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봄에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분명 이 세상 것이 아닌 그것을 봤어. 근데 그때는 그게 왜 거기에 나타났는지 알 수 없었는데 오늘... 알아버린거 같아.

2014년도에 한창 부산에 벚꽃이 흐드러지던 봄날이었어. 그때 나는 갓 대학 졸업하고 공연기획사에 취직해서 정말 밤낮은 고사하고 주말은 모두 반납한채 회사일에 매달려 있었거든. 그날도 다니던 회사에서 기획하는 가수 공연이 전국투어를 하고 있었더 때고 벚꽃이고 나발이고 공연만 무사히 잘 끝나길 바라면서 일하는 중이었어.

그때 내가 맡은 일은 콘서트 오케스트라를 서울에서부터 대절우등버스에 태우고 공연 전날 밤에 부산까지 인솔해서 밥먹이고 숙소 배정해주고 일정 내내 매니징 하는 일이었어. 도착 다음날인 공연 당일에는 셋업, 리허설 매니징, 세션과 스텝들 식사 매니징, 티켓부스 운영, 그지같은 승질머리의 대표 비위 맞추기로 하루를 알차게 보낸 다음 밤 10시가 다 되어서 공연이 끝나면 지친 콘서트 오케스트라(보통 세션이라고도 많이 부르더라고. 그런데 클래식 연주자들이야)를 다시 타고온 버스에 태워서 칠흑같은 고속도로를 따라 서울로 내달려야했어.

고작 26살이었던 내 통제를 자유로운 영혼의 아티스트들이 고분고분 따라주지도 않았고, 가뜩이나 긴 지방투어 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전국으로 출장을 다닌지 3개월이 다되어가고 있었던데다.. 당시 진짜 팬 충성도가 어마무시했던 가수 콘서트여서 관객도 꽉꽉들어찼으니 진짜 피곤이 극에 달해서 머리만 대면 잘 때였어.

콘서트를 마친 오케스트라도 많이 피곤했는지 우린 한가지 합의에 이르렀지. 제일 처음 나오는 휴게소에서 화장실과 요기를 해결하고 그 이후로는 무조건 무정차로 버스 내부에 불 다 끄고 다 같이 자면서 서울로 향하자. 어우 얼마든지 그러자고 대차게 콜했어.

그래서 첫 휴게소에서 나도 딱 후랑크 소세지에 머스타드 뿌려서 뚝딱하고 기사님께 버스 안에 불 모두 꺼달라고 한 다음에 우등버스좌석에 몸을 파묻었어. 알지? 일반은 양쪽으로 2개씩 의자가 있는데 우등은 버스 가는 방향을 보고 앉아 있으면 가운데 복도 기준 왼쪽에 2좌석 오른쪽에 1좌석 있는 거.

편성이 그다지 크지 않은 콘서트오케스트라여서 자리는 여유있는 편이었어. 그래서 다들 편히 의자 뒤로 젖히고 잘 수 있었지. 나는 오른쪽에 3열 좌석에 홀로 앉았고. 내 자리 왼쪽 복도 건너 두자리에는 창가 쪽에는 첼로가 앉았고(첼리스트 말고 진짜 첼로) 복도쪽에는 그 첼로의 주인이 앉았어.

나는 뭐.. 자야겠다는 생각도 하기 전에 그냥 골아떨어졌어. 얼마나 잤나..?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아? 차안에서 자다보면 코 안이 바짝 말라 건조해져서 갈라지는 듯 아픈 느낌 나는거. 그 느낌에 불편해 하면서 잠이 좀 깼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가 없었어. 물을 마셔야 겠다는 생각 뿐이었지. 입에 머금고 잇몸을 적시면 코 점막으로도 수분이 전달되거든. 지방 출장이 많아서 버스탈일 많았던 나한테는 나름 꿀팁이야ㅋ

물을 마시려고 앞 줄 의자 뒷편에 수납하라고 걸어둔 그물망(뭔지 알지?)에 넣어둔 생수병을 집으려고 했어. 근데 잠결에 깜박한거지. 안전벨트를 하고 있다는 걸. 기대와 달리 손이 충분히 뻗어지질 않아서 그만 생수병을 놓치고 말았어. 생수병은 내 왼쪽 복도로 떨어졌고

정막만 흐르는 버스 안에 투퉁!퉁퉁퉁.. 하는 생수병 나뒹구는 소리가 울렸지만 누구하나 잠투정 부리는 소리도 내지 않더라고. 말 그대로 죽은 듯이... 결국 안전벨트를 풀고 허리를 숙여 바닥에 떨어진 생수병을 줏었는데.. 갑자기 숙인 머리 정수리로 소름을 넘어서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 처럼 몸을 떨게 만드는 한기가 느껴지는거야. 꽃피는 봄에;

ㅂㄱㅇㅇㅂㄱㅇㅇㅂㄱ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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