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3/04 19:59:00 ID : txPa8rzfe3T 0
말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연습이 좀 필요할 것 같아 진지하게 읽든 그냥 넘기든 보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고 쓰면 좀 나을 것 같아서
2 이름없음 2024/03/04 19:59:25 ID : txPa8rzfe3T 0
무작정 스레는 세웠는데 또 뭘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따로 있는데 자꾸 빙빙 돌리게만 돼
3 이름없음 2024/03/04 20:06:12 ID : txPa8rzfe3T 0
엄마 나는 어렸을 때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때 내가 단순히 어린 마음에, 엄마가 내 세상의 전부니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닌 것 같아. 지금도 옛날 엄마 모습을 떠올리면 우리를 어떻게 그렇게 최선을 다해 키웠을까, 날 어떻게 그렇게 사랑받는 딸로 키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엄마한테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마음의 상처들이 많이 있다는 건 알아. 내가 모르는 것도 있을 거고, 내가 엄마가 되지 않는 이상 영영 이해하지 못할 것도 있겠지.
4 이름없음 2024/03/04 20:06:42 ID : txPa8rzfe3T 0
아 ㅅㅂ 모르겠다 사실은 저런 말 쓰고 싶지 않아 그냥 나 너무 힘들다고 왜 엄마는 엄마만 생각하냐고 막 화내고 싶어
5 이름없음 2024/03/04 20:07:09 ID : txPa8rzfe3T 0
그럼 엄마는 죽을 때까지 날 미워하겠지 나도 엄마의 수많은 '나쁜 사람들' 중 하나가 되겠지
6 이름없음 2024/03/04 20:09:28 ID : txPa8rzfe3T 0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가 있어? 엄마한텐 이게 별일이 아닌가봐. 화 한 번을 안 내던 딸이 그렇게 미친 것처럼 소리를 지르는데 그게 놀랍지도 않았나봐. 내가 엄마였으면 얘가 무슨 일이 있나 하는 생각이라도 들 것 같은데, 엄마는 사과랍시고 나를 그냥 나쁜 딸으로 만들었어
7 이름없음 2024/03/04 20:18:16 ID : txPa8rzfe3T 0
아니 내가 쓰려던 건 이게 아니고... 그런데 나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소중한 사람일수록 그런 힘듦을 같이 짊어지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고, 좋은 영향만 끼치고 싶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나누고 싶어. 그러다보면 내가 힘들 때 그 사람들이 나한테 힘을 줄 수도 있는 거고... 적어도 본인이 힘들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건 너무 아니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엄마도 내가 어렸을 때 그렇게 꾹꾹 참았던 걸까? 나랑 동생들 앞에선 힘든 티 내지 않으려고 오래 버틴 게 이제서야 터지는 거야? 물론 엄마는 엄마의 기쁨, 슬픔, 분노 같은 감정들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성향인 걸 알아. 그래서 나나 아빠 같이 표현을 잘 안 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답답할 수 있다는 건 이해해. 근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난 몇 년간 엄마가 이상하게 변해버린 건 맞는 것 같아. 엄마는 아마 기억 못 하겠지. 어쩌면 또 엄마가 언제 그랬냐며 내가 틀린 말을 했다고 말할지도 몰라. 내가 이 부분에 대해 엄마한테 진지하게 제대로 말해본 적이 없었다는 건 인정할게. 그렇지만 엄마가 내 얘기를 들어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어. 내가 예고 입시 내내 기숙사 들어갈 생각만 하면서 버틴 거 알아? 내가 지금 힘들어하는 것들도 다 그때부터 시작된 거였어. 물론 내가 바이올린 하는 거 달가워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그저 내가 하고 싶어 해서 하고 있다는 건 알아. 엄마아빠는 금전적이든 앞으로의 진로 때문이든 여러 가지 이유로 음악 시키는 게 내키지 않았을 텐데도 내 꿈이라는 이유로 지원해줘서 그건 늘 감사하다고 생각해. 근데, 예고 입시 내내 나 서초동까지 데려다 주면서 차에서 아침마다 언성 높여 화내는 걸 참는 게 정말 힘들었어. 그때 엄마는 내가 보기에 나보다도 불합격에 대한 불안감이 커 보였어. 나도 정말 많이 불안하고 매일매일 힘들었는데, 그런 엄마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내가 또 많이 부족해서 더 힘들었어. 딸이 실패하는 게 조금 걱정되더라도, 말뿐만이 아니라 진짜로 날 많이 믿어줬으면 어땠을까? 언젠가 내가 엊그제처럼 엄마랑 크게 싸운 날이 있었어. 예고 입시 때였는데 다음날 수행평가 때문에 학교에 가야 해서 밤늦게 수행평가 준비 중이었어. 나는 자기 전까지 할 게 많아 마음이 급했는데, 엄마가 내 방에 들어왔다가 책상 맞은편에 앉아서 뭐라고 말을 걸었다?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책상이 이게 뭐냐'에서 시작해서 '그래서 음악은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까지 흘러가고 있었어. 순간 짜증이 나서 표정이 확 굳었는데 엄마가 그때부터 미친 듯이 화를 냈어. 그러다가 몸싸움까지 하고 청소기로 맞은 날이 그날이었어. 내가 중간에 제발 진정하고 얘기 좀 들어보라고 몇 번이나 말했었는데 엄마가 안 들었던 거 엄마는 기억 안 나겠지? 그리고 그날 엄마가 나가고 나서 새벽에 카톡을 보냈던 것 같아. 내가 그때 '힘들면 정신과에 가거나 상담을 가서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어'라는 말을 썼었거든? 그때는 좋게좋게 화해하고 넘어갔는데, 그 일이 있고 얼마 후에 엄마가 그 얘기를 꺼내면서 딸이 엄마를 정신병자 취급한다고 말했어. 엄마 생각보다 엄마가 화났을 때 하는 말들이 너무 날카롭고 무서워서 들을 때마다 상처를 많이 받았어. 그게 엄마 진심인지 아닌지 나는 알 수가 없었어. 내가 알던 엄마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이성을 잃고 자꾸 그런 말을 하니까... 그리고 난 이제 엄마가 어떤 포인트에서 화를 내는 건지 잘 모르겠어. 그냥 엄마 말에 반대하거나 엄마가 틀렸다고 말하면 화내는 것 같아. 그러면서 항상 엄마 말이 맞다고 하고, 엄마 말에 반대되는 의견은 틀린 걸 넘어서 나쁜 것 취급해. 물론 엄마가 그런 의도로 얘기하지 않았을 거라고 믿지만, 최근 몇 년간 엄마랑 대화할 때마다 내가 느꼈던 것들이야. 정신과는 왜 다니다 그만둔 거야? 사실 고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는 엄마가 좀 괜찮아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몸이 떨어져 있으니 부딪힐 일도 적었고, 이렇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았거든. 기숙사 쓸 때도, 기숙연습실 쓸 때도 집이 아니어서 힘든 점들이 있었지만 그보다 집에서 엄마 화난 목소리 듣는 게 더 괴로울 것 같아서 통학하겠다고 할 수가 없었어. 그러다가 엄마가 이제는 예전처럼 자주, 크게 화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시에 나 혼자 지내는 게 못 버틸 정도로 어려워져서 집에 들어가겠다고 한 거야.
8 이름없음 2024/03/04 21:20:39 ID : txPa8rzfe3T 0
내가 처음으로 숨이 안 쉬어졌던 게 고등학교 1학년 때였어. 당연히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고 엄마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서 말 안 했어. 그 이후로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어느 날부턴가 갑자기 1주일에 세 번 넘게 자주 그러기 시작했어. 레슨 때만 그러다가 학교에서도 그러고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도 그러고 점점 심해졌어. 언젠간 말해야지 말해야지 했는데 입이 안 떨어지더라? 예전 같았으면 엄마가 나한테 괜찮다고 말해주고 날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을 텐데, 소통 없는 다툼이 자꾸 쌓이다보니 불신이 더 커졌던 것 같아. 2학년 11월 실기 끝나고 간신히 말했는데도 결국 지금 또 이렇게 됐잖아. 난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했는데 내가 의사표현을 잘 못 했던 걸까? 아니면 엄마는 내가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게 아프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걸까? 엄마 본인이 너무 힘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아픔은 잘 느껴지지 않는 걸까? 이제 나도 잘 모르겠어. '엄마랑 나'라는 관계에 대해 매일매일 많은 생각을 하는데 도저히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하는 거야. 엄마를 원망하거나 나빴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나 힘든 거 알아달라고 징징거리기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이런저런 감정들이 엉킨 채로 덮어놓고 살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제대로 한 번은 풀어보고 싶어서, 용기 내서 말하는 거니까 잘 읽어줬으면 좋겠어.
9 이름없음 2024/03/04 21:34:43 ID : txPa8rzfe3T 0
그리고 이건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건데, 나 먹는 걸 조절하는 게 너무 힘들어. 고등학교 1학년 때 갑자기 살이 많이 찐 게 문제였어. 주위 사람들 반응도 그랬지만 나조차도 살찐 내 모습이 너무 싫었거든. 근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꾸 폭식을 하게 되고 나중에는 맛있는지 어떤지 맛도 못 느끼면서 '먹는다'는 거 자체를 보상으로 삼게 됐어. 엄마도 스트레스 받으면 막 먹잖아. 엄마를 닮은 걸까? 근데 그렇게 매일 뭘 먹으면 살이 찌잖아. 그게 무서워서 토를 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멈출 수가 없게 됐어. 친구나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하고 같이 먹을 때는 괜찮은데, 음식이랑 나 혼자랑 단둘이 있으면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저걸 빨리 먹어치우고 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배가 찢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게 싫기도 하고, 내가 먹은 것들이 살로 가는 건 더 싫었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이젠 혼자 멈추기가 힘들어서 누가 도와줘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진심으로 모든 면에서 나아지고 싶어. 그래서 이것까지 얘기하는 거야.
10 이름없음 2024/03/04 21:37:00 ID : txPa8rzfe3T 0
그냥 얘기하지 말까? 뭐하러 썼는지 잘 모르겠어 나중에 또 이걸로 꼬투리 잡힐 걸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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