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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12/19 14:25:21 ID : rAjdyMrs01h
좀 오래된 이제는 낡아버린 이야기야 지금보다 더욱 어렸을 시절에 난생 처음으로 장애란걸 얻게된 내가 겪었던 신비하지만 고리타분한 이야기들이지 지금에 와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조차 불분명해 난 이미 나이를 먹었고 바쁜 현실때문에 동심이란걸 잊고산지 오래됬거든 모든일이 벌어진지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렸고 이제는 그냥 잊어버린채 살고있는중이야 그러니 그냥 재미로 읽어줬으면 좋겠어 내가 그때 그랬듯이 말이야 그럼 이야기 시작할께
이름없음 2022/12/19 14:33:16 ID : rAjdyMrs01h
벌써 10년도 더 됬을거야. 내가 이 장애를 앓기 시작한지 말이야. 난 8살의 생일날 전까지는 남들과 다를바없는 평범한 꼬마였어. 장난치는걸 좋아하고 학교에가면 신나게 뛰어노는 그런 아이 말이야. 하지만 8살의 생일날 이후로 모든게 뒤바뀌어 버렸지. 당시에 나는 생일축하 파티를 하기위해 아버지의 가게에 잠시 머물고있었어. 가게의 삼촌들은 내 생일을 맞이할 준비를 하느라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계셨었지. 나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피해 잠시 가게앞의 공터에 나와있었어. 당시에 아버지의 가게앞에서 키우던 고양이와 놀아주면서 말이야. 그렇게 내가 어른들의 시야에서 잠깐 사라진 사이에 사건이 일어났지..
이름없음 2022/12/19 14:37:05 ID : rAjdyMrs01h
일이 벌어진건 정말 한순간이였어. 길을 건너가는 고양이를 따라가던 내 옆으로 골목길에서 급선회한 트럭 한대가 돌진해왔고 나와 트럭 모두 서로를 인식할 잠깐의 틈조차 없이 충돌해버렸지. 나는 트럭에 치여서 날아가는게 아닌 바퀴에 발이 찡겨 2~3m를 질질 끌려갔고 트럭의 차주는 피범벅이된 나와 부모님을 차에 태우고 근처의 대병원으로 향했어. 난 2~3일간의 혼수상태 이후에 다행히 정신을 차렸지. 눈을 떴을때는 팔에 꽂혀있는 링거와 하얀천장이 보였고 옆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어머니가 보였어. 무슨일이 있었는지 나는 기억조차 하지 못했고 부모님에게 자초지종을 듣고난 뒤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
이름없음 2022/12/19 14:41:38 ID : rAjdyMrs01h
그렇게 대충 상황이 일단락되고 정신을 차리고나니 뭔가 이상한점이 느껴졌어. 평소보다 주변의 소리가 마치 물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것 마냥 먹먹하게 들려왔지. 어머니도 내가 귀의 이상을 느꼈다는걸 눈치채셨는지 고개를 돌리고는 눈물을 훔치셨고 말이야. 정신을 차린뒤에 휠체어에 태워져 처음 만나게된 의사선생님이 해주신 이야기는 꽤나 충격적이였어. 오른쪽 귀의 청각이 완전히 손실되어 버렸고 왼쪽 귀의 상태도 좋지 않다는 거였지. 아마 차에 치이고 바닥에 머리를 빻으면서 뭔가 문제가 생긴것 같은데... 자세한건 나도 몰라.
이름없음 2022/12/19 14:47:29 ID : rAjdyMrs01h
당시의 어린 나는 내 몸에 뭔가 대단한 문제가 생겼다는것만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지. 그래도 다행인건 소리 자체는 인식할 수 있었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 다만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공간에 들어서면 귀와 머리가 아파오고 마치 누군가가 북을 두들기듯 둥- 둥- 거리는 소리가 귀 안에서 울려퍼진다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 나이에 트럭에 치였는데 살아있다는것 자체에 감사했기에 큰 문제로 느껴지지는 않았어. 그렇게 병원에서 하루, 이틀, 사흘이 지나가고 병원의 의사선생님들의 얼굴이 슬슬 눈에 익어갈때쯤에 드디어 퇴원날이 다가왔지. 몇달동안 입원해있다 처음 맡아보는 바깥공기는 정말 끝내줬고 학교에 가서 애들한테 썰을 풀 생각을 하며 즐겁게 퇴원을 했어.
이름없음 2022/12/19 14:52:39 ID : rAjdyMrs01h
그리고 진짜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였지. 퇴원한 첫째날 다음날 있을 등교를 위해 일찍 잠에 든 나는 한가지 꿈을 꾸게 되었어. 아주 새하얀 넓은 평지에 거대한 귀 모양의 구조물이 놓여있는 그런 꿈이였지. 난 그 꿈 속에서 귀 속으로 들어가 어떤 여자를 만나게되었어. 아주 짙고 검은 흑발에 눈에는 흰자가 초록빛을 띄고 있었고 검은자는 마치 성당의 스테인글라스처럼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었지. 여자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어. 귀모양의 구조물 저 깊숙한 곳에서 말이야. 여자는 나에게 말했어. 알 수 없는 단어들의 배열을 말이야. 정말이지 두서없이 뱉어내는 말들에 나는 잠깐 정신줄을 놓았고 다시 눈을 떴을때는 현실로 돌아와 있었지.
이름없음 2022/12/19 14:58:51 ID : rAjdyMrs01h
이 꿈은 몇날며칠동안 지속됬어. 내가 다시 등교를 시작한 뒤에도 끊이지 않고 꾸준히 매일밤 나를 찾아왔지. 그리고 내가 그 여자를 만날때마다 점점 여자의 말은 알아듣기 쉽게 변했고 결국 한달이 지났을때 쯤엔 여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온전히 알아들을 수 있었어. 그녀는 계속해서 낮게 중얼거리듯 나에게 말하고 있었어. "매일밤 너를 만나러 올거야. 너의 소리의 영역으로 말이야. 아가야 두려워하지 말려무나. 내가 너를 찾아갈테니. 깊고깊은 곳으로 널 찾으러갈테니. 두려워하지 말거라. 두려워말거라 아이야." 그렇게 끊임없이 마치 녹음된 음성을 되풀이하듯 말하고 있었어.
이름없음 2022/12/19 15:04:06 ID : rAjdyMrs01h
나는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 꿈에서 깨어난뒤에 노트에 메모까지 해가며 꿈에대해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지. 하지만 그 말들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결국 알 수 없었어. 난 결국 개꿈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냥 잊어버리려 노력했지. 그렇게 매일밤 꿈을 찾아오는 녀석의 헛소리를 듣고있던 찰나 꿈에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어. 귀 모양의 조형물 입구에 '차례를 지켜 입장하시오'라는 표지판이 걸려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니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여기저기 걸터앉아 그 여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지.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문장에 넋을 놓고 집중하는 관객들의 모습에 내가 기괴함을 느끼기 시작한 순간 여자의 뒤에있던 더 깊숙한 곳에서 거대한 손이 뻗어나와 여자를 끌고갔고 관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시작했어. 그리고 이내 꿈에서 깨어났고 귀를 찢을듯한 이명에 나는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지.
이름없음 2022/12/19 15:06:39 ID : rAjdyMrs01h
곧바로 부모님이 내 방으로 달려오셨고 나는 부모니께 자초지종을 설명드렸어. 물론 기괴한 꿈에대한 이야기는 빼놓고 말이야. 그러자 부모님은 귀에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며 날 병원으로 데려가셨지만 결과는? '아무이상 없음'이였지. 의사선생님은 스트레스성 이명으로 진단하셨고 나는 간단한 약만 처방받고 집으로 돌려보내졌어. 헌데 집에 도착해 방문을 열어보니 내 방의 입구에서 어떤 초록색의 은은한 빛이 뿜어져나오는게 보이는거야. 그리고 그건 놀랍게도 부모님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듯 했지.
이름없음 2022/12/19 15:09:43 ID : rAjdyMrs01h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척을 하며 천천히 내 방의 문을 열어젖혔어. 그러자 시야에 들어온건 아주 작디작은 초록색의 형광 괴물이였지. 굳이 비유를 하자면 원령공주에 나오는 이 정령들이랑 닮았어. 다른점이 있다면 내 방에 있던녀석은 한마리이고 사진속에는 수백마리가 있다는 거겠지만...
이름없음 2022/12/19 15:29:00 ID : XteGlg1Bbxv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2/12/19 16:15:14 ID : fTPiqlDtbbe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2/12/19 21:08:50 ID : E4IJO5Pg0pT
난 조심스레 방으로 걸어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았어. 그리고 내 산더미처럼 쌓인 노트위에 앉아 허공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그 초록색 괴물녀석을 관찰하기 시작했지. 헌데 놈을 쳐다보고있으니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졌어. 두가지 풍경이 겹쳐보인다고 해야될려나... 어딘가 색상이 다른 두개의 사진을 겹쳐두고 보는 느낌이였지.
이름없음 2022/12/19 21:13:30 ID : E4IJO5Pg0pT
난 우연찮게 눈을 깜빡이다 어째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알게되었어. 정말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내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이 각각 다른 공간을 인식하고 있었던거야. 오른쪽 눈만 떴을때는 그 초록색 꼬마괴물이 보였지만 왼쪽 눈만 떴을때는 그냥 평범한 방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지.
이름없음 2022/12/19 21:15:35 ID : E4IJO5Pg0pT
심지어 각각의 눈이 인식하는 색도 달랐는데 오른쪽 눈이 보는 세계는 모든게 잿빛이거나 남색을 띄고 있었고 이따금씩 제멋대로 색깔이 바뀌는 물건들도 몇개 존재했어. 왼쪽 눈은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평범한 공간을 인식했고 말이야.
이름없음 2022/12/19 21:18:34 ID : E4IJO5Pg0pT
다행히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었어. 사진이 겹치듯 눈앞에 노이즈가 끼는 현상은 초록색 괴물을 마주했을때만 일어났거든. 초록색 괴물은 주로 글자가 많은곳에 존재했어. 도서관이나 헌책방같은 곳 뿐만 아니라 번화가에서도 간간히 눈에 들어왔지. 놈들은 거의 대부분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앉아있거나 뭔가 특정한 몸짓을 반복하고 있었어. 건드릴려하면 휙 사라졌다 어느샌가 다시 그 자리에 나타나있었고 말이야.
이름없음 2022/12/19 21:21:33 ID : E4IJO5Pg0pT
그렇게 이상한 눈을 가지게된지 며칠뒤 꿈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지. 거대한 귀 모양의 구조물 안에는 더이상 나를 제외한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어. 다만 엘레베이터의 입구로 보이는 문 하나가 존재했을 뿐이였지. 나는 이제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엘레베이터의 문을 열었어. 그리고 그 순간 엘레베이터는 나를 집어삼켰어. 무슨 의미냐고? 문자 그대로야 문이 입처럼 변하더니 나를 짐어삼키고 어딘지 모를 공간으로 끊임없이 하강하기 시작했어.
이름없음 2022/12/19 21:23:24 ID : E4IJO5Pg0pT
추락인지 하강인지 모를 행동을 반복하던 엘레베이터는 한참을 내려가서야 멈췄고 나를 퉤 하고 뱉어낸뒤에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갔지. 내가 한참을 내려가 도착한 장소는 어떤 홀이였어. 거대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풍기는 고대 그리스의 신을 모시는 사원과 비스무리한 장소였지.
이름없음 2022/12/21 13:51:48 ID : o6rvvfO04Ff
ㅂㄱ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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