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6/09 21:44:34 ID : TRxzWpfhArs 0
군대 갔다오고나서 이 나라가 너무 싫어 그냥 군대있을 때 일이병 때 물론 그 시기에 다 힘들겠지만 하루하루 아침에 눈뜨는게 싫었어 그냥 생각나는 일들은 많은데 제일 간단하고 별 거 아닌 거 하나만 써보면 경계병이었는데 아무래도 근무서다보면 자동차가 지나다니고 매연이 많으니까 목이 칼칼해서 텀블러 같은거에 물담아서 가는 병들 있었거든 근데 그게 간부가 보기에 맘에 안들었는지 보온병 지급하면서 경계근무 들어갈 때는 보온병만 사용하라고 했어 그냥 그 간부 딴에는 군인이 형형색색의 텀블러나 빨대 텀블러 같은거 쓰는게 군인답지 않았나고 생각했나봐 근데 나는 평상시에도 물을 잘 안마시는 스타일이었거든 근데 선임 하나가 자기도 안들고 다니면서 부대에서 줬으면 들고 다녀야지 안 들고 다니냐 그런 걸로 갈구더라 그래서 그냥 물을 안마시니까 그 선임이랑 같이 근무설때는 보온병 가지고 다녔어 근데 어떤 날은 내 보온병 줘보라고 해서 열어보더니 빈통인 걸 보더니 물통을 준건 물을 담아디니라는 소리지 그냥 빈통만 들고 다니라는 소리겠냐 그러면서 갈구더라 너무 황당하고 이런 걸로까지 욕먹어야 하나 싶은데 그냥 죄송합니다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더라 계급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니까 그냥 별거 아닌 사소한 거라고 생각할 수 있고 내가 실수하거나 잘못해서 욕먹은 것도 있지만 그냥 그런식으로 별거 아닌 걸로 트집잡히거나 오해받아서 욕먹거나 갈굼 당하고 그렇게 갈구는 인간보고 항상 존댓말 쓰고 대우하고 충성이라고 경례해야 하고 또 새벽에 자다가 깨서 새벽 2시에 근무나가고 4시에 돌아와서 잠들고 다시 6시반에 일어나면 그걸 매일 하다보면 그냥 현타가 오고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매일 기상소리를 듣고 아침 눈뜨는게 죽을 만큼 싫었어 특히 새벽에 같이 근무서는 선임이 누구냐에 따라서 불편하게 2시간 내내 눈치보거나 어떤 날은 2시간동안 계속 욕먹고 혼만 나면 자다가 깨서 새벽 1시반에 일어나서 2시에 나가서 4시까지 욕먹고 욕먹은 상태로 다시 들어가서 바로 잠이 오는 것도 아니니까 뒤척이다가 다시 6시반에 일어나고 하는데 진짜 그냥 하루하루가 도저히 못버티겠더라 고작 30명 정도인 같은 반에서도 싫은 사람이 있을수밖에 없잖아 근데 하물며 같은 반 친구들처럼 대등한 사이도 아니고 수백명이 있는데 계급에 따라 서열을 나눠져있고 그 선임 중에선 유독 지랄맞고 못된 사람도 있는 거고 굳이 비유하자면 직장에서 내가 정말 싫어하는 상사를 포함해서 직장 사람들과 업무만 같이 하는게 아니라 24시간을 같이 보내고 씻고 자고 생활하고 그냥 혼자만의 시간이나 사생활이 보장되는 개인공간도 없이 2년 가까이 보내고 주말에도 매일 7시에는 기상해야 하고 그런 생활을 한거겠지 그 선임들이 하나 둘 전역하고 나도 계급이 올라가면서 나는 좋은 선임은 못되더라도 그래도 나쁜 선임은 되지 말자라고 생각했고 그냥 후임들이 뭘하든 신경안쓰고 내가 해야 할 근무만 서고 나머지 시간은 그냥 자면서 보냈어 자는게 시간이 제일 빨리가니까 동기들이 너는 무슨 하루종일 잠만 자냐 싶을 정도로 진짜 근무나 작업 있는 때 빼고는 진짜 잠만 잔거 같아 그리고 전역을 했어 지금은 전역한지 5년 정도 지났고 그때는 18개월로 단축되기 전이었고 월급도 15만원 안팍이었어 근데 전역하고 나니까 허무하더라 진짜 로또 1등보다 전역이 더 기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그냥 허무하더라 로또 1등 바라듯 전역을 바랬는데 막상 생각해보니까 그냥 군대 가기 이전에 내가 살던 일상으로 되돌아온 거에 불과하더라 온전히 나 혼자 보낼 수 있는 시간과 사생활이 보장되는 내 방이란 공간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와서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면 나중에 휴가나가서 먹어야지라고 어디 써놓지않아도 바로 사다 먹을 수 있고, 자기 전 폰으로 유튜브를 보다 잠들고, 자다가 중간에 억지로 깨서 2시간씩 나가서 추위에 떨면서 서있지 않아도 되는 그냥 가기 전에는 당연했던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일 뿐이었으니까 근데 내 인생에서 21개월 거의 2년 가까이 였으니까 21, 22살은 삭제되고 20살에서 사실상 바로 23살로 넘어가있더라 20대 초반이 그냥 순삭되었단 생각이 들더라 그런 생각이 드니까 솔직히 현타 오더라 거기다 복학해야 하는데 전역하고 나니까 입을 옷도 없고 그 때는 월급도 15만원 밖에 안되던 때였으니까 돈이라도 모으자 싶어서 전역하고 잠깐 쉬다가 주7일 알바도 했었어 물론 막 힘든 일은 아니고 편의점, PC방 같은 알바였지만 그래도 하루도 빠짐없이 일주일 내내 알바도 했었어 근데 이제 거의 5년이나 지났는데 최근 들어서 한 1년 전쯤에 어쩌다 군대 관련한 기억이 떠오르는 어떤 계기가 있었고 그날 이후부터 갑자기 막 화가 나고 억울하고 그런 감정이 잘지내다가도 한번씩 몰려오고 한번 그런 기분이 들기 시작하면 거의 일주일에서 이주일은 지속되는 거 같아 그냥 그때 유독 지랄맞았던 선임이나 그런 개개인에 대한 감정은 없는데 20대 초반에 강제로 끌고가서 21살, 22살이 삭제되고 아무런 보상도 없이 꼴랑 월급 15만원이 전부였다고 생각하니까 그걸 다시 곱씹게되고 이 나라가 너무 역겹고 화가 나 내가 왜 이따위 나라에 애국심을 가져야 되지 그런 기분이 들고 화가 나는데 정신과에 가서 상담이라도 받아 봐야 할까
2 이름없음 2023/06/09 21:55:17 ID : vclgZg7vyFd 0
자국이 싫을 순 있어. 스레주 사례면 싫어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 하지만 지금 증상은 PTSD랑 비슷해 보이는데 만약 이민을 간다거나 해도 과연 후련할까? 지금 드는 감정은 그때 잃은 것, 과거에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짜증 같은건데 극단적으로 그냥 이민을 한다고 쳐보자. 싫은 국가를 떠났지만 군대처럼 해방의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제대로 회피하는 것도 아닌, 이민가서 겪어야 할 추가 스트레스+지금도 겪고 있는 군대에 대한 스트레스가 겹쳐서 더 고생할 것 같아. 일단 정신과 상담을 받으며 스스로에게 주는 군대에 대한 스트레스를 없애고 이후 어떻게 할지 차차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힘내 스레주.
3 이름없음 2023/06/09 22:23:30 ID : xCknB9fWqlA 0
고마워 털어놓을 데가 마땅히 없어서 쓴건데 답글 보자마자 혼자 울었어 사실 나도 그게 좀 두렵긴해 사실 경제적 여건이나 형편상으로도 이민갈 사정은 못되는데 돈이라도 많아서 이민이라도 갈 수 있으면 차라리 침뱉고 가버릴까 싶은데 여건상 그것도 안되는데 여기서 70 80대까지 산다치면 이 나라가 이렇게 싫은데 이런 감정을 가지고서 여기서 노인이 될때까지 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아무래도 상담을 받아봐야 겠지??
4 이름없음 2023/06/09 22:39:15 ID : bvbimE065gm 0
고생했다... 어떤 식으로든 꼭 보상 받을 날이 올거야. 힘내 스레주.
5 이름없음 2023/06/09 23:34:25 ID : yZeE5Qnwral 0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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