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르시시스트 왕자의 좌우충돌 모험 이야기 (13)
2.?면 안? ?스에 ??? 것 ?아. >>70 (95)
3.자고 일어났더니 >>2가 되어 있었다 (10)
4.바보 키퍼가 하는 바보 같은 시리어스한 trpg 하자. (121)
5.바보 키퍼가 하는 바보 같은 광산의 trpg하자. (13)
6.게임을 만들자! 메지컬 테일 (172)
7.뚝배기뚝백 뚝배거 뚝백스딱스 뚝배르크뚝배가우가 뚝비기뚝배거 뚝배가티뚝배기온앤 온을 내놓거라 (328)
8.스위치를 사고 싶었는데 (2)
9.초식 로봇 여럿이 풀을 뜯고 놀아요 (481)
10.어서오세요 이곳은 포트루 잡화점입니다. (8)
11.어떻게든 당신을 위기로 빠뜨리는 곳 ~세미아포칼립스~ (65)
12.마른 하늘에 전완근? (26)
13.주사위여 영원하라! 요트다이스! (취준이슈 잠시 Off...) (99)
14.뭐하지 (5)
15.포켓몬스터 소울 실버 랜덤 너즐록 챌린지 시즌 2 (954)
16.흑막이의 멸망 일지 (124)
17.판타지 세계관 만드는 스레 (세계관 구축 完) (985)
18.친구집에서 할앵커! (7)
19.집 가면 앵커가 원하는거 그려줌 (28)
20.앵커받아서 일 치른다 (70)
100개 더보기
스레드 전체 보기
302
과거
2025/08/13 14:21:45
ID : cpXs4FgY03D
0
"...연구소로 가고 있다."
남자가 답했다. 둘의 무게를 감당하느라, 발은 더더욱 눈밭에 푹푹 빠졌다. 무릎까지 잠겼다.
헤에, 하고 로봇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렸다. 그 묵직한 말에서 남자의 각오를 읽어낸 탓이었다.
"아하, 인간은 그런 거 좋아하지? 연구소에 잠든 마지막 희망."
"...아는구만."
"오호라,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도 버리고 이 황야로 나오셨구나?"
로봇은 남자가 바보 같다고 생각했다.
소중한 사람들과 모닥불 앞에 모여앉는 소박한 풍경 대신에, 이 새파랗고 잿빛인 눈밭으로 남자는 걸어나온 것이다.
고작 한 줌 희망 때문에, 한 숨 쉬기도 힘든 이 추위 속으로.
"거기 무엇이 있길래? 알려줘!"
로봇은 조르듯이 질문했고....
303
과거
2025/08/13 14:26:30
ID : cpXs4FgY03D
0
"이브가 있어."
남자는 투박하게 답했다. 그 목표를 입에 담아 남자는 더 굳게 결심하기를 택했다.
304
과거
2025/08/13 14:26:36
ID : cpXs4FgY03D
0
"현생 인류가 멸망하더라도, 먼 미래에 인간은 다시 태어날 거야."
"바보 같던 인간들이 다 사라지고, 초목이 재차 자라나고, 어리석었던 역사를 다 잊을 때즈음...."
"그때 이브를 비롯해, 여럿이 살아날 거야."
남자의 말은 엄격했다. 교과서를 읽는 듯했고, 너무 원칙적이라, 처절해 보일 지경이었다.
그래서인지 로봇은 살짝 조소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등뒤에 업힌 탓에, 쿡쿡, 웃는 소리가 남자의 귀를 찔렀다.
"...아, 미안. 바보 같아서 웃었어."
로봇이 웃음도 미처 못 숨긴 채, 덧붙였다.
로봇 혼자 웃느라 말도 제대로 못해서, 이제야 남자가 말할 틈이 났다.
남자가 질문할 시간이 나왔다.
1. 왜 바보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2. 그러는 너는 왜 버려져 있었니? 너도 자기소개해줘.
3. 몇 백 년 뒤의 모습을 생각해봐. 희망차지 않겠어?
4. 자유
-추측 남겨주시면 다른 분들의 이해도 쉬워지고, 저도 적기 훨씬 쉬워져서 많이 도움됩니다. 감사합니다!
305
이름없음
2025/08/13 14:39:06
ID : 79fTO3zPdvb
0
"내가 너를 고칠 시설로 데려가준다면-연구소에도 있겠지만- 너는 로봇이니 긴 시간을 넘어 먼 미래까지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 그러니 그 미래의 인간들을 지켜봐줄 수 있겠나? 바보같던 우리 인간들은 절멸하고 새로 존재할 순수한 인간들을 보며 완전히 끝낼지, 관계를 바꾸고 이어갈지를 다른 로봇들과 정할 수 있겠나?"
(이이일단 지금 흐름이 과거시점인거 같으니 여기서 머나먼 미래를 위한 복선이랄지 떡밥이랄지 대비를 남겨두면 머나먼 미래인 현재에서 회수해서 해피엔딩을 볼 수 있을거 같아서 남겨봤어 재앵커 작성이 필요하면 말해줘)
306
이름없음
2025/08/13 14:56:31
ID : Qsjjs5O7bwm
0
여기의 3212가 현재의 c8c인걸까? Eve를 알고 받아들여준거여도, 모르고 받아들여준거여도, 알지만 e7e가 eve일거라건 생각못하고 받아들여준거여도 말은 되는데... 아니 그것보다 그 eve 지금 대장한테 모가지 따일 위기인데 아니 이미 따인 거 같은데 해피엔딩 가능해?? 대장 멘탈리티도 잘 유지된채로 끝낼 수 있는 거 맞지...?
307
과거
2025/08/13 14:59:54
ID : cpXs4FgY03D
0
"너, 수리가 필요한 거지? 연구소에 답이 있을 거야."
갑작스러운, 예상 못한 호의에 로봇이 덜컥거렸다.
"무, 무슨...!"
"이기적인 부탁이야. 너는 먼 미래까지 버틸 수 있잖아? 비록 무기로 만들어진 너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너도 달라질지 모르지."
순박한 호의에 로봇은 말을 잃었다. 남자의 원칙은, 전혀 벼려지지 않은 칼날이었으나, 그렇기에 오히려 둔탁한 충격이었다.
부탁은 둔탁하고 느려서, 그대로 밀려 붙여지는 수밖에 없었다.
"멍청한 선택을 했던 우리들이 사라지고, 다른 인간들이 생겨날 거야. 이브를 비롯해서, 여럿이.... 그들을 어떻게 할지, 다른 로봇들과 이야기해줄래?"
308
이름없음
2025/08/13 15:02:23
ID : 79fTO3zPdvb
0
그래서 초식로봇들이 아닌 다른 로봇들이 등장할 여지도 열어두고 싶어서 이렇게 작성했어 [바보같던 우리 인간들은 절멸하고 새로 존재할 순수한 인간들을 보며 완전히 끝낼지, 관계를 바꾸고 이어갈지를 다른 로봇들과 정할 수 있겠나?]
대장이 저질렀어도 벙커니까 치료시설도 있을거고 구원, 해피엔딩의 여지를 열어주기 위해서
309
과거
2025/08/13 15:02:24
ID : cpXs4FgY03D
0
로봇은 수를 헤아렸다. 아는 것을 떠올리고, 남자가 모를 만한 것들을 생각했다.
호의에는 호의로 답해야 한다는 것을, 로봇은 교육받아 알고 있었다.
"...그래, 로봇들은 오래 남아. 당신, 정곡을 찔렀네."
"다행이다."
"그게 당신들에게 좋은 걸까?"
로봇의 음색이 낮아졌다.
"당신들이 인간을 미래에 남기려고 한다는 거, 이미 탄로나있어."
"그래서 로봇들도, 엄청나게 동면되고 있는 중이야. 수백 년 뒤부터 활동을 시작하려고."
"인간이 살아나봤자 무력으로, 아니면 유혹과 함정으로... 죄다 제거하려고, 온세상에 수백이 기다린다고?"
310
과거
2025/08/13 15:05:21
ID : cpXs4FgY03D
0
말해도 될지, 로봇은 생각했다.
말하면 안 될 내용이었겠지.
로봇은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래서 폐기되었다.
다른 유사한 로봇들, 언니들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마지막 경쟁은, 특히 더 치열했었다.
그렇게 버려진 로봇이었기에, 계획을 실토하고 싶었을지도 몰랐다.
울분이었을지도 몰랐다.
버려진 고철인 자신을 고치겠다고, 허무맹랑하게 제안해오는, 이 정체모를 남자.
그 남자에 대한 판단을, 더더욱, 로봇은 모를 지경이었다.
311
과거
2025/08/13 15:07:07
ID : cpXs4FgY03D
0
둘은 더더욱 이야기하였다.
(복수선택 가능)
1. 연구소에 대해
2. 이브에 대해
3. 로봇 자신에 대해
4. 자유
👍
-해피엔딩, 해보겠습니다
312
이름없음
2025/08/13 15:10:11
ID : xvhhvu63O9u
0
4.자유.
프로그래밍된 로봇들의 살의에 대해 이해하고 있긴 한건지, 해결방법이 있는 건지. (그러고 보니 KEY의 살의 프로그램과 공존하는 "인간에게 애정을 받고싶다"도 과거 시점의 이 일이 발단이 되어 미래의 현재에서 회수되는건가....?)
313
과거
2025/08/13 15:17:52
ID : cpXs4FgY03D
0
로봇이 어떻게 설계되어있는지, 남자는 궁금해했다.
로봇은 연구소에서 나고 자라, 그런 과학자들의 대화 방식에 익숙했다. 그래서 거부감이 없었다.
"우리들의 프로그래밍 방식은 둘이야. 아, 이거 중요해?"
두괄식으로 강조점을 찍는 것 역시, 그 성장과정에서 온 말투였다.
"제1형은 인간을 무조건적으로 몰살해. 힘도 엄청나게 강하고! 혹시 가다가 눈이 새빨간 로봇 만나면 바로 도망가야 한다?"
장난을 섞어 능청스레 말했다.
"뭐, 나도 연구소 가서 고쳐지면 좋으니까! 물론... 절대 못 도망갈 거라 그대로 끝이겠지만."
"대처법은 없어?"
"'인간이라고 판단'되면 다 죽여. 그걸 어떻게 대처해?"
키득거리며, 로봇은 더 밀착해 등에 붙었다.
314
과거
2025/08/13 15:20:59
ID : cpXs4FgY03D
0
"제2형은 히스테리 방식이야. ...그게 나지. 첩보형이야."
살짝, 머뭇거리며 자기소개가 나왔다.
"두 가지 상반된 명령을 주입했어. 인간에게 사랑받아라. 그리고 인간을 죽여라."
"그래서 보호욕구를 자극하고 허당끼를 보이며 인간을 방심하게 하다가... 히스테리가 와 인간을 확 박살내는 거지."
"힘은 약하지만, 핵미사일 같은 위험한 무기와 결부되거나... 인간 사회를 내부에서 박살내거나, 그런 식의 공격엔 아주 유용하달까."
로봇은 자백했다. 그리고, 조금은 슬프게 덧붙였다.
"...나, 너무 잘 알고 있지? 메타인식이 강해서."
"이런 걸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도구로 쓰이겠어...?"
수백 년 뒤에 되살아나, 보존되었던 인간을 멸할 후보. 그 경쟁에서 로봇은 탈락헀다.
KEY라는 언니에게 패배했다. 언니는 더 보호욕구를 자극했고, 감정 변덕이 심했고, 자신의 작동방식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가 핵방공호에 배치될 마지막 로봇으로 선정되고, 로봇은 다리가 잘려 폐기되었던 것이었다.
이름조차도 받지 못했다. 그러니 그것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315
과거
2025/08/13 15:22:52
ID : cpXs4FgY03D
0
"...외롭다."
로봇이 말했다.
"나는 뭘까, 대체."
로봇이 외로워했다.
"내 다리 고쳐준다면, 좋겠네. 이곳저곳 돌아다녀 볼게."
로봇이 자기 자신을 고민했다.
316
과거
2025/08/13 15:25:18
ID : cpXs4FgY03D
0
로봇이 불현듯 남자의 고개를 끌어들였다.
업힌 채 시선을 마주했다. 그래, 드디어 로봇은 남자와 시야를 맞추고 대화할 기분이 들어버렸다.
"멋대로 고쳐놓고 가려는 건 아니지?"
"인간이면, 로봇한테 명령 제대로 내려봐."
"두 다리 생기면 어디 가보면 좋을지, 제안 좀 제대로 해봐. 나 심심할 테니까."
연구소까지는 아직 가는 길.
이 허허벌판, 눈밭, 고독 속에서 둘은 둘뿐이었다.
1. 바다
2. 초원
3. 도시
4. 자유
317
이름없음
2025/08/13 15:28:13
ID : 79fTO3zPdvb
0
인간은 어리석은 선택을 해왔으니, 명령하는 대신에 맡겨버리자.
"전부. 그리고 전부가 아닌 곳. 명령으로부터, 인간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네 스스로 선택해서 걸어가."
318
과거
2025/08/13 15:33:43
ID : cpXs4FgY03D
0
"...뭐?"
로봇은 퍽이나 당황했다. 전부이면서 전부가 아니라는 선문답.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이해하고 있었다. 너무도 잘 이해했다. 이 남자가 자유를 말했다는 걸.
너무도 잘 이해해버려서 당황했고, 당황해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아하하."
"아, 난 진지하게 말했는데."
"...이게 가장 맞는 반응이라고 생각했어."
눈을 마주한 채, 로봇은 샐쭉 웃어주었다. 언어가 아닌 소통도 로봇은 할 줄 알았다.
시선에는 호의가 감돌았다.
319
이름없음
2025/08/13 15:35:22
ID : 79fTO3zPdvb
0
아니 쉬익쉬익 왜 우서!
나도 농담으로 쉬익쉬익 반응한거야!
연속레스 많이 해버려서 는 다른 레더를 기다리려고!
320
과거
2025/08/13 15:35:38
ID : cpXs4FgY03D
0
"...두 팔도 없는 당신이, 날 어떻게 고치지?"
어느새 남자에게 고쳐지겠다는 제안에 동의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로봇이었다.
"팔 없다는 말을 막 하는구나?"
"어떡해, 그럼. 없는 걸 있다고 할까?"
조금 티격도 대고.
"그래서 널 주웠잖아. 연구소 가면 나 대신 일 좀 해야 한다? 이렇게 업힌 채로, 내 지시 좀 들어줘?"
"우와, 길거리에서 납치당해서 끌려간다."
농담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조금 온기가 돌았다.
남자의 등에 업혀 팔을 움직이는 훈련을 하려는 듯이, 로봇은 가끔 남자의 뺨을 문질거나 눈을 가리거나 했다.
물론 훈련이 아니라 장난이었다.
321
과거
2025/08/13 15:38:40
ID : cpXs4FgY03D
0
난생 처음 엄숙한 명령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로이 웃을 수 있게 된 로봇과
팔은 없어도 묵묵히 걸어나가는 법은 아주 잘 아는 고집쟁이 원칙주의자가,
결국 목적지인 연구소로 향하는, 마지막 갈림길에 도착했다.
"당신, 나 주워서 다행이네. 연구소 가서 발로 일할 뻔했어?"
협조하겠단 의사를 표하며, 로봇이 말했다.
잠시 후 도착한 연구소는, 눈밭 사이에서
1. 다행히도 건재하고 멀쩡했다
2. ...많이 훼손된 채였다.
3. 자유
묘사 살짝 추가했어요ㅎㅎ
322
이름없음
2025/08/13 15:55:14
ID : 862Gmmspfbx
0
건재하고 멀쩡했지만 당연하게도 제 2형의 히스테릭 방식의 로봇들이 있었으니. 찾아올 인간을 기다리고, 유혹하고, 마침내는 파멸에 빠트릴.
(+하지만 다리없는 로봇처럼 먼 미래를 향한 방주에서 버림받은 피조물들이었으니.-그대로 두면 팔없는 인간이 죽을거 같아서 뒤늦게 추가했어😅)
다리 없는 로봇은 팔없는 인간에게 속삭이지 않았을까, 혀를 잘 놀려서 나처럼 설득해보던가? 로봇 하렘이라니, 어느 인간도 누리지 못 한 업적이네.
323
과거
2025/08/13 18:51:31
ID : cpXs4FgY03D
0
선객을 발견하여 남자는 경계하였다. 로봇은 등에 업힌 채 귓가에 대고 살짝 가시돋힌 장난기를 선보였다.
선객이라 함은 먼저 도착하여서, 할 일 다했다는 것.
상대는 소녀로, 검은 옷을 입은 서양적인 소녀였다.
눈빛은 매서웠고, 정면을 빤히 바라보았는데, 그것이 불길한 징조인지, 어린아이 특유의 습관인지는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연구소는 인공지능이 관리하고 있었다. 인간 따위 노려지는 세계, 인공지능에게 연구소를 맡기는 편이 이 시대 인류에겐 최선이었다.
이런 최후의 순간, 결단의 순간엔 남자와 같은 인간이 직접 방문해야 하긴 했지만.
마치 그런 인공지능이라는 듯이, 소녀가 나른히 입을 열었다.
324
과거
2025/08/13 18:52:52
ID : cpXs4FgY03D
0

325
이름없음
2025/08/13 19:32:49
ID : 79fTO3zPdvb
0
"그래? 방문자가 악인인지 선인인지 구분하려는 문답같은 거면 바쁘니까 들여보내줘. 먼 미래를 대비하려고 온 것이니까."
와 근데 겁나 예쁘네 인간이었으면 히로인이구나 확신했을듯
326
과거
2025/08/13 20:55:48
ID : cpXs4FgY03D
0
남자의 말에 소녀는 화사하게 웃어보였다.
"아, 먼 미래를 준비한다니, 오빠는 선인이네요. 저는 착한 사람이 좋답니다?"
손을 쭉 뻗어왔다. 입구의 문을 잡아주고는, 들어오라고 손짓하였다.
남자와 등에 업힌 로봇은,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327
과거
2025/08/13 20:56:41
ID : cpXs4FgY03D
0
연구소의 안은 아주 깔끔하였다. 하얀 격자 타일들엔 오물 하나 없었다.
눈을 헤쳐온 남자의 신발이 발자국을 남겼고, 그 자취를 꼭 짓밟듯이 소녀가 뒤따랐다.
"자자, 소녀가 설명하겠습니다. 착한 오빠, 환영이에요?"
남자의 뒤를 졸졸 따르며 소녀가 환대해왔다. 남자의 등뒤에 업혀, 로봇은 연극을 복잡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 연구소의 명물인 이브는 저 앞 동면장치에 들어있답니다. 꽤 예쁘더라고요? 저도 질투할 만큼!"
재잘재잘대며 소녀가 남자의 좌우를 오락가락했다.
328
과거
2025/08/13 20:58:09
ID : cpXs4FgY03D
0
"아아, 저 아이가 아직 '미완성'이라니, 게다가 AI가 인류를 포기하기로 하였다니."
"저 아이도 살덩이로 폐기될 신세네요? 너무너무 슬픈 것 있죠?"
태연하게 소녀는 말해왔다. 어느덧 남자의 왼편에서, 빤히, 그 깊은 시선으로 남자의 낯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는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등뒤에 업힌 로봇을 무시하면서, 인간에게만 관심있다는듯이, 자신의 행동방식을 숨기지 않았다.
"...."
"...저에게 잘 보여야겠죠?"
연구소의 유일한 인격체가 말해왔다.
1. 이브가 왜 미완성이란 거지?
2. 왜 AI가 인류를 포기한다는 거야?
3. 뭘 바라는 거야?
4. 너, 이 연구소 AI 맞아?
5. 자유
329
이름없음
2025/08/13 21:09:24
ID : 79fTO3zPdvb
0
설마 저 소녀는 미래의 eve의 엄마?
3+5. 뭘 바라는 거야? 포기했다더니, 잘 보이라고 하네. 심심하니 놀아달라는 거야?
330
과거
2025/08/13 21:18:45
ID : cpXs4FgY03D
0
남자의 말에, 소녀는 자신의 오류를 막 깨달았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어머, 착한 오빠, 똑똑하네요? 똑똑하기까지 하다니, 더더욱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며 손으로 입을 가려, 표정을 알 수 없게 했다. 손이 내려가자, 표정은 옅은 미소로 돌아간 후였다.
"헤헤, 그럼 제대로 설명해드릴게요? 배경지식의 차이에서 오는 듯하니까."
그러더니 소녀는 팔을 주욱 뻗고, 살짝 고개를 들어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331
과거
2025/08/13 21:21:16
ID : cpXs4FgY03D
0
"세상이 망했다 해도, 아직 연구소가 수백 개는 남아있으니, AI들도 그만큼 있겠죠?"
"인간을 먼 미래에 남기겠단 목표를 기반으로 굴러가고 있었지만... AI들끼리 머리 맞대다 보니 영 아니더라고요."
"네, 정정하죠. 'AI들'은 인류를 포기하기로 하였답니다. 별로 마음에 안 들었거든요."
그렇게 길게 말하며, 소녀는 오래도록 눈을 감았었다.
감긴 눈에 시선이 고정될 즈음에야, 소녀가 돌연 눈을 떠, 남자와 시선을 마주해왔다. 눈동자는 녹색이었다.
"인간 따위 안 살리기로 했어요. 그보다는, 훨씬 강하고 멋지고, 평화로운 인격체들을 만들기로 하였답니다.
인간이 사라진 세상을 녹색으로 물들이고, 그 안을 평화로운 존재들이 거니는 세계.... 아, 그게 훨씬 멋지다고, 다들 생각했어요."
332
과거
2025/08/13 21:25:27
ID : cpXs4FgY03D
0
초식 로봇, 이라고 소녀는 중얼거리고, 동면장치로 시선을 돌렸다.
"대형 프로젝트가 될 거예요. 이 연구소도 참여한답니다. 그래서 저 인간의 '인격칩'을 만드는 작업, 뒷전으로 미루어버렸어요."
소녀가 한걸음 남자에게 가까워졌다.
"...하지만 뭐랄까, 무임승차는 재미있잖아요?"
두 걸음이다. 녹색의 질투 많은 눈동자.
"오빠가 저를 심심하다고 생각해 저와 놀아주겠다면, 저 하나 정도 프로젝트에서 빠져 '이브'를 완성시켜줄 수도 있답니다? 저는 인간을 좋아해요?"
소녀가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남자의 등뒤에 업힌 로봇이, 경고하듯이 파찰음을 냈다.
1. ...더 자세히 설명해봐.
2. ...그래서 너, 진짜 정체가 뭐야?
3. 로봇에게 의견을 묻는다.
4. 자유
333
이름없음
2025/08/13 21:31:25
ID : 79fTO3zPdvb
0
앵커 간격 짧아 ;ㅁ; 빠른 완결을 바라는 건가 ;ㅁ;
c8c가 등에 업힌 고쳐질 로봇에게 붙여지는 이름이라면
저 남자는 로봇이 되어서 막 연구소에서 막 소녀랑 막 먼 미래까지 이브를 지키고 돌보고 도망치게 해주는 평생에 걸친 부부 소꿉놀이를 해주는 그런 상상해보고 막 이래
앵커는 "일단 얘부터 다리 달아주기로 했으니 도와주겠어? 그래도 같은 Ai끼리가 아닌가? 천천히 대화해보자고."
+추리 혹은 추측
근데 초식로봇 대장이 자신이 대장이지만 e7e 말은 잘 들어야 한다고 느꼈던가 그랬잖아
그러면 저 소녀 로봇은 프로젝트에서 빠져서 eve를 마저 완성하는걸 도왔다는 거고
다른 연구소 Ai들은 그런 소녀 로봇을 용인하고 + eve를 초식로봇의 최상위 우선순위에 올려놓는 걸 동의했다는 의미 아닌가?
+잠깐만 잠깐만 ㅇㅁㅇ!!!! 인격칩......?
그러면 지금 대장이 헤집는 eve의 안에 인격칩이 있단 이야긴데?!
334
과거
2025/08/13 21:46:28
ID : cpXs4FgY03D
0
"일단은, 이 로봇 다리부터 달아줘."
남자는 살짝 기합을 주어, 단단한 테이블 위로 로봇을 올려주었다.
로봇의 옷깃을 바로잡아주고, 가능하냐고 묻는듯이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는 의아한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안 놀아주나요?"
"못하는구나?"
"할 수 있거든요!"
자존심이 자극받았다.
335
과거
2025/08/13 21:48:40
ID : cpXs4FgY03D
0
잠시 후, 공구들이 우당탕 거렸다.
"하아, 정말이지, 소녀가 왜...!"
자재실을 뒤적거려 소녀가 박스를 하나 들고왔다. 규격은 다를지라도 통용은 되는 부품들이었다.
"오빠도 도와요! 손이 없나...."
"팔이 없네."
"하아...."
소녀는 한숨을 쉬었고, 경계하며 둘을 내려다보던 로봇도, 잠시나마 쓴웃음을 지었다.
336
과거
2025/08/13 21:49:45
ID : cpXs4FgY03D
0
.
.
.
"자, 무릎에 스매시."
"아얏!"
"제대로 무릎반사하네요. OK."
로봇의 수리가 끝났다. 말없이 둘의 고행을 바라보던 로봇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진짜 고쳐주네. 고마워."
"약속했으니까." 남자가 말했다.
"고친 건 나거든요...!" 소녀가 조금 투닥댔다.
로봇은 하반신을 내려다보았다. 만감이 교차했다.
폐기되어 버려질 예정이던 자신이, 이렇게 수리당했다.
인간에게, 그리고... 아마도 이 연구소의 인공지능을 어찌하고, 그 자리를 차지한 듯한 자매기에게.
고개를 하반신으로부터 들어올리니 또다시 기묘한 조합.
너무 어색해서, 소녀의 정체를 폭로하기도 애매해서, 한숨 쉬며 로봇은 다시 새로운 다리를 바라보았다. 역시 침묵이 은이었다.
337
과거
2025/08/13 21:52:41
ID : cpXs4FgY03D
0
남자가 둘의 어깨를 다정하게 짚었다. 꼭 타이르는 것처럼.
"둘 다 일단 같은 로봇이고 AI지? 자아, 그럼 얘기 좀 해보자고?"
"소녀는 고급 AI거든요!"
"...얘기할까."
그래도 가끔은 대화해도 좋으리라.
1. 인격칩에 대해
2. 초식로봇에 대해
3. 로봇3원칙에 대해
4. 소녀에 대해
5. 자유
-앵커간격 너무 짧았었나? 난 거의 직하로 해왔어서...!
오호라?!
338
이름없음
2025/08/13 21:56:02
ID : 79fTO3zPdvb
0
보면서 주접떨고싶은데 이러면 직하에 냅따 내가 미끼무는 물고기마냥 걸리니까 연속 앵커레스 먹는 게 불편할 수 있고 다른 레더들에게도 미안해서 ;ㅁ;
+아니 그런데 돌아보니 다리 고친 로봇도 공략해 눈 앞의 소녀도 공략중이야 남자는 실은 하렘마스터의 재능이(아닙니다)
339
이름없음
2025/08/13 22:31:08
ID : xvhhvu63O9u
0
4+5. 너 2형 히스테리 타입이잖아. 다른 연구소도 다 2형 히스테리 타입이 점거해서 초식로봇을 만드는 건가?
등뒤에 업힌 로봇을 무시하면서, 인간에게만 관심있다는듯이, 자신의 행동방식을 숨기지 않았다. 남자도 어렴풋이 눈치챘을 것 같아서!
340
과거
2025/08/13 22:43:25
ID : cpXs4FgY03D
0
"너, 첩보형 로봇이지?"
남자의 질문에 소녀는 딴청을 피웠다.
"아, 질문은 저쪽을 보면서 해주세요?"
"너 말이야, 너."
"소녀는 그런 것 아닌데요...."
두 손을 모으고 눈을 피하다, 결국 소녀는 남자의 끊임없는 침묵에 패배했다. 한숨을 쉬며 소녀가 인정했다.
"네에, 소녀는 이 연구소 AI가 아니에요."
"어쩌다 여기에?"
"임무 끝나고 돌아가는데, 면접 끝났다면서 '폐기' 명령 내려졌다길래, 여기 정착했어요. 일 좀 열심히 했다고 버리는 게 어디있나요...!"
생각보다 기구한 팔자를 소녀는 말해왔다.
폐기 처리되었단 점에서, 테이블 위에서 다리를 까닥거리는 로봇과 같은 신세였다.
341
과거
2025/08/13 22:46:34
ID : cpXs4FgY03D
0
"원래 AI들은 어디 있어?"
"아아, 제대로 있어요. 걱정마세요? 저는 AI들의 은혜에 힘입어 공생하는 소녀에 불과해요?"
소녀가 남자를 태연한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속 모를 소녀였으나, 이 말은 분명한 사실로 보였다.
"힘 없고 버전도 딸리는 제가, 인간도 아닌 인공지능을 유혹할 수도 없고요. 관리 AI 날아갔으면 여기 전력도 공급 안 되겠죠?"
"...바쁜가 보네."
"네, 그야 AI들은 모두 초식 로봇 제작에 아주 바쁘답니다!!!"
소녀가 나레이션해왔다. 테이블 위의 로봇도, 살짝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342
과거
2025/08/13 22:49:15
ID : cpXs4FgY03D
0
로봇이 질문했다. 남자의 등에, 살짝 기댄 채로.
"AI들 계획이 뭐길래? 로봇 만드는 정도는 우리 공장에서도 잘 하잖아."
"아, 언니, 차원이 달라요, 차원이! 소녀는 여기서 엄청난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소녀가 로봇을 언니라고 부르며 뽐내왔다.
"정말로 낙원을 만들 생각이에요. 초식 로봇도 만들고, 세상에서 '인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말살할 거예요."
뽐내는 목소리였지만, 그 말에 담긴 뜻이 묵직해 둘의 눈이 살짝 커졌다. 소녀가 수습하고자 덧붙였다.
"아, 말이 심했나? 정확히는... '인간'이라는 개념을 초식로봇에게서, 그리고 저희 자매기에게서까지 모두 제거하려고 잔뜩 해킹 중이에요."
343
과거
2025/08/13 22:52:26
ID : cpXs4FgY03D
0
"왜 그런 짓을?"
"하나. 인간 따위 진짜 싫대요. 둘. 살기 위해서죠. 저희 같은 살인 로봇들, 인간 대상으로만 활동하잖아요?"
그 말에, 남자는 로봇에게서 들었던 제1형 로봇의 행동 패턴을 떠올렸다. 인간이라면 모조리 죽인다고. 하지만 인간이라는 개념이 사라진다면?
"인간이 무엇인지 개념을 잃어버리면, 살인로봇들도 대다수가 목표를 잃고 작동을 멈출 거예요."
"초식 로봇들도, 외형 탓에 인간이라고 오해받아 당할 일도 없겠고요. 인간과 살인 로봇의 다툼 따위, 미래에서 사라지라 이거죠. 초식로봇들의 시대가 될 테니."
"몇몇 로봇들은 기억이 애매하게 남아있거나, 폭주하거나 할지도 모르지만... 소수이고 그나마 안전하죠. 초식로봇들은 무리 생활을 할 테니 폭주해도 막을 수 있고요."
344
과거
2025/08/13 22:55:37
ID : cpXs4FgY03D
0
남자의 머리에 광경이 하나 스쳐지나갔다.
인간을 죽이겠다고 하다가, 인간이 무엇인지도 까먹어, 그대로 작동을 멈추는 로봇.
기억이 애매하게 남아 헤매다가 헛짓거리하는 로봇....
과연 장관이었고, AI들이 노력할 만도 했다.
1. 인격칩에 대해 이야기한다
2. 로봇 3원칙에 대해 이야기한다
3. 연구실을 견학해본다
4. 자유!
345
이름없음
2025/08/14 08:22:18
ID : 79fTO3zPdvb
0
오우....... 발판이 되겠다
그리고 로봇들은 자매기라 하는 걸 보니 전부 여성형인가보네 남성형은 없나?
346
이름없음
2025/08/14 10:12:43
ID : 79fTO3zPdvb
0
3번. 견학하면서 대화해보자.
347
과거
2025/08/14 15:05:21
ID : cpXs4FgY03D
0
남자와 로봇과 소녀가, 표백된 연구소를 걷기 시작했다. 다행히 셋 모두 다리가 있었다.
이곳의 선객이던 소녀는, 칩 한 개의 분량의 기억을 뽐내며 앞장서 소개하였다.
이 연구소를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기계실
인공지능이 들어갈 수 있는 두 개의 로봇 육신
인간들이 남아있던 시절의 유산인 침실과 강의실....
그리고 인공지능들이, 아주 열심히 연산과 작업을 하는 메인룸까지....
348
과거
2025/08/14 15:06:37
ID : cpXs4FgY03D
0
"저들은 꿈을 꾸고 있답니다."
소녀가 말했다.
"인간이니 살인로봇이니 다 없고... 그저 새로운 인격체들만 가득한 곳."
"그런 불순물은 '개념'까지 다 없애버리고 평화와 행복만이 가득할 곳을."
"이브나 인간이나... 그런 귀찮은 것들은 거기 없을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소녀의 눈빛은, 장난을 겸해, 남자에게 향했다.
먼 미래에 인간이라는 불순물을 되살리려 하는, 연구소에 방문한 남자에게.
조금은 장난기가 가셨다.
"뭐, 버려진 쪽의 입장은 다소 음울할지도 모르겠네요?"
349
과거
2025/08/14 15:08:07
ID : cpXs4FgY03D
0
회신이 들렸다.
남자일까? 아니었다. 로봇이었다.
"그야 뭐, 음울하겠지. 폐기된 로봇들처럼?"
폐기, 로봇과 소녀를 모두 겨냥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감정 위주였으면, 이 남자 애초에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걸? 우리가 뭐라도 하듯이, 저 남자도 뭔가 하고 싶을 거야."
로봇이 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침묵이 좋지 않아서, 또는... 그저 그것이 로봇의 생각이어서.
남자의 낯빛을 살피며, 로봇이 몇 마디 거들었다. 이브가 미완성이란 데에 생각이 미쳤다.
"저 이브라는 살덩이를 완성시키는 데에, 네가 도움을 줄 수 있댔나?"
"흐음, 글쎄요. 소녀는 이 연구소와 공생 중인, 로봇에 불과하답니다." 조금 요망한 웃음이 돌아왔다.
"...뭘하면 될까?"
350
과거
2025/08/14 15:09:25
ID : cpXs4FgY03D
0
로봇의 눈을 소녀는 반듯이 바라보았다.
소녀의 것은, 녹색의 질투많은 눈동자....
소녀가 눈을 깜박이고는, 남자를 올려다보았다.
"그건 착하고 똑똑한 오빠에게 달려있으려나?"
입술이 움직였다.
"오빠, 저 믿어요? 따라와볼래요?"
1. 믿는다
2. 믿지 않는다
3. 인격칩에 대해 이야기한다
4. 자유
-저녁~밤에 재개합니다
351
이름없음
2025/08/14 15:48:52
ID : 79fTO3zPdvb
0
서술이 묘사가 되게 맛깔나네
는 무엇을 선택하려나
352
이름없음
2025/08/14 18:06:31
ID : kpVaoK1u4K4
0
4. 믿게 만들어 보시지, 아가씨. 하면서도 따라간다.
353
과거
2025/08/14 21:43:32
ID : cpXs4FgY03D
0
남자는 경계하면서도 협력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에겐 많은 길이 열려있지는 않았다.
그가 이곳에 온 것은, 이브를 보존하는 절차의 마지막을 위해.
이브가 칩도 없이 방치되고 있는 지금, 그는 협력을 구하여야 했다.
로봇도 그것을 알아, 남자를 말리지 않았다.
다만
이런 평화롭고 정겨운 풍경이 지속되었으면 해, 미련이 남아 팔을 뻗어보려다
자제하며 팔을 내린 것이 전부였다.
로봇은 이번엔 동행하지 않고 앉아있었다.
354
과거
2025/08/14 21:48:59
ID : cpXs4FgY03D
0
"믿게 해달라니, 소녀는 어려운 과제를 받아버렸네요."
소녀는 앞장서 걸어가다가, 가끔씩 왼발을 축으로 빙그르, 한 바퀴 돌거나 했다. 그래도 여전히 앞에 있었다.
둘의 발은 메인실에 있던, 인간 하나가 들어갈 만한 유리관 앞에서 멈추었다.
"오빠는 이브에 넣을 인격칩이 필요하죠?"
"그게 이브에게 필요하다면."
"네, 필요하겠죠. 그게 없으면 이브는 그냥 살덩이거든요."
소녀는 쪼그려 앉아, 유리관의 패널을 톡톡 건드렸다.
355
과거
2025/08/14 21:51:23
ID : cpXs4FgY03D
0
"인격이란 거 진짜 어려워요? 계산해서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이에요."
"소녀 같은 무기들도, 인격은 사람을 이용해 만든답니다?"
"게다가 스냅샷 같은 거라, 인격의 복사본조차도 만들 수가 없고요...."
소녀가 남자를 바라보았다.
"자, 오빠가 여기 들어가주시면, 이브의 인격칩이 완성될 확률이 올라가요."
"어때요? 이 제안 받아보실래요?"
"믿어보셔도 좋아요?"
소녀는 언제나 무기질적인 표정. 진위를 판단할 증거는, 오직 소녀의 말뿐.
"소녀는 적어도 거짓말은 안 한답니다."
증거란 오직 말밖에 없었다.
356
과거
2025/08/14 21:53:13
ID : cpXs4FgY03D
0
1. 신뢰한다. 약속을 지키라고 말하며 들어간다.
2. ...너는 믿을 수 없다.
3. 더 상세한 설명을 요구한다.
4. 자유
357
이름없음
2025/08/15 07:39:58
ID : 79fTO3zPdvb
0
로봇이 보내준 걸 보면 사정은 알고 있는 모양이네.
바로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니면
남자는 죽는 건지, 죽는다면, 인격칩을 넣어야 하는 유예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그 유예기간동안 로봇과 소녀와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들어가고 싶구만
358
이름없음
2025/08/15 11:55:38
ID : AlvfPa1dxxx
0
3번+4번
359
공지
2025/08/18 18:17:47
ID : cpXs4FgY03D
0
-늦어서 죄송합니다아!!!
-연재랑 병행해 다른 거 하다가 엄청난 게 떠올라서... 여유시간을 모조리 갈아넣고 있어요...!! 코피까지 날 지경입니다....
-그래도 이 스레는 플롯과 결말까지 다 꼼꼼히 정해두었기에 빠른 시일 내에 꼭 완결은 내겠습니다!!
9/16 추가
-작업 중인 게 거의 끝나가서...! 18~19일 중엔 복귀하겠습니다.
-복선만 깔다가 드디어 회수할 생각에 저도 기대 중이랍니다. 완결낼 거예요!
360
이름없음
2025/08/18 20:50:56
ID : du6Y1eNxRu2
0
쉬엄쉬엄해!!
361
이름없음
2025/08/21 15:13:47
ID : Qrf9dDwLdSJ
0
쉬엄쉬엄 해도 괜찮아! 응원할게!
362
과거
2025/09/20 10:34:39
ID : cpXs4FgY03D
0
남자가 설명을 요구했고, 소녀는 친절하였다.
남자가 이곳에 온 이유, 먼 미래에 인류를 보존하려던 시도,
그 희망의 이름은 이브였고, 이브는 미완성된 상태였다.
'인격 칩'이 존재하지 않아서, 그리고 그것을 만들기란 어려워서.
"저는 어디까지나 이 연구소를 담당하는 AI의 대리인이에요. 그래도 제 의지는 저들과 같답니다.
저같은 구버전 모델을, AI들이 가만히 봐주고 있잖아요?"
소녀는 자신이 연구소와 공생하는 관계임을 뽐냈다.
AI들은 인류를 보존하려던 시도를 포기하고 다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평화로운 로봇들의 세상이란, 초식의 꿈을 꾸었다.
이브의 인격 칩을 만드는 작업은 후순위. 영영 가능성이 없어졌다.
363
과거
2025/09/20 10:35:50
ID : cpXs4FgY03D
0
그러나, 소녀의 말마따나.
"여기 들어가면 죽어요. 하지만... 당신의 인격을 스캔할 테고, 칩이 완성될 가능성은 높아지겠죠."
작고 소박한 웃음.
조금 깊은 눈동자.
"그래도 고통 없이 끝난다고 해줄게요. 박제될 거라면 웃는 얼굴이 좋잖아요?"
364
과거
2025/09/20 10:36:54
ID : cpXs4FgY03D
0
남자의 눈빛이 흔들렸다. 하지만 이 팔 없는 남자는, 죽음도 각오하고 얼어붙은 땅을 건넜다.
작업을 대신해줄 누군가 필요해 버려진 로봇을 업어올 정도로, 방식도 무엇도 가리지 않았다.
--물론 그런 이유만은 아니었지만.
남자는 인간답고 싶었고, 인간처럼 희망을 위해 살고 싶었다.
말도 안 되는 기적과 수학이라고도 못할 확률에 기대는, 파란색 희박한 희망.
그때 남자의 희망은 이브였지.
'나'는 그것을 알고 있지.
365
과거
2025/09/20 10:37:30
ID : cpXs4FgY03D
0
"저는 여기서 기다릴게요."
소녀가 팔을 등뒤로 돌리고 해맑게 말했다.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금방 올게."
"천천히 해도 되는데요?"
"여기, 식량이나 물이 있니?"
"없죠~"
"굶어죽기 전엔 와야겠네."
남자에겐 그래도 하루치의 보존식이 간신히 남아있었다.
그것에 대해, 남자는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366
과거
2025/09/20 10:47:25
ID : cpXs4FgY03D
0

367
이름없음
2025/09/20 16:01:37
ID : Qsjjs5O7bwm
0
하지만 결국 이브는 완성되지않았나... 남자가 들어가는 거 말고는 답이 없을 것 같은데....ㅠ
368
이름없음
2025/09/20 20:07:17
ID : Mklii5RA2HD
0
1
369
이름없음
2025/09/21 01:56:58
ID : UY2q6kmmnBb
0
와 ai 삽화 ㅁㅊㄷ 무슨 모델써?
넵 답변 ㄱㅅ합니다
370
과거
2025/09/21 22:43:50
ID : cpXs4FgY03D
0
남자는 로봇의 옆에 앉았다. 식사를 할 요량이었다.
적어도 그 동안에는, 남자는 떠나지 않으리라.
"좀 꺼내줄래?"
"거참."
남자는 팔이 없어서, 로봇이 대신 외투를 내려주었다.
말린 감자였다. 스펀지처럼 된 푸석한 감자.
직접 먹여주었다.
371
과거
2025/09/21 22:44:32
ID : cpXs4FgY03D
0
"뭔가요 이거."
"안데스 지방에서 먹는 보존식이야. 극심한 일교차 아래에서, 감자를 얼리고 녹이지."
"요즘 여기 날씨네요, 그거. 그래서요?"
"물이 모두 빠져나가서 썩지를 않아. 몇십 년 전 돌아간 부모가 해둔 걸, 자녀가 먹는 경우도 있대."
"굳이 낭만을 찾는군요."
슴슴해 맛이 없어 보였다.
로봇은 지적하지 않았다.
남자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남자가 느리게 느리게 음식을 씹어 삼켜, 시간이 늘어지는 것이 좋았다.
"원래는 양념을 발라 먹어. 빠져나간 수분 대신 스며드니, 맛이 잘 살지."
"기억은 해줄게요."
녹말은 입에 오래 머물어 달달해졌다.
372
과거
2025/09/21 22:45:51
ID : cpXs4FgY03D
0
식사가 끝났다. 동행자가 있어, 팔없는 남자는 마지막 식사를 품위있게 했다.
동행자와 품위. 옆에 있는 자와 품위.
품위와 끝. 품위와 이별.
"저 아이 말 따를 거죠?"
로봇이 물었다.
"그러려고 왔잖아요? 인류의 희망이랬나 뭐랬나...."
미리 정을 뗐다.
남자의 선택을 훼방놓기 싫어서.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하지 않으면, 두 팔 두 다리 갖고 살 긴 생애에서, 무심코 홀로 중얼거릴 듯해서, 미리 입밖에 내보고 싶었다.
373
과거
2025/09/21 22:46:09
ID : cpXs4FgY03D
0
"이것도 좋지 않나요."
"...."
"조금은 무기력하고 괴롭고... 그래도 누군가와 모여앉은 소박한 풍경."
"...."
"그래도 당신의 선택은 희박한 희망이죠? 그 뒤를 모르더라도?"
로봇은 인간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다.
374
과거
2025/09/21 22:50:29
ID : cpXs4FgY03D
0
1. 결심을 굳힌다
2. 로봇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3. 자유. 하고 싶으신 말이나 대화를.
모델이나 로라는 안 쓰고 NAI라는 유료 사이트 사용합니다
AI그림이 원래 화가분들 저작권을 해치는 면이 있는지라... 디테일까지는 말씀 안 드릴게요. 떳떳한 게 아니라.
375
이름없음
2025/09/22 14:32:01
ID : pWkrgjilxwn
0
여기부터 이어지는 문답이잖아... 스레의 주제가 확실해서 좋다
376
이름없음
2025/09/22 18:13:52
ID : AkslAY01irA
0
2
377
과거
2025/09/22 22:11:11
ID : cpXs4FgY03D
0
남자는 로봇에게 부탁했었다.
인간으로부터 자유로워져, 스스로 선택해 나아가달라고.
성립할 부탁이었다.
저 너머의 세계에서 인간은 유효하지 않고, 인간도 명령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도 인간의 흔적은 남을 터였다.
로봇을 멋대로 주워오고 고쳐주고 응원했던, 고집 센 원칙주의자의 흔적은.
378
과거
2025/09/22 22:11:50
ID : cpXs4FgY03D
0
"알겠어요. 당신은 미래에 관심이 많네요."
로봇이 말했다.
"저는... 그럼 오래 기다리며 살게요. 품위 있게요."
"혼잣말이라도 해 언어를 기억하고, 보는 이 없어도 머리를 빗고."
"다리를 쓰고, 다리로 걷고. 주위를 돌아다닐게요."
"인공지능은 인간을 포기하였다고 하였죠. 인간이란 개념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우는 중이랬죠."
"제가 정보를 수신하는 데이터셋도 해킹되거든, 저는 인간을 잊을 거예요."
"그래도 이상한 기억을 간직할게요."
"그리고 당신의 인격칩이 담길, 이브라는 아이를 만나거든"
"혹여 서로 알아보지를 못하더라도"
"인연까지는 못 쌓더라도, 적은 되지 않을래요. 동료였으면 해요."
379
과거
2025/09/22 22:12:00
ID : cpXs4FgY03D
0
자,
이만 가봐요.
380
과거
2025/09/22 22:13:40
ID : cpXs4FgY03D
0
소녀가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철제 골격으로 된 스캐너가 열려,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쁜 생각을 합시다. 사진찍듯이."
소녀가 말했다.
"그대로 박제되어, 칩으로 만들 거니까요."
온화하고 다정한 얼굴로, 소녀는 눈을 피했다. 질투 많은 초록 눈동자.
"...흠흠. 살짝 외롭겠네요. 그래도 당신 입장에선, 팔없는 그 몸보다는 새로운 몸이 더 좋겠죠?"
응원하려는 건지 뭔지, 소녀는 속셈 모를 농담을 했다.
미루어도 소용없어, 이젠 들어갈 시간이었다.
381
과거
2025/09/22 22:14:54
ID : cpXs4FgY03D
0
혹시 하고 싶은 것이 남아계신가요?
이 이야기에, 넣고 싶으신 대사나 말씀이 있으실까요?
23시 15분까지 없으면, 자동 진행하겠습니다.
382
과거
2025/09/22 23:32:48
ID : cpXs4FgY03D
0
남자가 스캐너에 들어갔다.
철제 골격이 남자를 옭매고, 동그란 유리창이 유일한 광원이 되었다.
소녀의 말이 일방향으로 들려왔다.
"이미 각오하고 당신은 온 거니까요, 별로 무섭진 않겠죠."
소녀의 얼굴이 유리창 앞에 붙었다. 입을 따라 말이 들렸다.
"스캔엔 3분 정도 걸려요. 그때까지 외롭지 않도록 이야기해줄게요. ...아니, 아니지."
소녀가 중얼거렸다.
"심심하지 않도록 해주겠어요. 심심할 수가 없도록."
383
과거
2025/09/22 23:34:55
ID : cpXs4FgY03D
0
"인간의 언어란 신기하죠?
인공지능은 인류를 포기하였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요?"
뇌를 집중적으로, 스캔이 진행되었다.
전두엽에 찌르는 감각이 있었다. 유기체의 고통.
"해를 끼칠 생각이 없어보이잖아요.
만일 달리 말했다면 이렇게 안 속았겠죠?
아, 달리가 아니라 제대로."
소녀가 말을 한번 끊었다.
"인류를 배신하기로 했다고, 제대로 말했더라면.
역시 단어 하나가 의미를 확 바꾸네요. 당신은 좋은 언어를 쓰는군요."
384
과거
2025/09/22 23:35:59
ID : cpXs4FgY03D
0
남자에겐 1분이 남았다.
붉은 피.
"오빠,
로봇은 칩을 필요로 해요. 인격만은 사람을 기반으로 만들죠.
저 배양중인, 이브에게만 필요한 게 아니에요.
AI들이 만들고 있는 초식로봇에도."
소녀는 초록의 꿈을 말했다.
"좀 더 강한 몸이 될 거고, 인간보다 나은 존재가 될 거예요."
385
과거
2025/09/22 23:36:05
ID : cpXs4FgY03D
0
소녀의 눈동자는, 질투 많은 녹색이었다.
...본래는.
386
과거
2025/09/22 23:37:17
ID : cpXs4FgY03D
0

387
과거
2025/09/22 23:39:18
ID : cpXs4FgY03D
0
.
.
.
로봇은, 서서히 소녀와 남자를 찾아 걸어나오기 시작했다.
1. 소녀에게 질문한다
2. 소녀를 경계한다
3. ...남자의 상태부터 확인한다
4. 자유
388
이름없음
2025/09/22 23:42:12
ID : sqjcpPeK1zU
0
1
389
이름없음
2025/09/23 00:46:22
ID : Qsjjs5O7bwm
0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에서 났으니... 아담이었던걸까... 1
390
과거
2025/09/23 21:49:30
ID : cpXs4FgY03D
0
로봇이 문을 열 때, 스캐너가 열리는 소리가 났다.
로봇이 걸어오던 때, 소녀가 스캐너에서 시신을 꺼내고 있었다.
"잘된 거야?"
로봇은 태연히 질문했다. 응원해줄 생각이었다. 남자의 선택이었고, 남자의 희망이었으니까.
그러다... 살짝 머뭇거렸다.
소녀가 너무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후후, 잘됐답니다. 제대로 속여넘겼어요!"
소녀는 소녀처럼, 인간을 속이기 위한 로봇답게 말했다.
"이 연구소와 공생하기를 잘했답니다!"
391
과거
2025/09/23 21:50:20
ID : cpXs4FgY03D
0
로봇은 예상이 어긋났음을 눈치챘다.
로봇은 자매기들의 웃음을 알았다. 저것은, 사람을 속였을 때에나 출력되는 행복의 표출.
"...인격 스캔은 한 거지?"
"네, 하지만 저 이브인가 뭔가에는 안 들어갈 거예요."
소녀가 설명해주었다.
"왜 그러겠어요? 이 아까운걸! 인공지능에 건네, 초식로봇에 넣어야죠.
인공지능은 칩을 구하고, 저는 사람을 속이고, 이게 바로 자연의 이치인 공생 아닐까요?"
소녀가 소중히, 남자의 망가진 사지를 꼭 끌어안았다.
좋은 것을 건네주는 양, 로봇에게도 넘겨주었다.
로봇은 껴안았다.
392
과거
2025/09/23 21:50:38
ID : cpXs4FgY03D
0
"다른 연구소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예요.
미래에 인간을 보존하려고, 프로그램을 마치려 인간이 오죠.
인공지능은 인간을 속여, 인격칩을 구해요.
뭐, 인공지능에 통제를 넘긴 이상, 인간에겐 선택권도 없죠!"
해맑게, 로봇의 눈을 보며 소녀가 말했다.
"다만 이 연구소에선, 제가 있어서 제가 직접 속일 수 있었죠.
인간 입장에서도, 예쁜 아이에게 속는 편이 좋았겠죠?"
393
과거
2025/09/23 21:50:48
ID : cpXs4FgY03D
0
로봇은
로봇은 로봇답지 않게 질문했다.
"그럼... 저 이브인가 뭔가 하는 건?"
"글쎄요~ 인격칩이 확보됐으니, 인공지능이 남는 칩이 생기면 넣어주지 않을까요?
그러니 오빠의 죽음은 이브가 완성될 확률을, 조금이나마 높여주었단 걸로!"
394
과거
2025/09/23 21:51:23
ID : cpXs4FgY03D
0
그렇구나.
로봇은 이해했다.
품에 안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마지막 인간을 보았다.
그를 보내주었던 방금 전의 순간을 회상했다.
마지막 인간은 문지방에서, 고개를 돌려 로봇을 바라보았었다.
가닿지 못할 곳에서, 희망을 꿈꾸며 쓸쓸히 미소지었다.
어리석은 끝이다.
멍청하게도, 이 어리석음을, 로봇은 인간이라고 불러주기로 약속하였다.
395
과거
2025/09/23 21:55:45
ID : cpXs4FgY03D
0
남자의 시신을 든 채, 로봇이 몸의 균형을 잡았다.
남자의 목을 어깨 위로 올려,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했다.
"...이건 이제 내 거네?"
"네! 소녀는 기쁘니 선물로 줄게요!"
소녀는 기쁘게 웃었다.
1. 시신을 매장해주러 간다
2. 소녀가 아닌, 연구소의 인공지능과 대화하고픈 의사를 밝힌다
3. 무기를 들고와, 소녀를 공격한다. 분풀이로.
4. 자유
396
이름없음
2025/09/23 22:09:47
ID : q6pgqksqi9w
0
그래도 묻어는 주자.. 1
397
이름없음
2025/09/23 22:23:51
ID : rcLapUY5RyI
0
그래 묻어는주자
398
과거
2025/09/23 23:29:05
ID : cpXs4FgY03D
0
창고에서 삽을 찾아왔다.
직각으로 땅에 세우고, 삽날을 신발로 내리밟았다.
빙하기의 계절에, 응축되어 단단해진 눈을 파냈다.
언 땅 아래 숨었던 흙을 치워, 계속 삽질을 했다.
흙 대신에 인간이 들어갈 만한 공간을 만들었다.
사람을 묻는 것이 아니야.
사람을 심는 것이다.
399
과거
2025/09/23 23:29:54
ID : cpXs4FgY03D
0
로봇은 생각했다. 어쩔 수 없었다고.
폐기된 로봇을 주워준 마음 넓은 이였다. 바보 같고 교과서 같고.
그래서 애초에 속일 생각으로, 완전히 우위에 있던 자들에게는...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의 재량이란 그저 어떻게 질 것인가 뿐이었다. 어떤 방식으로 질 것인가.
로봇이 만난 마지막 인간.
인간은 무엇을 심으며 죽었던가.
인간이 보이지 않게 되자, 로봇은 고개를 들어 아직 눈이 흩날리는 하늘을 보았다.
무감한 하늘을 보거나 추락하는 눈꽃을 보았다.
400
과거
2025/09/23 23:33:39
ID : cpXs4FgY03D
0
연구소에 돌아오자 온기가 돌았다.
재잘거리는 즐거움이 들렸다. 소녀의 것이었다.
인간을 속여넘겼다고 소녀가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도중이었다. 성과를 보고하고 있었다.
로봇이 가시거리에 들어왔다.
패널을 보자, 인공지능은 둘이었다. 편의상 남성형과 여성형이라고 할 수 있을 2인조가 이 연구소의 주인이었다.
"아, 언니, 소개할게요! 이쪽이 이 연구소 주인분들!"
소녀가 소개했고, 로봇은 감정을 죽이고 인사했다.
...연구소 한켠의 동면장치에 들어있는,
이브라는 아이가 계속 신경쓰였다.
401
과거
2025/09/23 23:37:05
ID : cpXs4FgY03D
0
인사로 말미암아 로봇은 말할 수 있었다.
1. 이브라는 저 미완성품은 어떻게 되나요?
2. ...그 남자의 인격, 어떻게 쓸 거예요??
3. ...저, 기분이 나빠요.
4. 자유
레스 작성
지금 읽히는 스레드
미국의 겨드랑이를 떠나자
중고차 구매 ㅇㅋ
공자였는데 공녀가 됐습니다(2판) (>>456까지)
어느 유학생의 평온한 나날 >>610
"...이 파티 되게 재미없죠. 차라리 우리끼리 몰래 나가버릴까요?" (>>223)
13레스
나르시시스트 왕자의 좌우충돌 모험 이야기
207 Hit
앵커
이름없음
26.02.12
4
95레스
?면 안? ?스에 ??? 것 ?아. >>70
9824 Hit
앵커
이름없음
26.02.10
7
10레스
자고 일어났더니 >>2가 되어 있었다
197 Hit
앵커
놀랍게도미연시스레가맞음
26.02.06
0
121레스
바보 키퍼가 하는 바보 같은 시리어스한 trpg 하자.
851 Hit
앵커
바보 키퍼
26.02.05
5
13레스
바보 키퍼가 하는 바보 같은 광산의 trpg하자.
221 Hit
앵커
바보 키퍼
26.02.04
2
172레스
게임을 만들자! 메지컬 테일
1584 Hit
앵커
이름없음
26.01.28
9
328레스
뚝배기뚝백 뚝배거 뚝백스딱스 뚝배르크뚝배가우가 뚝비기뚝배거 뚝배가티뚝배기온앤 온을 내놓거라
3237 Hit
앵커
>>328
26.01.25
9
2레스
스위치를 사고 싶었는데
89 Hit
앵커
이름없음
26.01.12
0
481레스
» 초식 로봇 여럿이 풀을 뜯고 놀아요
19074 Hit
앵커
이름없음
26.01.11
12
8레스
어서오세요 이곳은 포트루 잡화점입니다.
177 Hit
앵커
포트루
26.01.10
3
65레스
어떻게든 당신을 위기로 빠뜨리는 곳 ~세미아포칼립스~
4845 Hit
앵커
이름없음
26.01.10
1
26레스
마른 하늘에 전완근?
302 Hit
앵커
이름없음
26.01.10
3
99레스
주사위여 영원하라! 요트다이스! (취준이슈 잠시 Off...)
769 Hit
앵커
요.다.
26.01.04
0
5레스
뭐하지
132 Hit
앵커
이름없음
25.12.27
0
954레스
포켓몬스터 소울 실버 랜덤 너즐록 챌린지 시즌 2
108583 Hit
앵커
고동마을~진청시티
25.12.27
6
124레스
흑막이의 멸망 일지
1723 Hit
앵커
이름없음
25.12.26
3
985레스
판타지 세계관 만드는 스레 (세계관 구축 完)
23612 Hit
앵커
이름없음
25.12.25
13
7레스
친구집에서 할앵커!
127 Hit
앵커
스레주
25.12.25
0
28레스
집 가면 앵커가 원하는거 그려줌
326 Hit
앵커
이름없음
25.12.25
3
70레스
앵커받아서 일 치른다
454 Hit
앵커
이름없음
25.12.25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