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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본 적 있는 듯한 꿈을 꿨어. 꿈 속에는 내가 있었고 오래전에 만나 이젠 잊어버린 친구들도 있었지. 우리는 어떤 대기줄에 있었어. 길의 끝에는 지하철의 개찰구로 갈라진 갈림길이 있었지. 길은 두갈래로 갈라져 있었는데 오른쪽 길은 굉장히 이질적인 공간과 이어져있었어. 붉으스름한 하늘에 땅들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곳이였지. 왼쪽은 평범한 건물과 이어져있었고 말이야. 나는 그곳에서 한 가족이 참혹한 일을 겪는 것을 보았어.
음..아마도 엄마, 할머니, 그리고 아주 어려보이는 남자애로 이루어진 가정이였던 것 같아. 할머니는 옆에 서있던 방호복을 입은 연구원들의 안내에 따라 남자애를 붉은 땅으로 밀어넣었어. 아이는 억지로 붉은 땅에 던져졌지. 할머니는 뭔가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였어. '그 땅에 들어가면 좋은 일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지. 그 땅에 들어간 아이의 몸이 엿가락처럼 늘어나더니 배배 꼬여서 회오리 감자처럼 변한거야. 그 다음엔 눈에 보이지도 않게 사라져버렸지. 할머니의 표정은 순식간에 역변했어.
절규하던 할머니는 곧이어 붉은 땅에 뛰어들었고 옆에 있던 엄마도 함께 뛰어들었지. 내 기억이 맞으면 할머니는 불에 타버렸고 엄마는.. 다리가 더듬이가 길고 등에 푸른 버섯이 자라난 바퀴벌레로 변해버렸던 것 같아. 엄마는 그 바퀴벌레한테 먹허버렸고 말이야. 그 장면을 보고 있던 나와 친구들은 다행히 평범한 건물로 가게 되었어.
평범한 건물 쪽에는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잔뜩 있었지. 그런데 다들 약했어. 뭔가 능력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녀석들 뿐이였지. 몇몇은 괴력을 낸다던가 몸의 일부를 식물로 바꾸는 등 신기한 애들도 있었지만 말이야. 다들 자리에 앉아서 연구원들의 지시에 얌전히 대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 내부에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어.
개찰구 쪽을 비추고 있던 TV화면에는 괴상하게 생긴 생명체들이 폭주하는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지. 가장 소름돋았던 건 한 아이였어. 얼굴은 태아처럼 생긴 녀석이 몸은 전신이 근육질에 피부색은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지. 녀석은 우리가 있는 연구소로 향하는 강철 문을 맨손으로 때려부수고 있었어. 당연히 애들만 모아뒀던 곳은 대혼란에 빠졌지. 별 애들이 다 있었어. 소화전에 숨는놈, 부모를 찾는놈, 우는놈..등등.
이미 뚫려버린 문 쪽에선 애들이 산채로 잡아뜯기고 있는데 울 정신이 있나.. 암튼 애들을 몇명 모아서 난 탈출을 시도했지.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 꿈이 시작된 시점부터 난 건물 내부에서 밖으로 이어지는 창문을 한번도 본 적이 없었거든 그래서 주변을 좀 뒤져봤지. 그러다 운 좋게 비밀문을 하나 찾아서 열어보니 밖으로 이어진 통로가 나오더라고 그 길을 따라 걸어가보니 밖이 보였지. 근데 문제는 내가 있던 곳이 공중이였던 거야. 거긴 거대한 비행정 이였어. 뒤에선 괴물들이 애들을 믹서기처럼 갈아대고 있는데 뭘 어쩌겠어.. 뛰어내려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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