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삶에 미련이 없어서 고민이야. (8)
2.티 안나게 거짓말을 못하겠어... (10)
3.인사하러 왔어 (26)
4.연애 상담은 상담판에 써야되는거야 아님 연애판에 써야되는거야? (15)
5.다들 살인이나 상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13)
6.마지막 사랑을 만나보고싶다 (2)
7.우울증이 심해졌는데 (6)
8.언니가 자꾸 왜 노력도 안하고 그러고 사냐고 그래... (4)
9.몸이 엄청나게 약해 (35)
10.쓸까 말까 고민하다 쓰는 ASKY의 고민 (3)
11.가족 다 죽이고 싶은데 어쩌지 (12)
12.날씬한 여자아이는 죄가 많은 걸까 (73)
13.연애상담 여기해도 괜찮나? (17)
14.좀 가벼운 고민인데 여자들이라면 이 불안한 기분 알겠지! (12)
15.아싸체질.. (4)
16.다 때려치고 버리고선 정말 ' 가고 싶었던 곳 '을 여행해볼까? (6)
17.돈의 가치관. (6)
18.꿈을 꾸는 방법이 있을까? (10)
19.아빠란 인간때문에 미치겠다. (17)
20.친목이던 좆목이던 다 어려운거 같아 (1)
3월 1일에 마무리 짓기로 했어
금전적으로도 시간도 사람도 정신적으로도 도움받지 못 하고 더 이상 체력도 아무것도 없어서 결국엔 이렇게 됐어. 무섭진 않아. 근근히 버티면서 희망같은 것도 생각해봤는데 결론은 돈도 없고 옆에서 버텨주던 사람들도 다 지쳐서 가버렸으니까 나도 더 이상 길이 없어. 버티기엔 내 동생도 학교를 가야하는걸 입시 끝나면 뭐라도 조금 나아질 줄 알았는데 길은 없더라고... 욕도 많이 듣고 격려도 사랑도 지지도 받았지만 난 채워도 채워도 차지 않으니까 살아가기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 오랜 시간 괴로웠어. 발버둥도 쳐보고 주저앉기도 하고 날 끝까지 몰아가며 기어가봤는데 이젠 더 이상 못 하겠어. 당장 용돈부터 내가 벌어야하는데 알바를 하루 이상 못 하잖아. 하루만 해도 덜덜 떨고 집에서 제정신으로 못 있으니까. 난 그냥 쉬는거라고 생각해. 미련도 없고 미안함도 이미 너무 많이 곱씹어서 이제 아무런 자극도 안 받을 정도까지 와버렸어. 어릴 때 용기를 좀 내볼걸 그랬어. 그 때 누군가 내 상태를 알아보고 날 도와줬다면 지금쯤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싶네. 남은 시간은 그냥 평범하게 보내려고 해. 이런 글 남기는거 누군가한테 안 좋은 선택의 용기를 줄까봐 망설였는데 나도 사람이고 이기적이라서 결국 이렇게 남기게 됐어. 나처럼 미치고 아프고 괴롭고 포기하다 못 해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되는 말도 안 되는 경지에 이르르기 전의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용기내어서 도움받으면 좋겠다. 그리고 정신병이 감기보다도 흔하게 받아들여져서 눈치도 안 보고 다들 치료도 잘 받으면 좋겠다. 좋은 병원들 가면 좋겠다. 난 자해 정말 온갖 종류 다 했었거든. 커팅, 약물, 사혈, 목조르기, 머리 박기, 머리카락 뜯기, 손 꽉 쥐어서 피내기, 쇄골같은 곳 때려서 멍들게 하기. 자해도 중독이야. 그거 나중에 감각이 무뎌지면 칼들고 그냥 손톱으로 긁듯이 피부 긁어대도 아무런 감각도 안 들더라. 약도 처음엔 여덟알만 먹어도 어지럽고 각성됐는데 지금은 마흔 알 넘게 먹어도 그냥 멀뚱멀뚱 있어. 얘들아 제발 주변에 이런 친구 있으면 그냥 무조건적인 지지해주면 좋겠어. 본인이 힘들면 주변에 해줄 수 있는 곳 어디라도 갈 서 있게 도와주면 좋겠어. 난 그런거 못 받았거든. 난 해리성 인격장애, 우울증이 있고 정신분열,환각, 환청, 불면, 과호흡, 편집증 같은 증상들로 굉장히 힘들었어. 글자도 못 읽게 되고 사소한 것에 덜덜 떨고 집 밖으로 못 나가다가 결국엔 방 안에서, 침대에서만 생활하게 됐어. 사람 눈도 못 보게 됐어. 그런 지경에 올 때까지 놀랍게도 정말 착하고 보통인 우리 가족들은 날 알아채지 못 했어. 가능해. 그냥 조금 게을러졌다. 그냥 조금 잠을 더 자고 긴 팔을 입는다 쯤이지 별로 신경 안 써. 아니 모르는거지. 말을 안 하면 모른다 얘들아. 말을 안 하면 그 누구도 네가 죽어가는지 아픈지 괴로운지 슬픈지 화가 나는지 무기력한지 몰라. 말 그거 되게 쉬운건데 입 밖으로 죽어도 안 나오지. 그래서 아프지. 그래도 해야해. 난 그 부분은 좀 안타깝게 생각해. 그렇지만 확고하게 결정을 내렸고 이게 맞다고 나는 생각해. 충동도 아니고 몇 년 동안을 고심하다가 세운 계획이니까 아마도 이게 나한테는 답이겠지. 침대에서 일어나는게 참 고통스러웠어. 이유없이 울거나 웃고 화내고 기억도 없어지고 바뀌고 혼란스러웠어. 누가 나한테 진작에 병이라고 얘기해줬다면 좋았을텐데. 난 다들 이렇게 사는줄 알고있었어. 아무튼 그냥... 얘기 하고싶었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해서. 이제 2~3일밖에 안 남았잖아
레주야..
네가 그렇게 결심하기까지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 나도 적게나마 너의 아픔을 통감해.
어릴땐 넘어지면 무릎이 까지고 돌이 박혀도 일어나서 상처를 열심히 소독하고 낫기를 기다리던 나인데 왜 무릎이 다친채로 이마가 까진채로 기어다니는걸까..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데 나는 왜이렇게 족쇠같은걸 매달고 다니는걸까..
피가 멎기도 전에 상처가 덧씌워져서 뭐가 더 아픈지도 모르는게 참 힘든것 같아. 기계가 되어서, 돌이 되어서 감정에 휩쓸려 이리저리 다니는 약한 내가 아니길 얼마나 바랬는지. 누구나 다 이렇게 아프다고 할때마다 아 그렇겠다 싶다가도 못견디겠어서 내가 제일 힘들다면서 한참을 울기도 하고. 그런가하면 나를 위로해주는 손길이 너무 역겨워서 얼굴을 짖이기고 죽여버리고 싶다고 생각한적도 많아. 그래도 언젠가 밀어냈던 말들, 위로들이 나중에나마 조금 위안이 되더라고. 또 당장에 위안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던것들이 나중엔 다른의미로 찾아오기도 하더라.
위로를, 공감을 받으려면 말을 해야하는데 그게 쉽지않았다는거 나도 조금 공감해. 어디다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말을하면 뭐가 달라지나 싶기도 하고.
사람이 살면서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난감한 일들이 찾아오곤 하잖아. 가령 도시가스를 안쓰는데 어디다 물어봐야 전기가 돌까. 밤 늦은시간 버스를 잘못타서 전혀 모르는 종점에 도착했는데 돈이 없을땐 어떡하지, 사람이랑 이야기를 못하겠지만 꼭 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어쩌지. 비록 나의 사소한 고민이 아무렇지 않아보일때도 있지만 다른날, 내가 힘든날은 이런 사소한 일조차도 나를 벼랑끝으로 내모는 칼이 되더라. 그래서 말을 한다는건 칼이 될뻔한 철붙이를 방패로 만드는 과정이 아닐까 싶어. 네가 왜 게으르냐고 묻는다면 그냥 게으른게 아니라 나는 아프다고 말할수있게. 합법적 변명을 댈수 있게. 뻔뻔해질수있게. 얼굴에, 팔에 온몸을 무장시키려고 말을 하라는건 아닐까.
컴퓨터로 처음 프로그램을 실행할땐, 처음 입력된 명령을 수행할때, 혹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다운받을때 잠시기간을 기다려야 하잖아. 실행중단이 되는일도 있고, 컴퓨터 사양과 맞지않는 프로그램일수도 있지. 나는 우울증도 마찬가지는 아닌가 하고있어. 뇌에서 받았던 충격적이고 처음 접해보는 미지의 일을 해결하려면 걸리는 시간이 우울증이나 다른 병들을 동반한 정신적 멈춤이 아닌가 하고. 그럼 전화상담은 도움말이나 지식인같은게 될수도 있지. 비록 컴퓨터를 실제로 고치는일은 결국 우리가 해야겠지만 사실 많은 일들은 단지 인터넷에 검색해보는걸로 해결되기도 하니까.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이드가 된다면 좋겠지만.. 그게 너무나 힘들다면 증상을 일반인이 가진 지식보다 많은사람에게 가서 임시방편으로나마 막아보려는것같아. 그치만 처음부터 사람에게 털어놓는건 힘들어. 나도 아직 남을 믿지 못하는 두려움때문에 말하지 못한것들이 많아.
우리 같이 사람이 아닌것에 말하는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나는 내 이불에다 말을 걸어. 내 이불 이름은 진주야. 진주야 나 너무 아파. 진주야 나 너무 속상해. 진주야 나 목을 긋고싶어. 그리고 울면서 이불을 끝까지 덮고 가만히 있어. 그러면 어느새 눈물이 마르고 말하기 전보다 조금 기분이 나아져.
언젠가 한번쯤은 해봤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면 또 새로울지도 모를거야.
미안해 레주야 내가 너무 횡설수설하지? 나도 말을 잘 하고싶은데 그게 잘 안돼네. 그래도 내가 해주고싶은 말은 너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거야. 비록 감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중병이라서 힘들어하면서도 너는 착실히 그리고 꾸준히 일을 나가고 가족을 챙기고 있잖아. 운동선수가 어떤 문제로 인해서 완주를 못할수도 있지만 어쨌든 시작하고 달리기까지 노력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것처럼, 레주는 그렇게 최선을 다한 사람이었던거야. 나는 다만 레주가 레주자신한테 대단하다고 열심히했다고 했으면 좋겠어. 사실이잖아, 레주 네가 열심히 네게 주어진 무게를 견딘거. 그거 진짜 대단한거야.
비록 세상이라는게 공평하게 불공평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착한사람에겐 더더욱 짐을 얹어주는가봐. 어떤사람에겐 당연하다 싶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것조차 다른사람에게는 힘든것처럼. 그런데도 그렇게 열심히사는 네가 대견하고 멋있다. 파도아래에 혼자서 열심히 버텨와줘서 고마워.
레주야, 비록 사람대 사람으로써 우리는 서로를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네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네가 그렇게 대단하게 살아남았던거 너 자신에게 관대하게 칭찬해줬으면 좋겠어.
숨쉬는게 힘이 들땐 잠을 자고, 배가 고프면 시켜먹고싶었는데 오천원 더 쓰기 아까워서 못먹었던 피자나 치킨을 시켜먹고, 옷을 사려면 네가 맘에는 들었지만 차마 사지 못했던 옷을 사서 입어보면 어떨까. 하루하루 살다보면 우린 괜찮아질수 있지 않을까. 괜찮아져서 언젠가 우울증마저도 우리의 일부가 되서 더이상 괴롭지 않은날이 올수도 있지 않을까..
여태까지 살아줘서 고마워. 혹시 내 말이 너를 아프게했다면 미안해.. 곧 지울게. 대신 내일은 꼭 맛있는거 먹어 레주야.
제발 살아줘. 그리고 주변인에게 네 슬픔을 담담하게라도 말해봐. 그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 몰라도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사실 이해할 수 없을지 몰라도 좋은 날이 올 수도 있는데 지금 죽는 건 너무 슬픈 일이잖아. 글쓴이를 아프게 한 것에 대한 건 우선 밀어두고 하루 하루를 어제보다 좀 더 낫게 살았으면 좋겠어. 살다보면 정말 나아지는 날이 올거라고 난 믿어. 글쓴이가 한 자해 같은 건 별것도 아니야. 넌 비정상도 아니고 그냥 많이 아프고 주변인들한테 해소 못해서 스스로에게 푼 것 뿐이야. 그러니 스스로에 대한 자책도 하지 말고 너가 죽을 필요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물론 쓰니의 선택이 정말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내가 끝내 말리지 못한다면 쓰니의 선택대로 되는 거겠지만 쓰니 스스로 선택을 바꿨으면 좋겠어. 삶을 선택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운 삶이 다가오길 진심으로 바래. 그리고 내가 쓰니에게 도움을 줄 수 없어서 정말로 미안해. 그래도 네가 살았으면 좋겠어.
다들 고마워. 사실 이제 몇 시간 안 남아서 심란하긴 해. 그 누구도 본능적으로 죽고싶진 않을테니까... 죽고난 뒤를 차갑게 내팽겨치기엔 나는 조금 열심히 살았고 정도 많이 들었으니까. 그렇지만 다른 방법이 안 보여. 난 정말 모르겠어...
스레주 와줘서 고마워. 내가 네 아픔을 다 이해할 수는 없으니까 감히 죽지마라 힘내라 할 수는 없겠지.. 내가 너한테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는 없지만, 만약 정말로 죽음을 결심했다면 일단 너의 아픔을 주변 가까운 사람에게 딱 한번만 말해보면 안될까..? 물론 다른 사람에게 말을 꺼낸다는게 정말 힘들다는거 알고 있어. 사람을 믿지 못하는것도.. 내 모습을 너에게 대입시키는건 너가 기분나쁜 일이겠지만 나도 내 주변사람을 믿지 못했거든. 아픔을 몇년째 묵히고 혼자 끙끙대다 보니까 내 몸도 상해가고 정신도 이상해지더라. 그러다 정말 죽기 직전의 상황까지 갔을때 미친척하고 그나마 친한 친구한테 말을 꺼냈어. 어차피 죽을거 답답한거나 풀고 죽자고. 그런데 그 친구는 나를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아파해주더라. 사실 내가 그동안 아픔을 말했을때 돌아오는 반응은 "사람들 다 아픔을 하나씩 안고 살잖아" "너도 힘내라 그러니까" 이런것 뿐이었거든. 이상하게 친구한테 말하고 나니까 죽기가 싫어졌어. 치료받는 기분이라고 해야되나..? 물론 스레주에게 이걸 강요하기는 싫어. 단지 스레주를 이해해줄 사람, 세상 한명도 없지 않을거야. 정말 힘들다면 여기를 찾아줘. 기분나빴다면 삭제할게.. 미안해.
스레주 많이 힘들었구나.. 내가 너의 주변 사람이 되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인터넷이 아닌 실제로 너를 아는 사람이였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나도 아프기도 많이 아파봤고 여러가지 생각도 해봤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있어 그만큼 더 여러가지 일을 경험해 봤지만 나는 스레주의 심정을 전부 다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너가 힘들다는건 알겠어 스레주 많이 고생했고 내가 너를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해 ,,,
이제 약 먹고 목 매달 준비가 됐는데 너무 무서워. 솔직히 사람이 죽고싶어서 태어나진 않았잖아. 그치만 괴로워서 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애매한 재능이나 애매한 가난은 정말 저주라고 생각해. 도움받지도 못하고 인정받지도 못 해.
스레딕 보면서 많이 즐거웠어. 내가 가고 나면 너희는 내가 누군지 내가 어디 사는지 어떤 생김새인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많이 안타까워 하겠지... 미안해. 괜히 무기력감이나 무능력함을 느끼게 해서.
근데 제 명을 다 못 채우고 죽는 사람인데 이 정도는 목소리 내도 되지 않을까. 평생을 남한테 심한 소리 하나 못 했는데 지금이라도 좀 이기적이면 안될까?
삶은 고통이였어. 순간 순간 행복했던 것들이 기억조차 안 날 정도로 고통이였어. 다들 축축한 나를 들어올리려고 했지만 불쾌하고 잡히지 않고 끝없이 흘러내리는 사람이였어. 모래처럼 두 손을 아무리 모아도 틈으로 흘렀어. 나는 그런 사람이였어. 태어나서는 태양과도 같이 따뜻하고 포근한 사람이였지만 마지막은 너무 외롭고 쓸쓸한 고목이였어.
나도 얼마 전에 목 매달았는데 실패했어. 딱 지난 설에서 다음날로 넘어가는 날이었어. 16일 밤이었던가. 죽기로 결심하기 전에도 죽는 것보다 힘들었고 그 이후도 차라리 죽은 게 나았겠다 싶은 날들이 계속되는데 아직도 살아있네. 사실 나도 여전히 반은 그 날 죽었던 것 같은 기분이다. 앞으로도 내 목숨을 거두는 게 나일지 다른 무엇일지 확신하지 못하겠어. 오랜 시간 동안 죽음은 내게 불가피한게 아니라 언제든 손을 잡을 수 있는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졌어. 항상 내 곁에 있는 것 같았고.
네가 다시 이 글을 보게 될까? 나도 정말로 말 못하고 혼자서 병을 키워가고 있던 처지였어. 목을 매달고 발에서 무게를 점점 떼니까 눈앞이 점점 깜깜해지고 정신이 아득해지는데 수술 때문에 마취할 때 느낌이랑 딱 비슷하더라.
마취할 때 느낌 알아? 처음엔 아무렇지 않다가 갑자기 의식이 어둠 속으로 떨어지는 것 같이 느껴지면서 이게 마취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근데 이번엔 다르잖아. 이게 죽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근데 갑자기 내가 지금 바라는 게 뭔지 퍼뜩 떠오르는거야. 죽자고 생각한 이후로 하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아무것도 없이 시체처럼 살았는데 정말 죽는구나 싶으니까 진짜로 내가 원했던 게 뭔지 생각나더라.
죽어라. 살아라. 남이 무엇을 이야기하든 결국 본인의 삶은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살아가다보면 비참하기만 한 이 세상이지만 그래도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빛 볼일 한 번 없겠냐 싶다.
세상에 한 방 먹여줘야지.
나 잘 산다고
엄마랑 형이 보고싶었어. 내가 지금 목매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해줬으면 했어. 더 이상 삶에 바라는 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살기 위해 원하는 건 고작 내 바로 곁의 사람들이 내가 이렇게 죽을 것 같다는 걸 알아차려 줬으면 좋겠다는 거, 그뿐이더라. 죽지 말라고 말려주길 바랬던 건 아니었어. 보고 나서 죽어도 괜찮으니까 내가 이렇게 힘들다는 걸 알아주고 죽으면 덜 슬프겠다고 생각했어. 그 감정이 왈칵 넘치니까 주체할 수 없더라. 그래도 이렇게 준비한 기회를 놓치기 싫어서 몇 번이고 다시 발을 떼려고 했는데.
난 사실은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은 거였다, 라는 바보같고 진부한 말을 하려는 건 아니야. 난 사실 지금도 죽고싶어. 근데 죽기 전에 그걸 누가 알아주고 죽으면 덜 분할 것 같았어. 죽고 나서야 그 사람들이 후회하면 화날 것 같아서. 차라리 나중에 죽더라도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죽을 맛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했는지 알아줬으면 하고 생각했어. 솔직히 가족들한텐 못 밝힐 맘이지. 근데 고작 그런 이유로 그 날 자살을 포기했어. 그리고 울면서 엄마한테 전화했어. 같은 집 안에 있었거든. 바로 달려오셨지.
사실 스레주... 지금 어떤 상황일지 모르겠다. 어쩌면 정말 다시 못 볼지도 모르지. 하지만 죽고 싶어서 여기 온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냥 위로보다는 한번 죽음의 고비에서 돌아온 내 경험을 들으면 또 다른 감정이 들지도 모르니까. 나도 지금도 여전히 죽고싶지만 그 날 이후론 조금 살만해. 왜냐하면 엄마가 달려와서, 내가 만들었던 올가미, 대들보에 매달려 있는 올가미랑 제일 좋아했던 옷으로 차려입은 내 모습이랑, 유서 대신 그렸던 그림까지 다 봤거든.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한눈에 다 깨달으셨을거야. 어떤 심정이 들으셨을지는 나도 몰라. 그저 방금 내가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았겠지.
엄마는 내가 만들어서 매단 올가미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때 난 엎드려서 아무 말도 못하고, 호흡곤란때문에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정신이 흐릿했는데, 엄마가 너무 다정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저건 왜 만들었어..." 하고 말하면서 안아뒀던 기억이 사실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야. 그 순간에 내가 이렇게 비참하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껴서 너무 기뻤어. 방금 죽으려고 했는데 이 말을 듣자마자 죽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고 다음 날 엄마가 가족들에게, 차마 내가 직접 말하진 못하고, 내가 어젯 밤 목을 매달았다는 이야기를 전해줬어. 근데 그것만으로 위안이 되더라. 내가 죽으려고 생각할 만큼 힘들었다는걸 모두가 알게 되니까. 그 이후로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했어.
스레주... 지금 어떤 상황일까? 사는 것보다 죽는게 더 행복할 정도로 힘들다는 걸 가족들이 알아준다면 힘든 게 덜어질 수 있을까? 나는 가족들이 내가 목을 매달았다는 걸 알았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됐어. 별로 자랑거리 하나 없는 막내지만, 비록 우울증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죽지 못하고 살기밖에 더 못하는 처지지만, 그런 내가 죽지 않기를 바라고 어떻게든 삶의 의지를 찾길 원하는 가족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는 것만으로... 자살시도 이후로 지금은 좋은 정신과 상담선생님을 만나서 조금씩 의욕을 찾고 있어. 사실은 우울증 밑바닥보다 서서히 의욕을 되찾기 시작할 때, 게다가 봄이 찾아오기 시작할 때가 제일 두려워. 의욕이 생기고 날씨가 너무 좋으니까 더 이상 바라는 게 없어서 지금 죽으면 후회할 것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충동적으로 죽고싶어지거든. 그래도 버티려고 노력중이야. 상담 덕분에 이번이야말로 정말로 아주 오래 전부터 함께했던 벗이나 마찬가지인 죽음의 충동과 작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삶의 의욕을 되찾을 수 있을까.
레스 작성
지금 읽히는 스레드
남자친구가 나한테 정떨어질까봐 너무 걱정돼 항상..
자꾸 나만 보면 웃참하는 교수 뭘까...
열등감 심하고 남 질투하는 사람 있잖아
제발 빨리좀 ㅜ_ㅜ
일 마무리하고 얘기하다 뒷말할 때 나만 그냥 빠져나왔는데 괜찮겠지
8레스삶에 미련이 없어서 고민이야.
245 Hit
고민상담
◆K2Le3TRBhxR
18.03.02
0
10레스티 안나게 거짓말을 못하겠어...
121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26레스» 인사하러 왔어
331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5
15레스연애 상담은 상담판에 써야되는거야 아님 연애판에 써야되는거야?
12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13레스다들 살인이나 상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141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2레스마지막 사랑을 만나보고싶다
6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6레스우울증이 심해졌는데
121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4레스언니가 자꾸 왜 노력도 안하고 그러고 사냐고 그래...
12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35레스몸이 엄청나게 약해
43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3레스쓸까 말까 고민하다 쓰는 ASKY의 고민
122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12레스가족 다 죽이고 싶은데 어쩌지
295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2
0
73레스날씬한 여자아이는 죄가 많은 걸까
677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4
17레스연애상담 여기해도 괜찮나?
97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0
12레스좀 가벼운 고민인데 여자들이라면 이 불안한 기분 알겠지!
291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0
4레스아싸체질..
256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0
6레스다 때려치고 버리고선 정말 ' 가고 싶었던 곳 '을 여행해볼까?
110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0
6레스돈의 가치관.
108 Hit
고민상담
레몽이
18.03.01
1
10레스꿈을 꾸는 방법이 있을까?
219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1
17레스아빠란 인간때문에 미치겠다.
427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2
1레스친목이던 좆목이던 다 어려운거 같아
114 Hit
고민상담
이름없음
18.03.01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