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없어도 풀꺼지만ㅎ

때는 바야흐로 2014년!

내가 막 중3이 되었을때의 이야기야

그때는 항상 무기력했지... 움직이기도 귀찮고

ㅂㄱㅇㅇ

나는 소위 말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어.

교우관계는 조금 좁은 자발적 아싸(?)같은 느낌이었지

그때 학기가 시작된지 얼마 안되서 전학생이 한명 온거야. 키는 나보다 5cm정도 작고 얼굴 조막만한 귀염상인 애였는데

생긴게 너무 취향인거야. 시작은 그냥 취향인 얼굴 이었지.

그래서 가명으로 진이라고 부를께!

앗, 오타났다

한 일주일 정도는 그냥 조각상 보듯이 가끔 보기만 했었는데, 첫 수행평가때 같은 모둠이 된거야

별 생각 없이 있다가 자리를 옮겼는데 마침 진이 옆자리에 앉게 된거야

긴장해서 뚝딱거리다가 어색하게 이야기를 하고 모둠 수행평가를 진행했어

평소와 같이 내가 모둠장을 떠맡고나서 이것저것 정하고 계획을 짜고 있는데 거의 끝나갈때쯤 갑자기 나한테 칭찬을 하는거야

그... 막 추상적이거나 감정적인 칭찬이 아니라 딱 내가 한 일 자체에 관한 칭찬을

그때가 아마 내가 진이한테 반했던 때일꺼야. 그리고 그 이후로 매일 삽질을 시도했지

플러팅은 무리인데다가 친화력도 없고, 생각한데로 말했다가 상대방에게 상처주기 십상인데 연애를 어떻게 하나...싶었는데

그때 막 깨달음을 얻었지. 나는 얘가 레즈인지,바이인지,아니면 이성애자인지도 모르고 있었다는걸!

연애는 개뿔이 실친이 되기도 어려워 보였지

그렇다고 친하지도 않은데 그런걸 물어보는건 대놓고 내가 퀴어임을 밝히는것과 동시에 내가 진이를 좋아한다는걸 당사자한테 알리는게 되잖아?

그래서 첫 목표는 친해지기였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친해지기위해 수작을 부렸지. 좋아한다는 간식을 우연히 가지고 있는척을 하고 건네준다던가, 공부를 도와준다던가 하고.

갖은 노력끝에 1학기가 끝날때쯤 나는 학교에서 진이와 가장 친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어

그리고 그정도가 되자 욕심이 조금 생겼지. 사귀지는 못해도 적어도 커밍아웃정도는 하고싶다는.

그런데 사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사회적 인식이 심각했잖아

보고있오!!

잘못되면 내 인생이 망할 수도 있는 문제였으니 신중해야 했어

>>28 고마워!

그래서 결국에 조금 떠보기로 했지

>>31 ㅂㄱㅇㅇ

보고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