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1/06/20 14:55:27 ID : bg7y3O9tdwk 4
우리는 23살 동갑내기 커플이구 만난지 2년하고 한달 정도 됐어 고등학교 입학하고 담임쌤 소개 끝나고 각자 자리에 서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었어 돌다가 내 차례가 와서 딱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들리는 말 "키 ㅈㄴ 작네"
2 이름없음 2021/06/20 14:58:05 ID : bg7y3O9tdwk 0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까 입학식부터 지각한 남자애 2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었어 편의점에서 컵라면 먹다가 늦었다 그랬었나? 무튼 걔 한번 째려봐주고 쌤도 조용히 하라하고 내 소개를 하는데 똑같은 목소리로 걔가 "목소리는 ㅈㄴ 크네" 이러는거야 아 개짜증나는데 첫 날이기도 하고 다른 애들도 소개해야하니까 걔를 계속 째려보면서 자리에 앉았어
3 이름없음 2021/06/20 15:02:57 ID : bg7y3O9tdwk 0
그리고 쉬는 시간 되자마자 따질려고 지 친구들이랑 모여서 장난치고 있는 걔한테 갔어 보니까 이름이 이성원 이더라고 (가명이야!) "야 이성원? 니 뭔데 자꾸 키가 작네 목소리가 크네마네 하는데?" 하니까 "으이 ㅈ만이 떽떽 거리지마라" 이러면서 딱밤 때리 듯이 코를 튕기고는 지 친구들이랑 같이 매점에 갔어
4 이름없음 2021/06/20 15:06:25 ID : bg7y3O9tdwk 0
수업 종치고 나서 후다닥 달려오더라구 오면서 내 책상에 브이콘 하나 던지고 가길래 수업 시간 내내 그거 짝지랑 나눠 먹고 있었어 다음 쉬는 시간에 나한테 오더니 "어 내가 실수로 흘린 건데 니가 다 쳐먹었네 안되겠다 닌 마치고 햄버거 사도 번호 내놔라" 이러는데 번호 안 줬어 ㅋㅋㅋㅋㅋㅋ 꺼지라고 진짜 걔 끊임없이 수업 시간에도 번호 달라고 쪽지 넘기고 내 자리 쪽으로 돌아보면서 입 모양으로 번호번호번호 이러고 있구
5 이름없음 2021/06/20 15:09:41 ID : bg7y3O9tdwk 0
그리고 하교 시간이 됐어 나는 휴대폰 받자마자 다른 친구들이랑 번호 교환 막 하고 있는데 이성원이 오더니 왜 자기한텐 번호 안 주냐고 방방 뛰는데도 그냥 번호 안 주고 무시하고 알바 하러 갔어 한참 알바 중인데 모르는 번호로 자꾸 전화 오는 거야 앞치마 주머니에 넣어놨었는데 자꾸 진동 울리니까 간지럽기도 하고 거슬려서 가방 안에 넣어놨었어 밤 11시 쯤 알바 마치고 폰을 딱 꺼내는데 부재중이 열 몇 통이 와 있는거야 누구지 하고 전화 거는데 신호음 전에 딴딴따라단 하는 거 그거 나오자마자 남자가 왜 이제 받냐고 소리 질렀어
6 이름없음 2021/06/20 15:11:57 ID : bg7y3O9tdwk 0
목소리 딱 들어보니까 이성원이더라구 이성원 보고 미쳤냐고 왜이렇게 전화를 거냐고 알바 중이였다고 내 번호 어떻게 알았냐니까 오빠야가 모르는게 어디 있어 이런 얘기 하면서 집에 도착 했어 씻고 나와서 카톡 하다가 알고보니까 걔가 학교 있는 동네 옆 동네 산다는 걸 알게 됐고 걔가 학교 근처 지하철역에서 기다린다고 학교 같이 가자고 해서 알겠다 하구 피곤했던 나는 바로 잠 들었지
7 이름없음 2021/06/20 15:14:32 ID : bg7y3O9tdwk 0
그리고 다음 날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까 이성원이 토스트 두개 들고 기다리고 있었어 학교 근처에 옛날 토스트 있지 양배추 계란 햄 넣은 토스트 그거 파는 곳 있었거든 같이 먹으면서 학교로 걸어가는데 우린 어제가 입학식이었는데 뭔가 옛날부터 친구였던 기분이였어 아주아주 편한 친구
8 이름없음 2021/06/20 15:16:53 ID : bg7y3O9tdwk 0
그렇게 걔랑 걔 친구들이랑 내 친구랑 다같이 고등학교 3년 내내 항상 다녔어 같이 학교 마치면 서면이나 남포동 가서 맨날 노래방 가고 무한리필집 다 찾아다니고 사고 쳐도 같이 치고 울어도 같이 울고 웃어도 같이 웃는 그런 짱친이 되었어
9 이름없음 2021/06/20 15:18:51 ID : bg7y3O9tdwk 0
솔직히 고딩 때도 이성원이랑 니랑 사귀냐 이성원이 니 좋아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 수백번은 들은 것 같은데 나도 이성원도 항상 아니라고 했지만 나도 한 번씩 이성원이 나 좋아하나 라는 생각을 몇 번 하기도 했었어 수학여행 때라던지.. 학교 축제 때라던지 그냥 일상 생활에서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그럴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10 이름없음 2021/06/20 15:21:03 ID : bg7y3O9tdwk 0
그렇지만 그것도 생각 뿐, 절대 이성원에게 직접 물어보진 않았어 에이 아니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3년이 지나고 20살이 되었어 졸업식 날 각자 가족들이랑 점심 먹고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어 내가 그 전에 취업을 나왔던터라 혼자 자취 중이였어서 가족들이랑 점심 먹고 내 자취방에 갔는데 이성원이 내 침대에서 자고 있더라
11 이름없음 2021/06/20 15:24:51 ID : bg7y3O9tdwk 0
이성원 부모님이 바쁘셔가지구 못 오셨었거든 그래서 내가 우리 가족이랑 같이 밥 먹자고 했는데 집 가서 좀 자겠다 해서 알겠다고는 했지만 그게 내 자취방일 줄은 몰랐지...ㅋㅋ 가서 이성원을 막 깨웠어 "이성원 일어나라 왜 여기서 자는데 나도 잠 온다고 일어나봐" 흔들면서 깨우니까 눈을 슬며시 뜨더니 다시 스윽 감는 거야 나도 너무 피곤해서 좀 자다 준비할려고 에이 모르겠다 하고 걔가 바깥 쪽에서 자고 있어서 이성원 넘어서 침대로 올라 가서 벽 쪽에 찰싹 달라 붙어서 누웠어
12 이름없음 2021/06/20 15:28:20 ID : bg7y3O9tdwk 0
이성원이 내 쪽으로 몸을 돌리길래 나도 고개만 돌려서 쳐다봤는데 눈 한 쪽만 뜨고는 이불 덮어라 이러고는 덮어 주는데 이불은 와이래 작노 이러면서 땡기고 땡기다가 우리 사이는 엄청 가까워졌어 그 전에도 같이 누워서 잔 적은 많았지만 그 날 따라 뭔가 설레였어
13 이름없음 2021/06/20 15:30:21 ID : bg7y3O9tdwk 0
그래도 티 안 낼려고 "야 베개 안 줄거면 팔 내놔라" 이랬는데 순순히 팔을 내주는거야 그거 때문에 또 살짝 멈칫 했지만 베고 천장을 쳐다보고 있는데 내 몸울 옆으로 돌려서 확 안더라 놀라기도 하고 뭔가 싶어서 가만히 있다가 물어 봤어 "니 지금 뭐하는데"
14 이름없음 2021/06/20 15:33:04 ID : bg7y3O9tdwk 0
"어? 아니 말랑말랑한 죽부인" 이러길래 품 안에서 벗어날라니까 막 웃으면서 장난이라고 안은 채로 뒷통수를 쓰담쓰담 하는데 그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어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걔가 입을 열었어 "우리 사귈까"
15 이름없음 2021/06/20 15:35:30 ID : bg7y3O9tdwk 0
근데 나도 쓰레기지 그런 설레는 감정 다 느끼면서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사귀긴 싫었어 그 이유 중에 하난 나중에 안 좋게 되면 멀어질까봐가 더 큰 거 같았어 그래서 바로 대답했지 "아니, 싫어" 그리고 아무 말 없다가 쓰담쓰담 하던 손이 멈추더라구 그렇게 정적이 흐르는데 "그래 그럼 오늘 재밌게 조심히 잘 놀고 나는 가 볼게 불편할거같다" 이러고 순식간에 그냥 가버렸어
16 이름없음 2021/06/20 15:37:33 ID : bg7y3O9tdwk 0
쓰다듬던 손이 멈출 때부터 내 후회는 시작 됐었어 그 날 술도 어떻게 마셨는지 모르겠고 그 후론 성원이가 우리 친구들 아무랑도 연락이 안 됐어 어떻게 사는지 어디 사는지 잘 사는지 아무것도 몰랐어 그 이후로 인스타도 페북도 없어졌고 카톡은 있었는데 차단을 한 건지 연락을 받지 않았었어
17 이름없음 2021/06/20 15:43:14 ID : bg7y3O9tdwk 0
그렇게 성원이 없는 지루한 20살을 보냈는데 내가 21살인 2019년 5월 11일 친구들이랑 펜션 잡고 놀러 갔어 근데 남자애 한명이 친구 한명 더 오기로 했다고 이 근처 왔다니까 데리고 올게 이러고 나갔어 한 10분 지났나 그 친구가 들어오는데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성원이였어
18 이름없음 2021/06/20 15:43:44 ID : wrbCo2IK7Bs 0
ㅂㄱㅇㅇ
19 이름없음 2021/06/20 15:46:08 ID : bg7y3O9tdwk 0
다른 친구들은 헐 뭐야??? 야 이성원!! 미쳤나 야 니 어디있었는데 야 오랜만이다 반갑다 이러는데 나는 왜인지 모르게 눈물부터 터져나오더라 아무 말도 못 하고 친구들이 휴지 뽑아주고 눈물 닦아주고 (친구들한텐 내가 다 말해줬었거든 그 때 그 일을..) 그러는데도 나는 눈물 닦지도 않고 그냥 멍하니 성원이 얼굴만 쳐다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성원이가 다가오면서 또 우나 니는 안 반갑나? 내 다시 갈까? 이러면서 또 코를 튕기는거야
20 이름없음 2021/06/20 15:48:45 ID : bg7y3O9tdwk 0
그래서 고개만 그냥 저었더니 "말 좀 해도 인사 안 해줄거가 목소리 듣고싶은데" 이러면서 내 눈물을 자꾸 닦아줬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들이 야 성원이 니가 나가서 좀 달래갖고 들어온나 이러더라고.... 내 사랑들,,💓 ㅋㅋㅋㅋㅋ 우리가 여자 방 남자 방 두개 잡고 남자 방에서 술 먹고 있었는데 나랑 성원이랑 여자 방에 갔어
21 이름없음 2021/06/20 15:50:26 ID : bg7y3O9tdwk 0
고마워! 다룬 사람들도 보고있음 보고있더고 남겨조 가서 나는 또 펑펑 울고 성원이는 왜 우냐 그만 좀 울어라 마르겠다 그 새 키가 좀 컸나? 이뻐졌나 좀 보게 울지 좀 마라 제발 이러고 있고ㅋㅋㅋㅋㅋ 그렇게 한참 울다가 좀 진정이 됐어
22 이름없음 2021/06/20 15:53:47 ID : bg7y3O9tdwk 0
콧물만 훌쩍이고 있으니까 몬순이 이제 다 울었나? 이러길래 또 티격태격 얘기 하고 있었어 근데 걔가 그 복층 침대 옆 선반에 자기 휴대폰이랑 지갑 이런 거 놔두는데 에어팟도 놔둔거야 그 당시에 내가 에어팟 살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거든 그래서 어? 니 에어팟 샀나? 이러고 이거 좋나? 이러니까 어 뭐 개안타 노래 들을래? 하면서 내 귀에 꽂아줬어
23 이름없음 2021/06/20 15:59:43 ID : bg7y3O9tdwk 0
그렇게 성원이가 틀어준 노래가 '나몰라패밀리 - 사랑해요' 라는 노래였어 그 노래 처음 가사가 '내 고백의 노래소리가 너에게 들릴 수 있게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댈 사랑해요' 이거야 그거 듣고 웃음이 나와서 성원이 쳐다보니까 왜? 오글거리나? 이러더라구 그래서 아니 노래 좋아서 이러고 그 노래 계속 듣다가 노래가 끝났어
24 이름없음 2021/06/20 16:00:24 ID : bg7y3O9tdwk 0
그리고는 성원이가 뭐를 딱 틀었는데 아 나는 못 듣겠다 이러고 에어팟을 한 쪽 더 나한테 끼워주더라
25 이름없음 2021/06/20 16:06:13 ID : bg7y3O9tdwk 0
성원이 목소리가 나왔어 아예 에어팟으로 고백할려고 작정하고 녹음 해놓은게 아니라 이렇게 이 톤으로 말하면 좀 더 진심 같을까 하는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나한테 할 고백 멘트 연습하는 성원이의 목소리.. 내용은 대충 이랬어 '진아 내가 애들한테도 니한테도 말 없이 잠수타서 많이 서운했제 아버지 때문에 어디 좀 가야했었는데 니한테 내 마음은 전하고 가고 싶어서 해봤던 말이다 니가 안 받아줄거 알고 고백했었는데 거기서 지내는 내내 니가 너무 보고싶더라 니 많이 좋아하는 갑다 내랑 사귀어줘.. 아 씨 이게 아인데 좀 더 진지하게 해야되는데 ㅅㅂㅅㅂ어쩌구저쩌구' 끝은 저렇게 혼자 하는 욕이었지만
26 이름없음 2021/06/20 16:10:27 ID : bg7y3O9tdwk 0
그 말을 들으며 성원이 눈을 바라 보고 있었는데 눈빛으로도 나한테 그렇게 얘기 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마지막에 욕하고 어쩌구저쩌구 지 혼자 불평 하는 거 듣고 웃으면서 에어팟을 빼고 뭔데 이게 이랬더니 혼자 연습 좀 해봤는데 평가 좀 해도 라고 말하는 성원이에게 대답해줬어 내한테 잘해줄 자신 있으면 사귀고 없으면 그냥 빠빠이하자 이랬더니 꼭 안으면서 진짜 ㅈㄴ잘할게 진짜로 니가 내를 더 좋아하게 만들게 알았제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이러더라구 지금까지도 아직은 싸운 적이 없어 성원이가 너무 잘해줘 진짜 막말로 우리 아빠도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진않아..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이렇게 에어팟으로 고백을 받았었어!
27 이름없음 2021/06/20 16:13:20 ID : wrbCo2IK7Bs 0
헐 완전 설렌다ㅠㅠㅠ
28 이름없음 2021/06/20 19:15:44 ID : a3wk7cGttik 0
할 개설레ㅜ
29 이름없음 2021/06/20 19:22:47 ID : byGnxwtuqZb 0
왜 설레지....? 진심이 느껴져서인가 ㅠㅠ 행복해라! 스레주
30 이름없음 2021/06/20 21:53:16 ID : zcJPfSGpO65 0
대박... 영화네ㅜㅜㅜㅜ
31 이름없음 2021/06/20 21:57:40 ID : zcJPfSGpO65 0
근데 보자마자 울 정도로 많이 좋아했는데 레주는 왜 고백 거절하고 나서 안붙잡았어? 연락도 안해봤어?
32 이름없음 2021/06/20 23:21:48 ID : bg7y3O9tdwk 0
그치.. 나도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설레고 꿈같아! 내가 그렇게까지 많이 좋아하는 줄은 내 스스로 깨닫지 못 했었어 그래서 그 전부터 얘가 나한테 고백하면 어쩌지 라고 생각 들 때마다 만약 사귄다면 사귀다 안 맞아서 헤어진다면 친구로도 못 지낼까봐 선뜻 받아주기가 싫었어 그 때도 내 옆에 꼭 두고싶은 사람이었거든 연락 끊기고 그 번호로 자꾸 연락해보고 내 연락이라서 씹나 싶어서 다른 사람 폰 빌려서도 해봤는데 번호 주인이 바뀌었더라구 카톡도 있었는데 차단 했는지 안 받다가 카톡 계정도 바꼈었어 그래서 연락 할 방법도, 붙잡을 방법도 없었던거야!
33 이름없음 2021/06/23 22:42:42 ID : 7xV84NxTQlh 0
진짜 영화같다
34 이름없음 2021/06/23 23:22:31 ID : TRzWjeMruk5 0
와 진짜 인소보는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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