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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를 처음 만난건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네가 말했다. 나에게 홍이는 1년에 한명꼴로 존재하는 사교성없는 아이였고 나는 반장에 모든 친구들과 잘지내 인간관계에서는 부러울 것 없이 컸다. 중학교 1학년, 운이 좋게 초등학교 반 친구 6명과 같은 반에 배정받았고 그중 한 명이 홍이였다. 학기 초에 홍이는 같은 학교였던 친구들이 여러명이었지만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했다. 나는 멍청하게도 너와 나는 다르다고 생각했고 괜히 으쓱해져서 불쌍한 사람 돕는 셈치자며 너에게 말을 걸었다. 이 상황은 아직도 생각난다. 왠지 느낌이 좋았고 기분이 좋았다. 같은 조를 꾸릴 친구가 없어 교실 뒷편 게시판에서 방황하는 너에게 다가가며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엄청 친해지게 된다면 이것도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겠지. 기억하자.]
그때 말을 튼 후로 너와 굉장히 잘 맞다는 걸 알게되었다. 6학년 때 이 아이를 왜 모르고 지냈을까 하고 후회도 많이 했으니까. [6학년 때도 너를 알았다면 반장같은 것도, 다른 친구들도 다 필요없고 너만 있으면 됐을텐데] 그 만큼 중학교 1학년을 너에게 의지하며 지냈다. 중학교 2학년. 홍이와 1반 차이로 떨어졌고 내가 홍이를 대하는 태도를 본 친구가 자신에게는 왜이렇게 소홀하냐는 말을 했다. 나는 홍이와 그 친구를 비교하다가 일방적으로 밀어내기까지 했고 결국에는 내가 이사를 하는 것으로 복잡하고 불편했던 관계를 끝냈다.
이사 간 곳에서 여러 퀴어와 엘라이들을 만나 중학생 3학년 때 정체성에 틀을 잡았고 그 과정에서 중학교부터 시작된 그 감정은 단순히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는걸 알게되었다. 결국 고등학교 홍이의 개학 바로 전날 커밍아웃=> 고백 루트까지 밟아버렸다.
대책없이 커밍아웃 해버리고 내가 어떤 모습을 해도 괜찮다고 해 줄거 같아서 폐를 끼친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개학 전날 밤에 좋아한다고 말해버렸다. 홍이는 눈치채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했지만 고백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몇 년만에 어제 너를 만났다. 실은 너를 만나러 간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동창인 친구를 만나러 간 자리였다. 저녁과 불꽃축제도 그 친구와 보는 것을 약속했지만 일이 생겨 먼저 가버렸고 졸지에 나는 4시간 지하철 타고 영화보러간 사람이 될 뻔했다. 매달리는 심정으로 홍이에게 연락했고 홍이는 고민도 없이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
몇 년만에 다시 만난 홍이는 너무 예뻐졌었다. 물론 초등학교 중학교 때도 내 눈에는 예쁘기만 했지만 고민하는 너를 보고 어른돼서 살 빠지면 예뻐질 것이니 걱정말라고 하루를 멀다하고 뻐끔거렸었는데. 막상 살이 빠지고 키도 조금 커진 너를 보니 말이 나오질 않았다. 두 손으로 내 입을 막은 이유가 네가 너무 예뻐져서라는 것을 홍이는 눈치 못챈 듯 했다.
하얗던 얼굴은 그대로였고 안경을 벗어 더 예뻐졌다. 살이 빠져 손바닥을 얼굴에 대 보고 싶을 만큼 얼굴형은 더 예뻐졌고 특히 하얀 목은 널 앞에서 안아 목 언저리에 얼굴을 묻고 빨갛게 될때까지 빨고싶었다. 단정하게 묶인 머리카락을 풀어 손을 넣고 헝클어뜨리고는 키스도 못하면서 입술을 부비고 싶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너를 만나는 거였다면 조금 더 신경써서 하고갈걸. 너를 만나게 될 날이라는 걸 알았다면 몇 주 전부터 밥도 덜 먹고 너를 만나러 갈 때 입을 옷도 사 놓았을텐데.
빈틈도 없게 꽉 안아서 온기를 나누고 심장 박동을 나눌 수 있게 되면 그제서야 고작 이 20cm를 0으로 만드느라 많이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텐데.
네가 언제쯤 힘들어질까. 힘들어지면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전화해줘. 아침, 밤, 새벽도 좋아. 갑자기 네 집 앞까지 와 달라 해도 먼 길 건너 너에게 갈게. 집에서 기다리는 네가 심심해하지 않게 전화도 걸게. 너는 아무 옷이나 입고 화장도 하지말고 그저 집 앞으로 내려와줘. 내가 그곳에 있을게.
아는 동생이 이 글 언니가 쓴 거냐고 물어보길래 나 아니라고 했는데 읽어 보니 스레주랑 나랑 비슷한 점이 많네. 모든 이들과 친하다거나 반장이었다거나 누군가를 짝사랑하거나 닉네임이 녹차라거나 하는 것들. 다른 게 있다면 난 얼마전에 정체성을 깨달은 것 정도?!
홍이라는 사람이랑 잘 되길 바랄게. 그나저나 녹차 좋아해?!
좀 거 맹목적이어야한다. 좀 더 소중히해야한다. 나는 네 안부를 걱정하되 바랄 수 없다는 사실을 새기고 있어야한다. [바쁘구나..연락이 잘 안되네.. 나는 네 생각으로 바쁜데.]
이런 부담스러운 말도 숨겨야지. 부담스러울 감정도 숨겨야지. 고백하기 전으로 돌아가서 의심할 것 없이 친구이기만 했을 때 했던 행동을 되살리자. 근데 어떻게 했더라.
공부해서 성공해야지. 더 열심히 해야지. 이상하게 네 이름 글자 적기만해도 나는 11시까지 학교에서 버틸 힘이 난다. 무서운 골목을 지날때 너와 하고 싶은 말을 읊으면 행복해지고 심심할 때 너와 했던 말들을 하나하나 꺼내보면 금세 시간이 지나있다. 너는 아니지만 나는 너다. 그런데 요즘 네 얼굴이 잘 기억이 안난다. 만난지 며칠 지났다고. 내 기억 속에서 네 얼굴이 서서히 잊혀지는게 느껴진다.
내가 너에게 전부였을 때가 짧게나마 있었다. 나는 네게 미련없이 떠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너와 나는 이런 관계 뿐일 거라고 착각했나보다. 그때는 내가 항상 위였는데 사랑을 해 버린 지금은 내가 너의 아래가 되었다. 내가 아쉬운건 뒤바뀐 상하가 아니다. 나는 이제 더이상 네게 기댈수고 없고 손을 잡을 수도 없다.
차라리 너를 좋아한다 말하지 말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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