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12/01 23:12:11 ID : vfRDumsqi3u
어렸을 때 탐험 놀이 같은거 해 본 사람 있어? 나는 초등학생 때 매일 친구들 데리고 이곳저곳 놀러다녔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땐 그냥 막 영화 주인공 된 것 같고 그래서... 어린마음에 굉장히 즐겨했었어.

2 이름없음 2022/12/01 23:14:17 ID : vfRDumsqi3u
탐험놀이라고 해도 별거없었고... 그냥 놀이터나 방과후에 학교 돌아다니는 정도? 암튼 그 날도 어김없이 나랑 제일 친한 친구 A랑 다른 애들 몇 명이 뭉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어.

3 이름없음 2022/12/01 23:17:52 ID : vfRDumsqi3u
나랑 A포함해서 한 6명? 정도 있었던 것 같아. 살던 동네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A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고, A만 다른 아파트였어. 근데 앞서 말했듯이 동네가 작아서 A네 아파트랑 우리가 살던 아파트까지 5분도 채 안걸려.

4 이름없음 2022/12/01 23:20:29 ID : vfRDumsqi3u
그래서 가끔씩 A네 아파트도 우리의 탐험 장소가 됐었어. 탐험 장소라고 해봤자 그냥 놀이터였지만...ㅋㅋ 암튼 그 날도 A네 아파트로 이동하던 중이었어. A가 우리한테 늘 가던 곳이 아닌 새로운 놀이터를 찾았다고 말해줬거든.

5 이름없음 2022/12/01 23:21:35 ID : vfRDumsqi3u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때 우리는 그곳에 가면 안됐어.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까지도 조금 후회해.

6 이름없음 2022/12/01 23:27:26 ID : vfRDumsqi3u
잠깐 물 마시고 왔어! 이어서 써볼게. 음, 아마 놀이터 자체에는 별 이상이 없었어. 주말 낮 시간에도 우리빼고 사람이 없었다는 것만 빼면. 놀이터 바로 옆에 어린이집도 있고, 그 옆에는 다른 아파트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사람이 아예 없더라. 그때도 좀 이상하게 생각하긴 했는데...새로 생긴 데인줄 알았는데 기구들이 많이 녹슬어 있었거든. 그래도 그곳이 다른곳에 비해 좀 구석에? 있어서 사람들이 잘모르나보다 했어.

7 이름없음 2022/12/01 23:33:20 ID : vfRDumsqi3u
암튼 그렇게 놀이터를 둘러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다들 어리니까...빨리 질려서 그냥 여기서 다같이 술래잡기나 하구 놀기로 했어. 그렇게 또 한참을 놀다 하나 둘 지쳐갈 무렵 같이 놀던 남자애 한 명이 무언가 찾았다고 우리를 불렀어.

8 이름없음 2022/12/05 10:55:38 ID : E3wk8i002si
남자애가 있던 곳은 커다란 담 앞이였는데, 담이랑 담 사이에 작은 입구 같은게 있었어. 원래는 판자 같은걸로 막혀 있던 것 같은데 놀다가 실수로 건들였더니 판자가 밀렸나봐.

9 이름없음 2022/12/05 11:00:50 ID : E3wk8i002si
호기심이 생겨서 하나 둘씩 판자를 완전히 밀어내고 그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엔 제법 큰 풀숲이 있었어. 공사 중에 공간이 남아서 그냥 막아버린 건지 좀 애매한 크기였긴 한데... 암튼 다같이 둘러보던 중 무언가 내 발에 밟혔어.

10 이름없음 2022/12/05 16:18:12 ID : MjioY1dvhgk
ㅂㄱㅇㅇ

11 이름없음 2022/12/05 22:00:58 ID : vfRDumsqi3u
레스 고마워! 계속 얘기 해보자면, 일단 내가 밟은건 파란색 천막이였는데, 재질이 뭐랄까 미끈미끈한? 암튼 그런 거였어. 크기도 제법 컸는데,. 풀숲의 가운데를 전부 덮고 있었거든.

12 이름없음 2022/12/05 22:07:30 ID : vfRDumsqi3u
근데 진짜 이상했던건 여기부터야. 땅 위에 놓여진 천막의 정가운데 부분이 묘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거든... 마치 언덕처럼 그 부분만 높게 떠올라 있었어. 우리는 그냥 풀 숲의 지형 자체가 언덕처럼 봉긋하게 솟아있는건가 했는데... 그건 또 아니더라고. 천막의 끝 네모퉁이에 엄청나게 커다란 바위들이 놓여있었거든. 누군가 일부러 올려둔 것 같더라. 마치 그 누구도 천막을 뒤집어 그 속을 보지 못하게 하려는 듯이.

13 이름없음 2022/12/05 22:12:25 ID : vfRDumsqi3u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자면 1. 친구의 부름으로 처음 보는 놀이터에 찾아감 2. 놀이터의 주변은 아파트가 굉장히 많았는데, 놀이터엔 우리를 제외한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음< (근데 이건 그냥 우연이였던 것 같아) 3. 놀던 중 발견한 비밀통로와 그 너머에 존재하던 풀숲 4. 풀 숲 가운데에 튀어나와 있던 언덕?과 이를 덮고있던 파란 천막 5. 천막을 뒤집지 못하도록 누군가 의도적으로 설치해둔 바위들 대충 이런 내용이야.

14 이름없음 2022/12/05 22:19:55 ID : vfRDumsqi3u
계속 이어갈게

15 이름없음 2022/12/05 22:22:15 ID : vfRDumsqi3u
솔직히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소름끼치는 것 투성이지만, 당시엔 아직 세상 물정 모를 때라... 우리는 지금이였으면 상상도 못할 일을 해보기로 했어. 바로 천막을 뒤집어 그 안을 확인하는거지.

16 이름없음 2022/12/05 22:33:26 ID : vfRDumsqi3u
나랑 A는 좀 멀리 떨어져있었고 천막을 뒤집으려 시도한건 다른 애들이였어. 근데 진짜 이상한게 아무리 잡아 끌고 밀어올려도 천막이 제자리에서 꿈쩍을 안하는거야... 아주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더욱 빳빳하게 고정 될 뿐이였어. 주변에 놓인 바위 때문인가 해서 바위도 열심히 다 옮겨놓은 상태였거든...(어려서 힘은 약했지만 6명이 함께 옮기니 움직이긴 하더라) 근데 바위 다 옮기고 정말 깜짝 놀랐어. 바위가 올라가 있던 천막의 모서리 모두 땅 속에 묻혀있는 상태였거든. 이해가 가? 누군가가 천막으로 무언가를 덮고, 아무도 그걸 들춰보지 못하게 천막의 네 모서리를 땅속에 묻은 뒤, 그 위에 바위를 한 번 더 쌓아올린거야. 그것도 인적이 드문 놀이터, 심지어 찾아내기도 힘든 담 너머 풀숲에. 풀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 역시 앞서 말했듯이 판자로 막아놨고...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그런짓을 한걸까?

17 이름없음 2022/12/05 22:36:31 ID : vfRDumsqi3u
이상한건 여기서 끝이 아니야. 천막을 어떻게 묻은건지 안간힘을 써도 빠지질 않더라... 한 눈으로 봐도 엄청 깊게 묻혀있는게 보일 정도 였어... 주변에 떨어져있는 막대기나 돌들로 열심히 팠는데(사실상 긁어냈다는 표현이 더 맞겠지만...;;) 묻혀있는 천막의 모서리들은 끝끝내 꺼내지 못했어.

18 이름없음 2022/12/05 22:40:21 ID : vfRDumsqi3u
얘기가 너무 길어져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과적으로 그 천막을 걷어내는것에 성공하긴 했어. 물론 완전히 걷어내진 못했지만, 가까스로 묻혀있는 모퉁이 하나를 빼낼 수 있었고, 몇명이 그걸 당길 수 있는 만큼 당겨 지면에서 조금 떨어트린 다음 나머지 사람들이 그 좁은 공간을 통해 안을 보기로 했어.

19 이름없음 2022/12/05 22:44:16 ID : vfRDumsqi3u
나는 천막을 드는 쪽이었고, 그 안쪽을 보는건 내 절친 A와 다른 남자애 한 명이었어. 천막을 걷어내는 데에만 자그마치 3시간 넘게 걸렸기에 우린 지칠만큼 지쳐있었고, 드디어 그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 흥분했어.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고. 어쨌든, 그렇게 우리가 천막을 들자 약속대로 A와 남자애가 땅에 엎드려 천막이 들린 공간을 살펴봤어.

20 이름없음 2022/12/05 22:50:21 ID : vfRDumsqi3u
하나를 빼내긴 했어도 나머지 모퉁이들은 아직 땅에 묻혀있는 상황이였고, 그래서인지 천막을 당기는게 너무너무 힘들었어... 빨리 좀 보라고 애들 막 재촉했는데, 그 순간 천막 안 살펴보던 남자애가 미친듯이 소리를 지르며 뒤로 막 도망가더라. A가 당황해서 왜그러냐고, 막 추궁하니 남자애가 "저기, 저기!!!" 라며 천막 사이를 막 가르켰는데, 이내 A도 무언갈 봤는지 얼굴이 사색이 되어선 나포함 천막 들고있던 애들 팔 잡아끌고 막 도망가더라. 우리는 영문도 모른채 끌려온 우리는 그렇게 한참을 도망가 놀이터와 제법 멀어졌을 때, 왜그러냐고, 진정하고 말 좀 해보라고 두 사람을 달랬어.

21 이름없음 2022/12/05 22:53:45 ID : vfRDumsqi3u
근데 아무도 말을 안하는거야. 정확히는 못하는 거였지. 두사람도 자기들이 본게 대체 뭐였는지 몰랐던거야. 우리는 계속 기다렸어. 대체 뭘 봤길래 저러는 걸까 도무지 감이 안잡혔거든. 그러다 어느정도 진정된 A가 조용히 입을 열었어. 그리곤 "그 안에 누군가 있었다"고 말하더라.

22 이름없음 2022/12/05 22:56:26 ID : vfRDumsqi3u
우린 처음에 장난치지 말라고, 너네 연기 짱잘한다고 막 웃었는데, 같이 보던 남자애가 불같이 화내는거야... 평소에 엄청 순하기로 유명하던 애가 갑자기 눈이 돌아가서 막 소리지르고 울기 시작하니까 그때부턴 진짜 좀 무섭더라...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안에 있으면 안되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구나 싶고.

23 이름없음 2022/12/05 23:02:25 ID : vfRDumsqi3u
조금 허무하지만 일단 얘기는 이렇게 끝났어. 다시 한 번 가보자는 애들도 있었는데 그 두사람이 거의 발작 수준으로 거부해서 결국 못갔고... 대신 엄청나게 혼났어. 두친구 부모님들께... 그 뒤론 탐정놀이 같은건 두 번 다시 안했던 것 같아. 근데 솔직히 많이 찝찝하더라. 일단 친구들이 그곳에서 사람을 봤다고 했잖아. 근데 우린 바로 도망쳤고. 신고 해야하는거 아닌가 싶고... 그래서 다음날 아침에 다시 찾아갔어. 물론 그 두사람은 함께 가지 않았고, 대신 다른 친구 어머님과 함께 이동했지. 놀이터에 도착 할 때까지 모두가 긴장한 상태였어.

24 이름없음 2022/12/05 23:07:48 ID : vfRDumsqi3u
근데...ㅋㅋ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지만 진짜로, 우리가 놀이터에 도착한 뒤 그 풀숲이 있던 곳 까지 곧장 달려갔는데 사라졌더라. 천막 뿐 아니라 그 풀 숲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처음부터 비밀 입구 같은건 없었다는 듯이 판자로 막혀있던 구멍은 온데간데 없고 커다란 담들이 이어져 있을 뿐이었어. 우린 당연히 멘붕이었지... 분명 어제 거기서 자그마치 3시간 넘게 뻘짓을 했는데... 한두명도 아니고 여섯명이...믿기지가 않았어. 요 밤새 누가 급하게 매꿔놨을리도 없는데 감쪽같이 사라진거야 그 풀숲 자체가.

25 이름없음 2022/12/05 23:10:34 ID : vfRDumsqi3u
자세히 보니 애시당초 담 뒤에 바로 관리 사무소 같은 커다란 벽이 막고 있어서 풀숲같은 공간이 생겨날 수 조차 없는 구조더라. 나 진짜 무서웠어. 한동안 그쪽 근처엔 가지도 못해서 밥먹듯이 찾아가던 A네 집도 안갔어. A네 아파트 단지에 그 놀이터가 있었거든.

26 이름없음 2022/12/05 23:23:57 ID : vfRDumsqi3u
물론 그때 당시엔 엄청 소름돋고 무서워서 밤에 잠도 잘 못잘 정도였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잊고 살게 되었어. 그때 같이 있던 친구들 모두 뿔뿔히 흩어졌지만 절친이였던 A와는 아직까지 연락하고 있어. 얼마전에도 만났고. 그때 이 일이 떠올라서 같이 밥먹다 슬쩍 말해봤는데, A 표정이 싹 굳더라고. 그리곤 이렇게 말했어. 자기가 그때 미처 얘기하지 못했는데, 자기가 본 건 분명 사람이었다고. 근데 주변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어두워서 그 형태만 겨우 볼 수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간 순간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고. 근데 가장 소름돋았던건, 자기와 눈이 마주친 그 순간 그것은 눈을 깜빡, 하고 감았다 이내 다시 떴대. 지금 생각해도 정말 무서워... 대체 그건 뭐였을까? 우리는 무언가에 홀린것이였을까?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알아낼 수 없어서 여기에 써봤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진짜 절대!!! 거짓말 아니고, 의문점이나 말하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줘.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 대답해줄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27 이름없음 2022/12/08 10:34:55 ID : Ns1eLhwJXs5
잘봤어 스레주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워 일단 질문하고 싶은건 그 공간에는 그 놀이터가 있던 곳에 A를 비롯한 다른 얘들은 다시 가진 않았어?

28 이름없음 2022/12/09 12:55:33 ID : E3wk8i002si
>>>27 레스 고마워! 일단 사건 발생 이후 다음날 친구 부모님과 함께 다시 그곳에 가서, 풀숲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엔 그곳에 다시 가지 않았던 것 같아. 사실 이 글 쓰고 얼마전에 해당 일을 모르는 친구와 한 번 찾아가 봤는데, 여전히 풀숲은 존재하지 않았고... 사람들도 잘 오지 않는지 시설들이 많이 노후됐더라. 그래도 여전히 소름끼치는 장소였어.

29 이름없음 2022/12/11 19:47:36 ID : cJSHxCi03Cq
>>28 답변 고마워 혹시 동네에서 그곳을 본것은 스레주 + 친구들 뿐인거지?

30 이름없음 2022/12/13 16:44:32 ID : p82k7e41zRD
와 다 읽었는데, 되게 깔끔하게 써서 몰입도 넘 잘 됐네...ㅜㅜ 진짜 소름끼치는 일을 겪었니 정말 홀린건지...아니면 범죄 현장...같은 거였을지도 모르고ㅜㅜ

31 이름없음 2022/12/23 20:47:32 ID : vfRDumsqi3u
>>>29 맞아 그걸 본 건 우리 뿐이었던 것 같아.

32 이름없음 2022/12/23 20:51:03 ID : vfRDumsqi3u
>>30 고마워! 두서 없이 쓴 글인데 좋게 봐줘서 기쁘다 다시 생각해봐도 우리 그때 무언가에 홀렸던 것 같아.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에 발을 들인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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