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5/02/12 04:54:42 ID : bwnyHA3TTQk 0
사람의 머리를 주웠다. 그것을 얻게 된 경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원래 꿈이란 그렇게 갑작스레 시작되는 법이니 말이다.
2 이름없음 2025/02/12 05:02:22 ID : bwnyHA3TTQk 0
꿈 속의 나는 머리가 든 검은 봉다리를 들고 있었다. 하늘에선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으며 주점 앞에서 몇몇 사람이 나와있는 것을 제외한다면 거리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저 앞만 보고 정처없이 걸었다. 다리가 알아서 움직였기에 목적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한참을 걷다가 외할아버지를 만났다. 평소처럼 왼손으로 피우던 담배를 툭툭 터시던 할아버지는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마, OO아. 니가 여긴 무슨 일이고. 일로와라. 우산 같이 쓰자." 그 말에 나는 할아버지의 우산을 같이 썼다. 젖어있던 검은 우비 탓에 할아버지의 셔츠가 축축히 젖어갔다. 오르막길을 조금 더 오르자 드디어 도착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할아버지를 보내며 황급히 어떤 건물 안으로 도망치듯 몸을 숨겼다. 그곳은 내 자취방인 듯 보였다. 촌스러운 장미 그림이 그려진 벽지에 누런 장판, 낡은 침대와 냉장고가 있는 그런 자취방이였다. 나는 가져온 머리를 냉장고에 집어넣었다.
3 이름없음 2025/02/12 05:05:47 ID : bwnyHA3TTQk 0
시간이 지나 아침이 밝았고 나는 머리를 어떻게 처분할지 고민했다. 그제서야 기억이 떠올랐는데 아마도 그 머리는 내가 우연히 주운 것이었다. 검은 봉다리를 연 순간,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가 풍겼다. 역겨워 토가 나올려했고 부패한 피부엔 머리카락이 눌러붙어있었다. 나는 겨우 봉투를 묶은 뒤 고민했다. '이걸 어디다 버려야 최대한 안들킬 수 있을까?' 그러던 중 창문 너머로 판자촌이 보였다. 그 중에서도 판자촌의 집 사이에 있는 좁은 공간을 주목했다. 낙엽이 많이 싸이고, 집이 철거가 되는게 아닌 이상 치워지지 않을 공간. 나는 그곳에 사람의 머리를 던졌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다.
4 이름없음 2025/02/12 05:11:15 ID : bwnyHA3TTQk 0
그날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으므로 꿈에서 깬 직후, 침대에서 잠시 뒤척이다 다시 잠에 들었다. 아마 18시간 정도 자지 않았을까 싶다. 우울하면 과수면이 습관이 되는 편이다. 두번째 꿈은 시작이 평범했다. 어느 대학가 거리인 듯 했고, 나는 또다시 어떤 자취방에 있었다. 그러나 꿈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네엔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들은 방호복을 입었으며 사람들을 잡으러 동네를 전부 뒤지고 다녔다. 나도 그들에게 잡힐 뻔 헀으나 창문을 열고 옆 건물의 옥상으로 뛰어내려 살아남을 수 있었다. 겨우 도망친 나는 뒷산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신발과 옷가지를 챙겨나왔기에 도망치는데엔 무리가 없었다. 한참을 산을 오르자 산 위에 있던 건물들도 역시나 방호복 차림의 사람들이 수색중인 것이 보였다. 해는 거의 저물어있었고 나는 그림자 속에 몸을 숨기며 그 건물들 중 하나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것이 패착이였다. 그 건물은 꽤나 고급진 생김새를 하고 있었는데 무려 창문이 6겹이였다. 도망치기 힘들어지지 저항했으나 결국 잡혔고 죽음을 맞았다. 아직도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 남자가 특이하게 생긴 곤봉으로 내 눈알을 찔렀다. 곤봉의 끝에서 침과 같은 것이 나와 내 동공을 들쑤셨고 격렬한 통증과 함께 물고기처럼 퍼덕이던 나는 끝내 죽음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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