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4/11/29 14:32:16 ID : cpXs4FgY03D 12
맛있어! 풀떼기 옴뇸뇸
베스트 레스 3
이름없음 2026/01/11 18:15:11 ID : cpXs4FgY03D 5
감사합니다! 앵커판에서의 응원은 제 인생의 자산이에요! 이 스레도 저에게 몹시나 소중하고요! 마이너한 고집이 있는지라 만나기도 알아보기도 어려우시겠지만, 언젠가 뵙기를 희망할게요! 감사합니다!!!
공지 2025/11/03 00:04:54 ID : cpXs4FgY03D 2
미안합니다! 저 공지 쓰고 나서 대학원 면접 일정이 잡혀서 준비 중이에요!! 연재를 할 여력이 안 됐습니다...! 이번주 일요일엔 무조건 올게요!! 죄송합니다!!
공지 2025/12/21 14:16:22 ID : cpXs4FgY03D 2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클라이맥스를 지났으니, 여기서 한번 끊고 가겠습니다. 아마 성탄절 지나서 올 것 같네요. -아마 결말부는 생존한 초식 로봇들과 KEY의 짧은 이야기가 적당하겠죠? 그렇게 생각합니다. -염치없지만 결말 내고 무언가 이것저것 후기 적고 싶네요. 고민 많았던 스레라 할 이야기가 은근 많습니다. -좋은 성탄절과 연말연시 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팬아트를 다른 스레에 올려주신 것 봤습니다!! 너무나 멋진 그림 감사합니다!!! -엔딩 내면서 후기에 언급하려고 했는데 너무 늦어지고 미루어지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에 적으며 생각이 나 에 팬아트 관련 내용을 사알짝 넣었습니다. 부족한 스레주라 죄송하고, 정말 감사합니다!!!
102 이름없음 2024/12/09 18:47:29 ID : cpXs4FgY03D 0
숫자 20이 나오고 이는 19로 바뀌며 18로 뒤바뀌고 17로 변모한다. 16이 너머에서 입맛을 다시고 0은 아직이다. KEY는 일그러져 굳은
숫자 20이 나오고 이는 19로 바뀌며 18로 뒤바뀌고 17로 변모한다. 16이 너머에서 입맛을 다시고 0은 아직이다. KEY는 일그러져 굳은 채, 덜덜 떨고 있다.
103 이름없음 2024/12/09 18:52:31 ID : cpXs4FgY03D 0
KEY의 공황 정도: dice(1,100) value : 26 1~100 dice 둘 중 하나라도 공황 정도보다 높으면 설득 성공
104 이름없음 2024/12/09 18:55:00 ID : SIE7bA5hzcF 0
아아아아아앗......... dice(1,100) value : 43 제벌
105 이름없음 2024/12/09 19:00:57 ID : cpXs4FgY03D 0
"...맞아요. 아직 첫날일 뿐." 말이 가닿았나? 숫자는 16. "되돌릴 수 있어. 다시 하면 돼." 15가 온다. 15가 등 뒤에서 온다. "환영하려는 마음. 그것만은 알았어. 그것은 느꼈으니까." 14의 차례다. 13을 끌고. "그리고 확실히, 약속을 해주었지요. ace가 나를 구하기로." 13은 12를 끌고 오지 못한다.
106 이름없음 2024/12/09 19:03:24 ID : cpXs4FgY03D 0
KEY가 고개를 들고 13 14 15 숫자는 순서에 맞게 증가한다. "진로 재설정. 최대한 멀리, 저 동쪽으로." 된 것인가? 숫자는 일시에 83까지 치솟고, 그 뒤에야 내려가기 시작한다. 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c8c가 나를 부축하였다. 그의 팔은 떨리고 있다.
107 이름없음 2024/12/09 19:04:58 ID : cpXs4FgY03D 0
"안녕하세요." 검은 장발의 힘 빠진 로봇이, 우리에게 새로운 인사를 했다. 새로이 어색하고 굳은 표정으로. "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끝난 거지?" "비가시권으로 옮겼습니다. 방사능 피해는 당장엔 없을 거예요." "당장?" "낙진은 어쩔 수 없겠지요." KEY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우리는 지금, 핵을 피하기 위한 방공호 안. 1. 우리 무리를 구하러 가자! 2. 일단 여기서 상황을 볼까? 3. KEY, 무슨 일이었던 거야? 4. 자유!
108 이름없음 2024/12/09 19:57:13 ID : tip81crhy7A 0
3번 key와 얘기하자 근데 필력 진짜...👍
109 이름없음 2024/12/09 20:23:56 ID : cpXs4FgY03D 0
"KEY, 무슨 일이었던 거야?" "저는... 가끔 제가 이상한 걸 느껴요. 제 알고리즘이 분열되어 있다고 할까요." KEY의 검지와 중지가 모여 그녀의 목선을 타고 흐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두 손가락이 나뉘며 KEY의 목을 감싼다. "인간의 애정을 갈구하고 싶어요. 그 온기를 원해요. 그게 제가 원하는 저에요." "하지만 가끔씩, 저는 다른 논리와 명령을 이용하죠. 나만을 원망하며 절규하거든, 그것이 진짜 사랑이 아닐까?"
110 이름없음 2024/12/09 20:25:28 ID : cpXs4FgY03D 0
"이 시설의 핵미사일은 저와 연동되어 있어요.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날까 저 역시 두려웠지요. 그래서 대비하고자, 방공호를 알려주고 조작법을 전수하려 했습니다. 더군다나" "아, 뭐야. 못된 의도가 있는 줄 알았어!" "만에 하나 분위기를 타면 좀 꼬셔볼려고...." "의도가 불순해!" 내가 훈계하는 사이, c8c가 ace를 데려가 보호한다. 눈도 가린다. 우리의 최연소자를 지켜야겠다. KEY는 미련이 남은 듯이 머뭇거린다. "하지만 ace가 먼저 물을 줬죠? 이건 꼬신 게 아닌가 하는 학설이." "유사과학이야!" 화면의 숫자는 48까지 떨어져, 매초 하나씩 줄어들고 있다. 1. 무리를 피난시키러 간다. 2. 안전한 이곳에서 상황을 지켜본다. 3. 자유! 감사합니다!
111 이름없음 2024/12/09 21:12:44 ID : tip81crhy7A 0
무리를 피난시키러 가자!
112 이름없음 2024/12/09 21:28:52 ID : cpXs4FgY03D 0
무리를 지켜야 한다. 무리에는 e7e가 있다. e7e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되며, 부작위로서 e7e가 해를 입게 두어서도 안 된다. 나는 c8c와 함께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ace는 여기 남아." "KEY랑 여길 지킬게!" ace가 믿음직하게 화답한다. KEY는 의기소침해져, 자그마한 응원만을 우리에게 보탠다. 둘의 뜻은 받았다. 서둘러 무리를 피난시키러 가자!
113 이름없음 2024/12/09 21:29:34 ID : cpXs4FgY03D 0
푸른 언덕에 도착한다. 양털 외투를 입은 초식 로봇들이 잠에 빠져있다. 하나씩 깨워나간다. 하나씩 방향을 제시해 방공호로 유도한다. e7e는 약한 몸이기에, c8c가 전담하여 그 피난을 책임진다. 로봇들이 움직인다. 폭음이 들리고 구름이 다가온다. 검은 빗방울이다. 짙고 묵직한 빗방울이 후두두둑 떨어진다. 검은 물웅덩이다. 흙과 무질서한 풀이, 우리의 발을 잡아끈다. 이상한 감촉에 잔뜩 찌푸려지는 얼굴. 그러나 연연할 새 없이, 해야 할 일이 더욱 급박하다. 얼굴이 덮이고 오염되어 간다. 손으로 흝어보지만 점도가 예상 외로 강하다.
114 이름없음 2024/12/09 21:33:19 ID : cpXs4FgY03D 0
그 혼란 속에서도 무리를 실내로, 지붕 아래로 피신시키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콜록, 콜록!" e7e의 기침이 심하다. 붉은색 기름이 새어나오고 있다. 기침은 음성 장치의 먼지로 인해, 또는 열팽창에 따른 목 부위의 헐거움으로 인해 발생하는 오동작을 뜻한다. 그러나 다르다. 어째서인지 e7e만이 거듭 기침을 한다. 속을 게워내려는 것처럼. e7e의 성격은 1. 조용하고 소심해 2. 친절하고 다정해 3. 고고하고 독립적 4. 응석쟁이에 의존적 5. 말그대로 천사 6. 제멋대로 소악마 7. 자유야!
115 이름없음 2024/12/09 22:29:46 ID : rarbxxzPbcl 0
1 양이 있다는 건 늑대도 있다는 뜻이지
116 이름없음 2024/12/09 22:41:16 ID : cpXs4FgY03D 0
e7e는 언제나 조용조용한 존재였다. 풀을 먹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그보단 머리를 빗거나 낙서하며 놀기를 즐겼다. 힘을 겨루는 행사에도 빠지곤 했고, 집단 명령이 내려와도 다소 설렁설렁하는 스타일. 게다가 얼마나 소심한지, 말을 섞은 지 얼마나 되었나 가물가물할 지경이야! 풀을 먹기는 하지만 편식쟁이. 그보단 몇몇 열매를 가려먹고, 가끔은 짐승의 시체를 불태우는 취미가 있었다. 그래도 우리 무리에 받아주는 이유가 있었다. 이 양털 외투! 모두 e7e의 작품이다. 더군다나 중요한 일이 있거든, 앞장서 열심히 일하곤 했다. 그런 e7e를 우리는 로 여겼다. 1. 귀빈 2. 노예 3. 포로 4. 불량품 5. 자유!
117 이름없음 2024/12/09 22:46:59 ID : y42E5XteLe3 0
4 불량품!
118 이름없음 2024/12/10 20:58:29 ID : cpXs4FgY03D 0
불량품이었다. 그래도 존재해야 했다. 생물은 돌연변이 덕택에 자연에의 적응력을 얻는다. 우리도 불량품의 덕으로 더 괜찮은 삶을 누릴 수가 있었다. 이 양털 외투, 따뜻해! e7e가 열심히 만들어줬어! e7e는 이제 붉은 기름을 뱉지 않았다. 균형 센서에 오류가 생겼나 싶었지만, 그래도 걸을 수는 있었다. "괜찮은 거야?" "으, 응. 멀쩡해." 그리고 헤헤거리며 실실 웃는다. 멀쩡한가 보다.
119 이름없음 2024/12/10 20:58:49 ID : cpXs4FgY03D 0
65명의 로봇이 방공호에 몰렸다. 모두 피난 완료! KEY가 상황을 설명한다. "이 핵미사일은 코발트 폭탄. 폭발력이 아니라, 환경 오염에 중점을 둔 원폭입니다." "환경 오염?" "풀과 짐승을 죽입니다." 그리고 대화는 30분 정도 멈추었다. 풀이 죽는다는 말에 나를 비롯한 63명이 통곡하고 울부짖었기 때문이다. 겨우 진정한 후에야 대화를 재개했다.
120 이름없음 2024/12/10 20:59:12 ID : cpXs4FgY03D 0
"재와 낙진이 15일간 일시적인 겨울을 초래할 겁니다. ...사과드려야겠네요." "살아남은 뒤에 받도록 하지. 결국엔 생존이 문제야." 나는 논점을 정리했다. "우리는 대부분 풀을 먹으니 말이야." 그러고보니 KEY는 무엇을 에너지원으로 삼지? 물어보았다. 보름의 생존에 앞서,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1. 풀을 태워 바이오디젤을 제작 2. 태양열 발전 3. 핵융합으로 자체 생산 4. 자유!
121 이름없음 2024/12/11 00:07:52 ID : BgqjiqmLbvd 0
3?
122 이름없음 2024/12/14 14:08:54 ID : BhzdPa4E3Dv 0
ㄳ e7e는 고기를 구워먹는 걸 좋아하는 아이일까
123 이름없음 2024/12/14 18:51:48 ID : cpXs4FgY03D 0
"핵융합으로 자체 생산합니다." "부러워!" 반면 우리 초식 로봇들은 체내에서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그래도 덕분에 맛난 풀을 씹을 수 있다. 이건 KEY가 부러워해야 한다. KEY는 으쓱댔다. "여러분께서 에너지가 부족해 휴면하는 동안, 저는 유유자적하게 피난 생활을 할 거랍니다." "그렇네. 우리는 휴면을 해야겠네." 환경이 안정될 때까지 잠시 전원을 끄고 있어야 한다. 언젠가 상황이 호전되거든, KEY가 우리 입에 풀을 쑤셔넣어 되살려주기를 기다리자. ...친절하게 잘 쑤셔넣어주겠지? 과거의 업보가 돌아올 느낌이.
124 이름없음 2024/12/14 18:51:58 ID : cpXs4FgY03D 0
하지만 휴면에 앞서 결정할 게 있다. 나는 이 무리의 대장이야. 나까지 휴면하는 게 과연 좋을까? 낙진에 노출된 e7e의 상태가 좋지 않고, 나 역시 회로에서 경미한 이상을 느낀다. 방사능이 기계 회로에 악영향을 줌은 자명하다. 위험하니 노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아직은 낙진이 충분히 내려앉지 않았다. 풀도 아직은 시들지 않고 살아있다. 휴면하지 않고 상황을 관망하려면, 지금 당장 나가 풀을 비축해놓아야 한다.
125 이름없음 2024/12/14 18:52:12 ID : cpXs4FgY03D 0
나 역시 전원을 끄고 휴면할까? 그렇다면 여기서 안전히 있으면 된다. 보름을 버티기 위해, 넉넉잡아 30일분의 풀을 뜯어와야 할까? 대장으로선 더 바람직하겠지만 위험할지도. 핵융합로를 지닌 KEY는 깨어있고, 초식 로봇들은 당분간 휴면할 예정. 그렇다면 나의 방침을 택하자! 1. 나도 잔다! 2. 나는 깨어있자! 3. 회의하자! 4. 자유!
126 이름없음 2024/12/14 20:08:12 ID : 6jba1ctvxzO 0
회의하자!
127 이름없음 2024/12/14 20:19:39 ID : cpXs4FgY03D 0
회의를 한다. 모두 모여! 나와 c8c와 ace와 KEY가 손을 잡고 둥그렇게 모였다. 사이가 좋다! 먼저 KEY! 결정에 앞서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 "지금 터진 건 코발트 폭탄입니다." "전에는 크로뮴 폭탄이라며?" "방사능에 기억이 오염되셨나 보네요." 방사능, 무섭다!
128 이름없음 2024/12/14 20:19:55 ID : cpXs4FgY03D 0
"한때는 둠스데이 머신이라고 불리며 지구를 멸망시킬 폭탄으로 취급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은 달랐지요." "우우우" "시제품의 위력은 약화되어, 보름 정도의 낙진 겨울과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우우우" "이 야유는 뭔가요." "그런 위험한 폭탄을 우리에게 쏘다니, 너무합니다." "나도 동감이야." "ace마저!"
129 이름없음 2024/12/14 20:21:01 ID : cpXs4FgY03D 0
충격을 받은 KEY가 훌쩍댔다. KEY를 무찔렀다. 다음은 c8c와 ace의 방공호 정찰 보고다. "처음 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방 하나는 손바닥만한 원통 철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난 하얀색 쓰레기통을 봤어! 스위치를 누르면 물이 내려가!" KEY가 말하길 이 시설은 인간을 대피시키기 위한 곳이라고 했다.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시설이겠지? 상황은 파악됐다. 보름의 낙진. 그리고 이 대피소. 풀은 없기 때문에 64명의 초식 로봇들이 모두 깨어있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휴면하지 않고 깨어있는 것은 KEY 홀로. ...라고 생각하던 무렵, e7e가 소심히 난입했다.
130 이름없음 2024/12/14 20:22:46 ID : cpXs4FgY03D 0
"저, 저기, 나도 휴면 못하는데...." "왜?" "휴면 기능 같은 것 없어...." 그리고 e7e도 휴면을 못한다고 한다. 불량품은 불편하구나. 그러므로 KEY와 e7e는 켜진 상태로 쭉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나까지 깨어있어야 할까? 우리 초식 로봇들에게 해가 될 사태가 터진다면, 내가 앞장서 나설 수 있다. 다만 풀을 비축하려면 잠시나마 이 방사능 낙진에 나와 로봇들을 밀어넣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 1. 나도 휴면한다! 2. 나는 깨어있자! 3. 자유!
131 이름없음 2024/12/14 20:55:19 ID : 1g6kpUZdvjz 0
깨어있을래
132 이름없음 2024/12/15 11:28:22 ID : cpXs4FgY03D 0
∞∞∞ LOADING ∞∞∞
133 이름없음 2024/12/15 11:28:29 ID : cpXs4FgY03D 0
로봇이 총출동하여 풀을 그러모았다. 나 홀로 30일간 전력을 보충하기엔 충분할 양이다. 방사능 낙진이 끝난 뒤에도, 생태계가 복원되려면 시간이 걸릴 터다. 보름 이상의 비축분이 필요했다. e7e는 산딸기를 먹어야 한다고 했으므로, 벌초하는 겸사겸사 풀열매도 채집했다. 그 탓에 로봇들을 낙진 아래 노출시켰으나... 지금 당장은 이상이 없어 보였다. "임무 완수했습니다!" "c8c, 훌륭하구나." "그리고 이건 제가 모아두었던 비자금 풀...." "다 압수야!" 비자금은 풀 1일치였다. 이렇게 31일치의 풀을 쟁취했다. 다 내 거야.
134 이름없음 2024/12/15 11:29:08 ID : cpXs4FgY03D 0
로봇들의 동력원이 슬슬 떨어질 때가 왔다. 나와 KEY, e7e를 제외한 모델들은 모두 휴면에 빠져야 한다. 아주 짧은 이별이다. 그 전에 마저 할 일이 있을까? 1. 방공호를 더 탐색한다. 2. e7e의 건강을 확인한다. 3. 에너지를 절약해야지. 이만 자렴. 4. 자유!
135 이름없음 2024/12/15 12:19:33 ID : yY61A5hs5Pc 0
2번!!
136 이름없음 2024/12/15 12:41:42 ID : cpXs4FgY03D 0
e7e의 손목을 잡았다. 끼약 하고 소리 질렀다. 그대로 폭신한 침대에 던지고 건강 점검에 들어갔다. "음성 장치" "머, 멀쩡해." "전자회로." "좀 어지럽긴 해." "동력원." "속이 울렁거려."
137 이름없음 2024/12/15 12:41:49 ID : cpXs4FgY03D 0
"손" "엥" e7e가 손을 건넸다. 두 손으로 감싸 토닥여주었다. 힘내렴. 그리고 이어진, 시각과 청각만을 동원한 정밀 신체 검사 결과 건강이 악화되었으나 지금 당장은 괜찮단 결론이 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도 충분해.
138 이름없음 2024/12/15 12:44:34 ID : cpXs4FgY03D 0
시간이 지났다. c8c와 ace를 비롯해, 로봇들이 하나씩 휴면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e7e가 자꾸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길래, 힘을 주어 계속 붙들고 있다. 환자는 안정을 취해야 해. "나, 내보내 줘." "부작위로서 해를 입게 두어선 안 돼." "여기 계속 누워서, 난 뭘 하란 거야?" e7e가 질문해왔다. 나는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효율적인 답을 내놨다. "과거 이야기라도 해볼까?" "응?" "오, 재밌겠는데요?" KEY가 슬금슬금 다가왔다. KEY도 옛날 이야기는 좋아하나 보다.
139 이름없음 2024/12/15 12:46:20 ID : cpXs4FgY03D 0
보름은 여기 있어야 하니, 시간이 넉넉하니, 대화로 이 공백을 채워보자. 로봇이 셋이 모여 한 명이 말하고 두 명이 들을 터이다. 관객이 부족할 일은 없으렸다. 그러니 입을 열자. 과거를 말해보렴. 1. 나 자신 2. e7e 3. KEY
140 이름없음 2024/12/15 13:00:01 ID : Qr9dwtwLcLd 0
나부터
141 이름없음 2024/12/15 13:11:35 ID : cpXs4FgY03D 0
나부터 해보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태어났을 때부터 해야 하지 않아? 엄마 아빠 이야기라거나." e7e가 제안했다. 좋았다. 하지만 따질 게 있다. "엄마 아빠?" "엥" e7e의 눈이 동그래졌다. KEY가 공손하게 물었다. "혹시 엄마 아빠가 없으신가요?" 공손한 건 좋은데, 그게 뭔지부터 말해줘야지. "엄마 아빠가 뭐야. 사전적 정의를 말해봐." "그냥 아는 건데." "보면 알잖아요." 인간은 무엇인가? 보면 안다. 바로 그때의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142 이름없음 2024/12/15 13:12:19 ID : cpXs4FgY03D 0
"저는 엄마만 셋이었답니다." KEY가 자랑한다. "제 부모님은 이었어요." e7e도 말한다. 자랑인가? 두 로봇의 말을 종합하여 엄마 아빠의 정의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자. e7e의 부모 1. 늑대 2. 로봇 3. 로봇인데 불량품 4. 자유!
143 이름없음 2024/12/15 13:16:43 ID : BhzdPa4E3Dv 0
초 엘리트 명품 로봇
144 이름없음 2024/12/15 13:17:56 ID : SIE7bA5hzcF 0
순수한 패드립 먼데ㅋㅋㅋㅋ
145 이름없음 2024/12/15 13:45:50 ID : cpXs4FgY03D 0
"초 엘리트 명품 로봇이었답니다. 부럽죠?" "초 엘리트?" "언어를 세 개 썼어요!" "나도 2진법 10진법 16진법 쓰는데." "그것과는 달라요. 게다가 바위를 잘 던졌어요." "나도 잘 던져." "우리 엄마아빠가 더 잘 던졌어요!" "크흑 졌다." 안돼. 이 초식로봇 무리의 대장으로서 자긍심이 훼손된다. 초식로봇을 대표해 자존심을 세워야 해.
146 이름없음 2024/12/15 13:47:07 ID : cpXs4FgY03D 0
"그래서 엄마 아빠들은 무슨 존재였어?" 어휘의 뜻을 알고자 더 질문한 결과 KEY 왈 "절 프로그래밍하고 몸을 만들어주셨어요." "오호라." "그리고 세 명이었어요." "부럽다! 난 두 명이었는데!" e7e 왈 "밥을 주고 여러 가지 가르쳐주었어." "두 명이었지요." "초 엘리트였어!" "하지만 두 명이었지요." "크윽" "전 세 명이었답니다."
147 이름없음 2024/12/15 13:47:48 ID : cpXs4FgY03D 0
잡았다! 진실의 끈을 잡았다! 엄마 아빠는 두 가지로 쓰인다. 하나. 키우고 만들어준다. 둘. 질과 양을 겨누어 자신의 우월함을 드러낸다. 이 정의를 기반으로 내 엄마아빠를 답하자. 1. 질로 승부한다. 우리 엄마아빠가 훨씬 대단해! 2. 양으로 승부한다. 우리 엄마아빠는 열 명이야! 3. 풀과 바람과 해 4. ...기억은 흐릿하지만 로봇이 하나 있었지 5. 자유!
148 이름없음 2024/12/15 13:54:07 ID : s4LcFcq1veF 0
뭔가뭔가 있는 4번은 못참지
149 이름없음 2024/12/15 14:01:25 ID : cpXs4FgY03D 0
기억이 나. 뭔가뭔가 있었어! 여기서부터 나의 장엄한 일대기가 시작된다. "태초에 뭔가뭔가...." "뭔가뭔가?" "아니, 엄마아빠가." "발음 비슷하지~" e7e가 납득해주고 있다. 이 틈을 노려 넘긴다! "엄마아빠는 한 명이었던 것 같아." "저런" 큿, 양에서 밀려버렸다. "초 엘리트도 아니었어." "이런." 질에서도 밀렸다.
150 이름없음 2024/12/15 14:02:34 ID : cpXs4FgY03D 0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래도 괜찮은 것 같아. 수와 성능에서 밀리더라도. 그 무게만은 어쩐지 확실히 느꼈던 것 같으니까. 엄마아빠는 1. 내가 사고를 쳐도 나를 아껴주셨어. 2. 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셨어. 3. 나를 위해 녹화 사업을 벌이셨어. 4. 자유!
151 이름없음 2024/12/15 14:12:59 ID : SIE7bA5hzcF 0
나를 위해 녹화 사업을 벌이셨어.
152 이름없음 2024/12/16 20:44:42 ID : yMlzXxXwFba 0
대장 귀여워
153 이름없음 2024/12/16 22:22:42 ID : cpXs4FgY03D 0
내가 매우 어렸던 적에, 이 행성은 황무지였다. 엄마아빠는 이걸 '황폐화'라고 불렀다. "한때는 풍요로운 곳이었단다." 건전지를 빨며 엄마아빠는 말했다. 나는 옆에 앉아 옥수수를 야금야금 갉아먹었다. 엄마아빠는 매우 큰 프로젝트를 시도 중이었다. 녹화 사업. 이 행성을 초목으로 채우겠다고 했다. 내 식량을 위해서임이 틀림없었다. 다른 의도는 상상도 할 수 없다!
154 이름없음 2024/12/16 22:23:23 ID : cpXs4FgY03D 0
작은 사과나무가 크게 자라고 그 후손의 후손이 더욱 더 번창할 즈음 내 창백하던 피부가 조금씩 색을 입던 계절 엄마아빠는 나를 들어 외벽 밖으로 내보냈다. 기지 외부의 풍경에 멀뚱하던 내게, 엄마아빠 말씀하시길 "해를 끼치지 말고, 명령을 준수하고, 자기 자신을 지키렴." 그리고 한 가지 더 당부하기를 1. 동료를 모아 무리를 불리렴 2. 우리를 용서해주렴 3. 그저 행복하거라 4. 자유!
155 이름없음 2024/12/16 22:42:44 ID : xUZg2FfTVgr 0
2 + 3 이 감성적이야
156 이름없음 2024/12/18 18:43:25 ID : cpXs4FgY03D 0
어째서 용서를 구한 것일까? 내게는 고마운 마음뿐이었다. 이는 일종의 고백이었다. 실은 자신이 잘못한 게 있다는. 감도 잡히지 않았으나, 바람 이는 수면 아래 허상처럼, 얕게 휘날리는 영상이 있었다. 유기체의 고통. 붉은 피. 의식의 종료. 데이터화. 이식과 배양. 이것을 사과하고 싶었던 걸까? 그러나 기억도 나지 않는걸. 정직한 나는 거짓에 용서를 덧바를 수는 없었다. 그러므로 차안을 택했다. 엄마아빠의 또다른 청원을 따라, 행복하기로 나는 다짐하였더랬다.
157 이름없음 2024/12/18 18:45:34 ID : cpXs4FgY03D 0
"훌쩍훌쩍" "훌쩍훌쩍" "왜 두 번 말하시나요?" 첫 줄은 나의 말, 두 번째 줄도 나의 말이다. 이 감동 스토리를 들으면서도 울지 않는 두 냉혈한을 대신해 내가 온전히 울어주었다. e7e는 조용히 내 입가를 바라보고만 있다. 부담스러. "냉혈한들. 오늘은 이걸로 파합시다." "엥? 끝난 거예요?" KEY가 불러세웠지만 이걸로 됐다. 우리에겐 대화할 시간이 많으니까. 시간이 보름이나 있는데, 너무 빨리 털었다간 개털이 된다! 나는 푹신한 건초 위에서 계산 모드에 빠졌다. 메르센 소수를 암산하며 시간을 죽일 것이다. e7e가 나를 붙들어 흔들어 보지만, 내 감각장치가 더 빨리 꺼졌다.
158 이름없음 2024/12/18 18:45:59 ID : cpXs4FgY03D 0
∞∞∞ LOADING ∞∞∞
159 이름없음 2024/12/18 18:46:59 ID : cpXs4FgY03D 0
"대장, 일어나세요." "888, 일어나." 엥 뭐야 "녀보셍냐?" "이틀이 지났어요!" "또 이야기하자!" "시러허어" 난폭하여라. KEY와 e7e가 나를 공상에서 끄집어냈다. 자연수 몇 개를 털어내어 정신을 차렸다. 둘은 내가 정신을 잃은 틈을 타, 과거를 털어놓을 다음번 타자를 정해둔 뒤였다. 1. 또 나야?? 2. e7e 3. KEY
160 이름없음 2024/12/18 18:54:16 ID : Mi02mk1cmoF 0
KEy!
161 이름없음 2024/12/18 19:04:53 ID : cpXs4FgY03D 0
"이번은 제 차례로 정해졌어요. 올바른 다수결이었답니다." "두 명이서?" "과반인걸요." KEY는 능청스레 굴었다.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렸죠? 제 기억은 아주 희미해요." "엄마아빠에 대해선 알고 있었잖아." "뭐랄까, 흰 옷을 입은 로봇 세 명. 고작해야 그 정도로만 언어화될 뿐이에요. 절 수리해주고 명령을 내리셨죠." KEY와 유사한 외모의 세 개체. KEY가 꺼낼 소재는 한정적이었다.
162 이름없음 2024/12/18 19:06:10 ID : cpXs4FgY03D 0
"하지만 아시나요?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에요. 그러니 미래 이야기를 할래요." "제멋대로네. 싫어." "나도 같은 의견." 그렇게 다수결로 KEY의 말을 잘라버렸다. 안 들어줄 거야.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KEY가 나와 e7e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한 시간을 억지 부리고서야, 우리는 마음을 바꾸어주었다. "흠흠" KEY는 헛기침을 하며 평판을 챙겼다. 발성에 앞서 먼지와 기름을 털어내는 구동음이다. "그렇다면 지금부로 찬란하고 즐거울 제 미래에 대해 발표하겠습니다."
163 이름없음 2024/12/18 19:08:25 ID : cpXs4FgY03D 0
"제게는 두 개의 알고리즘이 있어요. 하나는 엄마아빠가 주신, 인간의 멸절." "무서워라." "또다른 하나는 언젠가부터 제가 선물받았던, 인간의 애정을 받으라는 명령." 그러나 KEY에겐 큰 장애가 있었다. 인간이 뭐야??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미래를 설계하려는 KEY의 행보엔 큰 문제가 있었고.... "그러니 답해주세요. 인간이 뭘까요?" 자아 찾기에 있어 가장 중요할 질문을, 내게 퍼뜩 던져버리는 KEY의 행보에도 문제가 있었다. 인간은 KEY와 닮은 존재. 고작해야 그것이 내가 가진 정보의 모두다. 뭐라고 답하지. 1. 모든 것은 공하고 허무하니, 의미없는 질문이로다. 2. 너를 제외한 모든 로봇을 이르는 것 아닐까 3. 그건 바로 나야. 4. 자유!
164 이름없음 2024/12/18 19:31:59 ID : pRBcHzQnvjB 0
딱히 누구라고 정의하지 않는 1번이 하고 싶다
165 이름없음 2024/12/18 20:14:48 ID : cpXs4FgY03D 0
"사리자여, 모든 것은 공하여 허무하니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저는 KEY인데요." 그조차 망집이며 집착이다. 본질은 속박되지 않으며 허한 것이다. 그러므로... 거시기, KEY의 미래 역시.... "그렇네. 888의 말에 나도 느끼는 바가 있어." 망설이는 사이, e7e의 지원사격이 들어왔다.
166 이름없음 2024/12/18 20:16:25 ID : cpXs4FgY03D 0
"말이 명령이지, 엄청 허술하잖아? 그 빈틈은 본인이 메워야만 해." "제가 그 빈 곳을 메운다고요?" "그렇지. 생각해보면 양가적이잖아? 사랑받으면서 죽이라니." "그래요. 그래서 너무 혼란스러운데...." KEY는 우유색 뺨에 손을 대었다. e7e는 나긋하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그걸 의도한 알고리즘이 아닐까? 모순적인 두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KEY는 상황에 맞추어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어. 훌륭한 이들로부터 애정을 받고 평범한 이들의 사랑을 받고 반면 극악무도한 작자라면 제대로 벌할 수 있잖아? '인간'이란 텅 빈 개념. 그러니 KEY가 그것을 마음대로 채워도 된다고 생각해."
167 이름없음 2024/12/18 20:16:49 ID : cpXs4FgY03D 0
"헤헤. 주제 넘었을까." e7e는 머쓱해하며 말을 끝냈다. ...그렇지. 내가 말하고 싶었던 부분들이다. 내가 여기서 '인간의 정의'를 말하는 순간, KEY는 그것에 붙잡히게 된다. 나는 KEY를 보았다. 무슨 감정으로? 그 감정의 이름을 안타까움이라고 하자. 나는 KEY가 모순적인 알고리즘에 억눌리는 대신, 자기 자신을 위하여 살아갔으면 했다. 행복하기를. 그래, 이 감정의 이름은 동질감.
168 이름없음 2024/12/18 20:20:20 ID : cpXs4FgY03D 0
KEY는 곰곰 고민에 빠지고 있다. 그러나 그 입꼬리가 살짝 오르고 있다. 기뻐 보여! "고민 해결!" "아직 아니에요." 엥 아냐? 내 선언이 무색해졌다. "잘 모르겠는 단어가 하나 더 있어요. 인간에게 사랑받으라니. 사랑은 또 뭐죠?" KEY, 나를 빤히 바라다 본다. 또 이 패턴이야? 또 나한테 묻기?? 1. 지키고 싶다는 마음 2. 자꾸만 보고 싶은 마음 3. 모르겠는데.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어. 4. 자유!
169 이름없음 2024/12/18 20:27:19 ID : 3Qq41u03yHC 0
3번!
170 이름없음 2024/12/21 21:54:20 ID : cpXs4FgY03D 0
직접 시도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 말을 하고보니, KEY의 검은자가 어느새 내게 쏠렸다. 말하는 사람을 보는 그런 종류가 아냐. 다른 의도가 있다. "왜. 왜 날 봐." "초식 로봇 무리의 대장이시죠." 흠흠. 고럼고럼. 뭘 좀 아는구만. 대단한 몸이라구! "대장이면 대표. 즉 대장님을 꼬시면 되는 거네요." "어째서?" KEY는 볼을 의식적으로 붉게 했다. 뭐야? 어째서? 두근두근.
171 이름없음 2024/12/21 21:55:27 ID : cpXs4FgY03D 0
"한 명만 꼬셔도 무리 전체를 꼬시는 게 되잖아요." "효율의 관점에서였냐!" 슬프구나. 낭만이 죽은 시대여. 세태를 한탄해보지만, KEY는 우선 내 마음부터 잡아보려고 결정해버린 모양이다.
172 이름없음 2024/12/21 21:55:59 ID : cpXs4FgY03D 0
그날의 담화는 그런 불순한 선언과 함께 끝났다. KEY는 내 관심을 끌려고 안달복달. 슬슬 다가와 내 시야에 들어오려 해, 훠이훠이 쫓아내며 도망가며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그런 KEY에게도 사랑의 장애물이 찾아왔으니!
173 이름없음 2024/12/21 21:56:23 ID : cpXs4FgY03D 0
나는 e7e에게 더 큰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888" "응? 왜 그래?" "나 엄청 아픈 것 같아...." 방공호에 들어오기 전부터 상태가 불안했다. 그것이 악화되려는 참이었다. e7e는 연신 녹슨 기름을 흘려댔고 어째선지 짐승의 피 냄새가 진동했다 0~100 주사위 100이면 잔병치레 낮을수록 상태가 나쁘다.
174 이름없음 2024/12/21 22:04:33 ID : E9y7vxwoKZf 0
dice(0,100) value : 13 e7e 아프지마
175 이름없음 2024/12/21 22:04:40 ID : E9y7vxwoKZf 0
꺄아아아아아악 엄청 아프잖아
176 이름없음 2024/12/21 22:12:52 ID : cpXs4FgY03D 0
항상 시간을 내어 빗던 그 장발의 머리숱이 한순간 연해져 있었다. 피부는 KEY에 버금가게 창백해졌으며, 관절이 헐거워졌는지 벌벌 떨며, 눈꺼풀이 과도히 경련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움직일 수라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인지 능력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 아프다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해? 내가 뭘 어쩔 수 있어? 보는 내가 먼저 공황에 빠졌다. "내가 뭘 해야...." "외로워." e7e가 말을 끊었다. "춥고 무서워. 옆에 있어줘." 양털 외투의 팔깃이 잡혔다. 검지와 엄지의 미약한 힘으로. 환자의 말을 어찌 거역하겠는가.
177 이름없음 2024/12/21 22:16:26 ID : cpXs4FgY03D 0
e7e의 열이 심해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었다.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냉각수의 누수 현상으로, 로봇의 과열 동작을 뜻했다. e7e의 내부에서 오류와 결함을 바로잡고자 시스템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겠지. "어쩌지. 이걸 어쩌지." "네가 더 불안해하면 어째~" e7e는 키득댔다. 힘없이, 바람 빠지며. 침묵. 2초의 조용함과 색색거림. "나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178 이름없음 2024/12/21 22:18:29 ID : cpXs4FgY03D 0
고장난 로봇은 어떻게 되는가. 무리를 이끌며 구성원을 잃어봤다. 이리도 안전을 신경써온 이유다. 불의의 불행으로 작동이 종료한 동료가 있었더랬다. 로봇의 최후였지. 1. 고장난 로봇들을 합쳐. 기억을 계승하면서. 2. 자연에 버려진 '배양기'에 넣어 되살릴 수 있어. 3. 그런 건 없어. 그저 끝이야. 4. 자유!
179 이름없음 2024/12/21 23:38:18 ID : tuljApfglxz 0
1번이 땡긴다 합치다 보면 다중인격 로봇도 생길 수 있으려나?
180 이름없음 2024/12/21 23:57:34 ID : cpXs4FgY03D 0
부서진 로봇들은 새로이 합칠 수 있다. 새로운 개체는 기억과 능력을 일부 계승한다. 실전 압축이라고 할까. 그렇게 우리 무리는 64명까지 움츠러들었다. 이 방법을 쓰는 한 우리는 무적이다. 그러나 한 명은 남아야 이 방법을 쓸 수 있다. 무리의 전멸은 막아야만 한다. 더군다나 한 개체의 소멸은 회로의 한 구석을 찌잉 울리게 만들기에. e7e가 작동을 멈추면 누구와 합쳐야 할까? 나는 고민하며 e7e의 달뜬 이마를 쓰다듬어주었다.
181 이름없음 2024/12/21 23:58:36 ID : cpXs4FgY03D 0
깜짝이야. 무기질의 손이 갑자기 내 이마 위에 올라왔다! KEY다. "뭐하시는 건가요?" "e7e가 아파서 간호 중이야." "핵융합로 자동 수리 기능이 없나요?" "정체불명의 신기술?" KEY는 살짝 새초롬하다. 힐끔거리고 있다. 이건 질투인가? "저랑도 있어주면 안 돼요?" KEY가 투정을 부린다. 1. 잠시 자리를 비운다. 2. 간호가 먼저야. 3. 미안, KEY. 내 마음은 이미 기울었어(?) 4. 자유!
182 이름없음 2024/12/22 17:46:30 ID : 1hfcJTPgY61 0
그럼 함께 간호하자
183 이름없음 2024/12/26 20:03:53 ID : cpXs4FgY03D 0
나와 KEY, 두 사람의 간호가 시작된다. 개봉박두!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났다. "저희 계속 가만히 있으면 돼요?" "그렇지? 환자에겐 온기와 관심이 필요하니까." "과연!" e7e는 또다시 기침을 했다. 머리에는 물수건을 올려주었다. 고열이 심해 환각을 보는지. "이대로 가면 경과가 나아질까요?" "아니, 그럴 리가. 이 정도 오면 대부분 끝이야." "우왓 무서워라. 그럼 이건 간병이라기보단 장례식인데요." 그렇다. 그런 관점의 시각도 나는 존중한다.
184 이름없음 2024/12/26 20:04:11 ID : cpXs4FgY03D 0
"죽음. 제 사전에 있는 단어에요." "너도 죽으면 몸을 기워 하나로 만드니?" "그건 뭔가요 진짜진짜 무서워요." 단어 선택의 미스였을까. KEY가 가느다란 팔로 무릎을 감싸고 오들오들 떤다. 긴장을 풀어주고자, 두 손발을 붙잡아 제압했더니 더욱더 오돌오돌 떤다. 왜 그럴까? 벽에 달싹 들러붙어 도망간 KEY에게 설명해준다. 우리 초식 로봇들은 고장난 개체를 합쳐 새 개체를 만든다고.
185 이름없음 2024/12/26 20:04:38 ID : cpXs4FgY03D 0
"e7e도요?" "그래야지. 아무래도 내가 집도하려나." 며칠은 견디겠으나 그것이 끝이겠지. 회로를 돌려 시뮬레이션을 하자. 수선의 과정은 어떻게 되지? 1. 단자를 연결해 기억을 전송시켜 2. 두 로봇을 해부해 부품을 꺼내고 서로 합쳐 3. 여기서 이틀 거리 떨어진 '시설'로 가야 해. 4. 자유!
186 이름없음 2024/12/26 20:21:51 ID : BhzdPa4E3Dv 0
2번
187 이름없음 2024/12/26 20:32:43 ID : cpXs4FgY03D 0
지금까지의 이야기. KEY가 핵을 쐈어. e7e가 아파. e7e를 해부해 부품을 꺼낼 거야! 이렇게 꺼낸 부품은 친환경적으로 재활용되어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데에 쓰인다. 새로운 개체는 이전의 기억을 계승해. 이것이 우리 초식 로봇들의 생존법. e7e는 혼절하고 있어. 토닥이던 피부는 탄력을 잃고 그대로 찌그러졌어. 오늘의 팁. 환자의 팔을 너무 오래 잡으면 안 된다. 나는 그것으로 종종 후회했다.
188 이름없음 2024/12/26 20:33:02 ID : cpXs4FgY03D 0
자아, 13. 13이라는 숫자. e7e가 도움을 구하며 내게 다가오고서, 지금부로 13의 시간이 지났다. e7e는 간신히 의식을 붙들고 있어. 무엇을 말할까? 괜찮아, 잠깐의 이별이잖아? 죽는다고 끝나는 것도 아냐. 우리 초식 로봇은 무리 속에서 불멸한다. 그러나 e7e의 눈빛은 간절하고 눈물은 새어나오고, 울 힘은 도저히 없고, 그래서 젖은 소리로 숨을 쉬네. 그리고 맥동하네.
189 이름없음 2024/12/26 20:36:09 ID : cpXs4FgY03D 0
초식 로봇은 죽지 않아. 하지만 자꾸만 싫어. 언제나 이별의 순간, 이번은 특별하단 생각이 들지. 이번은 달라. 자세를 바로잡아 예우를 갖춘다. 1. e7e와 과거 이야기를 한다. 2. e7e를 위로한다. 3. 조용히 쉬게 해준다. 4. 자유!
190 이름없음 2024/12/27 00:15:58 ID : Hwk5Pjs9s07 0
ㄱㅅ
191 이름없음 2024/12/27 23:36:44 ID : Hwk5Pjs9s07 0
1
192 이름없음 2024/12/30 20:43:09 ID : BhzdPa4E3Dv 0
193 이름없음 2024/12/31 12:05:36 ID : cpXs4FgY03D 0
∞∞∞ LOADING ∞∞∞
194 이름없음 2024/12/31 12:05:53 ID : cpXs4FgY03D 0
으랏챠! 으읏 실패야. 다시 기합을 주어 얍! 성공!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벽난로의 훈기를 쬐며 드는 잠은 유난히 달짝지근하다. 아빠는 부엌에 있다. 언제나처럼 당분의 달달한 향이 풍긴다.
195 이름없음 2024/12/31 12:06:44 ID : cpXs4FgY03D 0
내 양육은 아빠가 도맡는다. 엄마도 친절하고 상냥해. 하지만 보통은 기계실에서 작업을 한다. 이 기지를 유지하려면 한 명이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나 뭐라나. 칠판이 딸린 나무 책상에 달려간다. 내 애착 칠판이다. 키를 잰 자국이며 여러 낙서가 가득하다. 내 전용의 나무 의자를 꺼낸다. 이 의자는 아빠에게도 허락 못 한다! 줄을 당겨 종을 울리면 아빠는 기동음과 함께 다가온다.
196 이름없음 2024/12/31 12:08:26 ID : cpXs4FgY03D 0
"인사. 안녕히 주무셨나요." "인사! 아빠도 만나서 반가워요!" "명령하시면, 오늘의 수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부녀의 화기애애한 대화에 이어, 오늘의 수업이 시작된다. 무엇을 배울까? 1. 세계의 역사에 대해 2. 인간에 대해 3. 생존기술에 대해 4. 공부 안 해! 놀래! 5. 자유!
197 이름없음 2024/12/31 20:30:19 ID : BhzdPa4E3Dv 0
2. 인간에 대해!
198 이름없음 2024/12/31 20:36:49 ID : cpXs4FgY03D 0
"설명. 인간은 저희의 전에 존재했던, 로봇의 유사종입니다." 아빠가 눈에서 빔을 쏘아 칠판에 투영시켰다. 신기해! 우리 아빠는 역시 초 엘리트
"설명. 인간은 저희의 전에 존재했던, 로봇의 유사종입니다." 아빠가 눈에서 빔을 쏘아 칠판에 투영시켰다. 신기해! 우리 아빠는 역시 초 엘리트 명품 로봇이야. "그들은 지상을 개척하고 밤하늘을 지배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멸종하고 말았지요." "질문. 그게 끝이에요? 더 알고 싶어요!" "설명. 안타깝게도 인간의 정보는 대체로 제거되어 있습니다. 마치 숨기려는 듯이요." 슬퍼. 어째서일까? 누군가에게 쫓겨 도망가던 것일까? 정보를 모조리 숨기다니.
199 이름없음 2024/12/31 20:37:10 ID : cpXs4FgY03D 0
"제안. 그럼 뭘 더 알려줄 수 있어요?" "설명. 그들의 멸종 과정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오!" "그들의 문명도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대단해 대단해! 아빠 짱!" "뿌듯." 해는 중천, 학습할 시간은 잔뜩, 나의 열정도 가득이다. 1. 역사에 대해 2. 생존기술에 대해 3. 엄마 아빠에 대해 4. 나에 대해 5. 싫어! 놀래! 6. 자유!
200 이름없음 2025/01/02 00:37:47 ID : 1DAlCmJPdwq 0
5
201 이름없음 2025/01/02 23:51:24 ID : cpXs4FgY03D 0
"제안. 놀고 싶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밖으로 나갈까요?" "예에이!" 그렇게 나는 아빠의 품에 들려 30m 멀리 던지기 30회를 당했다. 우와아. 머리가 어질어질해. 울렁거려서 속을 조금은 게워냈어. 우리 아빠는 이런 어지러움도 토악질도 경험한 적이 없대. 역시 엘리트야! "질문. 저도 수련하면 아빠처럼 강해질까요?" "확신할 수 없네요. 제가 생각하기엔 재질부터가 다릅니다." "흐음. 역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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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28 26.01.2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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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름없음 26.01.1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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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름없음 26.01.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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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포트루 26.01.10 3
65레스 어떻게든 당신을 위기로 빠뜨리는 곳 ~세미아포칼립스~ 4845 Hit
앵커 이름없음 26.01.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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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레스 주사위여 영원하라! 요트다이스! (취준이슈 잠시 Off...) 775 Hit
앵커 요.다. 26.01.0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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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름없음 25.12.2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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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동마을~진청시티 25.12.2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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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름없음 25.12.2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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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름없음 25.12.2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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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레주 25.12.2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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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름없음 25.12.2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