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
1 이름없음 2026/07/02 10:49:14 ID : ZfTSMjhhxSK 0
두서 없이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야기가 재미 없을 수도 있어. 스레딕에 굳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평소처럼 공포 유튜브를 보다가 누군가가 스레딕에 살아온 이야기를 유튜버가 읽는 것을 발견 했거든. 그런 이야기는 누구에게도 세세하게 이야기 하기 힘들잖아? 그런 이야기라도 스레딕의 누군가는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 사람을 응원해주는 것을 보면서 나도 글을 쓰고 싶어졌어. 내가 살아온 이야기도 어딘가에 한번쯤은 남기고 싶었거든. 그리고 최근의 심정이 괴롭고, 또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어. 더 이상은 친구도 가족도 내 무게를 함께 짊어져줄 수가 없어서 누군가 보고 있는 곳에 내 삶을 기록하고 싶어졌어.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천천히 적을게. 누구 하나라도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보고 있다고 남겨주면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2 이름없음 2026/07/02 10:55:51 ID : ZfTSMjhhxSK 0
나의 어머니는 임신이 힘든 체질이었어. 임신에 도움이 된다는 한약을 먹고, 서울의 유명 산부인과에 다녀서 결혼 5년 만에 나를 가졌지. 태어났을 때부터가 이미 모두에게 불행이었어. 결혼 5년만에 돈을 많이 써서 가진 아이가 여자아이였으니까. 어머니는 나를 낳기까지 5년간 또 나를 낳고서도 한동안 시댁의 비난을 받아야 했지. 그래서일까 어머니는 산후우울증을 겪었던 것 같아. 태어난 내가 아주 예민하고 자주 우는 아이라서 어머니는 항상 괴로웠나봐. 내가 조금 자라고나서는 여자아이지만 아주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는 지 아주 강박적으로 나를 교육했거든. 미취학 아동이었던 시기의 나는 단 하루도 맞지 않고 지낸 날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 매 맞았던 이유들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아주 사소한 일들이었어. 예를 들면 8자를 동그라미 두개로 쓰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거나 하는 이유로 교정이 될 때까지 맞았지. 지금도 8자를 동그라미 두개로 쓰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은 그런 사소한 이유로는 맞지 않고 자랐구나 하고 생각이 들어. 나중에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아버지와 시댁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나에게 풀었던 것도 있다고 이야기 하셨어.
3 이름없음 2026/07/02 10:59:49 ID : ZfTSMjhhxSK 0
다행히 내가 5살 때 나에게 남동생이 생겼지. 어머니가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불화는 계속 되었어. 아버지의 술 문제였어. 그는 술을 마시고 오면 항상 어머니와 다퉜지. 남동생이 태어나기 이전에도 그들의 소유물처럼 '이 아이는 내가 데리고 간다' 라는 말을 하며 싸웠었어. 그런데 남동생이 태어나고 나서부터는 '나'라는 아이는 제외하고 '남동생'을 누가 데리고 가야할 지로 매일 싸웠지. 그때의 좌절감을 기억해.
4 이름없음 2026/07/02 11:05:24 ID : ZfTSMjhhxSK 0
나는 그때부터 현실도피를 하기 위해서 학교에서도 책을 많이 읽었어. 다른 것보다도 책을 읽는 것은 어머니나 선생님에게 '검열' 당하지 않는 행동이었거든. 나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지. 짝을 이뤄서 하는 수업에서 누구와 짝을 해야할 지 몰라서 방황하던 일들이 기억 나. 초등학교 4학년, 내 나이 11살까지 그런 식으로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도 겪을 법한 불행에서 자라왔어. 진짜는 그 이후라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지.
5 이름없음 2026/07/02 11:15:25 ID : ZfTSMjhhxSK 0
이런 것들은 남들도 겪어봤을 법한 사소한 일이라는 것을 인정해. 앞으로는 조금 더 간략하게 적어볼게. 내 나이 11살에 IMF가 터졌어. 술 마시고 부모님이 싸우는 수위가 점점 더 심해졌어. 아버지는 어머니를 때리고, 어머니는 그걸 보고있는 나를 비난했지. '와서 뭐라도 해!'라고 말씀 하셨지만 나는 우물쭈물 두분을 말리려다가 아버지로부터 밀쳐지거나 가볍게 맞거나 했어. 결국 어머니는 어느날 집을 나가버리셨지. 그때부터 꽤 지옥이었어. 학교에는 아무런 준비물도 챙겨갈 수가 없었고, 집에는 먹을 것도 없었어. 학원에서는 학원비를 왜 납부하지 않느냐고 부모님에게 말씀 드리라고 이야기 했지. 11살의 나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가 없었어. 뭐라고 이야기 해야할 지조차 몰랐지. 집이 엉망진창이 되고 나니까 아버지가 나보고 이제 이 집의 유일한 여자인 네가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지.
6 이름없음 2026/07/02 11:17:11 ID : ZfTSMjhhxSK 0
나는 이 상황을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 하지만 나는 어머니를 찾아나섰어. 어머니가 가던 곳중에 유일하게 내가 혼자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하나 있었지. 바로 외갓댁이었어. 나는 거기서 어머니를 찾았어. 그리고 맹렬하게 거부 당했지. 어머니는 매일 묶어주던 긴 머리를 짧게 잘라주고는 나에게 돌아가라고 말씀 하셨어.
7 이름없음 2026/07/02 11:20:37 ID : ZfTSMjhhxSK 0
나는 그렇게 총 3차례를 외갓댁에 찾아갔어. 마지막에는 옷가지까지 다 싸서 어린 남동생의 손을 잡고 찾아갔지. 나는 그제서야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있었어. 방이 없어서 외갓댁의 거실 바닥에서 세식구가 함께 잤지. 나중에는 외할아버지가 셋방 주던 방을 비우고 우리 식구가 살게 해주셨어. 그런데 이게 왜 지옥이었냐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외조부님께서는 어머니를 폭행한 아버지를 증오하셨어. 아버지를 사탄이라고 불렀지. 아이는 아버지의 성씨를 따르게 되잖아? 아버지와 같은 성씨를 가진 나와 내 동생은 사탄의 자식들이었어. 어머니는 자식을 부양하기 위해 식당에 나가서 일을 했고, 낮시간 동안 그들은 사탄의 자식들을 맹렬하게 비난했지. 외조부님은 어머니를 재혼 시켜서 새 삶을 살게 하려고 했었거든. 그들에게 나는 어머니의 짐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지.
8 이름없음 2026/07/02 11:29:40 ID : ZfTSMjhhxSK 0
여기서부터 또 여러가지를 생략할게. 그냥 내가 11살 이후로는 아주 어두운 아이로 학교에서 대놓고 따돌림 당하는 상황이 이어졌다고만 알아줘. 준비물이라던지 알림장에 사인이라던 지 이런 것들도 당연히 잘 챙기지 못했었어. 그게 아주 오래 이어졌어. 아버지랑은 가끔 만났어. 아버지가 정기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주기적으로 생활비를 주었거든. 대신 나와 내 남동생이 직접 받으러 가야 주셨어. 대체로 용돈이라고 내 양말 안쪽이나 신발 밑창에 용돈을 숨겨주셨어. 어떻게 알았는 지 외갓댁에 돌아오면 철저하게 몸수색을 당했지. 그들은 돈을 받아오라며 나와 내 동생을 아버지에게 보내놓고는 사탄과 교류한다며 우리를 비난했어. 아버지와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 지 등을 철저하게 검열했지. 지금 생각하면 우스운 일이야.
9 이름없음 2026/07/02 11:36:28 ID : ZfTSMjhhxSK 0
내가 고등학생 즈음에 아버지의 알코올중독으로 인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했어. 첫번째는 그가 조현병을 진단 받았어. 그게 어떻게 가능한 지에 대해 설명 해줄게. 반복적으로 과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뇌세포에 영향을 줘. 그래서 알코올중독자들은 점점 자제심을 잃고 폭력적으로 변해. 그러다가 나중에는 환청, 환각 등을 보게되는데 그 상태가 되면 조현병으로 진단을 받는거야. 그는 돌아가신 나의 친조모, 그에게는 어머니의 환각과 환청을 들었어. 그는 병원에 입원하게 됐어. 안타깝게도 정신병원이 아니라 일반병원이었지.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하려면 직계가족의 동의가 필요했어. 직계가족이 정 없다면 형제자매들의 동의라도 필요했지. 그런데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한 상태였고, 나와 내 동생을 미성년자였어. 그의 형제자매들은 병원비 부담을 떠안게 될까봐 그를 외면했지. 그래서 그는 지인을 통해 일반병원에 입원하게 됐어. 나의 고3 수험생활은 그 병실에서 하게 됐지. 누구 하나라도 그가 술을 마시러 나가지 못하게 지켜봐야만 했거든. 그는 젊었을 때 그가 얼마나 잘 나갔는 지, 그가 얼마나 정의로웠는 지 이야기 하며 금단증상으로 인해 전신을 달달 떨었어. 철제침상이 진동하는 소리 속에서 나는 문제집을 펴놓고는 단 한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어.
10 이름없음 2026/07/02 11:48:13 ID : eMqnU42FdBg 0
힘든 이야기 하는데 정말 미안하지만, 여기는 앵커판이라서 창작한 이야기를 올리는 곳이거든... 공포 유튜브 보고 왔으면 아마 괴담판일 것 같은데, 괴담판이나 고민상담판이나 하소연판 같이 실화 이야기하는 판으로 스레를 옮겨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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