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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8/16 05:16:47 ID : 02mnDwFjAi8
반짝스레 아니고 꾸준히 쓸거니까 스레 낭비했다고 너무 뭐라하진 말아주라... ㅡ 이어서 쓰는거 아니라 걍 끄적끄적 짧게 씀....
이름없음 2019/08/16 05:17:38 ID : 02mnDwFjAi8
"왜 하필 오늘 죽을 생각을 했어." 물을 가치도 없었다. 희미하고 파리한 불빛이 나오는 회벽 단칸방의 한쪽 벽에 뭉근히 피어오른 짙은 암녹색의 곰팡이가 대신 답하게 해도 손색은 없을 터다. 넉살좋은 웃음을 띈 면상을 한참 쳐다본다. 저 좋은 웃음을 짓는 사람은 어제 죽겠다고 내게 전화가 왔다. 저런 웃음을 지으면서 뭘 죽겠다는 걸까 싶다가도 포기한 표정이라는 걸 나는 안다. "그러게, 하루만 더 늦게 죽을 생각 했으면 집전화도 끊겨서 너한테 전화도 못했을텐데..." 말을 줄이고 괜히 욕지거리를 한마디 뱉는다. 쥐구멍같이 작은 창문 너머로 창살무늬의 햇살이 비춘다. 나 앉은 방은 여전히 희미하고 파리한 전등불인데 처음처럼은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개같은 처음처럼, 하고 절로 화가 치민다. 뭐가 처음이란 말이야. 처음으로 돌아와 버리면 다시 시작할 힘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초심을 잃어야만 익숙해지는 미련한 사람들이 있다. 한번의 실패가 너무 커서 다신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때를 놓쳐버리면 영원히 걷잡을 수 없는 상처가 있다. 기만같은 초록색 빛이다. 내 인생의 초록불은 저렇게 켜진다.
이름없음 2019/08/18 03:23:29 ID : 02mnDwFjAi8
슬프지 않아도 나는 눈물은 무엇인가 무엇이 그렇게 억울해서 매 밤을 진하게 울리는 것인가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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