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3살 동갑내기 커플이구 만난지 2년하고 한달 정도 됐어 고등학교 입학하고 담임쌤 소개 끝나고 각자 자리에 서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었어 돌다가 내 차례가 와서 딱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들리는 말 "키 ㅈㄴ 작네"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까 입학식부터 지각한 남자애 2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었어 편의점에서 컵라면 먹다가 늦었다 그랬었나? 무튼 걔 한번 째려봐주고 쌤도 조용히 하라하고 내 소개를 하는데 똑같은 목소리로 걔가 "목소리는 ㅈㄴ 크네" 이러는거야 아 개짜증나는데 첫 날이기도 하고 다른 애들도 소개해야하니까 걔를 계속 째려보면서 자리에 앉았어

그리고 쉬는 시간 되자마자 따질려고 지 친구들이랑 모여서 장난치고 있는 걔한테 갔어 보니까 이름이 이성원 이더라고 (가명이야!) "야 이성원? 니 뭔데 자꾸 키가 작네 목소리가 크네마네 하는데?" 하니까 "으이 ㅈ만이 떽떽 거리지마라" 이러면서 딱밤 때리 듯이 코를 튕기고는 지 친구들이랑 같이 매점에 갔어

수업 종치고 나서 후다닥 달려오더라구 오면서 내 책상에 브이콘 하나 던지고 가길래 수업 시간 내내 그거 짝지랑 나눠 먹고 있었어 다음 쉬는 시간에 나한테 오더니 "어 내가 실수로 흘린 건데 니가 다 쳐먹었네 안되겠다 닌 마치고 햄버거 사도 번호 내놔라" 이러는데 번호 안 줬어 ㅋㅋㅋㅋㅋㅋ 꺼지라고 진짜 걔 끊임없이 수업 시간에도 번호 달라고 쪽지 넘기고 내 자리 쪽으로 돌아보면서 입 모양으로 번호번호번호 이러고 있구

그리고 하교 시간이 됐어 나는 휴대폰 받자마자 다른 친구들이랑 번호 교환 막 하고 있는데 이성원이 오더니 왜 자기한텐 번호 안 주냐고 방방 뛰는데도 그냥 번호 안 주고 무시하고 알바 하러 갔어 한참 알바 중인데 모르는 번호로 자꾸 전화 오는 거야 앞치마 주머니에 넣어놨었는데 자꾸 진동 울리니까 간지럽기도 하고 거슬려서 가방 안에 넣어놨었어 밤 11시 쯤 알바 마치고 폰을 딱 꺼내는데 부재중이 열 몇 통이 와 있는거야 누구지 하고 전화 거는데 신호음 전에 딴딴따라단 하는 거 그거 나오자마자 남자가 왜 이제 받냐고 소리 질렀어

목소리 딱 들어보니까 이성원이더라구 이성원 보고 미쳤냐고 왜이렇게 전화를 거냐고 알바 중이였다고 내 번호 어떻게 알았냐니까 오빠야가 모르는게 어디 있어 이런 얘기 하면서 집에 도착 했어 씻고 나와서 카톡 하다가 알고보니까 걔가 학교 있는 동네 옆 동네 산다는 걸 알게 됐고 걔가 학교 근처 지하철역에서 기다린다고 학교 같이 가자고 해서 알겠다 하구 피곤했던 나는 바로 잠 들었지

그리고 다음 날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까 이성원이 토스트 두개 들고 기다리고 있었어 학교 근처에 옛날 토스트 있지 양배추 계란 햄 넣은 토스트 그거 파는 곳 있었거든 같이 먹으면서 학교로 걸어가는데 우린 어제가 입학식이었는데 뭔가 옛날부터 친구였던 기분이였어 아주아주 편한 친구

그렇게 걔랑 걔 친구들이랑 내 친구랑 다같이 고등학교 3년 내내 항상 다녔어 같이 학교 마치면 서면이나 남포동 가서 맨날 노래방 가고 무한리필집 다 찾아다니고 사고 쳐도 같이 치고 울어도 같이 울고 웃어도 같이 웃는 그런 짱친이 되었어

솔직히 고딩 때도 이성원이랑 니랑 사귀냐 이성원이 니 좋아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 수백번은 들은 것 같은데 나도 이성원도 항상 아니라고 했지만 나도 한 번씩 이성원이 나 좋아하나 라는 생각을 몇 번 하기도 했었어 수학여행 때라던지.. 학교 축제 때라던지 그냥 일상 생활에서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그럴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그렇지만 그것도 생각 뿐, 절대 이성원에게 직접 물어보진 않았어 에이 아니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3년이 지나고 20살이 되었어 졸업식 날 각자 가족들이랑 점심 먹고 저녁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어 내가 그 전에 취업을 나왔던터라 혼자 자취 중이였어서 가족들이랑 점심 먹고 내 자취방에 갔는데 이성원이 내 침대에서 자고 있더라

이성원 부모님이 바쁘셔가지구 못 오셨었거든 그래서 내가 우리 가족이랑 같이 밥 먹자고 했는데 집 가서 좀 자겠다 해서 알겠다고는 했지만 그게 내 자취방일 줄은 몰랐지...ㅋㅋ 가서 이성원을 막 깨웠어 "이성원 일어나라 왜 여기서 자는데 나도 잠 온다고 일어나봐" 흔들면서 깨우니까 눈을 슬며시 뜨더니 다시 스윽 감는 거야 나도 너무 피곤해서 좀 자다 준비할려고 에이 모르겠다 하고 걔가 바깥 쪽에서 자고 있어서 이성원 넘어서 침대로 올라 가서 벽 쪽에 찰싹 달라 붙어서 누웠어

이성원이 내 쪽으로 몸을 돌리길래 나도 고개만 돌려서 쳐다봤는데 눈 한 쪽만 뜨고는 이불 덮어라 이러고는 덮어 주는데 이불은 와이래 작노 이러면서 땡기고 땡기다가 우리 사이는 엄청 가까워졌어 그 전에도 같이 누워서 잔 적은 많았지만 그 날 따라 뭔가 설레였어

그래도 티 안 낼려고 "야 베개 안 줄거면 팔 내놔라" 이랬는데 순순히 팔을 내주는거야 그거 때문에 또 살짝 멈칫 했지만 베고 천장을 쳐다보고 있는데 내 몸울 옆으로 돌려서 확 안더라 놀라기도 하고 뭔가 싶어서 가만히 있다가 물어 봤어 "니 지금 뭐하는데"

"어? 아니 말랑말랑한 죽부인" 이러길래 품 안에서 벗어날라니까 막 웃으면서 장난이라고 안은 채로 뒷통수를 쓰담쓰담 하는데 그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어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걔가 입을 열었어 "우리 사귈까"

근데 나도 쓰레기지 그런 설레는 감정 다 느끼면서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사귀긴 싫었어 그 이유 중에 하난 나중에 안 좋게 되면 멀어질까봐가 더 큰 거 같았어 그래서 바로 대답했지 "아니, 싫어" 그리고 아무 말 없다가 쓰담쓰담 하던 손이 멈추더라구 그렇게 정적이 흐르는데 "그래 그럼 오늘 재밌게 조심히 잘 놀고 나는 가 볼게 불편할거같다" 이러고 순식간에 그냥 가버렸어

쓰다듬던 손이 멈출 때부터 내 후회는 시작 됐었어 그 날 술도 어떻게 마셨는지 모르겠고 그 후론 성원이가 우리 친구들 아무랑도 연락이 안 됐어 어떻게 사는지 어디 사는지 잘 사는지 아무것도 몰랐어 그 이후로 인스타도 페북도 없어졌고 카톡은 있었는데 차단을 한 건지 연락을 받지 않았었어

그렇게 성원이 없는 지루한 20살을 보냈는데 내가 21살인 2019년 5월 11일 친구들이랑 펜션 잡고 놀러 갔어 근데 남자애 한명이 친구 한명 더 오기로 했다고 이 근처 왔다니까 데리고 올게 이러고 나갔어 한 10분 지났나 그 친구가 들어오는데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성원이였어

다른 친구들은 헐 뭐야??? 야 이성원!! 미쳤나 야 니 어디있었는데 야 오랜만이다 반갑다 이러는데 나는 왜인지 모르게 눈물부터 터져나오더라 아무 말도 못 하고 친구들이 휴지 뽑아주고 눈물 닦아주고 (친구들한텐 내가 다 말해줬었거든 그 때 그 일을..) 그러는데도 나는 눈물 닦지도 않고 그냥 멍하니 성원이 얼굴만 쳐다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성원이가 다가오면서 또 우나 니는 안 반갑나? 내 다시 갈까? 이러면서 또 코를 튕기는거야

그래서 고개만 그냥 저었더니 "말 좀 해도 인사 안 해줄거가 목소리 듣고싶은데" 이러면서 내 눈물을 자꾸 닦아줬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들이 야 성원이 니가 나가서 좀 달래갖고 들어온나 이러더라고.... 내 사랑들,,💓 ㅋㅋㅋㅋㅋ 우리가 여자 방 남자 방 두개 잡고 남자 방에서 술 먹고 있었는데 나랑 성원이랑 여자 방에 갔어

>>18 고마워! 다룬 사람들도 보고있음 보고있더고 남겨조 가서 나는 또 펑펑 울고 성원이는 왜 우냐 그만 좀 울어라 마르겠다 그 새 키가 좀 컸나? 이뻐졌나 좀 보게 울지 좀 마라 제발 이러고 있고ㅋㅋㅋㅋㅋ 그렇게 한참 울다가 좀 진정이 됐어

콧물만 훌쩍이고 있으니까 몬순이 이제 다 울었나? 이러길래 또 티격태격 얘기 하고 있었어 근데 걔가 그 복층 침대 옆 선반에 자기 휴대폰이랑 지갑 이런 거 놔두는데 에어팟도 놔둔거야 그 당시에 내가 에어팟 살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거든 그래서 어? 니 에어팟 샀나? 이러고 이거 좋나? 이러니까 어 뭐 개안타 노래 들을래? 하면서 내 귀에 꽂아줬어

그렇게 성원이가 틀어준 노래가 '나몰라패밀리 - 사랑해요' 라는 노래였어 그 노래 처음 가사가 '내 고백의 노래소리가 너에게 들릴 수 있게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댈 사랑해요' 이거야 그거 듣고 웃음이 나와서 성원이 쳐다보니까 왜? 오글거리나? 이러더라구 그래서 아니 노래 좋아서 이러고 그 노래 계속 듣다가 노래가 끝났어

그리고는 성원이가 뭐를 딱 틀었는데 아 나는 못 듣겠다 이러고 에어팟을 한 쪽 더 나한테 끼워주더라

성원이 목소리가 나왔어 아예 에어팟으로 고백할려고 작정하고 녹음 해놓은게 아니라 이렇게 이 톤으로 말하면 좀 더 진심 같을까 하는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나한테 할 고백 멘트 연습하는 성원이의 목소리.. 내용은 대충 이랬어 '진아 내가 애들한테도 니한테도 말 없이 잠수타서 많이 서운했제 아버지 때문에 어디 좀 가야했었는데 니한테 내 마음은 전하고 가고 싶어서 해봤던 말이다 니가 안 받아줄거 알고 고백했었는데 거기서 지내는 내내 니가 너무 보고싶더라 니 많이 좋아하는 갑다 내랑 사귀어줘.. 아 씨 이게 아인데 좀 더 진지하게 해야되는데 ㅅㅂㅅㅂ어쩌구저쩌구' 끝은 저렇게 혼자 하는 욕이었지만

그 말을 들으며 성원이 눈을 바라 보고 있었는데 눈빛으로도 나한테 그렇게 얘기 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마지막에 욕하고 어쩌구저쩌구 지 혼자 불평 하는 거 듣고 웃으면서 에어팟을 빼고 뭔데 이게 이랬더니 혼자 연습 좀 해봤는데 평가 좀 해도 라고 말하는 성원이에게 대답해줬어 내한테 잘해줄 자신 있으면 사귀고 없으면 그냥 빠빠이하자 이랬더니 꼭 안으면서 진짜 ㅈㄴ잘할게 진짜로 니가 내를 더 좋아하게 만들게 알았제 행복하게 만들어줘서 고마워 이러더라구 지금까지도 아직은 싸운 적이 없어 성원이가 너무 잘해줘 진짜 막말로 우리 아빠도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진않아.. 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이렇게 에어팟으로 고백을 받았었어!

헐 완전 설렌다ㅠㅠㅠ

왜 설레지....? 진심이 느껴져서인가 ㅠㅠ 행복해라! 스레주

대박... 영화네ㅜㅜㅜㅜ

근데 보자마자 울 정도로 많이 좋아했는데 레주는 왜 고백 거절하고 나서 안붙잡았어? 연락도 안해봤어?

>>27 >>28 >>29 >>30 그치.. 나도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설레고 꿈같아! >>31 내가 그렇게까지 많이 좋아하는 줄은 내 스스로 깨닫지 못 했었어 그래서 그 전부터 얘가 나한테 고백하면 어쩌지 라고 생각 들 때마다 만약 사귄다면 사귀다 안 맞아서 헤어진다면 친구로도 못 지낼까봐 선뜻 받아주기가 싫었어 그 때도 내 옆에 꼭 두고싶은 사람이었거든 연락 끊기고 그 번호로 자꾸 연락해보고 내 연락이라서 씹나 싶어서 다른 사람 폰 빌려서도 해봤는데 번호 주인이 바뀌었더라구 카톡도 있었는데 차단 했는지 안 받다가 카톡 계정도 바꼈었어 그래서 연락 할 방법도, 붙잡을 방법도 없었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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