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공자였는데 공녀가 됐습니다(2판) (>>365까지) (366)
2.☆★앵커판 잡담스레 6★☆ (983)
3.설화중고등학교 교생선생 곽지우 (240)
4.앵커판) 스레 찾아주는 스레 (7)
5.앵커판 설문조사 스레 (174)
6.어느 유학생의 평온한 나날 >>476 (475)
7.앵커판 팬스레 💌 (40)
8.신약: 유선형 비둘기와 경유 바다의 세이렌 / >>99 (98)
9.도시로 돌아가기 (688)
10.가자 가가자자 (666)
11."...이 파티 되게 재미없죠. 차라리 우리끼리 몰래 나가버릴까요?" (>>158) (157)
12.>>50 / 그래도 우리의 계절 (50)
13.스레주, 당장 돌아오지 못할까!? (110)
14.붕어빵 (218)
15.해리포커와 죽빵의 기물(1) (600)
16.마법소녀 세계관>>86 (82)
17.나는 어릴때 백일장이 100일간 진행되는줄 알았어 (112)
18.트레이너는 마스터볼로도 못잡는거야? (41)
19.★앵커판 관전스레★ (514)
20.🐞허물을 벗고🐜비로소🦋 (404)
길을 걷다가 넘어졌다.
녹색 보도블럭이 보여야 했다.
그러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낡고 축축한 노란 카펫이다.
...
나는 백룸에 떨어졌다.
무엇을 해야 할까?
**'나'의 프로필**
직업: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잘하는 것:
못하는 것:
습관(궁지에 몰렸을 때):
취미:
이 다음에 할 행동: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벌써 눈싸움만 5분째다.
여러 가지 의문이 엎치락뒤치락했다.
저들은 사람이 맞는가.
사람이라면 왜 하나도 아니고 넷이서 여기 모여 있는가.
그것도 가족으로 추정되는 관계의 사람들이.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먼저 구성원은 총 넷.
가장 앞쪽에 서로 닮은 노인과 중년의 남성이 앉아 있다.
생김새를 보아 모자 사이 같은데.
노인은 말 붙이기 어렵게 생겼다.
고집이 엄청 셀 것 같은 느낌.
반면 남자는 체격도 좋고 운동복을 입은 게, 꽉 막힌 성격은 아닐 것 같다.
동시에 가장 위협이 될 수 있는 게 이 사람이다.
그들 뒤로는 쌍둥이 남매로 추정되는 고딩 둘이 잔뜩 움츠린 채 서 있다.
머리까지 똑같이 땋았다.
호박색 눈동자가 신비롭다 못해 무서울 지경...
앞줄의 두 사람과 닮은 구석이 꽤 많다.
이목구비라거나 분위기가.
남자의 자식이겠지, 아마.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적의를 품지 않은 것 같다.
대신 공포가 조금 엿보인다.
이들도 낯선 존재가 위험하지 않은지 지켜보는 듯하다.
하긴, 나라도 피범벅에 삽 들고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이런 반응일 것이다.
...일단 경계부터 허물자.
이대로 동태가 되긴 싫다고...
벌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나는 삽을 내려놓은 뒤 한 걸음 물러났다.
"...안녕하세요?"
목을 가다듬고 인사말을 꺼낸다.
며칠 동안 말하지 않아 스스로의 목소리가 어색하다.
가족은 말없이 눈짓을 주고받더니 다시 나를 쳐다본다.
"...예. 피차 안녕한 상황은 아니죠. 방금 전은 실례했습니다."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도 못해서."
그러고 보니 이 사람들 한국인인가?
중국인이나 일본인은 아니겠지?
나는 자기소개와 함께 지나온 층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한국인 대학생이며 뒷산에 오르다 백룸에 떨어졌고, 미친 것 같은 층 3개를 막 지나온 참이라고.
중간부터는 턱이 무진장 떨리는 바람에 제대로 말할 수가 없었지만.
가족이 또 한 번 시선을 교환한다.
남성은 뒤에 서 있는 딸의 발등을 툭 건드렸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그 사이 딸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딸이 남자에게 잘 개인 옷과 점퍼를 건넸다.
남자가 그것을 현관 쪽으로 던진다.
그는 곧바로 현관 옆의 문을 가리키고, 머리를 감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이어서 옷을 갈아입는 제스처까지.
저기가 화장실? 씻고 갈아입으라고?
와, 이렇게 따뜻할 수가...!
나는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굳어가는 몸을 움직였다.
삽도 가져가 깨끗하게 닦자.
...
뜨거운 물로 씻는 게 이렇게 눈물 나는 일인 줄은 몰랐다.
현실로 돌아가면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야지.
얼은 몸이 녹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자 상태가 한결 나아졌다.
하...
그러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저 가족이 여기서 뭘 하고 있던 건지?
아니다...
피범벅이 된 거실.
씻는 사이 웅덩이 진 피가 샤베트처럼 얼어버렸다.
좀 더 방치하면 빙판처럼 딱딱해질 것이다.
뭐처럼 옷도 줬는데 저 상태로 둘 순 없지.
가족의 눈치를 살피며 거실로 나온다.
삽을 들고 다가오자 한순간 가족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걸로 피를 긁어내니 다시 누그러진다.
거실 청소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젠 화장실이 피투성이가 되었다만, 뜨거운 물을 몇 번 끼얹으면 된다.
마무리로 구석구석까지 걸레질하면 끝.
아무데나 굴러다니던 염주와 십자가도 탁자에 올려두고.
빈 유리병과 부적도 주워서...
응?
노란 종이를 쥔 채 가족을 돌아봤다.
눈을 피한다는 건 뭔가 있다는 의미다.
구겨진 종이를 잘 펴서 염주 옆에 놓았다...
그 밖에 기억나는 건 방 모서리마다 이상한 게 있었다는 걸까.
작은 접시에 까만 가루 같은 게 산처럼 쌓였는데 하여간 불길해서 건드리지 않았다.
청소를 마친 후 거실 구석으로 물러났다.
가족이 있던 문가는 텅 비어 있었다.
방으로 들어간 듯 싶다.
자기들끼리 대책회의라도 하려는 건가.
나도 무언가 해야 한다.
현관은 가까운 곳에 있다.
피를 버리러 가며 슬쩍 확인했을 때는 평범한 잠금장치뿐이었다.
제대로 열리는지, 밖에 무엇이 있는지까지 생각해 봐야겠지만.
가족의 신뢰를 얻어 중요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무엇을 할까?
1. 가족에게 다른 방을 살펴도 되냐고 묻는다.
2. 친근하게 다가가 가족의 말문을 튼다.
3. 가족이 나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린다.
4. 현관문을 열어본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삽,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이거 뭐 내가 소환당한 악마가 아닐지?
반대로 깨어난 제물은 아닐련지?
2. 가족쪽의 자기소개도 듣고싶어
...잠깐 소파에 앉아 생각이라도 해볼까.
오...
고급 소파라 그런지 푹신하다.
나는 보다 선명해진 시야로, 평범한 거실을 눈에 담았다.
이전 층들과 달리 기묘할 정도로 익숙한 풍경 말이다.
바로 이것이 이번 층의 가장 까다로운 점이다.
어떤 게 위험하고 중요한 건지 한눈에 파악할 수가 없다.
이러나 저러나 가장 큰 변수는 단연코 저 가족이었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존재를 만난 적은 한 번도 없다.
아직도 저 가족이 사람인지 귀신인지, 아니면 미지의 무언가인지도 확신이 안 선다.
...포섭해야겠지.
아니면 최소한의 정보라도 캐내거나.
그런 결론에 이르러, 나는 삽을 탁자에 기대어 세워 뒀다.
조금이라도 더 신뢰를 얻으려면 공격 의사가 없다는 걸 분명히 해두는 게 좋을 테니까.
그들이 있는 방의 문가로 다가가 인기척을 냈다.
혹여 눈치 못 챘을 수도 있으니 벽도 한 번 두드리자.
네 사람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저어...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옷 주신 거요. 덕분에 살았어요."
묵묵부답.
아직도 눈동자에 경계심이 가득하다.
확실히 강렬한 등장... 때문만은 아닐 거다.
"여기가 비정상적인 장소라는 건 잘 알고 계시죠."
"집에 돌아가고 싶을 거고요."
안락하게 꾸며놓은 내 방이 떠오른다.
...내 가족들도.
"...저도 그래요."
"힘을 합치면 분명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완고한 침묵이 이어진다.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몸을 움츠린다.
금방이라도 달려나올 것처럼...
나머지 구성원도 그리 다른 반응은 아니었다.
무의미한 짓이었나.
작게 한숨을 내쉬고, 그들에게 통보한다.
"못 미덥겠죠. 사실, 저도 그러니까요."
"여러분이 어떻게 나오시든 저는 저대로 나갈 방법을 찾을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미련 없이 등을 돌렸다.
탁자에 올려둔 물건을 봐야 할까, 다른 방을 봐야 할까.
머릿속으로 계획을 세우며 걸음을 내딛는 순간.
"...그쪽은요,"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자애였다.
동생인지 오빠인지, 하여간 남자애와 아버지가 팔을 붙잡으며 제지하고 있다.
소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안 무서워요?"
안 무서울 리가...
안타깝게도 싸이코패스가 아니라서 느낄 거 다 느낀다.
"우리 가족은..."
돌연, 아버지 쪽이 일어난다.
그는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철컥, 문을 닫아버렸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굳게 닫힌 방문을 바라봤다.
...뭘 숨기는 거야?
딸을 가로막는 것까진 이해가 간다.
이방인이 두려운 건 당연한 거니까.
하지만 남동생까지 가세하고 끝내 문을 닫아버렸다는 것은...
다른 두려움 때문이리라.
허나 그들이 입을 닫아버렸기에 더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좋은 반응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지.
아무튼 알아서 하겠다 했으니 좀 들쑤시고 다녀도 이해해줄 것이다.
무엇을 할까?
1. 가족에게 다시 말을 건다.
2. 가족이 없는 다른 방을 조사한다.
3. 탁자 위에 놓아둔 십자가, 염주 등을 살펴본다.
4. 현관문이 열리는지 확인한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의심만 하고 해치려들진 않으니 다행이다
저쪽한테는 일단 당신들도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여기 끌려온 사람이죠? 처럼 말을 해놓았으니, 정보의 무지=이방인=해가 안 된다!라고 어필하는데 성공...성공하지 않았을까
우선 정보를 수집하자. 나는 4가 좋을 듯 보통 집안에 모르고 들어온 사람이라면 집을 바로 나가려하지 집구석을 들쑤시지는 않잖아
나는 망설임 없이 현관으로 다가갔다.
들으란 듯이 발소리를 내며.
막 대화를 마쳤으니 바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옆방을 뒤지면 분명 마이너스다.
물론 출입구가 눈앞에 보여서 그런 것도 있다.
문을 열어보는 건 별로 이상한 행동도 아니고.
정석...이다, 어떻게 보면.
순간 2층에서 맞이한 수많은 문이 생각나 소름이 돋았다.
현관 앞.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친근하다.
도어락이 없는 게 조금 어색하긴 하다.
이대로 문고리를 잡아 열면, 문밖으로 아파트 숲이 보일 것만 같다.
달칵.
당연하게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잠금은 되어 있지 않은데, 돌아가는 소리만 나고 열리지 않는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에 가로막힌 느낌.
가정집 구조에 유일한 출입구는 여기뿐인지라...
백프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곳이 출구 같다.
다른 층처럼 조건을 만족해야 열리는 출구.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번 층은 지나온 다른 곳과 비교하면 유아 놀이터 수준으로 심플한 구조다.
방 안에 또 방이 있지 않은 이상.
출구로 유추되는 것도 떡하니 있다.
그렇게 되면...
탈출 조건은 자연스럽게 무진장 까다롭겠지.
지나온 층들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사람들이라는 예상치 못한 요소도 존재한다.
백룸답게 기이한 구석도 도사리고 있고.
추위라거나 찬송가라거나.
...가수는 여전히 음울한 멜로디에 맞춰 곡하듯 노래부르고 있다.
솔직히 듣다보니 찬송가라기보단 공포영화에 나오는 개무서운 효과음 같긴 한데.
이번엔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지만 의미를 몰라 답답하다.
동아시아권 언어나 영어는 확실히 아니다.
문득 탁자 위에 올려둔 물건들에 시선이 갔다.
볼수록 퇴마 의식을 거행한 흔적 같지 않은가.
음산한 곡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궁금한 원래부터 이런 상태였는지다.
원래부터 방이 어질러져 있던 걸까?
이 맥락 없이 낮은 온도는?
저 찬송가는?
내가 오기 전에, 저 가족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리고 무엇을 했을까.
저들 때문에 환경이 바뀌었다면 그것까지 고려해서 움직여야 한다.
일단 현관에서 물러나 거실로 돌아왔다.
무엇을 할까?
1. 가족에게 다시 말을 건다.
2. 가족이 없는 다른 방을 조사한다.
3. 부엌을 조사한다.
4. 퇴마 물품을 살펴본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부엌이 궁금하네
보일러라던지 하는 온도를 바꿀 수단이 달리 없다면 부엌에서 가스불이라도 켜는 게 좋지 않을까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도 있겠고.... 근데 요리를 할 재료가 있나?
3.부엌을 조사한다. 부엌을 썼다=생활을 했다잖아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값은 클거라고 생각해 퇴마물품도 부엌 조사하고 기회되면 살펴보자
퇴마의식을 했던거라던가 찬송가라던가... 무언가 일이 있어서 그걸 막기위해 영적인 걸 전부 끌어썼거나 반대거나려나... 독실한 크리스쳔 가정이면 기독교토크로 경계심 한번에 없애기 가능인데 아쉽고만
현관을 조사하며 세운 논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저 가족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
거실에서 단 몇 걸음.
부엌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냉장고다.
베이지색, 한쪽에는 디스플레이가, 다른 쪽에는 다급하게 쓴 메모들이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찬찬히 읽어보자.
[노래가 멈추면 절대 소리 내지 말 것]
[현관문 잘 닫았는지 다시 확인해]
[거울을 쳐다보지 마]
[불이 꺼지면 침대 밑으로]
[아빠를 혼자 두면 안 돼]
이런 메모를 썼다는 건, 한 번은 모종의 사건을 겪은 거겠지.
아빠를 언급한 메모의 글씨체와 다른 메모의 것이 동일하다.
원래부터 있던 게 아니라 쌍둥이 중 하나가 쓴 듯하다.
...이건 뭐야?
나도 모르게 현관을 쳐다봤다.
확인하라고?
출구가 아니라 방벽, 인가?
경고하는 것 치곤 방금 확인했을 때 잠겨 있지 않았는데.
노래는 좀 신경 쓰였다.
아직까지는 잘 나오고 있어서 더.
찬송가가 끊기면 문 너머에서 무언가... 출현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머지 메모들도 의미심장하다.
불이 꺼지면 침대 밑에 숨어야 하고, 아저씨를 혼자 두면 안 되고, 거울?
씻을 때 백 번은 본 것 같은데 별일 없었다.
어두워졌을 때 얘기일지도 모른다.
내용은 잘 기억했다.
이제 냉장고 안에 뭐가 들었는지 봐야겠다.
열자마자 보이는 건 빼곡하게 들어찬 통조림이다.
스위트콘, 종합 과일, 참치 등.
바깥도 충분히 차가운데 굳이 넣을 필요까지는...
가장 위 칸은 배열이 흐트러져 있었다.
가족이 몇 개 먹은 것 같다.
나는 냉장고를 닫고 바로 옆 구석에 짱박힌 팬트리를 보았다.
여기도 통조림이 가득하다.
의외로 음식들에 별로 손대지 않은 게 놀랍다.
온 지 얼마 안 됐나?
...
심플한 추측 이후로 따라붙은 것은, 지금껏 생각하지 못한 아주 당연한 의문이었다.
나는 왜 배가 고프지 않은 거지?
갈증도 나지 않는다.
다른 생리 현상에 대한 욕구도...
질문에 대한 답이 곧장 떠오른다.
그야, 여긴 백룸이잖아.
썩 반갑지 않은 발견이었다.
탈출하지 못한다?
그럼 나의 사인은 반쯤 정해진 셈이다.
떠돌다가 미쳐서 자살하거나, 영화 속에서만 보던 장치나 존재에게...
힐끔, 가족들이 있는 방을 바라봤다.
굳게 닫힌 문을.
...지금은 부엌에 집중하자.
이쪽은 삽도 있다고.
거실에 두긴 했다만...
인덕션. 인덕션을 보자.
빌트인이라서 걸리는 부분 없이 매끈하다.
전원 버튼을 눌러봤지만 켜지지 않았다.
그 아래에는 바로 오븐이 있고.
이래서는 고장난 건지, 코드가 뽑힌 건지 알 수 없다.
옆의 서랍을 전부 빼면 뒤쪽이 보일 것 같기는 한데...
콘센트가 다른 방향에 있으면 낭패다.
쪼그려 앉아 오븐 내부를 살피다가 자연스럽게 서랍을 열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일회용 젓가락, 그리고 포장된 소금.
그 위에도, 그 위 칸에도 몇 개씩 들어 있다.
특별히 눈여겨볼 만한 건 없다.
싱크대와 그 아래에 있는 서랍도 마찬가지.
칼 없이 도마만 있는 게 조금 거슬리긴 하다만.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은 바닥에 덩그러니 놓인 쓰레기통이다.
...
!
쓰레기통은 눈치채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로 가득 차 있었다.
일회용 젓가락의 포장지와 젓가락 수십 개, 하얀 알갱이들.
두 동강 난 성경, 수백 개의 구슬, 재.
그 중에서도 젓가락은 전부 부러진 상태다.
고무줄로 교차로 묶은 부분이, 그게 십자가였다는 것을 방증한다.
저 가족이 이렇게까지 한 걸 보면 뭔가 있다, 이거.
지금은 확인 못하지만 말이다.
어쩌면 평범하게 패닉에 빠져 이런 행동을 저질렀을 수 있지만.
결국 다시 원점이다.
답은 방문 너머에 있다.
가족이 있는 방이든, 그 옆의 방이든...
다시 한 번 말을 걸어볼까?
"...대로잖아요!"
"뭐가 달라지..."
아. 절묘한 타이밍이군.
굳게 닫힌 방문 너머에서 조금 높아진 언성이 새어 나온다.
쌍둥이가 번갈아 말한다.
다툼이라기엔 미묘하다.
불평? 절박함?
어느 쪽이든 평범한 상황은 아니다.
무엇을 할까?
1. 가족에게 다시 말을 건다.
2. 숨죽이고 대화를 엿듣는다.
3. 가족이 없는 다른 방을 조사한다.
4. 퇴마 물품을 살펴본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부엌 | 소지품: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대로잖아요!"
"뭐가 달라지..."
쌍둥이가 번갈아 말한다.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여서 다행인데?? 나중에라도 대화할 수 있을 듯
퇴마물품을 살피자.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문가로 향했다.
좀 얍삽한 것 같긴 해도 이건 기회다.
싸울 때는 통제력이 약해지는 법이다.
잘만 하면 쓸 만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남자가 그 사이 경고를 했는지, 쌍둥이의 목소리가 방금 전보다 조금 작아졌다.
방 가까이에 온 덕에 못 들을 정도는 아니다.
"적어도 뭘 하고 있잖아요."
"우리처럼 방구석에 숨어 있는 게 아니라."
허스키한 목소리.
남자애가 말한 것이다.
그러나 여자애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왜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한 것처럼 그러는데?"
"저 사람은 바로 그게 문제라고!"
"뭔갈 하려고 하는 거!"
반박하려고 했는지 남자애의 목소리가 작게 들린다.
그것을 가로막은 건 깊은 침음.
곧 남자가 말한다.
"둘 다 조용히 해라."
"다 아는 것처럼 굴지 마."
"..."
"..."
정적이 시작됐다.
무거운 분위기가 문을 뚫고 나온다...
나까지 숙연해졌다.
아무튼 무슨 일이 있었던 건 100%인 것 같다.
돌아가기 위해서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했던 거지.
그런데 마지막 말은 단순한 경고일까?
아니면 많은 것을 아는 자의 으름장일까.
먼저 입을 연 것은 남자애였다.
"저 사람도 우리랑 같은 꼴이 되면요?"
...무슨 꼴?
이건 조금 찝찝한 이야기다.
하여간 정곡을 찔렸는지 남자는 답하지 않았다.
"어쩌면 저 사람이 우릴 여기서 나가게 해줄 수도 있어요."
"아까 말한 거 다들 들었잖아요."
오... 그래! 아주 잘하고 있다.
나도 도움이 필요하다고.
서로 돕고 사는 게 뭐가 나쁘냐니까?
"다른 사람은 그 생각 안 했을 것 같아?"
"돕고 싶어. 나가고도 싶지!"
"근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었냐고!"
여자애가 소리쳤다.
자기가 크게 말한 걸 깨달았는지 마지막엔 소리가 다시 작아진다.
...진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네만 알지 말고 낱낱이 좀 말해주면 좋겠는데.
감질나서 나도 모르게 얘기해달라고 말할 뻔했다.
아버지 쪽은 고민에 빠진 듯하다.
침묵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잠시 후, 문 너머에서 아주 작고 체념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좀 더 지켜보자."
그 말에는 어떤 반대 의견도 붙지 않았다.
자식 두 명이 갈라진 상황에서 한쪽 편만 들긴 힘들겠지.
이해한다만 나에게는 썩 좋은 답이 아니었다.
유일한 소득은, 적어도 남자애가 나에게 호의적이라는 거?
나머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나는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다.
무엇을 할까?
1. 퇴마 물품을 살펴본다.
2. 부엌을 다시 조사한다.
3. 가족이 없는 다른 방을 조사한다.
4. 가족에게 말을 건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이러지 말고 조사나 재개하자.
나는 곧장 탁자로 향했다.
올려둔 잡동사니의 겉면에 얇은 성에가 끼어 있다.
청소할 때와 똑같다.
음...
아깐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되도록 만지고 싶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가족이 겪은 일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서다.
그게 무슨 일인지 모르는 만큼, 수상한 물건과의 접촉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상책이다.
...십자가, 염주, 그리고 부적과 빈 유리병.
저건 분명 성수를 담았던 병일 거다.
일단 개개를 보면 연관이 없어 보이나, 이것들을 한데 묶는 건 당연 종교.
무언가를 쫓아낸다, 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같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확실한 퇴마 용품은 부적이다.
뭔가 이미지가 그렇다.
나는 고개를 숙여 부적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문양 자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 법한 것이다만...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아마 이 선 때문이겠지.
문양을 구성하고 있는 선이, 뭐라고 해야 하나.
더 작은 선으로 이루어진 듯한?
그것과 같았다.
그저 선을 그을 뿐인데, 어느 순간 사람 얼굴이 완성돼 있는 그림.
부적은 그 선의 밀도를 더욱 빽빽하게 압축해 놓은 것 같았다.
지금처럼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말이다.
아, 그래서 가족이 그런 눈으로 쳐다봤던 건가.
이걸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단순히 부적을 집었다고 그렇게 보는 건 이상한 일이니까.
그런데 맨눈으로는 더 이상의 확인이 불가능하다.
스마트폰으로 다져진 시야는 나머지 디테일을 포착하지 못했다.
염주는...
절에서 팔 것 같이 생겼다.
친근하면서도 평범한 편으로,
동시에 대놓고 수상한 점도 있었다.
이 길이라면 알이 108개일 텐데, 그 중 13개가 다른 알보다 확연하게 더 크다.
그것 말고는 무늬가 좀 눈에 띈다.
근데 이건 재료 때문에 원래 조금씩 다르지 않나.
물론 확정 지을 수는 없다.
앞서 부적의 경우를 봤기 때문에.
마지막으로는 십자가와 성수병이다.
성수병은 아무리 봐도 평범한 유리병에 지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들어 있던 성수가 특별했겠지만, 지금은 없으니까.
대망의 십자가는?
오히려 부적이나 염주처럼 주목할 부분도 없었고...
청소할 때 만졌던 감촉을 떠올리면, 내부에 무언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크기도 손바닥만 해서 열쇠로 쓰기도 애매하다.
그래도 다른 물건이랑 있던 걸 보면 아예 쓸모가 없지는 않을 거다.
종합해 보면 이 잡동사니들...
아니, 퇴마 물품들에 중요한 정보가 숨어 있다.
저 가족은 이 층의 문제를 적어도 한 번은 풀었다.
어디까지 알고, 이 물건들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저들이 도출한 오답을 알 수 있다면 정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즉, 이제는 대화를 피할 수 없다.
─그때,
달칵,
굳게 닫혀 있던 방문의 손잡이가,
소리를 내며 돌아갔다.
끼익─...
문틈 사이로 쌍둥이 중 하나의 얼굴이 보인다.
선이 조금 굵다. 남자애 쪽이다.
...뭐야?
가족이랑 합의... 하고 연 거겠지?
예상치 못한 일이라 당황스럽다.
눈이 마주치긴 했는데...
무엇을 할까?
1.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2. 시선을 돌리고 모른 척한다.
3. 거실 모서리마다 있는 접시들을 조사한다.
4. 가족의 옆방을 조사한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아버지가 시킨 건가?
가족의 묵인 하에 연 것처럼 보이지만, 의도를 모르겠다.
먼저 문까지 열었으면서 아무 말도 안 하는 저 남자애의 의도를.
"무슨 일이에요?"
내 질문을 듣자 남자애가 침을 삼킨다.
많이 긴장한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 그래요? 제가 너무 시끄럽게 한 줄 알고."
"신경쓰였다면 미안합니다."
고개를 젓는다. 괜찮다는 건가?
호기롭게 문은 열었는데, 막상 대화하자니 겁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님 필요한 게 있어서 열었을 수도 있겠다.
그럼 나 때문에 못 나오는 거겠지.
"필요한 거 있어요?"
남자애는 또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뭘 찾는 것도 아니다?
설마 아까 엿들었는지 확인하려고 저러는 건가.
제대로 표현을 안 하니 짐작하는 것도 어렵다.
하는 수 없다.
저쪽의 진의를 알기 위해 이쪽도 침묵하는 수밖에.
체감상 몇 분, 아마 2~3분 정도 흘렀을 것이다.
남자애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궁금한 거, 말해 보세요."
"...지금 이러는 거 가족도 동의한 거 맞죠?"
"어느 정도는요."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게 심히 의심스럽다.
답변도 석연치 않다...
하여간 물으라니까 묻겠지만, 거짓말할 가능성도 있다.
표정을 유심히 관찰해 보자.
미처 숨기지 못한 감정이 드러날 테니.
"그럼 냉장고에 붙은 메모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어요?"
"여러 가지 써놨던데, 믿을 만한 거예요?"
남자애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네. 규칙이거든요. 근데 몇 개는 어겨도 별일 없었어요."
"진짜로? 규칙인데?"
"네, 정말로요."
아주 짧은 순간, 남자애의 눈빛이 변했다.
찰나여서 정확하게 포착하지는 못했다.
흠... 별일이 없었다고.
그런 것 치고는 저 가족이 필요 이상으로 배타적으로 구는 게 이상하다.
백룸이라는 상식을 초월하는 곳에 갇힌, 같은 처지이지 않은가.
내가 위협이 되지 않은 것도 확인시켰고, 처음에 말했듯 우리는 협력할 수도 있었다.
이게 다가 아니다.
이곳은 허기를 느낄 수 없는 곳이다
이 층에는 함정이나 괴물도 없다.
지금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말이다.
생존에 유일하게 위협이 되는 건 추위뿐.
나는 남자애를 뚫어지게 보았다.
따지고 보면 저 가족이 내게 변수였듯이, 나의 존재도 그들에게 변수다.
내가 있음으로써 저들이 얻을 만한 득실을 생각해야 한다.
일단 계속 물어보자.
"...알겠어요. 더 물어볼게요."
아직 확인하지 못한 방을 가리킨다.
가족이 쓰는 방의 옆방이다.
"저긴 어때요?"
"확인하고 싶은데, 당신들이 싫어할까봐 안 보고 있었거든요."
남자애의 시선이 오른쪽으로 향했다.
잠시 생각하는 것 같다.
"저기도 별거 없어요."
"왜 별거 없다고 하는 거예요?"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요."
그것 참 믿을 만한 대답이다.
별거 없고 아무 일 없다.
"저 방에, 뭐가 있죠?"
"없어요."
기계 같은 대답이 곧장 튀어나온다.
뒤늦게 협조하려는 것이든, 혼선을 주려는 의도든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진짜 헷갈린다!
남자애가 이중삼중으로 꼬아서 말한다는 생각에 그런 걸까.
뜻을 알아내려 하니 오히려 머리가 아프다.
그냥 단순하게 해석해버려?
...
...?
"뒤에. 할말 있어요?"
어느새 여자애까지 나와 있다.
남자애가 소스라치게 놀란다.
여자애가 나오는 건 계획에 없었구나.
저 반응을 보니 알겠다.
"보려면 보세요. 아예 없진 않아요, 근데."
경고하듯 말하더니, 여자애는 자신의 쌍둥이와 함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남자애가 무언가 항의하려고 한 것 같은데...
연기, 라고 생각하는 건 너무 간 거겠지?
아무튼 정보를 얻긴 얻었다.
어떤 말을 믿어야 할지가 문제지만.
자기들끼리 싸울 때의 태도를 보면 남자애를 믿는 게 나을 것이다.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내 편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믿기에는 방금 전의 태도가 혼란스럽다.
어느 쪽이 진심인지 알 수 없다.
마지막에 여자애가 나온 것도 그렇지.
오히려 말을 얹는 바람에 더 골치 아프다.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무엇을 할까?
1. 가족의 옆방을 조사한다.
2. 방 모서리마다 있는 접시들을 조사한다.
3. 퇴마 물품을 더 자세히 들여다본다.
4. 부엌을 다시 한 번 살펴본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방에 뭐가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은데 유리구슬 알약을 먹어보는 건 어때? 리스크가 걸린다면 노크도 괜찮겠지.
접시들을 조사한다.
레스주들 이거 봐봐
남자애 쪽이 대답에 거짓말하고
여자애가 참말을 한다면 맞아 떨어지지 않아?
남자애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궁금한 거, 말해 보세요."
주인공-"...지금 이러는 거 가족도 동의한 거 맞죠?"
"어느 정도는요."(반은 동의 반은 동의하지 않음으로 해석하면 될듯)
주-"그럼 냉장고에 붙은 메모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어요?"
주-"여러 가지 써놨던데, 믿을 만한 거예요?"
남자애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네. 규칙이거든요. 근데 몇 개는 어겨도 별일 없었어요."
(몇 개는 어기면 별일 있었다)
주-"진짜로? 규칙인데?"
"네, 정말로요."
(아니요, 별일 있어요.)
주-"저긴 어때요?"
주-"확인하고 싶은데, 당신들이 싫어할까봐 안 보고 있었거든요."
남자애의 시선이 오른쪽으로 향했다. 잠시 생각하는 것 같다.
"저기도 별거 없어요."(저기도 별거 있어요.)
주-"왜 별거 없다고 하는 거예요?"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요."(일이 있었으니까요.)
그것 참 믿을 만한 대답이다. 별거 없고 아무 일 없다.
주-"저 방에, 뭐가 있죠?"
"없어요."(있어요.)
"보려면 보세요. 아예 없진 않아요, 근데." (뭐가 있긴 있다 참말)
경고하듯 말하더니, 여자애는 자신의 쌍둥이와 함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다시 나만이 남은 거실.
음울한 찬송가만 들린다.
쌍둥이와의 대화는 무의미하지만은 않았다.
의심스러운 것을 몇 개 알아냈으니까.
동시에 혼란도 몇 배로 가중되어, 무엇이 진실이고 가짜인지 그 경계가 흐릿하다.
가족이 있는 방으로 달려가 억지로 캐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후, 숨을 내쉬자 뿌연 입김이 나왔다.
복잡한 건 잠시 뒤로하고 안 본 거나 살피자.
2개 방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접시들이다.
귀퉁이마다 놓인 접시들.
색깔은 전부 하얀색, 크기는 어른 손바닥만 하다.
그 위로는 알 수 없는 까만 가루가 산처럼 쌓여 굳어 있다.
이곳에서 본 것 중 가루라고 할 만한 것은 하나뿐.
부엌 서랍 안에 있던 소금이다.
하지만 소금이 이렇게까지 될 수 있냐는 의문이 생긴다.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바닥에 거의 드러누웠다.
보기엔 좀 그래도, 접시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관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입자는 고운 편이고 모양은 모래 알갱이와 비슷하다.
그렇다고 흙은 당연히 아니다.
추위 때문인지 냄새는... 딱히 모르겠다.
무취에 가까운 걸 보니 향은 아니다.
한참을 관찰했지만 더 이상 떠오르는 것도 없고 추워서 일어났다.
소파 옆 접시도 확인하고, 현관 앞에 있는 것들도 꼼꼼하게 봤다.
그리고 아직은 출입 불가한 방 앞에 있는 것도...
─이건?
접시의 기울기가 미세하게 다르다.
바닥은 멀쩡했다.
광고에 나올 것처럼 흠 잡을 데 없는 곳이니까.
접시 아래에, 무언가 있는 거다.
이걸 건드려야 하는구나. ...마침내.
조용히 부엌에서 일회용 젓가락 하나를 집어왔다.
인간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니, 응당 사용해 줘야지.
하나로는 접시를 살짝 들고, 나머지로 밑에 있는 걸 끄집어내면 된다.
완벽한 계획이었다.
숨을 참고 젓가락을 틈새로 밀어 넣었다.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을 만큼만 기울이고, 아주 세심하게...
아.
기어코 몇 알 떨어졌다...
이 정도는 세이프라고 하자.
깔려 있던 것을 재빨리 꺼내고 접시를 원위치시켰다.
나온 것은 2번 정도 접힌 작은 쪽지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알갱이가 뭔지 빠르게 알아봐야겠다.
젓가락으로 꾹 누르니 단단함이 느껴진다.
희미하지만 광택도 조금 남아 있고.
낱개로 보니 감이 좀 잡히는 것 같다.
소금이네, 이거.
일회용 포장된 것을 모아서 만든 듯하다.
부정한 것을 쫓기 위해서일까.
이렇게나 변색된 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볼 때마다 불안했던 건가?
지금 건드린 걸로 이상한 일만 생기지 않으면 좋겠다.
나는 속으로 기도하며 쪽지를 열었다.
[食]
밥 식, 혹은 먹을 식.
굵고 삐뚤빼뚤한 게 펜이 아닌 다른 것으로 쓴 것이다.
글자가 검붉기까지 하다. 아무리 봐도 말라붙은 피다.
이걸 쓸 만한 건 저 가족뿐이다. 그런데,
─누구한테 경고하려고 쓴 거지?
왜 본인들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하필 소금을 올려둔 접시 아래에...
숨겼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조사하면 알 수 있을 정도니까.
밥, 먹다...
누가 무엇을 먹는지는 아무리 봐도 없다.
부엌에 남아 있는 통조림들을 가리키는 건가?
허기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
그게 이런 식으로 경고할 만큼 가치 있는 정보는 아닌데.
밥,
먹다,
밥,
먹다,
밥,
먹다,
.
.
.
고개를 들었다.
살짝 열린 방문이 보인다.
아무도 없다고 한 방.
뭐가 있긴 하다는 방.
...어떤 것이 있는 거지?
무심코 마른침을 삼켰다.
무엇을 할까?
1. 가족의 옆방을 조사한다.
2. 쪽지를 가지고 가족에게 질문한다.
3. 부엌에서 쓸 만한 물건을 챙긴다.
4. 찬송가를 따라 부른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뭔가 위험한 느낌 4층부터는 무조건 위험 요소가 나온다했지
부엌에서 쓸만한 물건을 찾아보자 무기면 더 좋고
이러나 저러나, 지금 생각할 건 저 방이 아니다.
들어가긴 이른 것 같으니까.
나는 탁자를 바라봤다.
삽은 여전히 잘 기대어져 있다.
무기로서 저만큼 좋은 것도 없다.
강력한 둔기이니 말이다.
그러나 단점도 명확하다.
첫째는 무게 때문에 빠르게 공격할 수 없다는 것.
두 번째는 휘두르는 동안 급소가 무방비하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삽을 치켜든 사이 공격이라도 당하면 답이 없다.
공간 자체가 이전 층들에 비해 제한이 많다는 것도 한몫하고.
무엇보다 부엌에 칼이 없었다는 게 갈수록 신경쓰인다.
가족이 가지고 있다면...
분명 나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삽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 층은 조금 타협해야겠다.
부엌에서 쓸 만한 물건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
곧장 부엌으로 가서 싱크대 하부장을 열었다.
가장 먼저 챙긴 것은 도마다.
폼은 안 나지만 나무라 튼튼하다.
웬만해선 망가질 일이 없을 테고, 유사시엔 둔기도 된다.
도마를 옆구리에 낀 채로 그 옆 서랍을 열었다.
소금은... 전부 챙기도록 하자.
일회용 포장된 거라 솔직히 믿음직스럽지는 않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조금 전에 찝찝한 걸 봐서 그런지 안 챙기는 건 내키지 않는다.
흠... 젓가락?
이것도 하나 챙기자.
이상한 걸 또 건드려야 할 수도 있다.
자켓 주머니에 하나 쑤셔넣었다.
이외 다른 곳은 통조림뿐이니 가볍게 둘러본다.
순식간에 정비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행위가 끝났다.
그래서인가, 허전하다.
내가 얻을 수 있는 게 이게 다가 아닐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이렇게 된 거 서랍이나 전부 빼볼까?
인덕션 코드나 뒤로 떨어진 도구가 나올지도 모른다.
가족이 이상함을 느끼기 전에 빨리 해치우기로 했다.
조리대 위에 도마를 잠시 내려놓고 서랍 3개를 빠르게, 그러면서 조용히 빼낸다.
그러자 하부장 뒤편이 보인다.
생각대로 콘센트가 구석탱이에 있다.
인덕션과 오븐 코드는 꽂혀 있지 않았다.
팔과 손을 이리저리 비틀면 간신히 닿을 것 같긴 하다.
꽂는 것까지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안 보고 있으니 지금 해볼까.
오른팔을 서랍 안쪽으로 들이밀었다.
이리저리 더듬으며 코드를 찾던 그때─
손끝에 생각지도 못한 딱딱한 게 닿아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조심스럽게 꺼내보니 다행히 드라이버였다.
손잡이가 플라스틱 재질인 십자 드라이버.
끝이 제법 뾰족하다.
의외의 수확이다.
위력이 칼처럼 세진 않지만, 상대가 쉽게 다가올 수 없게 해줄 것이다.
드라이버까지 챙기니 자켓 양쪽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뭐랄까, 이제야 좀 안심이 되네.
멀쩡한 건 확인했으니 코드는 나중에...
서랍들을 빠르게 원상복구한 후 일어났다.
잊을 세라 도마도 꼭 챙기고.
이만하면 됐나?
확실히 하기 위해서 열어본 서랍들도 다시 확인한다.
통조림밖에 없는 냉장고도, 빈 오븐도, 휴지통도, 상부장도 모조리 다.
결과는?
지금까지 발견한 게 전부였다.
그럼 이제 할 만한 것은...
나는 가족들이 있는 방과, 의문투성이인 방을 바라봤다.
무엇을 할까?
1. 가족의 옆방을 조사한다.
2. 쪽지를 가지고 가족에게 질문한다.
3. 찬송가를 따라 부른다.
4.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부엌 | 소지품: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괜히 주머니 속 드라이버를 매만진다.
마냥 덮어두기엔, 저 방의 존재가 신경을 계속 자극한다.
게다가 냉장고의 메모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노래가 멈추면 절대 소리 내지 말 것]
쌍둥이의 말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둘러보기라도 하자.
살짝 열려 있는 덕에 조금의 결심만 하면 된다...
나는 도마를 단단히 쥐고 문틈을 들여다봤다.
거실의 조명이 안을 희미하게 비춘다.
붙박이장과 성인 2명이 나란히 누울 수 있는 사이즈의 침대가 하나 있다.
그리고 그게 전부다.
발끝으로 천천히 문을 밀었다.
빛이 구석구석으로 퍼지면서 방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졌다.
달칵.
스위치는 도마로 눌렀다.
전등이 깜빡거리다가 힘겹게 켜진다.
오랫동안 방치한 건가.
아, 잠시 가족을 확인하는 게 좋겠다.
바로 옆이니 스위치 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이 방에 정말로 무언가 있다면 반응할 터였다.
...속으로 10을 셀 때까지도 그들은 조용했다.
들어가도 괜찮은... 거겠지?
평수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가구가 없어 넓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침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프레임과 바닥의 틈 사이가 좁고 서랍은 없었다.
매트리스 아래만 확인하면 될 듯하다.
싸악─...
음...
프레임이 있군.
매트리스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시트 안쪽에서 무언가 쓸리는 소리를 들었다.
시트를 한번에 벗기자 마른 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생긴 거나 잔향이나, 의심할 바 없는 쑥이다.
쑥이 무속에서 가지는 의미가 있나?
거실에 퇴마 물품이 있었으니 충분히 그쪽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갑자기 떠올리려 해서 그런지 잘은 기억이 안 나지만.
적어도 부정적으로 쓰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챙겨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부스러지지 않도록 주머니에 잘 넣었다.
매트리스는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옷장은 오른쪽에서부터 차례대로 열어보기로 했다.
겨울 옷으로 꽉 찬 게 2개, 비어 있는 게 1개, 나머지 2개는 각각 금고와 상자가 들어 있었다.
금고와 나무 상자가 있는 가운데와 왼쪽에서 두 번째 옷장만 두고 나머지는 전부 닫았다.
도마로 이리저리 들춰보고 벽도 눌러봤다만 장치 같은 건 없었으니까.
금고는 품에 안을 수 있을 만한 크기에, 꽤 견고하고 무게감이 있다.
실제로 밀었을 때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잠금 방식은 키패드다.
닳은 부분이 있어야 번호 유추도 쉬운 법이나, 패드는 새것처럼 광택이 돈다.
딱 봐도 열기 위해 고생하는 미래가 아른거렸다.
혹시 몰라 0000, 1111, 1234 같은 숫자를 눌러봤는데 당연하게도 열리지 않았다.
한 걸음 옆으로 갔다.
여기에 있는 것은 나무 상자 달랑 한 개.
어딘가 놓기 딱 적당한 크기였다.
각 변이 10cm를 넘지 않았고, 한 손으로도 충분히 들 수 있을 정도...
그렇다고 섣불리 만지거나 열 수 없는 건, 쌍둥이의 말 때문이다.
무언가 있다면 상자가 이미지적으로 더 그럴 듯하지 않은가.
심지어 외관은 멀쩡해서 더 의심스럽다.
새끼줄로 동여매지도 않았고, 부적이나 핏자국도 없다.
상자는 오히려 잘 만든 공예품에 가까웠다.
나무와 나무가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물리게끔 조각하고 맞춘.
차라리 무섭게 생겼으면 좋았을 텐데.
열자마자 아, 이걸 말한 거구나? 하고 닫았을 것이다.
...나는 머리를 흔들어 잡생각을 지웠다.
이러는 거 보니 뭔가 있긴 한가 보다.
도마로 상자를 툭 건드리니 자그마하게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났다.
이 안에 들어갈 만한 거라도 생각해 봐야겠다.
액세서리...?
...굳이?
금붙이라면 금고를 쓰는 게 더 낫다.
상자 무게도 금이 들었다 하기엔 가볍고...
나는 팔짱을 낀 채로 상자를 노려봤다.
그렇다고 내부가 보이는 것도 아니지만.
무엇을 할까?
1. 상자를 열어본다.
2. 금고의 비밀번호를 유추한다.
3.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한다.
4. 가족에게 의문스러운 것을 질문한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응? 분위기가, 묘하다. (1, 2 다이스)
1. 기분 탓이다.
2. 기분 탓이 아니다.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작은 침실 | 소지품: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쑥,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보통, 감각 이상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그나저나 아빠를 혼자 두지 말라는 건 무슨 뜻일까
얘네도 원래 여기 살던 애들이 아니라 백룸에 같이 갇힌 사람인걸까
묘하게 K-무속과 기독교 구마가 섞인 방이네... 판도라의 상자같은거일지도 모르니 금고 비밀번호를 유추해보는 것도 좋을 듯
유리 알약이었나 투시효과 있는거. 그걸로 금고랑 상자 안을 확인하면 되지 않나? 부작용이 걱정이긴 해.
...기분 탓인가?
벽이 조금 꿀렁거린 것 같다.
딱히 무리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다.
찬송가도 아직은 잘 들리고.
구린 구석이 있는 상자와 금고... 를 더 늦기 전에 살펴보자.
노래가 끊겼을 때 위협이 될지, 핵심 키가 될지 알아야 하니까.
직접 건드리는 건 위험도가 크니 이걸 이용해야겠다.
나는 바지 주머니 속에서 존재감을 뿜어내는 알약 케이스를 꺼내 들었다.
이 중에서 유리구슬 알약을 먹으면 내용물이 보일 것이다.
1층에서도 그렇게 해서 수술대 내부를 꿰뚫어 봤다.
부작용이 꽤나 리스크긴 하나, 불길한 상자를 만져서 저주받는 것보단 나을 거다.
나는 알약 한 개를 집어 힘겹게 삼켰다.
이번에는 대비하고 먹은 덕에 얼굴로 넘어지는 일은 없었다.
지끈거리는 두통과 메스꺼움을 뒤로하고 상자와 금고를 바라본다.
...그리고 10여 초가 지났다.
...
뭐가 들었는지 모르겠다.
유일하게 볼 수 있던 것은 생각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상자 내부.
그리고, 금고는 아예 보이지 않았다.
아마 보였다면 키패드와 연결된 회로가 나타났을 것 같다.
이로써 한 가지 사실을 도출할 수 있었다.
이건 단순히 숨겨진 것을 볼 수 있는 알약이 아니다.
약의 능력은 내부 구조, 즉 설계에 한정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그치는 것 같다.
득이라고도 실이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
아니, 엄밀히 말하면 실이다...
컨디션이 악화됐다.
...악화돼서 그런가?
눈이 좀 말썽이다.
벽에서 요철 같은 게 돋아났다.
올록볼록 잘도 움직이는구만.
어...?
그림자도 멋대로 이동한다.
해가 뜨고 질 때처럼 말이다.
전등에는 변화가 없다.
드디어 미쳤나?
눈을 몇 번이나 비비고 머리를 흔들었다.
두통이 있지만 기능은 정상적이다.
애석하게도 아직 제정신이었다.
집이...
살아 있다.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다.
숨을 내쉬자 입김이 대차게 뿜어져 나온다.
기온도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듯하다.
가족 덕에 꽤 두툼히 챙겨 입었는데도 냉기가 옷을 뚫고 들어왔다.
왜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는 거지?
상자도 맨손으로 건드리지 않았고, 트리거가 될 만한 행동도 안 했다.
설마 가족들이...
그럴 리가.
나와 접촉하는 것도 꺼리는 사람들이 이상한 짓을 할 가능성은 적다.
이, 일단 구석에 쪼그리고 있어야겠다.
방 한가운데에 타겟처럼 서 있는 건 피해야지.
문이 잘 보이는 쪽에 몸을 구겨 넣고 정면을 응시했다.
기온이 낮아져서일까.
현기증이 나고 물건이 두세 개로 분열돼 보인다.
그래도 정신을 잃으면 안 된다.
...
...그런데 언제부터 찬송가가─
─「...름을, 주 ...요.」
...아이의 목소리?
뭐라고?
안 들려.
잇새로는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추위에 입이 굳은 탓이다.
다시 말하려는 그때,
[노래가 멈추면 절대 소리 내지 말 것]
번쩍, 눈이 뜨였다.
찬송가가 멎어서 이상현상이 일어난 거라면...
나는 몸을 더욱 웅크리고, 귀를 막았다.
그렇게 얼마 동안 있었을까?
인기척이 나서 고개를 드니, 할머니가 서 있었다.
눈을 곱게 뜰 순 없었다.
하필 지금 온 건 무슨 이유에서지?
이 가족이 계획한 건가?
일부러 혼란을 일으킨 뒤, 내가 가장 경계하지 않을 만한 사람을 보내 나를 죽이려고.
방어나 반격을 해야 한다.
적어도 자세를 바꾸거나.
웅크리고 있는 건 많은 점에서 불리하다.
노인이 손을 뻗었다.
그녀가 내민 것은 가디건 두 장과 목도리였다.
멍하니 바라보자 내 앞에 두고 그냥 돌아선다.
도대체 무슨 의도지?
말을 하지도 나서지도 않더니...
붙잡아서 물어볼까?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서 알지도 모른다.
아니면 이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어쩌다 오른손 약지와 소지를 잃게 되었는가.
뒷짐진 노인의 손에 붕대가 감겨 있다.
다시금 들려오는 찬송가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미약했다.
무엇을 할까?
1. 상자를 열어본다.
2. 금고의 비밀번호를 유추한다.
3. 거실에서 삽을 챙긴다.
4. 노인에게 의문스러운 것을 질문한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작은 침실 | 소지품: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쑥,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감각 이상, 두통, 구토감, ????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소지품**
1. 드릴이 그려진 유리구슬 알약: 2개
└효과: 일점집중(10초 동안 특정 물체의 내부 구조를 꿰뚫어 본다.)
└부작용: 두통, 구토감
2. 회오리가 그려진 가시 알약: 3개
3. 구름이 그려진 야광 알약: 2개
└효과: 은신(30초 동안 존재감이 극도로 희미해진다.)
└부작용: 시력 감퇴(일시적), 감각 이상
4. 꽃이 그려진 털 난 알약: 2개
└효과: 재생(섭취시 30분 동안 휴식 효율이 증가한다.)
└부작용: 전신 가려움증(일시적)
[노래가 멈추면 절대 소리 내지 말 것]
이런 일이 발생한 건 노래가 멈췄기 때문일까? 움직인다면 서둘러야겠네. 아니면 아예 가만히 있거나.
지금 방은 불길하니까 나가서 거실의 삽을 챙기자
찬송가가 끊기면 어디 있든 위험할 것 같긴한데...
달칵.
노인이 방에 들어갔다.
나는 바닥에 놓인 가디건과 목도리를 멍하니 바라봤다.
문득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
채찍과 당근.
집이 공포를 심어주면 저 가족이 나서는 것이다.
아닌 척 호의를 베풀고, 의지하게 하고, 탈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그것이 이 층, 이 집의 수작일지도 모른다.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수작.
가디건과 목도리는 손대지 말자.
미끼를 무시하자.
가족은 함정이므로 믿으면 안 된다.
생각이 명료해지자 웃음이 나온다.
지금 필요한 건 다른 무엇도 아닌 삽이다.
벽을 짚고 일어나 거실로 향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골통이 울린다.
가족은 방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숨은 게 아니라 인내하고 있던 건가.
그들이 있는 방을 힐끔 쳐다보고 곧장 탁자로 향했다.
경계심을 허물기 위해 내려놓았던, 하나뿐인 내 친구!
삽자루를 쥐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안도감이 가슴에 깃든다.
냉기가 손바닥을 파고 들었지만, 손에서는 오히려 열기가 피어 올랐다.
드라이버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무기다.
가족이 있는 방문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사람이 맞긴 한가.
백룸에 떨어진 게 맞는가.
방에 처박혀서 먹잇감이 죽기를 기다리는 것인가.
나는 삽을 고쳐 쥐었다.
이제...
무엇을 할까?
1. 적을 습격한다.
2. 적과 대화를 시도한다.
3. 적의 동태를 살핀다.
4. 소란을 피워 적을 방에서 나오게 한다.
(0, 10 다이스 | 값이 4가 나올 경우, ???? 해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삽,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쑥,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감각 이상, 두통, 구토감, ????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적의 동태를 살펴야겠다.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나는 발소리를 죽이고 가족의 방으로 다가갔다.
문에 귀를 바싹 대고 안쪽의 소리에 집중한다.
말소리, 숨소리, 하다못해 옷깃이 스치는 소리라도 듣기 위해서.
...
..
.
방 너머는 여전히, 아니...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다.
문에 손끝도 대보았으나 진동 하나 느껴지지 않는다.
유일하게 들리는 것은 희미한 찬송가.
이 마저도 방이 아니라 집 전체에서 들리는 것이다.
...지금 이 방에는 사람이 4명이나 있다.
적어도 한 명은 소음을 내기 마련이다.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조용할 수 있나?
그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도 조용할지 어디 확인해 봐야겠다.
삽을 들어, 실수인 척 벽과 문을 긁었다.
드드득, 퉁─...
벽지와 문에 긁힌 흔적이 생겼다.
다시 몇 센티미터의 합판 너머에 귀를 기울인다.
...
여전히 반응은 없다.
설마...
저들도 나의 동태를 살피고 있는 건가?
그래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것이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그래... 이건 매복이다.
내가 방심하고, 무력해지는 순간을 잡기 위해 다시 간보고 있는 거지.
나는 문에서 귀를 뗐다.
어쩌면 내 쪽에서 먼저 공격하길 기다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정당방위라고도 변명할 수 있게 되니까.
뜻대로 해주고 싶진 않다만...
이 또한 의도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여기서 물러나면 할 수 있는 건 몇 가지 없다.
끽해야 거실이나 작은 침실을 조사하는 것뿐.
아...
내가 작은 침실에서 무언가를 하길 바라는 건가?
하필 그 방에 있을 때 찾아온 걸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이상 현상도 그때 생겼고.
이거, 어느 쪽을 선택해도 덫인 것 같다.
저들의 뜻대로 어울려 줘야 하나?
내 앞에 놓인 덫을 저들의 앞으로 차버릴 수 있다면...
무엇을 할까?
1. 적을 습격한다.
2. 적과 대화를 시도한다.
3. 소란을 피워 적을 방에서 나오게 한다.
4. 작은 침실로 돌아가 조사를 재개한다.
(0, 10 다이스 | 값이 2가 나올 경우, ???? 해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삽,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쑥,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감각 이상, 두통, 구토감, ????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감각 이상 때문에 사고회로 망가진건 아니지?
해치우고 나니 사람이더라~아니지???
난그래도 대화를 원해...
이상맞는듯 상태에 ???? 생겻잖어
갑자기 적이라고 부르는것도 이상하고
정신 붙들어매고 대화부터 하자..실마리를 갖고 있는 이들인데 곧바로 공격할순 없음
흠, 의중을 먼저 떠볼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다.
두들겨 본 다음, 수상하면 부수면 된다.
나는 삽을 등 뒤로 숨겼다.
똑똑.
쓸데없이 맑은 소리가 났다.
문 너머는 삽으로 건드렸을 때와 같다.
조용하다.
"다 알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왔다.
이거 참, 민망하게.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던 거죠?"
"안심하게 해서 뒤통수 치려고."
정적이 흐른다.
이들은 불리할 때면 침묵을 택한다.
상관없다. 자기들만 손해다.
"나 죽이려고 하는 것도 다 알아요."
소금이 가득 쌓여 있던 접시를 떠올렸다.
그 밑에 있던 쪽지에 적혀 있던 食의 의미가 이제야 와닿는다.
나는 먹이다.
집이 나를 먹는다.
저들은 집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존재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룸이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어쩌면 이 문 너머는...
꽤 살 만할지도 모른다.
낯선 이에게 옷 같은 물품을 턱턱 주는 것을 보면 말이다.
"대답 안 하시면 문 부술 거예요."
"피차 싸우기는 싫지 않으세요?"
...
바스락,
아, 소리가 났다.
드디어.
혹시 모른다.
저들이 선공을 가할지도.
나는 문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너무 박하게만 굴지 마세요."
"어쨌든 다 살자고 이러는 거잖아요."
"저는 살고 싶다고요."
"..."
"듣고 있으시죠?"
"저도 사람 때리기 싫어요."
"나도 평범한 대학생이야."
"집에 가고 싶다고."
"엄마 아빠도 보고 싶어."
"저기요. 대답 좀 해줘요."
"언제까지고 그 안에만 있을 순 없잖아요."
이번엔 좀 기다려 주기로 했다.
너무 몰아붙여도 역효과가 나는 법이다.
무심코 찬송가의 멜로디를 흥얼거리─
... ...
?
─뭐지?
다시 또렷해졌다.
음률도 정신도.
...미친.
나 지금까지 뭐라고 지껄인 거야?
생각하고, 움직이고, 말하는 것까지 전부, 내 의지로 했다.
그런데 내 의지가 아니었다.
집이 내 정신을 건드렸다.
그 사실을 알아채니 숨이 주체할 수 없이 가빠온다.
노래가 멎으면 조용히 하라는 게 이것 때문인가?
그렇다기엔 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쿵쿵,
쿵쿵쿵쿵쿵─!
"이봐요! 진짜 한 번 나와서 말 좀 하자구요!"
"나 방금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근데 정신이 나간 줄도 몰랐어요!"
"진짜 이대로 둘 겁니까?!"
"다음엔 정말로 당신들 공격할 수도 있어!"
끼익, 문이 열린다.
갑작스럽게 열려 엎어질 뻔했다.
문틈으로 보이는 얼굴은, 쌍둥이 중 여자애였다.
복잡미묘한 표정이다.
"저희도 일부러 말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미안해요."
그렇게 말하고 입을 딱 다물어버린다.
그러더니 바통 터치하듯, 남자애가 문을 활짝 열어젖히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정도로 연 건 처음이다.
내 간절함이 닿은 건가?
문처럼 마음도 환히 열어주길...
그건 그거고 빠르게 방 내부를 훑었다.
인테리어는 작은 침실과 별다를 게 없다.
크기만 조금 더 클 뿐.
"...저 분은 왜 저렇게?"
그리고, 구석에 묶여 있는 것은 쌍둥이의 부친이다.
아까만 해도 멀쩡하던 양반이 왜 저렇게...?
언제 묶은 거야?
"설마, 노래 때문이에요?"
여자애가 눈을 피한다.
노래가 언제 멈출 줄 알고 저렇게 해놓은 거지?
나는 이들을 차례대로 보았다.
쉽사리 다가오지 않던 이유가, 내가 겪었던 것 때문이라면.
이미 겪었기 때문이라면...
무엇을 할까?
1. 궁금한 것을 질문한다.
1-1. 아버지를 왜 묶었는지 묻는다.
1-2. 찬송가에 대해서 묻는다.
1-3. '나'가 오기 전,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묻는다.
1-4. 기타(구체적인 질문 제시)
2. 아버지를 살펴봐도 되냐고 묻는다.
3. 방을 살펴봐도 되냐고 묻는다.
4.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1번 선택 시: 이들은 답을 해줄까? (0, 10 다이스 | 값이 7 이상일 경우, Y)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삽,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쑥,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감각 이상, 두통, 구토감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주인공이 오기 전 겪은 일도 궁금하네
근데 주인공 정신상태 진짜 위험해 보였어
약의 효과일까? 아니면 집의 마력?
Dice(0,10) value : 7
제정신 찾아서 다행이야...앞으로 이런일 많아지겠지 버텨라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남자애는 반대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하다.
그러나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
여자애의 눈치를 보고 있는 걸까?
그래도 이거 하나는 확실했다.
그 난리를 피웠는데도 문을 열어준 것.
내게는 더 이상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모처럼 진척됐으니 신중히 행동하자.
저 아저씨는 나중에 얘기하고...
방금 겪은 괴현상으로 입을 트면 되겠다.
일단, 노래가 원흉인 게 맞는지부터 확인하자.
"뭐 좀 물어볼게요. 괜찮죠...?"
"..."
"찬송가가 이 집에서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는 건가요?"
"..."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일부러 예, 아니오로도 대답할 수 있게 질문했는데...
재차 묻기 위해 숨을 들이켜는 순간, 남자애가 한 걸음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글쎄요."
...?
왠지 아까와 비슷한 상황이다.
나는 질문을 하고, 남자애는 헷갈리는 답을 준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조금 전에 이상현상을 겪어서, 저 말의 진위를 얼추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애를 응시했다.
"노래가 멎으면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럴 리가 없잖아요."
남자애가 미간을 찌푸린다.
그래...?
누가 봐도 '예'가 나와야 하는 질문이었다.
실제로 이상을 겪었으니까.
이제 남자애가 왜 저리 불편해하는지도 알 것 같다.
이쪽도 문제가 있다.
심지어 현재 진행형이고, 자신의 상태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여자애의 눈치를 보던 게 이것 때문이라고 하면 말이 된다.
그렇다면 이 부정은 백 프로 긍정이다.
노래가 멈추면 문제가 생긴다.
"제가 오기 전에도 찬송가가 멈춘 적이 있어요?"
"누가 봐도 찬송가에 뭐가 있는데, 아니라고 하는 게 이상하잖아요."
"냉장고에 붙은 메모도 그렇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뭐에 씌인 거예요?"
남자애는 구태여 답하지 않음으로써 답을 했다.
어차피 할 말은 아니요, 내지는 그런 적 없고 저는 멀쩡해요, 일 테니까.
조금 찝찝하긴 하지만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
"노래가 끊기는 주기나 규칙 같은 게 있나요?"
"아니면 완전 랜덤?"
찬송가가 끊기는 트리거가 있는지, 그것을 알면 움직이기도 조금 편해질 것이다.
"우리도 알면 좋겠어요."
예상치 못하게 여자애가 끼어들었다.
깜짝이야...
더 할 말이 있나 하고 바라보는데, 다시 입을 다문다.
"그렇군요."
"..."
"저기요."
"..."
"가족한테 문제가 생겨서 힘든 건 알겠어요."
"제가 계속 말하는 건데, 이러면 여기서 못 나가요."
"그쪽은 제대로 얘기할 수 있는 거죠?"
"무슨 일을 겪었는지 말해 줄 수 있어요?"
내 말을 들은 여자애가 눈을 질끈 감는다.
이어 억눌린 목소리가 그 입에서 새어 나왔다.
"알고 있는 게 있으면 얘기했을 거라고요...!"
"근데...!"
"...하."
말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여자애가 입술을 깨물고 얼굴을 더 일그러트린다.
떠오르지 않는 기억을 애써 끄집어내려는 것 같다.
그럼 작은 침실에 뭐가 있다고 말한 건 어떻게 되는 거지?
어떤 건 기억이 나고, 어떤 건 나지 않는다 이건가?
남자애는... 남자애도 생각 안 나긴 매한가지인가 보다.
무심코 시선을 돌리자 소금이 쌓인 접시가 눈에 들어온다.
저 아래에서 나온 쪽지에 적혀 있던 것은...
[食]
...!
머리가 돌아버렸을 때 했던 생각이 꽤 일리가 있다고 느껴졌다.
나...
...우리는 먹이다.
집이 우리를 먹는다.
정확히는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것들을.
우울한 찬미의 노래가 끊길 때마다 하나씩, 야금야금...
무엇을 할까?
1. 아버지를 살펴봐도 되냐고 묻는다.
2. 방을 살펴봐도 되냐고 묻는다.
3. 작은 침실로 가서 상자와 금고를 재조사한다.
4. 추론한 내용을 가족에게 공유한다.
5.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거실 | 소지품: 삽,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쑥,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감각 이상, 두통, 구토감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남자애는 거짓이지 여자애는 참이고
찬송가가 멎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그럴리 없다(생긴다)
노래가 끊기는 주기는-모른다(모른다)
아는 게 있으면 얘기한다-얘기했을거다(모른다)
엄마가 없는건... 엄마가 먹혀서...?
...물론, 그럴싸해 보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내 정신이 온전한지도 확신이 안 서는 만큼 비약이나 편향에 따른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백룸이잖아, 라는 말로 퉁치기에는 아직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남은 느낌이다.
생각하는 동안 쌍둥이도 별다른 말 없이 침묵했다.
배경음처럼 희미하던 소리가 점차 선명해진다.
소리를 따라 쌍둥이의 부친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묶인 채로 중얼거리는 모습이 꽤나 익숙하다.
호러영화에서 종종 봤으니까.
멀쩡하던 양반이 나처럼 재수없게 당한 것 같다.
살펴볼까.
무엇이든 간에 실마리를 얻을지도 모른다.
정황상 찬송가가 멈추고나서 이렇게 된 거니까.
나도 그랬었고.
"...잠시 봐도 될까요?"
조심스럽게 묻는다.
쌍둥이가 서로를 마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저분은 왜 저렇게 묶어 놓은 거예요?"
걸음을 떼기에 앞서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쌍둥이가 다시 서로의 눈치를 살핀다.
입을 연 것은 여자애였다.
"묶어달라고 하셨거든요."
"노래가 멈췄을 때, 머리를 싸매고 엄청 고통스러워하셨어요."
"그리고 다시 찬송가가 들리니까 장롱에서 끈 가져오라고..."
"...묶은 후부터는 대화가 안 되더라고요."
그녀는 꽤 걱정스러운 눈빛이었다.
이래서 문을 열었던 건가.
일단 고개를 끄덕이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아까의 나보다 더 심각한 상태 같다.
머리를 푹 숙이고 우리가 대화할 때도 중얼거리는 것이...
별다른 노력 없이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부..."
부 족해부족해부
족해 해부족
부족해부 족 해해
부족해해해부 족해
부 족해부족해부족
해부 족해해해해
부족해부 족해 부
족 해부 족해해부
족해부족해해해부 족
...
그만 듣자.
일종의 정신 공격은 아니겠지?
사람... 이니까?
이 아저씨의 정신이 돌아올 확률을 잠시 생각했다.
뺨 때리거나 흔든다고 멀쩡해질 것 같지는 않지만.
"부,"
"?"
"부족하다고 하잖아."
훅, 남자가 고개를 든다.
눈이 마주쳤다.
눈동자가...
흰자위가 공포영화에 나오는 미친 빙의자마냥 새카맣다.
이대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
"...뭐가 부족한데요?"
놀라서 그런지 목이 좀 멘다...
공포영화의 클리셰처럼, 대답은 돌아오지 않겠지.
─툭.
쿵...
시, 심장이...
이번엔 진짜 주저앉을 뻔했다....
어느새 다가온 노인이 내 뒤에 서 있었다.
가만히 계시던 분이 갑자기 왜?
노인은 힘없이 내 손을 잡아 이끌기 시작했다.
바라는 게 있는 것 같다.
솔직히 조금 불안한데, 위험한 기색이 느껴지진 않으므로...
따라가 보자.
노인에게 붙들린 채로 향한 곳은 방에서 수십 걸음 떨어진 부엌.
그것도 냉장고 앞이었다.
성치 않은 손이 한 장의 메모를 가리킨다.
[거울을 쳐다보지 마]
거울...?
확인사살하듯, 노인이 이번엔 방을 가리켰다.
저 아저씨가 이상해진 게 거울 때문인 거다, 이건가?
...혹시 나도?!
라기엔 목욕할 때 본 게 전부.
게다가 그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보는 것 자체가 문제였으면 씻으라고 화장실을 가리키지도 않았겠지.
특정한 행동을 한 후나 상황에서 보지 않는 이상 문제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아저씨가 저렇게 된 이유, 그리고 나에게 문제가 생겼던 이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의외로 이분이 쌍둥이보다 아는 게 많을 수도 있겠다.
"아저씨가 거울을 봐서 저렇게 된 거라고 말씀하시는 거죠?"
"혹시 거울 보기 전후로 아저씨가 뭔가 했나요?"
노인은 침묵했다.
모른다는 건가? 기억이 안 나는 거?
하긴, 가족끼리 같은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
순간 노인이 내 손을 가져가 손바닥에 동그라미를 그린다.
목에서는 쇳소리만이 새어 나왔다.
"목소리가... 안 나오세요?"
노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이고. 이를 어쩌냐...
손가락에, 목소리에, 여기 와서 이렇게 되신 걸까.
그래도 대화 의지는 남아 있으신 듯하다.
무엇을 할까?
1. 노인에게 질문한다.
1-1. 거울만 조심하면 되는 거냐고 묻는다.
1-2. 작은 침실의 나무 상자는 만져도 안전한 거냐고 묻는다.
1-3. 노래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멈췄는지 묻는다.
1-4. 기타(구체적인 질문 제시
2. 작은 침실을 재조사한다.
3. 아저씨를 다시 살펴본다.
4. 기타(구체적인 행동 제시)
노인이 답을 해줄까? (0, 10 다이스 | 값이 7 이상일 경우, Y)
| 진행 상황: 총 ?̨̬̪?̶̮̺?̴̰̙층 중 4층 | 현재 위치: 부엌 | 소지품: 삽, 도마, 십자 드라이버, 일회용 젓가락, 휴대용 소금 5봉지, 쑥, 알약이 담긴 휴대용 케이스 2개: 약의 정보 | 상태: 감각 이상, 두통, 구토감 | 연속 앵커 및 잡담 가능 |
거울말고 더 조심해야하는 대상은 없는지 물어볼까? 또 이 가족은 얼마나 여기 있었는지도 궁금하네.
필담은 어려운가? 여자애한테 해설해달라고 하면?
그래서 이 맥룸에 놓인 여러 미신 해결책 같은 건 다 이 가족의 짓인거맞...지...?
거울말고 더 조심해야하는 대상은 없는지+집에 놓인 온갖 물건들은 전부 이 가족이 한 건지 물어본다. 273레스 말처럼 필담으로 대답하면 될 것 같은데.
레스 작성
지금 읽히는 스레드
왕립 마법 아카데미 키르케
설화중고등학교 교생선생 곽지우
《 도원유몽: 도원에는 꿈이 있다 >>192 》
공자였는데 공녀가 됐습니다(2판) (>>365까지)
앵커판) 스레 찾아주는 스레
366레스공자였는데 공녀가 됐습니다(2판) (>>365까지)
2681 Hit
앵커
◆ktuspe0srBs
1시간 전
7
983레스☆★앵커판 잡담스레 6★☆
35516 Hit
앵커
이름없음
2시간 전
18
240레스설화중고등학교 교생선생 곽지우
2064 Hit
앵커
이름없음
5시간 전
5
7레스앵커판) 스레 찾아주는 스레
209 Hit
앵커
아 그그 뭐더라
6시간 전
3
174레스앵커판 설문조사 스레
9600 Hit
앵커
이름없음
6시간 전
5
475레스어느 유학생의 평온한 나날 >>476
4103 Hit
앵커
이름없음
6시간 전
8
40레스앵커판 팬스레 💌
3051 Hit
앵커
이름없음
6시간 전
16
98레스신약: 유선형 비둘기와 경유 바다의 세이렌 / >>99
738 Hit
앵커
이름없음
7시간 전
8
688레스도시로 돌아가기
6246 Hit
앵커
◆0k3xzO9xXxQ
7시간 전
3
666레스가자 가가자자
14605 Hit
앵커
이름없음
7시간 전
4
157레스"...이 파티 되게 재미없죠. 차라리 우리끼리 몰래 나가버릴까요?" (>>158)
1488 Hit
앵커
이름없음
9시간 전
4
50레스>>50 / 그래도 우리의 계절
596 Hit
앵커
이름없음
9시간 전
9
110레스스레주, 당장 돌아오지 못할까!?
9312 Hit
앵커
이름없음
10시간 전
7
218레스붕어빵
1878 Hit
앵커
◆xwlba2k64Zc
10시간 전
4
600레스해리포커와 죽빵의 기물(1)
15418 Hit
앵커
◆wGoIFeFcoLd
11시간 전
12
82레스마법소녀 세계관>>86
940 Hit
앵커
이름없음
11시간 전
4
112레스나는 어릴때 백일장이 100일간 진행되는줄 알았어
1327 Hit
앵커
◆mNBzeZfTU0s
13시간 전
4
41레스트레이너는 마스터볼로도 못잡는거야?
8494 Hit
앵커
이름없음
15시간 전
4
514레스★앵커판 관전스레★
21620 Hit
앵커
이름없음
26.06.02
8
404레스🐞허물을 벗고🐜비로소🦋
2278 Hit
앵커
>>
26.06.02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