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8/16 01:06:36 ID : rxVe2IJO9zc 13
처음에는 꿈이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나는 평소 꿈에서 정말 일상스러운 꿈만 꿔 왔기 때문에 꿈이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끼곤 했다. 그 날도 무척 평화로운 꿈이었다. 나는 대학 근처 번화가를 걷고 있었고, 옷 가게 쇼윈도 앞을 지나고 있었다. 내가 옷 가게 거울에 비친 모습을 바라보지 않았다면, 그 날의 꿈도 정말 사소한 꿈으로 남아있었을지도 모른다.
베스트 레스 1
이름없음 2019/10/29 19:57:50 ID : 0k02k5Pcrgl 1
그나저나 서연이는 날 어떻게 찾은 걸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402 이름없음 2019/10/29 19:53:44 ID : 0k02k5Pcrgl 0
그렇게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갔던 여자애는, 오늘 아침 내 꿈에 들어와 있었다.
403 이름없음 2019/10/29 19:54:17 ID : 0k02k5Pcrgl 0
'나, 정말 기억 안 나요?' 라는 물음에 그제서야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을 수 있었다.
404 이름없음 2019/10/29 19:55:35 ID : 0k02k5Pcrgl 0
'그 때 고맙다는 말을 못 해서 다시 만나고 싶었어요.' 라면서 옅게 웃었다. '저 살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데, 어쩐지 이제 이 꿈이 끝나갈 때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405 이름없음 2019/10/29 19:57:19 ID : 0k02k5Pcrgl 0
'아냐, 감사하긴. 그 때 나도 너무 놀라서 너 안 다쳤는지만 겨우 확인했었던 것 같은데.' 그러고 서로 마주보면서 웃다가 아직도 그 애가 내 팔 안에 있다는 걸 깨닫고 화들짝 놀라서 떨어졌다.
406 이름없음 2019/10/29 19:57:50 ID : 0k02k5Pcrgl 1
그나저나 서연이는 날 어떻게 찾은 걸까,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407 이름없음 2019/10/29 19:59:05 ID : 0k02k5Pcrgl 0
'그거 카페에서 말해주고 싶었는데, 할머니가 미리 제 입으로 말해버리면 다신 꿈을 꾸지 못하게 될 거라고 그래서 말을 못했어요. 정말 미안.'
408 이름없음 2019/10/29 19:59:19 ID : AnO5TPcsoZb 0
ㅂㄱㅇㅇ
409 이름없음 2019/10/29 19:59:42 ID : 0k02k5Pcrgl 0
할머니라면 이전의 그 무당 할머니니? 그 이상한 점술집 같은 곳의? 라고 물어봤다.
410 이름없음 2019/10/29 20:00:27 ID : 0k02k5Pcrgl 0
'이상한 할머니는 아니에요. 예린이 알죠? 그 애 할머니에요.' 순간 멍해졌다.
411 이름없음 2019/10/29 20:01:09 ID : 0k02k5Pcrgl 0
예린이가 할머니 영향을 받아서 점술 동아리를 하고 있는 거라고,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412 이름없음 2019/10/29 20:02:27 ID : 0k02k5Pcrgl 0
'예린이가 뒤에 있었잖아요. 제가 그 쪽 덕분에 살아남은 것도 봤고. 그래서 저를 많이 도와줄 수 있었어요.' '자세하게 말해줄래?'
413 이름없음 2019/10/29 20:03:09 ID : qZdwldxyJQm 0
그래서 예린이도 다 알고 있었구나 ㅠㅠ 뭔가 조금씩 아귀가 맞는 느낌!
414 이름없음 2019/10/29 20:03:45 ID : 0k02k5Pcrgl 0
'다시 만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제가 아는 건 얼굴이랑 옷 소매에서 나던 섬유유연제 향 밖에 없었어요.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 엄청 속상했어요. 그래서 예린이한테 물어봤죠.'
415 이름없음 2019/10/29 20:05:08 ID : 0k02k5Pcrgl 0
'너네 할머님, 전에 주술이나 뭐, 이런 거 잘한다고 그랬지?' 제가 이걸 믿는 애는 아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죠. 그래서 예린이랑 같이 할머니를 만나러가자고 그랬어요.
416 이름없음 2019/10/29 20:05:28 ID : 0k02k5Pcrgl 0
그치. 나도 오늘 꿈 꾸면서 이해가 가더라고.
417 이름없음 2019/10/29 20:07:15 ID : 0k02k5Pcrgl 0
'할머니는 저를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어요. 되지도 않을 일에 왜 힘을 쏟는 거냐, 라면서 잔소리도 하셨죠. 그렇지만 이것 말고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는걸요.' 눈썹을 찌푸리고 주먹을 꽉 쥔 채 말하는 모습에 나는 계속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418 이름없음 2019/10/29 20:08:35 ID : 0k02k5Pcrgl 0
'몇 번씩 설득했더니, 할머니께서 도와주신다고 하셨어요. 매주 2번씩 이 점술가게에 와서 장면과 인물을 떠올릴 것. 다만 다른 사람한테 절대 들키면 안 된다.'
419 이름없음 2019/10/29 20:09:18 ID : 0k02k5Pcrgl 0
그래서 내가 그 가게를 갈 동안에 공간이 우그러지고, 길을 잃었던 것 같다. 서연이가 그 가게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420 이름없음 2019/10/29 20:11:14 ID : 0k02k5Pcrgl 0
'할머니께서 날 네 꿈에 불러준 거니?' 고개를 도리도리. '아뇨. 그건 순전히 제가 한 거였어요. 도움을 받긴 했지만. 정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몇 번이나 포기할 뻔했어요.' 라고 말하며 서연이가 슬쩍 웃어주었다.
421 이름없음 2019/10/29 20:12:05 ID : 0k02k5Pcrgl 0
과정을 설명해주었는데, 워낙 복잡해서 정확히 기억에 나진 않는다. 그냥 내가 이해한 방식으로 여기다가 써 놓겠다.
422 이름없음 2019/10/29 20:14:04 ID : 0k02k5Pcrgl 0
서연이는 가게에 가서 할머니의 말을 따라 사고 날 뻔했던 장면과 더불어 내 얼굴을 상세하게 기억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장면을 떠올릴 때는 주로 눈을 감고 누워있었다고 한다. 할머니께서 늘 피워두는 향을 맡고 있으면 유난히 기억이 잘 났다고 한다.
423 이름없음 2019/10/29 20:15:44 ID : 0k02k5Pcrgl 0
그러길 몇 주 반복하고, 어느 날 할머니께서 이 약을 먹고 상상을 해보라고 하셨단다. 이상하게도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는데, 그 때 처음으로 날 불러냈다고 한다.
424 이름없음 2019/10/29 20:16:56 ID : 0k02k5Pcrgl 0
내가 처음 그 애의 꿈에 나왔을 때는 형체가 뚜렷하지 않았다고 한다. 흐릿한? 할머니께서는 그게 서연이가 아직 훈련이 덜 되어서 내 혼만 불러온 거라고 말씀해주셨다고 한다.
425 이름없음 2019/10/29 20:18:03 ID : 0k02k5Pcrgl 0
내 육체까지 꿈으로 끌고 오기엔 너무 힘들었다고, 서연이가 그랬다. 그래서 자신의 꿈에 익숙하게 등장하는 무언가에 내 혼을 넣어 날 만나고자 했는데, 그 과정에서 무슨 실수가 있었는지..
426 이름없음 2019/10/29 20:19:08 ID : 0k02k5Pcrgl 0
내 혼이 그 애의 몸으로 들어가버렸다고 한다. 서연이의 혼과 내 혼이 동시에 공존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꿈에서 서연이의 의지와 다르게 행동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427 이름없음 2019/10/29 20:21:23 ID : 0k02k5Pcrgl 0
더구나, 그 애가 날 불러오고 싶었던 건 사고 날 뻔한 날, 그 하루였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훨씬 과거에서부터 내가 들어갔다고 한다. 어떤 용어를 써가면서 설명해줬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알아듣지 못했다.
428 이름없음 2019/10/29 20:22:23 ID : 0k02k5Pcrgl 0
카페에서의 만남처럼, 중간중간 시간을 붙잡으면 나와 서연이의 혼이 분리될 수 있었지만, 시간을 붙잡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429 이름없음 2019/10/29 20:23:12 ID : 0k02k5Pcrgl 0
설정해 놓은 시간은 2018년 10월 28일 즈음이었기 때문에 서연이는 꿈 속의 내가 빠르게 달려오길 기다리고, 기다리길 반복했다고 한다.
430 이름없음 2019/10/29 20:23:38 ID : qZdwldxyJQm 0
서연이가 정말 진심으로 감사했던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나봐ㅠㅠ 첨엔 조금.. 못된 아이일까봐 걱정했는데 아니어서 정말 정말 다행이다!
431 이름없음 2019/10/29 20:25:22 ID : 0k02k5Pcrgl 0
'너 정말 날 만나고 싶었구나.' 라고 말하자 서연이가 고개를 무척 빠르게 끄덕거렸다.
432 이름없음 2019/10/29 20:26:12 ID : 0k02k5Pcrgl 0
그러게. 나도 처음엔 무섭고 이 꿈 그만 꾸길 바랐는데,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433 이름없음 2019/10/29 20:26:44 ID : 0k02k5Pcrgl 0
계속 말을 주고받다보니, 서서히 주변의 소리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434 이름없음 2019/10/29 20:29:47 ID : 0k02k5Pcrgl 0
'왜 갑자기 움직이는 거야?' 서연이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이 차오르더라.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마주보고 만나는 건 정말 짧네요.' 서연이가 눈을 슥슥 문지르더니 더 환하게 웃었다. '제 손 잡아주세요. 이제 보내드릴게요. 안녕, 내 꿈에 와 줘서 고마웠어요. 그 동안 정 많이 들었는데. 이젠 진짜 보내줄게요.' 내 손을 살며시 잡는 그 손가락이 너무 얇게 느껴져서. 힘없이 느껴져서 나도 눈물이 흘렀다.
435 이름없음 2019/10/29 20:33:01 ID : 0k02k5Pcrgl 0
'그럼 다시 만날 수 있는 거니?' '바란다면.' 서연이 손 위에 얹혀진 내 손이 서서히 투명해져갔다. '이름, 알려줄 수 있어요?' '신도경. 이름 알려줬으니까 다음에 만나면 그 땐 그 쪽이라 하지말고 내 이름으로 불러주라.' 서연이가 맑게 웃었고, 난 잠에서 깨어났다.
436 이름없음 2019/10/29 20:33:14 ID : 0k02k5Pcrgl 0
깨어나보니, 난 울고 있었다.
437 이름없음 2019/10/29 20:38:51 ID : qZdwldxyJQm 0
괜히 나두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야ㅠㅠ 스레주의 작은 선행이 누군가에겐 세상을 살아갈 이유가 되어준 것 같아.
438 이름없음 2019/10/29 20:39:03 ID : AnO5TPcsoZb 0
휴 이스레 맨 첨부터 보고 있었는데 진행중이라 난입하기 애매했는데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다 뭐..사람바꾸기나 영혼바꾸기 이딴거 진행일까봐 조마조마했던..ㅋㅋ 오컬트 넘 어두운 쪽으로만 생각해서
439 이름없음 2019/10/29 20:44:02 ID : 0k02k5Pcrgl 0
헉 날 너무 좋게 봐줬어..!ㅋㅋ 어쨌든 내 이야기로 마음이 따뜻해졌다니, 뭔가 기쁘다. ㅎㅎㅎ 나도 사실 오늘 꿈 꾸기 전까진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어..; 워낙에 애가 하고 있는 게 많아서 스트레스 받아서 뭔 일 치고 있나 했거든. 맨 처음부터 봤다니, 고마워!
440 이름없음 2019/10/29 20:49:15 ID : AnO5TPcsoZb 0
근데 현실로 존재하는 사람이면 이제 직접 만날 수 있겠네?
441 이름없음 2019/10/29 20:51:44 ID : qZdwldxyJQm 0
정말 오컬트일까봐 걱정이었는데 훈훈한 마무리라서 진심으로 다행이야 ㅎㅎ 이제 마음 편히 푹 잘수 있기를 바랄게! 이야기 들려주어서 고마워:)
442 이름없음 2019/10/29 20:55:55 ID : 0k02k5Pcrgl 0
응, 마음 먹고 찾는다면 가능할 것 같아. 얘가 SNS를 안 해서 그게 문제지만, 이모네 가게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어떻게 걸어왔는지 기억 나니까 학교를 가 볼 수는 있겠지..? 나야말로 읽어줘서 고마워! 좋은 꿈 꾸길. 안녕 ;-)
443 이름없음 2019/10/29 21:20:03 ID : mpXs7fe3TQs 0
진짜 신기하다...
444 이름없음 2019/10/30 16:24:15 ID : k09tbio3Vhz 0
저런 비밀이 있을줄이야...축하해 레주. 꼭 서연이랑 만나보길 바랄게 ㅎㅎㅎ
445 이름없음 2019/10/30 17:13:59 ID : wMi3A3QpQq4 0
서연이랑 진짜 만나게 되면 말해주라!
446 이름없음 2019/10/30 18:09:20 ID : pRxCi3A0pQo 0
신기하네 좋은 일이라서 다행이다ㅜㅜㅜ
447 이름없음 2019/10/30 20:12:15 ID : 0k02k5Pcrgl 0
나도 신기해...ㅎ 깨고 나서 진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 그 애를 현실에서 다시 만나면 엄청 묘할 것 같아.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어. 응, 그 때 다시 써줄게. :) 만난다면. 그치, 내 꿈인데 나도 너무 신기했어. 읽어줘서 고마워!
448 이름없음 2019/11/02 08:13:36 ID : 2pSGnxDtipe 0
나 옛날부터 이스레 봐왔어!!
449 이름없음 2019/11/02 20:22:36 ID : 0k02k5Pcrgl 0
앗, 그랬구나.ㅎㅎ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450 이름없음 2019/11/02 20:25:00 ID : RA6knzVfe2G 0
그냥 읽다가 궁금해진 건데, 지금 그럼 서연이 시점에서도 꿈이 과거 이야기인거지? 그럼 서연이 나이는 18살인 거야? 혹시 스레주랑 나이 차이는 많이 나?
451 이름없음 2019/11/05 19:34:10 ID : 0k02k5Pcrgl 0
? 어제 썼는데, 왜 스레 사라졌지? 미안. 아마 서연이 시점에서도 과거겠지. 일이 일어난 게 작년 가을이니까. 18살 맞을 거야. 고등학교 2학년. 나랑 나이 차 많이 안 나. 음... 익명 사이트라 그냥 대략만. 숫자 4 이하.
452 이름없음 2019/11/06 06:53:50 ID : QsmJU6rvu07 0
서연이 찾구있눈즁이야?
453 이름없음 2019/11/06 08:43:03 ID : 0k02k5Pcrgl 0
아직은 아니야. 요즘 계속 바빠서 17일 이후부터 조금 시간이 날 것 같아. 그리고, 만약 찾아갔는데 걔가 안 반가워할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고..
454 이름없음 2019/11/09 21:31:41 ID : fV9hhy59a2l 0
저... 친구 추천으로 그냥 한 번 읽어봤는데요.. 스레주님, 진짜 그 분 맞아요? 몇 번을 다시 읽어봐도 제 이야기같아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어요 혹시 이 꿈 스레주님이 진짜 꾼거라면 스레 꼭 남겨주세요
455 이름없음 2019/11/10 12:23:36 ID : lA2LdPctBBv 0
와 완결 안난 너의이름은 같다 영화로 만들어도 될거같아
456 이름없음 2019/11/10 18:43:28 ID : 0k02k5Pcrgl 0
...? 우선 제가 꾼 꿈은 맞는데요. 어느 부분에서 레스주님 이야기라고 느끼셨는지 궁금하네요. 영화라니ㅋㅋㅋ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457 이름없음 2019/11/10 18:59:39 ID : fcK0reY02pR 0
앗... 제가 불쾌하게 했다면 정말 죄송해요ㅠ 그, 뭐라 하지 사칭?그런 의미가 아니라 제가 이 꿈에 등장하는 서연이 같다는 의미였어요! ㅜㅠ
458 이름없음 2019/11/10 19:00:50 ID : fcK0reY02pR 0
제가 집에 와이파이가 안 떠서 데이터를 쓰다보니까 인증코드가 막 바껴요.. 에서 너무 설명을 안 썼나봐ㅠ
459 이름없음 2019/11/10 19:03:07 ID : fcK0reY02pR 0
저는 지금 18살이고요, 서울 *문고등학교 다녀요! 학교 이름에 한자 文자가 들어가서 학교 마크도 文자 비스무리 하다고 알고 있어요 작년 10월에 교통사고 당할 뻔했는데 간신히 피해서 멀쩡하게돌아다니고 있어요 얼굴이 단정하게 생겼는지는 모르겠는데 머리 긴 것도 맞아요ㅋㅋ
460 이름없음 2019/11/15 00:11:00 ID : Gtze47tgY9v 0
ㄱㅅ
461 이름없음 2019/11/16 09:55:50 ID : 0k02k5Pcrgl 0
진짜 그 애가 맞는 거야? 글로만 읽어서 그런가, 막 실감나지가 않아. 미안해. 어쨌든 네가 그 애라면 내일부터 다음 주 사이에는 날 마주치겠지.
462 이름없음 2019/11/16 09:58:16 ID : 0k02k5Pcrgl 0
내일 그 근처에 갈 일이 생겼다. 꿈에서 본 풍경과 현실이 그대로 일치한다면 내가 꿈에서 자주 지나다녔던 버스 정류장에 있어볼 생각이다. 사실 만날 지, 못 만날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에 마주치면 스레딕의 존재를 아는지도 물어봐야겠다.)
463 이름없음 2019/11/16 21:47:02 ID : MqrAqktwLhx 0
ㅂㄱㅇㅇ !!!
464 이름없음 2019/11/20 02:51:36 ID : rvA6qmIE7fa 0
ㅂㄱㅇㅇ!
465 이름없음 2019/11/23 09:38:05 ID : 0k02k5Pcrgl 0
미안, 좀 늦었다. 음...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만났다.
466 이름없음 2019/11/23 09:38:34 ID : 0k02k5Pcrgl 0
지금 나갈 일이 생겨서 자세한 건 조금 있다가 쓸게.
467 이름없음 2019/11/23 11:48:10 ID : WmJQoGnA6rv 0
??당신...!레전드야 ㅜㅜㅜㅜ
468 이름없음 2019/11/23 16:58:38 ID : AnO5TPcsoZb 0
헐?! 뒷이야기 기다릴게!!
469 이름없음 2019/11/23 21:29:30 ID : byIIK1A4Y3x 0
엥 ??? 진짜 만났어 ?? 헐 꼭 써줘ㅠ
470 이름없음 2019/11/24 10:41:42 ID : 0k02k5Pcrgl 0
ㅎㅎㅎ 레전드라니,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어제 나갔다가 피곤해서 바로 자버렸어.. 지금 쓸게! 겨우 만났어. 쓸게!
471 이름없음 2019/11/24 10:43:45 ID : 0k02k5Pcrgl 0
이 글까지 쓰고 난 뒤, 잠시 뒤에 외출했다. 약속이 그 근처였기 때문에 그냥 한 번 가볼까, 라는 마음이 들었었다.
472 이름없음 2019/11/24 10:45:45 ID : 0k02k5Pcrgl 0
생각보다 친구들하고 일찍 헤어져서 그 동네에 간 시간은 오후 4시 정도 되었다. 이모네 가게에 들러 잠깐 인사만 하고, 서연이를구했던 날처럼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갔다.
473 이름없음 2019/11/24 10:46:56 ID : 0k02k5Pcrgl 0
1년 전과 전혀 변하지 않은 모습. 내 꿈 속 풍경과 완전히 일치하는 공간. 또 다시 눈이 시큰거렸지만 애써 눌러참고 버스정류장에가서 텅 비어있던 의자에 앉았다.
474 이름없음 2019/11/24 10:49:26 ID : 0k02k5Pcrgl 0
시간은 4시 30분. 고등학생이 수업을 마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어폰을 꽂고 버스정류장에 하염없이 앉아있었다.
475 이름없음 2019/11/24 10:50:54 ID : 0k02k5Pcrgl 0
추웠다. 그 시간 동안 내가 떠나보낸 버스는 수도 없이 많았다. 처음에는 몇 대가 지나갔는지 세어 보았지만, 이후에는 수를 세길 포기했다.
476 이름없음 2019/11/24 10:52:19 ID : 0k02k5Pcrgl 0
왜 학교나 집 앞에 찾아가지 않았는지 묻는다면, 그 애가 날 기억하지 못해 날 보고 놀랄까봐 걱정스러웠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겠다.
477 이름없음 2019/11/24 10:54:41 ID : 0k02k5Pcrgl 0
어쨌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었다.서연이를 만나지 못했고, 난 허탈해졌다. 꿈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와서 이 추위에 오들거리며 떨고 있는 게 웃기지 않냐고, 나 자신을 비난했다.
478 이름없음 2019/11/24 10:55:35 ID : 0k02k5Pcrgl 0
금요일에도 만나지 못한다면, 이 꿈은 내 마음 속에 묻어두기로 결심했다.
479 이름없음 2019/11/24 10:58:00 ID : 0k02k5Pcrgl 0
이상하게도 금요일은 유난히 바빴다. 수업은 그 날따라 길었고, 알바는 평소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무척 피곤했기 때문에 가지 말까, 라는 생각이 들어 시계를 보니 저녁 9시였다.
480 이름없음 2019/11/24 11:00:14 ID : 0k02k5Pcrgl 0
그래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마음 먹었는데. 정말 잠깐만 있다가 집에 가자고 다짐한 뒤, 그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481 이름없음 2019/11/24 11:07:08 ID : byIIK1A4Y3x 0
응 ! 갔어 !
482 이름없음 2019/11/24 11:23:34 ID : AnO5TPcsoZb 0
왔구나! ㅂㄱㅇㅇ!!
483 이름없음 2019/11/24 12:30:45 ID : 0k02k5Pcrgl 0
심부름 다녀왔어! 금방 써줄게!
484 이름없음 2019/11/24 12:31:34 ID : 0k02k5Pcrgl 0
잠깐만 기다려보자고 했던 건 금방 30분, 1시간으로 늘어났고 어느 새 시계는 10시 50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485 이름없음 2019/11/24 12:32:28 ID : 0k02k5Pcrgl 0
지하철을 타야 했기 때문에 어쨌든 떠나야 했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나.
486 이름없음 2019/11/24 12:33:18 ID : 0k02k5Pcrgl 0
어쨌든 역으로 향하는 마을 버스를 탔다. 카드를 찍고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왠지 이대로 떠나기 아쉬워서 창 밖을 한 번 더 내다보았다.
487 이름없음 2019/11/24 12:34:04 ID : 0k02k5Pcrgl 0
그 때 까만 책가방에 남색 코트를 입은 여자애가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눈이 마주쳤다.
488 이름없음 2019/11/24 12:35:26 ID : 0k02k5Pcrgl 0
아. 저 애. 순간 머리에 번개를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버스가 출발하길래 바로 아저씨한테 소리쳤다. 저 내려야 해요, 문 좀 빨리 열어주세요, 제발.
489 이름없음 2019/11/24 12:46:31 ID : 0k02k5Pcrgl 0
뒤에서 아저씨가 뭐라고 욕하는 게 들렸지만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아니, 신경 쓸 수가 없었다. 뒷문이 열리자마자 난 구르듯 버스에서 뛰쳐내려갔다.
490 이름없음 2019/11/24 12:47:53 ID : 0k02k5Pcrgl 0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서 있던 여자애는 서연이가 맞았다. 꿈 속의 모습보다는 조금 더 키가 크고 약간 마른 듯한 느낌이었지만 확실히 그 애였다.
491 이름없음 2019/11/24 12:51:20 ID : 0k02k5Pcrgl 0
버스가 날 두고 떠난 뒤,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괜히 보도블럭만 쳐다보고 있었다.
492 이름없음 2019/11/24 12:51:51 ID : 0k02k5Pcrgl 0
잠시 뒤, 내 시야에 서연이의 까만 운동화가 눈에 들어왔다.
493 이름없음 2019/11/24 14:30:02 ID : 0k02k5Pcrgl 0
그제서야 고개를 드니 그 애가 아주 옅게 웃고 있었다.
494 이름없음 2019/11/24 14:31:35 ID : 0k02k5Pcrgl 0
바보같이 난, '우리, 꿈에서 만났어요.' 라는 말 한 마디만 꺼내고 머뭇거렸다. 일주일 동안 만나면 어떤 얘기를 꺼낼 지 고민했는데, 그런 건 전혀 생각이 안 났다.
495 이름없음 2019/11/24 14:41:23 ID : 0k02k5Pcrgl 0
서연이가 그 말을 듣더니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를 꿈에서 보셨다고요?' 꼭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할 법한 말이여서 엄청 떨렸다. 그 잠깐의 시간 동안, 내가 사람을 잘 못 본 건지 등 의 수 많은 고민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496 이름없음 2019/11/24 14:44:49 ID : 0k02k5Pcrgl 0
그래도 다음은 없다는 생각으로 두 주먹 꽉 쥐고 대답했다.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확실히 만났어. 이거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데. 이름을... 알려줄 수 있어요?'
497 이름없음 2019/11/24 14:46:03 ID : 0k02k5Pcrgl 0
서연이는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 단 한 마디만을 꺼냈다.
498 이름없음 2019/11/24 14:46:17 ID : 0k02k5Pcrgl 0
'벌써 알고 있잖아요.'
499 이름없음 2019/11/24 14:50:20 ID : 0k02k5Pcrgl 0
긴장이 탁 풀려서 다리가 휘청거렸다. 서연이가 꿈 속 마지막 장면처럼 정말 환하게 웃어줬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 난다. '근데요, 진짜 빨리 오셨네요. 이렇게나 빨리 만날 거라곤 전혀 생각 못 했는데.'
500 이름없음 2019/11/24 14:53:17 ID : 0k02k5Pcrgl 0
'그 꿈 내용이 다 기억 나는 거예요?' '다음에 만나면 그 쪽이라 하지말고 이름 불러달라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근데 딱 봐도 고등학생은 아닌 것 같은데 이름 불러도 되요?' 약간 난감한 듯한 그 표정이 재밌어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501 이름없음 2019/11/24 15:01:04 ID : 0k02k5Pcrgl 0
'어차피 부르라고 알려준 이름이잖아요. 그냥 이서연 씨가 편한 대로 해요. 어떤 거든 상관없으니까.' 좀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추워서 금방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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