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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막내이모를 참 좋아했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인 어린 내 눈에도 너무 예쁘고 상냥했고, 일하느라 집에 없는 엄마보다 볼 때마다 날 꼭 안아주는 품이 좋았었지. 내가 처음 먹어본 팬케이크는 이모가 해줬는데 마트에서 파는 믹스 포장에 그려진 팬케이크하면 떠오르는 딱 그 이미지 있잖아. 이모가 해주는 팬케이크는 딱 그렇게 생겼어. 집도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했고 세트나 인테리어적 요소는 없는 우리집 부엌과는 다르게 이모의 부엌은 동화책 삽화에 그려진 부엌같았어.

이모는 나랑 18~9살? 정도 밖에 차이나지 않을 정도로 어렸어. 이모와 이모부(사실 내 입으로는 그새끼라고 해서 이 다음부턴 그새끼라고 적을 예정)에 대한 첫 기억은 그새끼의 발 아래에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허리띠로 등을 얻어맞는 모습이야.

이모네 집은 우리 집이랑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의 같은 동네였고, 나는 사촌 동생들도 좋았지만 이모를 너무 좋아해서 툭하면 이모네 집에서 놀다가 간식을 먹고 거기서 자는 일이 자주 있었어. 그날도 마찬가지로(위의 일이 일어나기 전의 기억은 그냥 동화같은 느낌의 행복한 곳이었다는 느낌만 있어) 사촌 동생들 방에서 내가 가운데 끼어 자다가 이상한 소리에 깨서 방에서 나오려다 그 장면을 보고는 그때 당시에는 이모가 왜 그러고 있는지도 몰랐고 그냥 너무 무서웠어. 방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내가 봤다는걸 들키면 안된다는 기분에 침대로 돌아가 자는척을 하다 잠들었어.

다운로드.jpeg.jpg그 뒤로 한동안 이모네는 못 갔어. 이모가 너무 보고싶어서 울다 잠든 적도 있는데 집에는 가지 못했어. 그러다 시간이 좀 흘러서, 이모가 우리집에서 카세트 플레이어(사진)를 빌려갔고 오빠랑 내가 돌려 받을 겸 가서 놀다가 다시 하루 자게 되었을 때였어. 자다가 시끄러워서 깼고 오빠가 화내고 이모가 우는 소리를 듣고 나갔더니 그새끼 손엔 세탁소 옷걸이가 매처럼 길쭉하게 구겨져 들려있고 이모는 산발을 하고 울고 그 앞에서 오빠가 그새끼한테 처음 듣는 말(욕)을 하고 있었어. 이모 옆에는 우리집에서 빌려간 카세트 플레이어가 박살나서 나뒹굴고 있고, 그새끼는 이모한테 돈내놓으라고 없으면 @@라도 팔아서 가져오라고 소리치고 있었어. (@@은 당시에는 이해 못했는데 몸이였어)

그 후로 나는 이모 집에 아예 가지 못했어. 어른들한테 말하는 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어. 그때의 나한테 그새끼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웠고, 오빠가 화내는 걸 본 뒤에는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던거 같아. 자는척을 했잖아. 오빠처럼 화내지 않았더라도 아마 그때 방에서 나갔다면 이모는 더 맞지 않았을거야. 내가 초등학교 3~4학년이 되었을 쯤에, 이모는 손님이였던 아저씨가 이혼 위자료를 내주셔서 이혼하셨어. 그새끼는 경마에 빠져있었고, 우리 외가는 그때 꽤 부유했는데 이모가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니까 삼촌들이나 할아버지께서 챙겨주신 돈도 다 날리면 그제서야 집에와서 이모한테 돈을 더 받아내거나 벌어오라고 했던걸 우리가 본거였어. 경마에 관한건 어른들도 다 알고 있었다고 해. 하지만 그새끼가 이모를 때린건 최근까지도 어른들은 몰랐어. 얼마전에 아빠한테 얘기했을 때 왜 그때 말 안했냐는 소릴 들었거든.

이모는 제발 해달라고 무릎꿇고 빌고 아저씨가 몇 천만원 정도의 돈을 내주시면서 간신히 이혼했고, 사촌 동생들은 그새끼가 지네 집 씨를 이었다면서 아예 못보게해서 생이별했어. 외모만 보자면 첫째는 그새끼를 빼다 박았고, 둘째는 이모를 빼다박았어. 그새끼네 집은 시골깡촌. 여기서 겪은 일도 많은데.. 그건 좀 나중에 쓸게. 아저씨는 그 뒤로 이모가 일을 그만두게 하시고 같이 살았는데 그때가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이모의 행복한 모습이야. 아저씨는 이모를 진짜 너무너무 사랑하셨어. 이 시기에 둘째가 도벽으로 계속 사고를 쳤다는데 "이모를 닮아서"라는 이유로 이모한테 보내졌어. 둘째의 도벽은 이모한테 와서도 끊이지 않았고 이 일로 이모랑 아저씨가 많이 다투셨어. 2년도 못 되어 헤어지면서 이모는 다시 일을 시작하셨고, 둘째는 우리집과 외할머니댁에서 지냈어.

이모가 일을 다시하게 된 뒤로는 둘째를 만나는걸 꺼리시고, 우리집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면서 아예 우리집에서 맡았는데 갑자기 그새끼가 찾아와서 데려가버렸어. 나는 sns로 종종 대화도 나눴는데 둘째는 이모를 닮았다는 이유로 그새끼 부모에게 정서적인 학대를 당하다가 이모한테 보내졌고, 그새끼가 재혼하면서 다시 데려가진거였어. 나랑 대화하는걸 재혼한 부인이 알고 대화 내역을 보고 강제로 탈퇴시켰고 핸드폰 번호고 바뀌면서 완전히 연락이 끊겼어.

이모는 둘째와 헤어진 후에 신내림을 받고싶다는 말을 했고 독실한 크리스챤인 할머니의 반대로 못 받으셨어. 내가 알았을때는 6학년 연말 쯤? 겨울 방학 쯤에 이모가 우리집에서 지내셨는데 길다란 화선지에 ㅇㅇ도령, ㅁㅁ선녀, ㅎㅎ장군 이런식의 단어들이 세로로 적힌걸 조그만 복주머니에 넣어서 항상 품에 가지고 계셨어. 13~17 정도의 신이 이모한테 내려왔다고 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나한테도 하셨었어. 그때 우리집은 투룸이라 오빠랑 내가 이층침대로 같은 방을 썼는데 이모는 우리방 바닥에서 주무셨어. 아침엔 일어나서 우릴 배웅해주시고, 학교가 끝나고 오면 이불을 펴둔채로 서랍장에 기대 복주머니를 가만히 보고 계시거나 엄마 흰머리를 뽑거나 오빠가 오면 여드름을 짜주거나 했어. 옛날처럼 간식을 만들어주거나 그런 모습은 못 봤어. 밥 먹을 때 외에는 항상 방 안에만 계셨어.

내가 봄방학이 끝나 졸업식을 하고, 중학교에 입학하기 하루 전날. 그 날은 엄마가 밤 늦게 큰 길가로 오빠랑 같이 나오라고해서 술에 취해 몸을 못 가누는 이모를 엄마랑 오빠가 부축하고 나는 엄마랑 이모의 가방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어. 이모는 엄마한테 엄청 화가 나 있었고, 오빠가 이모를 방에 데려다 두는 사이에 엄마가 나한테 칼을 다 치우라고 했어.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그냥 무슨 의미인지 알았던거 같아. 싱크대를 뒤져서 가위랑 감자칼까지 싹다 꺼내서 베란다 청소용 물을 담아두는 파란색 들통 안에 냄비를 넣고 날붙이를 냄비 안에 넣은 다음 들통 뚜껑을 닫고 그 위에 보리차가 담긴 커다란 주전자를 올려놨어.

조금 있다가 이모가 부엌으로 나왔어. 조금 비틀거렸는데 냉장고를 열고 싱크대를 열고 하면서 레주야 이모가 오이 깎아줄게, 이모랑 오이먹자 이런 말을 계속 하셨어. 냉장고 문을 잡은 이모 손을 꽉 쥐고 내가 깎아주겠다고 기다리라면서 안방 문 안쪽에 앉혀드렸어. 안방 문이 싱크대 바로 옆에 있었는데 문지방 바로 앞 안쪽에 앉아서 날 보는걸 확인하고, 오이를 꺼내고 다시 뒤돌아보니까 문지방 쪽에 머리를 두고 이모가 누워있고, 이모가 배를 만지면서 아프다고 울었어. 엄마를 부르는데 그 사이에 이모가 칼을 비틀려고 했어. 칼이랑 이모 손을 같이 잡고 아픈데 왜 그러냐고 울었는데 계속 하려고 하니까 119에 전화하던 엄마가 칼을 뽑아 던지고.. 구급차를 타고 나랑 엄마가 응급실로 갔어. 그 뒤에는 잘 기억이 안나. 눈 뜨니까 집이였고, 입학실날이라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갔어.

그날 학교도 기억이 안나. 이모는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나는 한번인가? 경찰아저씨가 칼이 어디있었는지, 이모가 무언가 하는걸 봤는지 같은 질문을 받았어. 날붙이들을 숨긴걸 설명하면서 그때서야 베란다에서 날붙이를 다 꺼냈어. 구급대원들이 오기전까지 엄마는 이모 손을 붙들고 엄마가 시칸대로 나는 이모 배를 누르고 있었던거도 설명했고. 이모가 쓴 칼은 싱크대 밑 구석에 있던 완전 녹슨칼이었는데 우리 가족은 그게 거기 있다는 것도 몰랐어. 우리가 아는 날붙이는 내가 숨긴게 전부였고.

이모는 며칠 뒤에 의식을 차리셨는데 나를 보고싶다고 하셨어. 중환자실에 들어가니까 몸이 두배정도는 부은 이모가 날 보면서 우셨어. 미안하다고. 이모 손을 붙들고 그냥 울다가 아프지 말라고 말씀드렸어. 그 뒤에는 애들이 보고싶다고 계속 찾았어. 다음날인가? 그새끼가 애들을 데리고 와서 애들만 이모를 봤어. 사촌 언니, 오빠들이나 삼촌, 이모들은 헌혈증 구하고 정신 없으셨고, 애들이 다녀간 뒤에 이모가 또 날 찾으셨는데 그때도 미안하다고 계속 우셨어. 괜찮다고 이모 얼른 나아서 핫케이크 먹자고 했는데 그냥 웃으셨고, 며칠 뒤에 돌아가셨어. 장례식 동안 계속 장례식장에서 학교를 다녔어. 학교가 끝나면 장례식장에 가서 한켠에 멍하니 앉아있었어. 한번도 안 울었던거 같아. 발인날엔 어른들은 그냥 학교 가라고 하셨는데, 내가 고집을 피웠어. 그때는 그냥 마지막인거 같았어. 발인이 뭔지도 모르면서. 다음날엔 학교를 가야해서 사망진단서를 뗐어. 어른 중 누군가가 떼주신거 같은데 사망진단서에 자살이라고 적혀있었나..? 그걸 보니까 그제서야 눈물이 나서 혼자 한참을 울었어. 그 뒤에는 학교 잘 다녔어. 병원이 학교 바로 건너편이라 등하교때마다 이모가 떠오르곤 했는데 그것도 좀 지나니까 안 떠올랐고. 중2 올라갈 쯤인가? 학교는 그대로 다니고 집만 좀 먼 곳(같은 시, 버스 환승 포함 1시간 거리)으로 이사를 갔는데 그때 처음으로 이모 꿈을 꿨어.

특별한 일은 없는데 그냥 힘든 날이었어. 지각 안 하고 편하게 앉아서 가려면 5시 전에 일어나서 준비해야했고 피곤하니까 1~2교시엔 항상 졸아서 혼날 때도 있었거든. 꿈에서 이모는 내 방에서 자고있는 내 곁 행거 서랍(위로 여닫는거) 위에 앉아서 자는 날 보다가 내가 눈을 뜨면 엄청 다정하게 더 자지 왜 깼냐면서 미안하다고 하셨어. 그냥 그게 다인 꿈이었는데 3번 정도 꿨어. 마지막에는 외할아버지도 반대편에서 이모랑 같이 나를 다정한 눈길로 내려다보시는 꿈이었어. 외할아버지는 날 엄청 이뻐하셨다는데 4살 때 돌아가셔서 얼굴 말고는 뽀뽀를 엄청 해주신 기억밖에 없어. 하루는 꿈에서 어떤 아저씨가 반대편에 되게 행복해 보이는 꽃밭에 가자고해서 가려니까 외할아버지가 엄청 화를 내는데 처음보는 모습이라 신기하게 보고 있으니까 그 아저씨가 지팡이로 할아버지를 때리면서 방해말라고 했고, 내가 그냥 나도 가면 안되냐고 물어봤는데 아저씨는 엄청 다정하게 저기가 좋은 곳이니 어서 가자 그러고 할아버지는 화내시면서 아저씨를 끌고 꽃밭으로 가버리시고 잠에서 깼어.

그 뒤로 이모나 할아버지는 내 꿈에 단 한번도 나온 적이 없어. 대신인지는 모르지만... 20살까지 쭉 같은 꿈을 꿨어. 꿈 내용은 엄청 단순해. 위, 아래, 옆 무엇도 분간이 되지 않는 새카만 공간에 혼자 서있어. 무대 위 스폿라이트처럼 팟! 불이 들어오면 거기엔 내가 어릴 때부터 기억하는 사람 한명이 나와. 그리곤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산산조각이 나서 죽어. 그럼 또 다른 쪽에 스폿라이트가 팟! 하고 반복. 내가 새로운 친구나 지인이 생기면 꿈의 말미에는 그 사람이 나오고 죽어. 처음엔 무섭고 싫었어. 뭐에 죽는진 모르지만 매일 밤 새카맣게 시작해서 새카맣고 새빨갛게 깨어나니까.. 꿈 해몽 같은거 검색 해봐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꿈에 나온 사람이 사고가 나거나 다치거나 그러지도 않아. 이모와 할아버지를 빼면 돌아가신 분도 나오고.. 그냥 개꿈이려니~ 하면서 살았어. 그리고 이 꿈이 시작된 때부터 내 입버릇은 죽고싶다였어. 친구들이랑 웃으면서 잘 놀다가 잠깐 대화가 멈추거나 주 대화인원에서 빠지게되면 그냥 나도 모르게 아.. 죽고싶어.. 하면서 중얼거리고 친구랑 잘 얘기하다가도 죽고싶다고 말했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그때 친구들한테 엄청 미안해. 진짜 하루에 수십번도 더 죽고싶단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나랑 고3까지 계속 잘 지내줬거든.

고2~3 쯤에는 ㅈ살하면 보험비 안 나올텐데 뭐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 아무데도 적지 못하는 장래희망이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거나 사고당하는거였고. 그때부턴 하고싶은게 없었어. 어릴 때는 이것저것 하고싶은게 많았는데 어느순간부턴 죽는거 말곤 깊게 생각을 못하고.. 그나마 게임이나 당시 가졌던 취미 관련일 땐 죽는 생각을 안 할 수 있었어. 새벽 4시까지 밤새 게임을 하고 5시에 학교 가는게 매일 반복되다가 게임에도 시들해졌을 땐 취미 관련으로 공부하고 관련된 정보 얻겠다고 외국어도 공부하고, 용돈 타려고 자격증도 이것저것 잔뜩 땄어. 취미 쪽으로 사람들이랑 교류하고 사람 많은 곳도 놀러다니고 그거 통해서 옛날 친구랑 잠깐 연락도 닿고 그랬는데 대학가면서 이사를 했거든. 대학 mt가느라 집엘 못가서 내 짐은 풀지말고 그냥 두라고 내가 정리하겠다고 했었는데 큰이모가 오셔서 내 취미 관련된걸 싹 버려버리셨어. 엄마가 말렸는데 다 큰게 뭐 이런게 필요하냐면서.

검은 꿈은 이때를 기점으로 꾸지않게 되었고, 취미도 다 엎어져서 연락 닿았던 친구들이랑도 다시 연락을 끊고 대학이 비슷한 곳인 애들은 스치다 만나면 인사정도만 하는 식으로 지냈어. 그러다 대학 졸업하고 취준 때 사촌언니가 편모가정이 되었고 힘들어해서 어른들에 의해 언니네가서 살게 되었어. 아침에 밥차려서 언니 출근시키고 애들 학교 보내고 집안일하고 오후에 간식 만들어두고 애들 오면 애들 돌보고, 한달에 한번 정도였던 언니가 친구(유부녀포함)들이랑 놀러가면 언니 친구들 애까지 4~5명 저녁 챙기고 놀다가 재우는게 주말 일상이 되었을 무렵엔 유부녀 친구 하나가 불륜을 시작해서 그 언니 애 봐주기 싫어 야간 알바를 시작했어. 불륜남이랑 만날 때 주말엔 애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보러 가니까 언니랑 날 껴서 남자들 만나려고 해댔거든.. 그게 ㅈ같았어. 월급타면 애들 용돈도 주고, 그만뒀던 취미도 다시 시작해서 그 지역 친구들도 사귀면서 조금씩 약속이 생기니까 언니 친구들이랑 안 어울릴 핑계가 생겼거든.

어느날 언니는 나한테 그 취미를 정리하는게 낫지않냐는 권유라는 이름의 강요를 하기 시작했어. 핑계는 부모님이었지. 너희 부모님 고생하시는데 니가 그런 취미 하는게 말이 되냐 너도 나이가 있는데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알바만 하면서 취미 생활에 몰두하는세 맞냐까지. 아니 애초에 쌩판 언니네 식구들 빼면 아무도 모르는 지역에 가서 지낸 이유 자체가 언니때문인데..? 집에서 취준할 때 여기저기 이력서 내고 갑자기 지방으로 내려오면서 못 간 면접이 한두개가 아니였는데도. 나는 그냥 존나 철없이 야간 알바나 하면서 이기적으로 취미랍시고 나잇값 못하는 애로 규정지어버린 상태라.. 걍 포기하기로 했어. 그럼 취미를 정리할건데 시간이 한두달 정도 걸린다고. 취미라고 했지만 덕질이었어서.. 정리하려면 시간이 어느정도 필요하잖아? 아무리 정리라고 후려쳐서 팔아도. 언니랑 맥시멈 두달. 가능하면 한달 이내에 정리하기로 하고 언니가 "앞으로 애들 볼 생각하지 마라. 보여줄거 같냐. 내 집에서 나가라."해서 큰이모댁으로 거처를 옮기고 정리를 계속 하고 있을 때였어. 거의 다 정리하고 큰거 두어개, 자잘한거 뭉텅이 정도가 남았는기 한 2주 좀 지났을 땐가? 큰이모한테 "정리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안 지킨다. 계속 거기에 돈을 꼴아박고 있고 내 말은 무시하는지 듣질않는다." 하고 말한거야. 나랑 무슨 일? 없었어. 물론 저 말도 퇴근해서 이모가 쏟아내는 말들을 듣고 내가 유추한거야.

퇴근해서 왔는게 현관 들어서자마자 이모가 미친듯이 몰아세웠어. 당장 언니가 말한 취미 관련된거 가져오란 말에 뭔 일인지도 모르고 왜 그러시냐고 했지만 난 이미 그냥 미친년이었어. 내가하는 말은 들을 생각도 없으시고 몰아세우기만해서 결국 내 짐을 다 꺼내왔더니 위에 저런 류의 말들을 쏟아내시다가 망치랑 가위를 가져와서 눈 앞에서 부수고 찢으라고 하셨어. 찢는거야 어케든 했는데 힘이 부족해서 부수는게 잘 되지 않으니까 직접 하시고 쓰레기봉투에 넣어 싹 버리셨고, 엄마한테 전화해서 난리가 났지. 그날 바로 엄마랑 아빠가 오셔서 이모랑 이모부, 언니한테 엄청 미안해하면서 날 집으로 데려오셨어. 집으로 떠날 때 언니는 한번 더 조카들 볼 생각하지말라고, 평생 안 보여준다는 말을 했어. 근데 내가 낳은 애들도 아니고, 안 봐도 아무렇지도 않아. 물론 내가 형부를 엄청 존경했었고, 키우다시피한 애들이라 애정이 크긴 했어도, 난 지금도 저런 말을 협박이랍시고 나한테 한 이유를 모르겠어.

난 사실 이모네 집에선 미안해했어도, 집에 돌아오면 엄마아빠가 내 말을 들어볼 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아니더라고. 아빠는 아예 날 투명인간처럼 모른체하셨고, 엄마는 그냥 좋게(대체 뭐가..?) 넘어가자고 하셨어. 그렇게 내가 해명 할 방법없이 나는 집으로 온지 한달도 안되서 취준하던 그 분야 그대로 취직했고 가끔씩 검은 꿈을 꾸면서 아무 일 없었던거처럼, 하지만 오빠와 아빠에게는 미친년인 채로 시간이 흘렀어.

그러다 내가 큰 사고가 나서 전신마취로 2번, 척추마취로 2번 총 4번의 수술과 재활로 1년 넘게 입원했었어. 당연히 일도 그만뒀지. 출근하면 10~12시간 정도는 서있거나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은 직업이었는데 문제는 수술 후유증으로 아무리 편한 신발을 신어도 10분 이상 서있질 못하고 뛰는건 상상도 못해. 말하는 것도 힘들 정도였어. 퇴원하고는 매일 집에만 있었어. 내 직업은 초등학교 저학년때 하고싶었던 나름대로는 내 꿈이었던 직업이었어. 나한테 잘 맞기도 했고, 칭찬도 들어가면서 탄탄하게 자리 잡던 중이라 자부심 같은게 있었는데.. 사고 한번으로 일을 아예 할 수가 없어진거야.

난 큰이모네서 일이 있은 뒤로 큰이모네(조카들 포함) 식구들 번호를 다 차단하고 외가 친지모임에도 큰이모네 식구 중 하나라도 오면 가지않았어. 근데 엄마랑 아빠는 내가 그렇게 피하는걸 알면서 일부러 오는걸 숨기거나 안 온다고 거짓말하면서 마주치게 만들거나 집에만 있기 시작하니까 조카들이 찾아오게 만들었어. 언니는 평생 안 보여준다고 볼 생각하지 말라더니, 애들이 나 보고싶어한다고 엄마한테 연락하고, 엄마한테 거짓말 시키거나 숨겨서 자꾸 마주치게 하는거야. 그러면서 사과? ㅋ 안내키는거 뻔히 보여도 미안했단 말이라도 했으면 난 엄마 생각해서 넘어갔을거야 아마...ㅋㅋ 집으로 조카들이 찾아왔을 땐 아예 얼굴도 안 봤어. 외가모임에서 마주치면 표정 굳히고 먹다 일어나서 집에 먼저 간다고 어른들께 인사하고 나오고.. 근데도 끊임없이 마주치게 하더라.

피가 거꾸로 솟았서 내가 폭발했던 건 엄마가 가게를 하나 개업하면서 지인들이 다들 팔아주러 오시니까 오픈 초에만 잠시 카운터만 돕기로 했을 때였어. 이른 저녁 단체 예약 손님들이 떠나고 정리 다 끝내고 마감하고 쉬던 중에 갑자기 큰이모네 식구들이 들이닥쳤어. 심지어 운전해서 온건 내가 언니네 살 때 언니 통해서 친해지면서 언니 몰래 1박으로 놀러도 가고 했던 옛 썸남. 딱 봐도 둘이 만나는구나가 보이는데 썸남은 내 눈치 슬슬 보는게 티나고 엄마는 오는거 빤히 알면서 또 속인데다 손님으로 온거니 대접까지 내가 도와야 해. 진짜 별에 별 생각이 다 들고 미치겠는데 아빠도 오셨더라고. 가방들고 그대로 퇴근해버렸어. 그날 밤에 아빠가 어른들 어쩌고 버릇이 어쩌고 하길래 그럼 멀쩡하게 약속 지키던 사람 미친년 만들고 지가 낳은 새끼가 마치 나한테 뭐라도 되는거처럼 보여주니 마니 유세떠는 인간 봐야하냐고, 엄마아빠도 내 말 안 듣고 미친년 취급하니까 입다물고 미친년 취급 죽을 때까지 당해주겠는데 그 인간들 보면 죽을거같다고 발악했어. 언니 본인은 여태까지도 아예 안 보고 외가 친지모임은 내가 그 뒤로 안가. 한동안은 조카들로 계속 들이밀었는데 아예 안 본다고 딱 잘랐어. 옛 썸남 얘기는 왜 했나 싶지? 몇 년 전에 언니가 걔랑 재혼했어. 근데 오빠 편에 결혼식 얘기를 나한테 전하더라고.

진짜 어쩌라고 싶더라. 축의금 보내라는 건가 싶곸ㅋㅋㅋㅋ 아니면 뭐 시간도 흘렀으니 흐지부지 넘어가잔건짘ㅋㅋㅋㅋ 재작년에 집 이사하면서 집들이를 여러번 하게 되잖아. 그때 큰이모네 식구들이 왔었는데 오는 날 엄마가 미리 올거라고 얘기해서 난 먼저 온 다른 외가 식구들이랑 일찍 식사하고 내 방 들어와서 문 걸어잠갔어. 잘 웃고 떠들다가 온다는 연락받고 오빠가 마중 나간 사이에 방으로 들어가서 대꾸도 안하고 있으니까 그 일 모르는 삼촌들이 좀 화내셨었는데.. 대충 아픈걸로 넘어가더라. 마지막에 다 나가시고 이모가 우시면서 얼굴 좀 보자고 그러셔서 문 열고 나갔었는데 그때마저도 울면서 끌어안고 아무리 그래도 평생 얼굴도 안 볼거냐고 그러셔서 그냥 어르신들 죽기 전에 원 풀어드린다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어.

언니네서 그 일 있은 후에 엄마한테 나는 중학생 때부터 죽고싶었다고, 단 한순간도 나한테 미래에 대한 꿈은 없다고, 기껏해야 살해당하거나 사고당하는게 바람이고 꿈이란 얘길했어. 락스를 얼만큼 마셔야 확실하게 죽는지 어느정도 높이에서 떨어져야 확실하게 죽는지 생각하고 피해자나 유가족 생각해서 그럼 안되지만 나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있고 살고싶어하는 그 분들말고 나를 죽여줬음 좋겠고, 청부ㅈㅅ 같은 것도 알아보고싶었다고. 엄마는 엄청 충격 받았어. 근데 내가 수술 후에 잔병치레가 많아졌어. 그 전까지는 잔병치레는 커녕 전염병 유행해도 단 한번도 걸린 적 없었는데 자주 여기저기 아프고 병원엘 가다보니까.. 또 정신과도 오래 다녔어. 우울증이랑 수면 관련으로 약 타고 매주 상담다니고 그랬거든. 그러다보니까 충격이 마모되어갔나 봐. 병원 가야할거 같단 말에 또 아프냐고 어떻게 맨날 아프냐면서 지겹다고 그러더라고. 나는 그 직전에도, 엄마 대신 아빠랑 오빠 밥 차려주면서 손에 쥔 칼로 저지르면 엄마가 충격 받을테니 참자고 꾹꾹 눌러담았는데, 엄마는 그게 지겨웠구나.. 싶었어.

오빠는 상호 가족은 커녕 혈연이라고도 생각 안해.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손찌검 당한 것도 오빠야. 엄마아빠가 돌아가시면 딱 그걸로 끝인 관계. 아빠는.. 글쎄. 아빠는 가끔 나한테 하는 말이 있어. 어릴 때부터 똑똑한건 너였다고. 그냥 냅둬도 알아서 공부하고 대학가서 너는 내 자랑이었다고, 근데 이젠 누가 널 물어보면 아무 말도 못 한다고. 자랑 할게 없다고. 난 그때도 내가 가는 자리에 간절한 더 잘 살만한 사람이 가야한다고 생각했어. 성적이 좋았던건 그냥 하고싶은게 없어서 공부를 한거고, 운도 따랐으니까.. 고등학교고 대학교고 대충 적당히 가는게 맞다고 생각했었거든. 엄마한테는 정말 미안한게 많아. 날 낳으려고 낳은게 아닌 것도 알지만 엄마가 결혼한 이유라든가 결혼생활.. 솔직히 연민을 느껴. 결혼의 원인이 나는 아니였지만 이혼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맞을테니까. 어릴 땐 딸이라는 이유로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기도 했는데 그건 엄마의 유년시절이 그랬기 때문이었어. 엄마도 딸의 엄마는 난생 처음이었으니까 결국 유일하게 보로 자란 외할머니를 답습했다고 생각해. 엄마의 말이나 행동에 가장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그건 결국 내가 엄마를 사랑했기때문에 상처가 된거잖아. 같은 행동을 오빠나 아빠가 했을땐 상처가 아니였거든.

내가 4학년? 그 쯤의 일이야. 우리 식구는 아무 연고도 없는 수도권 외곽지역으로 이사가서 장사를 했었어. 처음엔 가게에 딸린 방에서 둘째까지 다섯식구가 함께 생활했고, 좀 지나서는 낡은 옛날집(마당이 콘크리트로 덮인 시골집)에서 살게되었어. 이때부터 엄마아빠가 자주 부부싸움을 했어. 아빠는 어떤 성격이냐면... 만약에 레몬이 있다고 쳐. 레몬은 신 과일이잖아? 근데 아빠가 외형만 보고 "레몬은 단 과일이다" 결론을 내리면 주변에서 아무리 레몬은 신 과일이라고 얘길해도 믿지도 않고 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자기한테 대든다고 생각해. 나중에 레몬을 직접 먹어보고 시다는걸 알아도 제대로 된 인정은 안하고 그냥 휙 넘어가려는 그런 성격이야. 또 대든다고 여기면 폭력적으로 대응하기도 해. 그 지역에 산건 한학기? 정도로 길지 않았는데 자다 깨서 집기가 나뒹굴고 엄마가 맞았거나, 자기 분에 못 이겨서 피 흘리는 아빠가 있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어.

한학기 정도가 지나고 다시 원래 살던 지역으로 이사왔고, 이때 이사한 곳이 이모가 돌아가신 집이었어. 이모가 우리 집에 오시기 전에도 엄마랑 아빠는 자주 싸웠어. 뭐때문이었는지는 몰라. 내가 어리기도 했고 그 집에서의 일들은 몇가지 굵직한 기억 말곤 떠올리기가 힘들어.

하루는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누가 앞에 있는거 같아서 눈을 떴어. 이층침대의 위층이었는데 난 사다리 방향에 머리를 두고 잤거든. 그 사다리 쪽에 엄마가 가슴 정도까지 보였으니까 아마 사다리 한~두칸 정도에 서서 내 목을 두 손으로 잡고 날 보고 있었어. 멍하니 보다가 숨이 막혀서 엄마를 불렀는데 미안하다면서 울기 시작했어. 영문을 모른 채로 엄마를 껴안고 울지말라고 엄마랑 이모가 내가 울때 했던거처럼 등에 자장자장 해줬어. 아마 그때 엄마는 이혼은 할 수 없으니까 다른 방식으로 끝내고 싶었던게 아닐까 해.

그때부터 중~고등학교까지 엄마아빠는 자주 싸웠어. 이모 꿈을 처음 꾼 집에서는 아빠가 엄마를 밀쳐서 장식장에 들이 받히면서 유리 파편이 아빠 발등에 꽂히거나, 전가밥솥이 산산조각나서 학교가기 전에 치우고 학교가거나 한 적이 많아. 어릴 때 나는 만약 엄마가 죽거나 크게 다치면 그건 아빠가 한거라고 늘 생각했었어. 내가 신고해서 경찰이 집에 온 적 있는데.. 가정 내 일로 신고하지 말란 소리도 들어봤어. 뭐 옛날이였고 엄마는 신고 의사가 없었으니까..

털어놓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펑한 레스(27~37)들에 털어둔 내용이 범죄관련이거나 나 말고 다른 피해자도 있는 일이거나 그런 식이라 고민하다 펑한거거든.

아. 사촌 언니랑 살았을 때 일을 좀 털어내야겠다. 언니가 친구들과 놀러간 곳은 클럽이었어. 나이 4~8살 정도를 때에 따라 속이면서 한명 빼고 전주 돌싱이거나 유부였는데 미혼인 척하면서. 자기들끼리는 스트레스 풀려고 춤추러 간다고 찔리는게 없다며 한번은 나까지 강제로 데려갔었는데 언니랑 나는 10살 정도 차이야. 20대 초반인 내 눈엔 언니들도 다 늙어보였고.. 마찬가지로 그런 언니들이랑 엮이는 그 또래 남자들은 죄다 늙은 아저씨였어. 클럽의 어두컴컴하고 퀴퀴한 분위기도 별로였고 귀가 찢어질거 같은 쿵쿵 큰 소리도, 발에 맞지 않는 언니의 하이힐도 싫었어. 멀미난다는 핑계로 먼저 집에 돌아왔고 언니들은 해가 뜰 즘 돌아왔어. 언니들이 저녁에 애들 맡기고 놀러간 곳은 언제나 클럽이었어. 그러다 한명이 불륜을... 또 다른 언니는 자주 오진 않았는대 애가 애들 중 가장 어렸고 분리불안이 심해서 애를 두고가면 지칠 때까지 울다 쓰러지는 그런 애였어. 당연히 난 육아에 대한 것고 모르고.. 솔직히 내 조카들은 그럴 나이를 훨씬 넘었으니까 그런 어린 애들에 관한건 공부 할 생각도 없었고... 처음엔 안아도 주고 다독였는데 너무 힘들잖아. 좀 엄하게 한다고 무섭게 대했는데 애 엄마가 알고 니가 뭔데 우리애한테 그렇게 대하냐면서 엄청 화를 냈어. 그 일을 계기고 놀러가고 싶으면 앞으로 전문 시터를 부르든가 알아서 각자 자기 집에 애들 재우고 놀든가 하라고, 난 전문적이지도 않고 내 조카들이야 내가 돌보기로 했으니 괜찮지만 솔직히 다른 언니들 애는 나랑 뭔 상관이 있다고 주말마다 4~6명 씩 애를 돌봐야하냐고 나도 내 개인 시간 줄여가며 돌보는거다 남자 만나고 다니는 곳에 나 데려가지 마라 따졌고.. 이게 언니가 내 취미를 정리하라는 얘길 꺼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해. 내가 따지고 난 뒤엔 아예 언니들 애들을 안 맡기게 되었고 언니들 약속에 날 끌고가는 일도 없어지고 며칠 뒤에 얘기 나온거였거든.

그때 내가 많이 예민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도 언니의 친구였어. 이 사람을 D오빠라고 하자. 난 공포영화를 진짜 좋아해. 당시에는 파라ㄴ말 ㅇ티비ㅌ 시리즈에 뒤늦게 빠져있을 때였는데 D오빠도 그 영화를 좋아했어. 일을 끝내고 밤에 언니네 집으로 와서 치맥과 공포영화를 셋이 같이 보거나 겨울에는 자려고 누웠는데 큰일 났다고 나오래서 나가면 그대로 언니랑 D오빠에게 끌려 정신차리면 스키장이거나 한 적이 많아. 갑작스런 그런 일들도 스트레스였지만 가장 큰건 D오빠가 잠결인건지 일부러인지 언니 모르게 내 가슴을 자꾸 주물렀단 거였어. 처음엔 내가 졸아서 착각했다고 생각했고, 그 다음엔 D오빠가 잠결에 예비신부언니랑 착각한건가 했어. 어떤거든 나든 D오빠든 둘 중 누군가의 착각이라고 생각해서 언니를 사이에 끼게하거나, 아예 멀찍이 앉거나 언니한테 이런저런 핑계를 대서 만나는 자리에 빠지거나 하는 식으로 회피했어. 물론 피한다고 스트레스가 아닌건 아니니까.. 예민해지고 불쾌한 채로 갖자기 스키장으로 끌려가거나 그런 일들이 계속 생겼어.

D오빠를 마주한다는 사실만 빼면 차라리 스키장이나 다른 곳으로 끌려가는게 나았어. 왜냐면 조카들이나 언니들이 함께였고 조카들 핑계로 D오빠랑 같은 자리에 있지않아도 되니까.. 집이나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는 긴장하고 있어서 영화가 눈에 들어오질 않았어. D오빠와의 일이 끝난것도 큰이모댁으로 거처를 옮기면서였어.

어영부영 지내면서 20대 중반이 되었어.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도 했었는데 이때 S를 만나고 알고 지내던 A언니를 통해 G놈과 친해졌어. S와 G놈은 알고보니 친한 사이여서 넷이 더 가깝게 지냈는데 G놈은 내가 피해입고 나서 알고보니 피해자가 많은 상습범이었고, S와는 이 뒤에 1년 반? 인가 같이 살았는데 관계를 정리하며 400정도 돌려받기로 했어. S는 처음엔 자기가 나한테 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생활비 통장으로 쓴게 내 통장이라 그동안의 내역을 모두 뽑아 정리하고 딱 절반으로 나눈게 천만 단위였어. 400정도만 받기로 한건 걔가 일을 안했고 걔네 부모도 이런저런 핑계로 질질 끄니까 ㅈ같아서 그럼 이거라도 내놔라 한 최소한의 금액. 근데 그마저도 딱 30인가 보내고 그쪽 가족들 전부 연락처 바꾸고 이사하면서 연락두절. S는 어차피 내가 걔가 덕질하는 장르를 다 알고 있어서 sns 쪽을 알고 있었는데 G놈이랑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었어. 그러다 G놈이 좀 심하게 큰 스토킹 사건을 터뜨리면서 둘이 평소 공계로 둘이 G놈의 피해자들을 욕하던게 박제되어 매장당했어.

펑했던거 표시하려고 하나 건너뛴거 빼면 다 따라잡았다! 알파벳을 붙인건 상대의 이름이나 장르 닉 같은건 상관 없는데.. S는 쓰레기의 S고, A언니는 그냥 알파벳 첫 글자 붙인거. 나 나름대로 부르는 욕이나.. 그런걸 떠올리고 알파벳 하나 붙이는 식이야. S가 왜 쓰레기냐면... 같이 살면서 강아지 한마리를 키웠어. S는 개를 처음 키운다고 했고 나는 어릴 때부터 소형견부터 초대형견까지 늘 개와 함께 자라왔어. 어느 날 외출했다가 돌아왔는데 화내는 소리가 들려 급하게 방으로 갔더니 사람 멱살 잡듯 개의 턱 아래를 잡아 들고 따귀를 때리고 있었어. 나는 개를 때리는 건 난생 처음 봤어. 가족에게 폭력적이던 우리 아빠도 개는 단 한번도 때린 적이 없었거든. S는 손이 두텁고 큰 편이었어. 개는 그때 막 정상 체중이 될랑 말랑하던 중형견 같은 소형견종. 바로 가서 개를 품에 안고 화를 냈더니 개가 자기를 약올리고 무시한대. 개가 하는 행동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널 비꼬거나 무시하지 않는다고 했고 폭력을 휘두르지 말라고 니가 한건 훈육이 아니라 폭행이라고 말했어. 납득하진 않았지만.. 개는 그 전부터 나를 잘 따랐어. 훈련도 내가 시켰었고 산책 나가면 S가 뛰어주려고 해도 내 곁에 있으려고 하고 평소에도 내 발 근처에 있고 잘 때도 내 품에서 잤어. S는 그게 불만이어서 개를 한마리 더 키우고 싶어했어. 나를 따르지 않고 자기'만' 따르는 개를. 알아보는걸 그냥 두고 있었는데 따귀 사건으로 절대 안된다고 못을 박았어.

관계 정리하면서 걔네 부모한테도 얘기했어. S가 개를 멱살잡고 공중으로 들어올려 폭행했다고. 개를 못 키우게 해야한다고. 이때 들은건데 그날 개를 팬건 나랑 개가 잘때처럼 개에게 지 팔에 턱을 얹고 눕게하고 싶었는데 강제로 해둬도 손을 떼면 벗어나려고 하니까 였어..ㅎㅎ.... 뭐 저런 개소리 들으시고 납득하신건지 연락두절이라 확신은 못하지만 S의 sns에서는 반려동물 키우는 건 못 봤어. 물론 지금은 매장 당해서 더 모르겠고.

G놈에 대해서는 진짜.. 당한 것도 많은데.. 너무 심해서... 키워드만 적어볼게. 감금 성추행 ㄱㄱ미수 상습스토킹 피해자코스프레 정도 되려나.. 스토킹에 왜 상습이 붙냐면.. 굿즈나 동인지 같은거 구매하면서 택배 받으면 구글에 보내진 곳 주소 찾아보고 그걸 sns에 "OO님 사는 곳이 근처인줄 알았는데 택배 온거 주소 입력하니까 대행 회사였다" 같은걸 아무렇지 않게 올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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