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07/20 07:30:11 ID : 9AmFeGnCo42 0
처음으로 충동을 느낀 건 초등학교 2학년 때 일거야 5살에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친척 집 떠돌아다니다가 내가 초등학교 올라갈 나이가 되면서 재결합 하셨는데 이미 한번 깨진 걸 모아 붙인다고 멀쩡해질 리가 있나 밤에 싸우고 고함 치는 소리에 깼다가 들으면서 잠들고 친척이 와서 중재도 하고 그랬지 그러다가 9살 때 아빠 친구네 가족이랑 가족여행을 가게 됐는데 그 가족이 화목한 모습을 보니까 그게 그렇게 부럽더라 물론 그 가족도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그건 일반적인 가정에서만 볼 수 있는 화목함이었거든 여행 다녀오고 나서 부모님한테 다음 여행엔 아마 나는 없을 거 같다고 하니까 그냥 내가 여행이 마음에 안들었구나 정도로 생각하신 거 같아 그해가 지나고 결국 두 분은 다시 이혼하시고 나도 다시 친척 집에 맡겨졌어 이후에 아빠는 다른 사람이랑 재혼 하셨다가 몇 달 만에 이혼하시고 엄마는 마지막까지 곁에 머무르는 분을 만나셨어 아무튼 그러고 나선 난 11살이 되면서 아빠랑 둘이 살게 됐고 소풍 날에 빈 손으로 와서 선생님이랑 같이 도시락을 먹는다든지 생일에 혼자 조각케익 사와서 먹고 그냥 흔한 이혼 가정처럼 지냈어 이후엔 별 일 지내다가 15살에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이런저런 이유로 또 친척 집에 맡겨지고 중학교 졸업식에 혼자 가서 졸업장이나 받아오고 뭐.. 그리고 내 위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매가 있는데 고등학생 때 마침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남매랑 둘이 살게 됐어 사는 동안 남매는 응급실 실려가서 위세척 하는 일도 있었고 나도 한겨울에 저체온증으로 소방관 두 분이 소방서로 데려가서 응급조치 받은 일도 있었고 평화롭진 않았네 저거랑은 다른 일로 결석 일수 최대한 땡겨서 어디 시골에 있는 요양원도 다녀오고 정신과랑 상담센터 다니고 고3 땐 담임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점심 수업까지만 듣고 위클래스 가있거나 이런저런 활동 하고 마음이 편할 때도 있었어 20살 때 아빠가 두번째 재혼을 하시면서 나는 거기로 들어가고 남매는 약혼자랑 동거하게 되고 안정을 찾나 싶었는데 어쩌다 동네 병원에서 받은 소변검사 결과가 이상하다고 큰 병원으로 가보라 하대 가서 정밀검사 받으니까 이미 진행이 꽤 된 신장병이 있대 정확한 이름은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종이고 엄마가 돌아가신게 이 병 때문이었어 유전성이니까 당연히 나랑 남매도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상황이 그러니까 챙겨줄 사람도 없고 잊고 지냈던거야 다행히 남매는 진행 속도가 느려서 늙어 죽으나 이 병으로 죽으나 그게 그건데 나는 진행이 빨라서 40대 중반 쯤에 완전히 기능을 상실할거래 이식을 받아도 유전자가 문제라서 이식 받은 신장에서도 다시 이 병이 생긴다더라 사실 그땐 실감이 안났어 나는 아무런 증상도 없는데 너 불치병 걸렸고 오래 못살아 이러는걸 뭐 어떻게 이해해 근데 3달에 한번씩 정기검진 받으러 가고 하니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더라 받아들이면서 다시 온 우울증은 덤이고 털어놓으려고 쓰는 하소연인데 안좋은 기억들 끄집어내서 쓰니까 더 힘드네 이 뒤엔 녹내장으로 한쪽 눈으론 글씨도 못읽게 된거랑 아빠가 몇넌 전부터 몰래 도박하고 있던게 터져서 내가 지금까지 모은 돈 전부 도박 빚 막는데 쓰고 내 이름으로 대출 잔뜩 생겼는데 이러고도 몇억이나 남아있다는 얘기가 다야 아빠는 도박을 끊을 의지도 생각도 없고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내 자식이 아니라서 아쉽지만 내 피 섞인 조카도 봤고 조카인데도 처음 안아 들었을 때 되게 막 너무 작고 소중하고 뭔가 울컥하는 그런 느낌이 들더라 신기했어 연애도 하면서 처음으로 펑펑 울면서 편지 쓰게 만든 사람도 있었고 같이 여행 가고 요리도 하고 화났던 적도 많지만 다행히 한번도 싸우는 일 없이 꽁냥꽁냥 한 사람도 있었고 내가 너무 미안한 사람도 있었고 지금도 같이 놀면 너무 즐거워서 아쉬움 때문에 지금까지 미루게 만든 만난게 기적 같은 사람들도 있고 진로를 그쪽으로 가지 못한건 아쉽지만 심리학이랑 상담 독학해서 사람들 상담도 해줬고 행복했던 일들도 많긴 했네 얼마 전에 고마운 친구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엄청 행복해 보이더라 선남선녀에 가족들도 좋은 분들이고 너무 부러웠어 축의도 부족하지 않게 하고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왔는데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이랑 꽁냥대면서 살고싶었는데 그냥 일반적인 가정을 꾸리는게 꿈이었는데 살면서 욕한 적은 좀 있어도 벌 받을 짓은 한 적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모르는게 있는건지 그냥 운이 없는건지 몇달째 하루에 3~4시간밖에 못자고 내가 점점 미쳐가는걸 생생하게 느끼면서도 겨우 견디고 정리도 다 했고 준비도 끝냈어 벌써 아침이네
2 이름없음 2024/07/20 14:00:17 ID : jfU1A2Gsqpc 0
고생했어
3 이름없음 2024/07/21 00:43:37 ID : crf9bcoLatB 0
고생했어..
4 이름없음 2024/07/21 00:48:05 ID : BhAmK46peY1 0
고생했어 정말로 그냥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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