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
1 이름없음 2026/03/18 09:32:18 ID : mmpRCjg3O8p 5
도련님의 방에는 발코니와 방 사이를 가르는 두꺼운 커튼이 있습니다. 보통은 흔들림 없이 잠잠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발코니 문도 열려 있고 바람도
도련님의 방에는 발코니와 방 사이를 가르는 두꺼운 커튼이 있습니다. 보통은 흔들림 없이 잠잠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발코니 문도 열려 있고 바람도 세서, 커튼이 휘날리며 달빛이 강하게 비쳤습니다. 발코니에 있던 그 사람은 파티에 맞춰 꾸미긴 했지만 대단히 아름답지는 않았고, 붉은 드레스는 색조가 화려하여 파티에는 어울리지만 그다지 유행을 타지 않는 수수한 디자인이었죠. 그 사람은 잠시 몸을 돌려 바깥을 확인하다가, 곱게 땋아올려진 밤갈색의 머리를 풀어헤치고는 떼어낸 머리장식을 제게 던져줬어요. 석류알 같은 붉은 눈동자가 저를 응시했습니다. 처음 만져보는 반짝거리는 머리장식이 손에 들어와서, 무심코 욕심이 나는 바람에 그걸 꼭 쥐었더니 그 사람은 내게 다가오며 천천히, 옷의 리본 같은 것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이 드레스도 입어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요, 부정할 수는 없겠죠. 한낱 고용인이 바라선 안 되는 걸 알고 있습니다만, 실은 무척이나 입고 싶었어요. 될 수 있다면 저도 남을 부리는 위치로 태어나고 싶었습니다. 허영심이라고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눈 앞에서 부잣집 생활을 지켜보면서 부러워하지 않는 게 더 힘들지 않을까요? "저랑 같이 나가요. 딱 한번만 절 도와주면, 전부 가져도 돼요. 드레스도, 머리장식도, 구두도.... 스타킹도 뭐, 필요하면 드릴 수 있고." 그래서 저는 그의 코르셋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좋은 선택이네요. 그럴 거라 생각했어요." 그의 붉은 두 눈동자에, 이상할 정도로 진정하고 있는 제 표정이 비쳤습니다. "그렇게 냉정한 태도로 사람을 죽이는 인간이, 이 정도 판단력이 없으면 안 되지." 벗겨진 드레스 사이에서 무언가가 툭 떨어지며 남자의 밋밋한 가슴이 드러났습니다. 문득 저는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테이블 나이프에 목을 찔려 쓰러진 도련님이 보였습니다. -소소하고 가볍고 가끔은 조금 시리어스한 분위기의 로드 무비를 지향함, 그럴듯한 계획은 없는 스레, 가끔 퀄리티를 기대하기 힘든 삽화가 나올 예정 -아예 병맛만 아니면 적당히 나사 빠진 앵커는 가능, 이전 레스 안 보고 막 앵커 달아도 됨, 연속 앵커나 잡담도 자유 -국적 불명의 적당적당한 서양풍 세계관, 뭐든지 나올 수 있음
2 이름없음 2026/03/18 09:35:09 ID : mmpRCjg3O8p 0
저는 남자의 앞에서 하녀복을 벗어 건넸습니다. 가장 보여선 안 될 장면을 보여버린 이상, 알몸 직전의 모습을 보이는 것에 부끄러워할 여유는 없었습니다. 곧바로 저는 드레스를 입기 시작했습니다. 저 따위도 이런 질 좋은 천을 걸칠 수 있다니, 살인이란 건 대단하네요. 옷을 갈아입으며 대략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그가 본래 맡았어야 할 역할인 가의 차녀, 양이라는 신분으로, 여기서 진행되어야 했을 공작활동에 대한 알리바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공작활동에 대해 물으니 대략적인 건 밝힐 수 없다네요. 이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조력자가 생기니 부담이 줄었다고 합니다.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네요. 옷매무새가 정리되고, 마지막으로 그는 제 머리와 눈에 알 수 없는 뭔가를 해서 색을 바꿨습니다. 거울을 보니 완벽하네요. 꽤 닮은 인상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뭐부터 훔칠까요? 어차피 저는 더 이상 이 곳에 있을 수 없습니다. 퇴직금은 크게 땡겨야 하지 않을까요? 금고는 잠겨있을테니 못 건드리고, 그렇다면 할 수 있는 건 책상 서랍의 간단한 패물들이나, 책장에 있던 중요한 서류나.... 아니면 그냥 시신을 털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침대 밑도 괜찮아보이고요. 어디가 좋을까요? 1. 책상 서랍을 턴다 2. 책장의 서류를 턴다 3. 시신을 턴다 4. 침대 밑을 턴다
3 이름없음 2026/03/18 10:08:43 ID : AZa1bck2ljt 0
저리
4 이름없음 2026/03/18 11:24:50 ID : i3yHCqpgo7v 0
시에라
5 이름없음 2026/03/18 12:31:20 ID : qZg3WmGk67u 0
3
6 이름없음 2026/03/18 17:50:46 ID : mmpRCjg3O8p 0
역시 중요한 물건이라면 직접 몸에 지닐 가능성이 높겠죠?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주저앉아 시체의 옷을 벗기려고 하자, 메이드복을 입은 남자는 식은 눈으로 저를 흘겨보더니 한숨을 쉽니다. "시체에 손대는 건 뭐라 안 하겠는데, 이 방 나가서도 그렇게 마구 주저앉으면 곤란할거에요." 그렇구나! 하긴 저는 이제부터 아가씨 행세를 해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고상할 여유가 없습니다. 후다닥 털고 나가야죠? 대충 털어보니 가문의 인장과, 낡은 로켓 펜던트와 약혼반지, 열쇠 꾸러미, 은박지에 개별포장된 마롱 글라세 몇 알이 나왔습니다. 털어갔다간 눈에 띌 만한 것들 뿐이네요, 버러지 같은 녀석. 이런 건 장물아비한테 가져가도 안 받아줄거에요. 그래도 가져가긴 할 겁니다. 정 안되면 타국으로 날라버리면 되니까요. 여길 벗어나면 상관없겠지. 저는 치마폭을 들춰 속주머니 안에 귀중품들을 집어넣고, 마롱 글라세는 핸드백 안에 넣었습니다. 좋아, 준비 끝이네요! "음, 그러니까. 시에라 저리 양을 연기하는 거였죠. 성격은 한 편에, 이번 약혼 축하 파티에는 을 위해 왔고. 시체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아, 그건 내버려두세요. 원래 저희 측에서 처리할 목표였고, 뒤처리는 제가 하죠."
7 이름없음 2026/03/18 17:59:53 ID : 8lA6mK1xyNt 0
바보같이 소심
8 이름없음 2026/03/18 20:09:45 ID : i3yHCqpgo7v 0
다른 가문과의 친목
9 이름없음 2026/03/18 22:03:32 ID : mmpRCjg3O8p 0
아가씨들이라면 으레 하는 일이 있죠! 바로 타 가문과의 친목입니다. 전쟁이라던지 이것저것 큰 사건이 있었고, 그래서 귀족이라는 이름도 거의 의미를 잃었다곤 합니다만, 그럼에도 한때 대대로 귀족이었던 역사가 있는 가문의 사람들과 그런 역사조차 없었던 가문의 사람들은 차이가 있는 법입니다. 그런 점에서, 시에라 저리라는 아가씨는 바보같이 소심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떠밀리듯 이 곳에 나와 인맥을 쌓아야 했다는 모양이에요. 배경을 이해하고 나니 연기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진 느낌입니다. "그럼 슬슬 나가볼까요. 저는 처리가 끝나면 이쪽 발코니로 나갈테니, 당신은 들어온 문으로 그대로 나가세요." "네, 부탁드릴게요. 공작원 씨." 그는 조금 떨떠름하게 흰 보닛을 고쳐쓰며 말합니다. "...그런 호칭은 쓰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누군가 듣고 있을지도 모르고." "아, 맞다. 그랬었지." 비밀은 엄수해야죠! 음, 이건 사용인의 기본이니까요. 들뜨는 바람에 기본도 안 된 짓을 해버렸네요! 저는 고개를 숙여 사과한 뒤, 몸을 움츠리고 긴장한 듯한 흉내를 내며 방 밖으로 슬며시 나갔습니다.
10 이름없음 2026/03/18 22:06:28 ID : mmpRCjg3O8p 0
구두가 또각이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집니다. 파티가 한창인 홀로 향하면, 시에라 저리라는 인간이 잠시 없어졌었던 것도 눈치채지 못한 것처럼 파티는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눈을 내리깔고, 한 구석에서 적당히 술잔을 들어 입에 머금으면 상당히 우아한 맛이 입 안에 퍼지네요. 아까 전까지는 사용인으로서 술을 나르고 있었는데, 지금은 급하게 한 엷은 화장과 물들여진 머리카락, 눈으로 본모습을 숨기고 끼어 있어서, 뭐랄까 두근두근합니다. 저는 문득 제 모습을 내려다봅니다. 이렇게 명확한 색조인데도, 그저 평범한 사람처럼 보여서 눈에 띄지 않아요. 모두가 제각기 다른 색으로 물들어있으니 오히려 이게 평범한 거겠죠. 이런 분위기라면 그 전의 저처럼 새까만 옷을 입는 편이 더 눈에 띄었을거에요. 복장이란 건 중요하네요. 뭐, 생각에 잠길 여유는 없겠죠. 저에게도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요. 마침 귀걸이로부터 신호가 옵니다. 그 사람은 신호가 끝나자마자 하라고 했었어요.
11 이름없음 2026/03/19 09:35:06 ID : i3yHCqpgo7v 0
특정 인물과 접촉
12 이름없음 2026/03/19 10:18:14 ID : mmpRCjg3O8p 0
그래요! 지정된 인물과의 접촉! 두근두근한 만남이겠죠 분명히! 저는 주위를 가볍게 둘러보다가 그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눈에 띄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알아볼 만한 표식이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드레스 자락을 쥐고 가벼운 걸음으로 그 사람에게 향합니다. 그 사람의 등 뒤에서 톡톡 어깨를 두드리며, "저기—" 가볍게 말을 걸면 그 사람은 저를 돌아봅니다. 외견적인 특징, 성별, 분위기 등 이 사람의 반응과 태도
13 이름없음 2026/03/19 10:40:29 ID : gnUZcleFbcp 0
우락부락, 옷으로도 감춰지지 않는 근육.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 머리가 길지만 정장을 입고있어서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성별을 알기 어려워보인다.
14 이름없음 2026/03/19 20:07:09 ID : i3yHCqpgo7v 0
굉장히 무뚝뚝했다. 사무적으로 임무 관련 대화를 나눴다.
15 이름없음 2026/03/20 19:26:00 ID : mmpRCjg3O8p 0
옷으로도 감춰지지 않는 근육! 위압감이 넘치는군요. 게다가 성별도 모르겠어요. 아까 전 저와 옷을 바꿔입었던 그 분도 그렇고, 이런 일을 하는 분들은 성별을 알기 힘든 분들 뿐인걸까요? 하긴 이런 애매한 인상인 편이 다용도로 쓰기 좋을 것 같긴 하네요. 전쟁이란 건 결국 사람이 소모되는 거니까요. 될 수 있다면 여러 군데에 쓸 수 있는 편이 좋은 건 당연한 거랍니다! 저와 그 분은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척 하며 임무 관련 대화를 나눴습니다. 상대방은 연신 무뚝뚝한 태도를 유지하며 대화 속에 적당히 지시를 내리는 것 같았지만, 솔직히 전혀 모르겠어서 곤란했어요. 왜냐하면 아까 그 사람, 알리바이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뜸 저에게 일을 맡겨놓고선 정작 작전에 대해서는 그다지 얘기해주지 않았거든요. 저는 할 수 없이, 대충 알아들은 척 분위기에 맞춰 연기했습니다. 젊은 사업가에게 말을 걸어보려다가 무뚝뚝한 태도에 기가 죽은 소심한 아가씨, 정도의 이미지를 잡고 말이죠. "아가씨,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슬슬 들어가실까요." 그 분은 제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한 게 정말 잘 한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럭저럭 이야기가 끝난 것 같아요. 그 분은 저를 부축해서 복도로 나가려는 것 같은 행동을 했습니다. 1. 같이 나간다. 2. 여기 있겠다고 한다. 3. 자유
16 이름없음 2026/03/20 19:43:40 ID : Ph9fWjeJVbu 0
1
17 이름없음 2026/03/20 21:32:34 ID : mmpRCjg3O8p 0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호의를 받아들이도록 하죠." 저는 적당히 응수하며 기대어 나갔습니다. 누군가의 에스코트는 처음이네요! 후후, 어쩐지 즐거워요. 이 문을 넘으면 그때부터는 단독 활동인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문을 나서자마자, 그 사람은 저를 끌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잠깐, 갑자기 무슨...!" "조용히 해." 순식간에 태도가 냉혹해졌습니다! 이건 뭘까요? 곧이어 도착한 곳은 화장실입니다. 문은 잠겨버렸고, 겨드랑이에 팔이 끼워진 채 뒤에서 붙잡혔어요. 이래서야 도망도 못 가겠네요. "네녀석, 이 옷의 주인을 어떻게 했지?" 우와, 목소리가 차가워요. 그래도 신기하게 개인적인 악의는 느껴지지 않네요! 당신 동료는 냉정한 사람인가봐요. "어, 도와주기로 하고 정당하게 받았는데요?" "그렇다기엔 너, 향수 냄새로 숨기려 한 것 같지만 은근한 피비린내가 나. 그리고 예정된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획대로 진행되기는 커녕, 네가 멋대로 다가왔지." "......그러니까." "뭔가 할 말이 있나?" "저 의심받고 있는 거에요?" "당연한 소리를 하는군." 음 역시 상황 파악이 안 되는데요.
18 이름없음 2026/03/20 21:40:02 ID : mmpRCjg3O8p 0
"저 죽나요?"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는군." "그야 저 이런 경험은 없는 걸요. 아까까지만 해도 평범한 메이드였어요." "그럼 왜 네가 그 옷을 입고 있지?" "도와주기로 하고 받았다니까요?" "피비린내는?" "아, 저희 도련님을 죽이긴 했어요." "...뭐?" "그치만 딱히 죽이면 안 될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 뒤로 그.... 그러니까, 옷을 원래 입고 있던 녀석과는 무슨 일이 있었지?" "대신 자기 역할을 맡아주면서 알리바이를 만들어 주면 지금 이 드레스랑 머리장식이랑, 아무튼 전부 주겠다고 했었죠." 그 사람은 잠시 끄응 하고 침음을 내뱉다가, 한숨을 푹 쉬곤 말합니다. "......내 생각에는 네 쪽이 오히려 뒤통수를 맞은 것 같군. 그 녀석, 처음부터 배신할 생각이었나.... 머리 이상하고 말 잘 들을 것 같은 사람 하나 붙잡아서 자기를 대신하게 하면 시간 끄는 정도는 가능할 거라 생각한 모양인데." 이 사람, 당황한 것 같네요. 팔의 힘이 조금 느슨해집니다. 어라, 이거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나갈 수 있을까요? 1. 대화로! 2. 폭력으로! 3. 더 큰 폭력으로! 4. 자유
19 이름없음 2026/03/21 10:08:08 ID : r87ala65fbw 0
폭력으로!
20 이름없음 2026/03/21 11:35:13 ID : mmpRCjg3O8p 0
좋아요, 이럴 때 최선은 폭력이죠! 저는 발꿈치를 슬쩍 들었다가, 구두 굽으로 그 사람의 발등을 콱 찍어버렸습니다. 그 사람은 당황했는지 흠칫하며 몸을 피하고, 저는 그 순간 잽싸게 몸을 움직여 그 사람을 세면대 쪽에 밀쳤습니다. 세면대에 뒤통수를 세게 부딪힌 그 사람은 그대로 눈을 감고 풀썩 쓰러졌습니다. 하긴 세면대는 딱딱하니까요! 어디, 맥을 짚어 볼까요. 다행히도 살아있네요. 이미 한 명 죽인 거 죄가 더 늘어난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겠지만, 그래도 아까 전에 피 냄새로 들킨 걸 생각하면 피 냄새를 더 묻힐 이유는 없겠죠. 뭣보다 이 드레스, 예쁘잖아요. 저는 겨우 한 벌 얻은 드레스를 망치고 싶지 않답니다. 뭐 이렇게 제압된 상태니 목을 조르거나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도망치는 게 우선이겠죠. 그건 저도 안답니다. 그럼 이제 탈출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까요. 낡아빠진 메이드복 차림이었다면 화장실의 창으로 기어나갔겠지만 지금은 그러면 안 되겠죠. 우선 문이라면 간단히 열 수 있을겁니다. 딱히 마법을 써서 잠근 것 같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나간 다음이 문제겠죠? 이상한 기색이 보이면 안 되니까요.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곧장 행동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될 수 있다면 저를 이용하려 했던 그 공작원 분도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제 뒤통수를 친 대가는 치러야 하는 거에요. 그럼 우선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요?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1. 저택 뒤편의 소각로 2. 죽은 도련님의 방 3. 사용인들이 오가는 비밀 통로 4. 거의 방치된 지하 창고
21 이름없음 2026/03/22 09:23:45 ID : 4Hva2ts5SNw 0
저택 뒤편의 소각로
22 이름없음 2026/03/22 13:45:39 ID : mmpRCjg3O8p 0
저택 뒤편에는 소각로가 있습니다. 거기라면 이것저것 처분하기 좋을테니까, 저라면 거길 선택했을거에요. 저는 지체 없이 소각로로 향했습니다. 그보다 평범한 복도를 걷는 건 역시 익숙치 않네요! 사용인들은 대개 딱딱한 돌계단이나 아무 것도 안 깔린 복도를 숨어다니는데, 고용하는 입장이 되면 카펫이 깔린 길을 걸을 수 있군요. 멋져요. 이런 카펫이 있으니 구둣발로 걸어도 또각거리는 소리가 잘 나지 않았던 거네요. 소각로 쪽으로 가자, 밤하늘에 묻혀 잘 보이지 않지만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고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는데, 거리도 조금 있었던데다가 소각로의 닫힌 문 틈으로 새어나오는 오렌지색의 얇은 불빛 뿐이라서 누군지 알아보기는 어려웠어요. 저는 조용히 구두를 벗어 양 손에 하나씩 들었습니다. 왼손으로는 뒤축을, 오른손으로는 몸통을 쥐었죠. 그리고는 땅에 끌리는 치맛자락을 말아 왼손에 가볍게 쥐고, 슬쩍 다가갔습니다. 몇 발짝을 다가가자 그 사람의 뒷모습이 제대로 보였습니다. 머리에는 흰 보닛을 쓰고 있었고, 검은 원피스 위에는 흰 앞치마를 걸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메이드복이네요, 가능성이 올라갔어요. 조금 더 다가가자 그 사람이 초조한 듯 발을 까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도망쳐야 해서 그런 건가요? 그리고 그 사람의 등에 닿기까지 세 발짝 정도가 남았을 때, 그 사람은 소각로에 손을 뻗어 그 문을 열었습니다. 열기와 빛이 훅 퍼져나오며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고, 곧이어 무언가를 확인한 듯한 그 사람은 다시 소각로 문을 닫으려다가 저를 발견했습니다. 밤갈색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고, 붉은 눈동자가 저를 발견한 뒤 당황으로 물들었습니다. 잡았다, 요놈. 저는 곧바로 오른손을 휘둘렀습니다.
23 이름없음 2026/03/22 15:28:42 ID : mmpRCjg3O8p 0
그러나 정확히 관자놀이를 노렸던 힐 끝은 목적지에 닿지 못했습니다. 손목이 붙잡혔거든요. 그는 한숨을 푹 쉬더니, 침착한 태도로 말했습니다. "이건 인정할게, 내가 사람을 잘못 봤어. 나도 절박해서 맛이 갔었나봐. 하긴 그렇게 냉정한 태도로 사람을 죽이는 인간이, 이 정도로 판단력이 없을 리가 없지." "칭찬인가요? 고맙네요." 그는 제 허리를 붙잡더니, 춤을 추듯 몸을 빙글 돌리고는 저를 뒤로 밀기 시작합니다. "그럴리가. 그러니까 너는 여기서 죽는 거야." 어라, 이 방향은 소각로인데. 등 뒤의 열기가 점차 가까워집니다. 이대로면 소각로에 집어넣어질 것 같아요. "예? 싫어요." "그래? 근데 그 도련님도 싫었을 걸." "그게 제 알 바인가요?" "그렇지? 나도 딱히 알 바는 아니거든." "아하, 이해했어요." 그는 생긋 웃습니다. "역시 너 제정신이 아니구나." 그리고는 그대로 손에 힘을 주어서, 저를 밀어넣으려 했습니다.
24 이름없음 2026/03/22 16:00:32 ID : mmpRCjg3O8p 0
몸이 뒤로 기울어집니다. 후끈한 열기가 목 뒤를 간질이고, 불길이 머리카락 끝을 태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대로 타 죽는 건 싫은데 말이죠. "될 수 있다면 불 말고 다른 건 안 될까요?" "지금 다른 방법이 있어?" "그건 아니지만요." "그럼 뭐 할 수 없잖아." "그것도 그렇네요." 뭐 그러면 어쩔 수 없네요. 1. 저는 눈을 감았습니다. 2. 있는 힘껏 밀어냈습니다.(선택시 1~6 다이스 2개, 합계 7~9 불완전 성공, 10이상 완전 성공)
25 이름없음 2026/03/22 23:10:49 ID : i3yHCqpgo7v 0
이거 그대로 눈을 감거나 실패하면 죽는거겠지? 있는 힘껏 밀어냈습니다 dice(1,6) value : 5 dice(1,6) value : 4
26 이름없음 2026/03/22 23:56:24 ID : mmpRCjg3O8p 0
저는 그를 있는 힘껏 밀어냈습니다. 하지만 힘이 조금 부족했던걸까요? 떼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밀어내던 손이 미끄러지며 균형이 깨졌고, 중심을 잃은 저는 그대로 소각로에 빠질 뻔 했습니다. 그래도 간신히 몸의 중심을 바로잡고, 도망치려던 찰나 그가 다시금 제게 달려듭니다. 손에 들린 곤봉 같은 무언가가 달빛을 받아 반짝이네요. 이건 위험하겠죠. 저는 반사적으로 오른팔을 뻗어 막았습니다. 저릿한 고통이 오른팔을 괴롭히는데도 저는 굴하지 않고, 왼손을 뻗어 그의 멱살을 잡은 뒤 그대로 지면에 넘어뜨렸습니다. 그 위에 올라타서, 오른팔을 슬쩍 내리면 그의 손에는 파이프 렌치가 들려있었습니다. 이 분 사실 배관공이었던걸까요? 달빛에 비친 그 얼굴은 놀랐다기보단 질렸다는 표정이에요. 그보다 오른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네요. 울 것 같은 기분을 꾹 참고, 저는 물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었어요?" "그러는 너는, 사람을 죽일 이유가 있긴 했어?" "아뇨." "거봐, 너나 나나 이기적인 건 똑같잖아." 잠시 정적이 흐릅니다. 어느새 제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그의 뺨에 떨어졌습니다. 남자는 제게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연민을 느낀 것 같았어요. 지금이라면 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27 이름없음 2026/03/23 00:07:05 ID : mmpRCjg3O8p 0
"아까 전에 같이 나가자고 했었죠?" "...아직도 그걸 믿는거야? 그건 다 나 좋자고 한 거짓말이었는데." "오른팔을 다쳤으니까, 나을 때까지는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저랑 같이 도망가는 건 어때요?" "내가 왜—" "그렇지만 제 팔을 이렇게 만든 건 당신이잖아요. 책임져야 하지 않을까요." "그럼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 아니다, 그래. 지금은 거래를 이야기하는 상황이 아니지. 책임을 지라고 하는 거니까. 좋아, 받아들일게. 어차피 안 받아들였으면 이거 뺏어서 내 머리를 깨버렸을거잖아, 그렇지? 애초에 나도 나라에 쫒기는 입장이고." 그는 생각보다 시원스럽게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 다행이네요. "그래도 말한 김에 이건 뺏을게요." 저는 왼손을 뻗어 파이프 렌치를 빼앗은 뒤 핸드백에 우겨넣었습니다. 비록 핸드백이 작아서 절반 이상이 튀어나왔지만 뭐 괜찮아요. "휘두르지도 못하면서." 몸을 일으켜 바로 서고, 그에게 왼손을 뻗자 그는 제 손을 붙잡고 일어납니다. "제겐 아직 왼손이 있어요." "...그래."
28 이름없음 2026/03/23 00:22:16 ID : mmpRCjg3O8p 0
남자는 메이드복에 묻은 흙먼지를 털며 말합니다. "그보다 통성명을 안 했네. 휴이 더스틴이야. 대충 휴이라고 불러." "유리라고 불러주세요." "성은 없어?" "그런 게 있을 사람이면 메이드 일 따위 안 하지 않았을까요?" "...괜한 걸 물었네." "뭐 상관없어요." 대충 일이 정리됐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나가야겠죠? 저는 사용인들이 이용하는 샛길로 그를 안내했습니다. 여기로 슬쩍 나가버리면 될 거에요. 구불구불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잠시 잊었던 오른팔의 아픔이 다시금 되살아납니다. 저는 아픔을 잊기 위해 가볍게 이야기를 던졌습니다. "있잖아요, 휴이. 여길 나가면 뭐부터 하는 게 좋을까요?" "여러 가지 있긴 한데, 제일 시급한 건 일단 변장이겠지. 지금은 밤이니까 사람이 적지만, 낮에 이 꼴로 돌아다니면 수상하니까. 그리고 일단 네 팔에 간단한 처치를...." "그런 현실적인 소리나 하자고 말 꺼낸 거 아니에요." "그럼 뭔데?" "가보고 싶었던 데라던가, 하고 싶었던 일이라던가, 먹고 싶던 음식이라던가. 있어요?" "뭐 있기야 하지만, 그런 거 할 만큼 오래 같이 다니진 않을 것 같은데." "부러진 팔이 낫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아, 그래." "대충 이해했죠? 적당히 멍청한 꿈 얘기나 합시다. 뭐 생각나는 거 없어요? 전 일단 를 하고 싶네요." "? 오랜만에 듣네. 쪽에서 그걸로 한참 떠들썩했는데." 하고 싶은 것 적당한 가상의 지명
29 이름없음 2026/03/23 11:19:17 ID : i3yHCqpgo7v 0
유명한 요리사의 음식을 먹는 것
30 이름없음 2026/03/23 12:20:30 ID : O60oMja2k1j 0
그라스
31 이름없음 2026/03/23 12:54:28 ID : xU2Fck60nDu 0
"그라스요? 거기가 어디에요?" "여기서 좀 떨어진 도시긴 한데, 몇 년 전에 수도의 대부호 밑에서 전속으로 일하던 유명 요리사 이 거기로 간 뒤로 순식간에 미식 도시가 됐어." "이요? 그 사람이라면 들어본 적 있어요. 저희 주인어른께서도 그 분의 식사를 먹기 위해 님과의 연줄을 만들려고 얘썼었죠. 그런데 언제부턴가 주인어른께서 그런 말을 안 꺼내시게 되어서 뭔가 했더니, 그런 내막이 있었군요." "전속을 은퇴한지도 꽤 됐으니깐 말이지." "그런데 그런 대단한 사람이라곤 해도, 고작 사람 하나잖아요? 그걸로 그렇게 바뀌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게 또 나름 웃긴 이유가 있긴 해. 그 사람, 그라스로 가서는 에 뛰어들었거든. 그 결과로 전반적인 식당의 질이 한참 뛰어올랐다는 모양이야." "갑자기요?" "뭐 세상 일은 알 수 없는 거니까." 그렇구나. 뭐 그런 거겠죠. "그럼 거기로 가는 것도 좋겠네요." "마음대로 해라." "근데 저 길 모르니까 안내는 휴이 씨가 해야 해요." "에휴. 그래, 뭐. 못 할 것도 없지." 1. 지방 의회 2. 요식업 컨설팅 3. 식재료 생산 4. 수질 개선 작업 5. 요식 평론 6. 자유
32 이름없음 2026/03/23 17:53:12 ID : 8lA6mK1xyNt 0
니키타
33 이름없음 2026/03/23 19:49:14 ID : i3yHCqpgo7v 0
셸본
34 이름없음 2026/03/24 07:02:41 ID : q40k4JWnU59 0
2. 셸종원 가자!
35 이름없음 2026/03/24 09:39:31 ID : mmpRCjg3O8p 0
아무튼 슬슬 길의 끝이 보입니다. 이 통로를 지나면 드디어 저택 탈출이에요. 앞장서 나가려는 찰나, 휴이 씨가 묻습니다. "아, 그 전에. 너 좋아하는 색이 뭐야?" "그건 왜.... 색을 좋아하긴 해요." "가만히 있어 봐." 그는 제 눈을 감긴 뒤 눈꺼풀을 손 끝으로 가볍게 쓸고, 제 머리에 무언가를 바르는 것처럼 부드럽게 매만지며 다시 정리합니다. 으으, 부드러운 손길이지만 뭔가 이상한 느낌이에요. 그다지 건드려진 적 없다구요. 잠시 뒤 눈을 뜨자, 그는 아까 전과는 다르게 색의 머리와 눈동자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해서 제 앞머리를 집어들어 살피니, 마찬가지로 색이 되어 있네요. 그는 씩 웃으며 말합니다. "됐어. 아까 전엔 오래 갈 필요 없었으니까 대충 했지만, 지금은 꽤 오랫동안 변장을 하고 돌아다녀야 하니까...." "와, 신기하다. 마법이에요?" "색을 바꾸는 정도밖에 못 하긴 하지만. 참, 맞다. 그 전에 머리도 다시 묶어야겠네." 그는 머리를 풀더니 다시금 곱게 땋아내립니다. "가발이 아니었군요." "뭐, 이런 일을 자주 하니까. 차라리 내 머리카락인 편이 나아. 그래서, 목적지는 정해졌다 치고. 팔은 안 아파? 생각보다 멀쩡하게 돌아다니네." 팔? 팔이라. 저는 오른팔을 내려다봤어요. 1. 사실 겁나 아픈데 참고 있었던 거에요. 2. 어? 잠깐만, 의식하니 다시 아프기 시작했어요. 3. 뭐 이 정도 고통쯤이야 익숙한 편이랍니다. 4. 그렇게까지는 아프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5. (자유)
36 이름없음 2026/03/24 12:23:23 ID : 9wMqkts3A2K 0
금색! Gold!
37 이름없음 2026/03/24 12:26:43 ID : tBBvAZg0nCj 0
적발!
38 이름없음 2026/03/24 18:16:28 ID : 8lA6mK1xyNt 0
3
39 이름없음 2026/03/24 18:53:09 ID : mmpRCjg3O8p 0
"뭐 이 정도 고통쯤이야 익숙한 편이랍니다." "하긴 주인이나 메이드장한테 두들겨 맞는 일은 흔하니까. 너도 고생이 많았나보네." "어? 아니에요, 딱히 그런 분들은 아니었어요. 저희 저택엔 기본적으로 온화한 분들이 많았어서. 주인어른이 사치는 좀 하지만 좋은 분이라서, 자녀나 사용인들의 교육에도 제법 공을 들이셨거든요. 때때로 엄하긴 했지만 다들 되게 잘해주셨어요." "잠시만, 뭐? 그럼 왜 도련님을...." "그러게요? 왜 그랬더라. 별로 기억이 안 나는 걸 보면 그다지 중요한 이유는 아니었던 것 같네요." "...하." 휴이 씨는 한숨을 푹 내쉽니다. 그 표정은 어쩐지, 뭔가를 포기한 듯한 느낌이었어요. 뭐 상관없겠죠. 통로를 지나니 언제나 보던 뒷골목이 나왔습니다. 휴이 씨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말합니다. "그러고보니까 너 돈은 있어?" "으음.... 솔직히 거의 없어요. 아까 전에 도련님 시체에서 털은 것까지 합쳐도 그다지.... 여유가 없어서 그나마 있던 것도 못 챙겨 나왔고." "그러면 우선 다른 거 제치고 내 집부터 가는 게 낫겠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아. 거기서 돈이랑 필요한 것들을 좀 챙겨와야겠어. 아직 내가 배신했다는 사실은 안 들켰겠지만, 아마 아침이 되고 이번 작전이 끝나면 무조건 보고가 올라갈거야. 그리고 몇 시간이 더 지나면 누군가 내 집에 들이닥쳐서 개판을 칠 수도 있어. 그 전에 책 잡힐 거리를 싹 날려버리고, 그리고.... 아 맞아, 너 지금 옷이 너무 튀거든? 그것도 어떻게 좀 해야겠다." 휴이 씨는 거의 속사포로 말하며, 제 왼손을 덥석 쥐고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이 너무 빨라서 반 정도는 못 알아들었지만, 뭐 괜찮겠죠.
40 이름없음 2026/03/24 19:29:41 ID : mmpRCjg3O8p 0
그의 말대로 집은 생각보다 가까웠고, 또 예상했던 것보다는 컸습니다. 문패에는 체셔라는 이름이 붙어있었어요. 우리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근데 아까 말한 그거 본명 아니었어요?" "응? 본명 맞아. 문패 보고 그러는 거지? 그건 집주인분 성함이야. 하숙집이거든." "아하. 어쩐지 혼자 살기엔 크다 했어요." "그보다 좀 조용히 다니는 게 좋을걸. 여기는 나만 사는 게 아니니까." 생각해보니 그렇군요. 저는 조심스레 발을 내딛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원래 마음대로 되지 않죠. 나무바닥이 끼이익 하고 소리를 냈고, 등 뒤에서 밝은 금빛의 불빛이 비춰졌습니다. "노먼 씨. 맞지요."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귀에 꽂혔습니다. 휴이 씨는 흠칫 몸을 떨며 뒤를 돌았습니다. 저도 슬쩍 뒤를 보자, 그 곳에는 방금 잠에서 깬 것 같은 푸근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작은 램프를 들고 우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웃고는 있지만 상당히 매서운 분위기에요. "이번엔 또 머리를 새빨갛게 물들이셨네요.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 했습니다? 하여튼, 요즘 대학생들은 발랑 까져서는.... 아무튼, 이 아줌마도 이젠 지쳤어요. 매번 한밤중에 부스럭거리면서 들어오는 건 봐줬잖아요. 그런데 여자까지 데려오는 건 아니죠. 우리간에 예의를 좀 지킵시다. 앞으로 이러면 여기서 못 살 줄 알아요." "...체셔 부인, 그게 아니라......." 뭔가 곤란해보이네요. 1. 나서서 변호한다.(변호할 내용도 같이 적기) 2. 휴이 씨의 뒤에 숨는다. 3. 체셔 부인에게 슬쩍 다가가서 뒷목을 내려쳐 기절시킨다. 4. (자유)
41 이름없음 2026/03/24 21:35:00 ID : 8lA6mK1xyNt 0
1 사촌지간이고 미용사가 꿈이라 연습에 어울려준 것 뿐이라고 하자
42 이름없음 2026/03/24 21:53:52 ID : mmpRCjg3O8p 0
이럴 땐 도와줘야죠!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사이인데. 휴이 씨가 무언가 말하려던 차에, 제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 제가 미용사가 꿈이라서요. 연습을 하고 싶어서 도와달라고 했을 뿐이에요. 사촌이거든요! 하하...." 체셔 부인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이 쪽을 보다가, 됐다는 듯이 손사래를 칩니다. "뭐 그래요. 그래도 이 시간에 돌아다니는 건 자제하세요. 다음부터는 정말로 쫒아낼테니까." 하여튼, 술집 일하는 애들은 죄다 저런다니까. 사정사정하기에 받아줬더니만. 체셔 부인은 뒤를 돌아 떠나면서도, 짜증을 숨기지 않습니다. 복도가 다시금 조용해졌고, 우리는 계단을 올라 노먼이라고 써 있는 문패가 걸린 방 안에 들어갔어요. 휴이 씨는 한숨을 푹 쉬며 불을 켰습니다. 방은 너저분하고, 뭐 하나 단정한 부분이 없었습니다. 제가 본 방 중에 제일 개판이었어요. 이딴 데서 어떻게 사나 싶을 정도네요. 휴이 씨는 바닥에 널린 잡동사니 사이를 요리조리 피하며 걸어가서는 자연스레 침대에 앉습니다. "와아." "아, 뭐. 그다지 보기 좋은 꼴은 아니지. 그래. 나도 알아." "아직 뭐라고 안 했어요."
43 이름없음 2026/03/24 22:16:13 ID : mmpRCjg3O8p 0
휴이 씨는 방 한 켠에서 가방 두 개를 꺼냅니다. 넉넉한 더플백, 그리고 메신저백 하나입니다. 이윽고 그는 팔을 걷어붙인 뒤, 매트리스를 들어올려 자물쇠가 걸린 작은 상자를 꺼내서 메신저백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좋아, 우선 돈은 챙겼고.... 아, 맞아. 아까 전에 그 렌치, 돌려줄래? 여기 집어넣게." "음.... 그래도 그걸로 절 때렸잖아요? 또 맞을 지 모르는데. 그냥 갖고 있을래요." "아, 알았어. 그럼 차라리 여기다 넣어. 그런 작은 가방에 넣으면 튀어나와서 눈에 띈다고." 휴이 씨는 짜증을 내며 비슷한 메신저백 하나를 꺼내더니 제게로 냅다 던집니다. 이번엔 제대로 잡았어요. 저는 메신저백 안에 핸드백을 통째로 집어넣고, 치마폭을 들춰 아까 전 털어온 도련님의 유품을 꺼내 그것마저 넣어둡니다. 한편 휴이 씨는 옷장을 열더니, 눈에 띄지 않을 법한 적당히 낡은 옷을 몇 벌씩 대충대충 더플백에 집어넣었어요. 그러곤 보닛을 벗더니, 입고 있던 앞치마를 풀고, 목에서부터 점차 단추를 풀어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재빠른 손놀림을 가만히 보고 있었더니, 눈이 마주쳤어요. "뭐해? 너도 지금 입고 있는 거 벗어. 눈에 띄잖아." "저 팔 부러졌는데요?" "야, 그럼 내가 네 옷을 벗기기라도 하란 말이야? 장난이지? 이런 꼴이긴 해도 일단 나 남자다?" 아하, 이건 어이가 날아간 표정이군요. 1. "오른팔에 힘도 안 들어가는데 이걸 어떻게 혼자 벗으라고요?" 반박합시다. 그치만 당신 책임인걸! 2. "뭐 그렇게 싫으시다면야 노력은 해 볼게요." 하긴 그 말도 맞는 말이긴 해요. 수긍하고 직접 벗습니다. 3. (자유)
44 이름없음 2026/03/25 13:42:51 ID : lbdCpcE3zVd 0
3. 벗겨지기 쉽도록 양팔을 적당한 각도로 벌리고 뒤돈다. 벗겨줘! 벗겨줘!
45 이름없음 2026/03/25 15:02:57 ID : mmpRCjg3O8p 0
저는 도저히 마음에 안 든다는 듯한 표정의 휴이 씨에게 한 발짝 다가간 뒤, 뒤를 돌아 등을 보인 채 양 팔을 적당한 각도로 벌렸습니다. "자, 빨리요. 이거 지퍼 뒤에 달려있다고요. 시간 없잖아요." "아.... 진짜. 알았어. 하면 되잖아." 그는 혀를 한번 차더니 섬세한 손길로 코르셋의 끈을 풀어내리고, 지퍼를 주욱 내려주었습니다. 그러고는 부러진 오른팔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옷을 벗겨나가기 시작합니다. 거칠게 마구 잡아당겨 벗길 줄 알았는데 의외군요. 배려심이 있는 사람이네요. "있잖아, 유리. 나는 앞으로 오래 볼 사람이랑 이런 식의 분위기를 만드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 "아까 전에 서로 속옷 차림도 봤는데, 의미 없지 않아요?" "그거랑 이건 다르지. 그건 그냥 잠깐의, 고작 하룻밤도 안 되는 시간동안만 엮이다가 끝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라고." "와, 방금 그거 적당히 아무한테나 추근대서 침대로 끌어들이곤 다음 날이 되어서 우리 이제 사귀는 사이냐고 물으면 그럴 만한 일이었냐고 말하는 제비족 양아치같은 느낌이었어요." "날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지 말아줄래?!" 그는 제 말에 짜증이 났는지, 드레스 자락을 붙잡고 있던 손을 꽉 쥐었습니다. 그러다가 관자놀이를 짚고는 크게 한숨을 내쉬더니, 적당한 옷을 던져주곤 말합니다. "됐어, 다음부터는 네가 알아서 해." "그치만 저 팔이...." "아, 몰라. 나 딴 거 해야돼. 안 그래도 찾을 거 있다고." 아무래도 화나게 해버린 것 같네요! 휴이 씨가 자신도 마저 옷을 갈아입고, 가방에 이것저것을 집어넣고 있을 동안 저는 주섬주섬 옷을 주워입은 뒤, 벗은 드레스를 적당히 개어 더플백에 집어넣었습니다.
46 이름없음 2026/03/25 15:03:10 ID : mmpRCjg3O8p 0
그리고 제가 대충 준비가 끝났을 무렵, 휴이 씨는 저를 침대에 앉힌 뒤 방 한켠에서 적당한 붕대와 각목, 넉넉한 크기의 스카프를 꺼내왔습니다. "좀 따끔할텐데, 그냥 참아." 그는 제 팔의 멍이 든 부분에 약을 바릅니다. 확실히 따끔하긴 하네요 이거. 그래도 뭔가 차가운 느낌이 들어서 좀 나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는 곧이어 붕대를 감고, 각목을 적절한 길이로 부러뜨려 부목을 대고는 스카프로 팔걸이를 만들어 움직이지 않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안도의 한숨을 뱉더니, 한 쪽을 가리킵니다. 거기엔 조금 낡은 신발 한 켤레가 보입니다. "신발은 저기 꺼내둔 걸로 갈아신어. 그거 신고 오래 걷기는 불편할 걸. 내 거라서 조금 크긴 하겠지만.... 다음에 신발 파는 데 보이면 사줄테니까. 아, 그러고보니까 옷도 좀 크네. 네가 입고 있으니까 무슨 아빠 옷 훔쳐 입은 딸 같다." 그는 큭큭 웃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다는 듯이 웃는 걸 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아빠라. 흠.... 그러고보니까 몇 살이에요? 전 이제 스물 하나인데." "......말하면 안 될 것 같아." "왜요?" "갑자기 팔 부러뜨린 게 너무 미안해졌어...." "저보다 많이 많아요? 우와, 쓰레기다. 자기보다 한참 어린 애를 때렸어. 쓰레기." "아니 그래도 그 정도 말 들을 정도까진 아니거든. 아직 서른은 안 넘었고. 니가 지나치게 파릇파릇한 게 문제인거지 내가 나이가 특별히 많은 건 아니지 않아? ...아무튼, 슬슬 나가자. 창문으로 줄사다리 내릴테니까.... 아, 맞다 너 팔. 그냥 계단으로 가자. 미안하다."
47 이름없음 2026/03/25 15:03:46 ID : mmpRCjg3O8p 0
어쨌든, 우리는 하숙집을 나와 걷기 시작했습니다. 휴이 씨의 등에는 더플백이 있었고, 크로스백 두 개도 휴이 씨가 메게 되었습니다. 휴이 씨는 조금 투덜거리긴 했지만 생각보다 군말없이 그것을 받아들였어요. 역시 슬슬 죄책감이 좀 들긴 하나보네요. 남을 속여서 자기의 탈주 계획에 끌어들이고, 들키니 태워 죽이려고까지 했다가, 끝내 팔까지 부러뜨린 장본인이 여기서 뭐라 투덜거리면 안 되죠. 그렇죠? "안 무거워요?" "무겁다고 하면 들어줄 것도 아니잖아?" "그야 그렇지만요." "그래." 그렇게 몇 분간 우리는 묵묵히 걸었습니다. 그러다가 휴이 씨가 말을 꺼냈습니다. "이제부터는 을 이용할 거야. 조금 돈이 들긴 해도 그걸 타는 게 제일 빠르거든." "그렇군요." "그리고 이제부터 행동방침을 좀 정할까 하는데." "행동방침이요? 하긴 필요하긴 하겠네요." "그래. 필요하지? 일단 내가 대략적인 걸 생각해봤으니까, 듣고 마음에 안 드는 거나 제안사항이 있으면 말해. 우선 첫째, 서로간에 죽이려 들거나 유혹하려 들지 않을 것. 둘째, 내 동의 없이 멋대로 행동하지 않을 것. 셋째, 금전적인 부분은 내가 관리한다." 저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첫번째, 서로간에 죽이려 들거나 유혹하려 들지 않을 것. 두번째, 휴이 씨의 동의 없이 멋대로 행동하지 않을 것. 세번째, 금전적인 부분은 휴이 씨가 관리한다. 뭔가 태클 걸 거리라던가, 제안사항이라던가, 그런 게 있으려나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자유롭게 지적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제시(없다면 그냥 없다고 적어도 됨)
48 이름없음 2026/03/25 19:27:08 ID : wsphAjii9Bs 0
전자동퀵보드 전동킥보드 진화형.
49 이름없음 2026/03/27 10:28:30 ID : i3yHCqpgo7v 0
일단은 행동방침을 따르겠지만 긴급한 상황에선 어길 수 있다
50 이름없음 2026/03/27 23:34:43 ID : Xs4JU7y2Fjw 0
서로 지켜주기로 한다
51 이름없음 2026/03/28 00:04:14 ID : mmpRCjg3O8p 0
"음, 우선 일단은 행동방침에 따르겠지만.... 긴급한 상황에서는 어길 수도 있어요." "그 긴급한 상황이 어떤 거냐에 따라 다르지만, 첫 번째는 되도록이면 지켜줘. 아까 전에도 말했지만 되도록이면 이상한 상황 만들기 싫고, 죽고 싶지도 않거든. 반대로 널 죽이고 싶지도 않아." "그야 그건 지켜야죠. 아, 생각난 김에. 될 수 있다면 서로 지켜주는 방향으로 해요. 어쨌든 앞으로 계속 같이 다닐거고, 서로간에 도와가며 잘 살아보는 건 기본 미덕이니까요." "흠." 휴이 씨는 잠시 저를 돌아보더니 픽 웃으며 말합니다. "뭐, 좋아.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볼게." "네, 저도 노력해보죠." 그렇게 얼마 정도를 걸었을까, 전자동퀵보드 주차장이 보입니다. "여기서 빌려야 하는데.... 너 운전면허 있어?" "면허요? " "아, 그래. 근데 어차피 있든 없든 상관 없어. 어차피 명의는 위조할거거든." "하긴 자기 신분 그대로 쓰면 이동 기록으로 들키겠네요." "그렇지, 이해가 빠르네." 그는 메신저백에서 뭔가를 꺼내 건넵니다. 아하, 이걸로 인증해서 빌리는 거군요. 우리는 각자 하나씩 적당한 걸 골라 대여 처리를 끝내고 탔습니다. 어쨌든 이제 출발이네요. 전자동퀵보드는 처음 타보는데, 승차감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속도도 꽤나 빨랐고요. 그라스에 도착할때까지는 시간이 있으니까, 가면서 적당한 잡담이나 할까요. 말을 걸 내용
52 이름없음 2026/03/28 12:29:50 ID : nDy0la2rbB8 0
없습니다!
53 이름없음 2026/03/28 23:01:41 ID : i3yHCqpgo7v 0
휴이 과거 물어보면 알려주려나?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하다.
54 이름없음 2026/03/28 23:41:13 ID : mmpRCjg3O8p 0
"휴이 씨, 그러고보니까 어쩌다가 공작원 일을 하게 되신 거에요?" "흠, 궁금해? 아직 그런 거 물을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만 앞으로 함께 할 사이잖아요. 그런 사람이니까, 어떤 과정을 거쳐 제 앞에 나타나게 된 건지 알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 무표정한 얼굴. 저는 그 얼굴에서 어떤 뜻도 읽어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어두워서일까요? 아마 그건 아닐 거에요. 왜냐하면 저건 의도를 숨기려는 사람의 얼굴이었으니까요. "뭐 싫으시면 대답 안 하셔도—" "그 말은, 그냥 내가 이런 일을 하게 된 계기만이 궁금한 게 아닌 것처럼 들리는데. 맞아?" 휴이 씨는 다시금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그렇지만 뭔가 거리감이 느껴지는 웃음이에요. "뭐, 어차피 이제 공작원도 아니니까. 대신 너도 뭔가 네 얘기를 해 줬으면 하는데, 괜찮아?" "못 할 것도 없죠. 오히려 제 이야기 정도로 값을 치를 수 있다면야." "대가라고 생각하는구나." "그럼 뭔가요?" "난 지금 너한테 신뢰관계를 구축하자, 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이건 꽤나 의외의 이야기네요.
55 이름없음 2026/03/29 00:16:49 ID : mmpRCjg3O8p 0
"그럼 적당히 최근 일부터 되짚어볼까. 우선 공작원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 별 건 없었어. 군에서 얼마정도 구르다가, 어쩌다보니 정보사령부 쪽 눈에 들어서 그쪽 훈련을 받게 됐고.... 평범하지." "그게 평범한 거에요?" "평범한 편이지. 아무튼 이번 임무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법한 인물들을 적당히 무력화시키고, 네 도련님 방에 있던 서류를 조작된 서류랑 바꿔치기하는 거였어. 한번에 너무 많이 죽이면 의심할테니까 적당히 사고로 위장해 중상을 입히는 걸로 한동안 대외 활동을 못 하게 하는 정도로 하라고 했었지. 근데 네가 아예 죽여버렸더라고?" "어, 잠시만요. 저 뭔가 크게 잘못한 건가요?" "뭐.... 이제 딱히 내 일도 아니잖아? 신경 안 써도 돼, 어떻게든 되겠지. 윗놈들이 알아서 뺑이쳐갖고 해결할거야. 자, 그럼 이게 너랑 마주치기까지의 대략적인 과정이었고. 다른 얘기가 궁금하면 그건 나중에 알려줄게. 이제 네 차례야." 흠, 제 차례가 와버렸군요. 이거 어디부터 얘기해야 좋을까요? 저는 고민하다가, 겨우 입을 엽니다. "저는 뒤를 돌아보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요." "갑자기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야?"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 뭘 얘기해야 할지." "아까 전엔 못 할 것도 없다면서?" "막상 이야기하려고 하니까 아무 것도 떠오르질 않네요!" 휴이 씨는 한숨을 크게 내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합니다. "뭐, 그럼 생각나면 말하던가."
56 이름없음 2026/03/29 00:36:35 ID : mmpRCjg3O8p 0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새 그라스.... 는 아니고, 그 근처의 적당한 작은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위조 명의를 쓰긴 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이동 경로를 조사하면 들킬 수 있으니 여기서 멈춰서 걷는 게 좋을 것 같다네요. 여기서 멈추면 근처의 다른 도시로 간 것처럼 보일 가능성이 높다나. 우리는 그렇게 전자동퀵보드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습니다. "해 뜰 때쯤 되면 도착할거야." "음.... 아직 해가 뜰 기미가 안 보이는데요." "뭐 그건 그렇지. 그래도 엄청 오래 걸리진 않아." "네에." 제가 듣기에도 목소리에서 힘이 많이 빠진 것 같았습니다. 문득 배에서 꼬르륵 소리도 났어요. 하긴 뭘 제대로 먹고 오질 않았죠. 슬슬 피곤한 것 같기도 하고요. "생각해보니 환자를 너무 무리시키긴 했다." "그렇죠? 죄책감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가련하고 가냘픈 소녀를 이렇게나 혹사시키다니...." "이게 최선이었는걸. 죄책감 가질 여유도 없고." "나쁜 사람." "어쨌든 도착하면 일단 쉬긴 해야겠네. 가서 밥부터 먹을래, 아니면 잠부터 잘래?" 1. 잠부터 잘래요. 2. 밥부터 먹을래요. 3. 당신부터.... 4. (자유)
57 이름없음 2026/03/29 11:48:29 ID : i3yHCqpgo7v 0
밥부터 먹을래요
58 이름없음 2026/03/29 14:07:13 ID : mmpRCjg3O8p 0
"밥부터 먹을래요." "오케이, 그러면 적당히 여관 잡아서 짐 풀고, 그 다음엔 식당부터 찾자. 별개로 방은...." 휴이 씨는 이 쪽을 흘낏 보더니 뭔가를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별 의미도 없겠다. 하나만 잡을게. 앞으로 어떨 지 모르니까 최대한 아끼는 게 좋겠지." "의미가 없다니 무슨 의미죠, 그거." "좀 생각해봤는데 너랑 나랑 한 방을 쓴다고 별로 뭔 일이 일어날 것 같지 않아." "아까 전에는 의식할 만한 상황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뭐라 해 놓고서?" "나이를 알고 나니까 별 감흥이 없어졌어." "과연." 저 또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1. 하지만 왠지 짜증나는군요. 이렇게 된 이상 이제부터는 전력으로 꼬셔보겠습니다. 어디 안 넘어오나 보자. 2. 그렇다면 뭐 그런 거겠죠. 서로간에 예의있게 대합시다. 3. (자유)
59 이름없음 2026/03/29 22:21:56 ID : nQrfgo4Zirw 0
발판 뭐가 좋을까
60 이름없음 2026/03/30 12:46:13 ID : Y04Ns8o0q2G 0
1. 전력으로 꼬신다. 유혹하기 금지지만 내 매력에 멋대로 유혹당하는 그쪽이 잘못한거니깐
61 이름없음 2026/03/30 17:12:15 ID : mmpRCjg3O8p 0
하지만 뭔가 짜증나네요.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꼬셔보도록 하죠! 저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어디 저의 매력에 넘어오지 않으실 수 있을까요? 후후후. 그렇게 생각하며 혼자 히죽거리고 있었더니, 휴이 씨가 어쩐지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저를 돌아봅니다. "뭐에요 그 표정." "아니, 그냥." 휴이 씨는 고개를 돌리며 앞장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새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검푸른 잉크를 맑은 물로 씻어내듯이, 조금씩 조금씩. 그러다가 동쪽 하늘이 점차 붉어지는 것이 보일 무렵, 휴이 씨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습니다. "도착했네. 거봐, 해 뜰 때쯤에 도착한댔지?" 그렇게 말하는 휴이 씨는 조금 피곤해보이면서도 무척이나 즐거운 듯 밝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러네요." 뭐라 할 말이 없어져서, 저는 일단 빨리 방이나 구하자며 그를 재촉했습니다.
62 이름없음 2026/03/30 17:15:49 ID : mmpRCjg3O8p 0
우리는 그 다음, 문이 열린 여관을 아무 데나 들어가 방을 잡았습니다. 방에 들어가면 낡았지만 제법 깔끔한 침대가 두 개 놓여있었고, 소파 하나가 있었습니다. 휴이 씨는 소파에 가방들을 던져놓더니 침대에 냅다 앉고는, 작은 병과 손수건 같은 걸 꺼내 얼굴을 박박 문질러 닦고 병 안의 액체를 바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할 때마다 피부 안 좋아지는 것 같아...." 화장품? 같은 걸까요. 그러고보니 아까 전에 비교하면 피부톤 같은 세세한 부분이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한 차이가 나진 않지만, 인상이 조금 바뀐 것 같긴 합니다. "그거 뭐에요?" "난 원판이 제법 좋은 편이니까. 이쪽 업계 일을 하려면 수수해야 하거든. 그래서 뭐, 이것저것 했지." "자랑이네요." "자랑이지. 근데 뭐, 잘생긴 게 죄도 아니고. 이 정도로 생겼으면 좀 드러내고 사는 편이 좋지 않아?" 당당하군요. 근데 화장을 지운 쪽이 오히려 더 잘난 건 맞아서, 뭐라 반박하기가 힘듭니다. "그럼 이제 슬슬 나갈까. 아 참, 여기 나가면 이제부터는 이라고 불러. 그렇게 대고 방 잡았으니까. 너도 적당히 밖에서 뭐라고 이름 대고 다닐지 생각해보고. 도망자가 당당할 수는 없지, 그렇잖아? 그리고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흠. 그 말도 맞네요. 저는 고민했습니다. 이름은 뭘로 하지? 이름.... 이름이라. 그보다 배고픈데. 일단 밥부터 생각할까요? 휴이가 그라스에서 쓰고 다닐 가명 주인공 유리가 그라스에서 쓰고 다닐 가명 먹고 싶은 메뉴
63 이름없음 2026/03/30 19:58:51 ID : i3yHCqpgo7v 0
대런
64 이름없음 2026/03/31 13:46:07 ID : TVhAnU3SJVd 0
마야
65 이름없음 2026/03/31 15:43:11 ID : k8o3Ru7dO5W 0
아무거나 고기요리
66 이름없음 2026/03/31 17:47:35 ID : mmpRCjg3O8p 0
우리는 거리를 걷기 시작했어요. "아 맞아, 식사. 뭐든 좋으니 고기가 먹고 싶네요. 든든한 걸로." "다른 거 뭐 바라는 건 없어?" "음.... 굳이 따지자면 국물류는 좀. 못 먹을 건 아니지만, 아침부터 포리지 같은 거나 먹던 식습관을 계속 해온지라, 묽은 음식은 익숙하긴 해도 찾아서 먹고 싶진 않아요. 저녁에도 거진 고기 스튜였고." "익숙하면 좋은 거 아냐?" "뭐 휴.... 아니, 대런 씨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다르다구요. 늘 새로움을 추구하죠." "그런가. 난 이 일 시작한 뒤로는 매번 생활이 달라져서, 뭐에 익숙해져본게 꽤 오래 전 일이거든." 그렇게 말하는 휴이 씨의 옆얼굴은 어쩐지 쓸쓸해보였습니다. 익숙함이 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저런 눈을 하는 걸까요? 늘 바뀌는 건 마냥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다를지도 모르겠어요. "맞아, 전 이제부터 마야라고 불러주세요." "아, 그래. 마야. 센스 나쁘지 않네. 그리고 나 지금은 스물 세 살짜리 배관공이라는 설정이니까, 그런 걸로 알아둬." 스물 세 살? 저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휴이 씨를 살짝 끌어당겨 귓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저번에 하숙집에서 대학생이라던 것도 그렇고, 나이를 계속 후려치시네요?" 휴이 씨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제게 묻습니다. "......그게 중요해?"
67 이름없음 2026/03/31 18:07:17 ID : mmpRCjg3O8p 0
뭐 별로 중요하진 않죠. 네, 당신 말이 맞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얘긴 아니지만, 그럼에도 왠지 태클을 걸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단 말이지. 제가 그를 째려보며 입을 다물고 있자, 그는 급하게 화제를 돌리며 어느 한 곳을 가리킵니다. "......저기 식당 맛있어보이네. 저 쪽으로 가자." "네." 저는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제부터 스물 세 살의 빨간머리 배관공 대런이랑 함께 다녀야 하는 상황인거죠? 그럼 저도 적절한 설정을 좀 붙여두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금발 금안의 미소녀 마야에게는 어떤 설정이 어울릴까요? "야, 딴 생각 하지 마." "으에." 휴이 씨는 제 어깨를 잡아당기며 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던 것을 수정해주었습니다. 한눈팔다가 그만 실수할 뻔 했네요. 아무튼 우리는 식당에 입성했습니다. 메뉴판에는 이런저런 고기 메뉴가 많았어요. 저는 을 먹기로 했습니다. 이제부터 주인공이 쓸 적당한 설정(연령, 직업 등 뭐든 오케이)
68 이름없음 2026/03/31 22:50:54 ID : i3yHCqpgo7v 0
돼지고기 구이
69 이름없음 2026/04/02 21:14:54 ID : io41u4E6Y8k 0
20살 휴이의 사촌 신부수업 중인 아가씨
70 이름없음 2026/04/03 15:06:24 ID : mmpRCjg3O8p 0
저는 바느질을 잘 하고, 가사 능력도 제법 뛰어나니까요. 신부수업중인 아가씨 정도로 해두는 편이 좋겠죠. 나이는.... 저도 한 살 정도 깎아볼까요? 그렇게 생각하던 중 고기 요리가 나왔습니다. 돼지고기가 적절한 양념과 함께 예쁜 갈색으로 구워져서, 보기만 해도 맛있어보였어요. "와, 맛있겠네요. 그러면.... 음. 저기. 대런." 휴이 씨는 자기 몫의 고기를 썰던 것을 멈추고 저를 보았습니다. "왜?" "혹시 고상한 식사 예법 같은 것도 신부수업에 포함될까요?" "...아마도?" "그럼 알려주세요." "나 같은 밑바닥 배관공이 그런 걸 알겠냐?" 아차차~ 이런 실수를! 이 사람 그런 컨셉이었죠 지금! 그는 눈을 돌려 주위를 슬쩍 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묻습니다. "저기 근데, 신부수업이란 건.... 그런 설정인거지?" "네, 신부수업중인 스무살짜리 아가씨로 지내는 편이 적절할 것 같아서요. 좀 더 상세설정을 말하자면 소 젖을 짜다가 실수하는 바람에 걷어차였는데, 그때 팔로 막는 바람에 부러진 팔을 치료하기 위해 사촌오빠의 도움을 받아 도시에 올라온 시골뜨기 아가씨에요." 휴이 씨는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다가, 픽 웃었어요. "너 의외네. 이런 쪽에 재능 있을지도 모르겠다." "진짜요?" "응,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엔 그냥 좀 이상한 녀석인가 헀는데...." "......."
71 이름없음 2026/04/03 15:06:30 ID : mmpRCjg3O8p 0
사실 맞는 말 같긴 했습니다. 저도 제가 올바른 사람이 아니란 자각은 있었거든요. 절대로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이상한 사람은.... 또 다른 얘기 같지만. 저는 고기를 썰기 위해 들었던 나이프를 내려놓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때는 대략 열 몇 시간 전. 도련님의 방이었어요. 그때 저는 도련님의 목에 테이블 나이프를 꽂은 직후, 죽어가는 도련님 곁에서 저는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발코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죠. 생각해보면 평소와는 다르게 발코니의 문이 열려있었죠. 커튼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고요. 눈치채지 못하다니 바보같은 짓을 했네, 그런 생각을 하며, 도련님의 손에서 만년필을 빼앗아 든 채 숨을 죽이고 다가갔었습니다. 그리고 그 곳에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휴이 씨가 있었죠. 달빛을 등진 그 모습은 특별히 화려하지도 않았는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그래요. 당신이 걸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반짝여서, 저는 그만 동경해버리고 말았답니다. 1. 들고 왔던 고급 안주와 술을 먹었다 2. 도련님의 일기를 찬찬히 읽었다 3. 방 한켠의 새장 속 새를 풀어주었다 4. (자유)
72 이름없음 2026/04/04 08:40:30 ID : i3yHCqpgo7v 0
도련님의 일기를 찬찬히 읽었다
73 이름없음 2026/04/04 18:53:07 ID : mmpRCjg3O8p 0
도련님의 일기에는 점쟁이를 만났던 날의 이야기가 써 있었습니다. 근시일 내로 인생을 바꿔 놓을 중요한 사람이 찾아올 것이니 철저히 준비하라고 했
도련님의 일기에는 점쟁이를 만났던 날의 이야기가 써 있었습니다. 근시일 내로 인생을 바꿔 놓을 중요한 사람이 찾아올 것이니 철저히 준비하라고 했었대요. 점지받은 날짜는 바로 어젯밤이었습니다. 그 중요한 사람이 저였을지, 아니면 휴이 씨였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쪽이든간에 그 점쟁이, 대단하네요. 인생을 제대로 바꿔놓았으니까요. 그렇죠? "안 먹어?" 회상을 비집고 들어온 것은 휴이 씨의 목소리였습니다. "......아, 아뇨. 먹어야죠." 그렇게 말하고 다시 나이프를 집으려 했는데, 어느새 사라져 있었습니다. 어디 갔나 했더니 휴이 씨의 손이었군요. 그는 제 몫의 고기를 썰어주고 있었습니다. "...?" "아니, 생각해보니까.... 팔 아픈 애한테 알아서 썰어먹으라고 하는 건 무리였나 싶어서." "와아. 상냥해라." "뭐 이 정도는 해야지." 고기가 다 썰렸네요. 슬슬 먹을까요. 저는 왼손으로 포크를 쥐려다가 멈칫했습니다. 1. 포크질 정도야 왼손으로 할 수 있어요! 2. 더 뻔뻔하게 굴어볼까요? 먹여주세요! 3. (자유)
74 이름없음 2026/04/05 11:59:20 ID : B8002q6jhfg 0
2 아이구아이구 날 차버린 소 때문에 팔이 아파서 밥을 못 먹겠다
75 이름없음 2026/04/05 17:33:30 ID : mmpRCjg3O8p 0
"먹여주세요." "...?" 휴이 씨는 제 말을 듣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아니 어쩌면 경멸에 더 가까워보이기도 하는 표정으로 저를 빤히 바라봅니다. 그 표정은 좀 심하지 않나요? "자, 마야. 우선 내가 이제부터 하는 말을 복창해볼래?" "네." "우리는 사촌 관계다." "우리는 사촌 관계다." 잘은 모르겠지만 따라 읊었습니다. "일반적인 사촌 관계에서 이런 짓을 하지는 않는다." "알 바에요? 내가 지금 팔이 아프다고. 아이고 죽겠네. 아이고." 휴이 씨는 답이 없다는 듯이 이마를 짚었습니다. "이런 사귄지 얼마 안 된 커플 같은 행동을 내가 왜 너랑...." "아니, 잠시만요. 들어보시죠. 사촌 간에도 사귈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 허용되어있어요. 결혼도 가능하다고. 애초에 방 하나 잡았잖아, 차라리 이렇게 된 이상 그런 느낌으로 가는 게...." 말하던 중 고기로 입이 틀어막혀졌습니다. 휴이 씨는 시선을 피하며 나직이 말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그걸 모르겠냐고. 내 말은, 너랑 그러고 싶지 않다는 거야." 고기를 우물우물 씹어 삼킨 뒤, 저는 1. 침묵한 채 왼손으로 포크를 쥐었습니다. 2. 되물었습니다. (질문내용은 자유롭게) 3. 사과했습니다. 4. (자유)
76 이름없음 2026/04/06 21:43:10 ID : wk9BwGpO6Zj 0
1. 침묵한 채 왼손으로 포크를 쥐었습니다.
77 이름없음 2026/04/07 20:40:36 ID : mmpRCjg3O8p 0
흠. 뭐 더 할 말도 없고, 그냥 입을 다무는 편이 낫겠네요. 얌전히 왼손으로 먹는 편이 낫겠죠. 그리 익숙하진 않지만 포크 정도는 다룰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아무 말 없이 식사는 계속되고, 평범하게 끝났습니다. 계산을 마치고 나갈 때까지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우리 중 하나가 겨우 입을 연 것은 방에 다시 도착한 다음이었습니다. 휴이 씨는 침대에 누우려다가 제게 물었습니다. "안 자? 자 두는게 좋을텐데." "음...." 솔직히 조금, 아니 많이 피곤하긴 해요. 그렇지만 어쩐지 잠에 들고 싶지 않네요. 그리고 조금은 궁금한 것도 있고. "있잖아요, 휴이 씨." "응, 왜?" "저 너무 막무가내인가요?" "알고 있었네?" "생각해보니까 제가 휴이 씨랑 같이 다닐 이유는 있지만, 휴이 씨 입장에서는 꼭 저랑 같이 다닐 이유가 별로 없는 것 같아서요." "흠." 휴이 씨는 누운 채 천장만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문득 이 쪽을 돌아봅니다. "사실 이유가 없진 않아." 어쩐지 피곤해보이는, 나른한 눈을 하고, 그는 그렇게 말하며 살짝 웃었습니다. 1. 더 물어본다 2. 납득하고 잔다 3. 다가간다 4. (자유)
78 이름없음 2026/04/08 23:12:33 ID : ak9tg47vzO0 0
궁금해! 더 물어보자!
79 이름없음 2026/04/09 00:09:12 ID : mmpRCjg3O8p 0
"이유가 뭐에요?" "음—. 궁금해?" "궁금해질 만한 말을 해놓고 궁금하냐고 묻는 건 뭐에요?" "하하." 그는 조금 피곤한지, 한 손을 들어 눈을 슬쩍 비비다가 다시 저를 바라봅니다. "가끔 내가 뭔 짓을 하는 건지 나조차도 모를 때가 있거든." "그렇군요." "이 나라에 헌신하는 건 지쳤고, 뭘 위해서 사는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그는 눈을 감은 채 말을 잇습니다. "......누구한테 내 본심을 말해본 적이 있긴 했던가 싶어져서.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같이 다녀보자고 생각했어. 꼭 너여야만 했던 건 아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친해져서 마음을 놓고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생긴다면 좋겠네—.... 싶어서." "즉 저에게 친구 같은 역할을 바라시는 거네요?" "그럴지도 모르지...." "남녀간에 친구가 있을까요?" 그렇게 묻자, 그는 살며시 눈을 뜨더니 살짝 흘겨봅니다.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었구나." "뭐, 다들 하는 얘기니까요." "솔직히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 친구니까, 라는 핑계가 얼마나 위험한지도 잘 알고 있고. 그런 입에 발린 말로 다가가서 죽인 사람이 한둘도 아니니까."
80 이름없음 2026/04/09 00:09:21 ID : mmpRCjg3O8p 0
휴이 씨는 다시금 천장을 올려다보더니, 느긋하게 눈을 감습니다. "...그렇게 잘 알고 있는데도. 그런데도 익숙한 방법이니까......." "음." 그의 목소리는 몽롱한 잠에 빠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뭔가 계속 말하려 하는데,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거겠죠. 그는 끝내 졸음을 견디지 못한 건지, 하품을 크게 한번 하고 말합니다. "역시 슬슬 잘까? 나 솔직히 이런 얘기 하는 거 그렇게 좋아하지 않거든...." "...네, 슬슬 자는 게 낫겠네요." 그러고보니까 낮잠을 자 본게 얼마만이었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 누웠습니다. 휴이 씨는 얼마 안 되어서 먼저 자기 시작했어요. 얕은 숨소리를 내며, 조금은 힘든 듯한 얼굴로 몸을 웅크린 채 자는 그를 가만히 보다가, 저 또한 눈을 감았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이 씨는.... 1. 모순적인 사람이구나. 2. 고독한 사람이구나. 3. 가여운 사람이구나. 4. (자유)
81 이름없음 2026/04/09 11:30:43 ID : 8lA6mK1xyNt 0
2
82 이름없음 2026/04/09 19:22:57 ID : mmpRCjg3O8p 0
이 사람은 아마 제법 고독하게 살아온 거겠죠. 고독이란 건 슬픈 감정이라고 들었어요. 모두가 어쩔 수 없이 품고 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채워지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감정이라고.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돌이켜보면, 저는 어떤 사람이었었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 모든 것을 되돌리듯 툭 뱉었습니다. "......모르겠네." 과거는 떠올리지 않아요. 뒤를 돌아보는 건 좋지 못한 버릇이니까요. 저는 몸을 돌려 누운 뒤, 그대로 잠들기로 했습니다. 한낮에 가까워지는 오전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가운데, 조금 단단하지만 그래도 제법 푹신한 매트리스와 포근한 이불은 겪어본 적이 없던 것들이라, 생각보다 금방 의식이 몽롱해지면서....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이었습니다. 휴이 씨는 대략적인 시간대 휴이의 현 상태 또는 행동 등
83 이름없음 2026/04/09 23:08:22 ID : i3yHCqpgo7v 0
아침 8시
84 이름없음 2026/04/11 20:38:25 ID : jdCi0643VcH 0
반나체 상태 옷을 입고 있는 중일까 아니면 벗고 있는 중일까
85 이름없음 2026/04/11 22:05:21 ID : mmpRCjg3O8p 0
커튼 틈새로 따스한 햇빛이 들어옵니다.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자 속옷 차림으로 젖은 머리를 말리고 있는 휴이 씨가 보였습니다. "이제야 깼냐." "저 얼마나 잔 거죠?" "스무 시간은 넘었을걸. 야, 어떻게 사람이 하루 종일 자냐. 겨울잠 자는 곰이야? 겨울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많이 자...." 기가 찬다는 듯한 표정입니다. "그보다 뭔가 좋은 향이 나네요." "너 자는 동안 생필품 좀 사왔어. 여관 비누는 질이 안 좋아서.... 너도 씻을래?" "생필품 사러 갈 거였으면 저도 깨워주시지...." 못내 아쉬워서 입을 비죽이고 있으니, 휴이 씨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합니다. "피곤해보이길래 냅뒀지 뭐." "배려해주신건 알겠지만요." "그보다, 어쨌든 네 뜻대로 그라스까지 왔는데.... 뭐 특별히 가고 싶은 식당같은거 있어? 맛있는 거 먹고 싶다며. 아, 너 애초에 여기에서 무슨 식당 있는지 잘 모르던가. 아니면 필요한 거라던지...." 휴이 씨는 한 쪽에 놓아둔, 깨끗이 세탁된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으며 묻습니다. 당장 하고 싶은 것 1. 미식 탐방 2. 팔 치료 3. 산책 및 동네 구경 4. 일단 씻으면서 느긋하게 생각해봐도 되나요? 5. (자유)
86 이름없음 2026/04/12 13:20:44 ID : i3yHCqpgo7v 0
가장 하고 싶은 건 미식 탐방이지만 팔 치료도 미루고 싶지 않다
87 이름없음 2026/04/12 14:23:27 ID : mmpRCjg3O8p 0
"가장 하고 싶은 건 이것저것 먹으러 다니는 거긴 한데요." "하긴 자느라 굶었을테니까 배 많이 고프겠네. 그럼...." "그래도 팔 치료를 더는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요." "흠." 휴이 씨는 잠시 손으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가, 몸을 일으킵니다. "그래, 팔을 치료하긴 해야겠지. 근데, 금전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지금 상태로 방치하는 것도 나쁘진 않아. 어쨌든 부목 대고 있으면 자연히 나을 거고...." "......." 아니, 뭐. 완전히 틀려먹은 말은 아니긴 한데. 그래도 보통 그런 선택을 하진 않죠? "뭐야, 왜 그렇게 봐." "저한테 너무 가혹한 거 아니에요?" "군에 있을 때는 다들 그랬어." "평범한 전직 메이드한테 군인의 기준을 적용시키지 말라고요." "아, 그래. 알았어. 아무튼 선택지를 몇 개 준비해봤으니까 들어봐."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88 이름없음 2026/04/12 14:23:41 ID : mmpRCjg3O8p 0
"자, 그럼 첫번째. 자연 치유에 기대며 방치한다. 어쨌든 기본적인 처치는 해놨고, 이상하게 꺾인 것도 아니니까 제대로 붙을 거야. 생활 면에서 불편이 있을 수는 있는데 어쨌든 돈은 안 들어." "기각." "오케이, 그럼 두번째. 근방의 연금술 공방을 찾아간다. 이것도 어느 정도 시간은 걸리겠지만, 약의 힘을 빌리는 만큼 첫번째보다는 빠르겠지. 게다가 저렴하고." "그렇군요." "세번째는 치유술사를 찾아간다. 즉각적으로 낫겠지만, 솔직히 그런 사람들은 대개 신전에 있거나 어디 잘난 분 밑에서 전속으로 일하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뒷골목에서 영 수상쩍은 형태로 영업중이니까 만나기도 힘들고 비용도 비쌀 거야. 만약 이 방법을 선택하겠다면 치료비는 네 앞으로 달아둘테니 일을 하든 뭘 하든 해서 갚을 각오는 해 뒀으면 좋겠어." "흠. 혹시 네번째도 있나요?" "네번째.... 는 생각을 안 해보긴 했는데. 음.... 일단 그냥 평범하게 정형외과 갈 수도 있어. 비용은 사실 드레싱을 다시 받는 정도로 끝날 것 같으니까 그렇게 비싸진 않을텐데, 의료보험 관련으로 추궁당할거고, 그러면 조금 귀찮은 상황이 생길 것 같아서." 과연, 그렇군요. 저는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첫 번째 방법을 택하면 귀찮긴 하겠지만 오랫동안 응석부릴 수 있을 것 같고, 두 번째 방법은 가격적인 면에서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비싸고 효과가 빠른 건 좋은데.... 이걸 응하면 여태까지 구축된 상하관계가 뒤집힐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죠. 네 번째는 비용 외의 별도 문제가 생길 것 같고. 고민되네요 이거. 1. 자연 치유를 기다리며 방치한다. 2. 연금술 공방에서 약을 지어온다. 3. 치유술사를 찾아간다. 4. 정형외과에 간다. 5. 추가로 질문을 한다.(질문 내용은 자유) 6. 보류한다. 일단 밥부터 먹죠?
89 이름없음 2026/04/12 20:44:06 ID : k8o3Ru7dO5W 0
2번
90 이름없음 2026/04/12 22:35:31 ID : mmpRCjg3O8p 0
"두번째가 제일 낫겠네요." "그래. 그럼 지금 나갈까. 일단 공방부터 들렀다가 식사를 하는 게 낫겠다." "네." 휴이 씨는 그렇게 말하며, 머리에 남은 물기를 마저 털어내고는 옷매무새를 고친 뒤 머리를 가볍게 올려묶습니다. 그러고보면 저도 머리가 기니까, 묶어올리는게 좋을 지도 모르겠어요. 걸리적거리기도 하고. ...한 팔로 되려나? "저기, 휴이 씨. 머리 묶어주실래요?" "머리? 뭐 그 정도야." 그는 그렇게 말하곤 빗과 머리끈을 든 채 제 등 뒤로 다가와, 제 머리를 빗어내리기 시작합니다. 두피에서부터 슥슥 세심하게 빗겨내려지는 느낌이 꽤나 나쁘지 않아요. "너 타고난 건 나쁘지 않아보이는데, 머리가 많이 부스스하네. 이제부터라도 잘 관리하면 정말로 신부수업중인 아가씨처럼 보일거야." "저 예뻐요?" "못나진 않지만...." 그렇게 말하며 그는 머리를 잡아 올려 묶으려다가, 문득 손을 멈춥니다. "......역시 풀어내리는 게 어떨까?" "예? 왜요?" 의아해져서 고개를 돌려 휴이 씨를 보자, 뺨이 조금 붉네요. 생긋생긋 웃고는 있습니다만 뭔가 이건 아닌 것 같다, 라는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왜? 1. 추궁한다. 2. 납득한다. 3. 놀린다. 4. (자유)
91 이름없음 2026/04/13 12:28:06 ID : 9cnu7faleLc 0
설마 그건가! 1번
92 이름없음 2026/04/13 13:02:51 ID : mmpRCjg3O8p 0
"무슨 생각을 하신 거에요?" 휴이 씨는 대답하지 않고 시선을 살짝 돌리더니, 손을 슬쩍 밑으로 내리며 쥐고 있던 머리카락을 내려놓습니다. "저기요?" "...잊어버렸을까봐 다시 말하는데, 행동방침 중에 서로간에 유혹하지 말자는 내용 있었지." "아니, 딱히 그런 의도 아니었는데요." "......." 휴이 씨는 한숨을 푹 쉬더니, 고개를 아예 돌려버립니다. "일단 휴이 씨의 취향은 잘 알겠어요. 그런 분이셨군요...." "아니.... 야, 잠깐만! 날 뭘로 생각하는 거야!" "시도 때도 없이 나이를 후려치고 때때로 여장을 하며 목덜미를 보고 흥분하는 전직 공작원 정도일까요." "......나 지금 널 좀 죽이고 싶어졌을지도 모르겠다." "행동방침 기억하고 있죠?" 무심코 웃음이 나서 키득키득 웃자, 휴이 씨가 도끼눈을 뜨고 이 쪽을 째려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근데, 남자들은 다 이렇게 생각할걸? 그렇지 않다면 목걸이라는 패션 아이템이 존재할 이유가 없잖아. 내가 특별히 이상한 사람인 게 아니라니까?" 휴이 씨는 투덜거리면서도 한 쪽으로 가더니, 상자 하나를 가져와서는 건넵니다.
93 이름없음 2026/04/13 13:03:02 ID : mmpRCjg3O8p 0
상자를 열어보자 안에는 여성용 단화가 한 켤레 들어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나쁘지 않네요. 담백하고 무난한 느낌입니다. "이제부터는 이거 신어. 어제는 내 신발 신고 다니느라 불편했을 것 같아서." "혹시 이것도 저 자는 동안 사온 거에요? 근데 제 신발 크기는 어떻게.... 설마 자는 동안 발 만졌어요?" "......여기서 내가 어떻게 대답을 해야 이상한 사람 취급을 피할 수 있을까?" "아하. 발목도 목이다 이거네요. 그냥 목이면 다 좋아하시는 거였군요." "자꾸 그런 소리 할래?!" 휴이 씨는 열이 뻗쳤는지 무심코 주먹을 꽉 쥐다가 다시금 펴서 관자놀이를 짚습니다. "......하. 아니다, 그래. 내가 여덟 살이나 어린 애 앞에서 무슨 추태를...."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혼잣말을 중얼거리더니 먼저 앞장서 나갑니다. 재밌는 사람이군. 저는 발을 움직여 신발을 갈아신은 뒤 뒤따라 나갑니다. "그러고보니까 그 공방은 어디 있어요?" "아마 저 쪽일걸." "아마는 뭐에요?" "내가 알던 사람이 운영하던 데인데, 몇년 전이라서 지금은 어떨 지 몰라." 어쨌든 우리는 그 쪽으로 향했습니다. 연금술 공방의 현 상태 1. 잘 되고 있다. 2. 파리가 날린다. 3. 아예 망했던지, 이전했던지 아무튼 거기엔 없다. 4. (자유)
94 이름없음 2026/04/13 17:47:40 ID : k8o3Ru7dO5W 0
2!
95 이름없음 2026/04/14 00:22:08 ID : mmpRCjg3O8p 0
"...예전엔 이렇게까지 허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휴이 씨는 이건 예상치 못했다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저를 이끌고 들어갑니다. 그리 크지 않은 가게 안에는 이런저런 가구나, 약 냄새 같은 것이 나는 선반 등이 가득해서 더 좁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휴이 씨는 적당한 곳을 가리키며 앉으라고 하더니, 가게 한 구석으로 갑니다. 일단은 카운터처럼 보이긴 하는데, 다른 가게들처럼 테이블 형태로 된 게 아니라 완전히 막혀 있고 여닫을 수 있는 작은 창문 하나만이 달려 있는 특이한 구조입니다. 폐쇄적인 느낌이랄까요. 휴이 씨는 아무렇지 않게 창문을 똑똑 두드리며 묻습니다. "어이, . 있어?" 한동안 정적이 있다가, 곧이어 창문이 슥 밀리며 열립니다. 휴이 씨는 주인장의 이름 1.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창문 안을 바라봅니다. 2.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3. 당황한 것처럼 눈을 크게 뜹니다. 4. (자유)
96 이름없음 2026/04/14 12:43:06 ID : BgpbwtyY9xV 0
티투스
97 이름없음 2026/04/14 15:59:24 ID : 6rupTO9wMp8 0
세글자니까 3
98 이름없음 2026/04/14 17:15:06 ID : mmpRCjg3O8p 0
휴이 씨의 지금 표정을 말로 하자면.... 이건 정말 예상치 못했는데, 같은 느낌이랄까요. "여어. 또 다르게 물들였네? 이번엔 무슨 이름을 쓰고 있어?" 창문에서 나온 얼굴은 느긋한 인상의, 실눈을 뜬 금발 청년이었습니다. 분홍빛 알이 끼워진 동그란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온화한 기색을 띠고는 있지만 어쩐지 수상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습니다. "뭐야, 네가 왜 여기에.... 아니, 애초에 티투스는 어디 간 거야?" "그 녀석? 뭐, 나야 모르지. 할 일이 있다면서 나한테 가게를 맡기더니, 그 뒤로 소식이 끊겼어." "하." 휴이 씨는 기가 찬다는 것처럼 고개를 돌립니다. "그보다 저 아가씨는 누구야? 너 연상 취향 아니었던가?" "...사정이 있어서 잠시 같이 다닐 뿐이야. 딱히 그런 사이도 아니고. 애초에 그냥 짐덩이일 뿐이거든." "휴— 아니, 대런 씨! 짐덩이 취급은 너무했죠!" "에이, 아무리 그래도 여자애한테 짐덩이가 뭐야. 짐덩이가. 아무튼 반가워, 아가씨. 아가씨는 이름이 뭐야?" "마야라고 불러주세요." "그렇구나.... 흠, 팔 치료받으러 온 거지? 여기 원래 주인장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꽤나 약을 다루는 편이거든. 내가 대신 봐 줄수 있는데, 그렇게 할래?" "그럼 그렇게...." "안 돼. 뭘 믿고 너한테 맡겨? 돌아가자, 마야." 휴이 씨는 짜증을 내며, 가게를 나서려 했습니다. 1. 그래도 치료는 받아야 하니까, 휴이 씨를 설득한다. 2. 저 사람에게 맡기기 힘든 이유를 물어본다. 3. 카운터에서 나온 남자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한다. 4. (자유)
99 이름없음 2026/04/14 22:45:42 ID : i3yHCqpgo7v 0
이유나 듣자 2번
100 이름없음 2026/04/14 23:17:03 ID : mmpRCjg3O8p 0
저는 급하게 휴이 씨를 쫒아가서는, 까치발을 서서 그의 귓가에 대고 조곤조곤 물었습니다. "저, 저기. 왜 저 사람한테는 못 맡긴다는 거에요?" 휴이 씨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반대로 살짝 고개를 숙여 제게 귓속말로 대답합니다. "......쟤가 약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건 아냐. 제대로 된 학위도 수료했고. 근데 효과는 장담 못해. 애초에 연금술 면허 박탈된 녀석이니까." "예?" "사람 상대로 실험을 해 대는 바람에 잃었던가. 솔직히 티투스 걔도 대체 왜 아직까지 쟤랑 연을 안 끊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등 뒤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뒤를 돌아보자 아까 전의 그 금발 남자가 따라와서는, 몸을 숙인 채 무릎을 짚고 헉헉대다가 이 쪽을 올려다봅니다. "야, 아니, 나 저번 일은 진짜로 반성하고 있으니까.... 아니 그리고, 나 솔직히 약 자체는 잘 만들잖아. 어차피 여기 며칠 더 머물거지? 지내는 동안 도와줄테니까, 돈도 안 받을게! 한 번만! 아, 아니다. 치료받는 사람 의견이 제일 중요하지. 저기, 마야 씨, 어떻게 생각해? 뭐.... 뭐 치료 말고 또 필요한 건 없을까? 요구사항이 있으면 들어줄테니까 약 한 번만 써 보게 해주면 안 될까...?" "듣지 마, 쟤한테 넘어가면 안 돼." 남자는 절박해보이지만, 반대로 휴이 씨는 냉정하게 그걸 끊어냅니다. 어떻게 할까요? 1. 치료받는다. 2. 치료받지 않는다. 3. 보류한다. 4. (자유)
101 이름없음 2026/04/15 13:00:40 ID : hatvviqqi3w 0
왜 연금술사가 절박하지? 좋아. 그럼 면접을 보자. 자기소개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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