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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7 17:44:36 ID : bu1ilyNwMlD
친할머니와 분가해서 산지 5년째야. 요즈음 종종 할머니를 뵈러갔었는데, 그 때문인지 할머니께서 배갯머리에서 들려주신 괴담? 을 되새길겸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데 적어봐도 괜찮을까?
2018/06/17 17:46:28 ID : cGpQtwK3QoI
응 들려줘
2018/06/17 17:59:44 ID : bu1ilyNwMlD
(사람이 없어도 적어도 되는거겠지? 눈팅은 자주했었는데 작성하는건 처음이라 실수할지도 몰라.) 할머니가 처녀시절 지내셨던 동네에는 작은 대나무숲과 울창한 나무길이 군데군데 있었다고 해. 습하지 않은 서늘한 그늘이, 여기저기 드리웠다는 그 동네를 할머니는 아직도 그리워하셔. 할머니네 집은 특별한 터라고 하기에는 부족했지만, 동네자체가 도깨비들이 많이 사는곳이었데. 그래서 통상 도깨비 터라고 하는 곳이 사람에게 끼치는 해가없이, 도깨비들의 장난을 볼수있었다고하심. 예를들면 가마솥의 솥뚜껑이 솥위에 얹혀지는 것인즉슨 솥보다 큰 뚜껑인데, 무슨 영문인지 솥안으로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그리고 그런일이 있는 날에는 할머니의 어머니가 부엌에 음식을 두고서, "큰아버님 솥뚜껑좀 빼내주세요." 부탁을드렸다고 해. 그리고 외증조할머니와 자리를 잠시 비우면. 부엌에 들어가셨을때는 정말 솥 위에 뚜껑이 원위치 되어있어서 신기하셨데.
2018/06/17 18:01:16 ID : bu1ilyNwMlD
와 보는 사람이 있구나. 아르바이트중에 문득 생각나서 올리는거라 보는 입장에서는 텀이 길지도 몰라. 하지만 열심히할게.
2018/06/17 18:01:49 ID : cGpQtwK3QoI
나도 일하는중이라 갠춘
2018/06/17 18:02:40 ID : cGpQtwK3QoI
와 도깨비 완전 귀엽다
2018/06/17 18:16:31 ID : bu1ilyNwMlD
할머니는 이런 신기한일이 종종 잔잔하게 일어나니까, 도깨비를 그저 신기한 이웃어른정도로 생각했나봐. 그런데 이런 할머니의 거리감 때문에 큰일을 2번 겪으셨다고해. 도깨비에 홀리셨던 일과 할머니 친구분의 이야기야. 할머니 친구분이야기는 나중에 피난가시는 이야기랑 이어져. 보통 잠자기전에 들려주시던 이야기는 하루밤이면 끝났는데 뒤에 친구분 이야기와 피난이야기는 무려 3일동안 끊어하셨던지라 부족한 글솜씨가 걱정된다.
2018/06/17 18:23:26 ID : s7gnRwpVdTU
듣고있어
2018/06/17 18:31:48 ID : bu1ilyNwMlD
새해가 멀지않던 겨울에 있었던 일이시라고 해. 할머니는 설준비를 위해, 동생과 함께 옆동네로 심부름을 갔다오시던 길이었다고하셔. 할머니네 동네에 가까워지자, 소복히 쌓인 눈사이에 드문드문 서있는 대나무의 선명한 초록색이 보였고. 할머니는 집에 가까워졌다는 마음에 들떠 멀쩡한 길을 나두고, 대나무가 울창해지는 길로 발거음하셨데. 이 대나무들이 보이면 길 잃을 염려없이 집과 가깝겠거니싶으셨다나. 그런데 역시나 뚜렷한 이유는 없었다고 하셔. 아마 그때부터 홀리신건가 싶어.
2018/06/17 18:33:02 ID : cGpQtwK3QoI
2018/06/17 18:44:13 ID : bu1ilyNwMlD
할머니의 동생, 내 이모할머니되시는 분은 할머니를 불렀지만 할머니는 대답없이 대숲으로 들어가셨고. 이모할머니께서는 해가 짧아지고나서는 외출이라고는 이렇게 심부름할 때뿐이니, 언니는 바람을 좀 더 쐬고싶은가. 생각하셨데. 그래서 해지기 전에, 같이 시간 맞추어 들어가기만 하면 아버지 호통을 피할수는있겠거니해서. 먼저 동네로 들어가셨고 친구를 만나러가셨음.
2018/06/17 19:05:08 ID : bu1ilyNwMlD
이모할머니는 해가 지기시작하자, 친구분 집을 나와 언니가 먼저 도착했을까 집안 분위기를 슬쩍 보셨지만. 할머니는 아직 오지않은것 같았고, 동네 입구쪽을 어슬렁거리며 기다려보기도하셨지만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어. 동네를 빨빨빨 돌아다니시다가 지친 이모할머니는 이때부터 슬슬 혼나는게 걱정되셔서, 먼저 맞는 매가 낮겠거니 집에 들어가셔서 크게 혼이 나셨데. 그리고 화가난 할머니들의 아버지를 필두로, 집안 남자들이 할머니를 찾으러 돌아다니게 되었고, 결국 대숲까지 들어가시게 됨.
2018/06/17 19:26:09 ID : bu1ilyNwMlD
할머니는 금방 발견되었지만 머리를 여기저기 크게 찍힌 듯 이마에 피가흐르셨고, 일단 몸이 너무 차가워진 상태여서 혼나기는커녕 업혀서 집에 돌아오셨다고 함. 나중에서야 정신을 차리자, 어른들은 이게 무슨일이냐고 할머니에게 야단을 치셨고. 할머니는 비몽사몽한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해서, 대숲에 들어가고 길을 잃어버린 경위를 떠올리셨데. 숲에 들어가고 긴 시간을 걸었지만 도저히 숲이 끝나지않자, 할머니는 이 숲이 자신의 동네 숲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데. (할머니네 대나무 숲은 말이 거창해 숲이지, 나무가 좀 빽빽한 공터에 가까운곳이어서 이렇게 울창할리 없다고 판단하셨던거.) 길을 잃었다고 덜컥 생각이들자 할머니는 돌아가려고 하셨지만. 대나무 숲에서 벗어나자 이번에는 생전 처음보는 나무가 있는 숲에서 긿을 다시 잃어버리셨데.
2018/06/17 19:38:44 ID : bu1ilyNwMlD
나무들은 장정만한 키에, 무쇠처럼 단단하였고. 각 나무가 색이 알록달록해서 어디서 비슷한 나무를 본적도 없으셨데. 이상한 나무에 둘러쌓인 할머니는 자기가 평지에서 길을 잃고, 아주 먼 산골짜기로 흘러들어갔다고 생각해 좌절하셔서 엉엉 우셨다고함.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눈보라가 휘몰아쳐. 쎈 바람에 휩쓸린 할머니는 무쇠같은 나무에 퍽퍽 머리를 찧으셨고, 그 바람에 이마에 피가 흐르신거였다고 하셨음.
2018/06/17 19:49:30 ID : cGpQtwK3QoI
2018/06/17 19:58:05 ID : bu1ilyNwMlD
할머니의 어머니, (무슨 할머니라고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증조 할머니라고함) 증조 할머니는 그 이야기를 다 듣고서, 도깨비에 홀린것이라고 하셨데. 그 이상한 나무가 도깨비들이었다고 일축시키신 증조 할머니는 친할머니를 정성껏 간호해주셨고. 한동안 팔자에 친할머니를 잡아먹히게 두지 않으실거라고 버릇처럼 중얼거리셨다고 해. 같이 길을 다녀도 친할머니만 홀리고 이모할머니가 멀쩡했던 것 처럼, 친할머니에게는 어떤 팔자가있어서 요절하실까 걱정하셨다나봐. (증조할머니는 한문으로 불경공부를 하신분이여서, 이것저것 아는게 많으셨데.)
2018/06/17 20:06:45 ID : bu1ilyNwMlD
이제 퇴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않아서 일에 집중해야겠어ㅠ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부터 몰아쓰도록할게. 읽어준 사람들 정말 고마워. 혼자떠드는 기분이 아니라 좋았어. 짤은 우리집 강아지.
2018/06/17 20:08:40 ID : cGpQtwK3QoI
개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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