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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11 05:12:35 ID : bg7vwpPbjxW
한번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라 익명인줄 알면서도 시작하기가 힘들어. 어럈을 때 부터의 일을 상세하게 적고 싶기도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혹시나 내 글을 진지하게 봐주시는 분이 있다면 반도 못 읽고 지치실까봐 두렵기도 해. 근데 어차피 이제는 어떻게 되든 상관 없다는 마음이니까 떠오르는대로 적을게. 나는 현재 이십대 중반 여자이고 최근 4개월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강박장애 공황장애 등등. 분명 몇년 전만 해도 나는 꿈도 가지고 있었고 내가 성공해서 잘 살 줄 알았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길 줄 알았고 나도 소중하고 가치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보여. 꼬박꼬박 다니면서 약도 잘 챙겨먹고 치료 성실하게 받았더니 언젠가부터 기분도 괜찮아지고 사람들도 만날수 있게 됐어.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하고 기분도 점점 좋아지길래 낫는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게 조증이었더라. 어쩐지 살면서 그런 적이 없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좋은 것 마저 병이라는데 의욕이 사라지더라고. 오히려 조증 치료한다고 항우울제 용량 줄였더니 전보다 더 우울해져서 한 이주전부터 그냥 병원도 안가고 있어. 매일 매일 잠도 안오고 깨어있는 동안은 '아무도 없이 지낼 수 있는 장소는 어디있을까' '그런데는 없을텐데 그냥 죽고싶다' '어떻게 하면 쉽게 죽을 수 있을까' '남한테 피해 안 주려면 어디서 죽어야하지?' '근데 난 왜 죽을때마저 남 걱정을 해야하지?' 이런 생각뿐이야. 오늘도 아무나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었는데 차마 이야기를 꺼낼 엄두가 나지 않았어. 그러다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내 인생에서 나를 사랑했던 사람은 단 한명도 없는것 같다는 그런 생각. 또 내가 죽어도 삼일 후면 가족 말곤 모두 날 잊고 다 각자 살기 바쁠것 같다는 생각도. 그랬더니 갑자기 다 환멸이 나서 sns고 뭐고 다 없애버렸어. 그리고 지금 몇년만에 처음으로 휴대폰도 꺼놓고 한참동안 죽어버릴까, 아니면 그냥 어디든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버릴까 생각만 하다가 문득 스레딕이 생각나서 처음으로 들어와서 글을 적고 있어. 여기에 글 적고 있는게 어떻게 보면 아직 미련이 남은 걸지도 몰라. 그냥 요즘 나랑 같은 상황인 사람이나 나같이 생각하다가 이겨낸 사람 있다면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
2018/07/11 07:28:15 ID : oJO7ar9jusi
어디야 직접가서 만나서 얘기해주고싶다
2018/07/11 08:09:52 ID : Bak9y0tutAo
나 맨날 죽을생각하던 사람이라, 본문글 읽고 내가 쓴 줄 알았다. 내가 가장 자주 하던 생각이 어떤 방법으로 죽을까? 였으니까... 만약 실행에 옮겼다면 문고리에 목매다는 방법을 택했겠지만, 아직 이성의끈이 남아있어서 나를 발견하고 치울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아직 안 죽고 있어. 나도 그냥 모든 게 싫었고 나를 위하는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만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정말 작은 거, 부담 안 가지고 하나씩 하나씩 하면서 작은 성취감이나마 느꼈고, 운동하면서 바깥공기 쐬고. 그리고 내가 이렇게 쓰레기처럼 사는 거에 자책감가지기 않기로 하고 (삶의 속도는 다 다르니까)..등등 그랬어.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음 좋겠어. 나도 솔직히 아직 살 이유는 못찾고 죽을 용기가 없어서 살지만, 정말 아주 작은 거에 행복을 느끼기 시작해보자 우리... 그리고 너 혼자 아냐, 최소한 나같은 인간도 있으니까
2018/07/11 08:34:34 ID : bg7vwpPbjxW
스레주야. 계속 레스 달리기를 기다리다가는 지칠까봐 노트북 치워뒀다가 혹시 하는 맘에 들어와 봤다가 레스 달린거 보고 다시 글 남겨. 일단 조언 정말로 고마워. 솔직히 말하자면 우스워 보일지 몰라도 근 몇년간 들은 조언중 가장 위로가 됐어. 왜냐하면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는데 나와 비슷한 누군가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오늘을 버텨낼 희망이 되는 것 같았거든. 전에 정말 누구한테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생명의 전화같은데도 전화해 봤는데 엄청나게 형식적이고 딱딱한 말투로 병원 가라고 하길래 아예 누가 내 말을 진지하게 들어줄거란 희망 자체를 버리고 있었거든. 나는 지금 원룸에 살고있고 이 환경에서 가장 현실성 있다 생각한건 역시 문고리였어. 근데 나도 레스주랑 똑같이 날 치울 사람한테 눈치가 보이고 미안해서 포기했어. 그래서 어느날 절망과 좌절때문에 용기가 나더라도 아마 어디 야산이나 가서 최대한 흔적없이 떠나야겠다 마음 먹었어. 솔직히 지금도 무의식적으로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긴 한데 어차피 쫄보니까 결국 내일도 살아있게 될거고 그러다보면 언젠가 나도 레스주처럼 매일매일을 이겨내게 될지 모르지. 글 읽어줘서, 또 그냥 지나치지 않아줘서 정말로 고마워.
2018/07/11 16:06:14 ID : u4Nvu63TPdz
나도 죽고싶었고 몇년을 그 생각만 하며 살았는데 어느순간 억울했고 터트려지는 시기가 있더라, 지금은 살아서 정말 다행이야. 누리지 못한것들 누리고 죽었으면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사람들 만나고 경험해. 나를 짓누르는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어서가 아닌 여전히 짊어지고있지만 아팠던 만큼 성숙해지고 강해지고 지혜로와 지더라, 꼭 살아서 나와같은 이 감정들을 느낄수 있기를.. 살아가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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