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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7 00:42:57 ID : SNy0ty6jhcH
그냥 너무 힘들다. 나는 긍정적이라고 자신을 너무 몰아붙인것 같다.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 그저 덮어둔 게 큰 잘못이었을까. 이제와 생각해보면 참 박복한 인생이다. 부모님께선 속도위반으로 결혼하셨다. 그 때 임신한 아이가 나였고, 3년 터울의 동생이 생기면서 화목한 듯 보였다. 사업가 집안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왔다. 정말 부족할 것 없는 삶이었다. 그것이 순간의 행복인 줄도 모르고... 시간이 흘러 엄마는 내가 8살때 수영 강사와 바람이 났다. 학부모들 사이에는 바람난 엄마의 이야기가 삽시간에 퍼졌다. 아빠는 이를 해결하고자 발벗고 나섰다. 해결된 것 같았지만 사람은 쉽게 달라지지 않더라. 엄마는 다시 수영 강사와 바람이 났고 아빠는 사기를 당해서 잠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 내가 13살 때 엄마는 이혼을 요구했고 아빠는 우릴 위해 이혼을 수락하셨다. 몇억에 달하는 돈을 엄마에게 일임한 후 아빠는 지방으로 떠났다. 이게 불행의 시작이었다. 원래부터 엄마는 내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7살짜리가 영어 단어시험 80점을 넘지 못했다고 온몸에 피멍이 들도록 맞았다. 이외에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다 적기엔 너무 길다. 아무튼 나는 꽤나 재능있는 아이였다. 항상 전교 1등에 수영, 바이올린, 컴퓨터, 미술 등 다양한 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장난으로 응시한 영재원에 합격하기도 했다. 또래보다 잘 하니 엄마는 날 많이 다그쳤다. 주위 사람들은 내가 엘리트 코스를 밟게 될 것이라 여겼고, 엄마도 그랬다. 그렇기에 조금만 못하면 맞고, 욕을 먹기 일쑤였다. 이런 엄마의 폭력적인 모습은 내가 중학교에 입학해서도 계속되었다. 첫시험에 긴장한 탓인지 전교 6등을 했다. 잘 봤다고 생각하여 자랑했지만 엄마의 반응은 충격적이었다. 뭘 잘했다고 자랑하느냐, 이 말은 비수가 되어 내리꽂혔다. 더 열심히해서 전교 3등인가 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역시 쌀쌀맞은 반응이었다. 잘봤다고 자만하지 말아라, 유지해야하니까 더 공부하라고 말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사교육을 포함하여 10년 가까이 엄마한테 칭찬을 들은 적이 없다. 정말 단 한번도. 반면 아빠는 사사건건 칭찬해 주셨고, 엄할땐 엄하셨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혼하시자 내겐 폭력적인 엄마밖에 남지 않았다. 나도 정말 열심히 했다. 내 삶의 버팀목인 아빠를 못 만나서 많이 힘들었지만 노력했다. 죽고 싶고 다 포기하고 싶었지만 많이 힘냈다. 하지만 아무도 날 인정해주지 않았다. 동생은 어렸고 엄마는 폭언과 폭행만 일삼을 뿐이었다. 많이 절망적이고 외로웠다. 엄마가 남자친구랑 노느라 집에 안 들어오면 내가 동생 밥도 해주고, 온갖 집안일도 다 했다. 친구들이랑 놀고 싶었지만 난 동생을 위해 집에 일찍 들어와야 했다. 아마 ㅣ때쯤 우울증의 정도가 심각했을 것이다. 학원 끝나고 집에 가는 동안 지나가는 차를 보며 뛰어들까, 생각을 꽤나 자주 했다. 주위 사람들이 없었다면 글쎄, 난 이 자리에 없었겠지. 엄마의 폭언은 음.. 부모가 자식한테 할만한 말들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유독 나에게만 말이 거칠었고 함부로 대했다. 내 친구들은 다 안다. 나와 내 동생 대하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는다, 싫어한다, 이혼할 때 데려온 것을 후회한다 등 말로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한마디로 내 인생에 엄마의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도 마찬가지고. 15살 즈음 아빠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엄마한테 당한 일들을 말했고 아빠는 후회하셨다. '그냥 내가 키우겠다 할걸...' 작은 목소리로 저렇게 말씀하셨다. 아빠는.... 많이 약해지셨다. 큰아빠 때문에 출혈성 치매에 걸리셨고,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신다. "딸, 아들. 아빠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기억할 수 있을 때 많은 추억 쌓자." 이 한마디가 어찌 슬프던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아빠를 만났다는 행복은 잠시, 아빠는 시한부가 되셨다. 현재 기준 1년 반 남으셨다. 많이 절망적이다. 내가 정말 사랑하고, 아끼는 아빠가 돌아가신다니. 그래서 난 13살부터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살아왔다. '난 긍정적이고 강하니까.' 이렇게 자기세뇌를 하면서. 그치만 이제 슬슬 한계인 것 같다. 내가 무너질 것 같다. 엄마 때문에 PTSD까지 얻어 꽤나 고역이다. 우울증에 PTSD는 최악의 조합이다. 특정 상황이 떠오르면 심장이 빨리 뛰고 과호흡이 온다. 과호흡이 가라앉으면 우울감이 밀려온다. 지금의 나는 많이 힘들고, 지쳤지만 티를 못 내고 있다. 주위 사람들은 내가 긍정적이고 강하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실상은 누구보다 약한데. 지금의 나는 툭치면 바스라질 정도다. 난 지금 정말 간신히 버티고 있다. 절벽 끝자락에 까치발 들고 서있는 정도? 엄마의 바람을 시작으로 우리는 모두 불행해졌다. 나는 엄마를 원망한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원망스럽다. 다 엄마 탓인 것만 같아서, 엄마만 아니었으면 우린 행복했을 것만 같아서, 아빠랑 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었는데. 엄마가 바람나는 탓에 다 이렇게 된 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이제와서 원망해봤자 소용 없는 거 안다. 나는 솔직히 엄마를 후원자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안 주지만 돈은 주는 존재? 난 지금까지 물질적으로 부족하게 지낸 적은 없었고 온갖 사교육은 다 받았다. 엄마 입장에서는 '다 해줬는데 왜 이러는 거야.' 이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 해주면 뭐해, 정신적으로 이렇게 불안정한데. 한번도 날 인정해준 적 없으면서 더 좋은 성과만 바란다. 내가 아무리 얘기를 해 봐도 안 듣는다. 그냥 무시하기 일쑤고 애초에 대화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두서없는 글이라 솔직히 뭔 얘긴지 잘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쓰면서 좀 진정이 된 것 같다. 아무도 안 읽겠지만 그냥 하소연이나 해 보고 싶었다. 현재 나는 내가 갖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환상으로 살고 있다. '사랑', '행복', '인정'정도려나.. 이런 환상이 없었더라면 난, 이 글을 쓰지도 못 했겠지. "지금까지 수고했어." 이 한마디가 절실한 삶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 번도 못 들었네... 이 스레 봤으면 아무나 말해줬으면 좋겠다! 읽어줘서 고마워
2019/10/17 00:45:22 ID : 9dyE3yE60pV
수고했고 진짜 잘 버텼다 성인되서 독립하고 엄마랑은 손절해서 보란듯이 잘 살아 넌 그럴만한 능력도 되니까
2019/10/17 00:54:18 ID : so3SHzSGq7t
레주가 쓴 글 잘 읽었어. 레주는 대단하고 멋진 사람이야. 정말 수고 많았어... 잘 버텨줘서 고마워. 이제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말고 조금씩 쉬어가면서, 천천히 가보자
2019/10/22 04:05:19 ID : dzPfWkqZipg
수고햇서 정말로 지금까지 많이 힘들엇겟다 조금씩은 쉬어가면서 좋아 조금씩 쉬어가도 너를 좋아하는사람은 항상네곁에서 너를 좋아해줄거야 완벽하지않아도 좋아 충분히 넌멋지고 대단한사람이니까 12시지났으니 오늘은 너에게 좀더 행복한하루가되얶으면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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