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5/01/09 00:52:36 ID : 8mNvvcnvdzT 0
잡담으로 가려다가 별 목적 없는 하소연이 맞겠다 싶어서 여기로 옴 사실 지금도 맥주 마시고 있음 알코올 중독은 누구나 될 수 있다는걸 알려줄 목적...은 아니고 걍 넋두리 같은거임
2 이름없음 2025/01/09 00:55:01 ID : 8mNvvcnvdzT 0
알코올 의존증이라는 말이 맞는 말이지만 일단 넘어가고 알코올 중독의 기준을 알려줌 "주 4회 맥주 반 캔 이상 음주"
3 이름없음 2025/01/09 00:56:49 ID : 8mNvvcnvdzT 0
일주일에 2번 정도 폭음 <- 중독 아닐 확률 큼 매일 자기 전에 넷플 보면서 맥주 작은거 한 캔 <- 중독일 확률 큼 양이 중요한게 아니라 횟수가 중요함
4 이름없음 2025/01/09 00:58:47 ID : 8mNvvcnvdzT 0
썰을 시작하자면 나는 성인이 되기 전에 취직함 그리고 칵테일에 대한 동경? 같은걸 가지고 있었음 제일 처음 오덕질 시작한 만화의 최애캐가 바텐더였음
5 이름없음 2025/01/09 01:01:13 ID : 8mNvvcnvdzT 0
술을 동경은 하는데 성인이 아니라서 못 마심 와중에 내가 영업쪽에서 일을 해서 회식은 많은데 미성년자라 따라가지를 못함 그래서 무조건 성인되면 칵테일을 마시겠다는 나름의 목표가 생김 그리고 성인이 되서 목표를 이룸. 좀 많이 이룸
6 이름없음 2025/01/09 01:03:16 ID : 8mNvvcnvdzT 0
성인이된 해에 우리집과 회사 근처엔 칵테일펍이 있었음 한창 그런 펍이 유행하던 시절이라 많이 생겼지 그런데 여기는 정말 찐으로 칵테일이 주류라 안주도 별거 없는 곳이었음 나는 여기서 처음으로 칵테일을 마셨고 바텐더들과 친해지고 술을 좋아하기 시작함
7 이름없음 2025/01/09 01:05:32 ID : 8mNvvcnvdzT 0
그렇게 퇴근을 하면 무조건 이 펍에 가서 술을 마시고 집에 가는 것이 습관이 되고 일주일에 6번을 그 펍에 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될 때 쯤 펍은 점점 망하기 시작했고 나는 친구들과 다른 술을 마시기 시작했음 그것은 바로 해외 맥주였음
8 이름없음 2025/01/09 01:07:56 ID : 8mNvvcnvdzT 0
그때는 해외맥주가 4캔 만원하는 이벤트를 막 시작하던 시기였음 아마 국내 식음료(특히 과자)가 창렬이라고 말이 많아서 해외 식음료 수입점이 늘어나서 그랬을 거임 그때 나는 해외맥주 중에서 기린이라는 일본 맥주를 제일 좋아했고 많이 마셨음 자취방 냉장고의 반 이상을 기린으로 채워둘 정도로 많이 마셨음
9 이름없음 2025/01/09 01:10:02 ID : 8mNvvcnvdzT 0
맥주를 마시며 칵테일에 대한 애정이 식어갈 때 쯤이었나, 망한 펍에서 일하던 바텐더에게서 연락이옴 번화가에 있는 바에서 클래스 같은 것을 하는데 무료로 술도 마음껏 마시고 안주도 마음껏 먹고 술공부도 할 수 있다는 거임 아묻따 택시타고 날아가서 클래스에 참석함
10 이름없음 2025/01/09 01:12:13 ID : 8mNvvcnvdzT 0
그 클래스는 한 양주를 수입하는 국내 회사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었고 서울에서 유명한 바텐더가 한 양주에 대해 알려주고 마셔보고 칵테일도 만들어보고 하는거였음 거기서 최연소였던 나는 상당히 많은 서비스를 받았음 그 양주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아주 재밌는 체험이었음
11 이름없음 2025/01/09 01:14:36 ID : 8mNvvcnvdzT 0
이런 클래스가 어떻게 무료로 운영이 되냐 의문을 가지겠지만 이 클래스를 통해 해당 양주의 소비를 늘리려는 것이었음 진행하는 회사가 누구나 알 정도로 큰 회사기도 했고 그 클래스가 끝나면 양주 소비를 늘리기 위한 다른 이벤트의 홍보를 하는데 그 이벤트가 바로 번화가에 위치한 여러 바와 함께 진행하는 스템프 챌린지였음
12 이름없음 2025/01/09 01:15:57 ID : 8mNvvcnvdzT 0
바 총 6군데에서 도장을 받으면 도장 갯수에 따른 상품을 줌 물론 이 도장은 그냥 주는게 아니라 해당 양주를 사용한 시그니처 칵테일 메뉴를 마셔야만 찍어줌 그렇게 나는 새로운 바 6군데를 알게 되었고 이것이 내 메뚜기 생활의 시작이었음
13 이름없음 2025/01/09 01:18:19 ID : 8mNvvcnvdzT 0
여기서 메뚜기 생활이란 하루에 여러군데 바를 들리며 술을 마시는걸 말함 당시에 20대 초반이지만 돈을 꽤 잘 벌어서 한잔에 2만원 가까이 하는 칵테일을 거의 매주 10잔씩 마시러 다님 거의 주에 20만원, 달에 80만원 가까운 돈이었지만 그래도 월세내고 저축하고 할 수 있었음 내가 회사를 그만두기 전까진
14 이름없음 2025/01/09 01:20:02 ID : 8mNvvcnvdzT 0
집중력 장애가 생겨 일을 제대로 못하고 상사에게 혼나기를 한달 몸과 정신을 재정비하고자 회사를 그만뒀지만 나는 계속 술을 마시러 다녔음 소비습관을 고치질 못해 저금하던 돈에도 손을 데며 술을 마시러 다녔음 그렇게 나는 거의 빈털털이가 되었음
15 이름없음 2025/01/09 01:21:02 ID : 8mNvvcnvdzT 0
정말 정신이 나갔는지 대출에도 손을 데며 술을 마심 그저 비싸고 맛있는 술을 마시고 싶은데 돈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을 땡긴거임 지금 생각하면 진짜 개미친짓인데 진짜 그때는 술에 개미쳐있었음
16 이름없음 2025/01/09 01:22:48 ID : 8mNvvcnvdzT 0
하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정신은 차려서 추가 대출은 안하고 돈을 다시 벌기 시작함 이미 내 커리어는 날아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것도 싫었어서 단기간에 돈 벌 수 있는 공장으로 향함
17 이름없음 2025/01/09 01:24:18 ID : 8mNvvcnvdzT 0
공장 생산직이었지만 대기업이라 돈은 금방 벌 수 있었음 그래서 일까 또 정신 못차린 나는 시간만 나면 다시 바에 감 바에서 술 마시고, 유명한 바텐더들이랑 친한거 티내고 다니고, 모르는 사람 술 사주고 돈만 벌기 시작했지 아직 정신 못 차린거였음
18 이름없음 2025/01/09 01:25:49 ID : 8mNvvcnvdzT 0
다행이었던건 공장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은 사람들이라 내 건강을 걱정해줬었고 일이 너무 힘들어서 쉬는날 아니면 술을 안마시러 다녔음 대신 고시원으로 옮긴 자취방에서 혼자 맥주 마셨지만
19 이름없음 2025/01/09 01:28:00 ID : 8mNvvcnvdzT 0
그러다 문득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20대 중반 직전에 하게 됨 앞에 말했듯이 나는 성인이 되기 전에 취업을 해버려서 대학을 안갔음 그래서 미련이 있던건가 좀 여유가 되기 시작하니까 대학에 가고 싶어졌음 그래서 갔음ㅋ
20 이름없음 2025/01/09 01:29:12 ID : 8mNvvcnvdzT 0
그렇게 들어간 대학 시절이 알코올 중독의 레전드를 찍음 이제 대학에 다니니까 공장은 무슨 최저시급 받는 알바만 하게되고 바는 안가게됨 가끔 돈 있으면 가는 정도? 역시 제일 확실한 치료는 금융치료임ㅇㅇ
21 이름없음 2025/01/09 01:30:47 ID : 8mNvvcnvdzT 0
근데 왜 알중 레전드를 찍게 되냐 시간이 너무 많았음 살면서 제일 여유로운 시간이었음 회사 술 집 회사 술 집 공장 술 집 공장 술 집 밖에 못했는데 학교를 다녀와도 시간이 남고 알바를 다녀와도 시간이 남았음 너무 생소한 경험이었어서 잠도 잘 안왔음 그래서 잘려고 술을 마셨음
22 이름없음 2025/01/09 01:33:09 ID : 8mNvvcnvdzT 0
고시원에서 학교 근처 원룸으로 옮겨서 밥도 잘 해먹고 도시락도 챙겨감 그래도 시간이 남음 공부에는 조금 소질이 있었던 덕에 조금만 공부해도 성적은 잘 나옴 카페나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는데 집에 돌아와도 시간이 남음 나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들을 모두 술 마시는데 씀
23 이름없음 2025/01/09 01:34:58 ID : 8mNvvcnvdzT 0
학교에서도 나는 맨날 술 마시는 사람으로 통했음 술자리는 절대 안빠지고 맨날 술 먹자고 하고 뭐하냐고 물으면 술마시고 있는 사람이었음 심하게는 오전 수업이 없는날 학교 가기전에 캔맥주를 마시고 갈 정도로 술을 마셨음
24 이름없음 2025/01/09 01:38:10 ID : 8mNvvcnvdzT 0
그러다 어떤 연유로 내가 수술을 받게 됐는데 한창 코로나 시기였음 심한 시기는 아니었고 한 테이블당 6명은 앉을 수 있게 된 시점? 그래도 코로나 시기는 코로나 시기라 입원을 하게되면 절대 병원 밖으로 못 나갔음 그리고 나는 병원 밖으로 못 나가서 사건을 일으킴
25 이름없음 2025/01/09 01:39:28 ID : 8mNvvcnvdzT 0
알코올 중독자 하면 좀 폭력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라 뭔가 안좋은 사건을 일으킨것 같아보이는데 안좋은 사건은 맞지만 누군가에세 손해를 입히는 그런 사건은 아니었음 좀 걱정을 끼치긴 했지만
26 이름없음 2025/01/09 01:41:16 ID : 8mNvvcnvdzT 0
수술을 하고 입원을 한지 3일째 되는 날 나는 기립성 저혈압 같은 느낌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했음 누워 있기만 했으니까 딱히 문제는 없었음 문제는 화장실에 갈때임 누워만 있어도 살짝 어지러운데 서서 화장실에 걸어가려니까 두통은 없는데 엄청 어지러운거임;; 그리고 결국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나는 기절해서 그대로 쓰러짐
27 이름없음 2025/01/09 01:43:59 ID : 8mNvvcnvdzT 0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일정 이상으로 유지가 되는데 이 일정 이상의 혈중 알코올 농도도 지속되면 뇌에서는 이 알코올 농도가 정상 상태라고 인식하고 만약 농도가 떨어지면 비정상 상태라고 생각해서 뇌는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몸에 이상을 일으키게 되는 경우가 간혹 있음 그리고 그 간혹 있는 경우에 나였음
28 이름없음 2025/01/09 01:45:58 ID : 8mNvvcnvdzT 0
혈중 알코올 농도 결핍 즉, 금단증상으로 기절한 나는 뇌진탕의 위험을 겪음 다행이 무너지듯 쓰러져서 전혀 다치진 않았음 그래도 술을 못 마셔서 쓰러졌다는 이유로 나는 충격을 받음 남에 이야기 같던 알코올 중독이 내 이야기였구나
29 이름없음 2025/01/09 01:48:04 ID : 8mNvvcnvdzT 0
나는 그 이후 알코올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음 몸이 정상으로 작동하려면 마시긴 해야해서 줄이기만 했었음 는 무슨 퇴원하고 두달만에 ㅈㄴ 마심
30 이름없음 2025/01/09 01:49:48 ID : 8mNvvcnvdzT 0
많은 이야기를 생략하고 지금의 나는 주 2회 음주를 하게 되었음 그냥 엄청나게 참고 있음 마시고 싶어 죽겠고 잠도 안오는데 참음 참고 마시면 더 맛있긴 함
31 이름없음 2025/01/09 01:51:30 ID : 8mNvvcnvdzT 0
20대 후반이 되서 술도 술인데 일단 돈을 아끼기 위해선 술을 좀 줄여야함 아직 대학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돈이 없음ㅋㅋㅋㅋㅋ 나중에 돈 벌면 또 ㅇㅈㄹ 나지 않을까 걱정되긴 하는데 지금은 애인도 있고 애인이 열심히 날 단속하고 있기 때문에 좀 참는중
32 이름없음 2025/01/09 01:52:50 ID : 8mNvvcnvdzT 0
알코올 중독은 누구나 일어날 수 있고 드라마틱하지 않음 아무 생각없이 하루에 한캔씩 무의식적으로 마시고 있다면 알중이니 지금이라도 주 2회 정도로 줄이려고 노력해보는게 좋음
33 이름없음 2025/01/09 01:57:18 ID : 8mNvvcnvdzT 0
팍팍한 인생에서 술만이 살 낙인 사람도 많겠지 그런데 낙은 가끔 일어나기에 낙임 항상 행복한 낙원에는 미주 말곤 술이 없다
34 이름없음 2025/01/09 01:58:31 ID : 8mNvvcnvdzT 0
딱 맥주 다마셨네 참고로 사흘만에 마시는거임 잘자고 다음에 술마시면 또 올게
35 이름없음 2025/01/11 18:52:22 ID : dRzWrwIJO02 0
그래도 중독이라는게 고치기 진짜 어려운건데 멋있다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글이었어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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