식을 붙잡아가며 이미 싸늘히 식어가는 간부의 군복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대요. 그리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송대의 외부 연결 전화번호를 입력했대요.
22xx55r 2023/05/05 16:10:47 ID : CoY67vwlh9f
‘뚜르르르르르’ 통화 연결음이 나왔지만 운전병의 몸이 차가워질 때까지 전화는 받지 않았대요. 왜냐하면 이미 수송대는 일과시간이 끝나 병사와 간부 모두 복귀한 시간이었거든요. 결국 그 자리에서 두 군인은 죽었대요.
22xx55r 2023/05/05 16:14:14 ID : CoY67vwlh9f
이런 이야기를 한 뒤 이병장은 씨익 하며 웃고는 “더 무서운 건 뭔지 알아?” 하고 물었어요. 제가 모르겠다며 반문하자 이병장이 말을 했어요. “그 이후로 종종 수송대에 밤에 전화가 울린대, 그것도 외부 연결 전화기 소리가. 외부 전화기는 소리 다른 거 알지? 근데 한 두번이 아니라서 외부 연결 전화기 치웠거든.” 저는 거짓말치지 말라고 말했어요.
22xx55r 2023/05/05 16:20:54 ID : CoY67vwlh9f
그러자 이병장은 “그 뿐만 아니라 이상한 일이 종종 일어나곤 해.” 라고 말했어요. 그러고나니 얼마 전에 있던 일이 떠올랐고 그 뒤로 야간 근무가 끝나고 복귀할 때마다 혹시 수송대에 전화 벨소리가 들리진 않을지 귀를 기울이게 됐어요.
22xx55r 2023/05/05 16:48:42 ID : CoY67vwlh9f
5. 음… 제 군생활에서 시간순으로 생각나는 걸 적고 있었어요. 이번엔 14년 6월 21일에 있었던 일이에요. 토요일이었고 다들 개인정비를 마치고 점호 전에 청소하고 그럴 시간대였을 거에요.
22xx55r 2023/05/05 16:59:58 ID : CoY67vwlh9f
갑자기 웨에엥- 하는 귀에 박히는듯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진돗개 하나, 진돗개 하나, 실제상황 발생“ 이라는 방송이 들렸어요. 그리고 생활관에 있던 중대원 모두 눈이 커지고 서로를 쳐다보게 됐죠. 이후 방송에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라 하였고 단독군장 후 총기 불출이 이루어졌어요.
22xx55r 2023/05/05 17:02:13 ID : CoY67vwlh9f
총기를 들고 단독군장을 한 뒤 다시 생활관에 집합해 바로 출동 준비를 했어요. 그러자 복도에서 통신병들이 뛰어다니며 막사 내 모든 전화선을 니퍼로 자르고 있었는데 그 상황을 보고있자니 패닉이 올 정도로 두려워졌어요. 외부와의 단절을 한다는 것이 마치 여기서 다 죽게 될 것 같았거든요. 그리곤 상황병이 뛰어올라와 “현재 아군 6명 사망, 추가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 뒤 본인 단독군장을 챙겨 내려갔어요.
22xx55r 2023/05/05 17:05:36 ID : CoY67vwlh9f
이후 전파되는 소식이 없어 대기 중에 있었는데 1초가 몇 시간 아니 1일이 되는 것 마냥 길게 느껴지고 머리 속은 오만가지 생각에 휩쌓였어요. 아군이 6명 죽었다는 말과 진돗개 하나의 발령이 ‘이건 북한군 소행이구나. 이젠 전쟁인가? 나는 어떻게 될까? 일단 단독군장인데 삽도 챙겨놓을까?’ 하는 생각이 차례로 이어지고 정신을 다잡을 땐 이미 삽을 탄띠에 결합시켰어요.
22xx55r 2023/05/05 17:10:09 ID : CoY67vwlh9f
저는 주둔지 경계로 투입됐고, 위병소 근무를 서게 됐어요. 그리고 아군을 6명 죽인게 바로 아군이라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 순간 전쟁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어요. 위병소 근무시 총기를 휴대한 거수자 발견하면 즉시 보고하고 거수자가 사격시 대응사격하라는 지시가 내려왔어요.
22xx55r 2023/05/05 17:15:43 ID : CoY67vwlh9f
또 상황병이 전파해주길, 총기난사한 아군은 우리 사단 우리 연대 소속이며, GOP 철책 근무 복귀했을 때 안전검사하는 곳에서 총기난사하고 초소 안으로 수류탄을 투척한 뒤 도주했다는 것이었어요. 저는 위병소 근무에 투입될 때마다 제발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고 빌고 또 빌었어요. 그리고 출동나간 선임과 후임들이 살아돌아오길 빌었어요.
22xx55r 2023/05/05 17:22:26 ID : CoY67vwlh9f
23일, 총기난사한 임병장이 잡히기 전까지 저는 제대로 잠을 잘 수 없었어요. 거의 뜬 눈으로 버티며 하루하루를 살고싶다 빌었어요. 그리고 이 때 저는 삶에 대한 생각이 변하는 계기가 됐어요. 상황이 마무리 되고 사망한 아군의 명단을 봤거든요.
22xx55r 2023/05/05 17:29:57 ID : CoY67vwlh9f
명단에는 저와 휴가를 같이 나가게 돼서 이야기도 곧잘했던 친구가 있었어요. 사투리가 구수하고 웃음이 많고 장난도 많이 치던 친구였어요. 저는 보급계원이었고 따라서 그 친구와 죽은 5명의 보급품을 정리해야했어요. 피가 묻고 다 굳어버려 갈색이 된 피복류 같은 것들. 큰 종이박스에 담겨 제가 관리하던 창고에 들어왔어요.
22xx55r 2023/05/05 17:34:53 ID : CoY67vwlh9f
큰 하얀 비닐 봉투를 펼쳐 쑤셔담았던 것만 기억나고 자세히는 기억이 나진 않아요. 아마 그 때 부사수가 대신해서 일을 했던 걸로 기억해요. 그러고나서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참으로 허무하고 알 수 없다고. 그 친구의 동반입대한 친구는 살았거든요. 정말 많이 힘들텐데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22xx55r 2023/05/05 18:03:03 ID : CoY67vwlh9f
6. 시간이 지나 겨울이 다가올 즈음이었을 거에요. 꽤 추운 날이었는데 이 날도 어김없이 야간 근무에 투입됐어요. 부사수와 함께 위병소로 걸어들어갔고, 전역하고 무엇을 해볼 것인지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22xx55r 2023/05/05 18:03:53 ID : CoY67vwlh9f
그러다보니 근무 교대 시간이 다가왔고 다음 번 근무자들이 걸어왔어요. 기분좋게 암구어를 한 뒤 교대하고 잠을 잘 생각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막사를 향했어요. 근데 누군가 쳐다보는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막사까지 가는 길 중간에 PX가 있고 그 뒤로 꽤 키가 큰 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그 나무 중 한 그루에서 시선이 느껴졌어요.
22xx55r 2023/05/05 18:05:08 ID : CoY67vwlh9f
쳐다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분명. 이상하게 제 눈은 그곳으로 향했어요. 그 순간 시선이 마주쳤고 저는 개구리 군복을 입고 입에서는 혀가 길게 내려온 눈이 공허한 한 남자를 보게 됐어요. 그는 나무에 메달려 있었어요. 목에 밧줄을 두르고.
22xx55r 2023/05/05 18:21:26 ID : CoY67vwlh9f
눈이 공허하여 시선이라는게 없는 것 같은 그런 존재였지만 눈이 마주쳤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어요. 그리고 그는 그저 쳐다만 보고 오른팔을 들어 저 멀리 수송대쪽 창고를 가리키고 있었어요. 제 눈은 자연스레 그의 오른팔에서 검지손가락으로 그리고 그 끝에서 향하는 수송대 창고로 향했고 그제서야 그 존재의 눈을 피할 수 있었어요.
22xx55r 2023/05/05 18:33:49 ID : CoY67vwlh9f
다음 날 일과 시간에 보급을 받으러 온 선탑간부와 운전병에게 어제 일이 생각나 창고를 가리키며 그 창고의 용도를 질문했더니 운전병이 말하길 그 창고는 현재 쓰지 않는다는 거에요. 그래서 이유를 묻자 본인도 자세히는 모르는데 꽤 오래 전에 그 창고에서 목 메달고 자살한 병사가 있어서 폐쇄했다고 했어요.
22xx55r 2023/05/05 18:48:56 ID : CoY67vwlh9f
그래서 어제 일을 이야기하자 모두 거짓말하지 말라며 웃어넘겼어요. 이후로 궁금해서 가볼까 했지만 문도 못 열어보는데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 포기했어요. 다행히 그 뒤로 그 존재를 본 적은 없어요.
이름없음 2023/05/05 23:36:38 ID : fatBAlDy0r9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5/06 17:15:42 ID : hta79cnCmJQ
와.. ㄷㅂ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5/28 19:00:20 ID : 03DusphwNvB
주작느낌 안나는글을 오랜만에 보네.. 잘보고 가요!
이름없음 2023/05/28 21:07:20 ID : 7cLdQoLe0sm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3/05/29 13:55:35 ID : TVgo4Y8nSK0
ㅂㄱㅇㅇ 강원도근방 군대는 넘 무서운거같애
이름없음 2023/05/29 19:26:34 ID : tdxA5asnSJT
잘 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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